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탁구 블록(Block)의 변형
셰이크핸드의 백핸드
셰이크핸드의 블록의 변형과 펜홀더의 블록의 변형에 대한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셰이크핸드의 다양한 블록을 구사하는 방법에 대한 것을 알아보고 그림을 통하여 대표적 변형 기술이라 할 수 있는 "공격적인 전진회전 블록"에 대한 것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비교적 간단한 내용입니다만 실전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므로 소홀히 하지 마시고 반드시 잘 익혀 두시기를 바랍니다.
1. 블록의 다양한 변형
지난 회에서 블록은 기본적으로 2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회전의 성격에 따라서 또 5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주의하실 점은 이러한 구분은 그저 "설명을 위한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각각의 기술을 편의상 나누어 놓고 거기에 적당한 이름을 붙여 놓은 것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상황에 따라서 무엇이라고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기술이 혼합된 것이 사용되기도 하며 전혀 다른 방법의 블록이 나오기도 합니다. 기술에 대한 강좌를 읽으실 때는 항상 이런 점에 주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블록은 기본적으로 단순히 상대방의 공을 잘 받아내는 데에 주력하는 기본 블록, 즉 수동적 블록(passive block)과, 좀 더 강하게 공을 쳐내는 능동적 블록(active block)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능동적 블록이란 펜홀더의 경우 "푸시성 블록", 즉 "푸시성 쇼트"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블록의 변형입니다만, 그 공격력은 공격 타법 못지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셰이크핸드의 경우는 "전진회전이 걸려서 뻗어나가는 블록(특별한 명칭이 없으므로 이렇게 길게 부르는 것뿐입니다)"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뻗는 블록"이라고 하겠습니다. 뻗는 블록은 최근 중국의 셰이크핸드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이 기술은 상대방의 코트에서 바운드된 후 공이 뻗어나가기 때문에 상대방이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회의 주된 내용은 셰이크핸드가 바로 이 기본적 블록과 뻗는 블록을 구사하는 요령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공격력이 있는데도 그것을 수비 타법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물론 매우 공격적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공격적인 타법과 수비적인 타법을 나누는 기준은 공격력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치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타구의 힘을 이용하는가라는 것입니다. 뻗는 블록은 드라이브성의 공이 날아갑니다만, 이때 전진회전을 거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공의 힘을 이용한다는 성격이 짙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는 "백핸드 카운터 드라이브(Backhand Counter Spin)”와의 차이가 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만, 백핸드 카운터 드라이브는 여기서 좀더 자신의 스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회전을 걸어 준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역시 "명확한 기준은 없다"라는 것에는 유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 연습을 할 때는 명확하게 나누어서 연습할 수 있으나 일단 실전에 들어가면 이것이 블록을 공격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카운터 드라이브를 하는 것인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구분하려고 하기 보다는 각각의 기술을 확실히 익힌 상태에서 유연하게 그 중간적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회에서는 우선 지난 회에서 살펴본 블록의 내용을 다시한번 짚어 보고, 이와 비교하여 뻗는 블록을 살펴보고 그 포인트를 짚어 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구분과 함께 다양한 방향의 회전에 의해 더 다양한 구분을 할 수 있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수동적 블록
(2) 능동적 블록(여기서는 전진회전이 걸린 뻗는 블록)
(3) 너클성 블록
(4) 횡회전 블록
(5) 커트성 블록
라켓을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여서 여러 종류의 변화를 주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므로 능동적 블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따로따로 구분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기술의 명칭은 "블록"이라는 한 가지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편의상 붙인 명칭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셰이크핸드의 경우는 능동적 블록은 전진회전 블록으로 취급하기로 합니다. (회전을 걸지 않고 강하게 밀어낼 수도 있습니다만, 특별히 따로 다룰 필요가 있는 기술은 아닙니다.)
