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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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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제사수(重題四首)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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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제사수(重題四首) - 백거이(白居易)

               거듭 제하다

 

 

其一

喜入山林初息影(희입산림초식영) : 기쁘게 산에 들어 쉼을 얻었네.

厭趨朝市久勞生(염추조시구노생) : 속세의 신산한 삶 더는 쫓기 싫었네.

早年薄有煙霞志(조년박유연하지) : 젊어서는 산수에 별로 뜻이 없었고

歲晩深諳世俗情(세만심암세속정) : 나이 들어 세상 정리 능란해 졌네.

已許虎溪雲裏臥(이허호계운리와) : 호계의 구름 속에 누워 살게 되었으니

不爭龍尾道前行(부쟁용미도전행) : 궁궐 속으로 나가는 길 다투지 않으려네.

從茲耳界應清淨(종이이계응청정) : 이곳에선 듣는 것 모두 청정한 소리이니

免見啾啾毁譽聲(면견추추훼예성) : 주절주절 칭찬과 비방 안 들어도 되겠네.

 

 

其二

長松樹下小溪頭(장송수하소계두) : 키 높은 솔 아래 작은 시내 옆에서

斑鹿胎巾白布裘(반록태건백포구) : 얼룩 사슴 두건 쓰고 갈옷 입고 사네.

藥圃茶園爲産業(약포다원위산업) : 약초와 차를 심어 살림에 쓰고

野麋林鶴是交遊(야미임학시교유) : 산과 들의 사슴과 학 벗 삼아서 지내네.

雲生澗戶衣裳潤(운생간호의상윤) : 구름일면 사는 집과 입은 옷을 적시고

嵐隱山廚火燭幽(남은산주화촉유) : 안개 끼는 산에서는 불을 켜도 어둑하네.

最愛一泉新引得(최애일천신인득) : 가장 기쁜 한 가지는 새 샘물을 얻은 것

清冷屈曲繞階流(청냉굴곡요계류) : 차가운 물 구불구불 섬돌 돌아 흐르네.

 

 

其三

日高睡足猶慵起(일고수족유용기) : 해는 높이 뜨고 잠도 충분한데 일어나기 귀찮아

小閣重裘不怕寒(소각중구부파한) : 작은 누각에서 겹이불 덮으니 추위도 두렵지 않다.

遺愛寺鍾欹枕聽(유애사종의침청) : 유애사의 종소리 베개 높이 베고 누워 듣는데

香爐峯雪發簾看(향노봉설발렴간) : 향로봉의 남은 눈을 발을 제치고 바라본다.

匡廬便是逃名地(광려편시도명지) : 광속이 살던 이곳 여산이야 말로 은둔할 땅이고

司馬仍爲送老官(사마잉위송노관) : 사마 벼슬도 바로 노년을 보내는 관직이로다.

心泰身寧是歸處(심태신녕시귀처) : 마음 편하고 몸이 안녕한 이곳이 은퇴할 곳이니

故鄕何獨在長安(고향하독재장안) : 고향이 어찌 다만 장안에만 있어야 하겠는가.

 

 

其四

宦途自此心長別(환도자차심장별) : 벼슬길 여기서 맘으로 길이 이별하고

世事從今口不言(세사종금구부언) : 세상일 이제부터 입으로 말하지 않으리라.

豈止形骸同土木(개지형해동토목) : 어찌 한 몸을 흙이나 나무에 그치며

兼將壽夭任乾坤(겸장수요임건곤) : 아울러 장수하고 요절함을 천지에 맡기랴.

胸中壯氣猶須遣(흉중장기유수견) : 가슴 속에는 사나이 기상이 필요하니

身外浮雲何足論(신외부운하족논) : 몸 밖의 뜬 구름을 어찌 족히 논하리오.

還有一條遣恨事(환유일조견한사) : 도리어 남겨진 한스런 일, 하나 있으니

高家門館未酬恩(고가문관미수은) : 귀인의 집으로 아직 인사 한 번 못 드렸다오.

