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長阿含經 30-10. 世紀經(세기경) 戰鬪品(전투품)
세기경(世記經)은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강당에 모인 비구들이 천지(天地)의 성패(成敗)와 중생들이 사는 국읍(國邑)에 관하여 논의하는 것을 들으시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 물체세간(物體世間)의 발생ㆍ성립과 변화ㆍ종말귀추(終末歸趨) 및 구성 조직에 대하여 불교의 우주관을 설파한 것으로서 총 12품(品)으로 분류ㆍ설명되어 있다.
* 세기경(世記經)은 12품(品)으로 분류되어있다.
1 염부제주품(閻浮提州品) 2 울단왈품(鬱單曰品) 3 전륜성왕품(轉輪聖王品) 4 지옥품(地獄品) 5 용조품(龍鳥品) 6 아수윤품(阿須倫品) 7 사천왕품(四天王品) 8 도리천품(忉利天品) 9 삼재품(三災品) 10 전투품(戰鬪品) 11 삼중겁품(三中劫品) 12 세본연품(世本緣品)
戰鬪品(전투품)
佛告比丘。昔者。諸天與阿須倫共鬪。時。釋提桓因命忉利諸天而告之曰。汝等今往與彼共戰。若得勝者。捉毘摩質多羅阿須倫。以五繫繫縛。將詣善法講堂。吾欲觀之。時。忉利諸天受帝釋敎已。各自莊嚴。時。毘摩質多羅阿須倫命諸阿須倫而告之曰。汝等今往與彼共戰。若得勝者。捉釋提桓因。以五繫繫縛。將詣七葉講堂。吾欲觀之。時。諸阿須倫受毘摩質多阿須倫敎已。各自莊嚴。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하늘신과 아수륜이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毘摩質多羅阿須倫)을 잡아 5계(繫)로 결박하여 선법(善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7엽(葉)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 그를 보려고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은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於是。諸天.阿須倫眾遂共戰鬪。諸天得勝。阿須倫退。時。忉利諸天捉阿須倫王。以五繫繫縛。將詣善法堂所。示天帝釋。時。阿須倫王見天上快樂。生慕樂心。即自念言。此處殊勝。即可居止。用復還歸阿須倫宮爲。發此念時。五繫即得解。五樂在前。若阿須倫生念欲還詣本宮殿。五繫還縛。五樂自去。時。阿須倫所被繫縛。轉更牢固。魔所繫縛復過於是。計吾我人爲魔所縛。不計吾我人魔縛得解。愛我爲縛。愛愛爲縛。我當有爲縛。我當無爲縛。有色爲縛。無色爲縛。有色無色爲縛。我有想爲縛。無想爲縛。有想無想爲縛。我爲大患.爲癰.爲刺。是故。賢聖弟子知我爲大患.爲癰.爲刺。捨吾我想。修無我行。觀彼我爲重擔.爲放逸.爲有。當有我是有爲。當有無我是有爲。有色是有爲。無色是有爲。有色無色是有爲。有想是有爲。無想是有爲。有想無想是有爲。有爲爲大患.爲刺.爲瘡。是故。賢聖弟子知有爲爲大患.爲刺.爲瘡故。捨有爲。爲無爲行。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갔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러자 아수륜왕은 천상의 쾌락을 보고 사모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곧 스스로 생각했다.
'이곳은 참으로 훌륭하구나. 정말로 살고 깊은 곳이구나. 다시 아수륜 궁전으로 돌아가서 무엇하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5계가 곧 풀리고 다섯 가지 즐거움이 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만일 아수륜이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다시 5계로 결박되고 다섯 가지 즐거움은 저절로 없어졌다. 그 때 아수륜을 묶은 결박이 더욱 더 조여들었다.
악마에게 묶이는 것은 이보다 더 심하여 나[我]라는 생각을 내는 사람은 악마에게 묶이고 나니 남이니 하는 생각을 내지 않는 사람은 악마의 결박에서 풀려난다. 나라는 것에 대하여 애착하면 결박되고, 남이라는 애착에 사로잡혀도 결박되며,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결박이 되고,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몸[色]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몸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큰 걱정[患]이고, 종기이며, 가시이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라는 것이 큰 걱정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알아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라는 행을 닦는다.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결박이 되고,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몸[色]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몸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몸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도 결박되고, 나는 생각이 없다고 생각해도 결박되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고 생각해도 결박된다. 나는 큰 걱정[患]이고, 종기이며, 가시이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나라는 것이 큰 걱정이 되고 종기가 되며 가시가 되는 줄을 알아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라는 행을 닦는다.