2. 다양한 블록을 구사하는 요령
이 절에서는 너클성 블록, 횡회전 블록, 커트성 블록(후퇴회전 블록)을 구사하는 요령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너클성 블록은 섬세한 감각이 필요한 상당한 고급 기술이라는 점을 우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클이란 곧 무회전을 뜻하는 말입니다만, 너클성 블록은 무회전으로 공을 돌려보낸다기보다는 공의 기세를 죽여서 짧게 떨어뜨린다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너클성 블록에 대하여 설명할 때, "라켓을 가볍게 뒤로 빼서 공의 충격을 흡수한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임팩트 순간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라켓을 뒤로 빼 버리게 되면 드라이브의 위력에 오히려 눌려서 블록이 불안정하게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클성 블록을 완전히 구사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은 철저하게 기본적인 블록의 감각을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감각이 잡힌 상태에서 조금씩 조금씩 공이 약하게 날아가도록 하는 요령을 익혀 가는 것이 좋습니다. 라켓을 살짝 뒤로 끌더라도 지나치게 끌어서는 안 되며 임팩트 순간에 약간만 움직이도록 해야 하며, 그것보다는 라켓면이 닫힌 채로 아래로 살짝 끊어 내리듯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라켓면은 기본 블록에서보다 약간 더 닫힌 면이 될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조절해야만 합니다.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상대방의 아주 강한 드라이브에 대해서는 너클성 블록을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드라이브가 다소 약할 경우 상대방을 혼란시키기 위한 변형 기술로서 간간이 구사하는 것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클성 블록은 너클성 블록이라기보다는 "스톱성 블록"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한 한 짧게 굴리는 것이 이 변형 기술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하여 횡회전 블록이나 커트성 블록은 좀더 구사하기 쉬우며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 권장됩니다.
우선, 횡회전 블록은 횡회전은 우횡회전과 좌횡회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다음 그림과 같은 요령으로 공을 맞추도록 합니다.
좌횡회전 블록은 라켓의 백핸드 면이 왼쪽을 보도록 하고 비스듬하게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공의 옆을 긁어 치게 됩니다. 요령은 팔꿈치를 좀더 내밀고 라켓 끝이 좀더 몸 쪽을 보도록 한 상태를 유지하면서(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꺾어 주면 좋습니다) 몸 안쪽에서 바깥쪽(오른쪽)으로 라켓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우횡회전 블록은 반대로 팔꿈치를 내미는 정도를 줄이고 라켓의 그립 쪽이 몸을 향하도록(손목을 손등 쪽으로 꺾어 주면 좋습니다) 하면서 라켓 끝을 앞으로 찌르듯이 움직이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때 라켓면이 닫혀 있는 정도나 빗겨 치는 각도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상황과 목적에 따라서 조절해야 합니다. 횡회전 블록을 구사할 때 주의할 점은 빗겨 치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타구점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공을 받아내면서 횡회전만 가미해 줄 수도 있으며, 적극적으로 전진회전을 걸면서 거기에 횡회전까지 더해 주는 등의 다양한 변형 기술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횡회전 블록은 상대방의 드라이브가 한쪽 방향으로 휘어지는 성질일 경우 그것을 처리하기 위하여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횡회전이 걸린 공을 처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회전을 피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회전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회전을 피한다는 것은 위에서 볼 때 공이 휘어지는 방향을 파악하여 그 바깥쪽에 라켓면을 갖다 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전에 순응한다는 것은 회전을 거스르지 않고 공이 돌아가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스치면서 임팩트가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즉, 아래 그림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횡회전 블록은 옆방향으로 라켓이 움직인다는 특성 때문에 반드시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에 해당하게 됩니다. 즉, 우횡회전이 걸려 오는 공에 대하여 좌횡회전 블록을 하면 회전을 피하는 것이 되며 우횡회전 블록을 하면 회전에 순응하는 것이 됩니다. 반대로 좌횡회전이 걸린 드라이브에 대해서는 좌횡회전 블록은 회전에 순응하는 것이 되며 우횡회전 블록은 회전을 피하는 것이 됩니다. 주의할 점은 회전을 피하는 방향일 경우는 라켓면만 잘 맞으면 라켓이 움직이는 방향은 자유롭게 할 수 있으나 회전에 순응하는 방향일 경우는 라켓면보다는 라켓의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라켓이 정지해 있다면 회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횡회전에 정통으로 맞서는 것이 되므로 안정된 블록은 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회전을 피하는 것은 초보자라도 구사하기 쉬우며 회전에 순응하는 것은 다소 고급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켓이 확실하게 횡회전을 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어떤 경우든 그렇지 못할 경우에 비하여 횡회전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습니다. 드라이브는 전진회전을 거는 공격 기술입니다만, 실제로는 어떤 한 방향으로 횡회전이 걸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횡회전이 걸린 드라이브는 좌우로 휘어져 나가는 위협적인 공이기는 합니다만, 의외로 횡회전 블록에 의하여 간단하게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초보자들의 경우는 다양한 공을 주고받다가 무의식중에 횡회전 블록이나 회전을 피하는 각도를 익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횡회전 블록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블록을 확실하게 익힌 후에 구사하는 응용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비록 횡회전 블록이 매우 실전적이고 유용한 기술이라 할지라도 기본 블록의 바탕이 충실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사하는 횡회전 블록은 쉽게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횡회전을 걸지 않는 기본적인 블록을 철저하게 익힌 후에 "실전적인 응용 기술"로서 횡회전 블록을 익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커트성 블록입니다. 커트성 블록의 요령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라켓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쳐서 공이 날아오는 경로를 끊는 느낌으로 타구하는 것입니다.
