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十 - 백거이(白居易)
도잠의 시체(詩體)를 본받아
其十
湛湛樽中酒(담담준중주) : 술통 속 술이 잘도 익었는데
有功不自伐(유공불자벌) : 공이 있으면서도 공을 자랑 않고
不伐人不知(불벌인부지) : 자랑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르니
我今代其說(아금대기설) : 지금 내가 대신 그 말 하려하네.
良將臨大敵(양장임대적) : 좋은 장수가 큰 적을 만나면
前驅千萬卒(전구천만졸) : 천 명이나 만 명의 병사를 앞장세우고
一簞投河飮(일단투하음) : 죽통 하나를 강에 던져 물을 마실 때는
赴死心如一(부사심여일) : 죽음의 길 택하듯이 여일한 마음 되네.
壯士磨匕首(장사마비수) : 장사는 비수를 날카롭게 날 세워 갈고
勇憤氣咆哱(용분기포발) : 용기와 노기를 드러내 소리치지만
一酣忘報讐(일감망보수) : 술 취하면 복수도 까마득히 잊고
四體如無骨(사체여무골) : 사지가 흐물흐물 뼈 없는 이 되고 마네.
東海殺孝婦(동해살효부) : 동해 어느 마을에선 효부를 죽여
天旱窬年月(천한유연월) : 가뭄으로 달을 넘고 해를 넘기자
一酌酹其魂(일작뢰기혼) : 술 한 잔 땅에 부어 그 혼을 달랜 뒤
通宵雨不歇(통소우불헐) : 그 밤으로 쉼 없이 비가 내렸고
咸陽秦獄氣(함양진옥기) : 함양의 진나라 감옥 기운은
冤痛結爲物(원통결위물) : 원통함이 뭉쳐서 귀신이 되어
千歲不肯散(천세불긍산) : 천 년 동안 흩어지려 하지 않았으나
一沃亦消失(일옥역소실) : 기름진 한 잔 술에 역시 사라졌네.
況玆兒女恨(황자아여한) : 하물며 그 자식들의 한스러움이야
及彼幽憂疾(급피유우질) : 근심과 비통으로 병 될 수도 있을 테니
快飮無不消(쾌음무불소) : 기분 좋게 마시면 풀이지고 말 것인데
如霜得春日(여상득춘일) : 그건 마치 봄날 만난 서리 같을 것이네.
方知曲蘖靈(방지곡얼령) : 이제야 알겠네 누룩의 신령함을
萬物無與匹(만물무여필) : 만물 중에 어는 것도 당할 것이 없겠네.
* 담담(湛湛) : 농후하다. 짙다. 강하다.
* 자벌(自伐) : 자기 공을 과시하다.
* 포발(咆哱) : 화를 내다(咆勃).
* 단(簞) : 고대에 밥을 담던 동그란 죽통.
* 부사(赴死) : 죽음을 자초하다. 죽는 길을 택하다.
* 뇌(酹) : (술을 땅에 붓고 신에게) 제사를 지내다.
* 원통(冤痛) : 몹시 분하고 억울함.
* 소실(소실) : 사라지다(=消失).
* 유우(幽憂) : 근심으로 비통해하다.
* 곡얼(曲蘖) : 누룩(=麴蘖).
* 동해살효부(東海殺孝婦) : 한나라 때 동해 어는 지방에 주청(周靑)이란 청상과부가 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무고하게 죽은 뒤 삼 년 동안이나 비가 내리지 않다가 우공(于公)이란 현자의 조언에 따라 억울하게 죽은 부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소를 잡고 술을 뿌려 제사 지낸 뒤에 비가 내려 풍년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樂天 白居易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十二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2 |
---|---|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十一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2 |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九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2 |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八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2 |
효도잠체시십육수(效陶潛體詩十六首) 其七 - 백거이(白居易) (0) | 2021.02.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