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長阿含經
7. 弊宿經 폐숙경
폐숙경(弊宿經)은 지혜와 덕망을 겸비한 가섭(迦葉)동자가 단견(斷見)을 가진 폐숙 바라문의 삿된 견해를 12가지 비유를 들어 분명 다른 세계와 업과(業果)가 있음을 설교한 것이다.
* 弊宿經 폐숙경의 이역 경전으로는 송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대정구왕경(大正句王經)이 있으며, 중아함경 제16권 71번째 소경인 비사경(蜱肆經)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爾時。童女迦葉與五百比丘遊行拘薩羅國。漸詣斯波醯婆羅門村。時童女迦葉在斯波醯村北尸舍婆林止。時。有婆羅門名曰弊宿。止斯波醯村。此村豊樂。民人眾多。樹木繁茂。波斯匿王別封此村與婆羅門弊宿。以爲梵分。弊宿婆羅門常懷異見。爲人說言。無有他世。亦無更生。無善惡報。
그 때 동녀(童女) 가섭(迦葉)은 5백 비구와 함께 구살라국(拘薩羅國)을 유행(遊行)하다가 점차로 사파혜(斯波醯) 바라문촌에 이르렀다. 그 때 동녀 가섭은 사파혜촌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숲[尸舍婆林]에 머물렀다.
그 때 폐숙(弊宿)이라는 바라문이 사파혜촌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 마을은 풍요롭고 살기 좋아 백성들이 많이 살았으며 수목도 무성했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따로 이 마을을 떼어 바라문 폐숙에게 주어 범분(梵分)으로 만들었다. 폐숙 바라문은 항상 이견(異見)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범분(梵分): 왕(王)이 내린 영토로서 영구히 세금이 면제된 지역을 말함.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요, 또 다시 태어난다는 것[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다.”
時。斯波醯村人聞童女迦葉與五百比丘。從拘薩羅國漸至此尸舍婆林。自相謂言。此童女迦葉有大名聞。已得羅漢。耆舊長宿。多聞廣博。聰明叡智。辯才應機。善於談論。今得見者。不亦善哉。時。彼村人日日次第往詣迦葉。爾時。弊宿在高樓上。見其村人隊隊相隨。不知所趣。即問左右持蓋者言。彼人何故群隊相隨。
그 때 사파혜촌 사람들은 동녀 가섭이 5백 명의 비구와 함께 구살라국에서 이곳 시사바숲으로 가까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들 말하였다.
“이 동녀 가섭은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었으며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솜씨[辯才]는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고 들었다. 그러니 이제 만나보는 것 또한 좋지 않을까?”
이 때 그 마을 사람들은 날마다 차례로 가섭을 찾아보았다. 그 때 폐숙은 높은 누각 위에서 그 마을 사람들이 떼지어 가는 것을 바라보았는데 그들이 가는 곳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곧 측근에서 일산[蓋]을 들고 있는 시자(侍者)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렇게 떼지어 가는가?”
侍者答曰。我聞童女迦葉將五百比丘遊拘薩羅國。至尸舍婆林。又聞其人有大名稱。已得羅漢。耆舊長宿。多聞廣博。聰明叡智。辯才應機。善於談論。彼諸人等。群隊相隨。欲詣迦葉共相見耳。
시자가 대답했다.
“제가 듣기로는 동녀 가섭이 5백 비구를 거느리고 구살라국을 유행하며 시사바 숲으로 왔는데 또한 듣기에 그는 큰 명성이 있고 이미 아라한이 되어 나이도 많고 덕이 높으며 많이 들어 널리 알며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말솜씨가 뛰어나 상대의 근기에 맞게 잘 설명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떼지어 가는 것은 그 가섭을 만나고자 해서입니다.”
時。弊宿婆羅門即勅侍者。汝速往語諸人。且住。當共俱行。往與相見。所以者何。彼人愚惑。欺誑世間。說有他世。言有更生。言有善惡報。而實無他世。亦無更生。無善惡報。
그 때 폐숙 바라문은 곧 시자에게 명령했다.
“너는 빨리 저 사람들에게 가서, 잠깐 기다렸다가 함께 가서 만나자고 말하라. 왜냐 하면, 저 가섭은 어리석고 미혹하여 세상 사람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生]이 있으며 선악의 과보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生]도 없는 것이며 선악의 과보도 없는 것이다.”
時。使者受敎已。即往語彼斯婆醯村人言。婆羅門語。汝等且住。當共俱詣。往與相見。
그 때 시자는 명령을 받자마자 곧 사파혜촌 사람들에게 가서 말했다.
“바라문께서 당신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좀 기다렸다가 같이 가서 만나자"고 하셨다.”
村人答曰。善哉。善哉。若能來者。當共俱行。
마을 사람들이 대답했다.
“좋다, 좋다. 만일 올 수 있다면 마땅히 같이 갈 것이다.”
使還尋白。彼人已住。可行者行。
시자는 돌아와 자세히 말했다.
“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실 수 있으면 가십시오.”
時。婆羅門即下高樓。勅侍者嚴駕。與彼村人前後圍遶。詣舍婆林。到已下車。步進詣迦葉所。問訊訖。一面坐。其彼村人婆羅門.居士。有禮拜迦葉然後坐者。有問訊已而坐者。有自稱名已而坐者。有叉手已而坐者。有默而坐者。時。弊宿婆羅門語童女迦葉言。今我欲有所問。寧有閑暇見聽許不。
그 때 바라문은 곧 높은 누각에서 내려와 시자에게 명령하여 가마[駕]를 준비시켰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함께 시사바숲으로 가서 수레에서 내렸다. 걸어서 가섭에게로 나아가 인사를 나눈 뒤 한쪽에 앉았다. 그 마을 사람들 중 바라문이나 거사(居士)들은 가섭에게 예배한 뒤에 앉는 자도 있고 인사를 나눈 뒤에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자기 이름만 댄 뒤에 앉는 자도 있고 합장하고 나서 앉는 자도 있었으며 잠자코 앉는 자도 있었다.
그 때 폐숙 바라문은 동녀 가섭에게 말했다.
“지금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 틈을 내어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迦葉報曰。隨汝所問。聞已當知。
가섭이 대답했다.
“당신이 묻는 바를 따라 들을 것이니 그렇게 알라.”
婆羅門言。今我論者。無有他世。亦無更生。無罪福報。汝論云何。
바라문이 말했다.
“지금 내 주장은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난다는 것도 없는 것이며 죄와 복의 과보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迦葉答曰。我今問汝。隨汝意答。今上日月。爲此世耶。爲他世耶。爲人.爲天耶。
가섭이 대답했다.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물을 것이니 그대의 생각대로 대답하라. 지금 위에 있는 해와 달은 이 세상인가, 다른 세상인가? 사람인가, 하늘인가?”
婆羅門答曰。日月是他世。非此世也。是天。非人。
바라문이 대답했다.
“해와 달은 다른 세상이요, 이 세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늘이요, 사람이 아닙니다.”
迦葉答曰。以此可知。必有他世。亦有更生。有善惡報。
가섭이 대답했다.
“이것으로써 알 수 있나니, 반드시 다른 세상은 있는 것이요, 또한 다시 태어남도 있고 선악의 과보도 있는 것이다.”
婆羅門言。汝雖云有他世。有更生及善惡報。如我意者。皆悉無有。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비록 다른 세상이 있고 다시 태어남도 있으며 선악의 과보도 있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모두 없는 것입니다.”
迦葉問曰。頗有因緣。可知無有他世。無有更生。無善惡報耶。
가섭이 물었다.
“자못 어떤 이유[因緣]로 다른 세상은 없는 것이고 다시 태어남도 없으며 선악의 과보가 없는 줄로 아는가?”
婆羅門答曰。有緣。
바라문이 대답했다.
“연유가 있습니다.”
迦葉問曰。以何因緣。言無他世。
가섭이 물었다.
“어떤 연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고 하는가?”