라켓면은 약간만 닫아 주고 위에서 아래로 날카롭게 끊어 내리는 것이 요령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회전에 순응하는 것"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횡회전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깊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커트성 블록의 임팩트를 약하게 하면 공을 짧게 굴릴 수 있으므로 감각을 잘 잡으면 이를 응용하여 스톱성 블록(너클성 블록)을 구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커트성 블록에는 횡회전을 섞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콩링후이 선수는 우회전을 섞은 커트성 블록으로 상대방을 농락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기도 합니다.
커트성 블록은 상대방의 드라이브가 매우 강할 경우는 구사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드라이브가 약할 경우는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을 크게 혼란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의 드라이브가 매우 강하다면 기본 블록이나 횡회전 블록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블록의 기본을 되짚어보자
그러면 이제 이번 회의 핵심인 전진회전 블록을 살펴보기에 앞서서 우선 지난 회에서 다룬 기본적인 블록을 다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연속동작 D는 안정적으로 상대방의 드라이브를 막아내는 기본적인 블록의 또 다른 동작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회에서 살펴본 기본 동작과 약간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원리는 다를 바 없습니다. 공의 바운드 직후를 잡는다는 것, 몸 정면에서 작은 스윙으로 공을 잡는다는 것, 스윙은 탁구대 높이에서 앞으로 나가면서 약간 위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등의 기본적인 원리는 달라질 수 없습니다.
간략하게 과정을 짚어 본다면, D-1은 기본자세에서 블록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상태입니다. 라켓은 손바닥 쪽으로 살짝 굽히고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라켓면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시킴과 동시에 필요에 따라서는 아래팔을 축으로 회전시킴으로써 약간의 전진회전을 걸어 줄 수도 있습니다. 공이 날아오면 오른쪽 어깨를 낮추면서 백스윙을 잡되, 백스윙은 극히 작게 잡습니다. D-2는 D-1보다 자세가 약간 낮아진 정도입니다. 이때 라켓의 높이는 탁구대 면 또는 그보다 약간 더 높은 정도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라켓이 앞으로 나가면서 동시에 위로 올라가며 공을 맞춥니다. D-3은 임팩트 순간인데, 팔꿈치가 몸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몸 정면에서 팔꿈치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임팩트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좀더 왼쪽으로 공이 왔기 때문에 팔 전체를 왼쪽으로 슬라이드시켜서 공을 맞추는 위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몸 앞"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 상태에서 라켓이 바로 멈추지 않고 조금 더 움직이는 폴로스루가 D-4와 같이 이어지지만 그 크기는 매우 작으며, 이어서 라켓면을 되돌리면서 D-5와 같이 기본자세로 복귀합니다. 동작의 크기가 지난 회에 살펴본 연속동작 B보다 더욱 작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방법의 스윙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본 블록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라켓면을 지나치게 닫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공이 "전진회전이 걸린 공격"이라는 것을 의식하여 라켓을 지나치게 덮어씌워 버리면 공을 정확하게 잡기 어려우며 때로는 공을 위에서 아래로 때려 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라켓의 각도는 D-2와 같이 약간 닫힌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윙의 크기는 매우 작지만 임팩트는 "앞으로 누르는 느낌"이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공을 강하게 밀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확실하게 공을 누르기 위해서는 엄지손가락에 충분한 힘이 들어가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켓면은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되므로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으로 라켓면을 확실하게 붙잡아 주고 엄지손가락에는 조금 더 힘을 줄 필요가 있스니다. 단, 그렇다고 하여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리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엄지손가락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빠르게 공을 막아내야 할 상황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것은 강하게 공격하기 위한 요령 중 하나라고 이해하시기를 권합니다.
4. 공이 뻗어나가는 능동적인 전진회전 블록
기본 블록을 몸에 익혀서 몇 번이든 상대방의 드라이브를 안정되게 받아낼 수 있게 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더욱 공격적인 전진회전 블록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연속동작 E는 전진회전을 걸어서 공이 바운드된 후 뻗어나가도록 하는 블록의 한 예입니다.