나라고 보는 것은 무거운 짐이 되고 방일함이 되며, 유(有)가 된다. 나는 꼭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유위(有爲)이고, 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몸뚱이[色]가 실재한다는 생각이 곧 유위이고, 몸뚱이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몸뚱이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라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나는 생각이 있다'는 생각도 곧 유위이고, '나는 생각이 없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며, '나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하다'는 생각도 바로 유위이다. 유위(有爲)는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된다. 그러므로 현성의 제자는 유위가 큰 걱정이 되고 가시가 되며 종기가 되는 줄을 알기 때문에 유위(有爲)를 버리고 무위(無爲)의 행을 닦는다.”
* 유위(有爲): 다음 생의 생사(生死)를 불러일으키는 행위로 12연기 중 행(行)에 해당된다.
佛告比丘。昔者。諸天子與阿須倫共鬪。時。釋提桓因命忉利天而告之曰。汝等今往與阿須倫共鬪。若得勝者。捉毘摩質多羅阿須倫。以五繫繫縛。將詣善法講堂。吾欲觀之。時。忉利諸天受帝釋敎已。各即自莊嚴。時。毘摩質多阿須倫復命諸阿須倫而告之曰。汝等今往與彼共戰。若得勝者。捉釋提桓因。以五繫繫縛。將詣七葉講堂。吾欲觀之。時。諸阿須倫受毘摩質多阿須倫敎已。各自莊嚴。於是。諸天.阿須倫眾遂共戰鬪。諸天得勝。阿須倫退。忉利諸天捉阿須倫。以五繫繫縛。將詣善法堂所。示天帝釋。彷徉遊善法堂上。阿須倫王遙見帝釋。於五繫中惡口罵리。
* 리 : 詈 (꾸짖을 리) 1,욕하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서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도리천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아수륜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선법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러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제석의 분부를 받고 곧 제각기 장엄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모든 아수륜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 가서 저들과 싸워라. 만일 승리를 거두거든 석제환인을 잡아 5계로 결박하여 7엽 강당으로 끌고 오너라. 내가 그를 보고자 한다.'
그 때 모든 아수륜들도 비마질다라 아수륜의 분부를 받고 제각기 장엄했다. 이윽고 모든 하늘들과 아수륜들은 마침내 서로 싸우게 되었는데, 모든 하늘들이 승리를 거두었고 아수륜들은 물러났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아수륜왕을 잡아 5계로써 결박하여 선법당으로 끌고와 제석에게 보였다. 그 때 제석천은 선법강당 위에서 어정어정 거닐고 있었다. 아수륜왕은 멀리서 제석을 보고 5계에 묶인 채 욕설로 꾸짖었다.
時。天帝侍者於天帝前。即說偈言。
天帝何恐怖 自現己劣弱 須質面毁呰 默聽其惡言
그러자 제석의 시자(侍者)가 제석천 앞에서 곧 게송으로 말했다.
천제(天帝)께서는 무엇이 두려워
스스로 열약(劣弱)함을 보이십니까?
수질(須質)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이 면전에서 퍼붓는 욕설을
잠자코 듣고만 계시다니.
* 수질(須質): 비마질다라(毗摩質多羅)를 말한다.
時。天帝釋即復以偈答侍者曰。
彼亦無大力 我亦不恐畏 如何大智士 與彼無智諍
그 때 제석천이 곧 다시 게송으로 시자에게 답했다.
그에게는 또한 큰 힘도 없으니
내 역시 저를 두려워하지 않으나
어떻게 큰 지혜 가진 자로서
저 지혜 없는 자와 서로 다투리.
爾時。侍者復作偈頌白帝釋言。
今不折愚者 恐後轉難忍 宜加以杖捶 使愚自改過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소서.