婆羅門言。迦葉。我有親族知識。遇患困病。我往問言。諸沙門.婆羅門各懷異見。言諸有殺生.盜竊.邪淫.兩舌.惡口.妄言.綺語.貪取.嫉妬.邪見者。身壞命終。皆入地獄。我初不信。所以然者。初未曾見死已來還。說所墮處。若有人來說所墮處。我必信受。汝今是我所親。十惡亦備。若如沙門語者。汝死必入大地獄中。今我相信。從汝取定。若審有地獄者。汝當還來。語我使知。然後當信。迦葉。彼命終已。至今不來。彼是我親。不應欺我。許而不來。必無後世。
바라문이 말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매우 고생하는 친족과 벗[知識]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들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모든 살생ㆍ도둑질ㆍ삿된 음행ㆍ이간질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취ㆍ질투ㆍ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지옥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왜냐 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으로서 다시 돌아와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 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나는 반드시 믿고 수용할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10악(惡)도 갖추고 있다. 만일 저 사문의 말대로라면 너는 죽어 반드시 큰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분명히 지옥이 있다면 너는 마땅히 돌아와서 내게 말해 알려 달라. 그런 뒤에야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 친족이라서 당연히 저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뒷세상은 없는 것입니다.”
迦葉報曰。諸有智者。以譬喩得解。今當爲汝引喩解之。譬如盜賊。常懷姧詐。犯王禁法。伺察所得。將詣王所。白言。此人爲賊。願王治之。王即勅左右。收繫其人。遍令街巷。然後載之。出城付刑人者。時。左右人即將彼賊。付刑人者。彼賊以柔軟言。語守衛者。汝可放我。見諸親里。言語辭別。然後當還。云何。婆羅門。彼守衛者寧肯放不。
* 軟 : 輭의 대치(연할 연)
가섭이 대답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끌어와 그것을 깨닫게 하리라.
비유하면 도적이 항상 간사한 계책을 품고 있다가 왕이 금지하는 법을 범하자, 경관[伺察]이 그를 붙잡아 왕에게 데리고 가서 아뢰었다.
"이 사람이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왕께서 그를 다스려 주십시오."
왕은 곧 측근에 있는 신하에게 명령했다.
"그 사람을 결박하여 거리를 두루 돌게 한 뒤, 그를 싣고 성을 나가 사형을 집행하는 자에게 맡겨라."
그 때 측근에 있던 사람들은 곧 그 도둑을 끌어다 사형 집행자에게 맡겼다. 그 도둑은 부드러운 말로 수위(守衛)에게 말했다.
"당신은 나를 놓아주시오. 고향의 모든 친족들을 만나 작별의 인사를 마친 뒤에 반드시 돌아오겠소."
바라문이여,
어떠한가? 저 수위는 기꺼이 그를 놓아주겠는가?”
婆羅門答曰。不可。
바라문이 말했다.
“안 될 것입니다.”
迦葉又言。彼同人類。俱存現世。而猶不放。況汝所親。十惡備足。身死命終。必入地獄。獄鬼無慈。又非其類。死生異世。彼若以軟言求於獄鬼。汝暫放我。還到世間。見親族言語辭別。然後當還。寧得放不。
가섭은 또 말했다.
“그는 모두 같은 사람으로서 현세에 함께 살고 있는데도 오히려 놓아주지 않는데, 더구나 그대의 친족은 10악(惡)을 갖추었으니 몸이 죽어 수명이 끝난 다음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갔을 것이다. 지옥의 귀신은 자비심도 없고 또 사람도 아니며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세상을 달리하고 있다.
그가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지옥의 귀신에게 요구하기를 "너는 잠시만 나를 놓아다오. 내가 세간으로 돌아가 친족들을 만나 작별 인사를 한 뒤에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한들 석방될 수 있겠는가?”
婆羅門答曰。不可。
바라문이 대답했다.
“안 될 것입니다.”
迦葉又言。以此相方。自足可知。何爲守迷。自生邪見耶。
가섭은 또 말했다.
“이것으로 서로 비교해 보면 저절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미혹[迷]한 것을 고집하며 스스로 사견(邪見)을 내는가?”
婆羅門言。汝雖引喩。謂有他世。我猶言無。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迦葉復言。汝頗更有餘緣。可知無他世耶。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婆羅門報言。我更有餘緣。知無他世。
바라문이 대답했다.
“내게는 다시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迦葉問曰。以何緣知。
가섭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알 수 있는가?”
答曰。迦葉。我有親族。遇患篤重。我往語言。諸沙門.婆羅門各懷異見。說有他世。言不殺.不盜.不淫.不欺。不兩舌.惡口.妄言.綺語.貪取.嫉妬.邪見者。身壞命終。皆生天上。我初不信。所以然者。初未曾見死已來還。說所墮處。若有人來說所墮生。我必信耳。今汝是我所親。十善亦備。若如沙門語者。汝今命終。必生天上。今我相信。從汝取定。若審有天報者。汝當必來語我使知。然後當信。迦葉。彼命終已。至今不來。彼是我親。不應欺我。許而不來。必無他世。
그는 대답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다른 세상이 있다고들 말한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사음하지 않으며 속이지 않고 이간질 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욕ㆍ질투ㆍ삿된 견해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다 천상(天上)에 태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그것을 믿지 않았다. 왜냐 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이 다시 돌아와 자신이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준다면 나는 반드시 그것에 대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10선(善)도 구족하고 있다. 만일 사문의 말대로라면 너는 이제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만일 분명히 하늘의 과보가 있거든 너는 마땅히 와서 내게 말해 알려 달라. 그런 뒤에야 나는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내 친족이라서 당연히 저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迦葉又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當復爲汝說喩。譬如有人。墮於深廁。身首沒溺。王勅左右。挽此人出。以竹爲篦。三刮其身。澡豆淨灰。次如洗之。後以香湯。沐浴其體。細末眾香。坌其身上。勅除髮師。淨其鬚髮。又勅左右。重將洗沐。如是至三。洗以香湯。坌以香末。名衣上服。莊嚴其身。百味甘饍。以恣其口。將詣高堂。五欲娛樂。其人復能還入廁不。
가섭이 또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또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깊은 뒷간에 떨어져 머리까지 빠졌다고 하자. 왕은 측근에 있는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사람을 끌어내어 대나무로 긁개를 만들어 세 번 그 몸을 긁고 가루비누[?豆]와 깨끗한 재[淨灰]로 여러 번 씻긴다. 다음에는 향탕(香湯)에 목욕시켜 여러 가지 고운 가루향을 그 몸에 뿌리고 이발사를 시켜 그 수염과 머리를 깨끗이 깎게 하고 또 측근에 명령하여 거듭 씻긴다. 이렇게 세 번을 되풀이하고 향탕에 목욕시키고 가루향을 몸에 뿌리며 좋은 옷으로 그 몸을 꾸미고 온갖 맛있고 감미로운 음식으로 그 입을 만족시키며 다시 높은 집에 올라가 5욕(欲)으로써 즐긴다고 하자.
그 사람이 다시 그 뒷간으로 들어가려고 하겠는가?”
答曰。不能。彼處臭惡。何可還入。
그는 대답했다.
“들어가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곳은 냄새 나고 나쁜 곳인데 무엇 때문에 도로 그곳에 들어가려 하겠습니까?”
迦葉言。諸天亦爾。此閻浮利地。臭穢不淨。諸天在上。去此百由旬。遙聞人臭。甚於廁溷。婆羅門。汝親族知識。十善具足。然必生天。五欲自娛。快樂無極。寧當復肯還來。入此閻浮廁不。
가섭이 말했다.
“모든 하늘도 또한 그렇다. 이 염부리(閻浮利)의 땅은 냄새나고 더러워 깨끗하지 못하다. 모든 하늘은 여기서부터 거리가 백 유순(由旬)이나 떨어진 위에서 멀리 사람들의 냄새를 맡지만 뒷간 냄새보다 더 심하게 여긴다.
바라문이여,
그대의 친족과 벗들은 10선(善)을 갖추었으므로 틀림없이 하늘에 태어나 5욕을 스스로 즐기며 쾌락이 끝이 없을 텐데 무엇 하러 다시 기꺼이 이 염부리지로 돌아오려고 하겠는가?”
答曰。不也。
그가 대답했다.
“아닐 것입니다.”
迦葉又言。以此相方。自足可知。何爲守迷。自生邪見。
가섭이 또 말했다.
