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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悟道頌

동산양개(洞山良价) 오도송(悟道頌)

by 산산바다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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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산양개(洞山良价)선사 (807869) 오도송(悟道頌)

 

 

切忌從他覓(절기종타멱) : 결코 남에게서 찾으려 하지 말라

招超輿我疎(초초여아소) : 점점 자신과 멀어질 뿐이다.

我今獨自往(아금독자왕) : 나는 지금 홀로가지만

處處得逢渠(처처득봉거) : 가는 곳마다 그것을 만나다.

渠今正是我(거금정시아) : 그것은 바로 ''''이지만,

我今不是渠(아금불시거) : 지금 나는 그것이 아니다

應須稔磨會(응수임마회) :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方得契如如(방득계여여) : 진리에 계합하리라

 

 

중국 조동종(曹洞宗)의 창시자 동산양개 선사가 개울을 건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퍼뜩 깨달은 뒤 부른 노래다. ‘그는 지금 진짜 나이건만 나는 이제 그가 아니다.’ 나의 형상이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편이긴 하지만 나 자체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남들이 이름이나 생김새, 대인관계 등으로 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순 있지만 나의 전부를 파악하진 못한다. 타고난 색약들은 막말에도 타고났다. 나의 에서 알아낸 것들로 까지 알았다고 떠든다.

 

은 둔갑을 밥 먹듯 하며 내게 돌진해 온다. 배신한 친구로 다가와 한대 때리고 복부인으로 변장해 표표히 자리를 뜨기도 한다. 독재정권이나 음주운전차량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여우같은 아내나 토끼같은 자식의 얼굴을 하고 대들기도 한다.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든 그 순간만큼은 견디기 버거운 고통이다.

 

남에게 사기나 상해를 당하면 소송 따위로 얼마간 보상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픈 기억마저 씻어내긴 어렵듯 타인에 의한 피해는 숙명적이다. 남은 남을 위해서 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위해 사는 것처럼. 바꾸어 말해 내가 나를 위해서만 살면 남도 남을 위해서만 산다. 삶의 끝까지 지구 끝까지 지옥이다. 균형이 필요하다. 다만 그저 그렇게(如如). 바르고 빛나는 길은 남과 나 사이를 가로질러 흐른다는 생각.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서 있어야만 아름다운 숲을 이루듯이.

출처 :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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