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원정(怨情) - 이백(李白)
원망하는 마음
美人卷珠簾(미인권주렴) : 미인이 주렴을 걷고
深坐蹙蛾眉(심좌축아미) : 방 깊숙이 앉아 눈썹을 찡그린다.
但見淚痕濕(단견누흔습) : 다만 눈물에 젖은 흔적뿐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 마음속으로 누구를 원망하는 걸까?
* 미인이 주렴을 걷고서 님이 오시나 멀리 바라본다. 오랫동안 바라보아도 기다리는 님이 오시지 않으니, 실망하여 눈썹을 찡그린다. 다만 보이는 것은 그녀가 흘린 눈물자국이니, 말없이 흘린 그 눈물이 누구를 원망하여 흘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이백의 시에는 불행한 여인을 화자로 내세워 멀리 떠나 있는 정인(情人)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려낸 작품들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규방(閨房)의 애원(哀怨)을 담고 있다.
* 1~2구는 주렴을 걷고 멀리 바라보는 것에서 오래도록 앉아 기다리며 눈썹을 찡그리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를 통해 규방 여인의 그리움이 얼마나 괴로운지를 표현하고 있다.
3구 역시 말없이 눈물 흘리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그녀의 내면의 괴로움을 드러내었다. 이 세 구절이 여인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면, 마지막 4구는 제목의 ‘怨’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원망의 대상이 누구인지 지금까지 충분히 암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不知心恨誰(불지심한수)’라고 하여 여운을 남기고 있다.
薛維翰(설유한)의 〈閨怨(규원)〉에 “미인의 원망이 얼마나 깊은지, 정을 머금고 금각에 기대네. 웃지 않고 말하지도 않고, 구슬 같은 눈물 어지러이 흘린다.[美人怨何深 含情倚金閣 不笑復不語 珠淚紛紛落]”라고 한 것은 의경(意境)이 유사하여 참조할 만하다.
李珥의 《精言妙選》 〈仁字集〉 오언절구에 선집되어 있다.
* 捲珠簾(권주렴) : 주렴을 걷는다는 것은 규방의 여인이 그리워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멀리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 深坐顰蛾眉(심좌빈아미) : ‘深坐(심좌)’는 오랫동안 앉아 있음을 말한다. ‘顰蛾眉(빈아미)’는 눈썹을 찡그리는 것인데, 오랫동안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실망하는 모습을 형용한다. ‘顰(빈)’이 ‘蹙(축)’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怨情의 제목으로 두 詩가 있다.
怨情 - 李白(이백)
美人捲珠簾,深坐顰蛾眉。
但見淚痕濕,不知心恨誰。
怨情(新人如花雖可寵) - 李白(이백)
新人如花雖可寵,故人似玉由來重。
花性飄揚不自持,玉心皎潔終不移。
故人昔新今尚故,還見新人有故時。
請看陳后黃金屋,寂寂珠簾生網絲。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詩仙 李白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황곡(鳳凰曲) - 이백(李白) (0) | 2020.11.02 |
---|---|
원정(怨情)(新人如花雖可寵) - 이백(李白) (0) | 2020.11.02 |
옥계원(玉階怨) - 이백(李白) (0) | 2020.11.01 |
송맹호연지광능(送孟浩然之廣陵) - 이백(李白) (0) | 2020.11.01 |
조발백제성(早發白帝城) - 이백(李白) (0) | 2020.1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