“이것으로 서로 비교해 보면 저절로 충분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미혹한 것을 고집하며 스스로 사견(邪見)을 내는가?”
婆羅門言。汝雖引喩。言有他世。我猶言無。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迦葉復言。汝頗更有餘緣。可知無他世耶。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는 것을 아는가?”
婆羅門報言。我更有餘緣。知無他世。
바라문이 대답했다.
“내게는 다시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迦葉問曰。以何緣知。
가섭이 물었다.
“어떤 인연으로 알 수 있는가?”
答曰。迦葉。我有親族。遇患篤重。我往語言。沙門.婆羅門各懷異見。說有後世。言不殺.不盜.不淫.不欺.不飮酒者。身壞命終。皆生忉利天上。我亦不信。所以然者。初未曾見死已來還。說所墮處。若有人來說所墮生。我必信耳。今汝是我所親。五戒具足。身壞命終。必生忉利天上。令我相信。從汝取定。若審有天福者。汝當還來。語我使知。然後當信。迦葉。彼命終已。至今不來。彼是我親。不應有欺。許而不來。必無他世。
그는 대답했다.
“가섭이여, 저에겐 병을 앓아 매우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서 말했습니다.
"사문과 바라문들은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뒷세상[後世]이 있다고들 말한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사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모두 도리천(忉利天) 에 태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또한 믿지 않는다. 왜냐 하면 아직까지 죽은 사람이 돌아와 자신이 떨어졌던 곳에 대해 말해 주는 이를 전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가 떨어졌던 곳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나는 꼭 그것을 믿을 것이다.
지금 너는 나와 친하고 또 5계(戒)도 구족했으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날 것이다. 이제 나는 너를 믿고 네 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니, 만일 분명히 하늘의 복이 있거든 너는 마땅히 돌아와 내게 말해 알려 달라. 그런 뒤에야 나는 마땅히 믿을 것이다."
가섭이여, 그는 벌써 죽었지만 아직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내 친족이라서 당연히 나를 속일 리가 없는데 오지 않는 것을 보면 반드시 다른 세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迦葉答言。此間百歲。正當忉利天上一日一夜耳。如是亦三十日爲一月。十二月爲一歲。如是彼天壽千歲。云何。婆羅門。汝親族五戒具足。身壞命終。必生忉利天上。彼生天已。作是念言。我初生此。當二三日中。娛樂遊戱。然後來下報汝言。者。寧得見不。
가섭이 대답했다.
“이 인간 세상의 100살은 바로 도리천의 하루 낮ㆍ하루 밤에 해당한다.
이렇게 또한 30일이 1개월이고 12개월이 1년이니 이렇게 계산하면 저 하늘의 수명은 천 살이나 된다. 어떤가? 바라문이여, 그대의 친족으로서 5계를 구족한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났을 것이다. 그는 하늘에 태어나서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여기에 처음으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2, 3일 동안 여기서 즐겁게 놀다가 그 다음에 내려가서 그에게 알려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였다면 그대가 만나볼 수 있겠는가?”
答曰。不也。我死久矣。何由相見。
그는 대답했다.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죽은 지 오래 일 텐데 어떻게 서로 만날 수 있겠습니까?”
婆羅門言。我不信也。誰來告汝有忉利天。壽命如是。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믿을 수 없습니다. 누가 와서 당신에게 도리천이 있고 그 수명이 이와 같다고 말했습니까?”
迦葉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更當爲汝引喩。譬如有人。從生而盲。不識五色。靑.黃.赤.白。麤.細.長.短。亦不見日.月.星象.丘陵.溝壑。有人問言。靑.黃.赤.白五色云何。盲人答曰。無有五色。如是麤.細.長.短.日.月.星象.山陵.溝壑。皆言無有。云何。婆羅門。彼盲人言。是正答不。
가섭이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나면서부터 장님이 되어 파란색[靑]ㆍ노란색[黃]ㆍ빨간색[赤]ㆍ흰색[白] 등 다섯 가지 색깔과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을 모르며 또 해ㆍ달ㆍ별ㆍ구름ㆍ골짜기를 보지 못했는데 어떤 사람이 장님에게 물었다.
"파란색ㆍ노란색ㆍ빨간색ㆍ흰색 등의 다섯 가지 색이 어떠한가?"
장님이 대답했다.
"다섯 가지 색은 없다. 그와 같이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과 해ㆍ 달ㆍ별ㆍ산언덕ㆍ골짜기는 모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면 어떤가? 바라문이여, 저 장님의 말이 올바른 대답인가?”
答曰。不也。
그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所以者何。世間現有五色。靑.黃.赤.白。麤.細.長.短。日.月.星象.山陵.溝壑。而彼言無。婆羅門。汝亦如是。忉利天壽。實有不虛。汝自不見。便言其無。
왜냐 하면 세간에는 현재 파란색ㆍ노란색ㆍ빨간색ㆍ흰색 등 다섯 가지 색깔과 거칠고 미세한 것과 길고 짧은 것과 해ㆍ달ㆍ별ㆍ산언덕ㆍ골짜기들이 있는데 그는 없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또한 그와 같다. 도리천의 수명은 실제로 있는 것이지 공허한 것이 아니다. 그대는 스스로 보지 못했다고 하여 곧 그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婆羅門言。汝雖言有。我猶不信。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은 아무리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그래도 믿지 않습니다.”
迦葉又言。汝復作何緣。而知其無。
가섭은 또 말했다.
“그대는 또 무슨 연유로 그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答曰。迦葉。我所封村人有作賊者。伺察所得。將詣我所。語我言。此人爲賊。唯願治之。我答言。收縛此人。著大釜中。韋葢厚泥。使其牢密。勿令有泄。遣人圍遶。以火煮之。我時欲觀知其精神所出之處。將諸侍從。遶釜而觀。都不見其神去來處。又發釜看。亦不見神有往來之處。以此緣故。知無他世。
* 개 : 葢1.덮개 2.숨다 3.보호하다
그가 대답했다.
“가섭이여, 제가 봉작받은 마을에 도둑질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 내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을 묶어 큰 가마솥에 넣고, 둘레를 진흙으로 두툼하게 덮어 단단히 봉해 새지 못하게 하라. 그리고 사람을 시켜 둘러싸고 솥에 불을 때어 삶아라."
나는 그 때에 그 사람의 정신이 빠져 나가는 곳을 살펴 알아보고 싶어서 모든 시종(侍從)을 데리고 에워싸고 살펴보았지만 그 정신이 오고 가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또 그 솥을 열고 보았지만 또한 정신이 오고 간 흔적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迦葉又言。我今問汝。若能答者隨意報之。婆羅門。汝在高樓。息寢臥時。頗曾夢見山林.江河.園觀.浴池.國邑.街巷不。
가섭이 또 말했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묻겠다. 만일 답할 수 있거든 마음대로 대답하라.
바라문이여,
너는 높은 누각에 누워 잠을 잘 때 일찍이 꿈에서 산림(山林)ㆍ강하(江河)ㆍ동산[園]을 보았으며, 욕지(浴池)ㆍ나라ㆍ고을ㆍ거리를 본 적이 있는가?”
答曰。夢見。
그는 대답했다.
“꿈에 본 적이 있습니다.”
又問。婆羅門。汝當夢時。居家眷屬侍衛汝不。
또 물었다.
“바라문이여,
그대가 꿈을 꿀 때 그대 집의 권속들은 그대를 시중들고 있었는가?”
答曰。侍衛。
그는 대답했다.
“시중들고 있었습니다.”
又問。婆羅門。汝諸眷屬見汝識神有出入不。
또 물었다.
“바라문이여,
너의 모든 권속들은 너의 식신(識神:넋)이 드나드는 것을 보았다고 하던가?”
答曰。不見。
그는 대답했다.
迦葉又言。汝今生存。識神出入。尙不可見。況於死者乎。汝不可以目前現事觀於眾生。婆羅門。有比丘初夜.後夜捐除睡眠。精勤不懈。專念道品。以三昧力。修淨天眼。以天眼力。觀於眾生。死此生彼。從彼生此。壽命長短。顔色好醜。隨行受報。善惡之趣。皆悉知見。汝不可以穢濁肉眼。不能徹見眾生所趣。便言無也。婆羅門。以此可知。必有他世。
“보지 못했습니다.”
