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권주(勸酒) - 백거이(白居易)
술을 권하며
勸君一杯君莫辭(권군일배군막사) : 한 잔 술을 권하거니, 사양 말게나.
勸君兩杯君莫疑(권군양배군막의) : 두잔 술을 권하니, 그대는 의심하지 말게나.
勸君三杯君始知(권군삼배군시지) : 석잔 권하노니, 그대가 비로소 내 마음 알았구나.
面上今日老昨日(면상금일노작일) : 사람의 얼굴은 오늘도 내일도 늙어가고
心中醉時勝醒時(심중취시승성시) : 취한 때 마음속이 깨어 있을 때보다 좋구나.
天地迢迢自長久(천지초초자장구) : 천지는 아득하고 원래부터 장구하고
白ꟙ赤烏相趁走(백토적오상진주) : 흰 토끼 붉은 까마귀 서로 쫓듯 달려간다.
身後堆金拄北斗(신후퇴금주배두) : 죽은 뒤에 북두칠성에 닿을 정도로 황금을 쌓아도
不如生前一樽酒(부여생전일준주) : 살아서 한 통의 술을 마심만 못하리라.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春明門外天欲明(춘명문외천욕명) : 궁성 춘명문 밖의 동 틀 무렵에
喧喧歌哭半死生(훤훤가곡반사생) : 시끄럽게 노래하고 곡하며 나고 죽음이 절반인 것을.
遊人駐馬出不得(유인주마출부득) : 그곳을 다니는 사람들 말을 멈추지 않을 수 없으니
白輿素車爭路行(백여소거쟁노항) : 흰 색 장의차가 다투어 길을 나가는구나.
歸去來(귀거내) : 돌아가세
頭已白(두이백) : 이미 머리 희어졌으니
典錢將用買酒喫(전전장용매주끽) : 전당포에 돈 빌려서 술을 사서 마셔 버리자꾸나.
* 莫疑(막의) : 머뭇거리지 마라.
* 迢遥(초요) : 멀고도 멈. 迢迢(초초)로 되어있는 판본도 있다.
* 白兎(백토) : 달(月)을 말한다.
* 赤烏(적조) : 해(日)를 말한다.
* 趁走(진주) : 앞의 사람을 뒤쫓다.
* 身後(신후) : 사후.
* 拄北斗(주북두) : 북두칠성을 떠받히다.
* 春明門(춘명문) : 당나라 때 장안에 있던 문(門)이름. 동서로 3문이 있었으며 가운데 문이 춘명문이다.
* 喧喧(훤훤) : 왁자지껄하다. 떠들썩하다.
* 白轝素車(백여소거) : 백여(白轝)는 하얀 나무로 만든 상여(喪輿)이며, 소거(素車)는 하얀 나무로 만든 수레로 장례를 치를 때 사용하였다.
* 歸去來(귀거래) : 자, 고향으로 돌아가자. 來는 조사(助語).
* 典銭(전전) :전당포에서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리다.
백거이(白居易)는 다작 시인으로 술에 대한 시도 상당히 많으며, 특히 권주(勸酒)를 제목으로 회자되는 시 권주14수(勸酒十四首)는 하처난망주(何處難忘酒) 7수와 불여래음주(不如來飲酒) 7수로 구성되어 있다. 동일제목의 권주 시로는 권주(勸酒 : 昨與美人對尊酒)가 있다.
이 시는 술을 권하는 시로 인생은 보잘 것 없이 짧으니 술이나 마시자는 자포자기적인 시이며 권주라기보다는 혼자 술을 마시며 자신에게 이야기 하는 시로 보인다. 유사한 시로는 대주(對酒)5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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