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주역에 나오는 단어 해설
* 周易(주역)이란?
주역이란 주나라의 역이란 뜻이고, 易은 해(日)와 달(月)의 합성 자로 보는 견해와 하루에도 몇 번씩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도마뱀)을 형상화 한 글자로 보는 설이 있는데, 어느 것이든 바뀌고 변한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 夏(하)나라 때는 連山(연산)역, 銀(은)나라 때는 歸藏(귀장)역이 있었는데 알 수 없고, 주나라를 세운 문왕이 천지자연을 다룬(形而上) 상경 30괘와 인사(形而下)를 다룬 하경 34괘 도합 64卦를 배열하고 괘마다 卦辭(괘사)를 붙이고,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아우인 周公이 384(6×64)효마다 爻辭(효사)를 붙였다. 후에 공자가 彖傳(단전), 象傳(상전), 乾文言傳(건문언전), 坤文言傳(곤문언전), 계사상 하전, 설괘전, 서괘상 하전, 잡괘전 등 10 翼(익)을 지어 완성되었다. ‘주역’은 점서이기에 앞서 우주의 심오한 이치를 다룬 철학서이다.
* 太極(태극)이란?
태극이란 萬有(만유)의 본 바탕으로 時空(시공)의 이치가 내포되어 있다. 만물을 모두 포함한다는 공간적인 뜻과 처음부터 끝까지를 포함하는, 즉 태초부터 궁극에 이르는 시간적인 뜻이 함께 있다. 太(태)는 하나(一)에 둘(人)이 생기고 둘이 서로 사귀는 가운데 또 하나(丶)를 낳는다는 뜻이니, 태극으로 말미암아 天과 地가 나뉘고, 그 가운데 人(만물)이 생겨 나옴을 뜻한다. 이는 곧 남녀가 사귀어 자식을 낳는 이치로서, 그 형상이 마치 콩의 양쪽 떡잎 가운데 중심핵이 들어있는 것 같으므로 ‘콩 태’라 하기도 한다.
* 兩儀(양의)란?
두 가지 모습이란 뜻으로, 태극이 하늘과 땅, 낮과 밤, 男(남)과 女(여)로 갈라지듯 陰(음)과 陽(양)으로 분화 된 것을 말한다, 맑고 가벼운 기운이 위로 올라 하늘의 體(체)를 이루고, 음의 重濁(중탁)한 기운이 안으로 뭉쳐 땅의 기운을 이루어 땅의 形(형)을 갖춘다는 현상을 대표로 들 수 있다.
* 變化(변화)의 의미
중국 송나라 주렴계(1017~1073)선생의 태극도 설에, 『無極而太極 太極動而生陽 動極而靜 靜極復動(무극이 곧 태극이요, 태극이 움직이면 陽이 생겨나고 움직임이 극에 달하면 고요함(陰)에 이르고 정이 극에 달하면 다시 움직인다』고하여 순환 이치를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 움직여 양이 커 가는 과정을 變(변)이라 허고, 양이 극하여 陰(음)이 점점 커 가는 현상을 化(화)라 한다. 즉 陽變陰化에서 變化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이치가 있기에 우리나라 태극기의 태극 문양이 양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형상이라서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다.
* 四象(사상), 八卦(팔괘)란?
음양이 태극으로부터 분화한 후(一變), 다시 再變(재변)하여 나온 것이 사상이다. 이름하여 老陰, 少陽, 少陰, 老陽 (太陰. 小陽, 小陰, 太陽)이라 하며, 元亨利貞, 春夏秋冬, 仁禮義智, 東西南北, 四象醫學 등 귀에 익은 말들이 이를 근거로 한다.
三變하여 乾(건-하늘), 兌(태-못), 離(리-불), 震(진-우레), 巽(손-바람), 坎(감-물), 艮(간-산), 坤(곤-땅)의 八卦를 이루고 다시 팔괘가 각각 여덟 괘와 변하여 64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 圖書(도서)의 語源(어원)
伏羲(복희)씨가 천하를 다스릴 때에, 머리는 용이고 몸은 말의 형상을 한 신비로운 짐승이 하수(황하)에 출현하였는데 그 등에 55개의 점이 있어 이를 보고 만물 생성의 이치를 깨달아 팔괘를 그렸다고 하는데 이때는 아직 글자가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河圖(하도)라 한다. 그리고 舜(순)임금의 명을 받아 치수사업을 맡고 있던 夏禹(하우)씨가 황하의 지류인 洛水(낙수)에서 나타난 神龜(신구)의 등에 있는 45개의 점에서 신묘한 이치를 깨달아 사업을 완성시켰다고 하는데 이때는 이미 글자가 쓰이고 있어서 洛書(낙서)라 한다. 여기서 하도의 圖와 낙서의 書자를 따서 圖書(도서)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다.
* 元亨利貞이란?
주역의 첫째 괘인 乾괘의 卦辭인데, 대자연의 변화 가운데에 가장 으뜸가는 것이 4 계절의 운행이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덕을 나타내는 ‘원형이정’으로써, 하늘 괘인 乾괘에 내린 정의다. 세상 만물은 봄의 덕인 元에 기초하여 생겨나며(生), 여름의 덕인 亨으로 자라고(長), 가을의 덕인 利로 결실하여(收), 겨울의 덕인 貞으로써 갈무리되니(藏), 삼라만상의 생장수장이 곧 乾의 덕인 ‘원형이정’ 四德에 말미암는다.
사덕은 하늘의 四時(春夏秋冬) 땅의 四方(東西南北), 사람의 四端(仁禮義智) 등의 기본 법도이자 준칙이 된다.
元: 大也, 善也(首에 해당) 亨: 通也, 長也(手足에 해당)
利: 義也, 實也(意思에 해당) 貞: 正也. 固也(胸腸에 해당)
* 大同中正
유학의 근본사상인 ‘大同中正’은 건괘의 군왕자리 爻인 5효가 변하여 된 大有괘의 大자와, 큰선비 자리인 제 2 효가 변하여 이룬 同人괘의 同자를 합하여 ‘大同’이 되고, 주역에서 가장 좋게 점치는, 가운데를 얻은 得中과, 버금가는 陰이 陰자리에 陽이 陽자리에 온 正位에서 ‘中正.이 되니 ’크게 하나 되어 중용의 도로써 바르게 살자‘는 의미가 된다.
* 亢龍(항룡)이란?
높은 용이란 말인데 乾괘의 가장 위에 있는 효 즉 上九 효사에 나오는 말로 아래의 임금자리 九五의 효사인 ‘飛龍在天(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와 대조를 이루는 말이 된다. 하늘에 있어야 할 용이 하늘 위로 올랐으니 귀해도 자리가 없고, 높아도 백성이 없으며, 어진 사람이 아래에 있어도 도와주지 않기에 움직이면 후회만 남는다고 공자가 문언 전에서 풀이하고 있다. 이미 자리를 물려준 처지라면 원로의 대우나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潛龍(잠룡)은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물속에 잠겨있는 용이란 뜻이다.
* 性命(성명)이란?
