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증황산호공구백한병서(贈黃山胡公求白鷴并序) - 이백(李白)
황산 호공에게 시 한 편을 지어주고 귀한 새 백한을 얻다
聞黃山胡公有雙白鷴(문황산호공유쌍백한) : 듣자니 황산 호공에게 백한 한 쌍이 있는데
蓋是家鷄所伏(개시가계소부) : 집에서 키우던 닭이 품어 부화시킨 것으로
自小馴狎(자소순압) : 병아리 때부터 길이 들어
了無驚猜(요무경시) : 사람을 보고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고
以其名呼之(이기명호지) : 이름을 부르면 함께 와서
皆就掌取食(개취장취사) : 손바닥에 있는 모이를 먹는다고 했다.
然此鳥耿介(연차조경개) : 그러나 이 새는 성격이 매우 강직하여
尤難畜之(우난축지) : 기르기가 매우 어려운 까닭에
余平生酷好(여평생혹호) : 내가 평생 동안 매우 좋아했으나
竟莫能致(경막능치) : 끝내 얻지 못하였다.
而胡公輟贈於我(이호공철증어아) : 그런데 호공이 선뜻 내게 주며
唯求一詩(유구일시) : 시 한 수만 지어달라고 했다.
聞之欣然(문지흔연) : 내가 그 말을 듣고
適會宿意(적회숙의) : 오랜 숙원이 풀린 것을 기뻐하며
援筆三叫(원필삼규) : 붓을 들어 세 번 큰 소리로 시를 지으니
文不加點以贈之(문불가점이증지) : 더 고칠 데가 없어서 그에게 주었다.
* 胡公(호공) : 황산(黃山) 부자봉(夫子峰) 밑 벽산촌(碧山村)에 살던 사람으로 이름이 휘(暉)라고 알려져 있다.
* 白鷳(백한) : 산닭을 닮은 새로 깃털의 빛깔이 희고 몸의 아랫부분은 검은색인데 예로부터 진귀한 새로 여겨졌다.
* 伏(부) : (알을) 안다(품다). ‘孵’와 같은 뜻으로 쓰일 때는 ‘부’로 읽는다.
* 馴狎(순압) : 온순하다. 사람을 잘 따르다. ‘馴’은 ‘길들이다’라는 뜻이고, ‘狎’은 ‘익숙해지다’, ‘가까워지다’ 등의 뜻을 갖는다. 《예기禮記∙곡례曲禮》에서 ‘현자는 버릇없을 정도로 가까우면서도 공경하고, 무서워하면서도 사랑하며, 사랑을 하면서도 나쁜 것을 알고, 미워하면서도 좋은 것을 알며, 재물을 쌓으면서도 나눠 쓸 줄 알고, 편안한 곳을 편안하게 여기면서도 옮겨야 할 때가 되면 옮길 줄 안다(賢者狎而敬之, 畏而愛之. 愛而知其惡, 憎而知其善. 積而能散, 安安而能遷).’고 했다.
* 了(요): 전혀. 완전히.
* 耿介(경개) : 강직하다. 정직하다.
* 驚猜(경시) : (질겁하여) 놀라다. 의심스러워하다.
* 酷好(혹호) : 대단히 좋아하다.
* 輟贈(철증) : (물건을 꺼내) 다른 사람에게 주다. ‘輟’은 ‘掇(가리다, 선택하다)’과 통한다.
* 適會(적회) : 때마침. 공교롭게도.
* 宿意(숙의) : 오랜 바람(宿願). 일찍부터 품은 뜻(宿志).
* 文不加點(문불가점) : 글이 거침없고 수미가 일관되다(= 일기가성一氣呵成). 글을 쓸 때 한 번에 고칠 데 없이 완성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請以雙白璧(청이쌍백벽) : 한 쌍의 귀한 백옥 갖고 싶었더니
買君雙白鷴(매군쌍백한) : 그대에게 백한 두 마리 사게 되었구려.
白鷴白如錦(백한백여금) : 백한의 흰 깃털 비단 같고 백설 같아
白雪耻容顔(백설치용안) : 보는 사람 얼굴을 부끄럽게 만드는데
照影玉潭裏(조영옥담리) : 옥처럼 맑은 물에 제 모습을 비춰보고
刷毛琪樹間(쇄모기수간) : 옥이 열리는 숲 속에서 깃을 씻어낸다네
夜棲寒月靜(야서한월정) : 밤 되면 차가운 달빛 속에 깃들고
朝步落花閑(조보낙화한) : 아침이면 땅에 떨어진 꽃잎 밟고 걷네.
我願得此鳥(아원득차조) : 내 간절한 바람은 이 새를 얻어
玩之坐碧山(완지좌벽산) : 산 속에서 이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었는데
胡公能輟贈(호공능철증) : 호공이 그 새를 내게 준다니
籠寄野人還(농기야인환) : 여기서 새와 함께 산중 사람 되어야겠네.
* 援筆(원필) : 붓을 들어 쓰다.
* 玉潭(옥담) : 물이 옥처럼 맑은 것을 가리킨다.
* 琪樹(기수) : 나무 이름. 신선이 사는 곳에 있다는 옥수(玉樹)를 가리킨다.
* 寒月(한월) : 맑고 차가운 달빛. 추운 계절, 곧 겨울을 가리키기도 한다.
* 碧山(벽산) : 푸른 산. 이백(李白)의 시 「산중문답山中問答」에 나오는 ‘問余何意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벽산에 사는 이유 사람들이 물으면 / 말없이 웃을 만큼 마음 한가롭네).’처럼 후베이(湖北) 안륙(安陸)에 실재하는 백조산(白兆山)을 가리키기도 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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