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석모란화이수(惜牧丹花二首) - 백거이(白居易)
모란꽃을 아쉬워하다
其一
惆愴階前紅牡丹(추창계전홍모란) : 섬돌 앞 붉은 모란을 아쉬워하노니
晩來唯有兩枝殘(만래유유양지잔) : 해지는 저녁에는 오직 두 가지만 남았구나.
明朝風起應吹盡(명조풍기응취진) : 내일 아침 바람 일면 모두가 불어 날리리니
夜惜衰紅把火看(야석쇠홍파화간) : 지는 꽃잎 아쉬워 이 밤 불 밝히고 바라본다.
* 惆悵(추창) : 근심하고 슬퍼함. 실심한 모양
* 衰紅(쇠홍) : 모란꽃이 시듦. 紅은 모란꽃(자목련)을 말한다.
* 把火看(파화간) : 불 밝혀 들고 바라보네. 蘇軾(소식)의 海棠(해당) 시에 “故燒高燭照紅粧(고효고촉조홍장) : 촛불 높이 밝혀 해당화를 비춰보네.”라는 표현이 있으며, 李商隱(이상은)의 花下醉(화하취)에 “更持紅燭賞殘花(갱지홍촉상잔화) : 촛불 다시 밝혀 남은 꽃을 구경하네.”라는 표현이 있다.
其二
寂寞萎紅低向雨(적막위홍저향우) : 비에 조용히 시들어 붉은 꽃잎 떨구자
離披破艶散隨風(이피파염산수풍) : 떠나 조각진 예쁜 꽃잎들 바람에 날려
晴明落地猶惆悵(청명락지유추창) : 맑게 밝아지니 떨어진 자리 더 슬퍼라
何況飄零泥土中(하황표령니토중) : 어찌하여 꼭 진흙 속으로 바람에 흩날리는가!
* 萎紅(위홍) : 시든 꽃. 萎는 시들 ‘위’.
* 離披(이피) : 어지러이 떨어지는 모양. 떨어져 흩날리다.
* 破豔(파염) : 남은 꽃잎.
* 何況(하황) : 하물며.
* 飄零(표령) : 나뭇잎이 흩날려 떨어짐.
* 泥土(이토) : 진흙.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원화(元和) 8년(813년) 백거이(白居易)가 장안(長安)에 머물러 있을 때 지은 시이며, 1수에서는 붉은 모란꽃이 지는 것이 아쉬워 밤에 불을 밝히고 바라보는 모습을, 2수에서는 비를 맞은 모란꽃이 떨어져 비에 쓸려가고 있어 슬퍼하는 모습을 애절하게 표현한 시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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