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독산해경십삼수(讀山海經十三首) 其二 - 도연명(陶淵明)
산해경을 읽고 나서
其二
玉臺淩霞秀(옥대릉하수) : 옥대(玉臺)는 노을보다 높아 빼어난데
王母怡妙顏(왕모이묘안) : 서왕모(西王母)는 신묘한 얼굴로 기뻐하네.
天地共俱生(천지공구생) : 천지와 함께 태어났으니
不知幾何年(부지기하년) : 몇 살이나 되었는지 알지 못하겠네.
靈化無窮已(영화무궁이) : 신령스런 조화 무궁도 한데
館宇非一山(관우비일산) : 사는 곳은 하나의 산이 아니라네.
高酣發新謠(고감발신요) : 술에 취하여 새로운 노래 부르니
寧效俗中言(영효속중언) : 어찌 세속의 말로 흉내 내리오!
* 산해경(山海經) : 중국 선진(先秦) 시대에 저술되었다고 추정되는 대표적인 신화집 및 지리서이다. 남산경(南山經)에서 시작하여 해내경(海內經)으로 끝나는 총 1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晋)나라(265-420)의 곽박(郭璞)이 기존의 자료를 모아 편찬하여 주(註)를 달았다.
* 서왕모(西王母) : 중국 전설상의 여신이며, 곤륜산에 산다고 한다. 성은 양(楊), 이름은 회(回)였다고 한다. 인간의 재앙과 오형(五刑)을 관리한다고 한다.<산해경 서산경>
* 玉臺(옥대) : 瑤臺(요대). 옥으로 만든 누대라는 뜻으로, 서왕모(西王母)를 비롯한 선녀들이 거처하는 궁전이다.
* 靈化(영화) : 거룩한 교화(敎化)
* 高酣(고감) : 술에 잔뜩 취하다.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에 실려 있으며 진(晉) 의희(義熙) 4년(408) 도연명의 44세 때 지은 시로 〈讀山海經(독산해경)〉 13수 중 제2수이다. 《山海經(산해경)》은 1부 18권으로 된 책으로 진(晉)나라의 기실참군(記室參軍) 곽박(郭璞)이 주석하였는데, 기괴하고 황당한 기사가 많으나 지리(地理)에 대해서 상당히 권위가 있는 책이다. 도연명이 전원에서 농사지으며 틈틈이 산해경을 읽고 그 기이함을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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