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야박우저회고(夜泊牛渚懷古) - 이백(李白)
밤에 우저에 정박하며 옛일을 회고함
牛渚西江夜(우저서강야) : 우저산 서편 장강의 밤
靑天無片雲(청천무편운) : 푸른 하늘엔 조각구름 하나 없구나.
登舟望秋月(등주망추월) : 배에 올라 가을 달을 보니
空憶謝將軍(공억사장군) : 부질없이 여기 놀던 사 장군이 생각난다.
余亦能高詠(여역능고영) : 나 역시 시를 잘 읊지만
斯人不可聞(사인부가문) : 이런 분을 찾을 수 없구나.
明朝挂帆席(명조괘범석) : 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면
楓葉落紛紛(풍섭낙분분) : 단풍잎 어지러이 떨어져 내리리라.
* 이백李白이 야랑으로 유배 가던 도중 백제성 근처에서 풀려난 후, 그의 말년을 대부분 장강이 흐르는 이곳 안후이성에서 보내게 된다. 오언율시五言律詩인 이 시는 761년 61세로 사망하기 1년 전에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밤에 서강 가 우저기에 배를 대고 하룻밤을 묵으려는데, 조각구름 하나 없이 맑은 하늘이다. 배에서 가을 달을 바라보노라니, 이미 돌아간 사상謝尙 장군將軍이 떠오른다. 그분은 시인 원굉을 좋아해 담론하며 사귀었는데, 나 역시 원굉袁宏처럼 지금 짓는 시를 큰 소리로 청아하게 읊을 수 있건만, 사장군謝將軍은 이미 돌아간 분이라 부질없는 생각일 뿐이다. 나에게도 원굉을 알아준 사장군謝將軍 같은 분이 없는 게 서운하다. 이런 심정 속에 내일 아침에는 돛을 달고 떠나야 하는데, ‘단풍잎도 내 마음같이 쓸쓸하게 흩날리겠지’라며 시인은 나그네의 쓸쓸한 심정을 읊었다.
* 牛渚 : 우저기(牛渚磯)는 안후이성(安徽省) 당도현(當塗縣) 서북쪽 장강(長江) 가에 위치한 산으로 채석기(采石磯)라고도 한다.
* 長江 : 옛날에 남경南京에서 지금의 강서江西에 이르는 장강長江 유역을 부르던 호칭이다.
* 片雲 : 조각구름을 가리킨다.
* 謝將軍 : 진晉나라 사상謝尙 곧 진서장군鎭西將軍(308~356)을 말하며, 선성지역에서 현령을 지냈다. 그가 진서장군鎭西將軍으로 우저牛渚를 지키는 어느 날 뱃놀이를 하는데, 어디서 영사시詠史詩 읊는 소리를 듣는다. 시를 읊는 사람을 데려오게 하였는데 세곡稅穀을 나르는 뱃사공 원굉袁宏이었다. 그 음율音律과 시어詩語가 좋아 그를 불러 배를 함께 타고 날이 새도록 담론을 나눴다고 한다. 그 후 사장군謝將軍 추천으로 원굉은 벼슬자리에 나가갔다고 전한다.
* 高詠 : ‘높은 소리로 읊음, 매우 뛰어난 시 작품, 남의 시가詩歌를 공대하는 말’ 등의 뜻으로 여기서는 시인 자신도 ‘원굉처럼 높은 소리로 시가詩歌를 읊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
* 斯人 : 이 사람 즉, ‘사상謝尙’을 가리킨다.
* 挂帆 : ‘돛을 단다, 올린다는 뜻으로 괘범掛帆이라고도 쓴다.
* 席 : 돗자리로 쓰다가 돛대에 걸어 돛으로 사용한다.
* 紛紛 : 흩어져 어지러움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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