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병중연좌(病中宴坐) - 백거이(白居易)
몸 아픈 중에도 조용히 앉아
有酒病不飮(유주병불음) : 술이 있어도 몸이 아파 마시지 않고
有詩慵不吟(유시용불음) : 시가 있어도 안 내켜서 읊지 않으며
頭眩罷垂鉤(두현파수구) : 머리가 어지러워 낚시질도 그만두었고
手痹休援琴(수비휴원금) : 손이 떨려 거문고도 밀쳐두었네.
竟日悄無事(경일초무사) :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所居閑且深(소거한차심) : 사는 곳 한적하고 숨겨져 있어
外安支離體(외안지리체) : 바깥이 편안하고 몸뚱이는 늙어가지만
中養希夷心(중양희이심) : 중용의 바탕에 고요한 마음을 기르네.
窗戶納秋景(창호납추경) :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을 풍경 즐기고
竹木澄夕陰(죽목징석음) : 대숲을 물들인 저녁노을 맑은 빛을 보다가
宴坐小池畔(연좌소지반) : 조그마한 연못가에 편안하게 앉았더니
淸風時動襟(청풍시동금) : 이따금 맑은 바람에 소매 끝이 살랑이네.
* 宴坐(연좌) : 한가하게 앉아 있다. 편안하게 앉아 있다. 좌선(坐禪)을 가리키기도 한다.
* 頭眩(두현) : 현기증. 어질어질하다.
* 垂鉤(수구) : 낚시를 드리우다. 고염무(顧炎武)는 「江上」이란 시에서 ‘江風吹回波, 垂鉤魚不上(강바람이 불어와 물결이 굽이쳐서 / 낚시를 드리워도 고기 안 올라오네)’이라고 읊었다.
* 援琴(원금) : 거문고를 타다.
* 竟日(경일) : 종일
* 支離(지리) : 흩어지다. 초췌해지다. 쇠약해지다. 움직이기 쉽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 希夷(희이) : 속이 비어 고요하고 오묘한 경지를 가리킨다.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며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지 않다. 《老子》에서 ‘視之不見名曰夷, 聽之不聞名曰希(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希'라고 하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夷'라고 한다).’라고 했다.
* 竹木(죽목) : 대와 나무. 대나무 숲을 가리키기도 한다.
* 夕陰(석음) : 저녁 무렵의 노을빛 또는 어둑어둑한 기운 등을 가리킨다. 범중엄范仲淹은 「岳陽樓記」에서 ‘朝暉夕陰, 氣象萬千(아침에는 햇살이 눈부시고 저녁에는 노을이 아름답고 날씨는 천변만화 조화를 부리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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