역시 주역 건괘에서부터 쓰여 온 말로 천성과 천명을 줄인 말이라 하겠다. 性은 하늘로부터(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만물의 본바탕이고, 命은 하늘이 만물에 그렇게 행하라고 내려준 임무 또는 명령이니, 결국 같은 말이 되나 하늘의 명은 살아 있는 한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 運命(명령이 운행 됨) 殞命(명령이 떨어짐) 壽命 등 명령이란 말이 따라 붙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하늘로부터 착한 성품을 받으며(이를 赤子之心 - 갓난아기의 순수한 마음), 이 마음속에는 변할 수 없는 理性과 외부의 자극에 의하여 변화를 가져오는 感性즉 氣로 갈라지는데, 환경에 따라서 선하게, 혹은 악하게 바뀔 수 있는 기(오욕칠정)를 잘 다스려 적자지심을 항상 가지게 하는 것이 교육이요 수양이며, 이렇게 하도록 하늘은 항상 명을 내리고 있다고 본 것이 유교의 근본이다. 그래서 수명, 빈부귀천도 각 사람의 처신에 따른 하늘의 명령에 의한 것이다.
* 自彊不息(자강불식)
주역 乾괘 孔子가 말한 大象傳 ‘天行이 健하니 君子 以하여 自彊不息하나니라’에 根源한 말로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게 돌아가는 것을 군자가 본받아, 끊임없이 굳건한 마음으로 노력한다’는 뜻이니, 乾괘 九三爻辭 ‘終日乾乾(종일토록 쉬지 말고 힘써 노력한다)’’의 형상을 표현한 말이다. 自자는 원래 코(鼻)를 뜻하는 글자이었는데, 얼굴 중심에 코가 있고, 코의 호흡으로 모든 생명활동이 이루어지므로 사람 전체를 뜻하는 글자(自己)가 되었고, 또 모든 동물이 코부터 먼저 생겨나기에 시작이라는 뜻(自古, 鼻祖)으로도 쓰인다.
* 體仁(체인)
인을 몸소 체득한다는 뜻으로 건문언전 ‘君子 體仁 足以長人’ 에 근원 하니 군자가 몸소 어짊을 체득하여 그 닦은 어짊으로 써 사람을 기르고, 어른이 된다고 말했다.
* 幹事(간사)
일을 주간 한다는 뜻으로 모임의 실무를 맡아 처리하는 직책을 幹事라 하는데, 이 말 역시 ‘원형이정’ 중 貞을 풀이한 ‘貞固 足以幹事(바르고 굳셈이 족히 일을 주관함)이라 고한 건문언전에서 따온 말이다.
* 閑邪存誠(한사존성)
간사함을 막고 그 정성을 보전한다는 뜻으로 도산서원의 ‘閑存堂’ 등도 이에서 연유하는데, 역시 건문언전 ‘庸言之信(평상시 말을 미덥게 하며), 庸行之謹(평상시 행실을 삼가하여), 閑邪存其誠(간사함을 막고 그 성실함을 보존하며), 善世而不伐(세상을 착하게 해도 자랑하지 않으며), 德博而化(덕을 넓게 펼쳐 교화시킴)에서 온 말이다.
* 中庸(중용)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지은 책 이름이면서 맹자, 대학, 논어와 더불어 이른바 四書 중의 하나인데, 주역의 이치를 많이 담았다하여 ‘소주역’이라고도 부른다. 흔히들 ‘중용의 도’라 하여 不偏不黨(불편부당)의 정도를 표현하여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한데, 이 또한 주역 건괘 둘 째효(九二)를 풀이한 문언전에서 이루어진 말이다. 龍德正中者也(용의 덕으로 바르게 가운데 함이니), ‘庸言之信하며’ ‘庸行之謹하며’에서 正中의 ‘中’자를, 庸言庸行에서 용자를 따서 ‘中庸’라 이름하고 책을 지었던 것이다.
여기서 正(바르다)이라고 한 것은 주역의 卦 여섯효 중에서 陽효가 양자리에, 陰효가 음자리(짝수)에 자리하였음을 말하고, 中이란 세효로 구성된 소성괘(小成卦)에서 가운데에 자리하였음을 말하는데, 주역에서는 가운데를 얻은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보는데, 특히 하늘괘인 건괘는 만물의 아버지괘인지라 둘째의 음자리에 양효가 와서 제자리를 얻지 못하였는데 중을 얻은 것을 강조하는 뜻으로 공자가 正中으로 표현했다고 보여진다.
* 進德修業(진덕수업)
덕에 나아가고 업을 닦는다는 뜻으로 주역 乾(건)괘 九三爻를 공자가 풀이한 내용 중에 보인다. 君子 進德修業하나니, 忠信所以進德也오(충성되고 미덥게 함이 덕에 나아가는 바요) 修辭立其誠 所以居業也라(말을 닦고 그 정성을 세움이 업에 거하는 바라)하였다. 곧 덕에 나아가 마음을 닦아 성실함으로써 채우고 언행일치가 될 수 있게 밖으로의 행실을 바르게 함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니 불가에서 業報(업보)라는 말과 같이, 일이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직업이나 학업의 業과는 그 의미가 넓고 깊은 것이다. 즉, ‘이를 줄을 알아 이르고 마칠 바를 알아 미련을 갖지 않고 마치니 기미를 알아 일을 할 수 있고 의리를 보존할 수 있다’고 하였다.
* 雲龍風虎(운룡풍호)
구름은 용을 좇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는 뜻이니, 역시 공자가 주역 중에서는 가장 좋은 점이 되는 건괘 구오 효사를 설명한 내용 중에 나온 말이다. 同聲相應(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며), 同氣相求(같은 기운은 서로 구해서), 水流濕火就燥(물은 젖은 데로 흐르고 불은 마른 데로 나아가며), 雲從龍風從虎라. 本乎天者親上(하늘에 근본 한 것은 위를 친하고), 本乎地者親下(땅에 근본 한 것은 아래를 친하니) 則各從其類也(곧 각기 그 종류를 따른다)라 하였다.
* 文明(문명)
문명이란 말은 무수히 쓰는 말이지만 그 어원과 참뜻을 알고 쓰는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다. 文자는 문 채 난다 즉 아름답게 꾸민다는 뜻인데 오늘날엔 거의 ‘글월 문’으로만 이해되고 있다. 아름답게 빛나고 밝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 문명의 원래의 뜻이니, 큰선비 자리인 건괘 九二의 爻辭 見龍在田利見大人(나타난 용이 밭-땅에 있어, 대인-임금을 만나면 이롭다)하여 물에 잠겼던 용이 넓은 들판에 올라와 위에서 끌어만 주면 크게 세상을 빛내고 밝힐 수 있다는 뜻으로 공자가 말했는데(見龍在田 天下文明), 문무왕 수중능(대왕암)을 바라보고 있는 利見臺도 이에서 따다 붙였다.
* 學問(학문)
역시 건괘 구이 君子의 進德修業하는 精神姿勢를 설명한 孔子의 ‘건문언전’에서 온 말로 ‘學以聚之(배워서 모으고), 問以辨之(물어서 판단하며), 寬以居之(너그러움으로써 거하고), 仁以行之(인으로써 행하니) 君德也(인군의 덕을 갖춤이라)라 하였다. 그래서 學問이라고 하면 배움을 쌓고 물어서 뜻을 분명히 아는 것이 단순히 글을 배우는 學文과는 달리 의미가 깊은 것이다 ’學聚問辨‘, ’寬居仁行‘ 좋은 座右銘이다.