時。天帝釋復作偈頌答侍者曰。
我常言智者 不應與愚諍 愚罵而智默 即爲信勝彼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답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자 욕설해도 지혜로운 자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자를 이기는 것이다.
爾時。侍者復作偈頌白帝釋言。
天王所以默 恐損智者行 而彼愚騃人 謂王懷怖畏
愚不自忖量 謂可與王敵 沒死來觸突 欲王如牛退
그 때 시자가 다시 게송을 지어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天王)께서 이제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사람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께서 두려움 품었다고 말할 것입니다.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입니다.
時。天帝釋復作偈頌答侍者曰。
彼愚無知見 謂我懷恐怖 我觀第一義 忍默爲最上
惡中之惡者 於瞋復生瞋 能於瞋不瞋 爲戰中最上
夫人有二緣 爲己亦爲他 眾人諍有訟 不報者爲勝
夫人有二緣 爲己亦爲他 見無諍訟者 乃謂爲愚騃
若人有大力 能忍無力者 此力爲第一 於忍中最上
愚自謂有力 此力非爲力 如法忍力者 此力不可沮
그 때 제석천이 다시 게송을 지어 시자에게 대답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내가 제일의 진리를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佛告比丘。爾時。天帝釋豈異人乎。勿造斯觀。時。天帝釋即我身是也。我於爾時。修習忍辱。不行卒暴。常亦稱讚能忍辱者。若有智之人欲弘吾道者。當修忍默。勿懷忿諍。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천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 하지 말라. 그 때의 제석천은 바로 나의 몸이었다. 나는 그 때 인욕(忍辱)을 닦아 익혀 경박하거나 사납지 않았고 또한 항상 능히 인욕하는 사람을 칭찬하였다. 만일 지혜 있는 사람이 내 도를 펴려고 한다면 마땅히 인욕(忍辱)과 침묵을 닦고 원한의 마음을 품지 말라.”
佛告比丘。昔者。忉利諸天與阿須倫共鬪。時。釋提桓因語質多阿須倫言。卿等何爲嚴飾兵仗。懷怒害心。共戰諍爲。今當共汝講論道義。知有勝負。彼質多阿須倫語帝釋言。正使捨諸兵仗。止於諍訟論義者。誰知勝負。帝釋敎言。但共論議。今汝眾中.我天眾中。自有智慧知勝負者。時。阿須倫語帝釋言。汝先說偈。帝釋報言。汝是舊天。汝應先說。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과 아수륜이 싸울 때 석제환인이 질다(質多) 아수륜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무기를 갖추고 성내고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서로 싸우자고 하는가? 이제 내 마땅히 너희들과 함께 도의(道義)를 강론하여 승부를 알게 하리라.'
저 질다 아수륜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바로 모든 무기들을 버리고 싸움을 그친다면 아무리 함께 논의해 보라고 하더라도 누가 그 승부를 알 수 있겠는가?'
제석이 가르쳐 말했다.
'일단 함께 논의해 보자. 이제 너의 무리들이나 우리 하늘의 무리들 가운데는 자연히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어 승부를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그 때 아수륜이 제석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게송으로 말하라.'
제석천이 대답했다.
'너는 옛날에 하늘신 이었으니 네가 먼저 말하는 것이 옳겠다.'
爾時。質多阿須倫即爲帝釋而作頌曰。
今不折愚者 恐後轉難忍 宜加以杖捶 使愚自改過
그 때 질다 아수륜이 곧 제석천에게 게송을 지어 말했다.
지금 저 어리석은 자를 꺾지 않으면
아마 다음에는 더욱 참기 어려우리니
마땅히 저에게 매질을 가해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라.
時。阿須倫說此偈已。阿須倫眾即大歡喜。高聲稱善。唯諸天眾默然無言。時。阿須倫王語帝釋言。汝次說偈。
그 때 아수륜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자 모든 하늘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爾時。帝釋即爲阿須倫而說偈言。
我常言智者 不應與愚諍 愚罵而智默 即爲勝彼愚
그 때 제석천은 곧 아수륜을 위해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항상 말했나니 지혜 있는 자라면
어리석은 자와는 다투지 말아야 한다고.
어리석은 이 욕설해도 지혜로운 이 침묵하면
그것이 곧 어리석은 이를 이기는 것이다.
