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월야청노자순탄금(月夜聽盧子順彈琴) - 이백(李白)
달밤에 노자순의 거문고 소리를 듣다
閑坐夜明月(한좌야명월) : 한적한 밤 밝은 달빛 아래 앉아
幽人彈素琴(유인탄소금) : 은자 노자순은 소박한 거문고를 타네.
忽聞悲風調(홀문비풍조) : 홀연히 비풍(悲風) 곡조가 들리더니
宛若寒松吟(완약한송음) : 완연히 한송(寒松)의 소리와 같네.
白雪亂纖手(백설난섬수) : 백설(白雪)이 가냘픈 손에서 어지러이 나오고
綠水清虛心(녹수청허심) : 녹수(綠水)가 마음을 맑게 비우네.
鍾期久已沒(종기구이몰) : 종자기(鍾子期) 오래 전에 이미 죽었으니
世上無知音(세상무지음) : 세상에 지음(知音)이 없음이 아쉽다네.
*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개원(開元) 2년 (733) 이백이 33세 때 노자순(盧子順)을 만나 그의 거문고소리를 들으며 그의 연주 소리에 감탄하여 그 소리를 알아줄 사람이 없음을 지음(知音)의 고사(故事)인 종자기(鍾子期)를 인용하고 감탄하는 모습을 읊은 시이다.
* 盧子順(노자순) : 노자순에 대하여는 자세한 기록이 없다.
* 閑坐夜明月(한좌야명월) : 閑夜坐明月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 素琴(소금) : 장식도 없는 소박한 거문고를 말한다.
* 悲風調(비풍조) : 시 속에 <悲風>, <寒松>, <白雪>, <綠水>는 모두 옛날 거문고의 곡조이름이다.
* 鍾期(종기) : 종자기(鍾子期)를 말한다. 열자(列子) 탕문(湯問)편에 나오는 말이다. 백아가 거문고를 들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을 타면 종자기는 옆에서, “참으로 근사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고 말하였다. 또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기가 막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하고 감탄하였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다음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다시는 자기 거문고 소리를 들려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 지음(知音)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르는 말.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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