가섭은 또 말했다.
“그대는 현재 살아 있는 사람인데도 식신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없는데 더구나 죽은 사람에 있어서이겠는가? 그대는 눈앞에 나타난 일만 가지고 중생을 관찰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어떤 비구가 밤새도록[初夜後夜] 잠자지 않고 정근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오로지 도품(道品)만 생각하며 삼매의 힘으로써 천안(天眼)을 닦아 깨끗이 하고 천안(天眼)의 힘으로 중생을 관찰한다고 하자. 그 때 그는 중생들이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나며 수명의 길고 짧음과 안색이 좋고 추함과 행(行)에 따라 과보를 받아 좋고 나쁜 세계[趣]에 가는 것을 모두 보아서 안다.
그대는 더럽고 탁한 육안(肉眼)이기 때문에 중생이 가는 곳을 환히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없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바라문이여, 이로써 다른 세상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婆羅門言。汝雖引喩說有他世。如我所見。猶無有也。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그래도 그것은 없습니다.”
迦葉又言。汝頗更有因緣。知無他世耶。
가섭이 또 말했다.
“그대는 자못 또 다른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婆羅門言。有。
바라문이 말했다.
“있습니다.”
迦葉言。以何緣知。
가섭이 말했다.
“어떤 연유로 아는가?”
婆羅門言。我所封村人有作賊者。伺察所得。將詣我所。語我言。此人爲賊。唯願治之。我勅左右收縛此人。生剝其皮。求其識神。而都不見。又勅左右臠割其肉。以求識神。又復不見。又勅左右截其筋.脉.骨間求神。又復不見。又勅左右打骨出髓。髓中求神。又復不見。迦葉。我以此緣。知無他世。
바라문이 말했다.
“제가 봉작받은 마을에 도둑질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 제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오직 원컨대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사람을 묶어 놓고 그 가죽을 산 채로 벗기게 하고 그 식신(識神)을 찾았으나 도무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살을 베게 하면서 식신을 찾았으나 그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그 힘줄을 끊고 뼈 속에서 식신을 찾았으나 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또 측근 사람에게 명령하여 뼈를 쪼개고 골수[髓]를 내게 하여 골수 속에서 식신을 찾았으나 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여, 나는 이런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는 줄로 압니다.”
迦葉復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復當爲汝引喩。乃往過去久遠世時。有一國壞。荒毁未復。時有商賈五百乘車經過其土。有一梵志奉事火神。常止一林。時。諸商人皆往投宿。淸旦別去。時事火梵志作是念言。向諸商人宿此林中。今者已去。儻有遺漏可試往看。尋詣彼所。都無所見。唯有一小兒始年一歲。獨在彼坐。梵志復念。我今何忍見此小兒於我前死。今者寧可將此小兒至吾所止。養活之耶。即抱小兒往所住處而養育之。其兒轉大。至十餘歲。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아주 먼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는 척박하고 허물어져 미처 회복되지 않았다. 그 때 어떤 상인이 500대의 수레를 끌고 그 지역을 지났는데 어떤 한 범지(梵志)가 화신(火神)을 섬기면서 늘 한 숲에 머무르고 있었다. 모든 상인들은 거기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하직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그 때 불을 섬기는 범지가 이렇게 생각했다.
"아까 여러 상인들이 이 숲 속에서 묵고 이제 떠났는데 혹 빠뜨린 것이 있는지 시험삼아 가보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거기에 가보았으나 아무것도 없고 다만 한 살 난 어린애가 그 자리에 홀로 있었다. 범지는 다시 생각했다.
"내 이제 어찌 이 어린애를 차마 내 앞에서 죽게 하랴. 차라리 이 아이를 내가 사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길러야겠다."
그리고는 곧 어린애를 안고 사는 곳으로 돌아와 길렀다. 그 아이가 점점 자라 열 살 남짓이 되었다.
時。此梵志以少因緣欲遊人間。語小兒曰。我有少緣。欲暫出行。汝善守護此火。愼勿使滅。若火滅者。當以鑽鑽木。取火燃之。具誡勅已。出林遊行。梵志去後。小兒貪戲。不數視火。火遂便滅。小兒戲還。見火已滅。懊惱而言。我所爲非。我父去時。具約勅我。守護此火。愼勿令滅。而我貪戲。致使火滅。當如之何。彼時。小兒吹灰求火。不能得已。便以斧劈薪求火。復不能得。又復斬薪置於臼中。搗以求火。又不能得。
이 때 이 범지는 잠깐 볼 일이 있어 속세에 가기 위해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볼 일이 있어 잠깐 자리를 비우고자 한다. 너는 이 불을 잘 보호해 부디 꺼지지 않도록 하라. 만일 불이 꺼지거든 송곳으로 나무를 비벼 불을 피우도록 하라."
이렇게 자세히 일러주고 숲을 나와 길을 떠났다. 범지가 떠난 뒤 어린애는 장난에 빠져 자주 불을 돌보지 않아 불이 그만 꺼져 버렸다. 어린애는 놀다 돌아와 불이 꺼진 것을 보고 걱정되어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 우리 아버지는 떠나실 때 자세히 가르쳐 주면서 나에게 당부하기를 이 불을 잘 지켜 부디 꺼지지 않게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장난에 빠져 그만 불을 꺼지게 했으니, 장차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그 때 그 어린애는 재를 불면서 불을 구했으나 얻지 못했고, 다시 도끼로 땔감을 쪼개 불을 구했으나 또 얻지 못했다. 다시 땔감을 부수어 절구통에 넣고 찧으면서 불을 구했으나 또 얻지 못했다.
爾時。梵志於人間還。詣彼林所。問小兒曰。吾先勅汝使守護火。火不滅耶。小兒對曰。我向出戲。不時護視。火今已滅。復問小兒。汝以何方便更求火耶。小兒報曰。火出於木。我以斧破木求火。不得火。復斬之令碎。置於臼中。杵搗求火。復不能得。時。彼梵志以鑽鑽木出火。積薪而燃。告小兒曰。夫欲求火。法應如此。不應破析杵碎而求。
그 때 범지가 속세에서 돌아와 숲 속으로 가서 어린애에게 물었다.
"내 먼저 너에게 불을 잘 보살피라고 당부하였는데 불은 꺼지지 않았느냐?"
어린애가 대답했다.
"제가 나가서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자주 보살피지 못해 불이 이미 꺼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어린애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방편으로 다시 불을 구하였느냐?"
어린애가 대답했다.
"불은 나무에서 생기는 것이라서 저는 도끼로 나무를 쪼개어 불을 구했으나 얻지 못했습니다. 다시 그것을 끊어 부수어 절구통에 넣고 찧으면서 불을 구했으나 불은 결국 얻지 못했습니다."
그 때 그 범지는 송곳으로 나무를 비벼 불을 내어 섶을 쌓아 태우면서 어린애에게 말했다.
"대개 불을 구하는 방법은 이런 것이다. 그저 나무를 쪼개고 절구로 찧고 해서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
婆羅門。汝亦如是無有方便。皮剝死人而求識神。汝不可以目前現事觀於眾生。婆羅門。有比丘初夜後夜捐除睡眠。精勤不懈。專念道品。以三昧力。修淨天眼。以天眼力。觀於眾生。死此生彼。從彼生此。壽命長短。顔色好醜。隨行受報。善惡之趣。皆悉知見。汝不可以穢濁肉眼。不能徹見眾生所趣。便言無也。婆羅門。以此可知。必有他世。
바라문이여,
그대도 또한 이와 같아서 방편도 없이 죽은 사람의 가죽을 벗겨 식신을 구했다. 그대는 눈앞에 나타난 일만으로 중생을 관찰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어떤 비구는 밤새도록 자지 않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오로지 도품(道品)만 생각하고 삼매의 힘으로써 천안(天眼)을 닦아 깨끗이 하고 천안의 힘으로 중생을 관찰하여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나며 수명의 길고 짧음과 안색이 좋고 추함과 행을 따라 과보를 받아 선악(善惡)의 세계[趣]로 나아가는 것을 모두 보아 안다. 그대는 더럽고 탁한 육안(肉眼)이기 때문에 중생의 가는 세계를 환히 보지 못하는 것인데 그저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바라문이여,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婆羅門言。汝雖引喩說有他世。如我所見。猶無有也。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그래도 그것은 없습니다.”
