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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道德經/노자 道德經

노자 도덕경(老子 道德經) 11장~20장

by 산산바다 2014. 2. 28.

산과바다 

 


 

상편 (1장-37장)

 

 

노자 도덕경(老子 道德經) 11장~20장

 

 

11장

三十輻共一(삼십폭공일) : 서른 개 바퀴살이 한 군데로 모여 바퀴통을 만드는데

當其無有車之用(당기무유차지용)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수레의 쓸모가 생겨난다.

埏埴以爲器(연식이위기) :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當其無有器之用(당기무유기지용)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그릇의 쓸모가 생겨난다.

鑿戶?以爲室(착호유이위실) :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當其無有室之用(당기무유실지용) : 그 가운데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방의 쓸모가 생겨난다.

故有之以爲利(고유지이위리) : 그러므로 있음은 이로움을 위한 것이지만

無之以爲用(무지이위용) : 없음은 쓸모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다.

서른 개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으로 모인다. 그 바퀴통 속의 빔에 수레의 쓰임이 있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든다. 그 그릇의 빔에 그릇의 쓰임이 있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든다. 그 방의 빔에 방의 쓰임이 있다. 그러므로 있음의 이로움은 없음의 쓰임이 있기 때문이다.



12장

五色令人目盲(오색령인목맹) : 다섯 가지 색깔로 사람의 눈이 멀게 되고

五音令人耳聾(오음령인이롱) : 다섯 가지 음으로 사람의 귀가 멀게 되고

五味令人口爽(오미령인구상) : 다섯 가지 맛으로 사람의 입맛이 고약해진다.

馳騁畋獵令人心發狂(치빙전렵령인심발광) : 말달리기 사냥하기로 사람의 마음이 광분하고

難得之貨令人行妨(난득지화령인행방) : 얻기 어려운 재물로 사람의 행동이 그르게 된다.

是以聖人爲腹(시이성인위복) : 성인은 배를 위하고

不爲目(불위목) : 눈을 위하지 않는다.

故去彼取此(고거피취차) : 그러므로 후자는 뒤로하고 전자를 취한다.

갖가지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갖가지 음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고, 갖가지 맛은 사람의 입을 버리게 한다. 말달리며 사냥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든다.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행동을 어지럽게 만든다. 그러하므로 성인은 배가 되지 눈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13장

寵辱若驚(총욕약경) :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하고

貴大患若身(귀대환약신) :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기라

何謂寵辱若驚(하위총욕약경) :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한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寵爲下(총위하) : 낮아짐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得之若驚(득지약경) : 수모를 당해도 신기한 것

失之若驚(실지약경) :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신기한 것

是謂寵辱若驚(시위총욕약경) : 이것을 일러 수모를 신기한 것처럼 좋아한다고 한다.

何謂貴大患若身(하위귀대환약신) : 고난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함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吾所以有大患者(오소이유대환자) : 고난을 당하는 까닭은

爲吾有身(위오유신) :내 몸이 있기 때문

及吾無身(급오무신) : 내 몸이 없어진다면

吾有何患(오유하환) : 무슨 고난이 있겠는가?

故貴以身爲天下(고귀이신위천하) : 내 몸 바쳐 세상을 귀히 여기는 사람

若可寄天下(약가기천하) : 가히 세상을 맡을 수 있고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

若可託天下(약가탁천하) : 가히 세상을 떠맡을 수 있을 것이다.

총애를 받으나 욕을 받으나 다 같이 놀란 것 같이 하라. 큰 걱정을 귀하게 여기기를 내 몸과 같이 하라. 총애를 받으나 욕을 받으나 다 같이 놀란 것 같이 하란 말은 무엇을 일컬음인가? 총애는 항상 욕이 되기 마련이니 그것을 얻어도 놀란 것처럼 할 것이요. 그것을 잃어도 놀란 것처럼 할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총애를 받으나 욕을 받으나 늘 놀란 것 같이 하라 한 것이다. 큰 걱정을 귀하게 여기기를 내 몸과 같이 하란 말은 무엇을 일컬음인가? 나에게 큰 걱정이 있는 까닭은 내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몸이 없는데 이르면 나에게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는 것처럼 천하를 귀하게 여기는 자에겐 정녕코 천하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몸을 아끼는 것처럼 천하를 아끼는 자에겐 정녕코 천하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14장

視之不見(시지불견) :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名曰夷(명왈이) : 이름하여 <이>라 하여 보자

聽之不聞(청지불문) :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名曰希(명왈희) : 이름하여 <희>라 하여 보자

搏之不得(박지불득) : 잡아도 잡히지 않는 것을

名曰微(명왈미) : 이름하여 <미>라 하여 보자

此三者(차삼자) : 이 세 가지로도

不可致詰(불가치힐) : 밝혀 낼 수 없는 것

故混而爲一(고혼이위일) : 그래서 세 가지가 하나로 혼연 일체를 이룬 상태

其上不曒(기상불교) : 그 위라서 더 밝은 것도 아니고

其下不昧(기하불매) : 그 아래라서 더 어두운 것도 아니다.

