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남교역견원구시(藍橋驛見元九詩) - 백거이(白居易)
남교역에서 원진의 시를 보고서
藍橋春雪君歸日(남교춘설군귀일) : 남교에 봄눈 올 때 그대 돌아갔고
秦嶺西風我去時(진령서풍아거시) : 진령에 서풍 불 대 나는 떠나 왔네.
每到驛亭先下馬(매도역정선하마) : 역참에 이를 때 마다 말부터 내렸고
循墻繞柱覓君詩(순장요주멱군시) : 담장 기둥 돌아보며 그대 시를 찾았네.
당(唐) 헌종(憲宗) 원화(元和) 10년(815) 정월 백거이(白居易)와 원진(元稹)은 오랜 이별 뒤에 장안(長安)에서 다시 만나 시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그해 3월에 환관(宦官)들과 권신(權臣)들의 미움을 받아 원진(元稹)은 통주사마(通州司馬)로, 8월에는 백거이는 강주사마(江州司馬)로 폄적(貶謫)되었다. 두 사람이 귀양 가는 상태에서 백거이가 남교역(藍橋驛)에 이르렀을 때 역참 기둥 위에 원진이 남겨둔 12수(首)로 된 긴 詩인 ‘서귀(西歸)’라는 절구(絶句)를 보고 반가움에 만감이 교차하여 즉시 붓을 들어 ‘남교역견원구시(藍橋驛見元九詩)’라는 절구 한 수를 지었다.
* 元九 : 백거이의 친구로 원(元)씨 집안의 배행(排行)이 아홉 째 아들인 중당(中唐) 시인 원진(元稹 779~831)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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