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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孟浩然 詩

孟浩然 詩 모음

by 산산바다 2022. 6. 30.

산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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孟浩然 詩

春曉(춘효) : 맹호연(孟浩然)

봄날 새벽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 봄 잠에 날 새는 줄 몰랐더니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 곳곳에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오언절구(五言絶句)이며, 제목은 '봄날 새벽'이라는 뜻이다. 어느 봄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곤하게 자다가 지저귀는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문득 간밤에 세차게 들려오던 비바람 소리가 떠오르고, 이는 비바람에 꽃잎이 얼마나 져버렸을까 하는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4구의 간결하고 평이한 시어로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절묘하게 묘사하여 되뇌어 읽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지는 명시(名詩)로 꼽힌다. 작자인 맹호연은 성당 시기의 자연파 시인으로 왕유와 더불어 왕맹(王孟)으로 함께 불린다.

 

* 處處 : 여기저기

* 多少 : 의문사로서 얼마나라는 뜻.

* (새벽 효) :

* (울 제) :

 

 

 

夏日南亭懷辛大(하일남정회신대) : 맹호연(孟浩然)

여름날 남정(南亭)에서 신대(辛大)를 그리워하며

 

山光忽西落(산광홀서락) : 석양은 홀연히 서쪽으로 지고

池月漸東上(지월점동상) : 연못의 달이 차츰 동쪽으로 솟아오르네.

散髮乘夕涼(산발승석량) : 머리 풀어 헤쳐 청량한 저녁 바람 쐬고

開軒臥閒敞(개헌와한창) : 창문 열어젖혀 한가롭게 누웠네.

荷風送香氣(하풍송향기) : 연잎은 바람결에 향기를 보내고

竹露滴清響(죽로적청향) : 댓잎 이슬은 맑은소리 떨구네.

欲取鳴琴彈(욕취명금탄) : 거문고 한번 타볼까 하다가도

恨無知音賞(한무지음상) : 들어줄 지음이 없어 한스럽네.

感此懷故人(감차회고인) : 이런 생각에 친구가 그리워

中宵勞夢想(중소노몽상) : 한밤중 꿈속에서까지 생각한다네.

 

제목은 '여름날 남정(南亭)에서 신대(辛大)를 그리워하며'라는 뜻이다. 맹호연이 은자(隱者) 생활하던 여름밤에 지음(知音)인 신악(辛諤)을 생각하며 지은 오언고시(五言古詩)이다.

* 지음(知音)은 거문고의 명인인 백아(伯牙)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에서 비롯된 성어(成語), 진정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를 가리킨다.

해가 지고 무더위가 가신 여름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창문도 열어젖히고 한가로이 누워 있자니 바람결에 연꽃 향기가 풍겨오고 댓잎에 맺힌 이슬이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가 들려온다. 문득 정취가 일어 거문고라도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만 그 소리를 알아줄 친구가 없어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전편을 통하여 섬세한 감성과 세속을 벗어난 듯한 청담(淸淡)이 묻어나는 작품으로, 맹호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荷風送香氣 竹露滴清響' 구절은 천고(千古)의 가구(佳句)로 꼽힌다.

 

 

 

過故人莊(과고인장) : 맹호연(孟浩然)

친구의 田莊 들러

 

故人具雞黍(고인구계서) : 친구가 닭 잡고 기장밥 지어

邀我至田家(요아지전가) : 시골집으로 나를 초대했네.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 푸르른 나무들 마을을 두르고

青山郭外斜(청산곽외사) : 성곽 너머엔 비스듬히 청산이 누웠구나.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 : 창문 열어 채마밭 바라보고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 : 술잔 기울이며 농사일 이야기하네.

待到重陽日(대도중양일) : 중양절 오기를 기다려

還來就菊花(환래취국화) : 다시 와 국화에 취해볼거나.

 

맹호연은 당나라의 전성기에 활동한 시인이다. 전원의 한적한 정취를 노래한 시를 많이 남겨 '자연파(自然派)' 시인으로 불리며, 동시대에 시명(詩名)이 높았던 왕유(王維)와 더불어 '·(王孟)'이라 병칭 되었다. 특히 오언시(五言詩)에 뛰어났는데, '친구의 시골집에 들러'라는 뜻이 이 시도 오언율시(五言律詩)이다.

친구의 초대로 시골집에 놀러 갔더니 닭을 잡고 기장밥을 차려 내오는 등 시골로서는 최상의 대접을 준비하였다. 마을을 둘러싼 푸르른 나무들과 성곽 너머로 비낀 청산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전원의 모습이다. 친구와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에 취하고 술기운에 취한 시인은 분위기에 취하여 다가오는 중양절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다. 중양절은 음력 99일로, 옛 중국에서는 이날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자연파를 대표하는 시인답게 소박하고 꾸밈없는 시어로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보고 느낀 소회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 過故人莊 : 벗의 田莊에 들리다.

* : 여정 중에 들르는 것을 의미한다.

* 具鷄黍(구계서) : ‘는 준비한다는 뜻이고, ‘鷄黍는 닭고기와 기장밥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을 의미한다. 論語》 〈微子편에 자로를 머물러 묵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였다.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는 구절이 있다.

*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 ‘은 두른다는 뜻으로, 이 구절은 마을이 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 : 창을 뜻한다.

* 場圃(장포) : 채소를 심거나 작물을 거두어들이는 장소이다.

* 話桑麻(화상마) : ‘桑麻는 뽕나무와 삼인데, 넓은 의미로 농사 또는 농작물을 가리킨다. ‘話桑麻는 농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뜻으로, 陶潛歸園田居서로 만나도 잡된 말 하지 않고, 다 만 뽕과 삼이 자랐는가 이야기하네. [相見無雜言 但道桑麻長]”라는 구절이 있다.

* 重陽日 : 重陽節, 옛사람들은 ‘9’의 수라고 생각하여 99(음력)重陽節이라 하였다. 중양절에는 액운을 막기 위해 주머니에 茱萸(수유)를 넣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는 풍속이 있다.

* 就菊花 : ‘는 잡다, 가까이한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欣賞의 의미를 지닌다. 옛날 중국에서는 중양절에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宿建德江(숙건덕강) : 맹호연(孟浩然)

건덕에 배를 대고

 

移舟泊烟渚(이주박연저) : 배를 옮겨 안개 낀 강에 대니

日暮客愁新(일모객수신) : 날 저물어 나그네 시름 새롭네.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 들판 드넓어 하늘은 나무보다 낮고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 강은 맑아 달이 사람에 가깝네.

 

연기 깔린 물가에 배를 대니

날 저물어 나그네 시름 새롭네

텅 빈 들판에 하늘은 나무 위에 닿을 듯

맑은 강물에 달은 나그네 손에 잡힐 듯

 

孟浩然(맹호연)은 그의 글재주와는 달리 科擧(과거)에 낙방한 뒤 평생 벼슬살이 못하고 放浪(방랑)隱居(은거)를 반복하면서 시를 쓰며 살았다. 그가 떠돌아다니던 중 錢塘江(전당강) 중류 建德에 배를 대고 客愁(객수)를 못 견디어 이 시를 읊었다. 연기가 깔렸다 하니 포구마을이다. 저녁밥을 짓는 연기일 것이다. 날이 저물면 사람들이 각자 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돌아갈 집이 없는 나그네는 더욱 처량한 신세임을 느끼게 된다. 텅 빈 들판은 나그네의 텅 빈 마음이고 낮은 하늘은 희망이 없다는 뜻이다. 어느덧 밤이 되어 떠오른 달만이 맑은 강물과 함께 이 나그네의 친구가 되어 그를 위로해주고 있다. 평범하고 쉬운 스무 개 한자로 나그네의 시름을 궁색하지 않고 기품있게 나타낸 점은 역시 맹호연이다.

 

* () : 물가

* () : 텅 비어 인기척이 없음

* () : 작가 자신을 가리킴.

 

 

 

 

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숙업사산방대정대부지) : 맹호연(孟浩然)

업 스님의 산방에 묵으며 정공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기에

 

夕陽度西嶺(석양도서령) : 석양이 서쪽 고개를 넘으니

群壑倏已瞑(군학숙이명) : 모든 골짜기는 어느새 어두워지네.

松月生夜凉(송월생야량) : 소나무에 걸린 달은 밤의 서늘함을 더하고

風泉滿淸聽(풍천만청청) : 바람 스치는 샘에는 맑은소리 가득하다.

樵人歸欲盡(초인귀욕진) : 나무꾼들은 돌아가려 하고

煙鳥棲初定(연조서초정) : 연무 속의 새들도 둥지로 찾아가는구나.

之子期宿來(지자기숙래) : 그대가 온다고 하므로

孤琴候蘿徑(고금후나경) : 나 홀로 금을 들고 여라(女蘿) 드리운 길에서 기다린다.

석양이 서쪽 고개를 넘자

계곡마다 금방 어둠이 내렸다.

소나무와 달빛엔 상쾌한 밤기운 일고

바람 소리 샘물 소리 맑게 귀에 가득하다.

나무하던 사람들 다 돌아가 버리고

저녁 안개 속에 날아간 새 막 둥지에 깃들었다.

그대 묵으러 온다고 약속했기에

홀로 거문고 안고 여라(女蘿) 드리운 길에서 기다린다.

 

* : 넘을 도. 와 같은 의미.

* : 갑자기 숙

* () : . 골짜기. 도랑. 구렁. .

* 欲盡 : 더 올 사람 없다.

* : 땔나무 초. 나무할 초.

* 之子 : 그대와 함께.

* 期來 : 약조 하다.

* : 기다리다.

* : 여라 라 (다른 표현 : 쑥 라). 담쟁이덩굴 라.

* 여라(女蘿) : 소나무겨우살이. 풀에 난 것은 토사(菟絲), 나무에 난 것은 송라(松蘿)

 

 

 

 

早寒江上有懷(조한강상유회)/早寒有懷(조한유회) : 맹호연(孟浩然)

일찍 추워진 강가에서

 

木落雁南渡(목락안남도) : 나뭇잎 떨어지니 기러기 남으로 가고

北風江上寒(북풍강상한) : 북풍 불어오는 강가에도 차갑구나.

我家襄水曲(아가양수곡) : 우리 집은 양수의 물굽이에 있으나

遙隔楚雲端(요격초운단) : 저 멀리 초나라 구름 너머에 있다네.

鄕淚客中盡(향루객중진) : 향수의 눈물은 여행 중에 다 마르고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 : 외로운 배에 몸을 싣고 하늘 끝을 바라보네.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 : 나루터를 몰라서 물으려 하는데

平海夕漫漫(미진욕유문) : 잔잔한 바다에는 석양이 가득하네.

 

이 시는 맹호연(孟浩然 : 689~740)727년과 729~7332차에 걸쳐 장강 하류 지역을 만유(漫遊) 하던 어느 가을에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니, 대략 39~45세 시기에 해당한다. ‘외로운 배가 하늘가에 보인다. 는 말은 83회에 소개한 이백의 시에 멀리 떠가는 배 푸른 허공으로 사라지고, 장강 물결만이 저편 하늘가에 흘러갈 뿐. [孤帆遠影碧空盡, 唯見長江天際流]라는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백의 시가 728년에 지어졌고 맹호연이 12살 선배인 것을 감안하면 이백이 맹호연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이 시는 727년에 지었을 가능성이 높다..

* 早寒江上有懷 : 새벽 추위에 강가에서 감회가 생겨

早寒江上有懷 : 제목이 早寒有懷혹은 江上思歸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木落雁南渡 : ‘木落은 가을이 되었음을 알려준다. 漢 武帝秋風辭가을 바람 일고 흰 구름 나니 초목은 누렇게 떨어지고 기러기는 남쪽으로 돌아가는구나. [秋風起兮白雲飛 草木黃 落兮雁南歸]”라고 하였으니, ‘木落이 오래전부터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어떤 본에는 로 되어 있기도 하다.

* 襄水曲 : ‘으로, 혹은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襄水襄河라고도 하며 襄陽을 경유해 흐르는 漢水의 지류를 말한다. 이 강 언덕 굽이에 맹호연의 집이 있었다.

* 楚雲端 :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襄陽은 옛날 나라에 속했고 地勢가 높아 楚雲 端이라 표현한 것이다. 지세가 높음을 표현하면서 望鄕의 정을 담고 있다. ‘에는 바라볼 수는 있어도 갈 수는 없는 심정을 담고 있다.

* 鄕淚客中盡 : ‘鄕淚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흘리는 눈물을 말한다. ‘客中盡은 나그네 생활을 오래 했음을 드러낸다.

* 孤帆天際看 : ‘, ‘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의 주체를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시의 의미가 달라진다. 시인이 주체일 경우 외로운 돛배 같은 자신의 신세를 바라본다.’라고 풀 수 있고, 시인의 가족이 주체일 경우 天際’, 襄陽에서 맹호연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로 풀 수도 있다. ‘로 쓰인 경우 가족의 시선이 명확해진다.

* 迷津欲有問 : 論語》 〈微子편에 長沮桀溺이 함께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를 묻게 하셨다. [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는 전거를 쓴 것이다.

* 平海夕漫漫 : ‘平海는 물결이 잔잔해 넓어 보여 바다 같다는 말이며, ‘漫漫은 끝없이 광활한 모양이다. ‘漫漫을 형용하는 말로 보아 밤이 깊어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혹은 막막하다, 멍하다는 뜻으로 보아 저 물결 헤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보기도 한다.

 

 

 

 

 

 

 

留別王維(유별왕유)/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 : 맹호연(孟浩然)

왕유와 이별하며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 : 쓸쓸히 지내며 끝내 무엇을 더 기다리랴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 : 날마다 부질없이 홀로 돌아왔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 : 꽃다운 풀 찾아 떠나려 하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 : 친구와 헤어짐이 안타깝구나.

當路誰相假(당로수상가) : 벼슬길에 있는 그 누가 도와줄꼬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 지음(知音)은 세상에 드문 것을

秪應守索寞(지응수삭막) : 다만 응당 삭막함을 지켜서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 : 옛집으로 돌아가 문을 닫으리

 

* 留別王維(유별왕유) :全唐詩(전당시)에는 제목이留別王侍御維(유별왕시어유)’로 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四部叢刊(사부총간)孟浩然集(맹호연집과)과 장섭본(章燮本)을 따랐다. ‘侍御(시어)’는 관직명으로, 왕유가 시어에 임명된 적은 있으나 저작 시기를 고려할 때 맞지않다. ‘留別(유별)’은 이별할 때 상대는 남아 있고 나만 떠나오는 것을 이르는 말로, ‘送別(송별)’과 대비된다.

* 寂寂(적적) : 외롭고 쓸쓸함

* 欲尋芳草(욕심방초) : 꽃다운 풀을 찾겠다는 것은 산림으로 돌아가 은거하겠다는 뜻을 비유한 말이다.

* 朝朝(조조) : 매일 아침

* () : 헤어진다는 뜻이다.

* 當路(당로) : ‘當道(당도)’, ‘當朝(당조)’와 같은 말로, 당시 조정에서 권력을 잡은 자들을 의미한다.

* () : ‘빌리다는 의미로, 여기서는 도와주다, 즉 추천해주는 것을 말한다.

*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 : ‘지음은 세상에 드물다. 지음(知音)은 지기지우(知己之友)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와의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열자 탕문편>

* 祗應(지응) : 다만.只應

* 索寞(삭막) : ‘寂寞(적막)’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적막하고 청빈한 생활을 뜻한다.

 

 

 

 

 

 

 

踏雪尋梅(답설심매) : 맹호연(孟浩然)

매화 찾아 눈길을 나서다,

 

數九寒天雪花飄(수구한천설화표) : 함박눈 바람에 흩날리는 한 겨울

大雪紛飛似鵝毛(대설분비사아모) : 거위 털처럼 날아드는 눈송이.

浩然不辭風霜苦(호연불사풍상고) : 서릿바람 괴로움 마다하지 않고

踏雪尋梅樂逍遙(답설심매악소요) : 설매 찾아 눈 밟으며 즐겨 나섰네.

 

 

孟浩然(맹호연 689~740) 후베이성[湖北省] 샹양현[襄陽縣] 출생. 고향에서 공부에 힘쓰다가 40세쯤에 장안(長安)으로 올라와 진사(進士) 시험을 쳤으나, 낙방하여 고향에 돌아와 은둔생활을 하였다. 만년에 재상(宰相) 장구령(張九齡)의 부탁으로 잠시 그 밑에서 일한 것 이외에는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 도연명(陶淵明)을 존경하여, 고독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春眠不覺曉處處聞啼鳥夜來風雨聲花落知多少라는 춘효(春曉)의 시가 유명하다. 일찍이 왕유(王維)의 천거로 현종(玄宗)을 배알(拜謁)하였을 때 근작(近作)의 시를 올렸다가 不才明主棄라는 구절 때문에 현종의 노여움을 사서 모처럼의 벼슬길을 놓쳤다는 일화가 전하나, 확인되지 않았다. 시집(詩集)으로 맹호연집4권이 있으며, 200 수의 시가 전한다.

 

 

 

 

 

 

 

初秋(초추)/秋夜(추야) : 맹호연(孟浩然)

초가을

 

初秋 : 孟浩然

不覺初秋夜漸長(불각초추야점장) : 가을은 길어지는 밤을 따라 다가왔나?

淸風習習重凄凉(청풍습습중처량) : 살랑살랑 불어오는 맑은 바람 시원해

炎炎暑退茅齋靜(염염서퇴모재정) : 불볕더위 물러가고 초가집은 고요한데

下叢莎有露光(하총사유로광) : 뜰 아래 풀 섶엔 이슬이 영롱하구나.

 

秋夜 : 孟浩然

不覺初秋夜漸長(불각초추야점장) : 어느새 초가을 밤은 점점 깊어지고

淸風習習重凄凉(청풍습습중처량) : 솔솔 맑은 바람 처량함이 더해가네.

炎炎暑退芽齋靜(염염서퇴아재정) : 불볕더위 물러가고 초가집에 고요함이 감도는데

下叢莎有露光(하총사유로광) : 섬돌 아래 잔디밭에 이슬이 빛나고 있네.

 

孟浩然(맹호연 689~740)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호연은 자. 샹양[襄陽湖北星] 사람. 절의(節義)를 존중, 녹문산(鹿門山)에 숨은 일도 있다. 40세 때 장안(長安)에 나아가 시로써 이름을 알리고, 왕유ㆍ장구령 등과 사귀었다. 그의 시는 왕유의 시풍에 상사(相似)하고, 도연명의 영향이 크다. 성당(盛唐)의 대표적 시인으로서 왕유와 병칭되었다. 맹양양(孟襄陽)으로 불려지고 맹호연집(孟湖然集)4권이 있다

 

 

 

 

 

 

淸明日宴梅道士房(청명일연매도사방)/宴梅道士山房(연매도사산방) : 맹호연(孟浩然)

청명에 매도사의 방에서 잔치하며

 

林臥愁春盡(림와수춘진) : 숲에 누워 봄이 다감을 안타까워하고

開軒覽物華(개헌람물화) :. 창을 열고 아름다운 경치를 살려본다.

忽逢靑鳥使(홀봉청조사) : 홀연히 반가운 심부름꾼 청조(靑鳥)를 만나

邀入赤松家(요입적송가) : 나를 맞아 적송자의 집으로 들인다.

丹竈初開火(단조초개화) : 단약 굽는 화로에 막 불을 지피고

仙桃正發花(선도정발화) : 선도(仙桃)는 꽃이 활짝 피었다.

童顔若可駐(동안야가주) : 젊음을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何惜醉流霞(하석취류하) : 유하주에 취해본들 어찌 아까워하리

 

숲속에 누워, 가는 봄에 시름겨워

난간의 창을 열고 풍광을 둘러본다.

홀연히 심부름하는 청조(靑鳥)를 만나

적송자의 집으로 나를 맞는다.

단약의 화로에 첫 불을 지피고 있고

선도(仙桃)는 이제 막 꽃이 지고 있다.

젊음을 만약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유하주에 취한들 무엇이 아까울까.

 

 

* 靑鳥使(청조사) : 신화에 나오는 새의 이름으로 서왕모(西王母)의 서신을 전하는 새다. 후대에 일반적으로 시종(侍從)이나 편지를 전하는 심부름을 하는 단약 화로에 첫 불을 지피고 있고 사람을 지칭하였다.

선도(仙桃)는 이제 막 꽃이 지고 있다.

* 赤松子 : 중국에 전해져 오는, 신선의 이름. 중국, 상고(上古) 시절의 신선.

신농(神農) 때의 비를 관장하는 신으로, 후에 곤륜산(崑崙山)에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고 함. 젊음을 만약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유하주에 취한들 무엇이 아까울까.

 

* 淸明日 : 24절기 중 다섯 번째로, 春分穀雨 사이에 든다. 음력으로는 3월이지만, 양력으로는 45~6일 무렵이다.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고 한다.

* 開軒 : ‘은 난간으로, 난간의 문을 연다는 뜻이다. ‘褰帷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니, ‘휘장을 걷어 올리다.’라는 뜻이다.

* 靑鳥使 : 靑鳥는 고대 신화와 전설에 西王母를 모시는 새로서, 후대에 일반적으로 侍從이나 편지를 전하는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였다. 여기서는 梅道士가 보낸 사람을 뜻한다. 太 平御覽漢 武帝 고사에 이르기를, 77께서 承華殿齋室에 있었는데, 홀연히 靑 鳥 한 마리가 서쪽으로부터 날아와 궁전 앞에 앉았다. 상이 東方朔에게 물으니, 동방삭이 말하기를 이곳에 西王母가 오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잠시 후 서왕모가 이르렀는데, 두 마리 청조가 서왕모를 양 곁에서 모시는 듯하였다.[漢武故事曰 七月七日 上於承華殿齋正中 忽有一 靑鳥 從西方來集殿前 上問東方朔 朔曰 此西王母欲來也 有頃西王母至 有二靑鳥 如挾侍王母 旁]”라고 하였다.

* 邀入赤松家 : 적송자는 신화와 전설 속의 신선으로 神農氏 때의 雨師였다고 전한다. 搜神記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았으며 곤륜산에 이르러 항상 서왕모의 석실 속으로 들어갔는데, 풍우를 따라 오르내렸다. [能入火不燒 至崑崙山 常入西王母石室中 隨風雨上下]”라고 하였다. ‘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丹竈初開火 : 단조는 선약을 만드는 화로를 지칭한다. ‘金竈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 仙桃正落花 : 仙桃는 신화와 전설 속에 서왕모가 키우는 복숭아이다. 漢武帝內傳또 시녀에게 명하여 다시 복숭아 과실을 다시 찾아오게 하니, 순식간에 옥반에 仙桃 일곱 알을 담아 왔다. 크기가 오리알만 하고 둥글고 푸른색이었는 데, 서왕모에게 바치니 서왕모가 네 개는 무제에게 주고 세 개는 자신이 먹었다. 복숭아 맛이 달고 좋아 입 안 가득 맛이 느껴졌다. 무제가 복숭아를 먹고 문득 그 씨를 거두어 넣자 서왕모가 무제에게 까닭을 물으니, 무제는 그것을 심고자 한다고 하였다. 서왕모가 말하기를 이 복숭아는 삼천 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다. 고 하였다. [又命侍女 更索桃果 須臾 以玉盤盛僊桃七顆 大如鴨卵 形圓靑色 以呈王母 母以四 顆與帝 三顆自食 桃味甘美 口有盈味 帝食 輒收其核 王母問帝 帝曰欲種之 母曰 此桃三千年 一生實]”라고 하였다. ‘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나, 孟浩然詩集箋注를 따랐다.

* 流霞 : 떠다니는 채색 구름 또는 신선이 마시는 음료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술을 지칭한다. ‘流 瑕또는 流赮라고도 쓴다. 抱朴子》 〈內篇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河東項曼都 가 입산하여 신선술을 배우고 십 년 만에 집에 돌아오니, 집안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었다. 항 만도가 말하기를 산중의 仙人이 용을 타고 와서 나를 맞아 하늘로 올라갔다. 선인이 流霞(류하) 한 잔을 마시게 했는데, 그러자 죽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게 되었다.’라고 하였다. [河東 項曼都入山學仙 十年而歸家 家人問其故 曼都曰 在山中仙人乘龍 迎我上天……仙人以流霞一 杯飮我 輒不死不飢]”

 

 

 

 

 

 

 

宿廬江寄廣陵舊游(숙동려강기광능구유)/宿廬江寄廣陵舊游 : 맹호연(孟浩然)

동려강에서 머물며 광릉 옛 친구에게 부침

 

 

山暝聽猿愁(산명청원수) : 산은 어둑하고 원숭이 시름 소리 들려온다.

滄江急夜流(창강급야류) :. 푸른 강물은 밤에도 흐르는 물살 빠르기도 하구나.

風鳴兩岸葉(풍명량안섭) : 바람은 양 언덕 나뭇잎을 울리고

月照一孤舟(월조일고주) : 달은 한 척 외로운 배를 비춘다.

建德非吾土(건덕비오토) : 건덕 지방은 내 살던 땅 아니니

維揚憶舊游(유양억구유) : 유양 땅에서 옛 놀던 일 그리워라.

還將兩行淚(환장량항누) : 도리어 두 줄기 흐르는 눈물을

遙寄海西頭(요기해서두) : 멀리 바다 서쪽으로 보내고 싶어라.

 

* 宿桐廬江寄廣陵舊游 : 桐廬江에서 머물며 廣陵의 옛 친구에게 부치다.

宿桐廬江寄廣陵舊游 : 제목이 宿廬江寄廣陵舊游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桐廬江桐江으로 칭해지기도 하는데, 折江省 桐廬縣 境內로 흐르는 강이다. 廣陵郡名으로, 治所가 지금의 江蘇省 揚州市에 있다. 舊游故友, 친구를 의미한다.

* 山暝聽猿愁 : ‘山暝山色이 어두워지며 날이 저물려고 하는 모습이다.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猿愁는 원숭이가 슬피 우는 것이다.

* 滄江 : ‘蒼江이라 되어 있는 본도 있다. 강물의 색깔이 푸른빛[]을 띠므로 滄江이라 이른 것인데, ‘에는 차다[]’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 建德 : 지금의 折江省 建德縣 일대로, 桐江 부근에 있다.

* 非吾土 : 나의 고향이 아니라는 뜻이다. 王仲宣(王粲)登樓賦(文選1)비록 진실로 아름다우나 나의 고향이 아니구나, 어찌 잠시라도 머물 수 있겠는가? [雖信美而非吾土兮 曾何 足以少留]”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 維揚 : 지금의 江蘇省 揚州를 지칭한다. 梁溪漫志9古今揚州일러 惟揚이라 하는데, 이는 대개 회해에는 오직 양주뿐이다.’라는 말에서 취한 것으로, 지금은 로 바꾼 것이다. [古今稱揚州爲惟揚 蓋取淮海惟揚州之語 今則易惟作維矣]”라는 기록이 있다.