時。天帝釋說此偈已。忉利諸天皆大歡喜。擧聲稱善。時。阿須倫眾默然無言。爾時。天帝語阿須倫言。汝次說偈。
제석천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다 크게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양했다. 그러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천제(天帝)는 아수륜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時。阿須倫復說偈言。
天王所以默 恐損智者行 而彼愚騃人 謂王懷怖畏
愚不自忖量 謂可與王敵 沒死來觸突 欲王如牛退
그러자 아수륜도 또 게송으로 말했다.
천왕이 저렇게 침묵하는 까닭은
지혜로운 이의 행실 잃을까 염려해서이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은
왕이 두려움 품었다고 말하리라.
어리석어 스스로를 헤아리지 못하고
왕을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마구 와 부딪침은
왕을 소처럼 물러서게 하려 함이네.
時。阿須倫王說此偈已。阿須倫眾踊躍歡喜。擧聲稱善。時。忉利天眾默然無言。時。阿須倫王語帝釋言。汝次說偈。
그 때 아수륜왕이 이 게송을 말하자 아수륜의 무리들은 뛰고 기뻐하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그러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아수륜왕이 제석에게 말했다.
'다음에는 네가 게송으로 말하라.'
時。天帝釋爲阿須倫而說偈言。
彼愚無知見 謂我懷恐畏 我觀第一義 忍默爲最上
惡中之惡者 於瞋復生瞋 能於瞋不瞋 爲戰中最勝
夫人有二緣 爲己亦爲他 眾人爲諍訟 不報者爲勝
夫人有二緣 爲己亦爲他 見無諍訟者 不謂爲愚騃
若人有大力 能忍無力者 此力爲第一 於忍中最上
愚自謂有力 此力非爲力 如法忍力者 此力不可沮
그러자 제석은 아수륜을 위해 게송을 말했다.
저 어리석은 자 지견이 없어
내가 두려워한다 생각하지만
나는 제일의 진리를 자세히 관찰하니
참고 침묵하는 것이 최상이라네.
악한 것 가운데 가장 악한 것은
성내는 이에게 되려 성내는 것이니
성날 때 능히 성내지 않는 것
싸움 가운데서 최상이 되느니라.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나니
사람들에게 다툼과 송사 있을 때
보복하지 않는 자가 이긴 자라네.
사람에겐 자기도 위하고 남도 위하는
두 가지 인연이 있건만
다투고 송사하지 않는 사람 보고
도리어 어리석다 생각하누나.
사람이 큰 힘을 가지고서도
힘 없는 사람의 모욕까지 참아낸다면
이 힘을 제일이라 하나니
참는 것 가운데서 제일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힘 있다 하지만
그 힘은 진정한 힘이 아니다.
법답게 살면서 참는 힘 가진 사람
그 힘이야말로 막을 수 없네.
釋提桓因說此偈已。忉利天眾踊躍歡喜。擧聲稱善。阿須倫眾默然無言。時。天眾.阿須倫眾各小退却。自相謂言。阿須倫王所說偈頌。有所觸犯。起刀劍讐。生鬪訟根。長諸怨結。樹三有本。天帝釋所說偈者。無所觸嬈。不起刀劍。不生鬪訟。不長怨結。絶三有本。天帝所說爲善。阿須倫所說不善。諸天爲勝。阿須倫負。
석제환인이 이 게송을 말하자 도리천의 무리들은 기뻐 뛰면서 큰 소리로 훌륭하다고 찬탄했다. 아수륜 무리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다. 그 때 하늘 무리와 아수륜의 무리들은 각각 조금씩 물러나 서로들 말했다.
'아수륜왕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것이 있고 도검(刀劍)의 원수를 일으키며 싸움의 뿌리가 생기게 하고 모든 원결(怨結)을 키우며, 세 가지 유(有)의 근본을 심는다. 제석천이 말한 게송은 상대방을 건드리는 말이 없고 도검의 원수를 일으키지 않으며 싸움의 뿌리를 내지 않고 원결을 키우지 않으며 세 가지 유의 근본을 끊는다. 천제(天帝)가 말한 것은 훌륭하고 아수륜이 말한 것은 훌륭하지 못하니, 모든 하늘들이 이긴 것이고 아수륜은 진 것이다.'”
