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모란방(牡丹芳) - 백거이(白居易)
모란의 향기
牡丹芳牡丹芳(모단방모단방) : 모란꽃 향기여, 모란꽃 향기여
黃金蘂綻紅玉房(황금예탄홍옥방) : 황금꽃술이 붉은 옥방을 터뜨리니
千片赤英霞爛爛(천편적영하란란) : 천 조각 꽃부리에 노을이 찬란하여라
百枝絳焰燈煌煌(백지강점등황황) : 백 개의 가지에 붉은 점이 등불처럼 찬란하니
照地初開錦繡段(조지초개금수단) : 땅에 비치니 금빛 비단 여러 단이 열리는구나.
當風不結蘭麝囊(당풍불결란사낭) : 바람에 묶지 않은 난초 사향 주머니 같고
仙人琪樹白無色(선인기수백무색) : 신선의 옥나무 깨끗하고 아무 색깔도 없으니
王母桃花小不香(왕모도화소불향) : 서왕모의 복사꽃은 작고도 향기 없도다.
宿露輕盈泛紫艶(숙로경영범자염) : 밤이슬이 가벼이 채서 자주 빛 요염함 넘치고
朝陽照耀生紅光(조양조요생홍광) : 아침 햇빛 비추니 붉은 빛을 내는구나.
紅紫二色間深淺(홍자이색간심천) : 붉음과 자줏빛 깊고 얕음에 차이를 두니
向背萬態隨低昻(향배만태수저앙) : 등을 돌리니 온갖 교태가 아래 위를 따른다.
映葉多情隱羞面(영엽다정은수면) : 잎에 비친 다정함은 부끄러운 얼굴 가리고
臥叢無力含醉粧(와총무력함취장) : 힘없는 듯 누운 꽃떨기 취한 화장을 머금었다.
低嬌笑容疑掩口(저교소용의엄구) : 애교 띤 웃는 얼굴 내려 입이 가릴까 하노니
凝思怨人如斷腸(응사원인여단장) : 사람 원망하는 생각이 짙어지니 마음은 애끊는 듯
濃姿貴彩信奇絶(농자귀채신기절) : 농염한 자태와 고귀한 빛이 참으로 기이하니
雜卉亂花無比方(잡훼란화무비방) : 잡된 풀과 어지러운 꽃이 비교할 방법이 없도다.
石竹金錢何細碎(석죽금전하세쇄) : 석죽과 금전화는 어찌하여 가늘게 부서지나
芙蓉芍藥苦尋常(부용작약고심상) : 부용꽃과 작약꽃은 언제나 괴롭구나.
遂使王公與卿相(수사왕공여경상) : 마침내 왕공들과 경사들을 부리어서
游花冠蓋日相望(유화관개일상망) : 기생과 관리들이 매일 서로 바라보겠구나.
痺車軟輿貴公主(비차연여귀공주) : 메추라기 털 수레와 부드러운 수레에 귀족 여자들
香衫細馬豪家郞(향삼세마호가랑) : 향기 나는 소매, 날씬한 말은 부호의 아들들이로다.
衛公宅靜閉東院(위공댁정폐동원) : 위공 댁은 고요하여 동쪽 집을 닫았고
西明寺深開北廊(서명사심개북랑) : 서명사 절은 깊어서 북쪽 곁채를 열었도다.
戱蝶雙舞看人久(희접쌍무간인구) : 노는 나비의 쌍쌍춤을 사람들이 본지 오래고
殘鶯一聲春日長(잔앵일성춘일장) : 남은 꾀꼬리 한 소리에 봄날은 길기만 하다.
共愁日照芳難駐(공수일조방난주) : 모두가 걱정하는 비춰드는 햇빛에 향기 머물기 어려워
仍張帷幕垂陰凉(잉장유막수음량) : 이에 휘장을 펴서 그늘의 서늘함을 드리운다.
花開花落二十日(화개화락이십일) : 꽃 피고 꽃 떨어지기 이십 일이 되니
一城之人皆若狂(일성지인개약광) : 온 성안 사람들 모두가 미친 듯 행동한다.
三代以還文勝質(삼대이환문승질) : 삼대이래로 도리어 꾸미는 일을 내용보다 좋게 여기니
人心重華不重實(인심중화불중실) : 인심은 화려함 중히 여기고, 내용을 중히 여기지 않는다.
重華直至牡丹芳(중화직지모단방) : 화려함을 중요하게 여김은 바로 모란꽃 향기이니
其來有漸非今日(기래유점비금일) : 그것이 내게 천천히 옴은 오늘날의 일이 아니로다.
元和天子憂農桑(원화천자우농상) : 원화 천자는 농사와 뽕나무 일을 걱정하고
恤下動天天降祥(휼하동천천강상) : 아래 사람을 근심하니 하늘을 움직여 상서로움 내리도다.
去歲嘉禾生九穗(거세가화생구수) : 지난해에는 좋은 볍씨가 한 줄기에 아홉 이삭 생산해도
田中寂寞無人至(전중적막무인지) : 오는 사람 아무도 없어 들판의 밭 속에 적막하였다.
今年瑞麥分兩岐(금년서맥분량기) : 금년에도 상서로운 보리가 양쪽으로 나누어지니
君心獨喜無人知(군심독희무인지) : 군왕이 마음속으로 혼자 기뻐함을 아무도 모른다.
無人知可歎息(무인지가탄식) : 아는 사람 아무도 없다니 가히 탄식하리로다.
我願暫求造化力(아원잠구조화력) : 나는 원컨대, 조화옹의 힘을 구하여
減却牡丹妖艶色(감각모단요염색) : 문득 모란의 요염한 색을 줄이고
少廻卿士愛花心(소회경사애화심) : 높은 벼슬아치들의 꽃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 돌려서
同似吾君憂稼穡(동사오군우가색) : 우리 임금님처럼 곡식 심고 추수하는 근심을 함께 하였으면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심양루(題潯陽樓)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5 |
---|---|
동파종화이수(東坡種花二首)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5 |
상양백발인(上陽白髮人)/민원광야(愍怨曠也)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5 |
모별자(母別子)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5 |
왕소군(王昭君) 2 - 白居易(백거이) (0) | 2021.02.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