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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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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두음(反白頭吟)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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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화가사-반백두음(相和歌辭-反白頭吟) - 백거이(白居易)

       상화가사-반백두음

 

 

炎炎者烈火(염염자열화) : 붉은 불꽃 뜨겁게 활활 타오르고

營營者小蠅(영영자소승) : 작은 파리는 쉬지 않고 잉잉거리지만

火不熱貞玉(화불열정옥) : 불꽃이라도 단단한 옥 태울 수 없고

蠅不点淸氷(승부점청빙) : 파리는 맑은 얼음 더럽히지 못하네.

此苟無所受(차무구소수) : 이것은 진실로 받아들일 것이 없고

彼莫能相仍(피막능상잉) : 저것은 절대로 그대로 둘 수 없으니

乃知物性中(내지물성중) : 이로서 알 수 있지 만물의 성품에는

各有能不能(각유능불능) :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다는 것을

古稱怨報死(고칭원보사) : 옛말에도 원한을 죽음으로 갚으면

則人有所懲(즉인유소징) : 그 사람은 벌을 받게 된다 했으니

懲淫或應可(징음혹응가) : 도리에 어긋난 걸 벌할 수는 있지만

在道未爲弘(재도미위홍) : 그렇다고 정도가 꼭 선양되는 건 아니네.

譬如蜩鷃徒(비여조안도) :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매미나 메추리가

啾啾啅龍鵬(추추탁용붕) : 찍찍거리며 용이나 대붕을 쪼는 것과 같으니

宜當委之去(의당위지거) : 마땅히 그런 것들을 버려두고 떠나가

寥廓高飛騰(요곽고비등) : 드넓은 하늘로 높이 날아가야 할 것인데

豈能泥塵下(기능니진하) : 어찌하여 질컥거리는 진흙탕에서

區區酬怨憎(구구수원증) : 하찮은 원한이나 미움을 갚으려고 할 것이며

胡爲坐自苦(호위좌자고) : 어떻게 주저앉아 힘들다고 하면서

呑悲仍撫膺(탄비잉무응) : 슬픔을 삼키고 가슴을 두드려야 할 것인가?

 

 

* 相和歌辭(상화가사) : 악부시집樂府詩集에서는 악부시(樂府詩)를 교묘가사(郊廟歌辭), 연사가사(燕射歌辭), 고취곡사(鼓吹曲辭), 횡취곡사(橫吹曲辭), 상화가사(相和歌辭), 청상곡사(淸商曲辭), 무곡가사(舞曲歌辭), 금곡가사(琴曲歌辭), 잡곡가사(雜曲歌辭), 근대곡사(近代曲辭), 잡가요사(雜歌謠辭), 신악부사(新樂府辭) 12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상화가사는 한위(漢魏) 시기에 성행하였다.

* 炎炎(염염) : 불꽃이 뜨겁게 활활 타오르는 모양을 가리킨다.

* 營營(영영) : (파리 같은 작은 날것들이) 잉잉거리며 날아다닐 때 나는 소리를 가리킨다. 권세에 빌붙어 이익을 꾀하느라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火不熱貞玉(화불열정옥) 이하 두 구절 : 포조(鮑照)代白頭吟에서 毫髮一爲瑕, 丘山不可勝. 食苗實碩鼠, 点白信蒼蠅(머리터럭 하나라도 흠이 된다면 / 산이라 하더라도 이겨낼 수 없는데 / 쥐들은 곡식의 씨앗을 먹고 / 파리들은 흰 것을 더럽혀 놓네)’이라고 한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貞玉은 단단하고 아름다운 보석을 가리킨다.

* 相仍(상잉) : 끊이지 않고 이어지다. 서로 답습하다. 여전히.

* 蜩鷃(조안) : 매미와 메추리(를 닮은 작은 새)를 가리킨다.

* 啾啾(추추) : 새나 벌레가 우는 소리를 가리키는 의성어. 작고 슬픈 소리를 가리킨다.

* (): 쪼다. ‘과 같다.

* 宜當(의당) : 응당(應當). 도리나 정리 상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 委之去(위지거) : 버려두고 떠나가다. 맹자孟子공손추하公孫丑下에서 城非不高也, 池非不深也, 兵革非不堅利也, 米粟非不多也, 委而去之, 是地利不如人和也(성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해자가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병장기가 튼튼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군량이 많지 않은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성을 버리고 떠나는 것은 지리적 이로움이 인화만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 寥廓(요곽) : 광활하여 끝도 없이 너른 하늘을 가리킨다.

* 區區(구구) : 보잘것없이 작은 것을 가리킨다. ‘怨憎은 원한과 미움을 가리킨다.

* 坐自苦(좌자고) : 앉아서 죄에 묶여 스스로 고초를 겪는 것을 가리킨다.