* 海西頭 : 揚州가 동해의 서쪽에 있으므로, ‘海西頭라 칭한 것이다. 隋 煬帝泛龍舟에서 揚州가 어느 곳인가 하고 물으니, 淮水 남쪽 長江 북쪽 海西頭에 있습니다. [借問揚州在何處 惟南江北海西頭]”라 하였다.

 

 

 

 

 

 

 

秦中寄遠上人(진중기원상인)/秦中感秋寄遠上人(진중감추기원상인) : 맹호연(孟浩然)

진중에서 가을을 느껴 원 스님에게 보낸다.

 

一丘嘗欲臥(일구상욕와) : 언제나 한 언덕에 살고 싶은데

三徑苦無資(삼경고무자) : 三徑(삼경)을 마련 못해 진정 괴롭네.

北土非吾願(북토비오원) : 이 북쪽 살이는 내 소원 아니거늘

東林懷我師(동림회아사) : 내 스승의 동림사를 늘 생각하네.

黃金燃桂盡(황금연계진) : 돈은 계수로 밥 짓기에 다 쓰고

壯志逐年衰(장지축년쇠) : 장부의 뜻은 해마다 약해가네.

日夕涼風至(일석량풍지) :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 불어오니

聞蟬但益悲(문선단익비) : 매미 소리 들으며 슬픔만 더해가네.

 

한 언덕에 항상 눕고 싶었는데 세 오솔길 만들 돈이 없음이 괴롭다.

이곳 北土는 내가 원하는 바 아니요. 東林에 있는 우리 大師를 그리워하네.

황금은 계수나무로 불 때는 데 다 썼고 씩씩했던 마음은 해가 갈수록 쇠약해지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데 매미소리 들으니 슬픔만 더할 뿐이네

 

* 秦中寄遠上人 : 秦中에서 遠上人에게 부치다

* 上人(상인) : 스님의 경칭.

* 一丘(일구) : 隐居山林을 지칭.

* 三径(삼경) : 은사의庭園.한 나라 때의 은사 장후(蔣詡)는 향리에 은둔하면서 집 마당에 세 길(三径)을 내고서 오직 친구인 구중(求仲), 양중(羊仲)두 사람과 교유 한데서 온 고사.

* 東林(동림) : 여산의 東林寺.

* 燃桂(연계) : 계수나무보다 비싼 장작을 때고 옥보다 비싼 쌀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벼슬을 구하러 서울 갔다가 돈만 다 썼다는 말. 전국시대(戰國時代) 소주(蘇奏)의 고사.

* 연계(燃桂) : 계수나무를 불땜. 전국시대 소진(蘇秦)과 관련된 이야기로, 계수나무보다 비싼 장작을 때고 옥보다 비싼 쌀밥을 먹는다 했는데, 벼슬 구하러 서울에 가서 돈만 썼다는 말임.

黃金燃桂盡 壯志逐年衰(황금연계진 장지축연쇠 ; 계수로 밥 짓노라 돈 다 쓰고, 웅대한 뜻은 해마다 쇠해 가네.)<맹호연孟浩然 진중기원상인秦中寄遠上人>

 

 

 

 

 

 

 

義公禪房(의공선방)/題大禹寺義公禪房(제대우사의공선방) : 맹호연(孟浩然)

(대우사) 의공의 선방에서

 

義公習禪寂(의공습선적) : 의공스님 고요히 참선에 드시고자

結宇依空林(결우의공림) : 고요한 숲속에 의지해 선방을 지으셨네.

戶外一峯秀(호외일봉수) : 집 밖에는 빼어난 봉우리에

階前重壑深(계전골학심) : 섬돌 앞 겹친 골짜기들 깊기도 하구나.

 

夕陽連雨是(석양연우시) : 석양에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空翠落庭陰(공취낙정음) : 빈산의 푸른 기운 뜰 아래 내려앉네.

看取蓮花淨(간취연화정) : 정갈하게 핀 연꽃을 바라보다가

方知不染心(방지불염심) : 속세에 물들지 않은 마음 알았네.

 

대우사(大禹寺)는 회계산에 있는 사찰이고 의공(義公)은 의()자가 들어가는 법호를 가진 승려를 말한다. 맹호연(孟浩然)이 오월 지역을 유람하다가 의공 선방을 방문한 뒤에 그 선방에 대하여 써준 시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승려 의공을 찬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보다시피 이 시에서 의공을 찬미한 것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구절은 없다. 마지막 구만이 중의법으로 의공도 연꽃처럼 세속에 물들지 않고 청정한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의공은 적막한 가운데 참선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거처도 인적이 드문 숲에 마련했다, 이는 구체적 사실이다. 선방의 대문 밖에 보이는 큰 산과 바로 앞을 흐르는 여러 계곡물은 경치를 묘사한 것이지만 의공의 인품이기도 하다.

우족(雨足)은 빗줄기를 말한다. 석양이 이런 빗줄기를 이었다는 말은 비가 그치자 곧 날이 개어 아름다운 석양이 비치는 것을 말한다. 여름철 비가 그치고 석양이 비치는 저녁은 얼마나 청정하고 아름답겠는가. 또 허공에 비치는 숲의 푸른 기운이 그늘진 정원에 어려 있으니 얼마나 그윽하겠는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참다운 기쁨이 마음에 충일해질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실제 의공의 거처를 묘사한 것이기도 하면서 또한 의공의 정신세계를 묘사한 것이기도 하다.

이 모두는 더러운 곳에서 자라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깨끗하며 고귀한 꽃을 피우는 연꽃과 같다. 시 전편에 걸쳐 선방 주변의 경치를 묘사하였지 만 그 안에는 자연 의공의 인품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다. 그러므로 이 이 시는 산수시의 진면목을 보인 동시에 언어로 그려낸 한 폭의 격조 높은 산수화이기도 한 것이다.

 

 

 

 

 

 

 

歲暮歸南山(세모귀남산) : 맹호연(孟浩然 689-740)

한 해가 다 가는 때 남산으로 돌아가다.

 

北闕休上書(북궐휴상서) : 조정에 글 올릴 일 그만두고

南山歸敝廬(남산귀폐려) : 남산의 낡은 오두막으로 돌아왔소.

不才明主棄(부재명주기) : 재주 없어 주군에게 버림받고

多病故人疏(다병고인소) : 병 많은 몸이라 친구도 멀리하네.

白髪催年老(백발최년로) : 흰 머리는 나이를 재촉하고

靑陽逼歲除(청양핍세제) : 다가오는 봄은 제야를 핍박하네.

永懷愁不寐(영회수불매) : 끝없는 시름으로 잠 못 이루는데

松月夜窗墟(송월야창허) : 창밖 소나무 사이에 달이 떴구나.

 

歲除(세제) : 섣달그믐날 밤, 제야.

* 歲暮歸南山 : 詩題歸故園作이라 하기도 한다.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南山은 맹호연의 고향인 襄陽峴山을 가리킨다.

* 北闕休上書 : ‘北闕은 북쪽에 자리한 宮殿으로 여기서는 朝廷을 가리킨다. 漢書1高 帝紀1소하가 미앙궁을 지었다. [蕭何治未央宮]”라고 하였는데, 顔師古미앙정 이 남쪽으로 향하였으나 글을 올리고 일을 아뢰며 謁見하는 무리들은 모두 北闕로 나아갔다. [未央殿雖南嚮 而上書奏事謁見之徒 皆詣北闕]”라고 하였다. ‘上書는 황제에게 글을 올려 자신의 政見을 아뢰고 任用되기를 요구하는 일을 말한다.

* 弊廬 : 오래되어 낡은 집으로 여기서는 자신의 집에 대한 겸손한 표현이다.

* 明主 : 현명한 임금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唐 玄宗을 가리킨다.

* 靑陽 : 봄을 말한다. 爾雅注疏6 釋天봄은 靑陽이다. [春爲靑陽]”라고 하였다. 邢昺봄기운이 온화해지면 푸른빛이 돌고 따뜻해짐을 말한 것이다.[言春之氣和 則靑而溫陽 也]”라고 하였다.

* 窗虛 :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洞庭湖贈張丞相(망동정호증장승상)/洞庭湖贈張丞相(임동정호증장승상) : 맹호연(孟浩然)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부친다.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 : 팔월의 호숫물은 잔잔한데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 허공을 담아 하늘인 듯 보이네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 : 기운은 운몽택 못물을 찌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 : 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 : 이 물을 건너가려니 건너갈 배와 노가 없나니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 한가히 살아 임금의 은혜에 부끄럽소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 : 가만히 앉아서 낚시꾼을 바라보자니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 : 부질없이 고기가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오

 

* 733년 장구령이 중서령일 때 이 시를 보내 관직에 추천해주기를 희망했다.

* 羨魚情(선어정) : 회남자(淮南子) 설림훈(說林訓)临河而羡鱼 물가에서 고기 얻기를 원하면 不如归家织网 차라리 집에 가 그물을 짜시라.

* 望洞庭 : 중국에서 두 번째 큰 담수호로 호남성 북부에 있음

*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 : 맑고 파란 하늘과 호수가 서로 맞닿아 혼연일체가 되었다는 뜻이다. 太淸은 하늘이다.

* 雲夢澤(운몽택) : 옛날 나라의 못 이름이다. 雲夢은 본래 두 개의 못으로 동정호의 北岸에 있는데, 지금의 湖南湖北 에 걸쳐 있다. 江北에 있는 것이 雲澤이고 江南에 있는 것이 夢澤인 데 합쳐서 운몽택이라 부른다. 면적은 약 8~9백 리인데, 지금은 대부분 土砂沈積하여 육지가 되었다. 여기서 雲夢澤은 동정호를 가리킨다.

* 岳陽城(악양성) : 지금의 湖南省 岳陽市인데 동정호의 東岸에 있다.

*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 : 端居는 평상시에 거처함을 말한다. 聖明明哲한 임금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성명한 임금 밑에서 벼슬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무능한 탓이니 부끄럽다는 뜻이다.

* 坐觀垂釣者 空有羨魚情 : 자신이 出仕를 희망하고 있음을 비유한 말로, 장구령이 자신을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淮南子》 〈說林訓강물을 보며 고기를 부러워하느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 [臨河而羨魚 不如歸家織網]”고 한 것을 이 시에서 변용시킨 것이다. ‘垂釣者는 장구령처럼 이미 벼슬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시인 자신도 장구령처럼 벼슬을 하여 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이 구절에 담았다. 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與諸子登峴山(여제자등현산) : 맹호연(孟浩然)

여럿이 함께 현산에 올라

 

人事有代謝(인사유대사) :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면서 바뀌고

往來成古今(왕래성고금) : 오는 일과 가는 일 역사가 되네.

江山留勝迹(강산유승적) : 강산은 볼만한 곳 남겨두어서

我輩復登臨(아배부등림) : 우리 다시 올라와 볼 수 있게 하네.

水落魚梁淺(수락어량천) : 물 빠진 어량은 바닥 드러나 있는데

天寒夢澤深(천한몽택심) : 날 추운 몽택은 물 깊어져 끝이 없네.

羊公碑字在(양공비자재) : 옛사람 양공의 비석 글자 그대로 남아

讀罷泪沾襟(독파루점금) : 읽고 나니 눈물 흘려 옷을 적시네.

* 峴山 : 孟浩然의 고향인 지금의 湖北省 襄陽縣 남쪽 9리 지점에 있는데, 일명 峴首山이라 한다.

* 代謝 : 興替라고도 하며 새것이 와서 묵은 것을 대신하는 것, 곧 교체되어 바뀌는 것을 말한다.

* 往來 : 日往月來, 세월이 오고감을 가리킨다.

* 勝跡 : 名勝古蹟으로 여기서는 峴山을 말한다. 산 위에 羊祜墮淚碑가 있다.

* 魚梁 : 襄陽 鹿門山 부근의 沔水 중간에 있는 모래섬을 지칭한다. 水經注》 〈沔水에 의하면 魚梁洲沔水 중간쯤에 있는데 東漢隱士龐德公이 살던 곳이라 기록되어 있다. 일설에는 둑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곳이라고 보기도 한다.

* 夢澤 : 雲夢澤으로 고대 나라 땅에 있었던 큰 늪의 이름이다. 지금의 湖南省 益陽縣湘陰 縣 이북, 湖北省江陵縣安陸縣 이남 및 武漢市 이서의 넓은 지역을 가리킨다. 지금의 洞庭湖 北岸 일대의 지역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는 산 위에서 보이는 일반 沼澤을 가리킨다.

* 羊公碑尙在 : ‘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羊公碑는 곧 峴首山 위에 있는 墮淚碑를 말한다. 나라 武帝 羊祜襄陽을 진압하고 늘 여기서 술을 마셨다. 그는 산수를 즐겨서 자주 峴山에 올라 놀았는데, 從事 鄒湛에게 이르기를 우주가 있을 때부터 이 산이 있었으니, 예로부터 賢士들이 여기 올라 조망하였을 것이다. 나와 그대 같은 사람이 많았을 것인데 모두 다 사라져 아는 이 없으니 슬프다. 내가 백 년 뒤에도 魂魄이 있다면 다시 이 산에 오르리라.” 하였는바, 晉書》 〈羊祜傳에 이러한 내용이 보인다. 羊祜가 죽은 뒤에 양양 사람들이 그의 덕을 사모하여 현산에 를 세우니, 보는 사람들이 슬퍼하여 눈물을 떨어뜨렸으므로 杜預가 그 墮淚碑라 하였다.

* : ‘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진서(晉書양호전(羊祜傳)에 따르면 양호는 형주(荊州)에 주둔하고 있을 때 사람들과 함께 자주 현산(峴山)에 올라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다고 하는데 술기가 오르면 탄식하듯 말하곤 했다고 한다.

천지가 있고 강산이 있어 수많은 인물들이 이곳을 찾아왔을 것이지만 지금 이렇게 이곳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고 있어도 모두가 연기처럼 사라져 아무것도 들을 수 없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양호는 생전에 정치적인 공적이 많아 사후 양양의 백성들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현산에 비석과 사당을 세우고 때맞춰 제사를 지내며 그의 공적을 기렸는데 산에 와서 양공비(羊公碑)라고 줄여서 부르는 그의 비석을 보는 사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양호의 뒤를 이은 또 한 사람의 명신 두예(杜預)는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비석에 타루비(墮泪碑)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비석의 원래 이름은 진정남대장군양공호지비(晉征南大將軍羊公祜之碑)이다.

 

 

 

 

 

 

 

送杜十四之江南(송두십사지강남) : 맹호연(孟浩然)

강남으로 가는 두황을 전송하며

 

荊吳相接水爲鄕(형오상접수위향) : 형오가 강남과 인접하여 모두 다 물의 고장

君去春江正水茫(군거춘강정수망) : 그대 떠나는 봄날의 강이 멀리 아득해 보이네.

日暮孤舟何處泊(일모고주하처박) : 해질녘 외로운 배 어느 곳에 머물까?

天涯一望斷人腸(천애일망단인장) : 하늘 끝 바라보니 마음 더욱 애달파지네.

 

 

 

 

 

訪袁拾遺不遇(방원습유불우) : 맹호연(孟浩然)

그대는 가고 (원 습유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洛陽訪才子(낙양방재자) : 낙양으로 그대를 찾아갔더니

江嶺作流人(강령작류인) : 강령으로 일찍이 떠나버리고

聞說梅花早(문설매화조) : 일찍 핀 매화 소식 들었지만

何如此地春(하여차지춘) : 어찌 낙양의 봄만 하리오.

 

 

 

 

 

 

送朱大入秦(송주대입진) : 맹호연(孟浩然)

장안에 들어가는 주대를 보내며

 

遊人五陵去(유인오능거) : 벗이 오릉으로 떠나니

寶劒直千金(보검직천금) : 천금에 해당하는 내 보검을

分手脫相贈(분수탈상증) : 헤어지면 풀어 그대에게 주니

平生一片心(평생일편심) : 평소 내가 지녔던 마음이라오!

 

 

 

 

 

 

送友人之京(송우인지경) : 맹호연(孟浩然)

장안으로 가는 벗을 보내며

 

君登靑雲去(군등청운거) : 그대는 청운에 올라가고 (급제)

余望靑山歸(여망청산귀) : 나는 청산을 바라보며 돌아간다. (낙방)

雲山從此別(운산종차별) : 청운과 청산이 여기에서 이별하니

淚濕薜蘿衣(누습벽나의) : 눈물이 흘러 베옷을 적신다.

 

* 薛蘿依(벽나의) : 薜茘(벽려)女蘿(여라)로 만든 옷. 벽려는 담장이, 여라는 이끼를

말하며 은자들이 사는 초라한 집과 볼품없는 옷을 비유함.

 

 

 

 

 

 

 

尋菊花潭主人不遇(심국화담주인불우) : 맹호연(孟浩然)

菊花潭에 갔으나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行至菊花潭(행지국화담) : 걸어서 국화담에 이르니

村西日已斜(촌서일이사) : 고을 서편에 해가 이미 저무네.

主人登高去(주인등고거) : 주인은 높은 곳에 올라가고

鷄犬空在家(계견공재가) : 닭과 개 만 쓸쓸히 집을 지키네.

 

 

 

 

同儲十二洛陽道中作(동저십이낙양도중작) : 맹호연(孟浩然)

저씨 가문의 열두 번째 사람과 낙양 가던 중에

 

珠彈繁華子(주탄번화자) : 구슬 탄환 사용자는 번화한 집 자식들이요

金羈遊俠人(금기유협인) : 금장식 말굴레는 잡은 자는 협객들이로구나.

酒酣白日暮(주감백일모) : 술에 취한 사이에 해가 저무니

走馬入紅塵(주마입홍진) : 말달려서 먼지 낀 세상에나 들어갈까?

 

* : 굴레 기

* : 즐길 감

* 紅塵 : 번거롭고 속된 세상

 

 

 

 

 

 

 

秋登山寄張五(추등난산기장오)/秋登山寄張五儃 : 맹호연(孟浩然)

가을 난산에 올라 장오에게 부쳐

北山白雲裏(북산백운리) : 북산 흰 구름 속에 (은거하는)

隱者自怡悅(은자자이열) : 은사(장오)는 절로 기뻐서 좋아하리.

相望始登高(상망시등고) : 그리워하다 비로소 높은 곳에 오르니

心隨雁飛滅(심수안비멸) : (그리는) 맘은 기러기 따라 사라지네.

愁因薄暮起(수인박모기) : 시름은 땅거미 따라 일어나고

興是淸秋發(흥시청추발) : 흥취는 맑은 가을에서 피어나네.

時見歸村人(시견귀촌인) : 때마침 마을로 돌아오는 사람 보니

沙行渡頭歇(사행도두헐) : 모래밭을 걸어오다 나루에서 쉬누나.

天邊樹若薺(천변수약제) : 하늘 가 나무들은 냉이 같고

江畔洲如月(강반주여월) : 강가 모래톱은 달 같구나.

何當載酒來(하당재주래) : 어떠한가? 술 가지고 와

共醉重陽節(공취중앙절) : 함께 중양절에 취해 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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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흰 구름 속에 잠겨 있는 북쪽 산, 그곳에는 장자용이 은자의 삶을 살며 스스로 만족해 기뻐하고 있겠지. 그대가 사는 곳을 멀리서나마 바라보고자 높은 산에 오르니, 저 하늘 끝으로 사라지는 새를 따라 내 마음도 달려간다. 석양이 옅게 퍼지자 수심도 따라 일어나고 맑은 가을 경치에 흥취도 일어나는데, 때마침 귀가하는 마을 사람들이 강가의 길을 가고 있거나 강변의 모래가 나루터에 앉아서 쉬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 멀리 하늘가의 나무숲은 봄날 땅에 피어난 냉이처럼 보여 그리움을 더해주고, 강가의 배는 초승달과 같은 모양이다. 이번 중양절에는 술을 싣고 찾아가 함께 취해보면 어떨까.

 

[解題]이 시의 제목은九月九日峴山寄張子容(구월구일현산기장자용)또는秋登萬山寄張五儃로 되어 있기도 하다. 난산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가을 기러기, 저물녘 풍경, 귀가하는 마을 사람의 모습 등은 집을 떠나있는 작가의 외로운 심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벗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첫 구절은 남조(南朝)()나라 도홍경(陶弘景)“ ‘산속에 무엇이 있는가?’ ‘산꼭대기에는 흰 구름이 많습니다.’ ‘스스로 만족해 기뻐할 뿐, 임금께 가져다 보여줄 수 없습니다.’[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詔問山中何所有 賦詩以答)라는 시구를 차용한 것이다. 따라서백운(白雲)’자이열(自怡悅)’이라는 표현을 통해 도홍경의 은일 세계를 장자용에게 부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張五(장오) : 장인(張諲)으로 자는 子容이다. 排行(배항-형제간의 항렬로 형제를 연령순으로 번호를 붙여 부르는 일. 는 다섯 번째라는 뜻).

* 隱者(은자) : 은사. 어떤 일에 무관심하거나 침묵을 지키며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 여기서는 '장오'를 말함.

* () : 기쁘다.

* 怡悅(이열) : 기뻐서 좋아함. 기쁨.

* () : 기러기

* () : 멸망하다. 멸하다. 끄다. 잠기다. 숨기다. 보이지 아니하다. )죽다.

여기서는 '사라지다'로 해석함.

* 薄暮(박모) : 해질녘. 땅거미. 황혼. 저녁때가 됨.

* () : 건너다. 지나가다. 나루. 건네다. 건너지르다.

* () : 쉬다. 그만두다. 자다. 묵다.

* (/) : 냉이. 납가새(). 악장의 이름.

* () :. 부근. ()두렁.

* 江畔(강반) : 강가. 강변.

* () : . 대륙. 모래톱. 삼각주.

* 何當(하당) : (=何如 어떠한가? 어떤. 어찌~만 하겠는가?). (=何放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 載酒(재주) : 술을 가지고 감.

 

 

 

 

 

 

 

大堤行寄萬七(대제행기만칠) : 맹호연(孟浩然)

대제행 가사를 만칠에게 부침

 

大堤行樂處(대제행낙처) : 대제행 악곡이 연주되는 곳

車馬相馳突(거마상치돌) : 수레와 말들 서로 달려 부딪힌다.

歲歲春草生(세세춘초생) : 해마다 봄풀은 자라고

踏靑二三月(답청이삼월) : 답청하는 이삼월 달이로다.

王孫挾珠彈(왕손협주탄) : 왕손은 거문고 끼고 오고

游女矜羅襪(유녀긍나말) : 유녀는 비단 버선 자랑한다.

攜手今莫同(휴수금막동) : 마주 잡은 손 오늘은 같지 않으니

江花爲誰發(강화위수발) : 강가의 꽃은 누굴 위해 피어나는가.

 

* 大堤行(대제행) : 樂府曲調 이름으로 襄陽樂(양양악) 襄陽曲(양양곡) 또는 雍州曲(옹주곡) 이라고도 불림

* 萬七 : 孟浩然知己(知己之友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

* 踏靑(답청) : 봄에 파랗게 난 풀을 밟으며 거니는 일

 

 

 

 

 

 

 

尋香山湛上人(심향산담상인) : 맹호연(孟浩然)

향산의 湛然 스님을 찾아가서

 

朝游訪名山(조유방명산) : 아침을 거닐며 명산을 가보려니

山遠在空翠(산원재공취) : 산은 저 멀리 푸른 하늘가에 있었다.

氛氳亘百里(분온긍백리) : 그 기세가 마치 온 세상을 덮을 듯하니

日入行始至(일입행시지) : 해 질 무렵에야 비로소 이르렀다.

谷口聞鐘聲(곡구문종성) : 골짜기 입구에 다가서니 종소리 들려오고

林端識香氣(림단식향기) : 숲 끝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내음 익숙하다.

杖策尋故人(장책심고인) : 말을 몰아 옛친구 찾아 헤매다가

解鞍暫停騎(해안잠정기) : 안장을 풀어두고는 잠시 말에 기대어 머물렀다.

石門殊豁險(석문수활험) : 문처럼 보이는 바위 사이는 깊숙하고 험하게 보이는데

篁逕轉森邃(황경전삼수) : 대숲 사이 자그마한 길은 차츰 빽빽해져 간다.

法侶欣相逢(법려흔상봉) : 스님과 기쁘게 만나서

淸談曉不寐(청담효부매) : 청담을 논하니 새벽까지 잠들지 못할듯하다.

平生慕眞隱(평생모진은) : 평생 참된 은거를 흠모하면서도

累日探靈異(누일탐령이) : 오래도록 다른 정신을 찾아 헤맸다.

野老朝入田(야노조입전) : 들판의 노인이 아침에 밭으로 향하듯

山僧暮歸寺(산승모귀사) : 산에서 만난 스님께선 해 저물어 사찰로 돌아갔다.

松泉多逸響(송천다일향) : 솔밭 근처 샘물 따라 흘러간 좋은 이야기가 많겠지만

苔壁饒古意(태벽요고의) : 이끼 낀 벼랑에는 옛 뜻 가득히 남아 있다.

願言投此山(원언투차산) : 이 산속에 던져둔 채로 바라본다.

身世兩相棄(신세양상기) : 나와 세상이 서로에게서 버려지기를

 

 

 

 

 

 

 

雲門寺西六七里聞符公蘭若最幽與薛八同往(운문사서육칠리문부공난야최유여설팔동왕) : 맹호연(孟浩然)

운문사 서쪽 6~7리에 있는 문부공난야 암자의 가장 그윽한 곳에 설팔과 함께 가서

 

謂余遊迷方(위여유미방) : 나만 홀로 길을 잃고 있다고 여겼는데

逢子亦在野(봉자역재야) : 그대를 만나고 보니 또한 들판에 계시는군요.

結交指松栢(결교지송백) : 사귐을 맺음에는 소나무 잣나무의 의연함을 지향했고

問法尋蘭若(문법심난야) : 법을 묻고자 난야(蘭若)를 찾으신 게죠.

小溪劣容舟(소계열용주) : 작은 시내는 배를 띄우기에도 벅차고

怪石屢驚馬(괴석누경마) : 괴이한 돌들은 몇 번이나 말을 놀라게 했답니다.

所居最幽絶(소거최유절) : 사시는 곳은 가장 유심한 곳이요

所住皆靜者(소주개정자) : 머무는 분들 모두 청정의 도를 깨우친 사람들이군요.

密篠夾路旁(밀소협로방) : 빽빽이 조릿대는 길을 끼고 자라있고

淸泉流舍下(청천류사하) : 맑은 샘물은 집 아래를 흐릅니다.

上人亦何閒(상인역하한) : 스님께선 무엇을 들으십니까?

塵念俱已捨(진염구이사) : 홍진(紅塵)의 생각은 모두 이미 버리셨을 텐데요.

四禪合眞如(사선합진여) : 사선정(四禪定)으로 영원히 존재하는 실체와 합치되셔

一切是虛假(일체시허가) : 일체 모든 것은 실로 헛됨과 거짓일 뿐이죠

願承甘露潤(원승감로윤) : 원컨대 단 이슬의 윤택함을 받들고자 하며

喜得惠風灑(희득혜풍쇄) : 화창함 바람 불어주심을 즐기려 합니다.

