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양죽기(養竹記) - 백거이(白居易)
대나무를 심듯 현인을 모셔야 한다.
竹似賢何哉(죽사현하재) : 대나무는 현명한 사람과 비슷한데 왜 그런가?
竹本固(죽본고) : 대나무 뿌리는 단단하여
固以樹德(고이수덕) : 단단함으로써 덕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本(군자견기본) : 군자는 그 뿌리를 보면
則思善建不拔者(칙사선건불발자) : 곧 뽑히지 않는 훌륭한 덕을 세울 것을 생각하게 된다.
竹性直(죽성직) : 대나무의 성질은 곧아서
直以立身(직이립신) : 곧음으로써 자신이 몸을 서게 한다.
君子見其性(군자견기성) : 군자는 그 성질을 보면
則思中立不倚者(칙사중립불의자) : 곧 어느 편에도 의지 하지 않는 마음이 서게 할 것을 생각하게 된다.
竹心空(죽심공) : 대나무 속은 비어서,
空以體道(공이체도) : 비어있음으로써 도를 체득하고 있다.
君子見其心(군자견기심) : 군자는 그 빈속을 보면
則思應用虛受者(칙사응용허수자) : 곧 자기의 마음을 비우고 남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응용할 것을 생각하게 된다.
竹節貞(죽절정) : 대나무 마디는 곧아서
貞以立志(정이립지) : 곧음으로써 뜻을 세우고 있다.
君子見其節(군자견기절) : 군자는 그 마디를 보면
則思砥礪名行(칙사지려명행) : 곧 자기 이름과 행실을 갈고 닦아서
夷險一致者(이험일치자) : 순경에서나 험경에서나 한결 같을 것을 생각하게 된다.
夫如是故(부여시고) : 이러하기 때문에
君子人(군자인) : 군자들이
多樹之(다수지) : 이것을 많이 심어
爲庭實焉(위정실언) : 정원수로 삼고 있는 것이다.
貞元十九年春(정원십구년춘) : 정원 19년 봄에
居易以拔萃選及第(거역이발췌선급제) : 발췌과에 급제하여
授校書郞(수교서랑) : 교서랑 벼슬이 제수되었다.
始於長安(시어장안) : 처음 장안에 와서
求假居處(구가거처) : 빌리어 살 곳을 구하다가
得常樂里故關相國私第之東亭고관상국사제지동정(득상락리) : 상락리의 작고하신 관국공 사저의 동쪽 정자에
而處之(이처지) : 거처하게 되었다.
明日(명일) : 다음 날
屨及于亭之東南隅(구급우정지동남우) : 정자의 동남쪽 모퉁이로 산책을 나갔다가
見叢竹於斯(견총죽어사) : 거기에 대나무 숲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枝葉殄瘁(지엽진췌) : 가지와 잎새가 말라 죽어
無聲無色(무성무색) : 볼품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詢乎關氏之老(순호관씨지노) : 관상국 댁의 늙은 하인에게 물어보니
則曰(칙왈) : 대답하기를
此相國之手植者(칙왈차상국지수식자) : “이것들은 관상국께서 손수 심었던 것입니다.
自相國捐館(자상국연관) : 관상국께서 집을 내어놓아
他人假居(타인가거) : 다른 사람이 빌려 살게 되었는데
繇是(요시) : 이 때 부터
筐篚者斬焉(광비자참언) : 광주리를 만드는 자들이 베어가기도 하고
篲箒者刈焉(수추자예언) : 빗자루를 만드는 자들이 잘라가기도 하여
刑餘之材(형여지재) : 형벌을 받듯 잘리고 난 나머지 대나무들에는
長無尋焉(장무심언) : 한발 길이로 자란 것도 없고
數無百焉(수무백언) : 그 수도 백이 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又有凡草木(우유범초목) : 또 뭇 풀과 나무들이
雜生其中(잡생기중) : 그 속에 섞여 나서
苯䔿薈蔚(분준회울) : 무성히 잡생하게 되어
有無竹之心焉(유무죽지심언) : 대나무는 없어진 듯한 마음까지 갖게 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居易惜其嘗經長者之手(거역석기상경장자지수) : 나는 이것들이 일찍이 훌륭한 분의 손을 거쳤으나
而見賤俗人之目(이견천속인지목) : 천하고 속된 사람들의 눈에 띄어
翦棄若是(전기약시) : 이처럼 잘려지고 버려지게 되었으나
本性猶存(본성유존) : 그 본성만은 그대로 보존되고 있음이 애석하였다.
乃刪翳薈(내산예회) : 이에 무성한 초목은 잘라내고
除糞壤(제분양) : 더러운 흙은 긁어내고
疏其間(소기간) : 대나무 사이를 티워 주고
封其下(봉기하) : 그 아래 흙을 북돋아 주었는데
不終日而畢(불종일이필) : 하루가 다가기 전에 일을 끝내었다.
於是日出(어시일출) : 이렇게 하여 해가 뜨면
有淸陰(유청음) : 맑은 그늘이 생기고
風來有淸聲(풍래유청성) : 바람이 불어오면 맑은 소리가 들리며
依依然欣欣然(의의연흔흔연) : 휘청휘청 기쁜 듯하여
若有情於感遇也(약유정어감우야) : 마치 감정이 있어 은덕에 감사하고 있는 듯하였다.
嗟乎(차호) : 아아!
竹植物也(죽식물야) : 대나무는 식물이다.
於人何有哉(어인하유재) : 사람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以其有似於賢(이기유사어현) : 대나무가 현명한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서
而人猶愛惜之(이인유애석지) : 사람들은 그것을 애석하게 여겨
封植之(봉식지) : 북돋아 심어주었으니
況其眞賢者乎(황기진현자호) : 하물며 진정 현명한 사람에 대해서야 어떠하겠는가?
然則竹之於草木(연칙죽지어초목) : 그러니 대나무를 보통 풀과 나무에 비긴다면
猶賢之於衆庶(유현지어중서) : 마치 현명한 사람과 보통 사람들을 견주는 것이나 같다.
嗚呼(오호) : 아아!
竹不能自異(죽불능자이) : 대나무는 스스로 기이함을 나타낼 수가 없는데도
惟人異之(유인이지) : 오직 사람들이 그것을 기이하게 대해주고 있다.
賢不能自異(현불능자이) : 현명한 사람도 스스로 기이함을 나타낼 수는 없는 것이고
惟用賢者異之(유용현자이지) : 오직 현명한 사람을 등용해야할 사람이 그를 기이하게 해주어야 한다.
故作養竹記(고작양죽기) : 그러므로 <양죽기>를 지어
書于亭之壁(서우정지벽) : 정자의 벽에 써 놓아
以貽其後之居斯者(이이기후지거사자) : 뒤에 여기에 살게 될 사람들에게 남겨주고
亦欲以聞於今之用賢者云(역욕이문어금지용현자운) : 또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 현명한 사람을 등용해야 할 사람들에게도 이 뜻이 알려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동(早冬)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9 |
---|---|
취가(醉歌)/취가시기인상영롱(醉歌示妓人商玲瓏)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9 |
속좌우명(續座右銘)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9 |
좌우명(座右銘)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9 |
동야대주기황보십(冬夜對酒寄皇甫十)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