佛告比丘。爾時。釋提桓因豈異人乎。勿造斯觀。所以者何。即我身是。我於爾時。以柔濡言。勝阿須倫眾。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석제환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때 부드러운 말로써 아수륜의 무리들을 이겼느니라.”
佛告比丘。昔者。諸天復與阿須倫共鬪。時。阿須倫勝。諸天不如。時。釋提桓因乘千輻寶車怖懼而走。中路見담婆羅樹上有一巢。巢有兩子。
* 담 : 晱 1.먹다. 음식물을 먹다 2.먹이다 3.탐내다. 욕심을 부리다 4.속이다. 어루꾀다 5.싱겁다. 담박하다. 담박한 음식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또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아수륜이 이기고 모든 하늘들이 졌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천폭(千輻)의 보배 수레를 타고 두려워하며 달아나던 도중에 섬바라(?婆羅)나무 위에 있는 새 둥지를 발견하였다. 그 둥지 속에는 새 새끼가 두 마리가 있었다.
即以偈頌告御者言。頌曰。
此樹有二鳥 汝當迴車避 正使賊害我 勿傷二鳥命
그래서 곧 마부[御者]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이 나무에 두 마리 새가 있으니
너는 마땅히 수레를 돌려 피하라.
설사 내가 원수에게 해를 입을지라도
저 두 새의 목숨을 해치지 말라.
爾時。御者聞帝釋偈已。尋便住車迴避鳥。爾時。車頭向阿須倫。阿須倫眾遙見寶車迴向。其軍即相謂言。今天帝釋乘千輻寶車迴向我眾。必欲還鬪。不可當也。阿須倫眾即便退散。諸天得勝。阿須倫退。
그 때 마부는 제석의 게송을 듣고 곧 수레를 멈추고 길머리를 돌려 새가 있는 나무 위를 피해 갔다. 그러나 그 때 수레의 머리가 아수륜을 향했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멀리서 보배수레가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 군사들끼리 서로 말했다.
'지금 제석천이 탄 천 폭의 보배 수레가 우리들을 향해 되돌아오고 있으니 반드시 다시 싸우려고 하는 것이다. 당해낼 수 없겠다.'
아수륜의 무리들은 곧 물러나 흩어졌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신들은 이기고 아수륜은 졌다.”
佛告比丘。爾時。帝釋者豈異人乎。勿造斯觀。所以者何。即我身是也。我於爾時。於諸眾生起慈愍心。諸比丘。汝等於我法中出家修道。宜起慈心。哀愍黎庶。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제석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말라. 무슨 까닭인가? 곧 내 몸이 바로 그였었기 때문이니라. 나는 그 때 모든 중생들에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었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 법 가운데서 집을 나와 도를 닦는다. 그러니 마땅히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중생을 불쌍히 여겨야 한다.”
佛告比丘。昔者。諸天與阿須倫共鬪。爾時。諸天得勝。阿須倫退。時。天帝釋戰勝還宮。更造一堂。名曰最勝。東西長百由旬。南北廣六十由旬。其堂百間。間間有七交露臺。一一臺上有七玉女。一一玉女有七使人。釋提桓因亦不憂供給。諸玉女衣被.飮食.莊嚴之具。隨本所造。自受其福。以戰勝阿須倫。因歡喜心而造此堂。故名最勝堂。又千世界中所有堂觀無及此堂。故名最勝。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모든 하늘신들이 아수륜과 싸운 적이 있었다. 그 때 모든 하늘신들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었다. 그 당시 제석은 싸움에서 이기고 궁으로 돌아와 다시 최승(最勝)이라는 큰 집[堂]을 지었다. 동서의 길이는 1백 유순이고 남북의 길이는 60유순이었다. 그 집은 백 간에다 매 간마다 일곱 개의 교로대(交露臺)가 있고 낱낱의 대 위에는 일곱 명의 옥녀(玉女)가 있으며, 낱낱의 옥녀에게는 일곱 명의 하인이 있었다. 석제환인은 또한 이들에게 물품을 공급할 걱정이 없었으니, 왜냐 하면 모든 옥녀가 누리는 의복과 음식과 장신구는 전생에 지은 업을 따라 스스로 그 복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수륜과 싸워 이기고는 기쁜 마음에 이 집을 지었기 때문에 최승당이라고 이름한 것인데 또 1천 세계의 모든 당관(堂觀)도 이 집만 못했기 때문에 최승이라 이름한 것이다.”