繩繩不可名(승승불가명) : 끝없이 이어지니 무어라 이름 붙일 수도 없다.

復歸於無物(복귀어무물) : 결국, <없음>의 세계로 돌아간다.

是謂無狀之狀(시위무상지상) : 이를 일러 <모양 없는 모양>이고

無物之象(무물지상) : <아무것도 없음의 형상>이라 한다.

是謂惚恍(시위홀황) : 이것을 <황홀>이라 하겠다.

迎之不見其首(영지불견기수) : 앞에서 맞아도 그 머리를 볼 수 없고

隨之不見其後(수지불견기후) : 뒤에서 좇아도 그 뒤를 볼 수 없다.

執古之道(집고지도) : 태고의 도를 가지고

以御今之有(이어금지유) : 오늘의 일을 처리하라

能知古始(능지고시) : 태고의 시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是謂道紀(시위도기) : 이를 일컬어 <도의 실마리>라 한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이라 하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희라 하고,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미라 한다. 이·의·미 이 셋은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다. 그러므로 뭉뚱그려 하나로 삼는다. 그 위는 밝지 아니하고, 그 아래는 어둡지 아니하다.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데 이름 할 수 없도다. 다시 물체 없는 데로 돌아가니 이를 일컬어 모습 없는 모습이요. 물체 없는 형상이라 한다. 이를 일컬어 <홀황>하다 하도다. 앞에서 맞이하여도 그 머리가 보이지 않고, 뒤에서 따라가도 그 꼬리가 보이지 않는다. 예의 도를 잡어 오늘의 있음을 제어한다. 능히 옛 시작을 파악하니 이를 일컬어 도의 벼리라 한다.



15장

古之善爲士者(고지선위사자) : 도를 체득한 훌륭한 옛사람은

微妙玄通(미묘현통) : 미묘현통하여

深不可識(심불가식) :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夫唯不可識(부유불가식) : 그 깊이를 알 수 없으니

故强爲之容(고강위지용) : 드러난 모습을 가지고 억지로 형용을 하라 한다면

豫焉若冬涉川(예언약동섭천) : 겨울에 강을 건너듯 머뭇거리고

猶兮若畏四隣(유혜약외사린) : 사방의 이웃을 대하듯 주춤거리고

儼兮其若容(엄혜기약용) : 손님처럼 어려워하고

渙兮若氷之將釋(환혜약빙지장석) : 녹으려는 얼음처럼 맺힘이 없고

敦兮其若樸(돈혜기약박) :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하고

曠兮其若谷(광혜기약곡) : 계곡처럼 트이고

混兮其若濁(혼혜기약탁) : 흙탕물처럼 탁하다.

孰能濁以靜之徐淸(숙능탁이정지서청) : 누가 탁한 것을 고요히 하여 점점 맑아지게 할 수 있을까?

孰能安以久動之徐生(숙능안이구동지서생) : 누가 능히 가만히 있던 것을 움직여 점점 생동하게 할 수 있을까?

保此道者(보차도자) : 도를 체득한 사람은

不欲盈(불욕영) :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夫唯不盈(부유불영) : 채워지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故能蔽不新成(고능폐불신성) : 멸망하지 않고 영원히 새로워진다.

예부터 도를 잘 실천하는 자는 세미하고 묘하며 가믈하고 통한다. 너무 깊어 헤아릴 길 없다. 대저 오로지 헤아릴 길 없어 억지로 다음과 같이 형용한다. 머뭇거리네, 겨울에 살얼음 냇가를 건너는 것 같고. 쭈물거리네, 사방의 주위를 두려워 살피는 것 같다. 근엄하도다. 그것이 손님의 모습과 같고 흩어지도다. 녹으려하는 얼음과 같다. 도탑도다. 그것이 질박한 통나무 같고, 텅 비었도다. 그것이 빈 계곡과 같네. 혼돈스런 모습이여 그것이 흐린 물과도 같도다! 누가 능히 자기를 흐리게 만들어 더러움을 가라앉히고, 물을 맑게 할 수 있겠는가? 누가 능히 자기를 안정시켜 오래 가게 하며, 천천히 움직여서 온갖 것을 생하게 할 수 있겠는가? 이 도를 보존하는 자는 채우려 하지 않는다. 대저 오로지 채우려하지 않기에 그러므로 능히 자기를 낡게 하면서 새로이 이루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16장

致虛極(치허극) : 완전한 비움에 이르게 하고

守靜篤(수정독) : 참된 고요함을 지키라

萬物竝作(만물병작) : 온갖 것 어울려 생겨날 때

吾以觀復(오이관복) : 나는 그들의 되돌아감을 눈 여겨 본다.