E-1~2는 백스윙 과정입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 백스윙은 크게 잡지 않으며 어깨를 살짝 내려 주는 정도로 그칩니다. 기본 블록에서와 다른 점은 라켓면을 크게 닫아 준다는 것입니다. 이때 팔꿈치는 굽힌 상태를 유지하며, 손목은 손바닥 쪽으로 굽혀 줍니다. 백스윙에서 라켓면을 닫는 것은 백핸드 드라이브에서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때의 라켓의 높이는 역시 탁구대 높이와 같은 정도입니다. 이 상태에서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아래팔 전체를 앞으로 던집니다. E-3는 임팩트 순간입니다만, 이때 기본 블록에서보다 더욱 공의 윗쪽을 잡습니다. 스윙도 뒤에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이 강합니다.(인체 구조 때문에 위로 올라가게 되는 것뿐입니다.) 공의 윗쪽을 잡되 가볍게 덮어씌워서 공의 머리 부분을 스친다는 느낌이 됩니다. 임팩트 후에는 그 기세를 멈추지 말고 E-4처럼 더 앞으로 폴로스루를 이어 갑니다. 다만, E-4와 같이 반드시 앞으로 크게 나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스윙의 기세를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적당한 정도로 나아가 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폴로스루가 끝나면 역시 E-5와 같이 라켓면을 되돌리면서 기본자세로 복귀합니다.
이 기술은 얼핏 보면 백핸드 드라이브나 백핸드 카운터 드라이브와 유사한 점이 많지만 백스윙의 크기가 작다는 점, 상대방의 공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 등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술의 포인트는 블록의 기본적인 사항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 백스윙은 작게 잡으며, 이때 라켓면을 기본 블록보다 더 닫아서 덮어씌우는 각도를 만든다. |
(2) |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점 전의 빠른 타구점을 잡아 몸 정면에서 타구한다. |
(3) | 강하게 치려고 의식하지 말고 살짝 스쳐서 전진회전을 건다. |
(4) | 손목을 지나치게 사용하려 하지 말고 아래팔을 위주로 스윙한다. |
(5) | 팔꿈치가 몸에 붙어 있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본 블록보다 좀더 팔꿈치를 앞으로 내민다. |
(6) | 팔을 곧게 뻗지 말고 굽힌 채로 몸 가까운 곳에서 임팩트할 수 있도록 한다. |
(7) | 스피드가 있는 블록이므로 다음 공도 빠르게 날아올 수 있음에 주의한다. |
전진회전이 걸려서 뻗어나가는 블록의 핵심 포인트는 라켓의 각도입니다. 기본 블록에서는 라켓면을 덮어씌우지 않고 그저 약간 닫히게 하는 정도였습니다만, 뻗는 블록(전진회전 블록)에서는 라켓면을 완전히 덮어씌우듯이 닫아 줍니다. 아래의 그림은 기본 블록과 전진회전 블록의 라켓 각도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백스윙 단계에서 라켓면을 만들어 줌으로써 임팩트의 방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뜻 보면 백핸드 드라이브의 백스윙과 비슷합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는 블록이기 때문에 백스윙의 크기가 극히 작다는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백핸드 드라이브를 하듯이 백스윙을 크게 잡으려고 하면 빠르게 날아오는 공에 타이밍을 맞출 수 없습니다.
먼저 라켓면을 만들어 준 후에 팔꿈치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아래팔이 위팔을 축으로 돌아가는 것은 다른 모든 백핸드 타법과 동일합니다. 이때 뻗는 블록에서는 기본 블록보다 팔꿈치를 조금 더 앞으로 내밀어 주면서 라켓은 조금 늦게 나가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입니다.
