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송우인입촉(送友人入蜀) - 이백(李白)
촉 땅으로 가는 친구를 전송하며
見說蠶叢路(견설잠총노) : 듣자니 잠총으로 가는 길이
崎嶇不易行(기구불이행) : 가파르고 험난하여 쉽게 갈 수 없다네.
山從人面起(산종인면기) : 산은 사람의 얼굴 앞에 불쑥불쑥 다가오고
雲傍馬頭生(운방마두생) : 구름은 타고 가는 말 옆으로 솟아오른다.
芳樹籠秦棧(방수롱진잔) : 아름다운 나무들 잔도를 에워싸 있고
春流遶蜀城(춘유요촉성) : 봄물은 흘러 촉성을 감돌아 흐르고 있네.
升沈應已定(승침응이정) : 승패는 응당 정해져 있거니
不必問君平(불필문군평) : 반드시 군평(유명한 점장이)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네.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 및 천가시(千家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현종(玄宗) 천보(天寶) 2년(743) 이백(李白)이 43세 때 장안에서 촉 땅으로 가는 친구를 보내면서 지은 시이다. 이백(李白)은 당시 한림학사(翰林學士)가 되어 현종과 양귀비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촉 땅으로 가는 길은 너무 험하기로 유명하여 이백의 명편으로 일컫는 시 <촉도난(蜀道難)>에서도 읊었으며, 친구에게 운명이란 정해져 있는 것이므로 남에게 물을 것도 없이 촉도로 가는 길처럼 험하더라도 꿋꿋이 가라는 충고의 시이다.
* 잔도는 ‘험한 산골짜기와 절벽 따위에 널빤지를 선반처럼 놓아 낸 길’을 말한다.
* 촉 땅으로 좌천되어 가는 절친한 후배 왕염(王炎)을 위로하는 시인데,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이에 순응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수련(首聯)과 함련(頷聯)에서는 촉 땅으로 가는 산길은 가파르고 험난해서 고개를 돌릴 때마다 바로 얼굴 앞에 산이 불쑥불쑥 나타나고, 타고 가는 말곁에서 구름이 피어오른다고 친구를 보내는 안타가운 심정을 읊었다. 그러나 분위기를 전환하여 경련(頸聯)에서는 일단 그 험난한 길을 넘어서면 아름다운 나무들이 잔도를 둘러 봄기운이 물씬 하고, 봄 강물은 촉성을 둘러싸며 흐른다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미련(尾聯)은 인생에는 영고성쇠(榮枯盛衰)가 있어 경련(頸聯)에서 얘기하듯 험난함을 넘어서면 아름다운 풍광(風光)이 펼쳐지듯 자네의 앞길에도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으니 이미 가기로 정해진 이상 주저할 것 없이 떠나라며 친구를 격려하고 있다.
* 蜀 : 엣 촉나라 땅으로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지역을 말한다.
* 見說 : 문설(聞說)의 뜻으로 ‘남의 말을 들음, 듣는 바에 의하면’의 뜻이다.
* 蠶叢(잠총) : 〈양웅촉왕본기揚雄蜀王本紀〉에 나오는 옛 촉나라 임금의 선조 이름의 하나로 그 외 백획(柏獲), 어부(魚鳧), 포택(蒲澤), 개명(開明) 등이 있으며, ‘촉 땅의 별칭’으로도 쓰였다.
* 崎嶇(기구) : ‘산길이 비탈지고 울퉁불퉁 험함, 고생스러움, 팔자가 사나움’의 뜻이 있다.
* 易行 : ‘가기가 쉬움, 실행하기 쉬움’의 뜻이 있다.
* 芳樹 : ‘꽃다운 향기인 방향(芳香)이 있는 나무, 꽃이 피어 있는 나무’의 뜻이 있다.
* 籠(롱) : ‘대그릇 롱’자로 ‘들어앉다, 틀어박힘, 둘러싸다’는 뜻도 있다.
* 秦棧(진잔) : 섬서성(陜西省) 장안 곧 진(秦) 땅에서 쓰촨성(四川省)의 성도 곧 촉 땅으로 통하게 놓은 잔도(棧道)를 가리키며, 잔도는 ‘험한 산골짜기와 절벽 따위에 널빤지를 선반처럼 놓아 낸 길’을 말한다.
* 春流 : 봄 강물의 흐름을 뜻한다.
* 蜀城 : 촉나라 수도인 청두(成都)를 가리킨다.
* 升沈 : ‘(인생의) 영고성쇠(榮枯盛衰), (직위의) 승진과 강등, 상승과 하강’을 뜻하며, 옛날, 산신(山神)에게 제사한 다음 제물을 태우는 것을 ‘승(升)’이라 하고, 용왕(龍王)에게 제사한 다음 제물을 물에 던지는 것을 ‘침(沉)’이라 했다.
* 已定 : 운명이나 어떤 일이 이미 정해져 있음을 뜻한다.
* 君平 : 전한(前漢) 무제(武帝) 때 청두(成都)에서 활약한 명 점술가 엄군평(嚴君平)을 가리키며 그의 이름은 준(遵)이며 군평은 자인데, 점술가(占術家)를 일컫는 대명사로 사용되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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