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和趙郞中捕蝗見寄次韻(화조랑중포황견기차운) : 소식(蘇軾)
조낭중이 누리를 잡다가 보내온 시에 화답하여 차운한다.
麥穗人許長,谷苗牛可沒。天公獨何意,忍使蝗蟲發。驅攘著令典,農事安可忽。
我仆旣胼胝,我馬亦款矻。飛騰漸雲少,筋力亦已竭。苟無百篇詩,何以醒睡兀。
初如疏畎澮,漸若決澥渤。往來供十吏,腕脫不容歇。平生輕妄庸,熟視笑魏勃。
愛君有逸氣,詩壇專斬伐。民病何時休,吏職不可越。愼無及世事,向空書咄咄。
麥穗人許長 : 보리 이삭은 사람의 키만큼 자라 있고
穀苗牛可沒 : 다른 곡식도 소의 등이 잠길 만큼 자랐네.
天公獨何意 : 하느님은 유독히 무슨 심보이기에
忍使蝗蟲發 : 누리가 나타나게 한 것일까?
農事安可忽 : 농사일을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으리?
我僕旣胼胝 : 우리 집 종은 이미 손에 못이 박혔네.
我馬亦款矻 : 우리 집 말도 또한 정성으로 부지런히 도는 덕분에
飛騰漸云少 : 누리의 비행이 점점 적어져 가지만
筋力亦已竭 : 사람의 근력도 이미 고갈되었으니
苟無百篇詩 : 우리가 주고받은 시 백 편이 없었다면
何以醒睡兀 : 무엇으로 쏟아지는 잠을 쫓았으리오?
初如疏畎澮 : 처음에는 논도랑의 물고 튼 것 같다가
漸若決澥渤 : 차츰 많아져 나중에는 바다를 튼 것 같았나니
往來供十吏 : 주거니 받거니 필경사 열 명을 동원하여
平生輕妄庸 : 평소에 못난이를 업신여기시는 터라
熟視笑魏勃 : 위발을 빤히 보며 웃었을 줄 알겠나니
愛君有逸氣 : 저는 그대가 이처럼 초연한 기품을 지녀
詩壇專斬伐 : 시단에서 홀로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는 게 좋군
民病何時休 : 백성들의 아픔이 언제나 끝날까
吏職不可越 : 그러니 아전의 직권을 넘어서는 안 될 일
愼毋及世事 : 아무쪼록 세상일은 언급하지 마시고
向空書咄咄 : 허공에다 돌돌이란 글자나 쓰시지요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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