* 先天後天(선천후천)
태어날 때부터 가진 것을 선천적이라 하고, 태어난 뒤에 이루어진 것을 후천적이라 표현하는 이 말은 원래는 주역 건문언전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대인(요임금이나 순 임금처럼 성인이면서 임금의 자리에 오른 분을 칭함)은 뜻이 하늘과 같기 때문에, 하늘의 명이 내리기전에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뒤에 내린 하늘의 명과 일치하여, 철따라 농사를 짓게 한다거나, 덕화로 백성을 다스리는 이른바 왕도정치의 참뜻을 가르쳤으니 즉 ‘대인은 하늘에 앞서 해도 하늘이 따라주고, 하늘을 뒤따라 해도 하늘의 때를 받든다’고 한데서 先後天이란 말이 쓰이게 되었다, 이를테면 복희씨의 ‘선천 팔괘’, 문왕의 ‘후천팔괘’라던가 午會半부터는 後天世界라는 등의 말을 붙여 쓰게 된 것이다.
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하고), 與日月合其明(해 달과 더불어 그 밝음을 합하며), 與四時合其序(사시와 더불어 그 차례를 합하며), 與鬼神合其吉凶(귀신과 더불어 길흉을 합하여) 先天而天不違하며 後天而奉天時라 했다.
사족을 붙인다면, 일부 역학자의 주장은 우리나라 정부가 수립된 해인 1948년부터 후천세계에 접어들었으며, 동북방(艮)에 위치하여 동이 트는 때를 만나 발전을 하게 되고 있으며, 후천은 陰이 성해지는 때인지라 또한 여성이 득세하는 시가가 된다고 한다.
* 厚德載物(후덕재물)
坤괘 대상 전에서 공자가 한 말로 덕이 두터워 만물을 싣는다고 하여 땅의 덕을 말했는데, 이것이 바로 신하의 도리며 아내의 도리를 가르치는 말이 된다.
* 括囊无咎(괄낭무구)
주머니의 입구를 동여매듯 조심을 하면 허물이 없다는 말로 매사에 신중하기를 깨우치는 말로 坤괘 六四 효사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이 말을 풀어서 곤문언전에서 말하기를 천지가 변화(화육)하면 초목이 번성하고 천지가 닫히면 어진 사람이 숨는다하여 위정자의 다스림과 군자의 처신에 관하여 함께 경계를 하고 있다.
* 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
선을 쌓은 가정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가정에는 남는 재앙이 있다는 말이다. 공자의 10 익 중 ‘곤 문언 전’에 나오는데. 이 말에 이어지기를 臣弑其君 子弑其父(신하가 인군을 시해하고, 자식이 어버이를 시해하는 것이) 非一朝一夕之故(하루아침이나 하루저녁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요), 其所由來者漸矣(그 연고가 점진적으로 된 것이니), 由辨之不早辨也(분별하여야 할 것을 일찍이 분별하지 못하는데서 말미암은 것이니), 易曰履霜堅氷至(역에 말하기를 서리를 밟으면 굳어서 얼음이 된다고 했다). 여기서 惡이라 하지 않고 不善이라 한 것은 나쁜 말도 쓰지 않는 성인의 언행을 보여주는 것이며, 남는 경사 남는 재앙이란 자기 대에서만 그치지 않음을 말한다.
* 敬(경)과 義(의)
퇴계선생이나 남명선생 같은 옛 현인들께서 경과 의를 수신의 목표로 삼고 제자들에게 강론하였는데, 역시 곤문언전에서 六二爻辭 “直方大를 풀어 말하기를 直은 其正也(직은 그 바름이요) 方은 其義也(방은 그 의로운 것이니), 君子 敬以直內(공경함으로써 안 즉 마음을 곧게 하고) 義以方外(의리로써 밖 즉 행실을 방정하게 하여) 敬義立而德不孤(경과 의가 섬에 덕이 외롭지 않다)라고 하였다.
* 天地玄黃(천지현황)
주흥사가 하룻밤에 짓느라 너무 신경을 써서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 하여 ‘白首文’이라고도 하는 ‘千字文’의 첫 글귀가 바로 이 ‘천지현황’이다. ‘하늘은 가물가물 검어 보이고 땅은 누르다‘라고 새기는데, 주역 坤괘의 맨 위의 上六 爻辭 ’龍戰于野(용이 들에서 싸우니), 其血玄黃(그 피가 검고 누르다)를 공자가 문언 전에서 풀이하기를 夫玄黃者(대저 검고 누르다고 한 것은), 天地之雜也(하늘과 땅의 섞임이니) 天玄而地黃(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니라)고 한데서 따온 말이다. 용은 하늘을 상징하는 陽物이요 땅인 들판은 음의 바탕인데 천지의 정기인 玄黃색의 피가 전쟁을 치르듯 사귀어 만물을 낳고 낳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두 색이 섞여 이루는 색이 창(蒼)색이므로 인류를 蒼生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 乾坤(건곤)
‘건곤’하면 하늘과 땅이라고 하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같은 말인 ‘天地’와는 어떻게 다른가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천지는 눈에 보이는 자연 현상(形而下者)을 표현한 말이고, ‘건곤’은 천지가 지니고 있는 덕 즉 의미(形而上者)를 말한다. 하늘의 형상이 겹쳐있는(重天) 모양을 보고 씩씩한 모양이다 하고 ‘乾’이라고 이름을 붙인데서, 그리고 땅이 거듭된 (重地)현상을 보고 坤(土+申-거듭신)이라 괘 이름을 붙인데서 乾坤이란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 草昧(초매)
만물이 처음 나와 어수선한 때, 곧 초창기를 뜻하는데, 주역 세 번째 괘인 屯괘 단사에서 공자가 말하였는데, 屯은 剛柔始交而難生(강과유 즉 천지의 음양이 처음 사귀어 어렵게 나오며) 動乎險中(어려운 가운데 움직이니), 大亨貞(바르게 하는 것이 크게 형통하다는 것은) 雷雨之動滿盈(우뢰와 비의 움직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天造草昧(하늘이 초매를 짓는 데는) 宜建侯而不寧(마땅히 제후를 세워야 하고 편안히 아니하니라)라 하여 초창기의 어려운 때에는 훌륭한 인재를 내세워 다스리게 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 經綸(경륜)
역시 둔괘 대상전에 나오는 말로 經은 날줄이고, 綸은 실 고르는 뜻인바 실을 날아 베를 매듯이 천하를 다스릴 기틀을 닦거나 잘 다스림을 말한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구름과 우뢰가 일어 비를 내리고자 함을 보고 이를 본받아 경륜한다고 했다(雲雷屯이니 君子 以經綸하니라)
* 果行育德(과행육덕)
과감히 행하며 덕을 기른다는 뜻으로 주역 네 번째 괘인 山水蒙괘의 大象傳에 나오는 공자 의 말이다. 산 아래 샘이 솟아나는 것이 몽이니(山下出泉蒙) 군자가 이로써 과행육덕하나니라(君子以果行育德)고 하였다. 이에 앞서 단전에서 蒙(어림)으로써 바른 것을 기름이 성인이 되는 공이라(蒙以養正聖功也)고 하였는데,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때 샘이 솟아나듯이 성정이 조금도 오염되지 않은 이른바 赤子之心이니 이때부터 바르게 기르고 덕을 길러 가면 바로 성인도 될 수 있다는 말이며, 그래서 군자는 이 산 아래 샘이 솟아 남을 보고 사람을 가르치는 이치를 깨달아 과감히 실행에 옮긴다는 말이다.