迦葉復言。汝頗更有因緣。知無他世耶。
가섭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자못 또 다른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婆羅門言。有。
바라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迦葉言。以何緣知。
가섭이 말했다.
“어떤 연유로 아는가?”
婆羅門言。我所封村人有作賊者。伺察所得。將詣我所。語我言。此人爲賊。唯願治之。我勅左右。將此人以稱稱之。侍者受命。即以稱稱。又告侍者。汝將此人安徐殺之。勿損皮肉。即受我敎。殺之無損。我復勅左右。更重稱之。乃重於本。迦葉。生稱彼人。識神猶在。顔色悅豫。猶能言語。其身乃輕。死已重稱。識神已滅。無有顔色。不能語言。其身更重。我以此緣。知無他世。
바라문이 말했다.
“제가 봉작받은 마을에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경관이 붙잡아 내 처소로 데리고 와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원컨대 이 사람을 다스려 주십시오."
나는 측근 사람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저울로 달아 보아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명령을 받고 곧 저울로 달았습니다. 나는 또 시중드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편안하게 그를 죽이되 가죽과 살에 상처를 내지 말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내 명령을 받고 곧 그를 죽이되 상처를 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시 좌우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그것을 다시 달아보았는데 그것은 본래보다 무거웠습니다. 가섭이여, 그를 산 채로 달았을 때에는 그는 식신(識神)이 아직 있어 안색이 아름답고 또 능히 말까지 했는데 그 몸은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그를 죽여 다시 달았을 때에는 식신은 이미 없어져 안색도 없어지고 또 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 몸은 더 무거웠습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迦葉語婆羅門。吾今問汝。隨意答我。如人稱鐵。先冷稱已。然後熱稱。何有光色柔軟而輕。何無光色堅革而重。
가섭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내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그대는 생각대로 내게 대답하라. 사람이 쇠를 달아보는 것과 같다. 먼저 차가울 때 달아보고 다음에 뜨거울 때 달아보면 어떤 것이 광택[光色]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우며, 어떤 것이 광택이 없고 단단하며 무거운가?”
婆羅門言。熱鐵有色。柔軟而輕。冷鐵無色。剛强而重。
바라문이 말했다.
“뜨거운 쇠는 빛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고, 차가운 쇠는 빛이 없고 단단하며 무겁습니다.”
迦葉語言。人亦如是。生有顔色。柔軟而輕。死無顔色。剛强而重。以此可知。必有他世。
가섭이 말했다.
“사람도 그와 같다. 살아서는 안색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지만, 죽으면 안색도 없고 단단하며 무겁다.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婆羅門言。汝雖引喩說有他世。如我所見。必無有也。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틀림없이 없습니다.”
迦葉言。汝復有何緣。知無他世。
가섭이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婆羅門答言。我有親族。遇患篤重。時。我到彼語言。扶此病人。令右脇臥。視瞻.屈伸.言語如常。又使左臥。反覆宛轉。屈伸.視瞻.言語如常。尋即命終。吾復使人扶轉。左臥右臥。反覆諦觀。不復屈伸.視瞻.言語。吾以是知。必無他世。
바라문이 대답했다.
“저에겐 병이 들어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거기 가서 말했습니다.
"이 병자를 부축해 오른쪽으로 눕혀라."
그러자 바라보는 것이나 굽히고 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또 왼쪽으로 눕히게도 하였고 뒤엎게도 하였으며, 뒹굴게도 하였는데 굽히고 펴는 것이나 바라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그가 곧 죽자 나는 다시 사람을 시켜 부축해 굴리게 하고 왼쪽으로 눕히고 오른쪽으로 눕히고 뒤엎게도 하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다시는 굽혀 펴거나 바라보거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迦葉復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今當爲汝引喩。昔有一國不聞貝聲。時有一人善能吹貝。往到彼國。入一村中。執貝三吹。然後置地。時。村人男女聞聲驚動。皆就往問。此是何聲。哀和淸徹乃如是耶。彼人指貝曰。此物聲也。時。彼村人以手觸貝曰。汝可作聲。汝可作聲。貝都不鳴。其主即取貝三吹置地。時。村人言。向者。美聲非是貝力。有手有口。有氣吹之。然後乃鳴。人亦如是。有壽有識。有息出入。則能屈伸.視瞻.語言。無壽無識。無出入息。則無屈伸.視瞻.語言。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고동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 때 고동을 잘 부는 어떤 사람이 그 나라에 가서 한 마을에 들어가 고동을 쥐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놓아두었다. 그러자 그 마을 사람들 남녀 모두가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모두 가서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기에 이처럼 애절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트였습니까?"
그 사람은 고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물건의 소리입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손을 고동에 대보면서 말했다.
"너는 소리를 내어라, 너는 소리를 내어라."
그러나 고동은 전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주인은 곧 고동을 들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내려놓았다. 그 때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전에 그 아름다운 소리는 이 고동의 힘이 아니라 손이 있고 입이 있고 기운이 있어서 그것을 분 뒤에야 비로소 고동이 우는구나."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목숨이 있고 식(識)이 있고 숨결[息]의 출입이 있어야 곧 능히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목숨이 없고 식이 없고 출입하는 숨결이 없으면 곧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없다.”
又語婆羅門。汝今宜捨此惡邪見。勿爲長夜自增苦惱。
또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 사악(邪惡)한 소견을 버리고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스스로 고뇌를 더하지 말라.”
婆羅門言。我不能捨。所以然者。我自生來長夜諷誦。翫習堅固。何可捨耶。
바라문이 말했다.
“나는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외우고 익혀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迦葉復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當更爲汝引喩。乃往久遠有一國土。其土邊壃。人民荒壞。彼國有二人。一智一愚。自相謂言。我是汝親。共汝出城。採侶求財。即尋相隨。詣一空聚。見地有麻即語愚者。共取持歸。時。彼二人各取一擔。復過前村。見有麻縷。其一智者言。麻縷成功。輕細可取。其一人言。我已取麻。繫縛牢固。不能捨也。其一智者即取麻縷。重擔而去。復共前進。見有麻布。其一智者言。麻布成功。輕細可取。彼一人言。我以取麻。繫縛牢固。不能復捨。其一智者即捨麻縷取布自重。復共前行。見有劫貝。其一智者言。劫貝價貴。輕細可取。彼一人言。我已取麻。繫縛牢固。齎來道遠。不能捨也。時。一智者即捨麻布而取劫貝。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주겠다.
먼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그 땅은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 나라에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지혜롭고 다른 한 사람은 어리석었다. 그들이 서로 말했다.
"나는 당신의 친구요, 우리 함께 성을 나가 짝이 되어 재물을 구해봅시다."
그들은 곧 짝을 이루어 다니다가 길가의 어떤 빈터에 이르러 삼[麻]이 있는 것을 보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것을 가지고 함께 돌아가자."
그 때 그 두 사람은 각각 한 짐씩 메고 다시 앞마을을 지나다가 삼실[麻縷]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삼실은 공력이 들어간 데다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무거운 짐을 버리고 삼실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삼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이 삼베는 공력이 들어간 데다 또한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삼실을 버리고 삼베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스스로 소중히 여겼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솜[劫貝]이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솜은 값이 비싸고 또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 때 그 지혜로운 사람은 곧 삼베를 버리고 솜을 가졌다.
如是前行。見劫貝縷。次見白疊。次見白銅。次見白銀。次見黃金。其一智者言。若無金者。當取白銀。若無白銀。當取白銅。乃至麻縷。若無麻縷。當取麻耳。今者此村大有黃金。眾寶之上。汝宜捨麻。我當捨銀。共取黃金。自重而歸。彼一人言。我取此麻。繫縛牢固。齎來道遠。不能捨也。汝欲取者。自隨汝意。其一智者捨銀取金。重擔而歸其家。親族遙見彼人大得金寶。歡喜奉迎。時。得金者見親族迎。復大歡喜。其無智人負麻而歸居家。親族見之。不悅亦不起迎。其負麻者倍增憂愧。婆羅門。汝今宜捨惡習邪見。勿爲長夜自增苦惱。如負麻人執意堅固。不取金寶。負麻而歸。空自疲勞。親族不悅。長夜貧窮。自增憂苦也。
이렇게 앞으로 가다가 솜실을 보았고 다음에 흰 천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백동(白銅)을 보았고, 다음에는 백은(白銀)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황금을 보았다. 그 지혜로운 이는 말했다.