* 撫膺(무응) :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가슴을 두드리면서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거나 분해하는 것을 가리킨다. ‘과 같다.

 

백두음(白頭吟)은 한악부(漢樂府) 중 상화가사(相和歌辭)에 속하는 민가로 한나라 때 탁문군(卓文君)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론도 많다.

 

노래는 여인의 언행을 통해 감정 표현에 스스럼이 없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한편, 사랑을 잃은 여인의 슬픈 마음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갈망, 그리고 옛 것을 버리고 새것을 좇아 도중에 서로를 버리는 행위를 나무라고 있는데, 서경잡기西京雜記에서는 탁문군의 백두음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相如將聘茂陵人女爲妾, 卓文君作白頭吟以自絶, 相如乃止.

사마상여가 무릉의 여인을 첩으로 들이려 하자

탁문군(卓文君)이 「백두음」이란 시를 짓고 헤어질 결심을 하자 상여가 그만두었다.

 

당나라 때 왕창령(王昌齡)悲哉行이란 시에서

「백두음」 노랫소리 듣지 말아라(勿聽白頭吟)

사람들 사이에 시름과 원한 쉽게 갖게 만드니(人間易憂怨)’라고 하였다.

 

낙천의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 편의 시를 먼저 읽어야 하는데, 탁문군(卓文君)백두음과 포조(鮑照)대백두음(代白頭吟)이 바로 그것이다.

탁문군(卓文君)의 시는 백두음이란 제목으로 시를 짓게 된 연유를 알기 위해서, 포조의 대백두음은 낙천의 시 반백두음이란 제목의 뜻을 알기 위해서이다.

 

낙천은 反白頭吟이란 제목에 대해 아래와 같은 주석을 달아두었다.

 

題注: 鮑照作白頭吟, 居易反其致, 爲反白頭吟.

(남북조시대 때 시인) 포조가 「백두음」이란 시를 지었는데,

(나) 거이는 그와 뜻이 달라 시를 짓고 제목을 「반백두음」이라 하였다.

 

그래서인지 낙천이 지은 시의 제목을 反鮑明遠白頭吟으로 전하는 자료들도 보이는데,

아래는 포조(鮑照)가 읊은 「대백두음代白頭吟전문이다.

 

直如朱絲繩(직여주사승) : 지사의 마음 금슬의 현처럼 곧고 바르고

淸如玉壺氷(청여옥호빙) : 맑기로는 옥병에 든 얼음과도 같은데

何慚宿昔意(하참숙석의) : 어째서 옛날 의기 없어진 걸 부끄러워하고

猜恨坐相仍(시한좌상잉) : 안 좋은 일만 생긴다고 분한 마음만 갖겠는가?

人情賤恩舊(인정천은구) : 세상 사람들 옛날 은혜를 생각하지 않고

世義逐衰興(세의축쇠흥) : 흥망을 따라 도움도 몰려왔다가 떠나가니

毫髮一爲瑕(호발일위하) : 머리칼 같은 흠이라도 하나 생기면

丘山不可勝(구산불가승) : 산 같은 공적이 있어도 이겨낼 수 없네.

食苗實碩鼠(식묘실석서) : 소인배들은 씨앗을 먹는 쥐새끼들과 다름없고

点白信蒼蠅(점백신창승) : 단맛 쫓는 쉬파리처럼 하얀 것을 더럽히며

鳧鵠遠成美(부곡원성미) : 오리와 고니는 먼 데서 온 것을 아름답다 말하면서

薪芻前見凌(신추전견릉) : 장작과 건초는 오래된 것을 우습게 아네.

申黜褒女進(신출포녀진) : 신후가 내쫓긴 뒤 포사가 궁으로 들어가고

班去趙姬升(반거조희승) : 반첩여가 나간 자리에 조비연이 올라가니

周王日淪惑(주왕일윤혹) : 주유왕은 나날이 술과 여자에 빠지고

漢帝益嗟稱(한제익차칭) : 한성제 탓하는 소리 백성들 소리 높아갔네.

心賞猶難恃(심상유난시) : 맘속으로 좋게 본 사람도 믿을 수가 없는데

貌恭豈易憑(모공기이빙) : 눈앞에서 공손한 사람에게 쉽게 기댈 수 있겠는가?

古來共如此(고래공여차) : 사랑 받고 멀어지는 게 예부터 이와 같았으니

非君獨撫膺(비군독무응) : 그대 혼자 가슴을 치며 슬퍼할 일 아니네.

 

 

그러나 탁문군(卓文君)이 처음 읊었다는 백두음과 달리 포조의 대백두음과 백거이의 반백두음에서는 사대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살이에 대한 도량 큰 안목만이 느껴질 뿐 사랑을 잃은 여인과 그녀가 구하는 진실한 사랑 같은 절절함은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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