依止此山門(의지차산문) : 이 산문(山門)에 의지해 머무르려는데

誰能效丘也(수능효구야) : 누구 공구(孔丘)를 본받을 수 있겠습니까?

 

 

 

 

 

 

初春漢中漾舟(초춘한중양주) : 맹호연(孟浩然)

초봄 漢水에 배 띄우고

 

羊公峴山下(양공현산하) : 양공이 노닐던 현산의 아래

仙女漢皐曲(선녀한고곡) : 선녀가 살았던 한고산 굽이

雪罷氷復開(설파빙복개) : 눈 그치고 얼음 다시 녹으니

春潭千丈綠(춘담천장록) : 봄의 못은 천 길이나 초록빛일세.

輕舟恣來往(경주자래왕) : 가벼운 배 타고 마음대로 오가며

探琓無厭足(탐완무염족) : 이리저리 구경해도 실증나지 않으니

波影搖妓釵(파영요기채) : 물결의 빛, 기녀의 머리꽂이인 양 찰랑거리고

沙光逐人目(사광축인목) : 모래에 되비친 빛, 사람의 눈을 뒤쫓는구나.

傾杯魚鳥醉(경배어조취) : 잔 기울이면 물고기 새도 술에 취하고

聯句鶯花續(연구앵화속) : 시구 짓자 꾀꼬리와 꽃이 뒤를 잇누나.

良會難再逢(랑회난재봉) : 좋은 기회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니

日入須秉燭(일입수병촉) : 해 지거든 촛불 잡고 놀아나 보세.

 

* 세속을 떠나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술에 취해 풍류에 젖어보려는 마음이 드러남.

 

 

 

 

 

 

 

晚春臥病寄張八(만춘와병기장팔) : 맹호연(孟浩然)

늦봄에 병으로 몸져누워 장자용(張八子)에게 줌

 

南陌春將晩(남맥춘장만) : 남쪽 들에 봄날은 깊어 가는데

北窓猶臥病(북창유와병) : 북쪽 창가에 아직도 병들어 누웠구나.

林園久不遊(림원구불유) : 풀 동산을 한참 노닐지 못하였거늘

草木一何盛(초목일하성) : 초목은 어찌 그리 우거졌는가!

狹徑花將盡(협경화장진) : 좁다란 오솔길 꽃은 다 지려 하고

閒庭竹掃淨(한정죽소정) : 한적한 마당의 대는 쓸어놓은 듯 깨끗한데

翠羽戱蘭苕(취우희란초) : 비취새는 난초를 희롱하며

赤鱗動荷柄(적린동하병) : 붉은 물고기 연꽃의 대를 끄덕거리네.

念我平生好(염아평생호) : 평소 내 좋아한 이 떠올리나니

江鄕遠從政(강향원종정) : 바닷가 고을 저 멀리 벼슬 사누나.

雲山阻夢思(운산조몽사) : 구름 덮인 산 꿈속 그리움 가로막기에

衾枕勞感詠(금침노감영) : 잠자리에서 힘겹게 읊조린다네.

感詠復何爲(감영복하위) : 읊조린들 또다시 어찌하리오?

同心恨別離(동심한별이) : 내맘 같은 벗과 헤어져 한스러울 뿐.

世途皆自媚(세도개자미) : 모두가 자신만을 아끼는 세태

流俗寡相知(유속과상지) : 세상엔 서로 알아줄 이 별로 없다오.

賈誼才空逸(가의재공일) :

安仁鬢欲絲(안인빈욕사) :

遥情每東注(요정매동주) :

奔晷復西馳(분귀복서치) :

常恐填溝壑(상공전구학) :

無由振羽儀(무유진우의) :

窮通若有命(궁통약유명) :

欲向論中推(욕향논중추) :

 

* 늦봄 늙고 병들어가는 자신과는 대조적인 늘 생동하고 변함없는 자연을 바라보며 신세 한탄과 동시에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 어린 마음을 담음.

 

晩春臥疾寄張八子容

南陌春將晚北窗猶臥病林園久不遊草木一何盛

狹逕花障迷閒庭竹掃凈翠羽戲蘭苕赬鱗動荷柄

念我平生好江鄉遠從政雲山阻夢思衾枕勞歌詠

歌詠復何為同心恨別離世途皆自媚流俗寡相知

賈誼才空逸安仁鬢欲絲遙情每東註奔晷復西馳

常恐填溝壑無由振羽儀窮通若有命欲向論中推

 

 

 

 

 

 

 

春意(춘의)/一題作春怨 : 맹호연(孟浩然)

봄기운(봄날의 원망)

 

佳人能畵眉(가인능화미) : 고운 여인 눈썹을 잘도 그리네

粧罷出簾惟(장파출염유) : 단장 마친 후 주렴 밖으로 나서는구나.

照水空自愛(조수공자애) : 물에 비친 모습 맘에 든다만

折花將遺誰(절화장유수) : 꽃을 꺾는 들 그 누구에게 줄 수 있으랴.

春情多豔逸(춘정다염일) : 춘정은 더욱 짙어지고

春意倍相思(춘의배상사) : 님 생각 배나 그립구나.

愁心極楊柳(수심극양류) : 버들 보노라니 시름은 끝이 없는데

一種亂如絲(일종난여사) : 얽힌 실인 양 마음은 심란해지네.

 

* 꽃이 핀 봄날로 인하여 님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짐을 나타냄.

 

 

 

 

 

 

 

耶溪泛舟(야계범주) : 맹호연(孟浩然)

약야계(若耶溪)에 배를 띄우고

落景餘清輝(낙경여청휘) : 저무는 날빛 맑게 비추고

輕橈弄溪渚(경요농계저) : 작은 배로 물가 뱃놀이하네.

澄明愛水物(징명애수물) : 맑은 물속 물고기 사랑스레 노닐고

臨泛何容與(임범하용여) : 배 띄워 이리저리 떠도네.

白首垂釣翁(백수수조옹) : 흰머리 늙은이 낚싯대 드리우고

新妝浣紗女(신장완사녀) : 새 단장에 빨래하는 여인

相看似相識(상간사상식) : 서로 아는 듯한데

脈脈不得語(맥맥부득어) : 그저 바라만 볼 뿐 말이 없네.

* 耶溪 : 약야계(若耶溪). 냇가에 완사석(빨래하던 바위) 고적이 있어. 예전 서시(西施曾)가 이곳에서 빨래했다 함.

 

 

 

 

 

 

 

聽鄭五愔彈琴(청정오음탄금) : 맹호연(孟浩然)

정오음이 타는 금소리를 들으며

 

元籍推名飮(완적추명음) : 완적은 술 잘 마셔 이름 얻었고

淸風坐竹林(청풍좌죽림) : 대숲에서 맑은 바람 벗해 살았네.

半酣下衫袖(반감하삼수) : 술 반쯤 취하면 소매를 늘어뜨려

拂拭龍唇琴(불식용순금) : 용순금 끌어안고 한 곡 탔다네.

一杯彈一曲(일배탄일곡) : 술 한잔에 노래 한 곡 이어지다 보면

不覺夕陽沉(불각석양침) : 붉은 해 지는 것도 모를 정도였네.

餘意在山水(여의재산수) : 못 다 풀어낸 마음이 산과 물에 있는데

聞之諧鳳心(문지해봉심) : 음악을 듣노라니 은자의 마음이 함께하네.

 

* 鄭五愔(정오음) : 인명. ‘는 배항(排行)이다.

* 阮籍(완적) : 인명. 삼국시대 위()나라의 사상가, 문학가로 죽림칠현 중 한 사람(210~263)이다. 술을 좋아하고 금() 연주에 능하였다.

* 衫袖(삼수) : 옷의 소매

* 拂拭(불식) : 닦다. 털다.

* 龍唇琴(용순금) : ()의 이름이다. 고금소古琴疏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말(漢末)에 순숙(筍淑)이란 사람이 집에 용순금이 하나 있었는데 큰비가 내린 어느 날 금이 사라져버렸다. 3년 후 다시 큰비가 내렸는데 흑룡 한 마리가 이응(李膺)의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응이 보니 순숙의 집에 있던 금이었으므로 바로 순숙의 집으로 보내주었다. 이 시는 용순금이라는 이름을 빌어 정음의 금이 귀한 것임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리라.

* 餘意(여의) : 다 풀어내지 못한 마음

* 鳳心(봉심) : 평소의 바람

 

 

 

 

 

 

 

還山貽湛法師(환산이담법사) : 맹호연(孟浩然)

南山으로 돌아와 담() 법사에게 드림

 

幼聞無生理(유문무생리) : 어려서 불가에서 말하는 무생(無生)의 이치를 듣고서는

常欲觀此身(상욕관차신) : 항상 나 자신을 살피려 하였건만

心迹罕兼遂(심적한겸수) : 생각과 행동 두 가지 모두를 성취하기란 어려운 것이니

崎嶇多在塵(기구다재진) : 세상사 험하고도 힘든 일 많기도 했네.

晩途歸舊壑(만도귀구학) : 만년에 옛 살던 골짜기로 돌아와

偶與支公隣(우여지공린) : 우연히도 지공(支公)과 이웃이 되었나니.

喜得林下契(희득림하계) : 기쁘게도 산림에서 두터운 정리(담선사와의 교류)를 얻게 되었으니

共推席上珍(공추석상진) : 자리 위의 귀한 보물인 양 함께 떠받든다네.

念玆泛苦海(염자범고해) : 고해를 떠다녔음을 생각하시어

方便示迷津(방편시미진) : 깨달음의 방편으로 번뇌 무쌍한 생사윤회의 세계를 보여주시고

導以微妙法(도이미묘법) : 여래의 미묘한 법으로 인도하시며

結爲淸靜因(결위청정인) : 청정의 인연으로 맺어주시네.

煩惱業頓捨(번뇌업돈사) : 번뇌의 업보를 버리게 하시니

山林情轉殷(산림정전은) : 산림의 정은 더욱 짙어만 가는데

朝來問疑義(조래문의의) : 아침에 의심나는 뜻 물어보면

夕話得淸眞(석화득청진) : 저녁이면 청진(淸眞)을 얻을 방법 말씀하시네.

墨妙稱古絶(묵묘칭고절) : 書法精妙함은 천고의 솜씨라 일컬을 만하며

詞華驚世人(사화경세인) : 시어의 精華함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데

禪房閉虛靜(선방폐허정) : 스님의 거처는 무심히 닫혀있지만

花藥連冬春(화약련동춘) : 꽃잎은 겨울 봄 잇달아 피어난다네.

平石藉琴硯(평석자금연) : 평평한 돌에는 거문고와 벼루를 놓았으며

落泉洒衣巾(낙천쇄의건) : 떨어져 흩날리는 샘물은 옷과 두건 적시네.

欲知明滅意(욕지명멸의) : 삶과 죽음의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욕심을 버리고

朝夕海鷗馴(조석해구순) : 아침저녁으로 갈매기와 놀아야 하리

 

 

 

 

 

登江中孤嶼贈白雲先生王迥(등강중고서증백운선생왕형) : 맹호연(孟浩然)

강 중간에 있는 섬에 올라 백운선생 왕형에게

 

悠悠淸江水(유유청강수) : 강 위의 푸른 물결 맑고 끝도 없더니

水落沙嶼出(수락사서출) : 강물이 줄어들자 작은 섬과 모래밭이 드러났는데

回潭石下深(회담석하심) : 바위 밑을 돌아 흐르는 물은 바닥을 볼 수 없고

綠篠岸傍密(녹사안방밀) : 가늘고 푸른 대는 강기슭 따라 빽빽하게 자라고 있네.

鮫人潛不見(교인잠불견) : 교인이 잠시 물속에 숨어 볼 수 없어 그런지

漁父歌自逸(어부가자일) : 어부가 노랫소리 편안하고 느긋한데

憶與君別時(억여군별시) : 그대와 헤어지던 날을 생각해보니

泛舟如昨日(범주여작일) : 배를 띄운 것이 마치 어제 일 같네.

夕陽開晩照(석양개만조) : 저녁놀 비스듬히 온 세상을 비출 때

中坐興非一(중좌흥비일) : 섬 위에 앉아 보는 즐거움 끝이 없는데

南望鹿門山(남망녹문산) : 남쪽으로 집이 있는 녹문산을 바라보다가

歸來恨如失(귀래한여실) : 이별의 아쉬움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왔네.

 

 

* 江中孤嶼(강중고서) : 맹호연의 집 간남원(澗南園)은 양양(襄陽) 교외의 현산(峴山) 부근에 있었는데,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강(漢江)이 흐르고 있었고, ‘孤嶼(고서)’는 강에 있었던 작은 섬을 가리킨다.

* 悠悠(유유) : 끝없이 너른 것을 가리킨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모습을 가리킨다.

* 沙嶼(사서) : 백사장과 작은 섬을 가리킨다. 보통은 작은 모래톱을 가리킨다.

* 綠篠(녹소) : 푸른빛 도는 세죽(細竹)을 가리킨다. ‘으로 쓴 자료도 있다.

* 鮫人(교인) : 전설에 나오는 바다 밑에 사는 괴인 또는 인어(人魚)를 가리킨다. 장화(張華)박물지(博物誌)에서 南海水有鮫人, 水居如魚, 不廢織績, 其眼能泣珠(남쪽 바다에 있는 교인은 물속에서 고기처럼 살았는데 사람들처럼 옷을 지어 입고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진주가 되었다).’라고 했다.

* 自逸(자일) : 몸과 마음이 조용하고 편안한 것을 가리킨다. 시경(詩經)소아(小雅)시월지교(十月之交)에서 天命不徹, 我友敢效 我友自逸(만약에 천명이 주나라 조정에만 있다면/편안함을 구하는 내 벗을 배우지 않겠노라)’이라고 했다.

* 中坐(중좌) : 연회 중간을 가리킨다. 좌중(座中)을 가리킨다.

* 鹿門山(녹문산) : 후베이(湖北) 양양(襄陽)에 있는 산 이름으로 후한(後漢) 때 방덕공(龐德公)이 처자를 데리고 이곳으로 들어가 약재를 채취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은자들이 사는 곳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두보(杜甫)冬日有懷李白이란 시에서 未因乘興去, 空有鹿門期(흥이 나야 기꺼이 길을 떠날 텐데/녹문산의 기약에 허공에 떴네)’라고 했다. ‘으로 쓴 자료도 있다.

 

제목에 나오는 왕형(王迥)이란 인물은 백운선생이란 호를 가진 진()나라 때 고사(高士)로 양양(襄陽)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며 채취한 약재를 팔아 살았던 사람인데,

아래 맹호연의 또 다른 시에서 보는 것처럼 두 사람이 인가를 떠나 한가로운 삶을 살며 긴밀히 교유했던 것을 알 수 있다.

 

閑歸日無事(한귀일무사) : 집으로 돌아온 뒤 나날이 일이 없어

雲臥晝不起(운와주불기) : 구름 속에 누워서 한낮까지 빈둥댄다.

有客款柴扉(유객관시비) : 누군가 찾아와 문이라도 두드리면

自云巢居子(자운소거자) : 스스로 숨어 사는 사람이라 말하네.

居閑好芝朮(거한호지출) : 느긋하게 지내며 영지와 백출을 좋아하여

采藥來城市(채약래성시) : 약재를 채취해서 마을로 내려가곤 하는데

家在鹿門山(가재녹문산) : 살고 있는 집은 녹문산에 있지만

常游澗澤水(상유간택수) : 언제든 강과 호수의 물을 찾아 즐기네

手持白羽扇(수지백우선) : 손에는 새 깃을 모아 만든 백우선 들고

脚步靑芒履(각보청망리) : 집 나설 땐 풀로 엮은 신발을 신고

聞道鶴書徵(문도학서징) : 조정에서 부른다는 말이라도 들은 날은

臨流還洗耳(임류환세이) : 물가로 가서 두 귀를 깨끗이 씻어버리네

 

-맹호연(孟浩然)의 시 백운선생왕형견방(白雲先生王迥見訪)전문-

 

맹호연孟浩然[689~740]

당나라 때 시인으로 본명은 확실하지 않으며 자가 호연(浩然)이고 양주(襄州) 양양(襄陽) - 지금의 후베이성(湖北省) 양양(襄陽)사람이다. 맹자의 33대손으로 알려진 그를 사람들이 맹양양(孟襄陽)이라고 불렀는데, 벼슬을 살지 않은 그를 맹산인(孟山人)으로 부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절의를 좋아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좋아했으며 시를 잘 지었다. 나이 마흔에 장안으로 가서 현종(玄宗)에게 시를 지어 바쳤으나不才明主棄(재주가 없어 밝으신 임금님께 버림을 받고)’란 구절을 본 현종이 卿自不求仕, 朕未嘗棄卿(그대 스스로 벼슬을 구하지 않았고/짐도 일찍이 경을 버린 적이 없다)’라고 하면서 기용하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한다. 고향으로 돌아가서는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였다. 당대 산수 전원 시파의 대표로 불리지만 초기에는 정치시와 변새유협시를 많이 썼다. 시는 2백여 수가 전하는데 대부분 산수를 돌아보며 쓴 작품들이다. 왕유(王維)와 함께 왕맹(王孟)으로 병칭되었다.

 

 

 

 

 

 

 

白雲先生王迥見訪(백운선생왕형견방) : 맹호연(孟浩然)

백운선생 왕형께서 찾아주셔서

 

閑歸日無事(한귀일무사) : 한가로이 돌아오니 날마다 일없고

雲臥晝不起(운와주불기) : 구름 속에 누어 낮에도 일어나지 않네.

有客款柴扉(유객관시비) : 길손 있어 때로 사립문 두드리니

自雲巢居子(자운소거자) : 스스로 은자라 부르네.

居閑好芝朮(거한호지출) : 한가한 삶이라 영지와 삽주를 좋아하고

采藥來城市(채약래성시) : 약초 캐어 저자로 나가네.

家在鹿門山(가재녹문산) : 집은 녹문산에 있는데

常游澗澤水(상유간택수) : 늘 산골짜기와 계곡 못의 물에서 노니네.

手持白羽扇(수지백우선) : 손에는 흰 깃털 부채를 들었고

腳步青芒履(각보청망리) : 밭에는 파란 미투리를 신고 걷지

聞道鶴書征(문도학서정) : 조서가 날아들 기미 있다 하니

臨流還洗耳(임류환세이) : 흐르는 시냇물에 다시 귀를 씻누나.

 

* 詔書(조서) : 임금의 宣旨를 일반에게 알리고자 적은 문서

 

 

 

 

 

 

 

早發漁浦潭(조발어포담) : 맹호연(孟浩然)

아침 일찍 어포담(漁浦潭)에서 길을 떠나며

 

東旭早光芒(동욱조광망) : 동녘의 아침 해가 희미하게 이른 빛을 비추자

渚禽已驚聒(저금이경괄) : 물가의 새들은 벌써 놀라 떠들썩하네.

臥聞漁浦口(와문어포구) : 누워서 듣네. 어부들이 포구에서

橈聲暗相撥(요성암상발) : 어둠 속에 노 젓는 소리를

日出氣象分(일출기상분) : 해가 떠올라 날씨가 맑아지자

始知江路闊(시지강로활) : 비로소 강과 호수가 넓다는 것을 알겠네.

美人常晏起(미인상안기) : 아름다운 여인들 늘 늦게 일어나

照影弄流沫(조영농류말) : 자신 모습 비춰보며 흘러가는 물거품을 희롱하네.

飮水畏驚猿(음수외경원) : 물을 마시자니 원숭이가 놀랄까 두려운데

祭魚時見獺(제어시견달) : 이따금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가 제사(祭祀) 지내듯 늘어놓은 것을 보네.

舟行自無悶(주행자무민) : 배를 타고 가면서 저절로 아무런 근심도 없는데

況値晴景豁(황치청경활) : 하물며 저 멀리 뚫린 골짜기에 날씨마저 맑게 개었다네.

 

 

 

 

 

 

 

南歸阻雪(남귀조설)/南陽北阻雪(남양북조설) : 孟浩然(맹호연)

고향 가는 길에 눈으로 길이 막혀

 

我行滯宛許(아행체완허) : 나의 여행은 완허(宛許) 사이에서 길이 막히고

日夕望京豫(일석망경예) : 해지는 저녁 석양을 바라본다.

曠野莽茫茫(광야망망망) : 들판은 아득하고 끝이 없는데

鄉山在何處(향산재하처) : 고향의 산은 어디에 있는가.

孤煙村際起(고연촌제기마을 가운데에서 외로운 연기 오르고

歸雁天邊去(귀안천변거돌아가는 기러기 하늘가로 사라지네.

積雪覆平皋(적설복평고쌓인 눈 평야를 덮고

飢鷹捉寒兔(기응착한토굶주린 매가 겨울 토끼를 잡는구나.

少年弄文墨(소년롱문묵소년 시절 문장을 쓰는 일로 장난하며

屬意在章句(속의재장구글의 장()과 구()에 마음을 기울였네.

十上恥還家(십상치환가십여 차례 실패하여 돌아감이 부끄러워

裴回守歸路(배회수귀로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머물며 배회하네.

 

 

* 南歸(남귀) : 장안(長安)에서 남쪽 고향으로 돌아감.

* 阻雪(조설) : 눈이 와 길이 막힘

* 宛許(완허) : 완 땅을 말하며, 남양(南陽) 이북이다. 지금의 하남성(河南省) 남양시(南陽市)

* 京豫(경예) : 낙양(洛陽)의 옛 이름. 당나라 때 낙양은 동도(東都)로 그 지역이 예주(豫州)에 속하였으므로 경예(京豫)라고 하였다.

* 莽茫茫(망망망) : 들판이 아득하여 끝이 없음.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

* 鄉山(향산) : 고향의 산맥.

* 村際(촌제) : 마을 가운데. 는 가운데, 중간.

* 平皋(평고) : 평원(平原). 평야.

* 文墨(문묵) : 시문(時文)을 짓거나 서화를 그리는 일. 문장을 씀.

* 屬意(속의) : 마음을 기울임. 어떤 대상을 마음에 둠.

* 章句(장구) : 글의 장과 구. 장을 나누고 구를 자르는 일.

* 十上(십상) : 여러 차례 글을 올림.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소진(蘇秦)이 연횡설(連橫說)을 유세하려 진 혜왕(秦 惠王)에게 10여 차례 글을 지어 올렸으나 이러한 건의가 실행되지 않자 돈이 떨어져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무도 반기지 않았다는 고사를 인용함. <戰國策(전국책) 秦策篇(진책편)>

* 裴回(배회) : =徘徊. 목적 없이 거님.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시의 제목을 南陽北阻雪(남양북조설)이라고도 한다. () 개원(開元) 22(734) 맹호연이 두 번째로 장안(長安)에 가서 여러 차례 관직(官職)을 구하였으나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감을 수치스러워하면서 지은 시이며, 고향 가는 길에 큰 눈이 내려 길이 막히자 눈 내린 광경과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고향 가는 길에서 주저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赴京途中遇雪(부경도중우설) : 맹호연(孟浩然)

서울 가는 도중에 눈을 만나다.

迢遞秦京道(초체진경도) : 멀고 먼 진경(秦京)

蒼茫藏暮天(창망장모천) : 세모의 하늘을 아득히 품고 있네.

窮陰連晦朔(궁음연회삭) : 어두운 하늘은 그믐과 초하루에 연해 있고

積雪滿山川(적설만산천) : 눈 쌓여 산천이 가득하네.

落雁迷沙渚(낙안미사저) : 떨어지는 기러기 모래톱에서 길을 잃고

饑烏集野田(기오조야전) : 굶주린 까마귀 들밭에 모이네.

客愁空佇立(객수공저립) : 나그네 시름에 부질없이 우두커니 서 있는데

不見有人煙(불견유인연) : 인가의 연기는 보이지 않네.

 

이 시는 전당시에 수록 되어 있으며 공원 72740세의 맹호연이 서울로 가는 도중에 눈을 만나 외로운 심사를 표현한 시이다.

맹호연은 당 헌종 공원(公元) 72639세일 때에 양주, 무한 길에서 이태백과 만난다.이 때 이태백은 26세로 맹호연과 헤어지며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을 지었다.

맹호연은 일생을 평정(平靜)하게 살았는데, 40세를 전후하여 장안(長安)과 낙양(洛陽)으로 공명을 이루기 위해 떠났던 일과, 한 차례의 북방 여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간을 고향인 녹문(鹿門)에 은거하며 지냈다.

 

* 迢递(초체)멀고 멀다.

* 秦京(진경)장안(長安)의 고칭(故称)

* 秦京道(진경도)장안(長安)으로 가는 큰길

* 蒼茫(창망) : 넓고 멀어서 아득함

* 藏暮天(장모천) : 歲暮(세모)의 하늘을 품고 있다. 전당시(全唐詩)에는歲暮天이 아닌藏暮天으로 수록되어있다.

* 沙渚(사저) : 모래톱

* 窮陰(궁음)어두운 하늘

* ()음력 매월의 마지막 날. 그믐.

* ()음력 매월 첫날. 초하루

 

<참고> 광능을 가는 맹호연을 보내며 李白이 쓴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이다.

송맹호연지광능(送孟浩然之廣陵) - 이백(李白) (daum.net)

 

 

 

 

 

 

 

送辛大之鄂渚不及(송신대지악저불급) : 맹호연(孟浩然)

신대를 전송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함

 

送君不相見(송군부상견) : 그대를 보내어 보이지 않는데

日暮獨愁緖(일모독수서) : 날은 저물어 나를 슬프게 한다.

江上空徘徊(강상공배회) : 강 위를 쓸쓸히 배회하노라니

天邊迷處所(천변미처소) : 하늘가에서 갈 곳을 잃었구나

郡邑經樊鄧(군읍경번등) : 마을은 번성과 등주를 지나니

山河入嵩汝(산하입숭여) : 산하는 숭여에 들었구나

蒲輪去漸遙(포륜거점요) : 손님 청하는 수레는 점점 멀어지고

石徑徒延佇(석경도연저) : 다만 돌길에 우두거니 서 있노라.

 

 

 

 

 

 

江上別流人(강상별유인) : 맹호연(孟浩然)

강가에서 유인과 이별하다.

 

以我越鄕客(이아월향객) : 내 고향 떠난 나그네

逢君謫居者(봉군적거자) : 귀양 가서 사는 그대를 만났다.

分飛黃鶴樓(분비황학누) : 나뉘어 황학루에 날아들 듯

流落蒼梧野(유락창오야) : 창오의 들판에 유락하였구나.

驛使乘雲去(역사승운거) : 역사는 타고 떠나자 하는데

征帆沿溜下(정범연류하) : 떠나는 배는 물 따라 내려온다.

不知從此分(부지종차분) : 이곳에서부터 떠날 곳 모르니

還袂何時把(환몌하시파) : 돌아와 소매를 언제나 잡아보나.