* 發蒙(발몽)과 桎梏(질곡)
역시 주역 蒙괘의 첫째효에 붙인 문왕의 말이다. 어린 아이(蒙)를 발육시키기를 형벌을 쓰되 질곡을 벗김이 이로우니(發蒙利用刑人用說=脫桎梏)라고 했는데, 지금의 사전에서는 발몽을 ‘덮었던 것을 베끼듯 쉬운 것을 말한다’로 풀이하고, 여기서의 뜻으로는 發矇이라 표기 하고 있다.
桎은 발에 채우는 족쇄를 말하고 梏은 수갑을 말하는데 큰 곤경에 처함을 뜻한다. 따라서 어린 것을 가르칠 때에 사랑의 매 정도는 있어야 좋으나, 너무 심한 형벌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 童蒙(동몽)과 擊蒙(격몽)
옛날 서당에서 천자문 다음으로 가르치던 교재가 ‘童蒙先習(어린아이가 먼저 익혀야 할 일)’이요. 또 아이들에게 가르치게 한 책으로 율곡 선생의 ‘擊蒙要訣’은 모두가 주역 蒙괘에서 근원하고 있다. 發蒙(몽을 발육시킴), 包蒙(몽을 감쌈), 困蒙(곤궁한 몽), 童蒙(어린 몽), 擊蒙(몽을 침)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내가 몽(배울 아이)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몽이 나(스승)를 구해야 한다는 것과, 스승은 몽을 쳐서 일깨워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 作事謀始(작사모시)
일을 지음에 있어 처음을 꾀해야 한다. 즉 시작을 잘해야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음을 말한다. 주역 訟괘 대상전에서 공자가 말한 것이다.
* 復命(복명)
돌아와 명에 나아간다는 말이니, 訟괘 九四에, 不克訟(송사에 이기지 못함이라) 復卽命하야 渝安貞吉(변해서 편안하고 곧으면 길하다)이라 했다. 출장 갔다 돌아와 보고하는 뜻으로 쓰이는 복명은 이에 근원한다.
* 鞶帶(반대)
반대는 허리에 두르는 관복의 띠로 벼슬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을 상징한다. 송사로 얻은 반대는 아침이 마치가 전에 세 번 뺏는다(或錫之鞶帶, 終朝三褫之)고 하여 訟괘 상구의 효사로서, 송사(재판)로서 얻고자 함을 경계하고 있다.
* 丈人(장인)
오늘날 丈人 丈母라 하여 처부모 호칭으로 사용 되는 ‘장인’은 원래 주역 師괘 卦辭에 나오는 말로 존엄을 갖춘 어른을 칭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군사를 일으킴에는 바름을 굳게 지키며 존엄을 갖춘 사람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師. 貞. 丈人. 吉无咎)
* 民衆(민중)
백성의 무리라고 풀이할 수 있는 이 말은 주역 師괘 대상전에서 공자가 이미 쓰고 있음을 본다. 땅 속에 물이 있는 현상이 師이니, 군자가 이에서 본받아 백성을 포용하고 무리를 기른다고 하였다(地中有水 師니, 君子 以容民畜衆하니라) 여기서 畜은 기른다는 뜻이므로 ‘휵’으로 발음 한다.
* 幽人(유인)
주역 履괘 九二 爻辭에 나오는 말로 자연 그윽한 곳에서 몸을 닦는 사람을 말한다.
* 內健外順(내건외순)
안으로는 강건하고 밖으로는 유순하다는 말로 泰괘 단사에 나오는 말이다.
* 內柔外剛(내유외강)
否괘 단사에 나오는 말로 안으로 유약하고 밖에는 강하다는 말로, 원래의 뜻은 소인의 도가 자라고, 군자의 도가 사라지는 현상을 말했다.
* 出師(출사)
師(사)는 스승이라는 뜻과 무리 즉 군대라는 뜻이 있다. 여기서는 師團(사단)이나 旅團(여단)에서 보여주듯 군사의 뜻으로 쓰인 것이니, 군사가 전쟁에 나아간다는 말이다. 군사를 이끌고 전쟁에 나아가면서 나라일이 걱정 되어 임금께 올리는 表文(표문)인 유명한 제갈공명의 出師表(출사표)도 이에서 유래했다 할 수 있다. 땅 아래에 물이 모여드는 모양을 한 주역 師괘 맨 아래 효에 붙인 말, ‘師出以律이나 否면 臧(장)이라도 凶하니라(군사가 나아가는데, 律令(율령)으로써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아니하면 착하더라도-승리해도 흉하다)’고 하여 전쟁에도 정한 율령대로가 아니면 설사 이기더라도 좋은 것이 못된다고 정도를 강조하고 있다. 師(사)는 무리이니 비단 전쟁에서뿐 아니라 단체 행동에 있어서의 정도를 일깨우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 左次(좌차)
왼쪽이란 뜻의 左는 ‘물러난다’ ‘뒤에 자리한다’는 뜻이 있어 左遷(좌천) 등으로 쓰이고 右(우)는 바른쪽 앞 또는 숭상한다는 뜻으로 右文館(우문관)과 같이 쓰이는데 다만 좌의정 우의정과 같은 경우에서는 南向 해 앉은 임금을 기준으로 동쪽이 좌, 서쪽이 右(우)가 되니, 해가 돋는 쪽이 陽, 男, 文官의 자리가 되고, 해 지는 쪽이 陰, 女, 武班의 위치가 되니, 예절의 방향에서는 左가 優位가 된다.
師(사)괘 네 번째 효사에 師左次니 无咎로다(군사가 진영으로 물러나는 것이니 허물이 없도다)에서 나온다, 전쟁을 하고자 나갈 때는 위험이 따르나 물러날 때는 허물은 없다는 말이 된다. 처한 위치와 시기에 따라 무리지어 행동할 때에 취해야 할 자세를 깨우치고 있는 것이다.
* 長子(장자)와 弟子(제자)
오늘날 맏아들이란 뜻으로 쓰이는 長子와 글을 배운 문하생을 칭하는 弟子라는 이 말이 주역 師(사)괘 六五 爻(효)사에 나온다. 밭에 새가 있거든, 말(言)을 받드는 것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으리라. 장자가 군사를 거느릴지니 제자가 여럿이 주장하면 바르게 하더라도 흉하리라.{田有禽이어든 利執言하니 无咎리라. 장자 帥師(솔사)니 弟子 輿尸하면 貞이라도 凶하리라} 여기서 육은 陰爻란 뜻이고 五는 아래로부터 다섯 번째 효로 사람에게는 임금자리에 해당한다. 밭에 날짐승이 들었듯 적이 이미 가까이 쳐들어 왔을 때는 부득이 막아 싸워야 하는데, 음효이기 때문에 유약한 임금이 되니, 앞서 말한 丈人 인 장자(九二)에게 전권을 위임해서 처리케 해야 하며, 자질이 못되는 제자에게 참견하게 하면 기강이 서지 않아 이기려 해도 될 수 없음을 깨우치고 있다하겠다.