"만일 금이 없으면 백은을 취하고 만일 백은이 없으면 백동(白銅)에서부터 나아가 삼실에 이르기까지라도 가질 것이요, 만일 삼실이 없으면 삼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오. 그러나 이제 이 마을에 숱한 보배 중에 제일가는 황금이 많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삼을 버리시오. 나도 마땅히 백은을 버리겠소. 그리고 우리 함께 황금을 취해 스스로 소중히 여기며 돌아갑시다."
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또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대나 가지고 싶으면 당신 뜻대로 가지시오."
그 지혜로운 이는 은을 버리고 황금을 취해 한 짐 잔뜩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족은 멀리서 그 사람이 많은 황금을 얻은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맞이했다. 그 때 황금을 얻은 사람은 친족이 맞이하는 것을 보고 다시 크게 기뻐했다. 그러나 저 지혜 없는 사람은 삼을 지고 돌아왔다. 친족들은 그것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했고 또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았다. 그 삼을 지고 온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하고 번민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이제 그 좋지 않은 습관과 삿된 소견을 버려 긴 세월 동안 스스로 고뇌를 더하도록 하지 말라. 그것은 마치 저 삼을 진 사람이 고집이 세어 금을 취하지 않고 삼을 지고 돌아왔다가 부질없이 스스로 피로하고 친족들이 기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빈궁하여 스스로 걱정과 고통을 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婆羅門言。我終不能捨此見也。所以者何。我以此見多所敎授。多所饒益。四方諸王皆聞我名。亦盡知我是斷滅學者。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끝내 이 견해를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이 견해로 남을 많이 가르쳤고 또 이익 되는 바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방의 모든 왕들은 모두 내 이름만 들어도 모두 제가 단멸(斷滅)을 주장하는 학자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迦葉復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當更爲汝引喩。乃往久遠有一國土。其土邊壃。人民荒壞。時有商人。有千乘車。經過其土。水穀.薪草不自供足。時商主念言。我等伴多。水穀.薪草不自供足。今者寧可分爲二分。其一分者於前發引。其前發導師見有一人。身體麤大。目赤面黑。泥塗其身。遙見遠來。即問。汝從何來。報言。我從前村來。又問彼言。汝所來處。多有水穀.薪草不耶。其人報言。我所來處。豊有水穀。薪草無乏。我於中路逢天暴雨。其處多水。亦豊薪草。又語商主。汝曹車上若有穀草。盡可捐棄。彼自豊有。不須重車。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잘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오랜 옛날에 어떤 국토가 있었는데 그 국토는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 때 천 대의 수레를 끌고 상인들이 그 국토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물과 곡식과 땔감을 자급할 수가 없었다. 그 때 상인의 우두머리가 생각했다.
"우리 일행은 사람은 많고 물과 곡식과 땔감은 자급할 수가 없으니, 이제 차라리 두 패로 가르자."
그리하여 그 한 무리는 먼저 출발했다. 먼저 출발한 무리의 길잡이가, 몸이 크고 눈이 붉고 얼굴은 검은데 그 몸에는 진흙을 바른 어떤 사람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그는 대답했다.
"나는 앞마을에서 온다."
또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 사람은 대답했다.
"내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이 있어 모자라지 않았다. 나는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또 땔감도 풍부했다."
또 상인의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수레에 만일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모두 버려라. 저기는 그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時。彼商主語眾商言。吾向前行。見有一人。目赤面黑。泥塗其身。我遙問言。汝從何來。即答我言。我從前村來。我尋復問。汝所來處。豊有水穀.薪草不也。答我言。彼大豊耳。又語我言。向於中路。逢天暴雨。此處多水。又豊薪草。復語我言。君等車上若有穀草。盡可捐棄。彼自豊有。不須重車。汝等宜各棄諸穀草。輕車速進。即如其言。各共捐棄穀草。輕車速進。如是一日不見水草。二日.三日。乃至七日。又復不見。時。商人窮於曠澤。爲鬼所食。
그러자 상인의 우두머리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아까 앞서가다가 어떤 사람을 보았는데, 그는 눈이 붉고 얼굴은 검으며, 그 몸에는 진흙을 바르고 있었다. 내가 그를 만나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그는 곧 내게 대답했다. 나는 앞마을에서 온다.
나는 또 물었다. 네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는 내게 대답했다. 그곳에는 넉넉하게 많이 있다.
그리고 또 내게 말했다.
전에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또 땔감도 풍부했다.
그는 다시 내게 말했다.
만일 그대들 수레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그것을 모두 버려라. 거기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너희들은 각각 모든 곡식과 땔감을 버리고 수레를 가볍게 하여 빨리 가도록 하자."
그러자 곧 그의 말대로 각자 모든 곡식과 땔감을 버리고 수레를 가볍게 하여 빨리 나아갔다. 이렇게 하여 하루를 지나갔는데도 물과 땔감이 보이지 않았고, 3일, 4일 나아가 7일을 가도 역시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상인들은 넓은 늪에서 헤매다가 귀신에게 잡혀 먹혔다.
其後一部。次復進路。商主時前復見一人。目赤面黑。泥塗其身。遙見問言。汝從何來。彼人答言。從前村來。又問。汝所來處。豊有水穀.薪草不耶。彼人答曰。大豊有耳。又語商主。吾於中路。逢天暴雨。其處多水。亦豊薪草。又語商主。君等車上若有穀草。便可捐棄。彼自豊有。不須重車。
그 뒤에 다른 한 무리가 또 길을 떠났는데 그 상인들의 우두머리가 또 어떤 사람을 보았다. 눈은 붉고 얼굴은 검으며 그 몸은 진흙으로 발랐다. 그를 만나자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느냐?"
그 사람은 대답했다.
"앞마을에서 온다."
또 물었다.
"네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 사람은 대답했다.
"매우 많았다."
그는 또 상인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나는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땔감도 풍부했다."
그리고 또 상인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만일 그대들의 수레 위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그것들을 모두 버려라. 거기에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時。商主還語諸商人言。吾向前行。見有一人。道如此事。君等車上若有穀草。可盡捐棄。彼自豊有。不須重車。時。商主言。汝等穀草愼勿捐棄。須得新者然後當棄。所以者何。新陳相接。然後當得度此曠野時。彼商人重車而行。如是一日不見水草。二日.三日至于七日。又亦不見。但見前人爲鬼所食。骸骨狼藉。
그 때 상인 우두머리는 돌아와 모든 상인들에게 말했다.
"내가 아까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만일 그대들의 수레 위에 곡식이나 땔감이 있거든 모두 버려라. 저기는 그런 것들이 풍부하니 구태여 수레를 무겁게 할 필요가 없다.)
그 때 상인 우두머리가 말했다.
"너희들은 부디 곡식이나 땔감을 버리지 말라. 모름지기 새것을 얻은 뒤에 그것을 버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 하면 새 것과 묵은 것이 서로 연이어진 뒤에라야 비로소 이 광야를 건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일, 3일 나아가 7일 동안 그 상인들은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갔다.
이렇게 하루를 가도 물과 땔감은 보이지 않았고 2일, 3일 나아가 7일을 가도 역시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귀신에게 먹힌 앞 사람들의 해골이 흩어져 있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婆羅門。彼赤眼黑面者。是羅剎鬼也。諸有隨汝敎者。長夜受苦。亦當如彼。前部商人無智慧故。隨導師語。自沒其身。婆羅門。諸有沙門.婆羅門。精進智慧。有所言說。承用其敎者。則長夜獲安。如彼後部商人有智慧故。得免危難。婆羅門。汝今寧可捨此惡見。勿爲長夜自增苦惱。
바라문이여,
저 눈이 붉고 얼굴이 검은자는 나찰귀(羅刹鬼)였다. 그대의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긴긴 세월 동안 고통을 받는 것도 또한 마땅히 저들과 같을 것이다. 앞에 떠난 상인들은 지혜가 없었기 때문에 길잡이의 말을 따랐다가 그 자신을 스스로 멸망시킨 것이다.