 

 

* 重題(중제) : 이 시는 원래 다섯 수 연작으로 쓴 것 인데, 첫수에만 향로봉하신복산거초당초성우제동벽香爐峰下新卜山居草堂初成偶題東壁이란 제목을 붙이고 나머지 네수는 합해서중제重題라는 제목을 따로 달았다, 고전한다.

* 息影(식영) : 일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지내는 것을 가리킨다. ‘息景으로도 쓴다. 장자莊子어부편(漁父篇)에서 不知處陰以休影, 處靜以息迹, 愚亦甚矣(그늘 속에 들면 그림자가 없어지고, 고요히 있으면 발자취가 생기지 않는 것을 몰랐으니 어리석음이 또한 심했던 것이다).”라고 하였다.

* 朝市(조시) : 조정과 시장. 명리를 다투는 곳. 속세.

* 勞生(노생) : 고생스럽고 피곤한 삶. 장자莊子대종사편(大宗師篇)에서 夫大塊載我以形, 勞我以生, 佚我以老, 息我以死(대지는 몸을 주어 나를 있게 하고, 삶으로 나를 일하게 하고, 늙음으로 나를 편안하게 하며,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한다).”라고 하였다.

* 煙霞(연하) : 운무와 채운, 즉 풍광이 뛰어난 산수.

* 虎溪(호계) : 계곡의 이름이다. 쟝시성(江西省) 구강시(九江市) 남쪽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앞에 있다.

* 龍尾道(용미도) : 당조(唐朝)의 함원전(含元殿)에 있던 돌로 만든 보도(步道)를 가리키는데, 용의 꼬리처럼 구불구불 했다고 한다. 후에는 조정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 () : . 이곳. 이때.

* 耳界(이계) : 귀로 들을 수 있는 범위를 가리킨다.

* 啾啾(추추) :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소음.

* 斑鹿胎巾白布裘(반록태건백포구) : ‘으로 쓴 자료도 있다. 인터넷에서 본 자료이니 ''이나 ''의 오독이 전파된 것일 수도 있다. 여기서는으로 읽었다.

* 藥圃茶園(약원다포) : 여산 일대는 진대(晉代)때부터 차 재배지로 이름이 높았다. 송대(宋代)에는 운무차(雲霧茶-옛 이름은 문림차聞林茶)가 공차(貢茶)가 되었다.

* 澗戶(간호) : 산간에 있는 누실. 은자가 사는 집의 문.

* () : 산림에 끼는 운무. 여산은 운무가 많이 끼는 곳이다.

* 重衾(중금) : 솜을 넣지 않고 겉과 안을 맞대어 여민 겹이불을 이른다.

* 遺愛寺(유애사) : 여산 향로봉 아래 있던 절 이름이다.

* 匡廬(광려) : 여산(廬山)을 가리킨다. 전설에 따르면 은주(殷周)시절에 광속(匡俗)의 일곱 형제가 여산에 초당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 宦途(환도) : 벼슬길

* 形骸(형해) : 형체, 곧 사람을 가리킴.

* 壽夭(수요) : 장수(長壽)와 단명(요절夭折)

* 乾坤(건곤) : 천지

* 壯氣(장기) : 용맹하고 진취적인 기개. 왕성하게 발달한 땅의 기운.

* 浮榮(부영) : 허영, 곧 헛된 영화.

* 遺恨(유한) : 유감. 이뤄지지 않은 바람.

* 高家(고가) : 고영(高郢). 백거이가 과거에 합격 했을 때의 좌주(座主), 즉 과거 감독관이었다. 당조(唐朝)에서는 진사 합격자로 기록된 후에 반드시 동참해야 하는 의식이 있었는데, 자기를 선발해준 좌주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 후, 재상을 만나보고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백거이는 스물아홉에 진사시험에서 4등으로 합격했는데, 그때의 좌주가 고영이었다. 문관(門館)은 고대에 가정교사 같은 의미로 사용 된 말이었으므로高家門館으로 붙여 있는 것이 합당 할 듯하다.

* 酬恩(수은) : 은덕(은혜)에 보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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