* 大君(대군)
신라시대 박씨의 소위 八大君이나 조선 왕조의 양령대군 효령대군 등에서와 같이 왕자를 뜻하는 이 대군은 역시 주역 사괘 맨 위의 上六 효사에 나오는데, 전쟁에서 승리하고 논공행상시에 덕을 갖춘 큰 군자에게는 제후나 경대부에 책봉하거나 벼슬을 내리고, 소인들에게는 금은보화 등으로 상을 주어야 나라를 어지럽게 하지 않는다고 한데서 유래했다. 신라 팔 대군도 다스리는 땅이 주어졌고, 조선조에서는 땅은 없되 앞에 붙이는 말로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겠다.
大君이 有命이니 開國(개국-제후에 책봉)承家(승가-공경대부)에 小人(소인)勿用이니라
* 匪人(비인)
匪자는 광주리 비, 빛날 비로 쓰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아닐비(非)의 뜻으로 쓰였다. 흔히들 사람 구실을 못하는 사람을 일러 ‘사람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주역 比(견줄비, 여기서는 도울비)괘 六三 爻辭에 比之匪人이라고 하여 돕는데 사람이 아니다 하여 도울만한 사람이 못 된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도와주지 않으니 움직이면 상하게 된다고 공자는 풀이하고 있다.
* 文德(문덕)
군자가 크게 쌓는 것은 道德(도덕)經綸(경륜)이요. 작게 쌓는 바는 文章(문장)才藝(재예)이다. 글을 익히고, 스스로 밝은 덕을 쌓아가는 것이 바로 ‘문덕’이니, 주역 ‘小畜(소축-적게 쌓다)괘의 卦辭(괘사) 密雲不雨(밀운불우-구름은 빽빽하나 비가 오지 않는다)라는 현상을 풀이한 공자의 말에서 나온다. 바람이 하늘 위에 행하는 것이 소축이니 군자가 이로써 문덕을 아름답게 하느니라(風行天上 小畜, 君子 以懿文德). 문덕도 제대로 쌓지 못한 주재에 천하를 경영하겠다고 나서는 소인배들을 깨우치는 말이 되기도 한다.
* 月幾望(월기망)
달이 거의 찼다는 것이니, 곧 음력 14일을 말한다. 따라서 15일을 已望(이망), 16일을 旣望이라 하는데, 주역 小畜괘 上九에, 달이 거의 보름이니 군자가 가면 흉하다(月幾望, 君子征凶)고 했는데, 여기서 달은 陰에 속하니 은나라 폭군인 紂(주)임금의 폭정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상태를 비유하여 달이 차면 기우는 때를 기다려야 함을 말한 것이다.
* 同人(동인)
같은 사람이라고 새겨 쓰는 말이지만, 주역 13번째의 괘 이름으로 사람들이 뜻을 하나로 한다는 뜻이다.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불이 있는 형상으로, 위로 타오르는 불의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어울리는 것처럼 사람을 비롯한 만물이 유유상종함을 나타내고 있는데, 同人于野(동인우야)라 해서 동인을 들판과 같이 넓은 곳에서 이루어져야 형통하고, 좁은 곳이나 종당에서의 동인은 사욕이 생겨나 허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 大有(대유)와 大中(대중)
주역 14번 째 괘 이름이 대유(크게 소유하다)인데 여기에 크게 가운데를 얻어 상하가 서로 호응을 잘 하니 문명하고, 천시에 따라 행함에 크게 형통하다고 했는데, 得中, 大中, 元吉이니 하는 이름들은 모두 주역에서 따온 말들이라 하겠다.
* 遏惡揚善(알악양선)과 順天休命(순천휴명)
악한 것을 막고 착한 것을 드높이며, 하늘의 아름다운 명령을 따른다는 뜻으로 주역 대유괘의 象傳에 보인다. 맹자의 大義인 遏人慾存天理-사람의 욕심을 막고 하늘의 이치를 보존해야 한다는 말고 맥을 같이한다. 休자는 쉰다는 뜻과 아름답다는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아름다운 뜻으로 쓰였는데, 仁義叡智 樂善不倦(인과 의 그리고 지혜로움을 바탕으로 착한 것을 즐겨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아니한다)는 하늘의 벼슬인 이른바 天爵을 명해 주었으니 아름다운 것이다. 이를 보존하고 행하여 따른다는 말이 ‘순천휴명’이다.
* 勞謙(노겸)
수고를 한 공이 있어도 겸손하여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으로 주역 謙괘 九三爻辭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노겸군자는 만 사람이 복종한다(勞謙君子 萬人服也)라 했는가하면, 단전에서 말하기를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며 겸손한데는 더하고(天道虧盈而益謙), 땅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며 겸손한데로 흐르고(地道變盈而流謙), 귀신(조물주)은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하며 겸손함에는 복을 주며(鬼神害盈而福謙),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며 겸손한 것을 좋아하나니(人道惡盈而好謙) 겸은 높아도 빛나고, 낮아도 넘지를 아니하니 군자의 마침 즉 뜻을 이룸이라(謙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라 하였다.
* 作樂崇德(작악숭덕)
주역 豫괘의 상전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豫자는 기쁘다는 뜻과 앞서 한다는 미리 예 자로 쓰이는데 땅 위에 우레가 움직이는 형상을 보고, 비가 내리고 초목이 땅을 뚫고 올라와 기쁨을 누릴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의미로 괘 이름을 豫로 한 것이며, 우레 소리와 번개가 번쩍이는 형상들을 보고, 음악을 짓고 덕을 숭상하여 하늘과 조상에게 제사를 오리게 했다는 것이다. 樂자는 즐거울 락, 풍류 악, 좋을 요 등 세 가지 쓰이는 뜻에 따라 세 가지로 음을 달리한다. 우레가 땅에서 나와 떨침이 예니, 선왕이 이로서 음악을 짓고 덕을 숭상하여, 성대히 상제께 천신 하며 조상으로써 배하느니라(雷出地奮,豫, 先王以作樂崇德,殷薦之上帝,以配祖考)
* 介(于)石
주역 예 괘 육이 효사에 介于石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절개가 돌과 같다는 말로 중국의 장개석 이름도 여기서 따다 지은 것이다. 일제 때 법륜사에서 이상한 글귀가 나왔다고 하는데, ‘亡倭者는 石上二人(왜를 망하게 하는 자는 돌 위의 두 사람이다)’이라는 것이다. ‘二’+‘人’은 介가 되어 介石 즉 장개석에게 일본이 망하게 된다는 말이다.
* 由豫(유예)
豫자는 予와 象의 합한 글자로, 곧 나의 모습을 이르니 스스로를 미루어 보면 앞일을 예측할 수 있고, 앞일을 미리 알고 행하면 기쁠 수밖에 없기에 기쁘다는 뜻으로 쓰인다 함은 이미 앞서 말한바 있다. 由豫라는 말은 주역 豫괘의 九四 효사에 나오는 말로 괘의 형상이 모두 陰효인데 오직 양효 하나가 정승의 자리에 자리하여 모든 음효가 따르는 형상이니 이로 말미암아 크게 뜻을 얻어 기쁘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역과는 관계가 없으면서 발음이 같은 단어 ‘猶豫(유예-미루어 둔다)’라는 말을 살펴보면, ‘오히려유, 같을유’로 쓰이는 猶자는 앞에 개견(犬)자가 부수로 붙었으니 개의 한 종류인데, 개를 대리고 밖을 나서면 개가 미리 달려가서는 뒤 돌아서서 기다리다가 주인이 오면 반가워하는데 여기서 ‘미리’ ‘기다림’ ‘기쁨’ 등의 뜻이 함축되어 猶豫라는 단어가 쓰여서 ‘執行猶豫’, ‘猶豫未決’등으로 쓰임도 흥미롭다. 개견 자가 뒤에 붙으면 꽤유(猷)로 쓰이게 되는 것도 참고 해볼 만하다.