 

* 流人(유인) : 귀양살이하는 사람

 

 

 

 

 

 

 

自洛之越(자락지월) : 맹호연(孟浩然)

낙양에서 월 땅으로 가면서

 

遑遑三十載(황황삼십재) : 오락가락 바쁘게 삼십 년을 보내다가

書劍兩無成(서검양무성) : 문무(文武) 중 어느 것도 이룬 것도 없는데

山水尋吳越(산수심오월) : 어지럽고 탈만 많은 낙양이 싫어져서

風塵厭洛京(풍진염낙경) : 산수 좋은 오와 월의 산수 찾아 나섰네

扁舟泛湖海(편주범호해) : 거울 같은 호수에 작은 배를 띄우고

長揖謝公卿(장읍사공경) : 公卿(공경)에게 두 손 모아 예를 올렸네

且樂杯中物(차락배중물) : 이제부터 잔을 채워 술을 즐길 참인데

誰論世上名(수론세상명) : 뭣 때문에 세상의 공명을 따지겠는가?

 

* () : 낙양(洛陽). ‘과 같고은 옛 춘춘시대(春秋時代) 때 월나라 땅, 즉 현재의 저장(浙江)지역을 가리킨다.

* 遑遑(황황) :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을 가리킨다. 어쩔 줄 모르고 바쁘기만 한 모양을 가리킨다.

* 吳越(오월) : 옛 오나라와 월나라의 땅으로 현재의 장쑤(江蘇)와 저장(浙江) 일대를 가리킨다.

* 風塵(풍진) : (전란 등으로) 어지럽고 편안하지 못한 세상을 가리킨다.

* 洛京(낙경) : 당조(唐朝) 때 동도(東都) 낙양(洛陽)을 가리킨다.

* 長揖(장읍) : 옛사람들이 손을 모아 예를 차리는 것을이라 하는데, 읍을 할 때 모은 손을 높이 올렸다가 내리는 것을長揖이라고 한다.

* 公卿(공경) : 고관의 총칭

* 杯中物(배중물) : ()을 가리킨다.

* () : 어떻게. 여기서는 사람을 가리키는보다 방법을 가리키는와 같다. ‘

비교의 뜻으로 봄

 

맹호연은 나이 마흔에 장안에서 과거에 응시했다가 바람을 이루지 못한 채 개원(開元) 16(728)에 낙양으로 돌아와 반년 정도 머문 뒤, 이듬해 가을 오월(吳越) 일대를 돌아보기 위해 낙양을 떠나게 되는데 이 시는 맹호연이 길을 나서기 바로 전날 밤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맹호연이 비록 과거에 응시했다가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 시가 과거에서 낙방한 실의의 결과로 지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長揖謝公卿이란 구절에서는 맹호연의 꼿꼿한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長揖이 평이한 수준의 예법이라는 것을 감안 하면 맹호연은公卿이라 하더라도 지위 같은 것에 짓눌려 알랑거리지는 않겠다는 자신의 뜻을 완곡하게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백(李白) 같은 사람도 맹호연에게(贈孟浩然)란 시에서 높은 산 같은 품격을 어찌 우러를 수 있겠는가(高山安可仰), 단지 맑은 향기에 예를 표할 수 있을 뿐(徒此揖淸芬)’이라고 했을 것이다.

 

 

 

 

 

 

 

登鹿門山(등녹문산)/登鹿門山懷古(등녹문산회고) : 맹호연(孟浩然)

녹문산에 올라서

 

淸曉因興來(청효인흥래) : 동틀 때 흥이 올라 집을 나선 뒤

乘流越江峴(승류월강현) : 작은 배로 현산을 두른 강을 건넜네.

沙禽近方識(사금근방식) : 모래톱이 가까워지며 물새들이 보이는데

浦樹遙莫辨(포수요막변) : 멀어지는 물가 나무 분별조차 할 수 없네.

漸至鹿門山(점지녹문산) : 천천히 배를 몰아 녹문산에 도달하니

山明翠微淺(산명취미천) : 안개는 밝아오는 아침 해에 옅어지고

岩潭多屈曲(암담다굴곡) : 담수는 바위틈을 굽이굽이 흘러가서

舟楫屢回轉(주즙루회전) : 배를 몰아 올 때마다 길을 멀리 돌아오네.

昔聞龐德公(석문방덕공) : 듣기로는 방덕공이 지난날 이곳에서

采藥遂不返(채약수불반) : 입산한 뒤 약초 캐며 돌아오지 않았다는데

金澗餌芝朮(금간이지출) : 산속은 영지와 백출 자라기에 알맞고

石床臥苔蘚(석상와태선) : 너럭바위에는 푸른 이끼 두껍게 앉아 있네

紛吾感耆舊(분오감기구) : 양양의 옛 노인을 마음 깊이 새기며

結攬事攀踐(결람사반천) : 배를 물가에 묶어놓고 산을 기어오르는데

隱迹今尙存(은적금상존) : 은거한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고

高風邈已遠(고풍막이원) : 높은 풍격 세속을 이미 멀리 떠나있네

白雲何時去(백운하시거) : 함께 간 흰 구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丹桂空偃蹇(단계공언건) : 심어놓은 단계만 아름답게 남아 있어

探討意未窮(탐토의미궁) : 흥이 다할 때까지 옛 자취를 찾아보다가

回艇夕陽晩(회정석양만) : 해 질 녘에 배를 저어 집으로 돌아왔네.

 

* 鹿門山 : 후베이(湖北) 양양(襄陽) 동남쪽에 있는 산으로, 양양기襄陽記에서 舊名蘇嶺山, 建武中, 襄陽侯習鬱立神祠於山, 刻二石鹿夾神道口, 俗因謂之鹿門廟, 後以廟名山也(녹문산의 옛 이름은 소령산인데, 후한 광무제 건무 연중에 양양후 습울이 산에 사당을 짓고 사당으로 가는 길 양쪽에 돌로 만든 사슴을 세워두었다. 사람들이 그것을 녹문묘라고 부르기 시작한 뒷산 이름이 되었다).’라고 했다.

* 江峴 : 강변에 있는 작은 산을 가리킨다. 양양(襄陽)에 있는 현산(峴山)을 가리킨다.

* 沙禽 : 물새를 가리킨다. ‘또는 으로 쓴 자료도 있다.

* : 물가를 가리킨다.

* 金澗 : 풍광이 아름다운 산중 골짜기를 가리킨다. ‘지출은 영지(靈芝)와 백출(白朮)을 가리킨다.

* : 풍부하다. 대단히 많다. ‘耆舊는 나이가 많고 명망이 높은 사람, 여기서는 방덕공(龐德公)을 가리킨다.

* 結攬 : 밧줄을 매다. 배를 세워두는 것을 가리킨다. ‘攀踐은 붙잡고 기어오르다. 산에

오르다.

* 丹桂 : 계수나무의 일종으로 껍질이 붉은빛이다.

* 隱迹 : 은거(隱居)를 가리킨다. ‘隱跡또는 隱蹟이라고도 한다.

* 偃蹇 : 높이 솟다. 오만하고 무례하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여기서는 요염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풀이하였다.

* 探討 : 빼어난 경치를 찾다.

 

 

 

 

 

 

 

晩泊潯陽望廬山(만박심양망여산)/晩泊潯陽望香爐峰(만박심양망향노봉) : 맹호연(孟浩然)

심양포구에 배 세우고 황혼에 여산을 바라보다

저녁 심양에 묵으며 향로봉을 바라보다

 

掛席幾千里(괘석기천리) : 돛 올린 배 타고 몇천 리를 오고도

名山都未逢(명산도미봉) : 이름 높은 그 산은 아직 보지 못했네

泊舟潯陽郭(박주심양곽) : 심양성 밖 포구에 배 세웠을 때

始見香爐峰(시견향로봉) : 향로봉 보자마자 남다름을 알았네

嘗讀遠公傳(상독원공전) : 일찍이 혜원소전 읽어보고서

永懷塵外蹤(영회진외종) : 오래도록 그의 자취 흠모하였네

東林精舍近(동림정사근) : 혜원이 수행하던 동림정사 눈앞에 두고

日暮空聞鐘(일모공문종) : 해지는 때 헛되이 종소리만 듣고 있네

 

* 후인들로부터 천뢰(天籟)(=하늘이 내는 소리)’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 掛席(괘석) : ‘양범(揚帆)(=돛을 올림)’과 같은 말

* 香爐峯(향로봉) : 여산(廬山)에서 가장 잘 알려진 봉우리

* 遠公(원공) : 여산에서 은거하며 수행한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慧遠)

* 塵外蹤(진외종) : 속세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낸 수행자의 자취

* 東林精舍(동림정사) : 혜원이 여산에서 수행할 때, 당시의 자사(刺史) 환이(桓伊)가 세워준 선 수행처

 

 

 

 

 

 

 

秋宵月下有懷(추소월하유회) : 맹호연(孟浩然)

가을밤 밝은 달빛 아래서

 

秋空明月懸(추공명월현) : 가을하늘에 휘영청 밝은 달 떠있고

光彩露沾濕(광채로점습) : 달빛 아래 세상이 이슬에 젖고 있네.

驚鵲棲未定(경작서미정) : 놀란 까치는 둥지 아직 못 정하고

飛螢捲簾入(비형권염입) : 말아 올린 주렴 새로 반딧불이 날아드네.

庭槐寒影疏(정괴한영소) : 뜰에 비친 홰나무그림자 성근 데

鄰杵夜聲急(인저야성급) : 한밤의 이웃집 다듬질 소리 급하네.

佳期曠何許(가기광하어) : 그대를 만날 날 어느 때나 되려는지

望望空佇立(망망공저립) : 간절한 바람으로 하늘 보고 서있네.

 

* 沾濕(점습) : 젖다.

* 杵夜聲(저야성) : 밤중에 들려 오는 다듬잇방망이 소리

* 佳期(가기) : 정인과의 만남. 혼인하는 날.

* 何許(하허) : 무엇. 어떤.

* 望望(망망) : 연연하다. 그리워하다. 우러러 보다. 간절히 바라다.

* 佇立(저립) : 우두커니 섬

 

 

 

 

 

 

 

南山下與老圃期種瓜(남산하여노포기종과) : 맹호연(孟浩然)

남산 밑에서 농사를 오래 지은 사람과 오이를 심기로 기약하다.

 

樵牧南山近(초목남산근) : 나무꾼과 목동들 남산 가까이 모여 있고

林閭北郭賖(림려북곽사) : 성안의 저잣거리 마을 어귀 북쪽에 있네

先人留素業(선인유소업) : 이곳에는 조상님들 농사지어 온 땅이 있고

老圃作隣家(노포작인가) : 밭농사 오래 지은 늙은 이웃이 살고 있어

不種千株橘(부종천주귤) : 귤나무 천 그루 심을 마음 먹어본 적 없었고

惟資五色瓜(유자오색과) : 빛깔 고운 오이 하나만 키워보고 싶었으니

邵平能就我(소평능취아) : 소평 같은 고상한 사람이 나를 찾아온다면

開徑剪蓬麻(개경전봉마) : 쑥과 삼을 베어내고 샛길이라도 내두려네

 

 

* 老圃 : 채소(또는 화훼) 농사에 경험이 많은 농부를 가리킨다.

* 樵牧 : 땔나무를 하고 소와 양을 비롯한 가축을 기르는 것을 가리킨다. 나무꾼과 목

동을 가리키기도 한다.

* 南山 : 남쪽에 있는 산을 가리킨다. 많은 경우 종남산(終南山)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양양(襄陽)의 현산(峴山) 또는 녹문산(鹿門山) 남쪽에 있는 산을 가리키는 것으로 새겨읽었다.

* 林閭 : 시골 마을로 들어가는 어귀를 가리킨다. ‘는 마을 어귀에 있는 문을 가리킨

.

* 素業 :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가업(家業)을 가리킨다.

* 五色瓜(오색과) : 사기史記소상국세가蕭相國世家에서 邵平者, 故秦東陵侯. 秦破爲布衣貧, 種瓜於長安城東, 瓜美, 故世俗謂之東陵瓜, 從邵平以爲名也(소평이란 사람은 진나라때 동릉후를 말한다. 진나라가 망한 뒤 베옷을 입고 가난하게 지내며 장안성 동쪽에 오이를 심었다. 사람들이 맛이 좋은 그 오이를 동릉과라 했는데 소평의 이름을 딴 것이었다).’라고 했다. 동릉과(東陵瓜)라고도 한다.

* 開徑 : 길을 내다.

* 蓬麻 : 쑥과 삼을 가리킨다.

 

* ‘南山이라는 시어의 경우 도연명(陶淵明)은 여산(廬山)을 말하고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는 종남산(終南山)을 말한 경우가 많은데,

맹호연(孟浩然)은 근거지가 양양(襄陽)이었던 만큼 현산(峴山)이나 녹문산(鹿門山)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戱題(희제)/戱贈主人(희증주인) : 맹호연(孟浩然)

재미로 짓다.

 

客醉眠未起(객취면미기) : 술에 취한 손님이 잠들어있는데

主人呼解醒(주인호해성) : 주인이 술 깨라고 소리 질러 부르네

已言鷄黍熟(이언계서숙) : 닭과 기장밥 다 되었다 말하고 나서

復道瓮頭淸(부도옹두청) : 막 빚은 술 빛깔도 곱다고 하네

 

* 解醒(해성) : 술에 취한 상태에서 깨어나다.

* 鷄黍(계서) :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차린 밥과 반찬을 가리킨다. 정이 깊은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 瓮頭(옹두) : 막 익은 술을 가리킨다. 하연지(何延之)蘭亭記에서江東云堈面,猶河北稱瓮頭,謂初熟酒也(강동에서는 강면이라고 하고 하북에서는 옹두라고 칭하는데 막 익은 술을 가리킨다)’라고 하였다.

 

* 몸이 아파 술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맹호연은 멀리서 찾아온 벗을 맞아 술을 마셨다. 그것도 마음껏. 그러고는 앓던 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떴다.

그때 맹호연의 나이 쉰을 갓 넘겼을 때였다. 이 시도 어느 객점에서 술을 마시다 취해 쓰러져 잠들었던 시인이 이제는 그만 일어나라고 흔들어 깨운 주인의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 닭과 기장밥에 잘 익은 술까지 놓인 상을 보고 감동하여 그 자리에서 바로 써 내려갔음 직한 작품이다.

 

 

 

 

 

 

 

田家元日(전가원일) : 맹호연(孟浩然)

시골집에서 맞은 새해 첫날

 

昨夜斗回北(작야두회북) : 어젯밤 북두성 북쪽에서 방향 바꿔

今朝歲起東(금조세기동) : 오늘 아침 동쪽에서 새해 시작되었네

我年已强仕(아년이강사) : 올해로 내 나이 마흔이 되었지만

無祿尙憂農(무록상우농) : 벼슬 없이 여전히 농사 걱정하고 사네

桑野就耕父(상야취경보) : 뽕나무 심은 들에서는 농부에게 다가가고

荷鋤隨牧童(하서수목동) : 괭이 메고 소치는 아이 따라나서네

田家占氣候(전가점기후) : 농부들 날씨 보고 농사 점쳐보는데

共說此年豊(공설차년풍) : 입 모아 올해는 풍년이라 말하네

 

* 元日(원일) : 음력 정월 초하루

* () : 북두칠성(北斗七星)

* 回北(회북) : 북두칠성 중 손잡이 쪽이 북쪽을 가리키던 것에서 동쪽을 가리키는 것으로 바뀌는 것을 가리킨다. 고대 사람들은 북두칠성의 손잡이 쪽이 동쪽을 가리키면 봄, 남쪽을 가리키면 여름, 서쪽을 가리키면 가을, 북쪽을 가리키면 겨울이라고 보았다.

* 起東(기동) : 동쪽을 가리키기 시작한다. ‘는 시작을, ‘은 북두칠성의 손잡이 쪽이 동쪽을 향하는 것을 뜻한다.

* 强仕(강사) : 나이 마흔을 가리킨다.예기禮記·곡례상曲禮上에서四十曰强而仕(마흔 살이 되면 지기가 굳어 벼슬할 수 있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 無祿(무록) : 시인이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 것을 이른 것이다.

* 桑野(상야) : 뽕나무를 심은 밭

* 耕父(경보) : 농부(農夫).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어로 쓰일 때는 로 읽는다.

* 荷鋤(하서) : 괭이를 메다.

* 占氣候(점기후) : 자연 기후에 근거하여 한해의 농사를 점치다.

맹호연이라고 처음부터 벼슬에 뜻이 없지는 않았다.

당 현종 재위 시, 도성으로 가 벼슬을 구하기도 했고 진사 시험에 응시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왕유(王維)가 현종에게 맹호연을 추천했을 때도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의한 구절, ‘不才明主棄가 현종의 마음에 들지 않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또 맹호연의 시를 읽어 본 한조종(韓朝宗)이 그를 연회에 초청한 적이 있었는데 조정에 추천하기 전에 그와 이야기를 나눠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맹호연은 친구와 술을 마시느라 한조종과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어서 벼슬에 대한 맹호연의 아쉬움이 더욱 커졌을지도 모른다.

 

전원에서 맞는 새해 아침을 노래하는 시에서 無祿尙憂農이란 한 구절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관직으로부터 아주 떠나지 못한 그의 마음이 읽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변을 기웃거리며 추태를 보이는 이들이 탐욕에 물든 자기 맘을 감춘 채 국민을 들먹이는 모양이 꼴사나운 날 들이다.

 

 

 

 

 

 

 

夏日辨玉法師茅齋(하일변옥법사모재) : 맹호연(孟浩然)

여름날 옥법사 암자에서 짓다.

 

 

夏日茅齋裏(하일모재리) : 여름날 띠로 엮은 암자 안에서는

無風坐亦涼(무풍좌역량) : 바람이 없어도 참선하면 서늘하네

竹林深荀穊(죽림심순기) : 대숲 깊은 곳에는 죽순이 빽빽하고

藤架引梢長(등가인초장) : 덩굴은 가지 끝을 건너뛰어 자라네

燕覓巢窠處(연멱소과처) : 제비는 둥지 틀 자리를 찾고

蜂來造蜜房(봉래조밀방) : 벌들은 날아와 꿀 채울 방을 짓네

物華皆可翫(물화개가완) : 천지 만물 모두가 즐길만하고

花橤四時芳(화예사시방) : 꽃술은 참선 네 때 향기를 뿜어내네

 

* 茅齋(모재) : 띠로 지은 암자

* 巢窠(소과) : 보금자리. 둥지.

* 物華(물화) : 자연 경물. 진귀한 보물.

* 四時(사시) : 한 해 중의 네 계절. 한 달 중의 네 시기, 즉 회(그믐), (초하루), (칠팔일께와 이십 이삼일께 달이 활의 현처럼 휘어있는 때), (보름). 하루 네차례 참선에 드는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夜歸鹿門歌(야귀녹문가)/夜歸鹿門山歌(야귀녹문산가) : 맹호연(孟浩然)

밤에 녹문산으로 돌아가며 부른 노래

 

山寺鳴鍾晝已昏(산사명종주이혼) : 산사의 종소리에 날은 저물고

漁樑渡頭爭渡喧(어량도두쟁도훤) : 어량 나룻배 타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네

人隨沙岸向江村(인수사안향강촌) : 사람들 모래 기슭 따라 강마을로 향하고

余亦乘舟歸鹿門(여역승주귀녹문) : 나는 배를 타고 녹문으로 돌아가네

鹿門月照開煙樹(녹문월조개연수) : 달빛 비치는 녹문 숲 안개 걷히자

忽到龐公棲隱處(홀도방공서은처) : 홀연히 나타난 방덕공의 은거지

巖扉松徑長寂廖(암비송경장적요) : 바위 위 솔숲길 오랜 세월 고요했네

唯有幽人獨來去(유유유인독래거) : 오로지 은자 홀로 오갔을 테니

 

산사의 종소리가 울리자 날은 이미 어둑해지고, 서로 먼저 건너겠다고 다투느라 어량 나루는 떠들썩하다. 사람들이 모랫길 따라 집으로 향할 때 나 역시 배에 올라 돌아가지만 내가 가는 곳은 녹문산이다.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웠던 녹문산 숲에 달빛 비추자 그 모습 어렴풋하게 보이는데 달빛에 취하여 걷다가 어느덧, 그 옛날 방덕공이 은거했던 곳에 이르게 되었다. 바위 사이의 문, 솔숲의 사잇길은 다니는 사람이 없어 늘 적막한데 오직 은사(隱士)만이 저 홀로 오가고 있다.

 

* 鹿門(녹문) : 녹문산. 한강(漢江) 동쪽에 있다. 한말(漢末)의 저명한 은자 방덕공(龐德公)이 벼슬을 거절하고 산중으로 들어가 은거한 이후로 이 산이 은둔자들의 성지가 되었다.

* 漁樑(어량) : 현산(峴山)과 녹문산 사이에 있던 나루터

* 煙樹(연수) : 달빛 아래 몽롱한 나무가 마치 안개에 싸여있는 듯한 모양

* 巖扉(암비) : 암석 위에 있는 문

* 幽人(유인) : 고요한 거처에 사는 사람, 즉 은자를 가리킴.

 

 

 

 

 

 

 

送韓使君除洪州都曹(송한사군제홍주도조) : 맹호연(孟浩然)

홍주 도독으로 가는 한사군을 전송하며

 

述職撫荆衡(술직무형형) : 형주를 다스리라 명을 받고서

分符襲寵榮(분부습총영) : 부친에 이어 양주를 다스리게 되자

往來看擁傳(왕래간옹전) : 말 타고 부지런히 임지 오가며

前後賴專城(전후뢰전성) : 전후 사정 살펴서 성을 다스렸는데

勿翦棠猶在(물전당유재) : 팥배나무도 베지 않고 그대로 두고

波澄水更淸(파징수갱청) : 거친 파도도 맑은 물로 가라앉기 기다렸네

重推江漢理(중추강한리) : 두 차례나 물가 고을을 다스리게 되었고

旋改豫章行(선개예장행) : 갑작스럽게 예장으로 옮겨 가게 되었지만

召父多遺愛(소보다유애) : 소보처럼 은덕이 여전히 남아 있고

羊公有令名(양공유영명) : 양호처럼 선정 베푼 명성도 있어

衣冠列祖道(의관열조도) : 관리들은 의관 갖춰 전송하고

耆舊擁前旌(기구옹전정) : 깃발 든 원로들 줄 서서 편안한 길 빌어주고

峴首晨風送(현수신풍송) : 현산 에서는 새벽부터 바람맞으며 전송하고

江陵夜火迎(강릉야화영) : 강릉에서는 해진 뒤에 횃불 밝혀 맞이하네

無才慚孺子(무재참유자) : 나는 가진 재주 없어 서유자 같은 천거 부끄럽고

千里愧同聲(천리괴동성) : 그대와 마음이 맞는단 말도 두고두고 창피하네

 

* 韓使君(한사군) : 한조종(韓朝宗)을 가리킨다. 양주자사(襄州刺史)를 지내서 사군이라 한 것이다. ‘都曹都督으로 쓴 자료도 있다. 한조종의 부친 사복(思復)도 양주자사를 지냈다.

* 述職(술직) : 한조종이 부친에 이어 양주자사로 임명된 것이 대단히 영광스러운 것을 가리킨다. ‘述職은 제후가 천자에게 자신의 직무에 대해 진술하는 것으로 나중에는 지방관이 중앙에 자신의 시정내용을 보고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되고

나아가 발령받아 임지로 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襲寵榮(습총영) : 조종(朝宗)이 자기 부친의 뒤를 이어 양주자사(襄州刺史)가 된 것을 가리킨다.

* 往來(왕래) : 조종(朝宗)이 정사를 돌보기 위해 지역을 오가며 직접 계획하고 결단했던 것을 가리킨다. ‘擁傳은 거마車馬가 빼곡히 들어찬 것을 가리킨다. ‘은 역참에 있는 관부(官府)가 전용할 수 있는 수레와 말 등을 가리킨다. ‘專城은 한 성()을 주재하는 자사(刺史), 태수(太守)와 같은 지방 장관을 가리킨다. 악부 陌上桑에서 三十侍中郞, 四十專城居(서른 살 되던 해 시중랑이 되었고 / 마흔 살에는 한 성의 주인 되었네)’라고 했다.

* 勿翦(물전) : 조종(朝宗)이 떠나기는 하지만 그 치적은 남아 파랑이 가라앉은 다음에 물이 맑아지는 것처럼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을 말한 것이다.

과 같고 은 감당(甘棠), 즉 팥배나무(아그배나무)를 가리킨다. ‘波澄은 맑은

, 즉 조종(朝宗)의 품행이 맑고 바른 것을 가리킨다.

* () : 보급하다. 시행하다. 밀고 나가다(= 推行). ‘江漢理는 조종(朝宗)의 치적이 흐르는 강물처럼 순조로웠던 것을 가리킨다. 진서晉書양호전羊祜傳에서 祜率營兵

出鎭南夏, 開設庠序, 綏懷遠近, 甚得江漢之心(양호가 군대를 이끌고 남쪽을 지킬 때,

교를 개설하여 원근의 백성들을 교화함으로써 강가에 사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라고 했다. ‘重推는 거듭 추천된 것을 가리킨다.

* () : . 즉시. ‘豫章行은 조종(朝宗)이 홍주도독(洪州都督)으로 옮기게 된 것을 가리킨다. ‘旋改는 양주(襄州)에서의 짧은 임기를 마치고 예장(豫章), 즉 홍주(洪州)로 옮기게 된 것을 가리킨다.

* 召父(소보) : 조종(朝宗)이 옛사람 소신신(召信臣)과 양호(羊祜)처럼 아름다운 이름을 남긴 것을 가리킨다. 소보(召父)는 전한(前漢) 때 구강(九江) 수춘(壽春) 사람으로 자는 옹경(翁卿)이다. 원제(元帝) 때 남양태수(南陽太守)로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에게 召父로 불렸다. ‘遺愛는 은덕(恩德)을 남긴 것을 가리키고, ‘羊公은 진()나라 때 명장이자 대신을 지낸 양호(羊祜)를 가리키는데, 양양(襄陽)을 지킬 때 선정을 베풀어 令名’, 즉 아름다운 이름을 남겼다.

* 衣冠(의관) : 전송하는 사람이 많고 그 장면이 성대하고 장중한 것을

가리킨다. ‘衣冠은 복식을 갖춰 입은 지방의 사대부들과 관리들을 가리킨다. ‘祖道

옛사람들이 길을 떠나기 전에 길을 다스리는 귀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나중에는 길 떠나는 사람을 전송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耆舊는 나이

든 원로들을 가리키고, ‘前旌은 제왕 또는 관리들이 길을 나설 때 의장의 앞에 서는

깃발을 가리킨다. ‘으로 쓴 자료도 있다.

* 峴首(현수) : 새벽부터 사람들이 현산 아래서 성대하게 전송하고 밤

이 되자 강릉 사람들이 횃불을 밝혀 영접한 것을 가리킨다. ‘으로 쓴 자료도

있다.

