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는 꽃이 피네
禪詩/涅槃頌

고봉원묘(高峯原妙) 열반송(涅槃頌)

by 산산바다 2022. 11. 23.

산과바다

열반송 涅槃頌 모음 HOME

 

 

 

                  고봉원묘(高峯原妙)선사 (1238~1295) 열반송(涅槃頌)

 

 

來不入死關(래불입사관) : 와도 죽음의 문에 들어온 일이 없으며

去不出死關(거불출사관) : 가도 죽음의 문을 벗어나는 일이 없네.

鐵蛇鑽入海(철사찬입해) : 쇠로 된 뱀이 바다를 뚫고 들어가

撞倒須彌山(당도수미산) : 수미산을 쳐 무너뜨리도다.

 

 

고봉(高峯, 1238~1295)선사는 중국 송나라 말, 원나라 초기에 살았던 분입니다.

이 분이 열반한 후 속가제자인 홍교조(洪敎祖) 직옹(直翁)거사께서 고봉화상이 남기신 어록 중 요긴한 부분을 발췌하여 <선요>라는 명저를 편집하여 출간함으로써 스승인 고봉선사의 이름이 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선요>는 간화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고봉선사의 수행과정이 중하근기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아래 고봉선사의 법문을 보시면 화두가 들리지 않아 서너 번 화두를 바꾸는 과정이 나오는데마치 내 이야기 같지 않습니까?

 

나는 15세에 출가하여 20세에 옷을 갈아입고, 정자(淨慈)에 가서 3년을 선()을 배웠다. 처음 단교(斷橋)스님에게 참문하니 "태어날 때 어디서 왔으며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生從何處來(생종하처래) 死向何處去(사향하처거)]"를 참구하게 하시는데 생각이 두 갈래로 갈려 도무지 순일하지를 못했다.

 

* 空手來空手去是人生 (공수래공수거시인생) 빈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

生從何處來(생종하처래) 死向何處去(사향하처거) 살고 죽는 것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후에 설암(雪巖)스님을 뵈오니, "()"자를 참구하라 하시고 또한 이르시기를 " 사람이 길을 갈 때 하루의 갈 길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처럼 너는 매일 올라와 한마디 일러라"하시더니,

그 후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대뜸

"어느 물건이 이 송장을 끌고 왔느냐? 타사시구자(拖死尸句子) : 무엇이 네 송장을 끌고 왔느냐"하시고는 입을 열기도 전에 때려 쫓아내셨다

 

후에 경산으로 돌아와 지내는데 하루 밤 꿈속에서 문득 전날 단교스님의 방에서 들었던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니 하나는 어디로 가는가?[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가 생각나니 이로부터 의정이 돈발하여 동서남북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6일째 되던 날 대중을 따라 누각에 올라가 풍경(諷經)하다가 문득 머리를 들어 오조연(五祖演)스님의 진찬(眞讚)을 보니, 끝 두 구절에 "백년이라 36, 온갖 조화 부린 것이, 원래가 단지 바로 이놈이니라."하고 쓰인 것을 보고, 홀연히 "송장을 끌고 다니는 놈" 화두를 타파하고, 즉시 혼담이 날아가 버린뜻 기절하였다가 깨어나니 이 경지를 어찌 120근 짐을 벗어 버린 것에 비하랴! 그때는 24세요, (못 깨달으면 자결하기로 맹세하였던) 3년 기한이 다 차던 해였다.

 

그 후 설암스님께서 물으시기를, "번잡하고 바쁠 때에 주재(主宰)가 되느냐?"

 "됩니다."

 "꿈속에서 주재가 되느냐?"

 "! 됩니다."

 "잠이 깊이 들어 꿈도 없고 생각도 없고,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없을 때

 너의 주인공이 어느 곳에 있느냐?" 

여기에는 대답할 말도 없고 내어 보일 이치도 없었다이에 화상께서 

 "너는 이제부터 불법도 배울 것 없으며, 고금도 공부할 것 없으니 다만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잠을 자되, 잠이 깨거든 정신을 가다듬고 "나의 이 일각(一覺) 주인공이 필경 어느 곳에 안심입명(安心立命)하는 것일까?"하고 참구하라 하시었다

 나는 "차라리 평생을 바보가 될지언정 맹세코 이 도리를 명백히 하고야 말리라" 맹세하였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어느 날 밤, 잠에서 깨어 이 일을 의심하고 있는데 같이 자던 도반이 잠결에 목침을 밀어 땅에 떨어뜨리는 소리에 홀연히 저 의단을 타파하였던 것이다마치 그물에 걸렸다가 풀려나온 듯 하고, 불조의 공안과 고금의 차별 인연에 밝지 않음이 없게 되어, 이로부터 나라가 평안하고 천하가 태평하여 한 생각 일으킴 없이 시방을 좌단하였던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