* 隨時(수시)
누구나 흔히 사용하는 이 단어가 주역 隨(수)괘 단전에 보인다. 움직이고 기뻐함이 수괘의 형상이니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하여 허물이 없어서 천하가 때를 따르니 隨의 때와 의가 큼이라(動而說隨 大亨貞无咎而天下隨時隨之時義大矣哉)하였고, 정이천은 주역 서문에서 易은 수시 변역하여 도를 따른다(隨時變易以從道也)고 하였으니, 성인도 시세를 따른다(聖人與世推移)는 말이 있듯이, 때에 따라 변해야 시대에 적응을 할 수 있으나, 원칙과 정도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
* 天文(천문)과 人文(인문)
賁자는 분과 비의 두 음이 있는데 여기서는 꾸민다는 뜻의 비로 읽는다. 주역 賁(비)괘 단전에서 공자가 풀이하기를 ‘비괘는 부드러운 것이 내려와서 강한 것을 꾸미니 형통하고(賁柔來而文剛故亨) 강한 것을 나누어 올라가서 부드러운 것을 문채나게 하는 까닭에(分剛上而文柔故) 가는 바를 두면 조금 이로우니 천문이요(小利有攸往天文也), 문명해서 그치니 인문(文明以止人文)이라. 천문을 보아서 때의 변화를 살피며(觀乎天文以察時變), 인문을 살펴서 천하를 교화시키다(觀乎人文以化成天下)’하였는데, 오늘날 하늘의 별자리를 연구하는 ‘천문학’, 사람의 문화로 풀이하는 ‘인문’이란 말의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 庶政(서정) 과 折獄(절옥)
‘뭇 서’와 ‘다스릴 정’이니 모든 정치라는 뜻의 말과 ‘판단할 절’ ‘송사 옥’이니 옥사를 판단한다는 이 말들은 주역 賁(비)괘 대상전에 나오는 공자의 말에 [산 아래 불이 있는 것이 비괘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모든 정치를 밝히되 함부로 감옥 일을 처결하지 아니한다(山下有火賁 君子以明庶政 无敢折獄)]에서 보이는데, 모든 정치는 밝게 하고 죄를 다스림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치를 주역의 괘 형상에서도 깨달아 실행하고 있는 군자의 덕목을 밝히고 있으니 위정자는 깊이 새겨볼 말이다.
* 消息(소식)과 盈虛(영허)
‘소식을 들었다’ 는 등으로 소문이나 안부 정도로 알고 쓰이는 소식은 주역의 剝(박)괘의 彖(단)전에 나오는 말로 息(식)자가 생겨난다, 불어난다는 뜻으로 쓰였다. 사라졌다 생겨나고 찼다가는 기운다는 말이니(消息盈虛) 자연의 순환이치를 말하고 있는데, 사라지고 생겨나고 하는 이치나 평안과 불안(安否), 행복과 불행한 것들의 궁금함을 알고자 하는 이치가 같으니 오늘날의 ‘소식’의 단어로 쓰였으리라 생각된다. 쉰다, 그친다는 뜻이 있는 것과는 정 반대로, 생겨난다, 불어난다, 子息 등으로 쓰이는 것도 어쩌면 주역의 끝남이 없는 陰陽의 이치이기도 하다.
* 碩果不食(석과불식)
직역을 하면 ‘큰 열매는 먹지 아니한다’인데 역시 주역 剝(박)괘 맨 위의 효인 上九 爻辭(효사)에 나오는 말이다. 땅 위에 산이 놓인 형상으로 아래로 다섯 번째까지 陰(음)이 점점 자라 양을 깎아먹고(剝(박)) 陽효가 하나 남아 있어 마치 나무 위에 과일 하나가 달려 있는 모양이니, 이것까지 먹어 치우면 종자가 없어지게 되니 이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옛 어른들이 ‘까치 밥’이라 하여 남겨놓아 종자를 멀리까지 퍼뜨리게 했던 것도 여기에 이치를 두고 있다 하겠다. 이 박괘는 음력으로 9월에 해당하고 여섯 효 모두가 음효로 땅이 겹쳐있는 모양인 坤(곤)괘는 10월에, 그리고 땅 이레에 우레가 있는 復(복)괘는 맨 아래 효에 양이 회복되니 동짓달에 해당하는지라, 9월에 떨어진 씨앗(碩果)이 땅 속에 묻혔다가 땅 속에서 우레가 발동하면서 싹터 올라오게 되는 천지조화의 심오한 이치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篤實(독실)
사전에 ‘열성 있고 진실 함’으로 풀이하고 있는 ‘독실’이 주역 大畜(대축)괘 彖(단)전에 보인다. 대축은 강건하고 독실하고 빛나서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함이니, 강한 것이 올라가서 어진 이를 숭상하고 능히 굳건함을 지키게 하니 크게 바름이라, 집에서 먹지 아니하면 길하다고 한 것은 어진 이를 기름이요,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고 한 것은 하늘에 응함이라(大畜剛健 篤實 輝光 日新其德 剛上而尙賢 能止健大正也 不可食吉養賢也 利涉大川應乎天也) 하늘의 이치를 따르고 어진 이를 숭상하여 날로 그 덕을 본받아 쌓아서 조정에 나아가 녹을 먹으며 나아가 훌륭한 인재를 기르는 군자의 도리를 가르치고 있다.
* 口實(구실)
‘핑계’라고 해석하는 이 말은 주역 頤(이)괘 卦사에 나오는 말로 모양이 입을 벌린 모양으로 턱이 음식을 씹어 양분을 섭취하는 이치와 같다하여 ‘턱 이’자를 쓰며 ‘기른다’는 뜻이 있는데 입안에 찰 음식을 스스로 구한다(自求口實)고 했는데 그 뜻이 좋지 못한 쪽으로 쓰였다. 단전에는 이렇게 풀이를 하고 있다. 천지가 만물을 기르며, 성인이 어진 이를 길러서 만민에게 미치니 기르는 때가 큼이라(天地養萬物 聖人養賢 以及萬民 頤之時大矣哉)했고 상전에서는 군자가 이를 본받아 언어를 삼가고 음식을 절도 있게 한다(君子以愼言語 節飮食)고 말했다.
