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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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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융인(縛戎人)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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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융인(縛戎人) - 백거이(白居易)

            결박당한 오랑캐

 

 

縛戎人縛戎人(박융인박융인)       : 묶인 오랑캐여, 묶인 오랑캐여

耳穿面破驅入秦(이천면파구입진) : 귀 뚫리고 얼굴 깨어진 채 몰리어 진나라에 오니

天子矜憐不忍殺(천자긍련부인살) : 천자도 불쌍하여 차마 죽일 수 없었다.

詔徙東南吳與越(조사동남오여월) : 동남쪽 오나라와 월나라 땅으로 보내라 명하셨다.

黃衣小使錄姓名(황의소사녹성명) : 누런 옷 입은 아전들이 성명을 적은 뒤

領出長安乘遞行(령출장안승체항) : 거느리고 장안을 빠져나가 역체에서 갈아타고 간다.

身被金瘡面多瘠(신피금창면다척) : 몸에는 무기에 상처 입고 얼굴은 수척하여

扶病徒行日一驛(부병도항일일역) : 병든 몸 붙잡고 맨발로 걸으니 하루에 한 역이라.

朝飡飢渴費盃盤(조손기갈비배반) : 아침저녁 굶주리니 큰 소반 음식을 다 비우고

夜臥腥臊汚床席(야와성조오상석) : 밤에 누우니 누리고 비린내가 잠자리 더럽힌다.

忽逢江水憶交河(홀봉강수억교하) : 문득 양자강 물 만나니 고향 교하가 생각나서

垂手齊聲嗚咽歌(수수제성오인가) : 손 내리고 일제히 소리 내어 오열하며 노래 부른다.

其中一虜語諸虜(기중일노어제노) : 그들 중의 한 포로가 여러 포로들에게 말하기를

爾苦非多我苦多(이고비다아고다) : “너희 고통은 많은 게 아니고 내 고통이 많도다.”하였다.

同伴行人因借問(동반항인인차문) : 동반하여 가던 사람이 그 까닭을 물어보니

欲說喉中氣憤憤(욕설후중기분분) : 말하려 하더니, 목 안에 기가 막혀

自云鄕管本涼原(자운향관본양원) : 스스로 이르기를, “본래 고향이 양주 언덕이었으나

大曆年中沒落蕃(대력년중몰낙번) : 대력 연간에 토번에게 흡수되고

一落蕃中四十載(일낙번중사십재) : 토번에 떨어져 사십 년을 지나오며

遣著皮裘繫毛帶(견저피구계모대) : 가죽옷 걸치고 털 허리띠를 둘렀었다.

唯許正朝服漢儀(유허정조복한의) : 다만 설날에 한나라 법식이 허락되어

斂衣整巾潛淚垂(렴의정건잠누수) : 옷 차려입고 건을 바로 쓰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誓心密定歸鄕計(서심밀정귀향계) : 마음에 맹세하고 고향 돌아갈 계책 몰래 결정하고

不使蕃中妻子知(부사번중처자지) : 토번의 처자도 알지 못하게 하였었다.

暗思幸有殘筋力(암사행유잔근력) : 가만히 상각하니, 다행이 근력이 남아있으나

更恐年衰歸不得(경공년쇠귀부득) : 더욱 두려운 것은 나이 쇠하면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蕃候嚴兵鳥不飛(번후엄병조부비) : 토번의 수비병과 엄한 무기에, 새들도 날지 못하는데

脫身冒死奔逃歸(탈신모사분도귀) : 몸 벗어나 죽음을 무릅쓰고 달아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晝伏宵行經大漠(주복소항경대막) : 낮에는 숨고 밤에는 걸어 큰 사막을 지나오니

雲陰月黑風沙惡(운음월흑풍사악) : 구름은 어둑하고 달은 검은데 바람과 모래 심하였다.

驚藏靑塚寒草疏(경장청총한초소) : 놀라 푸른 무덤에 숨기려니 날이 차가워 풀도 드물었다.

偸渡黃河夜冰薄(투도황하야빙박) : 몰래 황하를 건너려니 밤의 얼음은 얇은데

忽聞漢軍鼙鼓聲(홀문한군비고성) : 문득 한나라 군사의 북소리가 들려와

路傍走出再拜迎(노방주출재배영) : 길옆으로 달려 나와 두 번 절하고 환영하였었다.

游騎不聽能漢語(유기부청능한어) : 기마 순라병은 능숙한 한나라 말을 듣지도 않고

將軍遂縛作蕃生(장군수박작번생) : 장군은 마침내 나를 결박하여 토번 출생으로 만들었다.

配向東南卑濕地(배향동남비습지) : 동의 저지대 습기 찬 땅으로 유배당하여도

豈無存卹空防備(기무존술공방비) : 어찌 위로하고 긍휼히 여기는 자 없으니 헛되이 방비하리오.

念此呑聲仰訴天(념차탄성앙소천) : 이런 생각하면서 소리를 삼키며 하늘을 우러러 호소하나

若爲辛苦度殘年(야위신고도잔년) : 고생하여 여생을 지나게 될 것 같도다.

涼原鄕井不得見(량원향정부득견) : 양주 언덕도 고향 우물도 볼 수 없는데

胡地妻兒虛棄捐(호지처아허기연) : 오랑캐 땅에 처자를 공연히 버리고 왔도다.

沒蕃被囚思漢土(몰번피수사한토) : 토번 땅에 갇히어서는 한나라 땅을 그리워하고

歸漢被劫爲蕃虜(귀한피겁위번노) : 한나라에 돌아와서는 잡히어 토번인 포로 취급을 당하였다.

早知如此悔歸來(조지여차회귀내) : 이런 점을 미리 알았다면 돌아온 것이 후회스러워라

兩地寧如一處苦(량지녕여일처고) : 두 곳에서 고생이라, 차라리 한 곳의 고생만 못하리라

縛戎人(박융인)                        : 결박당한 오랑캐여

戎人之中我苦辛(융인지중아고신) : 오랑캐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고생하는구나.

自古此寃應未有(자고차원응미유) : 예부터 이러한 원한 결코 있지 않으리니

漢心漢語吐蕃身(한심한어토번신) : 한나라 마음 가지고 한나라 말을 쓰면서 토번 오랑캐 신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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