佛告比丘。昔者。阿須倫自生念言。我有大威德。神力不少。而忉利天.日月諸天常在虛空。於我頂上遊行自在。今我寧可取彼日月以爲耳璫。自在遊行耶。時。阿須倫王瞋恚熾盛。即念捶打阿須倫。捶打阿須倫即復念言。今阿須倫王念我。我等當速莊嚴。即勅左右備具兵仗。駕乘寶車。與無數阿須倫眾前後導從。詣阿須倫王前。於一面立。時。王復念舍摩梨阿須倫。舍摩梨阿須倫復自念言。今王念我。我等宜速莊嚴。即勅左右備具兵仗。駕乘寶車。與無數阿須倫眾前後導從。詣阿須倫王前。在一面立。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수륜은 혼자서 생각했었다.
'내게는 큰 위엄과 덕망이 있고 신통력도 적지 않다. 그러나 도리천신이나 해와 달 등 모든 하늘들은 항상 허공에 있으면서 내 머리 위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이제 차라리 저 해와 달을 가져다가 귀걸이를 만들어 자재하게 노니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 때 아수륜왕은 분노가 불꽃처럼 치솟아 곧 추타(捶打) 아수륜을 생각했다. 추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아수륜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준비하여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으로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사마리(舍摩梨) 아수륜을 생각했다. 사마리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時。王復念毘摩質多阿須倫。毘摩質多阿須倫復自念言。今王念我。我等宜速莊嚴。即勅左右備具兵仗。駕乘寶車。與無數阿須倫眾前後導從。往詣王前。在一面立。時。王復念大臣阿須倫。大臣阿須倫即自念言。今王念我。我等宜速莊嚴。即勅左右備具兵仗。駕乘寶車。與無數阿須倫眾前後導從。往詣王前。於一面立。時。王復念諸小阿須倫。諸小阿須倫復自念言。今王念我。我等宜速莊嚴。即自莊嚴。備具兵仗。與無數眾相隨。往詣王前。於一面立。時。羅呵阿須倫王即自莊嚴。身著寶鎧。駕乘寶車。與無數百千阿須倫眾兵仗嚴事。前後圍遶出其境界。欲往與諸天共鬪。
그 때 왕은 또 비마질다라 아수륜을 생각했다. 비마질다라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대신(大臣) 아수륜을 생각했다. 대신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아수륜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륜왕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왕은 또 작은 아수륜을 생각했다. 작은 아수륜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왕이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무기를 갖추고 무수한 무리들과 서로 따라 왕의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라가 아수륜왕은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몸에 보배 갑옷을 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기를 갖춘 무수한 백천의 아수륜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경계를 떠나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했다.
爾時。難陀龍王.跋難陀龍王以身纏遶須彌山七匝。震動山谷。薄布微雲。체체稍雨。以尾打大海水。海水波涌。至須彌山頂。時。忉利天即生念言。今薄雲微布。체체稍雨。海水波涌。乃來至此。將是阿須倫欲來戰鬪。故有此異瑞耳。
그 때 난다(難陀)용왕과 발난다(跋難陀)용왕은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겹으로 둘러싸 산골짜기를 진동시키고 구름을 엷게 펼쳐 방울방울 조금씩 비를 내렸다. 또 꼬리로 큰 바닷물을 치니 바닷물은 파도가 일어 수미산 꼭대기까지 솟아올랐다. 그 때 도리천은 곧 생각하였다.
'지금 엷은 구름이 약하게 끼어 방울방울 조금씩 비가 내리고 바닷물이 파도가 일어 이곳까지 이른다. 이것은 분명 아수라가 싸우려고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상한 징조가 있는 것이다.'