夫物芸芸(부물운운) : 온갖 것 무성하게 뻗어 가나

各復歸其根(각복귀기근) : 결국 모두 그 뿌리로 돌아가게 된다.

歸根曰靜(귀근왈정) : 그 뿌리로 돌아감은 고요함을 찾음이다.

是謂復命(시위복명) : 이를 일러 제 명을 찾아감이라 한다.

復命曰常(복명왈상) : 제 명을 찾아감이 영원한 것이다.

知常曰明(지상왈명) : 영원한 것을 아는 것이 밝아짐이다.

不知常(불지상) : 영원한 것을 알지 못하면

妄作凶(망작흉) : 미망으로 재난을 당한다.

知常容(지상용) : 영원한 것을 알면 너그러워진다.

容乃公(용내공) : 너그러워지면 공평해진다.

公乃王(공내왕) : 공평해지면 왕같이 된다.

王乃天(왕내천) : 왕같이 되면 하늘같이 된다.

天乃道(천내도) : 하늘같이 되면 도같이 된다.

道乃久(도내구) : 도같이 되면 영원히 사는 것이다.

沒身不殆(몰신불태) : 몸이 다하는 날까지 두려울 것이 없다.

빔에 이르기를 지극하게 하고, 고요함을 지키기를 돈독하게 하라! 만물이 더불어 자라나는데, 나는 돌아감을 볼 뿐이다. 대저 만물은 무성하게 자라 엉키지만 제각기 또 다시 그 뿌리로 돌아갈 뿐이로다. 그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일컬어 고요함이라 하고, 또 이를 일러 제명으로 돌아간다 한다. 제명으로 돌아감을 늘 그러함이라 하고, 늘 그러함을 아는 것을 밝음이라 한다. 늘 그러함을 알지 못하면 망령되이 흥을 짓는다. 늘 그러함을 알면 모든 것을 포용하게 되고, 포용하면 공평하게 되고, 공평하면 천하가 귀순한다. 천하가 귀순하면 하늘에 들어맞고, 하늘에 들어맞으면 도에 들어맞는다. 도에 들어맞으면 영원할 수 있다. 내 몸이 다하도록 위태롭지 아니하다!



17장

太上不知有之(태상부지유지) :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그 존재 정도만 알려진 지도자이다.

其次親而譽之(기차친이예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가까이하고 칭찬하는 지도자이다.

其次畏之(기차외지) : 그 다음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도자이다.

其次侮之(기차모지) : 가장 좋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업신여김을 받는 지도자이다.

信不足焉(신불족언) : 지도자에게 신의가 모자라면

有不信焉(유불신언) : 사람들의 불신이 따르게 된다.

悠兮其貴言(유혜기귀언) : 훌륭한 지도자는 말을 삼가고 아낀다.

功成事遂(공성사수) : 지도자가 할 일을 다하여 모든 일 잘 이루어지면

百姓皆謂我自然(백성개위아자연) : 사람들은 말하기를 <이 모두가 우리에게 저절로 된 것이다>라고

가장 좋은 다스림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다스리는 자가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을 친하게 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백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믿음이 부족한 곳엔 반드시 불신이 있게 마련이다. 그윽하도다! 그 말 한마디를 귀하게 여기는 모습이여. 공이 이루어지고 일이 다 되어도 백성들은 모두 한결 같이 일컬어 나 스스로 그러할 뿐이라 하는 도다! 



18장

大道廢(대도폐) : 대도가 폐하면

有仁義(유인의) : 인이니 의니 하는 것이 나서고

慧智出(혜지출) : 지략이니 지모니 하는 것이 설치면

有大僞(유대위) : 엄청안 위선이 만연하게 된다.

六親不和(륙친불화) : 가족 관계가 조화롭지 못하면

有孝慈(유효자) : 효니 자니 하는 것이 나서고

國家昏亂(국가혼란) :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有忠臣(유충신) : 충신이 생겨난다.

큰 도가 없어지니 인의가 있게 되었다. 큰 지혜가 생겨나니 큰 위선이 있게 되었다. 육친이 불화하니, 효도다 자애다 하는 것이 있게 되었다. 국가가 혼란하니 충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다.



19장

絶聖棄智(절성기지) : 성스런 체 함을 그만두고 아는 체 함을 버리면

民利百倍(민리백배) : 사람에게 이로움이 백배나 더할 것이다.