 

 

 

 

 

 

 

夏日浮舟過陳大水亭(하일부주과진대수정)/一作浮舟過滕逸人別業 : 맹호연(孟浩然)

여름날 배를 띄워 진대인의 물가 정자로 건너가다.

 

水亭涼氣多(수정양기다) : 물가에 있는 정자 하도 서늘해

閑棹晩來過(한도만래과) : 저녁때 한가로이 배 저어갔네

澗影見藤竹(간영견등죽) : 물에 비친 덩굴과 대나무 보고

潭香聞芰荷(담향문기하) : 마름과 연꽃 향기 물 위에서 맡네

野童扶醉舞(야동부취무) : 아이는 술에 취한 노인을 부축하고

山鳥笑酣歌(산조소감가) : 산새들은 흥에 겨워 노래 부르네

幽賞未云遍(유상미운편) : 고요한 정경을 다 보지 못했는데

煙光奈夕何(연광내석하) : 저녁 안개 퍼지니 어찌할까나

 

* 浮舟(부주) : 배를 몰다. 물 위에 떠 있는 배.

* 水亭(수정) : 물가에 있는 정자. 두심언(杜審言)은 자신의 시 夏日過鄭七山齋에서薜蘿山徑入,荷芰水亭開(벽려와 송라는 산길까지 뻗어있고/연꽃과 마름은 정자 옆에 피어있네)’라고 읊었다.

* 逸人(일인) : 세상을 버리고 숨어 사는 사람. 절개 있는 행동으로 속되지 않게 사는 사람.

* 別業(별업) : 별장

* 芰荷(기하) : 마름잎과 연잎. 나은(羅隱)宿荊州江陵驛에서 風動芰荷香四散, 明月樓閣影相侵(바람 불자 마름과 연꽃 향기 사방에 흩어지고/밝은 달은 누각의 그림자와 서로 들이치네)’이라고 읊었다.

* 扶醉舞(부취무) :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노인을 부축하는 모양을 가리킨다.

* 酣歌(감가) : 흥이 올라 노래를 부르다.

* 幽賞(유상) : 고요히 즐김

* 제목을 夏日浮舟過陳逸人別業으로 단 자료도 있다.

 

 

 

 

 

 

 

歲除夜會樂城張少府宅(세제야회낙성장소부택) : 맹호연(孟浩然)

제야에 낙성 장소부 댁에 모여서

 

疇昔通家好(주석통가호) : 옛날부터 두 집안 사이가 좋아

相知無間然(상지무간연) : 서로 알고 허물없이 지내 온 터라

續明催畵燭(속명최화촉) : 해 진 뒤 서둘러 불을 밝히고

守歲接長筵(수세접장연) : 세밑의 술자리를 함께 열었네

舊曲梅花唱(구곡매화창) : 기녀들은 옛노래 매화곡을 부르고

新正柏酒傳(신정백주전) : 사람들은 새로 빚은 백엽주를 마시는데

客行隨處樂(객행수처락) : 떠돌이는 즐길 거리 찾아가는 이들이라

不見度年年(불견도연년) : 한 해가 가고 오는 것을 보지 못하네

 

* 歲除(세제) : 한 해의 마지막 날을 가리킨다.

* 疇昔(주석) : 예전에. 옛날에.

* 通家(통가) : 세교(世交), 즉 집안끼리 대대로 가까이 지낸 것을 가리킨다.

* 守歲(수세) : 음력으로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는 것을 가리킨다. 주처周處풍토기風土記에서 蜀之風俗, 晩歲相與饋問, 謂之饋歲; 酒食相邀爲別歲; 至除夕達旦不眠, 謂之守歲(촉의 풍속에 세밑에 서로 선물을 보내는 것을 궤세라 하고,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함께 즐기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아침이 될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것을 수세라 했다).’라고 했다.

* 柏酒(백주) : 측백나무 잎을 담가 빚은 술을 가리킨다. 춘절(春節)에 벽사(僻邪)의 의미로 마시는 술로 백엽주(柏葉酒)라고도 한다.

 

 

 

 

 

 

 

除夜樂城逢張少府(제야낙성봉장소부) : 맹호연(孟浩然)

제야에 낙성의 장소부 댁에서

 

雲海泛甌閩(운해범구민) : 운해 속 구민(甌閩)강에 배를 띄우니

風潮泊島濱(풍조박도빈) : 風波 일어 섬가에 停泊 했네

何知歲除夜(하지세제야) : 제야를 맞이하여 어찌 알았겠소?

得見故鄉親(득견고향친) : 고향 친구를 만나게 될 줄을

餘是乘槎客(여시승사객) : 나는 배로 여행하는 나그네이고

君為失路人(군위실로인) : 그대는 길 잃은 사람일세.

平生複能幾(평생복능기) : 평생에 다시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

一別十餘春(일별십여춘) : 한번 헤어지면 십여 년이니

 

 

* 甌閩(구민) : 구강(甌江민강(閩江)

 

 

 

 

 

 

 

題明禪師西山蘭若(제명선사서산난야) : 맹호연(孟浩然)

西山夜에 있는 明禪師 절에 쓰다.

 

西山多奇狀(서산다기상) : 서쪽 산에 기이한 봉우리 많은데

秀出倚前楹(수출의전영) : 빼어난 모습으로 우뚝우뚝 솟았네

停午收彩翠(정오수채취) : 낮에는 비취빛으로 자리 지키고

夕陽照分明(석양조분명) : 해질 때는 노을빛 환하게 비치네

吾歸住其下(오귀주기하) : 나는 고향 돌아와 서산 아래 살고

禪坐證無生(선좌증무생) : 선사는 산속에 앉아 무생의 원 이루셨네

結廬就嵌窟(결려취감굴) : 깊은 산 굴속에 오두막 지어두고

剪竹通徑行(전죽통경행) : 대나무 베어낸 작은길로 다니면서

談空對樵叟(담공대초수) : 부처의 공 도리 나무꾼에게 들려주고

授法與山精(수법여산정) : 온 산의 정령에게 불법을 가르치네.

日暮方辭去(일모방사거) : 해 진 뒤에 비로소 인사드리고

田園歸冶城(전원귀야성) : 田園에서은 성안으로 돌아오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蘭若(난야) : 아란야. 산스크리트 아란야(āranya)의 음역으로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수행하기에 알맞은 조용한 곳이라는 뜻이다. 절을 달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 : 산이 깊은 모양

* 剪竹通徑行(전죽통경행) : ‘전초통왕행(剪苕通往行)’으로 쓴 자료도 있지만 시의 내용에 비춰볼 때 대나무가 더 어울려 보인다.

* 冶城(야성) : 야성천(冶城川) 남쪽에 孟浩然의 거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題義公禪房(제의공선방)/大禹寺義公禪房(제대우사의공선방) : 맹호연(孟浩然)

선사 의공 선방에서

 

義公習禪寂(의공습선적) : 의공 스님 방 안에서 삼매에 들었는데

結宇依空林(결우의공림) : 선방이 자리한 곳 고요한 숲속이네

戶外一峰秀(호외일봉수) : 창밖에는 수려한 봉우리 솟아 있고

階前衆壑深(계전중학심) : 섬돌 앞 골짜기들 깊기도 하네

夕陽連雨足(석양연우족) : 해질녘에 내린 비 충분했는지

空翠落庭陰(공취낙정음) : 푸른 산빛 내려온 마당 어둡네

看取蓮花淨(간취연화정) : 정결하게 피어난 연꽃 보다가

方知不染心(방지불염심) : 티 없이 맑은 마음 비로소 아네

 

 

* 義公(의공) : 당시 어느 고승

* 禪寂(선적) : 좌선하여 입정하다.

* 空翠(공취) : 산빛이 푸르고 밝다.

* 庭陰(정음) : 뜰에 해가 비치지 않는 곳

* () : 뜻 없는 어조사

* 不染心(불염심) : 진흙탕에 뿌리를 내리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에 수행자의 청정한 마음을 비유해서 말한 것이다.

 

대우사(大禹寺)는 회계산에 있는 사찰이고 의공(義公)은 의()자가 들어가는 법호를 가진 승려를 말한다. 맹호연(孟浩然)이 오월 지역을 유람하다가 의공 선방을 방문한 뒤에 그 선방에 대해 써준 시이다.

그러므로 이 시는 승려 의공을 찬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보다시피 이 시에서 의공을 찬미한 것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구절은 없다. 마지막 구만이 중의법으로 의공도 연꽃처럼 세속에 물들지 않고 청정한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의공은 적막한 가운데 참선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거처도 인적이 드문 숲에 마련했다, 이는 구체적 사실이다. 선방의 대문 밖에 보이는 큰 산과 바로 앞을 흐르는 여러 계곡물은 경치를 묘사한 것이지만 의공의 인품이기도 하다.

이 모두는 더러운 곳에서 자라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깨끗하며 고귀한 꽃을 피우는 연꽃과 같다. 시 전편에 걸쳐 선방 주변의 경치를 묘사하였지만 그 안에는 자연 의공의 인품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다. 그러므로 이 이 시는 산수시의 진면목을 보인 동시에 언어로 그려낸 한 폭의 격조 높은 산수화이기도 한 것이다.

 

 

 

 

 

 

 

送丁大鳳進士赴舉呈張九齡(송정대봉진사부거정장구령) : 맹호연(孟浩然)

진사 시험 보러 간 정대봉을 보내고 장구령님께 드리려고

 

吾觀鷦鷯賦(오관초료부) : 저는 장화의 초료부나 읽습니다만

君負王佐才(군부왕좌재) : 대인은 임금을 돕는 인재이십니다

惜無金張援(석무김장원) : 옛날에는 배경 없어 서글퍼하며

十上空歸來(십상공귀래) : 열 번이나 얻은 것 없이 돌아왔지요

棄置鄕園老(기치향원로) : 지금은 포기하고 고향에서 늙어가는데

翻飛羽翼摧(번비우익최) : 맘대로 날던 날개도 힘을 잃어갑니다

故人今在位(고인금재위) : 옛벗도 지금이야 한자리 얻었지만

岐路莫遲回(기로막지회) : 갈림길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아야지요

 

* 丁大鳳(정대봉) : 시인의 고향 벗. 이름은 봉()이고 는 형제 사이의 순서를 나타내는 배항(排行)에서 맏이를 뜻한다.

* 赴擧(부거) : 시험에 응시하다.

* 張九齡 : 장구령(678~740). 당대의 저명한 시인이자 정치가이며 재상을 지냈다.

* 鷦鷯賦(초료부) : 진대(晉代)의 문인 장화(張華)가 지은 것이다. ‘초료(鷦鷯)’는 뱁새를 뜻하며, 이 시에서 시인이 자신을 뱁새에 비유하였다.

* 王佐才(왕좌재) : 제왕의 창업이나 치국을 보좌하는 재능. ()의 조식(曹植)해로행 薤露行에서懷此王佐才, 慷慨獨不羣(임금을 보좌할 재능을 지니고도/홀로 무리에 들지 못해 슬퍼하고 한탄하노라)”라고 읊었다.

* 金張(김장) : 원래는 한()나라 때의 권신 김일제(金日磾)와 장안세(張安世) 두 사람을 병칭하던 호칭이었다. 두 사람의 자손은 7대를 이어가며 높은 벼슬을 살았다. 후에는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 棄置(기치) : 한쪽으로 던져두다. 포기하다. 폐기하다.

* 鄕園(향원) : 고향

* 翻飛(번비) : (새나 나비 등이) 위아래로 날다.

* 羽翼(우익) : 날개. 보좌하는 사람이나 그가 가진 역량.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遲回(지회) : 머뭇거리다. 망설이다. 배회하다.

 

 

 

 

 

 

 

游景空寺蘭若(유경공사란야) : 맹호연(孟浩然)

경공사 수행처를 돌아보고

 

龍象經行處(용상경행처) : 덕 높은 스님들 걷던 곳에서

山腰度石關(산요도석관) : 산허리 지나 돌문을 건너네

屢迷靑嶂合(누미청장합) : 몇 차례 산속에서 길 잃고 헤맸지만

時愛綠蘿閑(시애녹라한) : 푸른 덩굴 아름다워 좋은 시절이네

宴息花林下(연식화림하) : 꽃들의 숲에서 쉬기도 하고

高談竹嶼間(고담죽서간) : 대숲의 섬에서 높은 뜻 이야기하네

寥寥隔塵事(요요격진사) : 속세와 멀리 떨어져 적막한 이곳

疑是入雞山(의시입계산) : 혹시라도 계족산에 들어온 건 아닌지

 

* 龍象(용상) : 덕이 높고 학문이 깊으며 뚜렷한 행적을 남긴 출가수행자를 일컫는 말.

* 經行(경행) : 불교 수행자들이 수행 중에 굳은 몸을 풀기 위해 일정한 지역을 거니는 일.

* 山腰(산요) : 산허리. 산기슭과 산마루의 중간쯤 되는 부분

* 石關(석관) : 돌문

* () : 병풍처럼 둘러선 산봉우리

* 宴息(연식) : 휴식

* 竹嶼(죽서) : 대숲이 무성한 작은 섬

* 寥寥(요요) : 공허한 모양. 적막한 모양

*塵事(진사) : 세속의 일

* 雞山(계산) : 계족산(鷄足山). 중인도 마가다국의 왕사성(王舍城) 밖에 있던 산으로 산의 형세가 닭의 발을 닮아 이런 이름을 얻었다. 붓다의 십대제자 중 상수 제자 두타제일(頭陀第一) 마하가섭(摩訶迦葉)이 선정에 든 채 입멸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宴張別駕新齋(연장별가신재) : 맹호연(孟浩然)

장 별가의 새집에서 벌인 술자리

 

世業傳珪組(세업전규조) : 집안 대대로 관가에서 녹을 받으며

江城佐股肱(강성좌고굉) : 강변 고을 장관 도와 팔다리 역을 해왔는데

高齋徵學問(고재징학문) : 묻고 배울 사람들을 서재로 불러 모았지만

虛薄濫先登(허박람선등) : 나란 사람 소문만큼 아는 것이 많지 않네

講論陪諸子(강론배제자) : 여러 사람 만나서 강설하고 담론하고

文章得舊朋(문장득구붕) : 시 짓고 글을 쓰며 친구들은 얻었지만

士元多賞激(사원다상격) : 사원을 칭찬하는 사람들 아직도 많고

衰病恨無能(쇠병한무능) : 나는 늙고 병들어 무능한 것을 원망하네

 

* 別駕(별가) : 당조(唐朝)에서 주군(州郡)의 자사(刺史)를 보좌하던 속관(屬官)의 관직명이다. 자사가 순시차 바깥을 나갈 때 별도의 수레를 탔던 데서 유래된 말이다.

* 世業(세업) : 대를 이어 전해지는 가업(家業)을 가리킨다. ‘는 제후들이 손에 쥐는 옥판(玉板)을 가리키고, ‘는 관인(官印)을 묶은 끈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張別駕가 대대로 벼슬을 살던 집 출신인 것을 가리킨다.

* 股肱(고굉) : 팔과 다리. 좌우에서 보좌하는 신하를 가리킨다.

* () : 구하다. 모집하다. ‘學問은 학문에 뜻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 虛薄(허박) : 공허하고 천박하다. 허황되고 충실하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 先登(선등) :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오른 것을 가리킨다. 출중한 인재를 가리킨다. 선봉(先鋒)을 가리키기도 한다.

* 士元(사원) : 동한(東漢) 말기 유비(劉備)의 책사였던 龐統(방통 179~214)을 가리킨다. ‘士元은 그의 자(), 맹호연과 같은 양양(襄陽) 사람이다.

* 賞激(상격) : 찬양하다. 중시하다. 상을 내려 격려하다.

 

 

 

 

 

 

 

游明禪師西山蘭若(유명선사서산난야) : 맹호연(孟浩然)

명 스님의 서산 수행처를 돌아보고

 

西山多奇狀(서산다기상) : 서산에는 볼만한 곳 아주 많은데

秀出倚前楹(수출의전영) : 아름다운 풍경이 전각에 기댄듯해

停午收彩翠(정오수채취) : 한낮에는 청록의 빛을 거둬들이고

夕陽照分明(석양조분명) : 해질 때는 밝은 빛이 환히 비추네

吾師住其下(오사주기하) : 우리 스님 그런 곳에서 지내시면서

禪坐證無生(선좌증무생) : 참선과 수행으로 바른 깨달음 얻으셨네

結廬就嵌窟(결려취감굴) : 깊은 산 속 동굴에 주무실 곳 마련하고

剪竹通徑行(전죽통경행) : 대숲 사이로 작은 길 내 절 바깥을 오가시며

談空對樵叟(담공대초수) : 나무하는 노인에게 부처님 가르침 전하시고

說法與山精(설법여산정) : 산에 사는 짐승들에게 법문 설하시는 것 보다가

日暮方辭去(일모방사거) : 해질 때 되어서야 하직 인사 드리고

田園歸冶城(전원귀야성) : 야성 근처 농장에 있는 내 집으로 돌아왔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西山(서산) : 산 이름.

* 蘭若(난야) : 수행처, 즉 사찰을 가리킨다. 산스크리트아란야(aranya)’를 음역한아란야(阿蘭若)’의 약칭이다.

* 秀出(수출) : 빼어나게 아름답다.

* 停午(정오) : 정오(正午). ‘과 통하고 亭午正午와 같다.

* 彩翠(채취) : 산뜻하고 아름다운 청록(靑綠)의 빛깔을 가리킨다.

* 分明(분명) : 환하다. 빛이 쏟아지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禪坐(선좌) : 승려가 단정히 앉아 고요히 선정에 드는 것을 가리킨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無生(무생) : 생멸(生滅)이 없다. 왕유(王維)등변각사(登辨覺寺) -王維(왕유)- 란 시에서 空居法雲外, 觀世得無生(높디높은 산꼭대기 절집에서 사노라면/세상을 관조해 생멸 없는 깨달음에 이르리라)’이라고 읊었다.

* 結廬(결려) : 집을 짓다.

* 嵌窟(감굴) : 동굴. 산굴. ‘은 산이 깊은 것을 가리킨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 : ‘으로 쓴 자료도 있다.

* 山精(산정) : 전설에 나오는 산간의 괴수 또는 약초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여기서는산에 사는 짐승으로 읽었다.

* 冶城(야성) : 지명.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현재의 난징성(南京城) 서쪽에 있는 작은 토산에 세운 토성(土城)으로 성을 끼고 흐르는 시내 남쪽에 맹호연의 집이 있었다.

 

 

 

 

 

 

 

峴潭作(현담작)/峴山作(현산작) : 맹호연(孟浩然)

현산(峴山) 기슭 연못에서 짓다

 

石潭傍隈隩(석담방외오) : 바위로 둘러싸인 연못 옆 굽은 길로

沙岸曉夤緣(사안효인연) : 모래 기슭을 새벽부터 기어 올라가

試垂竹竿釣(시수죽간조) : 시험 삼아 장대로 만든 낚싯대를 던졌더니

果得槎頭鯿(과득사두편) : 듣던 대로 사두편이 물려 올라오네

美人騁金錯(미인빙금착) : 아름다운 여인이 솜씨 좋게 칼을 놀려

纖手膾紅鮮(섬수회홍선) : 가는 손으로 물고기 살을 저며내는데

因謝陸內史(인사륙내사) : 평원내사 육기에게 고마워하고 있겠지

蒓羹何足傳(순갱하족전) : 그 사람 덕에 순채탕이 널리 알려졌으니

 

* 峴潭(현담) : 현산(峴山) 기슭에 있는 연못을 가리킨다. 현산은 양양(襄陽) 남쪽에 있는 명산이다.

* 隈隩(외오) : 산에서 흐르는 물이 굽은 곳을 가리킨다.

* 沙岸(사안) : 모래로 쌓아 올린 둑을 가리킨다. 모래톱이나 백사장을 가리킨다.

* 夤緣(인연) : 기어오르는 것을 가리킨다. 길게 이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서로 의지해 길을 가는 것을 가리킨다.

* 槎頭鯿(사두편) : 한수(漢水)에서 많이 나는 편어(鯿魚)란 고기의 별명이다. 머리가 작고 배가 크며 등이 둥글고 맛이 좋은데, 포획을 금지하자 사람들이 뗏목으로 물을 막고 뗏목 속에 숨는 고기를 잡으면서 사두편이란 별명이 생겼다.

* 金錯(금착) : 금착도(金錯刀). 원래는 칼 모양으로 생긴 고대 화폐를 뜻하지만 여기서는 칼을 가리킨다. ‘(솜씨를) 펼쳐 보이는 것을 가리킨다.

* () : 생선의 살을 얇게 저민 것을 가리킨다. ‘紅鮮은 물고기를 가리킨다.

* 陸內史(육내사) : ()나라 때 시인 육기(陸機)를 가리킨다. 평원내사(平原內史)란 관직을 지냈다.

* 蒓羹(순갱) : 순채를 넣어 끓인 국을 가리킨다. 세설신어世說新語언어言語에서陸機詣王武子,武子前置數斛羊酪,指以示陸曰:卿江東何以敵此.陸云:有千里蒓羹,但未下鹽豉耳(육기가 왕무자를 예방했을 때 마침 양젖으로 만든 치즈를 꽤나 많이 앞에 놓고 있던 왕무자가 육기에게 물었다. “경의 고향 강동에서는 이것에 필적할 만한 이름난 먹거리가 뭐가 있소?”육기가 말했다. “제 고향에서는 천 리나 되는 호수에서 나는 순채로 만든 국이 가히 맛이 좋다할만 합니다. 소금 같은 양념을 칠 필요도 없지요).’라고 했다.

 

 

 

 

 

 

 

疾愈過龍泉寺精舍呈易業二公(질유과용천사정사정이엄이공) : 맹호연(孟浩然)

앓다 일어나 용천 정사에 들렀다가 , 두 분께(시를 지어)올리다.

 

停午聞山鐘(정오문산종) : 한낮에 산사에서 종소리가 들려와

起行散愁疾(기행산수질) : 시름을 잊으려고 길을 나서서

尋林采芝去(심림채지거) : 영지나 딸까 하고 숲으로 들어갔더니

轉谷松翠密(전곡송취밀) : 골짜기 풍경이 솔숲의 푸른빛으로 바뀌누나

傍見精舍開(방견정사개) : 절집 문 열려 있는 게 눈에 띄어서

長廊飯僧畢(장랑반승필) : 마루에 앉아 스님과 함께 공양했지요

石渠流雪水(석거유설수) : 돌로 쌓은 도랑에는 눈 녹은 물이 흘러가고

金子耀霜橘(금자요상귤) : 서리 맞은 밀감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는데

竹房思舊遊(죽방사구유) : 대나무로 엮은 집에서 지난 일들을 생각하며

過憩終永日(과게종영일) : 한나절 동안 느긋하게 쉬어주었네

入洞窺石髓(입동규석수) : 동굴 속으로 들어가 종유석도 구경하고

傍崖采蜂蜜(방애채봉밀) : 높디높은 벼랑에서 벌꿀을 따 맛도 본 뒤에

日暮辭遠公(일모사원공) : 해질 때 다되어서야 두 분께 인사 드렸더니

虎溪相送出(호계상송출) : 호계까지 나와 가는 길 배웅해주셨지요

 

* 龍泉寺精舍(용천사정사) : 진대(晉代) 승려 회원(懷遠)이 창건한 여산(廬山)에 있는 용천정사(龍泉精舍)를 가리킨다. ‘精舍는 원래 강학(講學)과 독서(讀書)를 주로 하는 곳이었으나 나중에 사원(寺院)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飯僧(반승) : 승려와 함께 공양(供養), 즉 밥을 먹는 것을 가리킨다.

* 金子耀霜橘(금자요상귤) : 서리를 맞은 귤이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가리킨다.

* 石髓(석수) : 종유석(鍾乳石)에서 흘러내리는 액체를 가리킨다. 고대에는 이것을 먹으면 장수(長壽)한다고 믿었다.

* 遠公(원공) : ()나라 때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주석했던 고승 혜원(慧遠)을 가리킨다. 여기서는두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었다.

* 虎溪(호계) :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 앞을 흐르는 시내로, ()나라 때 고승 혜원(慧遠)이 손님을 전송할 때조차 이 시내를 건너지 않았는데, 어쩌다 혜원이 호계의 다리를 건너려고 하면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 생긴 명칭이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이백(李白)廬山東林寺夜懷란 시에서霜淸東林鐘,水白虎溪月(동림사 종소리 장엄하게 울리고/달빛 비친 호계는 흰빛으로 흐르네)’이라고 읊었고, 왕유(王維)過感化寺曇上人山院이란 시에서暮持筇竹杖,相待虎溪頭(저물녘에 대지팡이 챙겨 짚고서/서로에게 의지하며 호계로 갔네)’라고 읊었다.

* 停午(정오) : 정오(正午). 중오(中午). ‘(한가운데)’과 통한다.

* 山鐘(산종) : 산사(山寺)의 종소리를 가리킨다.

* 起行(기행) : 걷다. 거닐다. 길을 나서다.

* 采芝(채지) : 영지버섯 또는 지초(芝草)를 따거나 캐는 것을 가리킨다. 고대에는 이것을 먹으면 장생한다고 믿어 신선이 되거나 은거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 永日(영일) : 아침부터 저녁까지 낮 시간을 가리킨다. 하루 종일.

 

 

 

 

 

 

游精思觀回王白雲在後(유정사관회왕백운재후) : 맹호연(孟浩然)

정사관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니 왕백운이 뒤에 떨어져 남아 있어서

 

出谷未亭午(출곡미정오) : 해 높이 뜨기 전에 집을 나섰는데

至家已夕曛(지가이석훈) : 돌아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네

回瞻下山路(회첨하산로) : 산에서 돌아보니 길이 하나 있었고

但見牛羊群(단견우양군) : 보이는 건 양 떼와 소 떼뿐이었는데

樵子暗相失(초자암상실) : 어두워지니 나무꾼들도 길을 잃어버리고

草蟲寒不聞(초충한불문) : 풀벌레도 추워서 그런지 울지 않았네

衡門猶未掩(형문미유엄) : 집에 오니 그대 없어 문 열어 두고

佇立待夫君(저립대부군) : 밖에 서서 그대 오기 기다리고 있네

 

* 精思觀(정사관) : 맹호연의 고향 양양(襄陽) 부근에 있던 도관(道觀)으로 읽었다.

* 王白雲(왕백운) : 맹호연의 고향 친구로 녹문산(鹿門山)에 은거하던 은자 왕형(王迥)을 가리킨다. 평생 출사하지 않고 맹호연과 교유하였다. 백운선생(白雲先生)은 그의 호이다.

* 停午(정오) : 정오(正午). 중오(中午). ‘으로 쓴 자료도 있는데 둘은 때로 통한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回瞻(회첨) : 돌아보다.

* 下山(하산) : ‘山下로 쓴 자료도 있다.

* 衡門(형문) : 나무를 가로 걸쳐 놓은 문을 가리킨다. 은자(隱者)가 사는 집을 가리키기도 한다.

