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寄黎眉州(기여미주) : 소식(蘇軾)
미주 자사 여순(黎錞)에게
膠西高處望西川,應在孤雲落照邊。瓦屋寒堆春後雪,峨眉翠掃雨余天。
治經方笑春秋學,好士今無六一賢。且待淵明賦歸去,共將詩酒趁流年。
膠西高處望西川 : 교서 땅 높은 데서 서천을 바라보나니
應在孤雲落照邊 : 조각구름에 낙조 비치는 바로 그곳이겠지
瓦屋寒堆春後雪 : 와옥산엔 봄에도 눈이 싸늘하게 쌓여 있고
峨眉翠掃雨餘天 : 아미산은 비 그친 하늘에 파랗게 칠을 했겠지
治經方笑春秋學 : 경학 중에서 춘추학은 한창 웃음거리가 되고
好士今無六一賢 : 선비 중에선 육일만큼 훌륭한 분이 이젠 없지만
且待淵明賦歸去 :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읊을 때까지 잠시 기다려
共將詩酒趁流年 : 선생과 함께 시와 술로 세월을 보내드리지요
* 춘추학(春秋學) : 맹자(孟子)는 공자가 『춘추』를 지었다고 최초로 주장했는데, 『맹자』「등문공하(文公下)」에서 그는 주(周) 왕조의 권위가 쇠미(衰微)하여 도의(道義)가 행해지지 않고 군부(君父)를 시해하는 난신적자(亂臣賊子)가 배출되는 암흑시대에 명분(名分)을 바로잡고 인륜(人倫)을 밝혀 난세(亂世)를 구하고자 공자가 난신적자에게 필주(筆誅)를 가하였다고 『춘추』의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맹자의 이러한 주장에 근거하여 『춘추』는 후세의 학자들에 의해 공자의 독특한 필법으로 사건에 의탁하여 의(義)를 피력한 이념과 명분이 담긴 책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에 관한 가장 오랜 해설서로서는 『춘추좌씨전』·『춘추공양전』·『춘추곡량전』 등 삼전(三傳)이 있다.
이 가운데 『춘추좌씨전』이 사실(史實)에 중점을 둔 것에 비해 『춘추공양전』·『춘추곡량전』은 이념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춘추학이라 할 경우 후자, 특히 『춘추공양전』의 입장이 중심이 된다. 이것은 한(漢) 왕조의 통일 이론화라는 원리를 제공하고자 했는데, 특히 한대(漢代)의 공양가(公羊家)는 춘추학의 실제화에 노력했기 때문에 관학(官學)으로 채택되었다. 즉 『춘추공양전』의 대일통사상(大一統思想)에 입각하여 『춘추번로』를 지은 동중서(董仲舒)에 의해 춘추학은 사상적·정치적으로 절대적인 권위를 갖게 되었던 것이다.
송대(宋代)의 춘추학은 두 가지 조류로 전개되었는데, 먼저 삼전의 해석에 의하지 않고 직접 『춘추』의 경문(經文)에 관해 독자적 견해를 세우려는 것으로, 이는 당(唐)의 담조(啖助)·조광(趙匡) 등에 의해 비롯된 학풍이었는데, 송의 구양수(歐陽脩)·손태산(孫泰山) 등에 이르러 다시 논의되었다. 송이 금(金)에 패하여 천도(遷都)한 후부터 춘추학은 『춘추공양전』의 복수론(復讐論)을 근거로 하여 새로운 전개를 보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호안국(胡安國)의 『춘추호씨전(春秋胡氏傳)』이다.
송대 춘추학의 다른 한 조류는 『춘추』의 이념을 계승하여 새로운 역사를 쓰고 사실(史實)에 입각하여 대의명분(大義名分)을 밝히려는 것으로 구양수의 『신오대사(新五代史)』,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 주희(朱熹)의 『통감강목(通鑑綱目)』 등에서 엿보인다. 이 두 조류의 공통적인 점은 명분론(名分論)으로서 특히 외적에 대한 저항의식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이다. 청대(淸代)에 이르러 공양학자 가운데 『춘추공양전』의 사상을 근거로 하여 멸만흥한(滅滿興漢) 운동을 설파한다든가, 혹은 대동사상(大同思想)을 제창하는 형태로 춘추학은 다시 제기되었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東坡居士 蘇軾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登常山絶頂廣麗亭(등상산절정광려정) : 소식(蘇軾) (0) | 2022.09.24 |
---|---|
和趙郞中捕蝗見寄次韻(화조랑중포황견기차운) : 소식(蘇軾) (0) | 2022.09.24 |
奉和成伯兼戲禹功(봉화성백겸희우공) : 소식(蘇軾) (0) | 2022.09.24 |
喬將行烹鵝鹿出刀劍以飮客以詩戲之(교장행팽아록출도검이음객이시희지) : 소식(蘇軾) (0) | 2022.09.24 |
聞喬太博換左藏知欽州 以詩招飮(문교태박환좌장지흠주 이시초음) : 소식(蘇軾) (0) | 2022.09.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