絶仁棄義(절인기의) : 인을 그만두고 의를 버리면

民復孝慈(민복효자) : 사람이 효성과 자애를 회복할 것이다.

絶巧棄利(절교기리) : 재간 부리기를 그만두고 이익 보려는 마음을 버리면

盜賊無有(도적무유) : 도둑이 없어질 것이다.

此三者以爲文不足(차삼자이위문불족) : 이 세 가지는 문명을 위하는 일이지 만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故令有所屬(고령유소속) : 그러므로 뭔가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見素抱樸(견소포박) : 물들이지 않은 명주의 순박함을 드러내고 다듬지 않은 통나무의 질박함을 품어라

少私寡欲(소사과욕) : <나>중심의 생각을 적게 하고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성스러움을 끓어라! 슬기로움을 버려라! 백성의 이로움이 백배할 것이다. 인자함을 끊어라! 의로움을 버려라! 백성이 다시 효성스럽고 자애로울 것이다. 교사스러움을 끊어라! 이로움을 버려라! 도적이 없어질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문명의 장식일 뿐이며 자족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돌아감이 있게 하라! 흰 바탕을 드러내고 통나무를 껴안아라! 사사로움을 줄이고 욕심을 적게 하라!



20장

絶學無憂(절학무우) : 배우는 일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唯之與阿(유지여아) : <예>라는 대답과 <응>이라는 대답의

相去幾何(상거기하) :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善之與惡(선지여악) : 선하다는 것과 악하다는 것의

相去若何(상거약하) :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人之所畏(인지소외) :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不可不畏(불가불외) : 나도 두려워해야 하는가?

荒兮其未央哉(황혜기미앙재) : 얼마나 허황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인가?

衆人熙熙(중인희희) : 딴 사람 즐거워하기를

如享太牢(여향태뢰) : 모두 소 잡아 제사 지내는 것처럼 하고

如春登臺(여춘등대) : 봄철 망두에 오른 것처럼 기뻐하는데

我獨泊兮其未兆(아독박혜기미조) : 나 홀로 멍청하여 무슨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兒之未孩(여영아지미해) : 아직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아이 같기만 한다.

儽儽兮若無所歸(래래혜약무소귀) : 지친 몸이나 돌아갈 곳 없는 사람과 같다.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 세상 사람들 모두 여유 있어 보이는데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 나 홀로 빈털터리 같다.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 내 마음 바보의 마음인가?

沌沌兮(돈돈혜) : 흐리 멍텅 하기만 하다.

俗人昭昭(속인소소) : 세상 사람들 모두 총명한데

我獨昏昏(아독혼혼) : 나 홀로 아리송하고

俗人察察(속인찰찰) : 세상 사람들 모두 똑똑한데

我獨悶悶(아독민민) : 나 홀로 맹맹하다.

澹兮其若海(담혜기약해) : 바다처럼 잠잠하고

飂兮若無止(료혜약무지) : 쉬지 않는 바람 같다.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 사람들 모두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而我獨頑似鄙(이아독완사비) : 나 홀로 고집스럽고 촌스럽게 보인다.

我獨異於人(아독이어인) : 나 홀로 뭇사람과 다른 것은

而貴食母(이귀식모) : 어머니 젖 먹음을 귀히 여기는 것이다.

배움을 끊어라! 근심이 없을지니. 네와 아니요 가 서로 다른 것이 얼마뇨? 좋음과 싫음이 서로 다른 것이 얼마뇨?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나 또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으리. 황량하도다! 텅 빈 곳에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네. 뭇 사람들은 희희낙락하여 큰 소를 잡아 큰 잔치를 벌이는 것 같고, 화사한 봄날에 누각에 오르는 것 같네. 나 홀로 담박하도다! 그 아무것 드러나지 아니함이 웃음 아직 터지지 않은 갓난아기 같네. 지치고 또 지쳤네! 돌아갈 속이 없는 것 같네. 뭇 사람은 모두 남음이 있는데 왜 나 홀로 이다지도 모자라는 것 같은가? 내 마음 왜 이리도 어리석단 말인가? 혼돈스럽다! 세간의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 홀로 흐리멍덩할 뿐일세. 세간의 사람들은 잘도 살피는데, 나 홀로 답답할 뿐일세. 담담하여 바다같이 너르고 고고한 산들바람처럼 그칠 줄을 몰라. 뭇 사람들은 모두쓸모가 있는데, 나 홀로 완고하고 비천하여 쓸모가 없네. 나 홀로 뭇 사람과 다른 것이 있다면, 만물을 먹이는 생명의 어미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지.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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