바라문이여,
열심히 정진하고 지혜가 있는 저 사문 바라문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곧 긴긴 세월 동안 안락을 얻을 것이다. 저 나중의 상인 무리들은 지혜가 있었기 때문에 위험과 어려움을 면할 수 있었으니,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제 차라리 그 악한 소견을 버려 긴긴 세월 동안 스스로 고뇌만 늘어나게 하지 말라.”
婆羅門言。我終不能捨所見也。設有人來强諫我者。生我忿耳。終不捨見。
바라문은 말했다.
“저는 끝내 제 견해를 버릴 수 없습니다. 설령 어떤 사람이 와서 억지로 저에게 충고하더라도 제 분노만 살 뿐 저는 끝내 제 견해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迦葉又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當復爲汝引喩。乃昔久遠有一國土。其土邊壃。人民荒壞。時有一人。好喜養猪。詣他空村。見有乾糞。尋自念言。此處饒糞。我猪豚飢。今當取草裹此乾糞。頭戴而歸。即尋取草。裹糞而戴。於其中路。逢天大雨。糞汁流下。至于足跟。眾人見已。皆言。狂人。糞除臭處。正使天晴。尙不應戴。況於雨中戴之而行。其人方怒。逆罵詈言。汝等自癡。不知我家猪豚飢餓。汝若知者。不言我癡。婆羅門。汝今寧可捨此惡見。勿守迷惑。長夜受苦。如彼癡子戴糞而行。眾人訶諫。逆更瞋罵。謂他不知。
* 리 : 詈 (꾸짖을 리) 욕하다.
가섭이 또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해주겠다.
오랜 옛날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는 변방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백성들마저 피폐하였다. 그 때 돼지를 잘 기르는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다른 빈 마을에 갔다가 마른 똥이 있는 것을 보고 혼자 생각했다.
"여기엔 똥이 흔한데 우리 돼지들은 굶주리고 있다. 나는 이제 이 마른 똥을 풀에 싸서 머리에 이고 가리라."
그는 곧 풀을 뜯어 똥을 싸서 머리에 이고 가는데 도중에 큰 비를 만나 똥물이 흘러내려 발꿈치에까지 이르렀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다들 말했다.
"미친 사람이로군. 똥을 발라[塗] 냄새를 풍기다니……. 냄새나는 똥은 맑은 날에도 이고 가지 않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비오는 날에 그것을 이고 가다니."
* 똥을 발라[塗]: 원문에는 "糞除 제(除)"자로 되어 있으나 이것으로는 문맥이 통하지 않고 『불광대장경(佛光大藏經)』각주에 의하면 송(宋)ㆍ원(元)ㆍ명(明) 3본(本)에는 "칠할 도(塗)"자로 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문맥상 더 잘 통하므로 이를 따랐다.
그러자 그 사람은 버럭 화를 내며 도리어 꾸짖었다.
"너희들은 어리석어 우리 집 돼지가 굶는 것을 모른다. 너희들이 만일 그런 줄을 안다면 나를 어리석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제 그 나쁜 견해를 버려야 한다. 미혹(迷惑)된 생각을 고집하여 기나긴 세월 동안 고통을 받는 일이 없게 하라. 그대는 저 어리석은 자가 똥을 이고 가는 것과 같다. 그는 여러 사람의 꾸지람을 듣고도 도리어 욕하고 꾸짖으면서 그들이 무지하다고 한다.”
婆羅門語迦葉言。汝等若謂行善生天。死勝生者。汝等則當以刀自刎。飮毒而死。或五縛其身。自投高岸。而今貪生不能自殺者。則知死不勝生。
바라문이 가섭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만일 선(善)을 행하면 하늘에 나게 되나니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면 당신들은 마땅히 칼로써 스스로 목을 찌르던지 독약을 마시고 죽던지 혹은 몸을 다섯 가지로 묶어 스스로 높은 벼랑에서 떨어지던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삶을 탐하여 스스로 죽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곧 죽는 것이 사는 것보다 낫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迦葉復言。諸有智者。以譬喩得解。我今當更爲汝引喩。昔者。此斯波醯村有一梵志。耆舊長宿。年百二十。彼有二妻。一先有子。一始有娠。時。彼梵志未久命終。其大母子語小母言。所有財寶。盡應與我。汝無分也。時小母言。汝爲小待。須我分娠。若生男者。應有財分。若生女者。汝自嫁娶。當得財物。彼子慇懃再三索財。小母答如初。其子又逼不已。時彼小母即以利刀自決其腹。知爲男女。
가섭은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또한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옛날 이 사파혜촌(斯波醯村)에 한 범지(梵志) 기구장숙(耆舊長宿:나이 많고 덕망 있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의 나이 120 살이었다. 그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는데 한 명은 먼저 난 아들이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처음으로 아이를 배고 있었다. 그 때 그 범지는 오래지 않아 목숨을 마쳤다. 그러자 그 큰 어머니의 아들이 작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가지고 있는 재보(財寶)는 모두 내게 주어야 마땅할 것이오. 당신의 몫은 없소."
그러자 작은 어머니가 말했다.
"너는 내가 몸을 풀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라. 만일 아들을 낳거든 마땅히 재물을 나누어야 할 것이고, 만일 딸을 낳거든 네가 장가들어 데리고 살면서 그 재물을 몽땅 가지거라."
그러나 전처의 아들은 은근히 두 번 세 번 재물을 요구했고, 작은 어머니는 처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 아들의 강압에 못 이겨, 작은 어머니는 곧 예리한 칼로 스스로 자신의 배를 갈라 아들인가 딸인가를 알아보려고 했다.”
語婆羅門言。母今自殺。復害胎子。汝婆羅門。亦復如是。旣自殺身。復欲殺人。若沙門.婆羅門。精勤修善。戒德具足。久存世者。多所饒益。天人獲安。吾今末後爲汝引喩。當使汝知惡見之殃。昔者。此斯波醯村有二伎人。善於弄丸。二人角伎。一人得勝。時。不如者語勝者言。今日且停。明當更共試。其不如者即歸家中。取其戱丸。塗以毒藥。暴之使乾。明持此丸詣勝者所。語言。更可角伎。即前共戱。先以毒丸授彼勝者。勝者即吞。其不如者復授毒丸。得已隨呑。其毒轉行。擧身戰動。
다시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 어머니는 이렇게 자살함으로써 또 태아에게 해를 가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또한 그와 같다. 이미 자신을 죽이고 또 남을 죽이려 하고 있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 꾸준히 힘써 선(善)을 닦고 계덕(戒德)을 두루 갖추어 이 세상에 오래 산다면 많은 이익을 주어 천상과 인간이 안락을 얻을 것이다.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서 마땅히 그대에게 나쁜 견해의 재앙을 알게 하리라.
옛날 이 사파혜촌에 구슬을 잘 다루는 두 재주꾼이 있었다. 그 두 사람이 재주를 다투어 한 사람이 이겼다. 그러자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말했다.
"오늘은 그만 하고 내일 다시 시합하자."
진 사람은 곧 집으로 돌아가 놀이 구슬에 독약을 발랐다. 이튿날 그것을 가지고 이긴 사람에게 가서 말했다.
"다시 재주를 겨뤄보자."
그리고 곧 앞으로 나아가 함께 놀았다. 그는 먼저 독약을 바른 구슬을 이긴 사람에게 주었고, 이긴 사람은 곧 그것을 입에 물었다. 진 사람이 다시 구슬을 주자 그는 곧 입에 물었다. 그러자 그 독기가 온몸에 퍼져 몸이 떨렸다.
時。不如者以偈罵曰。
吾以藥塗丸 而汝呑不覺
小伎汝爲呑 久後自當知
그 때 진 사람이 게송으로 꾸짖었다.”
내가 구슬에 독약을 발랐는데
너는 입에 물고도 깨닫지 못하는구나.
조그마한 재주를 가진 네가 삼킨 것을
오랜 뒤에는 마땅히 저절로 알게 되리.