爾時。海中諸龍兵眾無數巨億。皆持戈鉾.弓矢.刀劍。重被寶鎧。器仗嚴整。逆與阿須倫共戰。若龍眾勝時。即逐阿須倫入其宮殿。若龍眾退。龍不還宮。即마趣伽樓羅鬼神所。而告之曰。阿須倫眾欲與諸天共戰。我往逆鬪。彼今得勝。汝等當備諸兵仗。眾共倂力。與彼共戰。時。諸鬼神聞龍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與諸龍眾共阿須倫鬪。得勝時。即逐阿須倫入其宮殿。若不如時。不還本宮。即退走마持華鬼神界。而告之言。阿須倫眾欲與諸天共鬪。我等逆戰。彼今得勝。汝等當備諸兵仗。眾共倂力。與彼共戰。
마 : 1.말 2.산가지. 투호를 할 때 득점을 세는 물건 3.크다. 큰 것의 비유 4.아지랭이. 야마. 유사
그 때 바다 속에 있던 거억(巨億)이나 되는 모든 용의 군사들이 다 창과 활과 칼을 가지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무기를 갖추어 아수륜을 맞이해서 싸웠다. 만일 용이 이기게 되면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용들이 지면 용은 본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 가루라 귀신에게 달려가 그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그들이 승리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무기를 갖추어 우리와 함께 힘을 합하여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입고 모든 용들과 힘을 합하여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으로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지화(持華)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하였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諸持華鬼神聞龍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眾共倂力。與阿須倫鬪。若得勝時。即逐阿須倫入其宮殿。若不如時。不還本宮。即退走마常樂鬼神界。而告之言。阿須倫眾欲與諸天共鬪。我等逆戰。彼今得勝。汝等當備諸兵仗。與我倂力。共彼戰鬪。時。諸常樂鬼神聞是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眾共倂力。與阿須倫鬪。若得勝時。即逐阿須倫入其宮殿。若不如時。不還本宮。即退走마四天王。而告之曰。阿須倫眾欲與諸天共鬪。我等逆戰。彼今得勝。汝等當備諸兵仗。眾共倂力。與彼共戰。
그 때 모든 지화 귀신들은 용의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이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상락(常樂) 귀신의 세계로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모든 상락 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에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본궁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 물러나 사천왕에게 달려가 그들에게 말한다.
'아수륜의 무리들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하기에 우리들이 그들을 맞이해 싸웠지만 지금 그들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무기를 갖추어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時。四天王聞此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眾共倂力。與阿須倫共鬪。若得勝時。即逐阿須倫入其宮殿。若不如者。四天王即詣善法講堂。白天帝釋及忉利諸天言。阿須倫欲與諸天共鬪。今忉利諸天當自莊嚴。備諸兵仗。眾共倂力。往共彼戰。時。天帝釋命一侍天而告之曰。汝持我聲往告焰摩天.兜率天.化自在天.他化自在天子言。阿須倫與無數眾欲來戰鬪。今者諸天當自莊嚴。備諸兵仗。助我鬪戰。時。彼侍天受帝敎已。即詣焰摩天。乃至他化自在天。持天帝釋聲而告之曰。彼阿須倫無數眾來戰鬪。今者諸天當自莊嚴。備諸兵仗。助我戰鬪。
그 때 사천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무리들과 힘을 합해 아수륜과 싸운다. 만일 승리를 했을 때는 곧 아수륜을 쫓아 그 궁전에 들어가겠지만 만일 졌을 때에는 사천왕은 곧 선법강당(善法講堂)에 나아가 제석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에게 아뢴다.
'아수륜이 모든 하늘들과 싸우려고 합니다. 이제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우리들과 힘을 합해 저들과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제석천은 시중드는 한 천신에게 명령해 말한다.
'너는 내 말을 가지고 염마천ㆍ도솔천ㆍ화자재천ㆍ타화자재천의 천자들에게 가서 전달하라.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지금 모든 하늘들은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그러면 그 시중 드는 천신은 제석의 분부를 듣고 곧 염마천에서부터 타화자재천까지 가서 제석의 말을 그들에게 전달한다.
'저 아수륜왕이 무수한 무리들과 함께 와서 싸우려고 하니, 이제 모든 하늘들은 마땅히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어 가지고 와서 나를 도와 싸우라.'
