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過故人莊(과고인장) : 맹호연(孟浩然)
친구의 田莊에 들러
故人具雞黍(고인구계서) : 친구가 닭 잡고 기장밥 지어
邀我至田家(요아지전가) : 시골집으로 나를 초대했네.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 푸르른 나무들 마을을 두르고
青山郭外斜(청산곽외사) : 성곽 너머엔 비스듬히 청산이 누웠구나.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 : 창문 열어 채마밭 바라보고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 : 술잔 기울이며 농사일 이야기하네.
待到重陽日(대도중양일) : 중양절 오기를 기다려
還來就菊花(환래취국화) : 다시 와 국화에 취해볼거나.
맹호연은 당나라의 전성기에 활동한 시인이다. 전원의 한적한 정취를 노래한 시를 많이 남겨 '자연파(自然派)' 시인으로 불리며, 동시대에 시명(詩名)이 높았던 왕유(王維)와 더불어 '왕·맹(王孟)'이라 병칭 되었다. 특히 오언시(五言詩)에 뛰어났는데, '친구의 시골집에 들러'라는 뜻이 이 시도 오언율시(五言律詩)이다.
친구의 초대로 시골집에 놀러 갔더니 닭을 잡고 기장밥을 차려 내오는 등 시골로서는 최상의 대접을 준비하였다. 마을을 둘러싼 푸르른 나무들과 성곽 너머로 비낀 청산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전원의 모습이다. 친구와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에 취하고 술기운에 취한 시인은 분위기에 취하여 다가오는 중양절에 다시 한번 오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다. 중양절은 음력 9월 9일로, 옛 중국에서는 이날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자연파를 대표하는 시인답게 소박하고 꾸밈없는 시어로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보고 느낀 소회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 過故人莊 : 벗의 田莊에 들리다.
* 過 : 여정 중에 들르는 것을 의미한다.
* 具鷄黍(구계서) : ‘具’는 준비한다는 뜻이고, ‘鷄黍’는 닭고기와 기장밥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음식을 의미한다. 《論語》 〈微子〉편에 “자로를 머물러 묵게 하고는,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먹였다.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는 구절이 있다.
*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 ‘合’은 두른다는 뜻으로, 이 구절은 마을이 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 軒 : 창을 뜻한다.
* 場圃(장포) : 채소를 심거나 작물을 거두어들이는 장소이다.
* 話桑麻(화상마) : ‘桑麻’는 뽕나무와 삼인데, 넓은 의미로 농사 또는 농작물을 가리킨다. ‘話桑麻’는 농사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뜻으로, 陶潛의 〈歸園田居〉에 “서로 만나도 잡된 말 하지 않고, 다 만 뽕과 삼이 자랐는가 이야기하네. [相見無雜言 但道桑麻長]”라는 구절이 있다.
* 重陽日 : 重陽節로, 옛사람들은 ‘9’를 陽의 수라고 생각하여 9월 9일(음력)을 重陽節이라 하였다. 중양절에는 액운을 막기 위해 주머니에 茱萸(수유)를 넣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는 풍속이 있다.
* 就菊花 : ‘就’는 잡다, 가까이한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欣賞의 의미를 지닌다. 옛날 중국에서는 중양절에 국화를 감상하고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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