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 이백(李白)
금릉의 봉황대에 오르다
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 : 봉황대(鳳凰臺) 위에 봉황새 노닐었다더니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 : 봉황새 떠나가 누대는 비었는데 강물만 절로 흐르누나.
吳宮花草埋幽俓(오궁화초매유경) : 오(吳)나라 궁궐의 화초는 오솔길을 덮었고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 : 진(晉)나라 귀인은 옛 언덕의 무덤이 되었구나.
三山半落靑天外(삼산반락청천외) : 삼산(三山)은 청천(靑天) 밖으로 반쯤 걸려있고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 이수(二水)는 백로주(白鷺洲)로 가운데로 나뉘었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 이제 모든 것은 뜬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으니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 장안(長安)을 볼 수 없어 사람을 시름겹게 하네.
* 이 시는《이태백집》21권에 실려 있다. 현종이 이백을 총애하여 관직을 제수하려 하였으나 양귀비와 고력사(高力士) 등의 저지로 결국 등용되지 못하였다.
이를 안 이백이 휴가를 청하고 장안을 떠나 사방을 주유하며, 최종지(崔宗之)와 함께 채석강(採石江)에서 배를 타고 金陵의 鳳凰臺에 올라 축신(逐臣)의 신세를 생각하여 지은 것이다.
원(元)나라 방회(方回)는《瀛奎律髓(영규률수)》에서 “이태백의 이 시는 최호(崔顥)의〈黃鶴樓(황학루)〉시와 흡사하여 격률(格律)과 기세에 있어 우열을 논하기 어렵다. 이 시는 봉황대로 제목을 삼았으나 봉황대를 읊은 것은 고작 기어(起語) 2句에 불과할 뿐이고, 아래 6구는 곧 臺에 올라 관망한 내용이다. 3ㆍ4구는 古人을 보지 못함을 서글프게 여긴 것이요, 5~8구는 오늘의 경치를 읊고 제도(帝都)를 보지 못함을 개탄한 것이다.” 하였다.
劉會孟(유회맹)은《唐詩訓解(당시훈해)》에서 “그의 웅위(雄偉)한 표현과 꾸밈이 없음은 모두 말할 것이 없지만 만약 끝의 두 구가 없었다면 또한 반드시 최호의〈황학루〉시보다 뛰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평하였다.
* 金陵(금릉) : 지금의 南京, 長江 絶景을 끼고 있는 데다 江山이 秀麗하여, 三國時代의 吳, 六朝時代의 晉·宋·齊·梁·陳 모두가 이곳에 都邑을 두고 '建業'이라 칭하였다.
* 鳳凰臺(봉황대) : 南京 西南에 있다. 六朝時代의 宋의 元嘉十六年(439년), 五色의 깃을 가져 孔雀처럼 아름다운 새가 날아와서 群舞를 추었다. 그것을 본 當時의 사람들이 이것은 鳳凰 靈鳥임에 틀림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 자리의 산꼭대기에 記念을 위하여 臺를 쌓고 鳳凰臺라고 이름하였다.
* 臺空(대공) : 봉황대에는 지금 아무 것도 없고 텅비어 적막감만 감돌 뿐이다.
* 江 : 揚子江, 一名 長江이라고도 함.
* 自流(자류) : 예나 다름없이 自然대로 흐르고 있음.
* 吳宮(오궁) : 三國時代 吳의 孫權(손권)이 세운 궁전
* 埋幽徑(매유경) : 幽徑은 사람이 다니지않는 호젓한 작은 길, 사람이 찾아오지않아 궁전의 작은 길까지도 花草가 덮고 있다는 뜻이다.
* 晉代衣冠(진대의관) : 진(晉)은 東晉(동진)으로 금릉(金陵)에 도읍(都邑)하였다. 衣冠(의관)은 조정에 나갈 때 입던 예복으로 여기서는 그것을 착용한 관리 혹은 귀인(貴人)들을 말한다.
* 成古丘(성고구) : 화려한 衣冠을 입던 高官들도 지금은 죽어서 옛무덤을 이루었음. 찬란한 과거가 모두 허무하다는 감회를 표현한 것이다.
* 三山 : 金陵의 서남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揚子江을 굽어보고, 세 개의 봉우리가 南北으로 이어져 있다.
*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 금릉을 흐르고 있는 진수(秦水)와 회수(淮水), 揚子江이 금릉의 市外에서 두 줄기로 分流되어 城內로 들어오고, 다른 하나는 성밖을 돌아 함께 하나의 섬(白鷺洲)을 끼고 흐른다. 秦淮는 다시 합쳐져 揚子江으로 들어간다. 본래 한 줄기의 강이 섬에 依하여 分流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中分이라고 한 것이다.
*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 總은 모두, 어쨌든, 사악한 무리들이 임금(日)의 총명함을 흐리게 하고 있음. 浮雲은 조정의 권신들인 李林甫(이림보), 楊國忠(양국충), 高力士(고력사), 楊貴妃(양귀비) 등을 가리킨다.
*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 장안이 보이지않아 사람으로 하여금 시름만 솟아나게 한다. 人은 작자 자신을 나타낸다. 長安에 대한 未練의 情을 은근히 나타내고 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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