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대미인수경(代美人愁鏡) - 이백(李白)
미인과 거울
明明金鵲鏡(명명금작경) : 번쩍 번쩍 금작경이
了了玉臺前(요료옥대전) : 옥대 앞에 반짝인다.
拂拭交氷月(불식교빙월) : 닦고 훔치니 얼음에 달빛 어린 듯
光輝何淸圓(광휘하청원) : 밝은 광채 달같이 맑고 둥글다.
紅顔老昨日(홍안노작일) : 홍안은 어제보다 늙었고
白髮多去年(백발다거년) : 백발은 작년보다 늘었네.
鉛粉坐相誤(연분좌상오) : 서로가 분가루 탓이리라
照來空悽然(조래공처연) : 맞대고 처연히 탄식하네.
* 代美人愁鏡(대미인수경) : 미인이 거울 앞에서 슬퍼하는 것을 이백이 대신하여 썼다는 뜻.
* 金鵲鏡(금작경) : 뒤에 까치의 무늬를 넣은 거울.《태평어람(太平御覽)》에 신이경(神異經)을 인용한 게 있다.「어느 부부가 헤어질 때 거울을 반으로 쪼개서 한 쪽씩 가졌다. 후에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자, 그 거울 쪽이 까치가 되어 날아가 남편에게 일러 주었다.」그로부터 사람들은 거울 뒤에 까치의 그림을 그렸다.
* 了了(요료) : 맑고 빛나다.
* 拂拭(불식) : 거울을 훔치고 닦는다.
* 交氷月(교빙월) : 얼음과 달이 어울린 듯 청명하다.
* 老昨日(노작일) : 어제보다 더 늙었다.
* 多去年(다거년) : 작년 보다 더 많아졌다.
* 鉛粉(연분) : 얼굴에 바르는 분, 또는 거울을 닦는 가루. 둘 다 납을 태운 분말로 만들었다. 당시의 거울은 청동경(靑銅鏡)이다.
* 坐(좌) : 저절로.
補充 說明
반짝반짝 빛나는 금작경(金鵲鏡)을 옥대(玉台) 앞에 놓았다.
훔치고 닦으니 어름과 달이 어울린 듯 청명하게 반사하고,
그 빛나는 거울이 바로 맑고 둥근 달과도 같다.
젊고 예쁘던 미인의 얼굴이 거울을 볼 때마다 하루하루 늙어 시들고,
또 해마다 백발이 늘어가기만 한다.
미인은 분으로 화장을 하고, 거울은 연분으로 닦느라고 둘이 다 어느덧 이렇게 시들고 말았을 게다.
같은 처지의 미인과 거울이 마주보니 허무하기만 하고 더욱 처량하기만 하다.
예쁜 여자와 가장 밀착된 것은 바로 거울이다. 그러면서 미인들은 예외 없이 거울 앞에서 해마다 늙어 시드는 자기의 얼굴을 보고 시름을 짓게 마련이다. 이러한 여자의 슬픔을 이백이 대신하여 시로 읊었다.
금작경(金鵲鏡)이라는 내력 있는 거울을 첫머리에 내걸고, 아울러 달빛이 어린 얼음 같이 청명한 거울을 묘사한 후에 시들어 가는 여인의 설움을 그렸다. 그리고 끝에 가서 미인이나 거울이나 다 같이 분가루(鉛粉) 때문이라고 서로의 딱한 숙명을 교묘하게 엮어서 결론지었다. 기발한 재치다.
「아름다워지겠다」또는「밝게 비쳐야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분을 발랐고, 또는 닦았기 때문에 서로가 늙고 달아야 했다. 그 숙명은 바로 미인이나 금작경에게 다 같이 허무한 서러움을 주게 마련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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