* 虎視耽耽(호시탐탐)
호랑이가 먹이를 앞에 놓고 잡아먹으려고 노려보고 있다는 말로 너무나 귀에 익은 이 말은 주역에서 산 아래에 우레가 있는 모양인 山雷頤괘 네 번째 효의 爻辭에 나오는 말이다. 괘의 모양이 이빨을 드러내고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형상인데다, 위에는 산으로 제 자리에 그쳐있고 아래의 우레는 진동하여 움직이는 속성이 있는지라 마치 위턱은 고정되어 있고 아래턱이 움직여 음식을 씹고, 말을 하는 이치와 같기에 ‘턱 이’자를 쓰고 그 뜻은 ‘기르다’로 새긴다. 음식을 씹어 먹어 몸을 기르고, 말을 하여 마음을 기르며, 천지는 만물을 기르고 성인은 어진 이를 길러서 만백성에게 영향을 미치게 하는 이치가 있데, 그 가운데에 정승 자리에 해당하는 六四 효사에 ‘호랑이가 노리고 노려서 보듯이 하고, 그 하고자 함이 쫓고 쫓고자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虎視耽耽하며, 其欲逐逐하면 無咎리라)
* 家人(가인)
남편이 아내를 남에게 지칭 할 때 ‘집사람’이라 하는 말이 바로 이 ‘家人’인데 위에는 ‘바람‘아래는 ’불‘로 이루어진 주역의 괘 이름이다. 괘사에 가인은 여자가 바르게 하면 이롭다(利女貞)고 하여 여자가 집안에서 규범 내칙을 바르게 지키므로 가정이 잘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여기 단전에 말하기를 남녀가 바르게 함이 천지의 큰 의리라(男女正 天地之大義也)라 아비는 아비 노릇을, 자식은 자식 노릇을, 형은 형 노릇을, 동생은 동생 노릇을, 지아비는 지아비 노릇을, 지어미는 지어미 노릇을 하여야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리니, 집안을 바르게 하여야 천하가 평정된다(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而家道正 正家而天下定矣)고 하였다.
* 同而異(동이이)
而자는 '말 이을 이'니 그야말로 말과 말 즉 문장과 문장을 잇는 접속사다. 같다는 同자와 다르다는 異자 사이에 자리하여 글자와 글자를 잇는 형태이나 사실은 ‘함께 한다’는 문장과 ‘다르게 산다’는 글이 생략 된 형태로 보아야 한다. '동이이'는 주역 睽(규)괘 大象傳(대상전)에 나오는 말로 불이 위에 있고 못이 아래에 있어 어긋난다는 뜻을 가진 睽 괘의 단전에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천지가 어긋나도 그 일은 같으며 남녀가 어긋나도 그 뜻은 통하며, 만물이 어긋나도 그 일은 같으니 睽의 때와 쓰임이 크도다(天地睽而其事同也 男女睽而其志通也 萬物睽而其事類也 睽之時用大矣哉)고 하여 군자가 大同해서 해야 할 일은 소인과도 같이 하되 스스로의 바름은 잃지 않는다는 것이 '동이이'라는 것이다. 중용의 ‘和而不流’와 같은 뜻이다
* 甲坼(갑탁)
‘껍질(甲)이 터진다는 말이니 종자가 싹이 트는 것을 말하는데 주역의 물위에 우레가 있는 형상인 ’解‘괘 단전에 나온다. 천지가 풀림에 우레와 비가 일어나고, 우레와 비가 일어남에 백과 초목이 모두 열려서 싹이 트니 해의 때가 크도다(天地解而雷雨作, 雷雨作而百果草木皆甲坼 解之時 大矣哉)고 했다.
* 宥罪(유죄)
죄가 있다(有罪)는 말과 발음이 같으나 뜻은 ‘죄를 너그러이 용서한다’는 뜻의 이 宥罪는 주역 解괘 대상 전에 나오는 말로, 우레와 비가 일어나는 것이 해니 군자가 이로써 허물을 용서해 주고, 죄를 가볍게 해 주는 것이니라(雷雨作解 君子以赦過宥罪)고 했는데, 하늘과 땅이 풀려서 사귐에 우레와 비가 일어나 만물을 소생시키는 이치를 보고 추위 때문에 땅이 꽁꽁 얼 듯, 나쁜 환경의 영향으로 죄를 지은 사람을 감싸 안아 선도해 주어 새 삶을 갖게 한다는 말이 된다.
* 懲忿窒慾(징분질욕)
명심보감 正己편에 [근사록에 이르기를 징분을 불을 끄듯이 하고 질욕을 물을 막듯이 하라(懲忿如救火, 窒慾如防水)]라는 말이 나오는데, 주역 손괘 대상전에 ‘산아래 못이 있는 것이 손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성냄을 징계하고 욕심을 막느니라(山下有澤損 君子以懲忿窒慾)에서 따온 말이다.
* 遷善改過(천선개과)
‘착한 것으로 옮겨가고, 허물이 있으면 고친다’라는 뜻인 이 말은 바람과 우레가 합해져서 이룬 주역의 翼(익)괘 대상전에 나오는 말이니, 하늘의 도는 바탕에서 시작하고 땅의 도는 물건을 낳으니 그 유익함이 끝이 없다(天施地生其益无方)고 하면서 군자가 이를 본받아 선을 보면 곧 선으로 옮겨가고, 허물이 있으면 곧 고치느니라(君子以見善則遷, 有過則改)
* 革命(혁명)
‘혁명’이니 ‘쿠테타’니 하면서 이해가 상반되는 당파에서 시비를 거는 이 ‘革命’이라는 단어는 못 가운데 불이 있는 모양인 澤火革괘의 단전에 나온다. 천지가 고침에 사시가 이루어지며, 탕(은나라 시조)과 무(주나라 통일 군주)가 혁명해서 하늘에 순응하고 백성에게 응하니 혁의 때가 크도다(天地革而四時成, 湯武革命 順乎天而應乎人, 革之時大矣哉) 라고 했다.
* 虎變(호변) 豹變(표변) 革面(혁면)
주역 革(혁)괘 다섯 번째 효사(爻辭)에 대인은 호랑이로 변하는 것이라 하였고(大人 虎變) 공자는 상사에서 풀이하기를 호랑이가 털을 갈아 그 무늬가 빛남이라(其文炳也) 하였다. 맨 위의 육효의 효사에서 군자는 표범으로 변하는 것이요, 소인은 낯만 고치니 가면 흉하고 바르게 살면 길하다(君子豹變 小人革面 征凶 居貞吉)고 하였는데 역시 공자는 상사에서 풀이하기를 군자표변은 그 무늬가 성함이요, 소인혁면은 임금에 순종함(君子豹變其文蔚也 小人革面 順以從君也)이라고 하였다. 대인은 마치 호랑이가 털 무늬가 굵고 뚜렷하듯 선과 덕을 갖추어 감이 분명하고 화려할 정도임을 말했고, 군자는 그 속마음을 변하여 표범의 털과 같이 성하게 빛나는데, 소인은 어쩔 수 없이 낯만 바꾸어 겉으로는 따르는 형상을 말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표변’은 본래의 뜻과는 정 반대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사람을 두고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 經과 傳
傳자는 ‘전한다’는 뜻과 ‘책’이라는 뜻이 있는데 ‘전한다’고 쓸 때는 平성이고 ‘책’으로 쓰일 때는 仄(측)성 즉 높은 소리가 되어 한시를 지을 때는 엄격히 구분한다. 성인이 지은 글을 ‘經’이라 하고 현인이 지은 글을 ‘傳’이라고 하는데 주역의 ‘十翼(십익)은 성인 공자가 지었어도 ’계사전‘ ’설괘전‘ 등과 같이 ’전‘이라 하였는데, 후세인들이 ’대전(大傳)‘이라 하여 일반 ’전‘과 구분한다. 공자가 ‘述而不作(술이부작)’이라 하여 성인의 군왕이 아니면 기술은 할 수 있으나 새로 짓는 일은 해서 안 된다는 데에서 기인하는데, 멋대로 뜯어고치려 드는 오늘날의 현상들을 보면서 깊이 음미해 볼 만한 정신이다.