* 佇立(저립) : 오랫동안 서 있는 것을 가리킨다. .

* 夫君(부군) : 친구를 부르는 호칭이다.

 

 

 

 

 

 

 

題長安主人壁(제장안주인벽) : 맹호연(孟浩然)

장안 주인의 벽에 쓰다.

 

久廢南山田(구폐남산전) : 남산에 있는 밭 오랫동안 버려두고서

叨陪東閣賢(도배동각현) : 현자를 모신답시고 따라다녔네

欲隨平子去(욕수평자거) : 귀전부(歸田賦) 쓴 장형을 따르고픈데

猶未獻甘泉(유미헌감천) : 양웅의 감천부(甘泉賦) 같은 글 쓰지 못했네

枕籍琴書滿(침적금서만) : 책과 거문고 어지러이 널린 곳에서

褰帷遠岫連(건유원수련) : 장막을 걷으니 먼 산에 굴이 보이네

我來如昨日(아래여작일) : 이곳에 온 것이 어제 같은데

庭樹忽鳴蟬(정수홀명선) : 뜰에 있는 나무에선 매미들이 울고

促織驚寒女(촉직경한녀) :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놀란 여인은

秋風感長年(추풍감장년) : 가을바람에 지나가는 해를 생각하네

授衣當九月(수의당구월) : 겨울옷 준비하는 9월인데도

無褐竟誰憐(무갈경수련) : 옷도 없이 누굴 가련하다 할 것인가?

 

* 南山 : 맹호연의 고향 양양(襄陽)에 있는 산 이름이다. 현산(峴山)을 이루는 봉우리를 그렇게 불렀을 수도 있다.

* 叨陪(도배) : 뒤쫓다. 모시다 등의 뜻

* 東閣 : 손님을 불러 응대하는 곳을 가리킨다.

* 平子 : 동한(東漢) 귀전부(歸田賦)를 지은 장형(張衡)의 자()

* 甘泉 : 서한(西漢) 때 양웅(揚雄)이 쓴 감천부(甘泉賦)를 가리킨다.

* 枕籍(침적) : 물건이 어지럽게 섞여 널려 있는 것을 가리킨다.

* () : 걷다. 벗기다. ‘(, 장막)’과 같다.

* () : 암혈(巖穴), 즉 산속에 있는 굴을 가리킨다.

* 促織(촉직) : 귀뚜라미의 별칭.

* 長年 : 일년이 다 되어 가다. 나이가 들다.

* 授衣(수의) : 겨울옷을 준비하다. 고대에는 음력 9월이 되면 겨울옷을 준비했으므로 9월을 이렇게 부르기도 했다.

 

개원(開元) 17(729) 가을에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전에 장안으로 온 맹호연은 이해 봄에 치른 과거에서 낙방하고도 차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쓰임을 찾아 시를 지어 바치며 장안에 머물러있었다. 8세기 판 취업준비생이라고 할까, 아니면 청운의 뜻을 품은 고시생이라고 할까.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큰 뜻을 품고 장안으로 왔을 것이고 글로 이룬 명성에 대한 자긍심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룬 것 없이 흘러가는 한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기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나이 마흔을 넘길 때까지 소싯적 품은 꿈을 내려놓을 수 없었던 것이 그때로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시대에 비쳐 본다면 결코 지혜롭다할 수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맹호연은 이 해로부터 불과 10년을 조금 더 살았을 뿐이다.

 

 

 

 

 

 

 

早梅(조매) : 맹호연(孟浩然)

철 이르게 핀 매화

 

園中有早梅(원중유조매) : 마당에 매화나무 하나 있는데

年例犯寒開(연례범한개) : 해마다 날 추울 때 꽃을 피우네

少婦曾攀折(소부증반절) : 젊은 아낙 가지 하나 꺾어 들고서

將歸揷鏡臺(장귀삽경대) : 거울에 꽂아두려고 돌아가려다

猶言看不足(유언간부족) :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 싶었던지

更欲剪刀裁(갱욕전도재) : 가위 들고 또 한 가지 자르려 하네

 

 

早梅(孟浩然)

園中有早梅年例犯寒開少婦曾攀折將歸插鏡臺猶言看不足更欲剪刀裁

 

早梅(柳宗元)

早梅發高樹迥映楚天碧朔風飄夜香繁霜滋曉白欲為萬里贈杳杳山水隔寒英坐銷落何用慰遠客

 

早梅(耶律鑄)

一逕縈紆入草萊柴門雖設不曾開東風是洩春消息吹到梅花樹下來

 

早梅(張謂)

一樹寒白玉條迥臨林村傍谿橋不知近水花先發疑是經春雪未銷

 

早梅(戎昱)

一樹寒白玉條迥臨村路傍溪橋應緣近水花先發疑是經春雪未銷

 

早梅(羅鄴)

綴雪枝條似有情凌寒澹注笑妝成凍香飄處宜春素豔開時混月明遷客嶺頭悲褭褭美人簾下妒盈盈滿園桃李雖堪賞要且東風晚始生

 

早梅(天然根性異)

天然根性異萬物盡難陪自古承春嚴冬鬭雪開豔寒宜雨露香冷隔塵埃堪把依松竹良塗一處栽

 

 

 

 

 

 

 

游鳳林寺西嶺(유봉림사서령) : 맹호연(孟浩然)

봉림사 서쪽 재를 돌아보고

 

共喜年華好(공희연화호) : 좋은 시절 벗들과 함께 즐기려고

來游水石間(내유수석간) : 물 흐르는 바위 위로 놀러 나왔네

烟容開遠樹(연용개원수) : 아지랑이 먼 나무에서 피어오르고

春色滿幽山(춘색만유산) : 깊은 산 하나 가득 봄 빛깔이네

壺酒朋情洽(호주붕정흡) : 병 속의 술 우정을 넉넉하게 하고

琴歌野興閑(금가야흥한) : 거문고와 노랫소리 들녘의 흥취 느긋하네

莫愁歸路暝(막수귀로명) : 어둠 타고 돌아갈 길 걱정하지 말게

招月伴人還(초월반인환) : 달 불러 사람 함께 돌아가면 될 테니

 

 

* 年華(연화) : 시절. 세월.

 

 

 

 

 

 

 

萬山潭作(만산담작) : 맹호연(孟浩然)

만산담에서 짓다

 

垂釣坐磐石(수조좌반석) : 낚싯대 드리운 채 너럭바위 위에 앉아

水淸心亦閑(수청심역한) : 맑은 물 보다 보니 마음 함께 고요해지네

魚行潭樹下(어행담수하) : 고기들은 물에 비친 나무 밑에서 놀고

猿挂島藤間(원괘도등간) : 원숭이는 섬 위에서 덩굴 옮겨 다니네

游女昔解佩(유녀석해패) : 그 옛날 신녀(神女) 둘이 옥노리개 풀어 준 곳

傳聞于此山(전문우차산) : 듣자니 이 산이 바로 그곳이라네

求之不可得(구지불가득) : 밤 되도록 기다리다 신녀(神女) 만나지 못한 채

沿月棹歌還(연월도가환) : 빈 배에 달빛 싣고 노래 부르며 돌아오네

 

* 萬山(만산) : 양양(襄陽) 서북쪽에 있는 산 이름이다. 한수(漢水) 남쪽 기슭에 있으며, 한고산(漢皋山)이라고도 한다. 신녀(神女)가 차고 있던 옥노리개를 풀었다는 전설이 있는 양양의 명승지다. ‘萬山潭은 산 옆을 흐르는 강물이 깊은 곳을 가리킨다.

* 游女昔解佩(유녀석해패) : 주나라 때 사람으로 알려진 정교보(鄭交甫)가 한수(漢水)에서 신녀(神女)를 만나 옥으로 된 노리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다.

* 游女昔解佩 : 나라 鄭交甫나라 地方瀟湘江 가를 거닐다가 神女江妃 두 사람을 만났는데 그 神女가 차고 있던 佩玉을 풀어 鄭交甫에게 信票로 주고 떠나갔다는 傳說을 말하며 瀟湘環佩라고 한다.

* 傳聞於此山 : 이었다고 해 들었네.

* 求之不可得 ~ 佩玉 求하려 해도 그 모습 볼 수 없어

* 沿月櫂歌還 ~ 달빛 좇아 뱃노래 부르며 돌아오네.

 

 

 

 

 

 

 

洛中訪袁拾遺不遇(낙중방원습유불우)/訪袁拾遺不遇(방원습유불우) : 맹호연(孟浩然)

낙양으로 원습유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洛陽訪才子(낙양방재자) : 원습유를 만나려고 낙양 땅을 찾았더니

江嶺作流人(강령작유인) : 대유령(大庾嶺)으로 귀양 간 몸 되었다네

聞說梅花早(문설매화조) : 듣자니 그곳에는 매화 일찍 핀다던데

何如北地春(하여북지춘) : 어찌해야 북쪽 땅에도 봄이 오려나

 

 

* 袁拾遺(원습유) : 원씨(袁氏) 성에 습유(拾遺)라는 관직을 가진 맹호연의 친구로 읽었다. 첫 번째 구절의 才子가 바로 그다.

* 江嶺(강령) : 대유령(大庾嶺)을 가리킨다. 쟝시성(江西省) 대여현(大餘縣)과 광동성(廣東省) 남웅현(南雄縣)의 경계에 있다.

* 流人(유인) : 죄를 얻어 유배 간 사람을 가리킨다.

 

양양(襄陽) 사람인 맹호연이 낙양에 이르러 원습유를 찾아갔지만 덕과 재능을 갖춘 막역한 벗은 이미 유배지로 떠난 뒤였다. 대유령(大庾嶺)을 가리키는 강령(江嶺)은 유배지로 많이 알려진 곳인데 낙양(洛陽)과 강령(江嶺)을 대치시킨 것에 맞춰 재자(才子)의 상대어로 유인(流人)을 배치함으로써 시대적으로는 암흑기라는 것을 나타내는 한편 정치적으로는 군주의 어리석음을 드러내고 있다. 대유령(大庾嶺)은 예부터 매화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고 기후가 온난하여 개화 시기도 이른 것이 특징이다.

그러고 보면 北地에 해당하는 낙양의 봄속에는 늦음을 아쉬워하는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이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친구 역시 유배지에서 철 이르게 핀 매화꽃을 보면서 아직 추운 겨울 같은 낙양의 정치 상황에 한숨을 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過景空寺故融公蘭若(과경공사고융공난야) : 맹호연(孟浩然)

융공께서 계시던 경공사를 지나며

一題作過潛上人舊房一作 悼正弘禪師라는 제목으로도 전한다.

 

池上靑蓮宇(지상청련우) : 연못 위에 연꽃 같은 절 한 채 있고

林間白馬泉(임간백마천) : 숲에서는 백마천 맑은 샘물 솟는데

故人成異物(고인성이물) : 옛사람 어느 사이 세상을 떠서

過客獨澘然(과객독산연) : 지나다 들른 나그네 혼자 눈물 흘리네

既禮新松塔(기예신송탑) : 새로 세운 목탑에 예를 올리고

還尋舊石筵(환심구석연) : 옛날에 본 돌 방석 다시 찾아보는데

平生竹如意(평생죽여의) : 평생 쓰던 대나무 여의 하나만

猶掛草堂前(유괘초당전) : 예전처럼 초당 앞에 달랑 걸려있네

 

* 景空寺(경공사) : 양주(襄州)에 있던 절

* 蘭若(난야) : 산스크리트아 란야aranya의 음역으로 阿蘭若로 쓰기도 한다. 적정처(寂靜處)로도 옮겨 쓰는 수행처를 이르는 말이다. 두보杜甫謁眞諦寺禪師란 시에서蘭若山高處,煙霞嶂幾重(수행처가 산 높은 곳에 있으니/구름 노을 산봉우리 그 몇 겹인가)’이라고 읊었다.

* 靑蓮宇(청련우) : (). 이신(李紳)望鶴林寺란 시에서 鶴棲峰下靑蓮宇, 花發江城世界春(학들은 산 밑에 절에서 살고/강과 시내 꽃이 피니 온 세상이 봄이네)’이라고 읊었다.

* 異物(이물) : 죽은 사람을 가리킨다.

* 澘然(산연) : 눈물을 줄줄 흘리는 모양

* 石筵(석연) : 돌로 만든 궤석, 즉 안석(案席)과 돗자리. 영가를 잘 모셔 두기 위해 사용한다.

* 如意(여의) : 기물 이름. 산스크리트 아나율(阿那律)(aniruddha)을 의역한 것으로 무탐(無貪), 무멸(無滅) 등으로도 번역한다. 손이나 굽은 손가락 모양으로 생겼으며 등이 가려울 때 사용한다. 뼈나 뿔, 대나무, , , 금이나 구리 등으로 만들었으며, 오늘날 사용하는 효자손을 생각하면 되겠다.

 

 

 

 

 

 

 

仲夏歸漢南園寄京邑耆舊(중하귀한남원기경읍기구) : 맹호연(孟浩然)

한여름에 한남원으로 돌아와 장안사는 벗에게 보냄

 

嚐讀高士傳(상독고사전) : 고사전 좋아서 자주 읽었는데

最嘉陶徵君(최가도징군) : 그중에 도연명 가장 좋았네

日耽田園趣(일탐전원취) : 날마다 전원의 장취에 깊이 빠져서

自謂羲皇人(자위희황인) : 스스로 복희씨 사람이라 말하곤 했네

予複何爲者(여부하위자) :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할까?

棲棲徒問津(서서도문진) : 쓸쓸하게 숨어 살며 길을 물어보네

中年廢丘壑(중년폐구학) : 중년의 나이에 은자의 거처 닫아두고

上國如風塵(상국여풍진) : 바람처럼 장안으로 올라갔었네

 

* 仲夏(중하) : 여름의 두 번째 달, 즉 음력 5월을 가리킨다.

* 漢南園(한남원) : 양양(襄陽)에 있는 간남원(澗南園)을 가리킨다. 孟浩然의 시와 사상이 무르익은 곳이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 京邑(경읍) : 경도(京都)

* 耆舊(기구) : 나이가 많은 사람. 나이 많은 친구. 두보(杜甫)憶昔이란 시에서 傷心不忍問耆舊, 復恐初從亂離說(마음 아파 차마 노인들에게 묻지 못한 건/난리 따라 떠돈 이야기 할까 무서워서였습니다)’이라고 읊었다.

* 高士傳(고사전) : 황보밀(皇甫謐)고사전高士傳을 가리킨다. 중국 고대의 인물 전기집 중 하나로 총 91(96)의 짤막한 고사로 이루어져 있다.

* 陶徵君(도징군) : 도연명(陶淵明)을 가리킨다. ‘徵君은 흔히 원정(遠征)을 떠난 무사의 존칭으로 사용하지만, 여기서는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썼다.

* () : 탐닉하다. 빠지다. 골몰하다. ‘로 쓴 자료도 있다.

* 羲皇(희황) : 고대 전설속 삼황(三皇)의 하나인 복희(伏羲)를 가리킨다. 팔괘(八卦)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만들어 수렵과 어획을 가르친 인물이라고 전한다. 은자의 삶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棲棲(서서) : 바빠서 안정되지 못한 모양. 쓸쓸하게 쇠락한 모양.

* 問津(문진) : 학문의 길을 묻다. 인생의 길을 찾다.

* 丘壑(구학) : 초야에 숨어 사는 이가 사는 곳을 가리킨다.

* 上國如風塵(상국여풍진) : ‘上國은 수도를 가리키고 ,‘風塵은 여행을 가리킨다.

 

 

忠欲事明主(충욕사명주) : 충의로 영명한 제왕 모시고 싶어 했고

孝思侍老親(효사시노친) : 효로서 나이 든 부모 모실 것을 생각했네

歸來當炎夏(귀래당염하) : 돌아오니 날 더운 여름철이라

耕稼不及春(경가불급춘) : 땅 갈아 씨 뿌릴 봄까지는 날 있네

扇枕北窗下(선침북창하) : 부채질하면서 북쪽 창 아래 잠들고

采芝南澗濱(채지남간빈) : 남간원 기슭에서 약초 캐며 지냈네

因聲謝同列(인성사동열) : 시 읊으며 사령운의 경지를 생각하고

吾慕潁陽眞(오모영양진) : 영천에서 귀 씻은 허유의 삶을 그리워하네

 

* 明主(명주) : 천자(天子)

* 侍老親(시노친) : 나이 든 부모님을 모시다.

* 采芝(채지) : 지출(芝朮)을 기르고 따다. 맹호연은 자신의 登鹿門山懷古라는 시에서金澗餌芝朮, 石床臥苔蘚(금간에 지출을 키우고/바위 위 푸른 이끼에 눕다)’ 라고 읊었다. ‘芝朮은 약용 식물이다.

* () : ‘로 쓴 자료도 있다.

* 耕稼(경가) : 농사를 짓다(=종장가種莊稼)

* 扇枕北窗下(선침북창하) : 도연명(陶淵明)與子儼等疏에서 常言五六月中, 北窗下卧, 遇凉風暫至, 自謂是羲皇上人(언제나 오뉴월 중에 북창 아래 누워있으면, 서늘한 바람이 이따금씩 지나가곤 하는데, 그럴 때면 내가 희황 시대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희황(羲皇)은 복희씨(伏羲氏)를 말한다. 전설 속에서 인류의 시조로 나오는 사람이다.

* 南澗(남간) : 남간원(南澗園)

* 謝同列(사동렬) : 사령운(謝靈運 385~433)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가리킨다.

* 潁陽眞(영양진) : 영천穎川(또는 영수潁水)에서 귀를 씻은 진인(眞人) 허유(許由)를 가리킨다. 허유는 요()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다스려 달라는 제의를 받고 못 들을 소리를 들었다고 하면서 영수에서 귀를 씻은 인물인데, 맹호연이 그런 허유의 삶을 높이 생각한 것이다.

 

 

 

 

 

 

 

渡浙江問舟中人(도절강문주중인 : 맹호연(孟浩然)

절강을 건너면서 배 안에 있는 사람에게 묻다.

一作崔國輔詩

 

潮落江平未有風(조락강평미유풍) : 바닷물 빠진 뒤 잔잔한 강에 바람 없어

扁舟共濟與君同(편주공제여군동) : 작은 배 올라서 사람들 함께 강 건너네

時時引領望天末(시시인령망천말) : 때때로 목을 늘여 하늘 끝을 보면서

何處靑山是越中(하처청산시월중) : 월땅의 푸른 산이 어느 곳인지 물어보네

 

 

* 浙江(절강) : 강 이름, 즉 전당강(錢唐江)

* 潮落(조락) : 간조(干潮), 즉 바닷물이 빠져나가 해수면이 가장 낮아진 상태를 가리킨다.

* 扁舟(편주) : 작은 배

* 引領(인령) : 목을 길게 빼다. 간절한 바람을 갖고 기다리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쓴다.

* 江平(강평) : 너른 강. 양자강(揚子江)을 말함

* 越中(월중) : 고대 월()나라의 땅. 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紹興) 일대

 

七言絶句孟浩然40세이던 729년 장안(長安)의 과거 시험에 낙방하자 다음 해 여름과 가을, 지금의 상해(上海) 일대인 옛 오월(吳越) 땅을 유람하면서 지었음. 당시 孟浩然은 낙양(洛陽) 변수(汴水)에서 남하, 진강(鎭江)에서 양자강(揚子江)을 건너 항주(杭州)로 가서 옛 오월(吳越) 땅인 소흥(紹興) 일대를 유랑(流浪)했음.

 

 

 

 

 

 

 

舟中曉望(주중효망) : 맹호연(孟浩然)

배에서 새벽을 맞다.

 

掛席東南望(괘석동남망) : 동남쪽 바라보며 돛 올리니

青山水國遙(청산수국요) : 푸른 산에 둘러싸인 섬들 아득하다.

舳艫爭利涉(축로쟁리섭) : 배꼬리 물고 앞다퉈 건너

來往接風潮(래왕접풍조) : 오고 감 바람과 조수에 맡기니

問我今何去(문아금하거) : 어디로 가는가?

天台訪石橋(천태방석교) : 천태산 돌다리 보러 가지

坐看霞色曉(좌간하색효) : 물끄러미 새벽노을 바라보니

疑是赤城標(의시적성표) : 아마도 이곳이 적성산 꼭대기인가?

* 舳艫(축로) : 배가 꼬리를 물고 죽 늘어선 모습

* 利涉(이섭) : 이섭대천(利涉大川) - 큰 내를 건너도 좋다는 주역(周易)의 괘()로 만사형통(萬事亨通)을 의미함.

* 天台 : 중국 동남쪽의 명산으로 石橋가 유명하다.

* 赤城標(적성표) : 천태현 북쪽으로 천태산의 일부 산의 바위가 온통 붉은색임. ()는 산의 정상.

 

 

 

 

 

 

集靈臺(집령대) : 맹호연(孟浩然)

집령대 궁전

 

虢國夫人承主恩(괵국부인승주은) : 괵국부인은 주상의 은혜 받아

平明騎馬入宮門(평명기마입궁문) : 날이 밝아 말 타고 궁궐 문에 든다.

却嫌脂粉汚顔色(각혐지분오안색) : 도리어 화장이 얼굴 버릴까 싫어

淡掃蛾眉朝至尊(담소아미조지존) : 담담히 눈썹을 쓸며 지존을 조회한다.

 

集靈臺 : () 나라 武帝(무제)가 신선을 영접하기 위해 華陰(화음)에 지은 궁전. 唐太宗(당태종)이 섬서성臨潼(임동)에 세운 누대도 집령대라 함.

 

당나라 현종이 지극히 아끼는 양귀비의 언니이니 궁중 출입이 자유로웠을 것이라, 새벽에 말을 타고 집령대 궁문을 들어선다. 워낙 잘생긴 얼굴이라 연지와 분으로 화장하면 오히려 얼굴이 보기 싫게 될 수도 있으므로 눈썹만 대강 매만지고는 당당하게 임금을 뵙는다. 집령대는 한무제가 3년 뒤 다시 오겠다는 선녀 西王母(서왕모)의 약속을 믿고 세운 궁전인데 서왕모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는 고사가 있다. 이 시는 현종을 한무제에 빗대어 지었는데, 괵국부인의 무례와 현종의 처신을 비꼰 작품이라도 말하며 역시 궁사의 한 종류라 하겠다.

 

 

 

 

 

 

 

登安陽城樓(등안양성루) : 맹호연(孟浩然)

안양 성루에 올라

 

縣城南面漢江流(현성남면한강류) : 현성은 남쪽으로 흐르는 한강을 마주하며

江漲開成南雍州(강창개성남옹주) : 강과 산봉우리가 새로이 남옹주를 이루었구나.

才子乘春來騁望(재자승춘래빙망) : 청춘 남녀들 봄맞이 와서 먼 곳을 바라보고

羣公暇日坐銷憂(군공가일좌소우) : 군현의 고관들은 하루 틈내 앉아서 근심을 씻는다.

樓臺晚映青山郭(누대만영청산곽) : 누대에서 보니 푸른 산과 성곽이 저녁 강물에 비치고

羅綺晴驕綠水洲(나기청교록수주) : 비단 치장한 여인들은 풀빛 강 모래톱에서 환한 자태 뽑낸다.

向夕波搖明月動(향석파요명월동) : 지난번 저녁엔 물결 일어 밝은 달을 흔들더니

更疑神女弄珠遊(갱의신녀롱주유) : 혹시 신녀가 와서 구슬 놀이 하는가 했었네.

 

원본 출처 : 全唐詩·160

 

 

 

 

 

 

 

問舟子(문주자) : 맹호연(孟浩然)

뱃사공에게 묻나니

 

向夕問舟子(향석문주자) : 황혼이 몰려올 때 뱃사공에게 다가가

前程幾多(전정기다) : 앞으로 또 얼마나 남았는지 물었다오.

灣頭正(만두정) : 굽은 강변 머리에 막 배를 대던 사공은

淮裏足風波(회리족풍파) : 회수 마을의 풍파가 너무 드세다고 하네.

 

孟浩然41세이던 730, 鹿門山 고향을 떠나 洛陽으로 가서 과거시험 낙방의 좌절감을 풀기 위해 揚子江 하류 지금의 上海 부근 옛 吳越 땅을 다시 漫遊 하면서 지었을 그의 五言絶句 宿建德江을 지었을 무렵의 작품임

 

 

 

 

 

 

 

登峴山亭寄晉陵張少府(등현산정기진릉장소부) : 맹호연(孟浩然)

현산정에 올라 진릉 장소부에게

 

峴首風湍急(현수풍단급) : 현산(峴山) 마루 바람과 여울 물살 급하여

雲帆若鳥飛(운범약조비) : 구름 속 돛단배 새가 나는 듯 가네.

憑軒試一問(빙헌시일문) : 난간에 기대어 한 번 물어나 본다

張翰欲來歸(장한욕래귀) : 장한처럼 돌아올 생각은 있는지

* 孟浩然(689~740) : 당나라 시인. 양양(襄陽) 출신으로 녹문산에 은거하여 짓기를 즐겨하였으며 오언시와 산수 시인으로 유명. 왕유, 장구령 등과 교우하며 절개와 의리를 중시. 이름은 호(), () 호연(浩然), () 녹문처사, 맹양양(孟襄陽). 저서 '맹호연집'

* 峴山亭 : 양양(襄阳)의 현산(峴山)을 상징하는 고건축물(古建築物). 이곳에 오르면 襄阳을 돌아 흐르는 한강(汉江)이 내려다보인다.

* 張少府 : 장구령(張九齡 : 678~740)을 지칭.

* 少府 : 縣令에 해당하는 관직.

* 試問 : 시험 삼아 묻다. 물어보다.

* 張翰(?~359) : 나라 사람으로 나라의 벼슬을 하였다.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순채(蓴菜)와 농어회(鱸魚膾) 맛이 그립다며 벼슬을 버리고 江東의 고향 송강(松江)으로 돌아갔다. 는 고사의 기원이 됨.

* 來歸 : 마음을 바꿔 따르고 복종함. 귀순하다(=來附)

 

 

 

 

 

 

 

夜渡湘水(야도상수) : 맹호연(孟浩然)

밤에 상수(湘水)를 건너며

 

客行貪利涉(객행탐리섭) : 나그네 가는 길은 빨리 건너기를 바라니

夜裏渡湘川(야리도상천) : 밤중에도 상수(湘水)를 건너려 하네.

露氣聞芳杜(로기문방두) : 이슬 가운데 두약(杜若) 향기를 맡고

歌聲識采蓮(가성식채련) : 노랫소리에 연꽃을 따는 줄 아네.

榜人投岸火(방인투안화) : 뱃사공은 강 언덕의 불빛을 보고 배를 대고

漁子宿潭煙(어자숙담연) : 고기잡이는 물안개 속에서 잠자네.

行旅時相間(행려시상간) : 나그네들 때때로 서로 묻네

涔陽何處邊(잠양하처변) : 건너편 배 대는 곳인 잠양(涔陽)이 어느 구석에 있느냐고.

