산과바다
망목과산(望木瓜山) - 이백(李白)
모과산을 바라보며
早起見日出(조기견일출) :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暮見棲鳥還(모견서조환) : 저물면 둥지 찾는 새를 본다.
客心自酸楚(객심자산초) : 나그네 마음 저절로 뒤숭숭한데
況對木瓜山(황대목과산) : 하물며 모과산을 마주보고 있음에야
* 모과산(木瓜山) : 安徽省 靑陽縣에 있는 산 이름.
도연명(陶淵明)의 도원향(桃源鄕)과 가까운 곳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추포(秋浦-지금의 안휘성安徽省 귀지현貴地縣)에도 있고, 두 곳 모두 이백이 자주 들른 곳이라 하는데, 이 시에 나오는 것이 어느 쪽 산인지는 알 수 없다.
* 木瓜는 우리말로 읽을 때 ‘모과’가 되기 때문에, 한자의 독음은 ‘목과산’으로, 우리말로 풀어쓸 때는 ‘모과산’으로 적었다. 산에 모과나무가 많이 있었거나 산모양이 모과를 닮아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 酸楚(산초) : 비통해하다. 괴로워하다. 슬퍼하다.
* 호걸에게 호탕한 기개 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걸림 없이 강호를 유람한 시객 이백에게도 이렇게 마음 심란해 지는 날이 있었던 모양이다. 시를 읊은 이백의 마음을 모과의 시고 떫은맛으로 읽는다.
* 도원향(桃源鄕)은 동양의 한자 문화권에서 일컬어지는 이상향이다.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선경(仙境) 이야기에서 나오는 세속을 떠난 별천지인 무릉도원(武陵桃源)을 가리키기도 한다.
* 도원향(桃源鄕)의 줄거리
4세기 무렵 중국의 이야기이다. 후난 성(湖南省)의 무릉(武陵)이라는 지역에 민물고기를 잡으며 사는 어부가 있었다.
어느 날 그 남자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강을 따라 계곡 깊숙이 들어가는 사이에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어부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무작정 자신의 작은 고기잡이 배를 저어가니 계곡 양쪽 물가를 따라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그런데 그 나무들이 하나같이 모두 복숭아나무였다. 달콤한 향기가 계곡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꽃잎이 하늘하늘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참 이상한 일도 다 있지."
어부는 이 복숭아나무 숲이 어디까지 계속되는지 보고 싶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한동안 가니까 복숭아나무 숲은 끊기고 계곡이 맞닿는 곳에 작은 산이 나타났다.
계곡 물이 솟아 나오는 수원 근처에 작은 동굴이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희미하게 빛이 보였다.
어부는 기슭에 배를 두고 뭍으로 올라와 동굴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동굴 안은 무척 좁아서 사람 하나가 간신히 지나 갈 정도였다.
동굴 안으로 계속 들어가자 갑자기 시야가 밝아지더니 눈앞에 대지가 나타났다.
넓은 대지는 평탄했고 손질이 잘 되어 있는 논밭과 아름다운 연못, 뽕나무와 대나무 숲도 있었다.
잘 닦인 길과 커다란 집들이 있었고 그 집들의 뜰 안에서는 개나 닭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들도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나 머리를 땋은 아이들도 한가롭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어부의 모습을 발견한 마을 사람이 깜짝 놀라면서 도대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어부가 겪은 그대로 이야기하자 마을 사람은 자기 집으로 어부를 데리고 가서 술과 닭고기 요리를 대접해주었다.
어부에 대한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그 집으로 몰려왔다.
마을 사람들은 아래 세상에 대해서 이것저것 어부에게 캐물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우리의 조상들이 진(秦)나라 때 전란을 피해서 가족과 친지들을 이끌고 이 산속으로 피난을 왔다.
그 후로는 마을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과는 인연이 끊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시대인가?"
마을 사람들은 한(漢)이라는 시대도 몰랐다.
그러니 위(魏)나 진(晋)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대략 500년 동안이나 바깥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것저것 설명하자 마을 사람들은 놀라서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그 다음부터 마을 사람들은 번갈아가면서 어부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해서 푸짐한 술과 안주로 대접하며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어부는 이 마을에서 며칠 동안을 지낸 후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 중 하나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마을에 대해서는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주시오."
어부는 마을을 나와서 원래 장소에 있던 배를 타고 오면서 도중에 표시가 될 만한 곳을 여기저기 눈여겨보며 자신의 마을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을 관리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했다.
관리는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어부에게 부하를 동행시켜서 마을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복숭아꽃이 만발해 있는 그 평화로운 마을은 끝내 찾을 수가 없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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