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취후증종생고진(醉後贈從甥高鎮) - 이백(李白)
취하여 종생질 고진에게 주다
馬上相逢揖馬鞭(마상상봉읍마편) : 말위에서 서로 만나 채찍으로 서로 인사하고
客中相見客中憐(객중상견객중련) : 객중에서 서로보고 서로를 애련하게 여기네.
欲邀擊筑悲歌飲(욕요격축비가음) : 격축가에 맞춰 슬픈 노래 부르려 해도
正值傾家無酒錢(정치경가무주전) : 마침 집안 살림 기울어져 술살 돈이 한 푼도 없다네.
江東風光不借人(강동풍광불차인) : 강동의 풍광을 사람에게 빌려주지 않고
枉殺落花空自春(왕살락화공자춘) : 부질없이 떨어진 꽃잎 공연히 스스로 봄을 알리네.
黃金逐手快意盡(황금축수쾌의진) : 황금은 손에 닿는 대로 마음껏 다써버려
昨日破產今朝貧(작일파산금조빈) : 어제는 파산하고 오늘은 가난해 졌다네.
丈夫何事空嘯傲(장부하사공소오) : 대장부 무슨 일로 공연히 오기를 부리는가.
不如燒卻頭上巾(불여소각두상건) : 차라리 머리 위의 모자를 불태우는 것만 못하다네.
君為進士不得進(군위진사불득진) : 자네는 진사가 되었어도 벼슬 얻지 못하고
我被秋霜生旅鬢(아피추상생려빈) : 나는 가을 서리 맞아 나그네의 흰 머리털만 남았다네.
時清不及英豪人(시청불급영호인) : 시대가 맑아도 재주 있고 호방한 사람에 미치지 못하니
三尺童兒重廉藺(삼척동아중 렴린) : 삼척동자 어린 아이도 염파와 인상여를 중히 여긴다네.
匣中盤劍裝䱜魚(갑중반검장작어) : 칼집 속에든 상어가죽 반검 칼
閑在腰間未用渠(한재요간미용거) : 한가히 내 허리 사이에 있어 한 번도 써보지 못하네.
且將換酒與君醉(차장환주여군취) : 정차 술과 바꿔 그대와 취하여
醉歸托宿吳專諸(취귀탁숙오전제) : 취한 뒤 오전제에게 투숙하려네.
* 從甥(종생) : 사촌자매의 아들. 오촌조카.
* 高鎭(고진) : 인명
* 擊筑悲歌(격축비가) : 고대 악기인 축筑을 두드리며 비장한 노래를 부르다. 격앙되어 비통하게 노래 부르는 모습을 가리킨다. 전국시대에 연燕 나라 협객 형가荊軻는 축을 잘 다루는 친구 고점리高漸離와 매일 연나라 시장에 나가 술을 마시고 취하면 고잠리가 축을 치고 형가는 비장한 노래를 부르다가 사람들이 있는 것도 모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 正値(정치) : 마침 ~한 때
* 傾家(경가) : 집안이 기울다. 가산을 탕진하다.
* 枉殺(왕쇄) : 헛되게 하다. 저버리다. ‘殺’은 극심하다는 강조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 英豪(영호) : 영웅호걸
* 逐手(축수) : 손 가는대로. 닥치는 대로.
* 嘯傲(소오) : 자유롭게 소요하며 예속을 받지 않다.
* 廉藺(염인) : 문경지교刎頸之交 라는 고사를 낳은 전국시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 때의 명신 인상여藺相如와 장군 염파廉頗의 합칭 이다. 한때 인상여의 출세를 시기하는 염파로 인하여 두사람 사이가 매끄럽지 못했으나 나라를 위해 끝까지 참은 인상여의 도량에 감격한 염파가 사과함으로써 다시 친한사이가 되어 죽음을 함께해도 변하지 않을 친교를 맺게 되었다.
* 鞞魚(병어) : 상어 껍질로 만든 칼집. ‘창어鯧魚’로 쓴자료도 있다.
* 渠(거) : 그(3인칭). 지시대명사.
* 托宿(탁숙) : 다른 사람 집에 잠시 의탁하다.
* 專諸(전저) : 전국시대 오吳나라의 협객. 뒷날 오왕이 되는 합려闔閭를 위해 오왕吳王 요僚를 살해 하였다. ‘剸諸’ 또는 ‘鱄諸’로도 쓴다.
꽃 지는 봄날 풍광과 세월 가는 아쉬움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백의 공허한 호기만 마음속 가득히 밀려온다. 시를 빌어 그의 광음狂飮을 예찬 하는 이들도 이쯤에서는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듯하다. 빗속에 떠나는 봄날을 보내며 이백의 안쓰러운 호기를 떠올려본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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