 

 

 

 

 

 

 

田園作(전원작) : 맹호연(孟浩然)

전원에서

 

弊廬隔塵喧(폐려격진훤) : 낡은 오두막 시끄러운 속세와 떨어졌으니

惟先養恬素(유선양념소) : 생각건대 선조께서 편안한 소박함을 기르시고자

卜鄰近三徑(복린근삼경) : 이웃을 가렸기에 은자의 집 가까이

植果盈千樹(식과영천수) : 과일나무를 심어 천 그루 채우셨구려.

粵余任推遷(월여임추천) : , 나는 세상의 추이에 따라

三十猶未遇(삼십유미우) : 서른의 나이에도 아직 알아주는 이 만나지 못해

書劍時將晩(서검시장만) : 장차 문무로 공 세울 날 늦어만 가는데

丘園日已暮(구원일이모) : 원림은 날마다 부질없이 저무나니

晨興自多懷(신흥자다회) : 새벽부터 잠이 깨어 언제나 생각 많고

晝坐常寡悟(주좌상과오) : 한낮에 정좌해도 깨달음은 늘 적지만

衝天羨鴻鴣(충천선홍고) : 하늘을 찌르는 기러기와 고니를 부러워하며

爭食羞雞鶩(쟁식수계목) : 모이나 다투는 닭과 오리 부끄럽게 여기면서,

望斷金馬門(망단금마문) : 황제 계신 금마문 바라뵈지 않기에

勞歌釆樵路(노가변초로) : 나무하러 다니는 길에서 힘든 노래 부르는데

鄕曲無知己(향곡무지기) : 궁벽한 시골이라 알아주는 사람 없고

朝端乏親故(조단핍친고) : 조정안에도 친구조차 드무니

誰能爲揚雄(수능위양웅) : 누구런가? 양웅 같은 나를 위해

一薦甘泉賦(일천감천부) : 감천부 한 번이라도 추천해줄 사람은

 

 

 

 

 

 

 

登望楚山最高頂(등망초산최고정) : 맹호연(孟浩然)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

 

山水觀形勝(산수관형승) : 大自然의 뛰어난 풍경을 바라보니

襄陽美會稽(양양미회계) : 내 고향 양양(襄陽)이 회계(會稽)보다 아름답구나

最高惟望楚(최고유망초) : 가장 높은 곳에서만 초() 땅을 바라볼 수 있는데

曾未一攀躋(증미일반제) : 일찍이 한 번도 더위잡아 오른 적이 없었네.

石壁疑削成(석벽의삭성) : 돌벽은 깎아 만든 것인가 의아했었고

衆山比全低(중산비전저) : 견주어 보면 많은 산 들이 다 낮았네.

晴明試登陟(청명시등척) : 맑게 갠 날 시험 삼아 올라와

目極無端倪(목극무단예) : 아득히 멀리까지 바라보는데 도무지 끝이 없구나.

雲夢掌中小(운몽장중소) : 운몽택(雲夢澤)은 손바닥 안에 있는 듯 작게 보이고

武陵花處迷(무릉화처미) : 武陵은 꽃이 피어있는 곳이 어딘지 흐릿하기만 하네

暝還歸騎下(명환귀기하) : 저물녘 말 타고 내려오며 돌아가는데

蘿月映深溪(나월영심계) : 담쟁이덩굴 사이로 바라보이는 달이 깊은 골짜기를 비추고 있네.

 

 

 

 

 

 

 

採樵作(채초작) : 맹호연(孟浩然)

나무하며 짓노라.

 

採樵入深山(채초입심산) : 땔 나무하러 심산에 드니

山深水重疊(산심수중첩) : 산 깊어 나무 우거졌도다.

橋崩臥査擁(교붕와사옹) : 다리가 무너지고 누운 뗏목 가로막으며

路險垂藤接(노험수등접) : 길 험해 늘어진 등나무 엉겼다.

日落伴將稀(일락반장희) : 해 떨어지자 나무하던 동료 드물어지고

山風拂薜衣(산풍불벽의) : 산바람 불자 은자의 옷 나부끼노라.

長歌負輕策(장가부경책) : 소리 높이 노래하며 가벼운 땔나무 지고

平野望烟歸(평야망연귀) : 너른 들판 연기 바라보며 돌아온다.

 

이 시는 孟浩然의 전원시다. 깊은 산속은 땔 나무하기엔 적당한 장소가 아니다. 이 시에서처럼 인적이 좀처럼 닿지 않는 깊숙한 첩첩산중에는 길이나 다리가 보수되지 않아 다니기 어렵고, 끊어지거나 누운 고목들이 길을 가로막기도 하고, 등나무 줄기들이 엉겨있어 길을 헤쳐 나가기조차 힘들다. 이처럼 첩첩산중에 땔 나무하러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땔 나무하러 갔다기보다는 6, 7구에서 보듯이 은자의 옷을 나부끼면서 유유자적한 은자적 행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문일다(聞一多)孟浩然을 평가하면서 은거를 위해 은거했고, 낭만적 이상, 고인에 대한 신성한 묵계를 위해 은거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은일 시인이라고도 부른다. 이백(李白)孟浩然의 그런 점을 숭모하면서 그를 극찬했다.

 

 

 

 

 

 

 

六言詩(육언시) : 맹호연(孟浩然)

여섯 자로 이룬 시

 

花嬋娟沃春泉(화선연옥춘천) : 꽃이 선연하니 봄 샘물이 풍성하고

竹嬋娟籠曉烟(죽선연농효연) : 새벽안개와 연기에 싸인 대나무 곱구나.

雲嬋娟不長妍(운선연부장연) : 구름이 선연하나 오래 곱지 못하고

月嬋娟眞可憐(월선연진가련) : 달도 선연하나 참으로 가련하네.

 

어구(語句)

* 六言詩 : 한 구가 6자로 구성된 시. ()谷永(곡영)이 처음 지었다 하며 () 나라에서도 6言絶句(6언절구)라 하여 지었고, 평측은 7언의 다섯째 글자를 생략한 형식이라 함.

* 嬋娟 : 곱고 아름다움. 품위 있고 아름다운 모양.

* 春泉 : 봄철의 샘물.

* 籠曉烟(농효연) : 새벽 연기, 안개에 둘러싸임.

* 長妍(장연) : 오래 고움. 오래 사랑스러움.

* 可憐(가련) : 불쌍함. 귀여움. 맵시가 고움.

 

감상(鑑賞)
꽃과 대나무와 구름과 달 등 자연 현상을 두고 그 특색을 6언시로 읊었다. 풀이하기에 일관성이 없도록 되었으니 첫 구는 봄 샘물이 풍성하니 꽃이 곱다.’고해도 좋겠는데, 둘째 구를 대나무 고우니 새벽안개 둘러싸네.’라 하면 어색하지 않을까. 셋째 구에서 구름은 그냥 있지 않고 갖가지로 모양이 바뀌며 흘러가니 오래 두고 볼 것이 못 되며, 넷째 구의 달은 가련한데 가련의 풀이는 어느 뜻이라도 다 어울리겠다.

 

압운(押韻), 평측(平仄)

6언절구. 압운은 각 구마다 두어 , , , 자로 평성 ()’ 평운이다. 평측은 차례로 平平平仄平平,仄平平平仄平,平平平仄平平,仄平平平仄平으로 평측이 고르지 못하다. 6언은 다섯째 글자를 줄인 형태라 하니, 二四不同二六對(이사부동이륙대)二四不同二五對(이사부동이오대)여야 할 것인데 이 작품은 그마저 맞지 않아 따져볼 필요가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육언시[六言詩]

 

 

 

 

 

 

 

武陵泛舟(무릉범주) : 맹호연(孟浩然)

무릉에서 배 띄워

 

武陵川路狹(무릉천로협) : 무릉도원의 물길 점차 좁아지는데

前櫂入花林(전도입화림) : 앞으로 노 저어 복사꽃 숲속으로 들어가네.

莫測幽源裏(막측유원리) : 예측할 수 없는 깊은 도화원 숲속에

仙家信幾深(선가신기심) : 신선은 얼마나 더 깊은 곳에 있을까?

水回靑嶂合(수회청장합) : 물길은 휘돌아 푸른 산과 합쳐지고

雲度綠谿陰(운도녹계음) : 구름은 흘러 푸른 시내를 덮었네.

坐聽閑猿嘯(좌청한원소) : 앉아서 한가로이 원숭이 휘파람 소리 들으니

彌淸塵外心(미청진외심) : 티끌 세상을 떠난 마음 더욱 맑아지는구나.

 

* () : 더욱

 

山水田園詩 詩派陶淵明謝靈運, 王維, 韋應物, 柳宗元 그 외에 祖咏, 常建, 儲光羲(저광희) 등은 산수의 아름다움과 전원생활의 한가로움을 노래함.

왕유는 맹호연과 교분을 나누며 그의 시를 애송, 그러나 소식은 맹호연의 시가 운치는 있으나 經史, 典故 才學이 부족하다 함.

 

 

 

 

 

 

 

宿終南翠微寺(숙종남취미사) : 맹호연(孟浩然)

종남산 취미사에 묵고서

 

翠微終南裏(취미종남리) : 종남산 속 취미사

雨後宜返照(우후의반조) : 비 온 뒤 저녁 햇살 좋기도 하네.

閉關久沈冥(폐관구심명) : 빗장 걸어둔 채 오래도록 정적에 묻혀있다가

杖策一登眺(장책일등조) : 지팡이 짚고 산에 한 번 올라 바라보노라.

遂造幽人室(수조유인실) : 마침내 은자의 집에 이르러

始知靜者妙(시지정자묘) : 비로서 스님의 고묘(高妙)함 알게 되었네.

儒道雖異門(유도수이문) : 비록 유가(儒家)의 도()와 는 달라도

雲林頗同調(운림파동조) : 구름 둘러쳐진 숲이야 자뭇 함께 어울릴만하다네.

兩心喜相得(양심희상득) : 두 마음 서로 어우러져 기뻐하나니

畢竟共談笑(필경공담소) : 해가 저물도록 함께 담소를 나누노라.

暝還高窗眠(명환고창면) : 어둑해져 돌아와 높다란 창 아래 잠을 청하다가

時見遠山燒(시견원산소) : 때로 먼 산이 불타는 것을 보곤 하는데

緬懷赤城標(면회적성표) : 적성산의 타는 듯 붉은 노을을 생각해보다가

更憶臨海嶠(갱억림해교) : 임해군(臨海君)의 높고 뾰쪽한 산 떠올린다네.

風泉有淸音(풍천유청음) : 바람 부는 샘가에서 맑은소리 들려오거늘

何必蘇門嘯(하필소문소) : 어찌 꼭 소문산(蘇門山)에서 휘파람을 불어야 하는고?

 

 

 

 

 

 

 

書懷貽京邑同好(서회이경읍동호) : 맹호연(孟浩然)

심회(心懷)를 적어 서울의 친구에게 전하다.

 

惟先自鄒魯(유선자추노) : 나의 선조는 공맹(孔孟)으로부터

家世重儒風(가세중유풍) : 집안 대대로 유풍(儒風)을 중시하여 왔다네.

詩禮襲遺訓(시례습유훈) : 시경(詩經)과 삼례(三禮) 유가의 법도로 집안의 가르침으로 삼아 전하여 왔으니

趨庭紹末躬(추정소말궁) : 공자께서 행하신 추정(趨庭)의 가르침이 몸까지 이어졌도다.

晝夜常自强(주야상자강) :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강불식(自强不息)에 힘썼기에

詞賦頗亦工(사부파역공) : 시문을 짓는 것이야 자뭇 솜씨가 있지만은

三十旣成立(삼십기성립) : 나이 삼십 이미 이립(而立)의 나이가 되었어도

嗟吁命不通(차우명불통) : 아아! 명운(命運)에는 통달하지 못했구나

慈親向羸老(자친향리노) : 자애로우신 어머님 늙어 노쇠해지셨기에 나이 들어 연로하심이

喜懼在深衷(희구재심충) :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여 마음속 깊이 사무치는데

甘脆朝不足(감취조부족) : 아침이면 만난 음식 모자라고

簞瓢夕屢空(단표석누공) : 저녁에도 변변찮은 음식조차 늘 부족하구나

執鞭慕夫子(집편모부자) : 채찍이라도 잡겠다던 공부자(孔夫子)를 본받고

捧檄懷毛公(봉격회모공) : 모친을 위해 벼슬길에 나섰던 모공(毛公)을 생각하여

感激遂彈冠(감격수탄관) : 그러한 고사를 가슴 깊이 새기고 끝네 벼슬길에 나아간다면

安能守固窮(안능수고궁) : 어찌 고궁절(固窮節)을 능히 지킬 수 있으랴

當途訴知己(당도소지기) : 높은 벼슬에 있는 친구에게 하소연도 해 보지만

投刺匪求蒙(투자비구몽) : 남에게 명함을 보내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는 않으리라

秦楚邈離異(진초막이리) : 그대와 내가 옛 진() 땅과 초() 땅으로 멀리 떨어져 다른 곳에 있으니

翻飛何日同(번비하일동) : 언제나 훌쩍 날아가 함께할 수 있을까?

 

 

 

 

 

 

 

遊雲門寺寄越府包戶曹徐起居(유운문사기월부포호조서기거) : 맹호연(孟浩然)

유문사(雲門寺)에서 노닐고 월주부(越州府)의 포호조(包戶曹)와 서기거(徐起居)에게 줌

 

我行適諸越(아행적제월) : 길 떠나 월() 땅을 밟아보기를

夢寐懷所歡(몽매회소환) : 꿈속에서조차 들뜬 맘으로 깊이 생각하였더니

久負獨往願(구부독왕원) : 자연경관 아름다운 이곳에 이내 몸 내맡겨보려던 소원

今來恣遊盤(금래자유반) : 오랫동안 저버리다가 이제야 와 맘껏 노닐어 본다네.

台嶺踐嶝石(태령천등석) : 天台山 비탈진 산등성이는 돌 밟으며 오르고

耶溪泝林湍(야계소림단) : 若耶溪에선 숲속의 여울을 거슬러 오르네.

捨舟入香界(사주입향계) : 내 버려두고 山寺로 접어들어서는

登閣憩旃檀(등각게전단) : 梵閣에 올라 불당에서 한숨 돌리노라.

晴山秦望近(청산진망근) : 맑게 갠 산 진망산(秦望山)이 가깝게 보이고

春水鏡湖寬(춘수경호관) : 봄날 흘러드는 강물에 경호(鏡湖)는 드넓기만 해

遠行佇應接(원행저응접) : 먼 길을 떠나와 우두커니 서서 자연과 접하고 있으려니

卑位徒勞安(비위도로안) : 하잘것없는 비루한 이 몸을 다만 위로하고 편안케 하는구나.

白雲日夕滯(백운일석체) : 해 저물녘 멈추어선 흰 구름

滄海去來觀(창해거래관) : 넓은 바다를 오가며 바라보노니

故國眇天末(고국묘천말) : 고향 땅은 저 하늘 끝에 아득하고

良朋在朝端(랑붕재조단) : 벗들은 조정에서 높은 벼슬살이 하고 있으니

遲爾同攜手(지이동휴수) : 그와 함께 손잡고 노닐기를 기다린다만

何時方掛冠(하시방괘관) : 장차 어느 때나 벼슬길에서 물러나런가?

 

 

 

 

 

 

 

示孟郊(시맹교) : 맹호연(孟浩然)

맹교(孟郊)에게 보임

 

示孟郊

蔓草蔽極野蘭芝結孤根眾音何其繁伯牙獨不喧當時高深意舉世無能分

鍾期一見知山水千秋聞爾其保靜節薄俗徒云云

 

蔓草蔽極野(만초폐극야) : 덩굴풀 온 들판을 뒤덮었거늘

蘭芝結孤根(난지결고근) : 난초(蘭草)와 지초(芝草) 외로이 뿌리를 내렸구나

衆音何其繁(중음하기번) : 온갖 뭇소리 어쩌면 그리도 번잡스러운가?

伯牙獨不喧(백아독부훤) :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만이 홀로 시끄럽지 아니하였구나

當時高深意(당시고심의) : 그때의 높고도 심원한 뜻을

擧世無能分(거세무능분) : 온 세상 모두가 분별할 수 없었지만

鍾期一見知(종기일견지) : 종자기(鍾子期) 한 번에 그 뜻을 알아차리니

山水千秋聞(산수천추문) : 泰山江河 긴긴 세월 그 소리를 잘도 들었더라.

爾其保靜節(이기보정절) : 그대는 그 맑고 깨끗한 절개를 지키시게나

薄俗徒云云(박속도운운) : 얄팍한 세상이야 이러니저러니 말만 많을 뿐이니.

 

* 孟郊(맹교) : 751~814 자는 동야(東野). 796년 진사에 급제했고 율양현위, 대리평사를 역임했음. 맹교(孟郊)孟浩然이 사망한지 10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태어났으므로 두 사람이 이 시문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은 全無하여 후대의 위작으로 의심됨.

 

* 伯牙(백아) : 춘추시대 거문고의 달인. 종자기(鍾子期)는 그의 지음(知音).

 

 

 

 

 

 

 

寒夜張明府宅宴(한야장명부택연) : 맹호연(孟浩然)

추운 저녁 장명부의 잔치에서

 

瑞雪初盈尺(서설초영척) : 서설이 처음으로 한 척쯤 쌓여

寒宵始半更(한소시반경) : 추운 밤 비로소 한밤중.

列筵邀酒伴(열연요주반) : 펼쳐진 잔치 자리에 초대된 술꾼

刻燭限詩成(각촉한시성) : 시간을 재도록 새긴 촛불은 시가 완성하기를 제한한다.

香炭金爐暖(향탄금로난) : 향나무 숯은 금향로를 데우고

嬌弦玉指清(교현옥지청) : 교태로운 현은 옥 같은 손가락에서 맑은 소리를 낸다.

醉來方欲卧(취래방욕와) : 취하여 막 눕고 싶은데

不覺曉鷄鳴(불각효계명) : 어느새 새벽닭이 우는구나.

 

 

 

 

 

 

 

宴包二融宅(연포이융택) : 맹호연(孟浩然)

포융 댁 술자리에서

 

宴包二融宅一作宴鮑二宅孟浩然

閑居枕清洛左右接大野

門庭無雜賓車轍多長者

是時方盛夏風物自瀟灑

五日休沐歸相攜竹林下

開襟成歡趣對酒不能罷

煙暝棲鳥迷余將歸白社

 

......

開襟成歡趣(개금성환취) : 흄금을 터놓고 즐거운 운치를 이루니

對酒不能罷(대주불능파) : 술을 마주하고는 멈출 수가 없구나.

烟暝栖鳥迷(연명서조미) : 안개가 자욱하여 깃든 새가 길을 잃는데

余將歸白社(여장귀백사) : 나는 백사로 돌아가리라.

 

* 白社낙양의 동쪽에 있었는데, 지금의 하남성 언사현(偃師縣). 옛날 도사 동위련(董威輦)이 기거하던 곳으로 뒤에 와서는 은사의 처소를 가리킴.

 

 

 

 

 

 

 

春中喜王九相尋(춘중희왕구상심) : 맹호연(孟浩然)

봄날 왕구상이 찾아와 기뻐서

 

二月湖水清(이월호수청) : 2월에 호수는 맑고

家家春鳥鳴(가가춘조명) : 집집마다 봄날 닭이 운다.

林花掃更落(임화소갱락) : 숲속의 꽃을 쓸면 다시 떨어지고

徑草踏還生(경초답환생) : 길가의 잡초는 밟으면 다시 자라난다.

酒伴來相命(주반래상명) : 술친구가 와서 서로를 부르고

開尊共解酲(개존공해정) : 술병을 따서 함께 숙취를 해소한다.

當杯已入手(당배이입수) : 술잔을 대하면 벌써 손안에 들어오니

歌妓莫停聲(가기막정성) : 가기는 노래를 쉬지 말지어다.

 

 

 

 

 

 

 

歲暮海上作(세모해상작) : 맹호연(孟浩然)

세모에 바다 위에서 짓다

 

仲尼既雲歿(중니기운몰) : 孔子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余亦浮於海(여역부어해) : 나 또한 배를 띄워 바다로 나왔네.

昏見斗柄回(혼견두병회) : 해 질 녘 북두칠성 자루에 세별이 돌아오니

方知歲星改(방지세성개) : 비로소 한해가 바뀌었음을 알았네.

虛舟任所適(허주임소적) : 빈 배는 저 가는 대로 맡겨 두었고

垂釣非有待(수조비유대) : 낚시를 드리웠지만 기다리는 것도 아니네.

為問乘槎人(위문승사인) : 뗏목을 탄 사람에게 묻겠는데

滄洲複誰在(창주복수재) : 神仙이 산다는 滄洲(창주)는 또 어디에 있는가?

 

 

 

 

 

 

 

寄趙正字(기조정자) : 맹호연(孟浩然)

조 정자에게 줌

 

正字芸香閣(정자운향각) : 그대 조정자는 운향각에 있고

幽人竹素園(유인죽소원) : 이 몸은 가득한 책 속에 파묻혀 있네.

經過宛如昨(경과완여작) : 지나온 일들은 어제처럼 뚜렷한데

歸臥寂無喧(귀와적무훤) : 돌아와 은거하니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네.

高鳥能擇木(고조능택목) : 높이 나는 새는 깃들일 나무를 가리고

羝羊漫觸藩(저양만촉번) : 숫양은 함부로 울타리를 들이받고 버둥거리지

物情今已見(물정금이견) : 오늘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았으니

從此願忘言(종차원망언) : 이제부터 말을 잊고자 하네.

 

* 正字 : 北齊 때 신설된 관직명

* 芸香閣 : 圖書著作을 관장하던 秘書省의 별칭

* 竹素園(죽소원) : 전적(典籍)이 풍부함을 형용하는 말

* 高鳥(고조) : 높이 나는 새

* 歸臥(귀와) : 관직을 내놓고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은거하여 한가롭게 지냄.

* 擇木(택목) : 새가 깃을일 나무를 가리다. 신하가 군주를 가려서 섬기다.

<良禽擇木>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좋은 새는 깃들일 나무를 가린다. 는 뜻이다.

어진 사람은 훌륭한 임금을 가려 섬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洞庭湖寄閻九(동정호기염구) : 맹호연(孟浩然)

동정호에서 염구에게 부치다.

 

洞庭秋正濶(동정추정활) : 동정호는 가을에 정녕 드넓은데

余欲泛歸船(여욕범귀선) : 나 돌아가는 배 띄우려 하네..

莫辨荊吳地(막변형오지) : 형오(荊吳)의 땅은 분간이 안 되고

唯餘水共天(유여수공천) : 오직 넘치는 물은 하늘고 맞닿았네.

渺瀰江樹沒(묘미강수몰) : 아득히 넓은 강가의 나무는 잠겨 있고

合沓海潮連(합답해조연) : 찰랑거리는 물결은 밀려오는 조수와 이어지네.

遲爾廻舟楫(지이회주즙) : 그대를 기다려 배를 돌려서

相將濟巨川(상장제거천) : 앞으로 이 거대한 내 건너리라.

 

* 鑑賞 : 맹호연은 비록 기회를 얻지 못해 불우한 삶을 마쳤으나, 유학적 이상을 가슴에 품었던 유학자로서, 그의 작품 속에는 큰 기러기의 꿈(鴻鵠志)’, ‘자라를 낚다(釣鼇)’, ‘큰 내를 건너다(濟巨川)’는 시어들을 통해 자신이 제왕을 보좌하는 인물 곧 王佐之才로서의 꿈을 접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는 그가 젊어 청운의 꿈을 안고 벼슬을 구하는 데 몰두하던 시기에 씌여진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자가 가득차 제 권력을 뽐내고 있는 세상에 출사표를 던지는 신진 세력에게 있어서, 世上은 굴원의 어부사에 표현 한 바 擧世 濁流와도 같다. 천지로 불어난 동정호의 물은 바로 濁流인 것이다. 거듭 밀려오는 潮水도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동정호 나무를 잠기지만, 나는 그대와 더불어 이 거대한 냇물을 당당히 건너 보이겠다는 말이다. 이 진흙탕물을 노를 지어 당당히 건너고 싶은 것이다. 이 시는 염방(閻防 閻九)에게 주는 시이지만, 맹호연 자신의 포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맹호연 자신이 諸葛亮이나 管仲과 같은 雄志를 품고서 漢昭烈皇帝齊桓公 같은 참다운 知己者를 찾아 천하를 떠돌아다녔으나 그 뜻을 제대로 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시를 통해 그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지막의 濟巨川내게 뗏목 하나라도 던져 준다면, 거대한 저 탁류와 조수도 당당히 헤치고 나갈 텐데하는 하소연일 것이다.

 

 

 

 

 

 

 

閑園懷蘇子(한원회소자) : 맹호연(孟浩然)

한가로이 정원에서 소자를 그리다

 

林園雖少事幽獨自多違向夕開簾坐庭陰落景微

鳥過煙樹宿螢傍水軒飛感念同懷子京華去不歸

 

林園雖少事(림원수소사) : 숲속 정원에는 비록 일 적지만

幽獨自多違(유독자다위) : 쓸쓸한 외로움은 스스로 어쩔 수 없네.

庭陰落景微(정음락경미) : 저녁녘 주렴 걷고 앉아 있으니

向夕開簾坐(향석개렴좌) : 그늘진 마당에 비추는 햇빛 희미하네.

鳥過煙樹宿(조과연수숙) : 새들은 안개 낀 나무에서 잠들고

螢傍水軒飛(형방수허비) : 반딧불이는 물가의 난간으로 날아드네.

感念同懷子(감념동회자) : 느끼는 생각이 같은 사람을 그리워하지만

京華去不歸(경화거불귀) : 서울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네.

 

 

* 幽獨(유독) : 조용한 곳에서 홀로 지냄

* 煙樹(연수) : 안개가 낀 나무

* 水軒(수헌) : 물가의 난간

* 同懷子(동회자) : 뜻이나 취향이 같은 사람

* 京華(京華) : 서울

 

 

 

 

 

 

 

與杭州薛司戶登樟亭樓作(여항주설사호등장정루작) : 맹호연(孟浩然)

항주에서 설 司戶參軍과 함께 장정루에 올라 짓다

 

水樓一登眺(수루일등조) : 물가에 세운 누각 한번 올라 바라보니

半出青林高(반출청림고) : 푸르게 무성한 숲에서 반쯤이나 벗어나 솟아 있네.

帟幕英僚敞(역막영로창) : 장막안 재주가 뛰어난 관리들이 관대하셔서

芳筵下客叨(방연하객도) : 성대한 연회에 보잘것없는 사람이 분에 넘치게 함께했네.

山藏伯禹穴(산장백우혈) : 산은 커다란 우임금의 무덤을 감추고 있고

城壓伍胥濤(성압오서도) : 성은 오자서(伍子胥)가 일으키는 파도를 누르고 있네

今日觀溟漲(금일관명창) : 오늘 물이 넘치는 바다를 바라보자니

垂綸學釣鼇(수륜학조오) : 낚싯줄 드리워 자라를 낚고 싶어지네.