時。焰摩天子聞此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駕乘寶車。與無數巨億百千天眾前後圍遶。在須彌山東面住。時。兜率天子聞此語已。即自莊嚴。備諸兵仗。重被寶鎧。駕乘寶車。與無數巨億百千天眾圍遶。在須彌山南面住。時。化自在天子聞此語已。亦嚴兵眾。在須彌山西面住。時。他化自在天子聞此語已。亦嚴兵眾。在須彌山北住。
그 때 저 염마천은 이 말을 듣고 곧 스스로 준비를 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수미산 동쪽에 머문다.'
그 때 도솔천자는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준비를 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갑옷을 겹으로 껴입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백천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수미산 남쪽에 머문다. 그 때 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서쪽에 머문다. 그 때 타화자재천자도 이 말을 듣고 역시 군사를 단속해 수미산 북쪽에 머문다.
時。天帝釋即念三十三天忉利天。三十三天忉利天即自念言。今帝釋念我。我等宜速莊嚴。即勅左右備諸兵仗。駕乘寶車。與無數巨億諸天眾前後圍遶。詣天帝釋前。於一面立。時。天帝釋復念餘忉利諸天。餘忉利諸天即自念言。今帝釋念我。我等宜速莊嚴。即勅左右備諸兵仗。駕乘寶車。與無數巨億諸天眾前後圍遶。詣帝釋前。於一面立。時。帝釋復念妙匠鬼神。妙匠鬼神即自念言。今帝釋念我。我宜速莊嚴。即勅左右備諸兵仗。駕乘寶車。無數千眾前後圍遶。詣帝釋前立。時。帝釋復念善住龍王。善住龍王即自念言。今天帝釋念我。我今宜往。即詣帝釋前立。
이 때 하늘 제석은 삼십삼천의 도리천을 생각했다. 삼십삼천의 도리천도 곧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온갖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을 생각했다. 다른 도리천의 모든 하늘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묘장(妙匠)귀신을 생각했다. 묘장귀신도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들은 마땅히 빨리 준비를 하자.'
그리고 곧 좌우에 명령하여 모든 무기를 갖추고 보배 수레를 타고 무수한 거억의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제석 앞에 나아가 한쪽에 섰다.
그 때 제석은 또 선주(善住)용왕을 생각했다. 선주용왕도 또 스스로 생각했다.
'지금 제석천이 우리를 생각하고 있구나. 우리는 지금 마땅히 가자.'
그리고 곧 제석 앞에 나아가 섰다.
時。帝釋即自莊嚴。備諸兵仗。身被寶鎧。乘善住龍王頂上。與無數諸天鬼神前後圍遶。自出天宮與阿須倫往鬪。所謂嚴兵仗.刀劍.鉾삭.弓矢.斲釿.鉞斧.旋輪.羂索。兵仗鎧器。以七寶成。復以鋒刃加阿須倫身。其身不傷。但刃觸而已。阿須倫眾執持七寶刀劍.鉾삭.弓矢.斲釿.鉞斧.旋輪.羂索。以鋒刃加諸天身。但觸而已。不能傷損。如是欲行諸天共阿須倫鬪。欲因欲是。
* 삭 : 矟(긴창 삭)
그 때 제석은 스스로 준비를 하고 온갖 무기를 갖추고 몸에는 보배 갑옷을 입고 선주용왕의 정수리를 타고 무수한 모든 하늘들과 귀신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스스로 하늘 궁전을 떠나 아수륜과 싸웠다. 이른바 잘 갖추어진 무기인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 등의 무기와 갑옷들은 다 7보로 된 것이었다. 그런데 칼날로 아수륜의 몸을 찔렀지만 그 몸은 상하지 않고 다만 칼날이 부딪칠 뿐이었다. 아수륜의 무리들도 7보로 된 칼ㆍ창ㆍ활ㆍ자귀ㆍ도끼ㆍ바퀴ㆍ그물을 가지고서 칼날로 모든 하늘의 몸을 찔렀지만 다만 부딪칠 뿐 해칠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이 욕행(欲行)의 모든 하늘과 아수륜들이 서로 싸웠는데 욕심으로 인하여 이렇게 된 것이다.”
* 모든 하늘은 곧 욕계(欲界) 6천의 천신들을 말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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