迦葉語婆羅門言。汝今當速捨此惡見。勿爲專迷。自增苦毒。如彼伎人。呑毒不覺。
가섭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빨리 그 나쁜 견해를 버려 미혹된 생각을 고집하면서 스스로 고통의 독을 더하게 하지 말라. 너는 마치 저 재주꾼이 독을 삼키고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時。婆羅門白迦葉言。尊者初設月喩。我時已解。所以往返。不時受者。欲見迦葉辯才智慧。生牢固信耳。我今信受。歸依迦葉。
그 때 바라문이 가섭에게 말했다.
“존자(尊者)시여, 당신이 처음 달에 비유해 말씀하셨을 때, 저는 이미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몇 번이나 되풀이하면서 당장 받아들이지 않은 까닭은 가섭의 말솜씨[辯才]와 지혜를 보고 굳건한 믿음을 얻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 가섭께 귀의하겠습니다.”
迦葉報言。汝勿歸我。如我所歸無上尊者。汝當歸依。
가섭이 대답했다.
“그대는 내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위없이 존귀한 분[無上尊者]께 그대도 마땅히 귀의해야 하리라.”
婆羅門言。不審所歸無上尊者。今爲所在。
바라문도 말했다.
“귀의해야 할 위없이 존귀한 분은 지금 어디 계신지요?”
迦葉報言。今我師世尊。滅度未久。
가섭도 대답했다.
“지금 나의 스승이신 세존께서 멸도(滅度)하신 지 오래되지 않았다.”
婆羅門言。世尊若在。不避遠近。其當親見。歸依禮拜。今聞迦葉言。如來滅度。今即歸依滅度如來及法.眾僧。迦葉。聽我於正法中爲優婆塞。自今已後。盡壽不殺.不盜.不淫.不欺.不飮酒。我今當爲一切大施。
바라문은 말했다.
“세존께서 만일 계신다면 멀고 가까움을 가리지 않고 마땅히 직접 뵙고 귀의하고 예배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가섭의 말씀을 들으면 여래께서는 이미 멸도 하셨다 하니 그러면 이제 곧 멸도하신 여래와 법과 스님들께 귀의하고자 합니다. 가섭이시여, 제가 정법(正法) 가운데서 우바새(優婆塞)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不殺], 도둑질하지 않으며[不盜], 간음하지 않고[不?], 속이지 않으며[不欺], 술을 마시지 않고[不飮酒], 또 나는 마땅히 일체 중생들에게 큰 보시를 하겠습니다.”
迦葉語言。若汝宰殺眾生。撾打僮僕。而爲會者。此非淨福。又如磽确薄地。多生荊棘。於中種植。必無所獲。汝若宰殺眾生。撾打僮僕。而爲大會。施邪見眾。此非淨福。若汝大施。不害眾生。不以杖楚加於僮僕。歡喜設會。施淸淨眾。則獲大福。猶如良田。隨時種植。必獲果實。
가섭이 말했다.
“만일 그대가 중생을 살해하고 하인들을 때린다면 아무리 모임[會]을 가진다 해도 그것은 청정한 복이 되지 않을 것이니, 이는 또 자갈이 많은 메마른 땅에 게다가 가시덩쿨이 많이 나서 우거진 그런 곳에 씨를 뿌려도 반드시 얻는 것이 없는 것과 같다.
그대가 만일 중생을 살해하고 하인들을 때리면서 큰 모임을 열어 삿된 견해를 가진 대중에게 보시한다면 그것은 청정한 복이 아니다. 그러나 만일 그대가 크게 보시를 행하고 중생을 해치지 않으며 회초리로 종들을 때리지 않고 기쁘게 모임을 열어 청정한 대중에게 보시한다면 곧 큰 복을 거둘 것이다. 그것은 마치 좋은 밭에 때맞추어 종자를 뿌리면 반드시 그 열매를 얻는 것과 같다.”
迦葉。自今已後。常淨施眾僧。不令斷絶。
“가섭이여, 저는 지금부터 항상 스님들께 청정한 보시를 행하되 단절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時。有一年少梵志。名曰摩頭在弊宿後立。弊宿顧語曰。吾欲設一切大施。汝當爲我經營處分。
그 때 한 젊은 범지가 있었는데 이름을 마두(摩頭)라고 했다. 그는 폐숙의 뒤에 서 있었다. 폐숙이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지금 일체 중생에게 큰 보시를 베풀고자 한다. 너는 마땅히 나를 위하여 경영하고 처리하라.”
時。年少梵志聞弊宿語已。即爲經營。爲大施已。而作是言。願使弊宿今世.後世不獲福報。
그 때 젊은 범지는 폐숙의 말을 듣고 곧 큰 보시를 위해 경영하였고, 그 일을 마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폐숙이 금생이나 후생에 복의 과보를 얻지 않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時。弊宿聞彼梵志經營施已。有如是言。願使弊宿今世.後世不獲果報。即命梵志而告之曰。汝當有是言耶。
그 때 폐숙은 저 범지가 경영해 보시를 마치고 "폐숙이 금생이나 후생에 복의 과보를 얻지 않게 되기를 바라나이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는 곧 범지에게 명령해 말했다.
“네가 분명 그런 말을 했는가?”
答曰。如是。實有是言。所以然者。今所設食。麤澁弊惡。以此施僧。若以示王。王尙不能以手暫向。況當食之。現在所設。不可喜樂。何由後世得淨果報。王施僧衣純以麻布。若以示王。王尙不能以足暫向。況能自著。現在所施。不可喜樂。何由後世得淨果報。
* 況 : 况 의대치(하물며 황)
그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런 말을 했습니다. 왜냐 하면 지금 베푼 음식은 모두 거칠고 떫고 아주 나쁜 것인데 그것을 스님들께 보시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것을 왕께서 보셨다면 왕께서는 오히려 잠깐이라도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인데 하물며 그것을 드시겠습니까?
현재에 베푼 것은 기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못되는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후세에 청정한 과보를 얻겠습니까? 왕께서는 스님의 옷을 보시할 때 순 삼베로써 하였습니다. 만일 그것을 왕께서 보셨다면 왕께서는 오히려 잠깐이라도 발을 대지 않았을 것인데, 하물며 그것을 직접 입으시겠습니까? 현재 보시한 것은 기쁘고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닌데 무엇으로 말미암아 후세에 청정한 과보를 얻겠습니까?”
時。婆羅門又告梵志。自今已後。汝以我所食.我所著衣以施眾僧。
그 때 바라문 폐숙은 또 젊은 범지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너는 내가 먹는 음식, 내가 입는 옷으로 스님들께 보시하라.”
時。梵志即承敎旨。以王所食.王所著衣供養眾僧。時。婆羅門設此淨施。身壞命終。生一下劣天中。梵志經營會者。身壞命終。生忉利天。
그 때 젊은 바라문은 분부를 받고 곧 왕이 먹는 음식과 왕이 입는 옷으로 여러 스님들께 공양했고 그 범지는 이 청정한 보시를 행한 뒤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한 단계 하열한 하늘[一下劣天]에 태어났다.
그리고 그 모임을 경영한 범지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고는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다.
* 도리천(忉利天, Trāyastriṃśa)은 음역하여 다라야등릉사(多羅夜登陵舍) 또는 달리야달리사(怛唎耶怛唎奢)라고도 하며, 의역하여 33천(三十三天)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우주론에 따르면, 도리천은 6욕천(六欲天) 가운데 두 번째 하늘[天]로, 수미산(須彌山)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수미산 정상에는 동서남북 4방에 천인(天人)들이 사는 각각 8개씩의 천성(天城)이 있으며, 중앙에는 제석천(帝釋天, Śakra, Indra, 인드라)이 사는 선견성(善見城)이 있어 33천이라고 한다. 도리천의 천인들의 수명은 1000세이고, 도리천의 하루가 인간세상의 100년이다.
爾時。弊宿婆羅門.年少梵志及斯婆醯婆羅門.居士等。聞童女迦葉所說。歡喜奉行。
이 때 폐숙 바라문과 젊은 범지 및 사파혜촌의 바라문ㆍ거사들은 동녀 가섭의 말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받들어 행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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