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사백낙천초(謝白樂天招) - 도광(韜光)
낙천이 불러줬지만 미안하게도
山僧野性好林泉(산승야성호임천) : 산승의 성품이 산과 강을 좋아하여
每向岩阿倚石眠(매향암아의석면) : 작은 산을 오르고 바위 위에서 잠을 자는데
不解栽松陪玉勒(불해재송배옥륵) : 솔 심거나 귀하신 분 맞이할 줄 모르고
唯能引水種金蓮(유능인수종금련) : 할 줄 아는 건 물을 끌어 연꽃 심는 것이네.
白雲乍可來靑嶂(백운사가래청장) : 흰 구름은 푸른 산에 갈 수 있어도
明月難敎不碧天(명월난교불벽천) : 밝은 달은 하늘에서 내려올 수 없듯이
城市不能飛錫去(성시불능비석거) : 꾀꼬리들 노래하는 데 방해될 것 같아서
恐妨鶯囀翠樓前(공방앵전취루전) : 석장 들고 성 안으로 가지 못하네.
* 岩阿(암아) : 산골짜기. (산의) 구불구불 굽은 곳을 가리킨다. 작은 바위를 가리키기도 한다.
* 玉勒(옥륵) : 옥으로 만든 재갈, 여기서는 관리들이 타고 온 말과 수레를 가리킨다. 이 구절은 세상물정에 어둡고 관리들을 영접할 줄 모르는 것을 가리킨다.
* 金蓮(금련) : 금빛 연꽃, 즉 불교(佛敎)의 가르침을 가리킨다.
* 乍可(사가) : 차라리. 오히려.
* 飛錫(비석) : 승려의 행각(行脚)을 가리킨다. ‘錫’은 승려들이 갖고 다니는 석장(錫杖)을 말한다.
도광(韜光)은 당목종(唐穆宗) 장경(長慶) 연간(821~824)에 항주(杭州) 영은사(靈隱寺) 서쪽 산록의 소구오(巢枸塢)란 곳에 집을 짓고 지낸 시승으로, 당시 항주자사(杭州刺史)로 있던 백거이가 그에 관한 소문을 듣고 도광을 초대하였으나 그는 시를 지어 보내며 완곡하게 백거이의 초청을 거절하였다. 이에 수행자로서의 도광의 인품에 감명을 받은 백거이가 도광이 머무는 곳에 ‘法安’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전한다.
‘韜光’이란 말이 광채를 감추는 것을 뜻하는 한편, 명성과 재능을 감추고 지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법호와 법명이 전하지 않는 그의 이름을 ‘韜光’이라 한 연유를 짐작할 수 있겠다.
* 도광韜光(?~?) - 당나라 때 시승(詩僧)으로 촉(蜀) 출신이란 것과 항주(杭州) 영은사(靈隱寺) 서쪽 소구오(巢枸塢)란 곳에 암자를 짓고 지냈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속성과 법명, 그리고 법호 등은 전하지 않는다. 전하는 시도 당시 항주자사를 지낸 백거이와의 인연을 나타내는 이 한 편뿐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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