공을 잡는 위치는 기본 블록보다 좀더 윗쪽입니다. 그리고, 공에 전진회전을 거는 요령은 역시 아래팔을 축으로 라켓 끝이 돌아가는 것입니다만(백핸드 드라이브와 전진회전 플릭 관련 강좌 참조) 주의할 점은 손목을 너무 쓰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손목을 사용하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살짝 움직이게 해 주는 정도로 그칩니다. 손목을 너무 쓰려고 하다 보면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임팩트가 지나치게 강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손목을 약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최소한으로 그치는 것이 좋습니다. 손목은 손바닥 쪽으로 굽힌 상태를 유지하되 자연스럽게 풀어 주어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임팩트는 공의 윗면을 스치는 느낌입니다. 되도록 얇게 잡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공을 아래로 때리는 것이 아님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지나치게 공의 위력을 내거나 강한 회전을 걸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전을 거는 것 역시 상대방의 공의 힘을 이용한다는 느낌으로 스윙해야 하며, 이것이 드라이브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블록을 할 때 자신의 힘으로 스피드와 회전을 내려고 하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별히 위력적인 공이 아니더라도 전진회전이 걸려서 낮게 날아가도록 할 수만 있다면 바운드 후에 공이 뻗어나가게 되므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임팩트 할 때 기본 블록과는 반대로 엄지손가락의 힘은 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엄지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게 되면 라켓면이 충분히 닫히지 않거나 라켓을 아래로 강하게 눌러 버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타구가 불안정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라켓면이 흔들릴 정도로 힘을 빼면 곤란합니다. 라켓면은 충분히 안정시키되 불필요하게 라켓면을 누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5. 실전에서의 전진회전 블록
아래의 사진은 중국의 콩링후이 선수가 실전에서 상대방의 드라이브에 대하여 전진회전이 걸린 뻗어나가는 블록을 구사하는 장면입니다. 위의 연속동작 그림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F-1에서 콩링후이는 블록을 할 수 있는 라켓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F-2처럼 어깨를 약간 앞으로 내밀면서 살짝 아래로 내리는 것으로 백스윙을 합니다. 바운드된 직후를 잡기 위하여 탁구대와 가까운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팔꿈치는 몸에서 떨어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이며, 몸은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가 되어 있습니다. 라켓면은 기본 블록보다 더 닫아서 회전을 걸 수 있는 각도를 만들어 둡니다. 연속동작 E-2와 비교하면 닫힌 정도가 작습니다만, 개념상으로는 같은 동작입니다. 그 다음에는 팔꿈치가 좀더 앞으로 나가면서 아래팔이 위팔을 축으로 돌아나가면서 F-3과 같이 공의 윗부분을 잡아서 임팩트합니다. 임팩트한 후에는 곧바로 동작을 멈추지 말고 F-4와 같이 자연스럽게 이어나갑니다. F-2에서 만들어진 라켓 각도가 F-4까지 이어진다는 느낌이 됩니다. 임팩트는 공이 바운드된 직후를 노리며 윗부분을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앞으로 긁어 치되, 손목의 움직임은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폴로스루가 끝난 후에는 F-5와 같이 라켓면을 되돌려서 중립적인 각도를 만들면서 기본자세로 복귀하여 다음 공을 기다립니다.
연속동작 E의 그림과 연속사진 F를 빠른 동작으로 보면 상당히 다른 기술인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한 순간 한 순간을 끊어서 관찰해 보면 결국 같은 개념의 스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술을 연습하실 때는 폼 자체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그림이나 사진의 폼을 참고로 하여 기술의 개념을 이해하고 연습하려고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공격적인 블록을 실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가 한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측"입니다. 아무리 기본기술이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예측할 수 없는 코스로 오는 공을 모두 제대로 블록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콩링후이나 삼소노프 등 현대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다음 공이 어디로 올 것인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을 잘 관찰하고 있다는 것과 다음 공을 제대로 예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저 다음 공이 어디로 올 것인가 막연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의 플레이를 통해 상대방의 움직임을 한정시키고 "공이 날아올 수밖에 없는 코스"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전의 공을 상대방이 마음 놓고 치기 어려운 매우 날카로운 코스로 보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상대방이 다음 공을 강력하게 쳐 오더라도 그 코스는 제한되기 마련이며 코스를 예상하기 쉬우므로 블록을 하기도 더 수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영역으로 다 공이 날아올 수 있는 상황이라면 블록을 공격적으로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코스가 제한되어 있고 그것을 예상하여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면 더욱 공격적인 블록을 구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회에 설명 드리고 있는 공격적인 전진회전 블록을 구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의 공에 끌려 다니게 되면 수동적인 기본 블록을 겨우 구사하여 막아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지만, 비록 상대방이 공격을 하더라도 그 코스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유도할 수 있다면 더욱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블록으로 랠리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용어사전
블록(block) : 상대방이 공격해 온 공을 전진에서 튕겨내서 막아내는 타법.
롱 타법(long stroke) : 공격적 타법. 백스윙을 크게 잡아서 자신의 힘으로 치는 타법.
쇼트 타법(short stroke) : 수비적 타법. 백스윙을 작게 잡고 상대방의 공의 힘을 이용하는 타법.
수동적 블록(passive block) : 공을 멈추듯 잘 받아내는 것에 치중한 블록.
능동적 블록(active block) : 공을 강하게 밀어내는 공격적인 블록. 공격과 수비가 융합된 기술이다.
현대적 올라운드 스타일(modern allround style) : 전진을 고수하며 공격적인 블록을 활용하여 공격과 수비를 하나로 융합하는 현대적인 공격전형의 플레이스타일.
스위트 스팟(sweet spot) : 라켓면의 중심 부근의 일정한 영역으로서 공이 맞을 때 가장 기분 좋은 타구음이 나는 영역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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