 

 

 

 

 

 

 

姚開府山池(요개부산지) : 맹호연(孟浩然)

개부(開府) 요숭(姚崇)의 산에 있는 연못에서

 

主人新邸第(주인신저제) : 공주(公主)의 새 저택(邸宅)

相國舊池台(상국구지태) : 재상(宰相) 요숭(姚崇)의 연못 터라네.

館是招賢辟(관시초현벽) : 관사(官舍)는 어진 사람을 부르기 위해 열었건만

樓因教舞開(루인교무개) : 누대(樓臺)는 춤을 가르치려고 열었구나

軒車人已散(헌거인이산) : 수레를 타던 사람들은 이미 다 흩어지고

簫管鳳初來(소관봉초래) : 퉁소 소리에 봉황(鳳凰)이 처음 날아오네.

今日龍門下(금일용문하) : 오늘 용문 아래서

誰知文舉才(수지문거재) : 누가 공융(孔融)의 재주를 알아주겠는가?

 

* 邸宅 : 왕후의 집

* 官舍 : 관리가 살도록 관청에서 지은 집

* 孔融(공융) : 자 문거(文擧). 공자의 20대 손. 후한(後漢) 말기의 학자로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났고, 문필에도 능하여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으로 불렸다.

 

 

 

 

 

 

 

秋登張明府海亭(추등장명부해정) : 맹호연(孟浩然)

가을날 장명부의 해정에 올라

 

海亭秋日望(해정추일망) : 해정에서 가을날 바라보니

委曲見江山(위곡견강산) : 꼬불꼬불 꼬부라진 길로 江山이 보이네.

染翰聊題壁(염한료제벽) : 먹물을 듬뿍 찍어 벽에 시 한 수 쓰고나서

傾壺一解顏(경호일해안) : 술병을 기울이며 즐겁게 웃음 짓네.

歌逢彭澤令(가봉팽택령) : 팽택령(彭澤令)을 기꺼이 만나

歸賞故園間(귀상고원간) : 돌아가 옛 정원을 감상하였네.

予亦將琴史(여역장금사) : 나 역시 거문고와 역사서를 가지고서

棲遲共取閑(서지공취한) : 노닐면서 함께 한가함을 취하리라.

 

* 彭澤令(팽택령) : 陶潛(도잠), 陶淵明(도연명)

 

 

 

 

 

 

 

梅道士水亭(매도사수정) : 맹호연(孟浩然)

매도사의 물가 정자

 

傲吏非凡吏(오리비범리) : 오만한 정원지기였던 莊子(장자) 처럼 그대는 범상치 않고

名流卽道流(명류즉도류) : 명망 높은 인사는 바로 그대 道士(도사)였더라.

隱居不可見(은거불가견) : 山野(산야)에 묻혀 살기에 드러나 보이지 않고

高論莫能酬(고론막능수) : 高談峻論(고담준론)은 응대하기 어려워

水接仙源近(수접선원근) : 물은 神仙(신선)의 처소와 가깝고

山藏鬼谷幽(산장귀곡유) : 산은 鬼谷子(귀곡자)를 깊이 숨기고 있어라.

再來尋處所(재래심처소) : 다시금 그대 사는 곳 찾아보려고

花下問漁舟(화하문어주) : 꽃잎 떠내려가는 물가에서 어부에게 묻노라.

 

* 梅道士(매도사)의 정자를 찾아가며 쓴

* 郭璞(곽박)遊仙詩(유선시)陶淵明(도연명)桃花源記(도화원기)로 촉발되는 이미지가 중첩되는데

* 1傲吏(오리)는 위 유선시에 나오는 莊子(장자)를 가리키고

* 6鬼谷(귀곡)鬼谷子(귀곡자)로 전국시대의 隱士(은사)이며 蘇秦(소진)張儀(장의)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題張野人園廬(제장야인원려) : 맹호연(孟浩然)

장야인(張野人)의 오두막집에서

 

與君園廬並(여군원려병) : 그대와 더불어 오두막집에 이웃하여 사니

微尚頗亦同(미상파역동) : 하찮은 지조나마 자못 똑같소.

耕釣方自逸(경조방자일) : 밭 갈고 낚시하는 것도 저절로 편안하지만

壺觴趣不空(호상취불공) : 술 마시는 풍치(風致)도 제법 그럴듯하오.

門無俗士駕(문무속사가) : 대문에는 세속적인 일에 능한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고

人有上皇風(인유상황풍) : 그대는 전설의 제왕 복희씨(伏羲氏)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오.

何處先賢傳(하처선현전) : 사정이 이러하니 어찌 꼭 선현(先賢)들의 전기(傳記)를 읽고

惟稱龐德公(유칭방덕공) : 은사(隱士) 방덕공(龐德公) 만을 칭송해서야 되겠소.

 

* 風致(풍치) : 시원스럽게 격에 맞는 멋

* 龐德公(방덕공) : 후한(後漢)의 은자(隱者) 방통(龐統, 179~214)을 말한다. 제갈량(諸葛亮)과 함께 복룡 봉추(伏龍鳳雛)라고 일컬어졌다. 한 번도 도회지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 유표(劉表)의 간절한 요청에도 끝내 응하지 않고서 처자를 데리고 녹문산(鹿門山)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다 생을 마쳤다. 尙友錄1

 

 

 

 

 

 

 

途中遇晴(도중우청) : 맹호연(孟浩然)

가는 도중에 날이 개다.

 

已失巴陵雨(이실파릉우) : 파 지방의 능선에는 비가 이미 그쳤는데

猶逢蜀阪泥(유봉촉판니) : 촉 지방 산언덕은 아직도 진흙 길이라.

天開斜景遍(천개사경편) : 하늘이 열리어 비낀 햇빛이 두루 퍼지고

山出晩雲低(산출만운저) : 산을 나오니 저녁 구름이 낮게 걸렸어라.

餘濕猶沾草(여습유점초) : 남은 습기에 풀들이 아직 젖어 있는데

殘流尙入溪(잔류상입계) : 모여든 빗물들이 아직도 계곡에 흘러드네.

今宵有明月(금소유명월) : 오늘 밤 밝은 달이 떠오르면

鄕思遠凄凄(향사원처처) : 머나먼 고향 생각에 마음이 처연하리라.

 

* 蜀阪 : 촉 지방의 언덕

* 斜景 : 비스듬히 비치는 햇빛

 

 

 

 

 

 

 

他鄕七夕(타향칠석) : 맹호연(孟浩然)

타향에서의 칠석

 

他鄉逢七夕(타향봉칠석) : 타향에서 칠석 맞으니

旅館益羈愁(여관익기수) : 여관의 나그네 시름 더하네.

不見穿針婦(불견천침부) : 길쌈하는 아내 보지 못하니

空懷故國樓(공회고국루) : 공연히 고향 집 그리워라.

緒風初減熱(서풍초감열) : 갈바람 더위 막 식히니

新月始臨秋(신월시임추) : 초승달 가을을 맞이하네.

誰忍窺河漢(수인규하한) : 은하수 어디메뇨?

迢迢問斗牛(초초문두우) : 아득한 견우성 물어보네.

 

 

 

 

 

 

 

() : 맹호연(孟浩然)

어구

 

微雲淡河漢疏雨滴梧桐

逐逐懷良馭蕭蕭顧樂鳴。(《省試騏驥長鳴丹陽集》)

 

微雲淡河漢(미운담하한) : 엷은 구름 은하수에 담백하고

疎雨滴梧桐(소우적오동) : 성긴 비 오동잎에 방울지네

逐逐懷良馭(축축회랑어) : 좋은 마부 생각에 조급해져

蕭蕭顧樂鳴(소소고락명) : 히힝 하며 즐거워 우네

 

* ()[=어구(語句)] : ()이 주어와 서술어를 갖춘 두개 이상의 단어가 통합된 단위임에 비하여, 구는 주술관계(主述關係)가 나타나지 않은 두 단어 이상의 통합체를 말한다.

 

 

 

 

 

 

 

渡揚子江(도양자강) : 맹호연(孟浩然) 一作丁仙芝

양자강을 건너며

 

桂楫中流望(계즙중류망) : 배 타고 강 중간에서 바라보니

空波両岸明(공파양안명) : 빈 물결 속에 양 언덕이 뚜렷하네.

林開揚子驛(림개양자역) : 수풀이 열리자 양자역이 보이고

山出潤州城(산출윤주성) : 산 멀리 윤주성이 나타나네.

海盡邊陰静(해진변음정) : 바다가 끝나는 곳 그늘지고 조용한데

江寒朔吹生(강한삭취생) : 차가운 강물에 북풍이 불어오네.

更聞楓葉下(갱문풍엽하) : 단풍잎 아래서 다시 듣노라니

淅瀝度秋聲(석력도추성) : 사락사락 가을 소리 전해오네.

 

* 揚子江(양자강) : 江蘇 江都縣부터 鎭江縣사이의 長江을 양자강이라 부름.

* 桂楫(계즙) : 계수나무로 만든 삿대. 배를 뜻함.

* 揚子驛(양자역) : 揚子縣에 있는 역참. 潤州城을 마주 보고 있음.

* 潤州城(윤주성) : 潤州 지금의 江蘇 鎭江縣.

* 朔吹(삭취) : 朔風. 차가운 북풍을 말함.

* 淅瀝(삭력) : 바람이 나무를 스치어 울리는 소리.

* () : 전해줌. 전해옴.

 

 

 

 

 

 

 

歲除夜有懷(세제야유회)/一題作除夜 : 맹호연(孟浩然)

제야에 감회가 있어

 

迢遞三巴路羈危萬里身亂山殘雪夜孤燭異鄉人

漸與骨肉遠轉于奴僕親那堪正飄泊來日歲華新

 

迢遞三巴路(초체삼파로) : 삼파로 가는 길은 멀기도 멀도다

羈危萬里身(기위만리신) : 위태롭게 매인 만 리 밖의 몸일세

亂山殘雪夜(난산잔설야) : 밤마다 잔설이 어지러운 밤일세

孤燭異鄕人(고촉이향인) : 촛불도 쓸쓸한 나그네 신세일세

漸與骨肉遠(점여골육원) : 혈육과는 점점 멀어져 가는데

轉於僮僕親(전어동복친) : 도리어 하인과는 가까워지네

那堪正飄泊(나감정표박) : 어찌 견딜까? 떠돌이 생활을

明日歲華新(명일세화신) : 내일이면 새해가 시작되는데

 

 

 

 

 

 

 

春情(춘정) : 맹호연(孟浩然)

봄의 정취

 

靑樓曉日珠簾映(청루효일주렴영) : 청루의 주렴에 아침 햇살 비치니

紅粉春妝寶鏡催(홍분춘장보경최) : 분 연지 봄단장에 거울을 재촉하네

已厭交歡憐枕席相將遊戲繞池台

坐時衣帶縈纖草行即裙裾掃落梅

更道明朝不當作相期共鬥管弦來

 

 

 

 

 

 

 

陪張丞相自松滋江東泊渚宮(배장승상자송자강동박저궁) : 맹호연(孟浩然)

장승상을 모시고 송자강 동쪽에서 저궁으로 가 묵다

 

放溜下松滋(방류하송자) : 물 흐르는 대로 맡겨 松滋江(송자강)을 떠내려가려 하니

登舟命楫師(등주명즙사) : 배에 올라 사공에게 명 하였다네.

詎忘經濟日(거망경제일) : 장승상 어찌 하루라도 감히 나라와 백성 생각하는 일 잊으리요.

不憚冱寒時(부탄호한시) : 살을 도려내는 듯한 혹한도 마다 않고 민정 시찰에 나서니

洗幘豈獨古(세책기독고) : 두건을 씻는 陸通(육통) 일화는 어찌 홀로 옛날뿐이랴

濯纓良在茲(탁영양재자) : 어부사에 나오는 갓끈을 씻어라 한 곳이 바로 이 부근이 아닌가

政成人自理(정성인자리) : 정치가 잘 되니 인민은 스스로 다스려지고

機息鳥無疑(기식조무의) : 틀을 치우니 새들도 걸림 없이 배에 다가오네

雲物凝孤嶼(운물응고서) : 구름은 외딴섬에 停滯(정체)한 채 움직이지 않고

江山辨四維(강산변사유) : 강과 산은 사방 구석구석까지 맑게 보이네

晚來風稍急(만래풍초급) : 저녁때가 되니 바람은 점점 차가와 지고

冬至日行遲(동지일행지) : 동지인데도 햇발이 늦은 것만 같네

臘響驚雲夢(납향경운몽) : 雲夢澤(몽운택) 부근에는 狩獵(수렵) 소리 요란하고

漁歌激楚辭(어가격초사) : 어부들의 노래는 楚辭(초사)의 슬픈 곡조처럼 들리네

渚宮何處是(저궁하처시) : 渚宮(저궁)은 도대체 어디인가?

川暝欲安之(천명욕안지) : 강은 이미 어두운데 이 배는 어디로 가려 하는 것일까?

 

 

* 張丞相 : 당 현종 시의 재상 장구령(張九齡)

* 陸通(육통) :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 나라의 광인(狂人). 소왕(昭王) 때 나라에 법도가 없음을 보고 미친 척하며 벼슬에 나아가지 않음. 논어(論語)》 〈미자편(微子篇)에 공자(孔子)의 집을 지나며 부른 봉가(鳳歌)가 있음.

* 雲夢澤(운몽택) : 중국 고대에 후베이 성[湖北省] 남부에서 후난 성[湖南省] 북부에 걸쳐 있었다고 하는 대소택지

雲澤夢澤. 지금은 대부분 토사가 침적하여 육지가 되었다. 여기서는 동정호를 가리킨다.

* 渚宮(저궁) : 물가의 집

 

 

 

 

 

 

 

秦中苦雨思歸贈袁左丞賀侍郎(진중고우사귀증원좌승하시랑) : 맹호연(孟浩然)

진중에서 오래 비가 내려 귀향을 생각하며. 원좌승과 하시랑에게 드림

 

苦學三十載(고학삼십재) : 학문에 고심하길 삼십 년

閉門江漢陰(폐문강한음) : 문을 닫아걸고 한수의 남쪽에서 지냈지

用賢遭聖日(용현조성일) : 시험으로 선발하는 성명한 시대를 만났는데

羈旅屬秋霖(기려속추림) : 객지 생활하면서 가을장마를 당하였다.

豈直昏墊苦(개직혼점고) : 어찌 다만 물에 빠져 괴로울 뿐이겠는가

亦為權勢沈(역위권세침) : 역시 권세 있는 이들에 의해서도 눌리게 되었다.

二毛催白髮(이모최백발) : 희끗희끗한 머리는 백발을 재촉하고

百鎰罄黃金(백일경황금) : 백일(百鎰)의 황금 다 써버렸다.

淚憶峴山墮(누억현산타) : 눈물은 현산의 비석을 추억해 떨어지고

愁懷湘水深(수회상수심) : 시름은 양수를 그리워해 깊어진다.

謝公積憤懣(사공적분만) : 사령운 모양으로 분만을 쌓고는

莊舄空謠吟(장석공요음) : 장석(莊舄)인 듯 공연히 시름하고 있다네.

躍馬非吾事(약마비오사) : 채택이 부귀해져 말을 달릴 일은 내일이 아니고

狎鷗宜我心(압구의아심) : 갈매기를 진압하는 것 나의 마음에 알맞다.

寄言當路者(기언당로자) : 권세가들에게 말씀 전하노니

去矣北山岑(거의북산잠) : 떠나갈지니, 북산 높은 곳으로

 

* 맹호연은 장안에서 진사 시험에 떨어진 뒤에 그곳에서 머물면서 이렇게 노래했다.

 

 

 

 

 

 

 

送王昌齡之嶺南(송왕창령지령남) : 맹호연(孟浩然)

영남 가는 왕창령을 전송하며

 

洞庭去遠近(동정거원근) : 동정으로 가는데 멀고도 가까워

楓葉早驚秋(풍엽조경추) : 동정의 단풍잎을 보면 어느새 가을인가 놀랬지

峴首羊公愛(현수양공애) : 현산에서 양공은 놀기를 좋아했고

長沙賈誼愁(장사가의수) : 가의(賈誼)는 장사에 잠적(眨謫)되어 수심에 찼었네.

土毛無縞紵(토모무호저) : 襄陽은 박사(薄士)하여 선물할 것은 없지만

鄉味有槎頭(향미유사두) : 지방에 벌미(別味)인 사두편(槎頭䭏)이 있네

已抱沈痼疾(이포담고질) : 이미 심하게 앓고 있는 터에

更貽魑魅憂(갱이리매우) : 또다시 사람들의 모함을 받네

數年同筆硯(수년동필연) : 수년 동연지간(同硯之間)友情인데

茲夕間衾裯(자석간금주) : 오늘 밤 서로 헤어지네

意氣今何在(의기금하재) : 의기(意氣)는 지금 어디에 있나?

相思望鬥牛(상사망두우) : 견우와 직녀성이 바라보듯 서로 사모만 하겠지.

 

 

 

 

 

 

 

同王九題就師山房(동왕구제취사산방) : 맹호연(孟浩然)

왕구(王九)의 제취사산방(題就師山房)에 화답함

 

晚憩支公室(만게지공실) : 느지막이 지공(支公)의 산방에 쉬다가

故人逢右軍(고인봉우군) : 옛 친구 왕우군(王右軍) 만나본다네.

軒窗避炎暑(헌창피염서) : 창가에서 무더위 피해가면서

翰墨動新文(한묵동신문) : 붓 놀려 새 시를 지어내는데

竹蔽簷前日(죽폐첨전일) : 대숲은 창에 비치는 햇볕 가려주고

雨隨階下雲(우수계하운) : 비는 섬돌 아래 구름 따라 떨어지누나.

周遊清蔭遍(주유청음편) : 시원한 나무 그늘 두루 함께 노닐다가는

吟臥夕陽曛(음와석양훈) : 석양 노을 아래 시 읊으며 누웠어라.

江靜棹歌歇(강정도가헐) : 조용한 강가엔 뱃노래 잦아드는데

溪深樵語聞(계심초어문) : 깊은 계곡엔 나무꾼의 말소리 들려온다네.

歸途未忍去(귀도미인거) : 돌아오는 발걸음 떨어지지 않기에

攜手戀清芬(휴수연청분) : 향그러운 분 사모해 손을 이끌어본다.

 

 

 

 

 

 

 

西山尋辛諤(서산심신악) : 맹호연(孟浩然)

서산(西山)으로 신악(辛諤)을 찾아가다.

 

漾舟尋水便(양주심수변) : 출렁이는 물에 배를 띄우고

因訪故人居(인방고인거) : 오랜 친구가 사는 곳을 찾아가네.

落日清川裏(낙일청천리) : 해 저무는 맑은 강물 속

誰言獨羨魚(수언독선어) : 홀로 물고기를 탐낸다고 누가 말하는가?

石潭窺洞徹(석담규통철) : 바위가 깊게 파여 물이 맑게 괴여있는 곳을 살펴보고

沙岸曆紆徐(사안역우서) : 모래 언덕을 두루 돌아보네.

竹嶼見垂釣(죽서견수조) : 대숲이 있는 섬에 낚싯대가 드리운 것을 바라보는데

茅齋聞讀書(모재문독서) : 초가집에서 글 읽는 소리 들리네.

款言忘景夕(관언망경석) :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니 저녁때가 된 것도 모르고

清興屬涼初(청흥속량초) : 맑은 흥취(興趣)가 첫가을과 함께하네.

回也一瓢飲(회야일표음) : 안회(顔回)처럼 표주박에 담은 물을 마시니

賢哉常晏如(현재상안여) : 어질구나! 늘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하리라

 

 

 

 

 

 

 

醉後贈馬四(취후증마사) : 맹호연(孟浩然)

취하여 마사(馬四)에게 줌

 

四海重然諾(사해중연락) : 세상에 신의가 소중함을

吾嘗聞白眉(오상문백미) : 나는 항상 그대에게 들었다오

秦城游俠客(진성유협객) : 장안에서 노닐던 호협(豪俠)한 나그네

相得半酣時(상득반감시) : 얼큰히 취해 서로 의기투합(意氣投合)하도다.

 

 

 

 

 

 

 

口號贈王九(구호증왕구)/贈王九(증왕구) : 맹호연(孟浩然)

즉흥으로 지어 왕구에게 줌

 

日暮田家遠(일모전가원) : 해는 저물고 농가 멀리 있으니

山中勿久淹(산중물구엄) : 산중에 오래 머물지는 마시게.

歸人須早去(귀인수조거) : 돌아갈 사람은 모름지기 서둘러 가시게나

稚子望陶潛(치자망도잠) : 어린애들이 도연명 같은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네.

 

 

 

 

 

 

 

北澗泛舟(북간범주) : 맹호연(孟浩然)

북쪽 시냇물에 배 띄우고

 

北澗流恒滿(북간류항만) : 북쪽 시내에는 항상 물이 가득 차 흐르니

浮舟觸處通(부주촉처통) : 배 띄우면 어디에나 갈 수 있다네.

沿洄自有趣(연회자유취) : 물길 따라 오르내리면 절로 흥취가 일어나는데

何必五湖中(하필오호중) : 어찌하여 오호(五湖)에 들어가 숨었단 말인가?

 

 

* 이 시는 시인이 녹문산(鹿門山)에 살면서 지었다고 전한다. 녹문산의 북쪽으로 흐르는 시내에서 뱃놀이하는 정취가 아주 좋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결구(結句)에서 월()나라 범려(范蠡)가 오호(五湖)까지 가서 은거(隱居)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매듭지었다. ()나라 대부(大夫) 범려는 친구인 대장군(大將軍) 문종(文種)과 함께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도와 오왕(吳王) 부차(夫差)를 쳐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범려는 구천(句踐)과는 오래 함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벼슬을 내려놓고, 장강(長江) 주변 여기저기 오호(五湖)에 배를 띄우고 유유자적(悠悠自適) 살았다고 한다. 그는 떠나기 전에 친구인 문종(文種)에게 편지를 써서 권하기를월왕(越王)은 사람됨이 음험하고 악랄해 함께 일하기 어려울 것이니 일찌감치 떠나라고 했다. 문종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오래지 않아 범려의 충고를 듣지 않은 문종은 구천에게 결국 토사구팽(兎死拘烹)되어 자결하였다.

 

* () : ‘산골 물 간자로 산골 물, 산골짜기, 큰 수()의 이름, 강 이름등을 뜻한다.

* 泛舟(범주) : ‘뜰 범, 배 주자로 배를 띄우다. 배를 타고 놀다의 뜻이다.

* 沿洄(연회) : ‘따를 연, 거슬러 올라갈 회자로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다. 는 뜻이다.

 

 

 

 

 

 

 

揚子津望京口(양자진망경구) : 맹호연(孟浩然)

양자진(揚子津)에서 경구(京口)를 바라보며

 

北固臨京口(북고림경구) : 북고산은 경구를 내려다보고

夷山近海濱(이산근해빈) : 이산은 바닷가에 가깝네.

江風白浪起(강풍백랑기) : 강바람에 흰 물결이 일어

愁殺渡頭人(수쇄도두인) : 나루에 있는 사람 시름에 잠기게 하네.

 

 

* 揚子津 : 하천 이름. 양자강(揚子江)을 가리킨다. 당대(唐代)에 양자진(揚子津) 포구에 양자현(揚子縣)을 설치했기 때문에 이 지역의 대강(大江: 즉 장강)을 양자강이라 불렀다. 바로 지금의 강소성 강도(江都)와 단도(丹徒) 사이를 흐르는 대강을 가리킨다. 이후에는 흔히 장강(長江)이라 불린다

* 北固山(북고산) : 중국(中國) 장쑤성(江蘇省) 진강(鎭江) 교외(郊外)에 있는 명승(名勝). 양자강(揚子江) 연안(沿岸)에 연하여 못, 바위, 굴 및 감로사(甘露寺) ()의 고찰(古刹)도 많아 고고학자(考古學者)들이 모임.

* 夷山(武夷山) : 중국(中國) 푸젠성(福建省)과 장시성(江西性) 경계(境界)에 있는 산(). 명승지(名勝地)가 많고, 주자(朱子) 강학(講學)의 문공 서원(文公書院)이 있음. 죽재(竹材)와 죽순(竹筍)이 많이 남.

 

 

 

 

 

 

 

涼州詞(양주사) : 맹호연(孟浩然)

양주(涼州)의 노래

 

渾成紫檀金屑文(혼성자단금설문) : 자단 목에 금색 무늬 새겨져 있고

作得琵琶聲入雲(작득비파성입운) : 비파소리는 구름 속에서 울리는 듯하네.

胡地迢迢三萬里(호지초초삼만리) : 오랑캐 땅 호지(胡地)로 머나먼 길 삼만리로 떠나는

那堪馬上送明君(나감마상송명군) : 왕소군(王昭君)을 말 위에서 어찌 송별하랴!

異方之樂令人悲(이방지락령인비) : 이방의 음악 사람을 서글프게 하고

羌笛胡笳不用吹(강적호가불용취) : 강족(羌族)의 피리, 호족(胡族)의 호드기 불지 않아도

坐看今夜關山月(좌간금야관산월) : 북녘 관산에 떠오르는 달 앉아서 바라보니

思殺邊城遊俠兒(사살변성유협아) : 변방의 유협아(遊俠兒) 사념(思念)에 빠지게 하네.

 

 

* 양주(涼州)는 현재 감숙성(甘肅省) 무위현(武威縣)으로, 서역으로 통하는 관문이 있던 변경이다. 내몽골 자치구 아라산맥 일대에 존재한 중국 역사상의 옛 행정구역이다. ‘葡萄美酒夜光杯(포도미주야광배)’는 서역문화가 유입된 지역적 분위기를 반영한 시구이다.

양주 지역은 예로부터 변방을 다룬 시가의 주요한 제재가 되어, 장적(張籍), 왕지환(王之渙), 맹호연(孟浩然) 등의 작품이 전한다.

* 왕소군(王昭君) : 중국의 4대 미녀(춘추전국 시대의 서시(西施), 전한 시대의 왕소군(王昭君), 삼국시대의 초선(貂嬋), 당나라의 양귀비) 중 한 사람.

* 遊俠兒(유협아) : 대장부다운 호탕한 기질이 있는 아이.

 

 

 

 

 

 

 

過融上人蘭若(과융상인난야) : 맹호연(孟浩然)

융상인의 절을 지나며

 

山頭禪室掛僧衣(산두선실괘승의) : 산꼭대기 암자에 가사(僧衣) 걸려있는데

窗外無人水鳥飛(창외무인수조비) : 사람은 보이지 않고 물새들만 날고 있네.

黃昏半在下山路(황혼반재하산로) : 해 저무는 산길을 내려오다가

卻聽泉聲戀翠微(각청천성련취미) : 종소리에 돌아보니 산빛 푸르네.

 

 

* 蘭若(난야)는 조그만 토굴을 의미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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