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산천전다유회(山泉煎茶有懷) - 백거이(白居易)
산에서 길어온 샘물로 차를 달이다가
坐酌冷冷水(좌작냉냉주) : 자리에 앉아 시린 물을 솥에 붓고서
看煎瑟瑟塵(간전슬슬진) : 푸른 찻잎 가루가 끓는 것을 보다가
無由持一碗(무유지일완) : 혼자서만 찻잔 들고 있을 수가 없어서
寄與愛茶人(기여애다인) : 차 좋아하는 그 사람에게도 보내주었네
* 山泉(산천) : 산에서 솟는 샘물 또는 산에서 길어온 샘물.
* 有懷(유회) : 소회(所懷). 여기서는 벗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새겨 읽었다.
* 冷冷(냉랭) : 맑고 차갑다. 청량하다. (소리가) 맑고 그윽하다.
* 瑟瑟(슬슬) : 옥(玉) 빛깔을 가리키기도 하고 바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로 쓰이기도 한다. ‘瑟瑟塵’이란 이름을 가진 차(茶)도 있다.
* 無由(무유) : ~할 방법이 없다. ~할 이유가 없다.
* 寄與(기여) : 보내(주)다.
‘山泉’은 산중에서 솟은 물을 가리키는데 육우(陸羽)는 《다경(茶經)·오지자(五之煮)》에서 '물은 산에서 나는 것이 상품이고, 강물이 중간, 그리고 우물물이 맨 하품이다.(其水, 山水上, 江水中, 井水下).'라 했고, 명대(明代)에 문용(聞龍)이란 사람도 《다전(茶箋)》이란 저서에서 '산에서 나는 물이 상품이고, 강물은 그 다음이다.(山泉爲上, 江水次之).'라고 했다.
백거이는 일찍이 「자고 일어나 차를 마시며 양동주를 생각하다(睡後茶興憶楊同州)」란 시에서 ‘양모소를 여기서 볼 수 없으니(不見楊慕巢) / 뉘라서 이 좋은 차 맛을 알랴(誰人知此味)’라고 한 적이 있는데, 백거이에게 차 맛을 가르쳐준 사람이 자신의 처남이었던 양모소楊慕巢인 것을 감안하면 백거이가 차를 달이다 떠올린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쩌면 양모소였을 지도 모를 일이고, 자기 혼자 차 마시는 것을 미안해하는 것으로 읽히는 셋째 구절을 보면 양모소가 당시 차를 마시기 어려운 형편이나 지역에 있었던 것을 짐작해볼 수 있겠는데, 이와 달리 백거이의 처남들인 양모소, 양유경(楊虞卿), 양한공(楊漢公) 등이 모두 다른 지역에 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명차를 백거이에게 보내주었고, 백거이는 이를 받아 차를 좋아하는 시우(詩友)들과 나눠 마셨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차를 마시는 것이 단순한 기호를 넘어 즐거움과 그리움을 나누는 행위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시라 하겠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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