* 天地(천지)와 乾坤(건곤)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니 건과 곤이 정하고 낮고 높음으로써 베풀었으니 귀와 천이 자리하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항상 함이 있으니 강과 유가 판단되고(天尊地卑乾坤定 卑高以陳 貴賤位矣 動靜有常 剛柔斷矣) 하늘에 있어서는 형상을 이루고 땅에 있어서는 형용을 이루니 변과 화가 일어난다(在天成象 在地成形 變化見矣). 여기서 천지도 하늘과 땅이요, 건곤도 하늘과 땅이다. 그러나 이미 앞서 설명했다시피 천지는 형이하적이니 곧 눈에 보이는 현상을 말하고 건곤은 형이상으로 하늘과 땅이 가지는 의미 즉 덕을 말하는데, 坤자의 생긴 모양으로 볼 때 땅(土)이 거듭되었다(申)는 뜻이니, 주역 곤괘가 아래위가 땅이 겹쳐진 모양으로 이루어졌음을 볼 때, 문자가 발명되면서 괘 이름의 글자를 만든 것이 그 후로는 건곤 등의 괘 이름이 그 뜻으로 쓰이는 글자가 되었다. 공자가 지은 ‘계사상전(繫辭上傳)’의 제 일장에 하늘은 ‘상징적인 것을’ 땅은 ‘형체가 있는 것을’ 이룬다고 하였음을 볼 때 ‘形而上者와 形而下者’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보아 음과 양의 본질과 해야 하는 역할의 깊은 이치를 설파하고 있다.
* 雷霆(뢰정), 風雨(풍우), 日月(일월), 寒暑(한서)
우레와 번개, 바람과 비, 해와 달, 추위와 더위를 주역 팔괘의 이치로 풀이하고 있는 繫辭(계사)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레와 번개로써 고동시키며, 바람과 비로써 윤택하게 하고, 일월이 운행하며, 한번 춥고 한번 더워서(鼓之以雷霆, 潤之以風雨, 日月運行, 一寒一暑), 건의 도가 남자(수컷)를 이루고 곤의 도가 여자(암컷)이루니(乾道成男 坤道成女), 건은 크게 시작하는 것을 주장하고 곤은 물건 이룸을 맡았느니라(乾知大始, 坤作成物). 건은 쉬움으로써 주장하고, 곤은 간단함으로써 능하니(乾以易知, 坤以簡能), 쉬우니 쉽게 주장하고(알고), 간단하니 쉽게 따르며, 쉽게 주장하니 친함이 있고, 쉽게 따르니 공이 있으며, 친함이 있으니 오래 할 수 있고, 공이 있으니 클 수 있으며, 오래하니 어진사람의 덕이 되고, 클 수 있으니 현인의 업이니(易則易知, 簡則易從, 易知則有親, 易從則有功, 有親則可久, 有功則可大, 可久則賢人之德, 可大則賢人之業), 쉽고 간단하여 천하의 이치를 얻으니 천하의 이치를 얻음에 位가 그 가운데서 이루어지느니라(易簡而天下之理得矣, 天下之理 得而成位乎其中矣). 여기서 易자는 바꾼다는 뜻으로 쓸 때는 ‘역’으로, ‘쉽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이’로 발음하는데 여기서는 모두 쉽다는 뜻으로 쓰였다. 知자는 거의가 ‘알다’는 뜻으로, 혹은 智(지혜)의 뜻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주장하다’의 뜻으로 쓰였는데, 오늘날 쓰이는 예로는 ‘道知事’(도의 일을 맡아 다스리는 사람)가 있다.
‘주역’이라 하면 어렵다는 생각부터 먼저 들기 마련인데, 쉽고 간단하여, 생활 자체가 주역이고, 주변 모두가 주역 그것임에도 간과하고 있을 따름이라는 말이 된다. 번개 치면 우레가 진동하고, 바람 불고 비가 오고, 해와 달이 뜨고 지고 사시가 바뀌어 춥고 더움이 있는가 하면 밤낮이 있고 남자 여자가 있듯 음양의 조화로 만물이 낳고 낳아지는 질서와 이치로, 지난날을 살펴서 다가오는 일을 예측해 보는 것이 주역이라는 것이다.
* 樂天(낙천)知命(지명), 安土(안토)敦仁(돈인)
글자가 없을 때 복희씨가 팔괘를 그려서 의사소통을 하다가 창힐이란 사람이 글자를 만들게 되어 주나라 무왕과 그의 아들 주공이 卦(괘)와 爻(효)에 말을 붙여 사람들이 알기 쉽게 하였는데, 그 글을 보고 풀이한 내용이 繫辭(계사)전인데 이 계사전 제 4장에 이런 말이 나온다.
역이 천지와 더불어 기준을 함이라. 그러므로 능히 천지의 도를 彌綸(미륜-겉으로 얽고 속으로 채움)하나니 우러러서는 천문을 보고, 구부려서는 지리를 살피니라. 이런 까닭에 그윽하고 밝은 연고를 알며, 시작을 근원으로 하고 마침을 돌이키느니라. 그러므로 죽고 사는 말을 알며, 精(정)과 氣(기)가 물건이 되고, 혼이 놀아서 변이 됨이라. 이런 까닭에 귀신의 정상을 아느니라.(易與天地準, 故能彌綸天地之道, 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精氣爲物, 游魂爲變, 是故知鬼神之情狀)
천지와 더불어 같은 까닭에 어기지 아니하니, 앎은 천지를 두루 하고, 도는 천하를 제도하니 그러므로 지나치지 아니하고, 곁으로 행해도 흐르지 아니하여(방탕에 빠지지 않음) 하늘을 즐기고 명을 알아 근심하지 않으며, 흙에 편안히 해서 어짊을 돈독히 하므로 써 능히 사랑하느니라(與天地相似故不違, 知周乎萬物而道濟天下故不過, 旁行而不流, 樂天知命故不憂, 安土敦乎仁故能愛). 여기서 ‘낙천’은 지명과 짝하고, ‘안토’는 ‘돈인’과 짝을 지어 놓고 있다. 하늘을 즐긴다는 것은 곧 천명에 따라 순리대로 살아감을 말하고 땅에 편안히 산다고 함은 곧 몸을 닦아 어질게 살며 모든 만물을 사랑한다는 뜻이 된다.
* 崇德(숭덕) 廣業(광업)
개업을 축하 할 때에 액자에 담아 주는 글귀로 많이 쓰이는 이 ‘숭덕광업’은 주역 ‘계사상전’ 제7장에 보인다. 易이 그 지극하구나. 무릇 역은 성인이 이로써 덕을 높이고 업을 넓힘이니, 지혜는 높고 禮는 낮으니, 숭은 하늘을 본받고, 비는 땅을 본받느니라(易其至矣乎, 夫易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 知崇禮卑 崇效天 卑法地). 지혜는 陽에 속하니, 높고 밝음을 귀하게 여기므로 崇이며 높음의 상징인 하늘을 본받고, 예는 음에 속하니 겸손하고 물러나는 것을 귀하게 여기므로 卑니 낮은 땅을 본받는다. ‘숭덕’은 하늘을 본받아 덕을 높이고, ‘광업’은 땅을 법으로 삼아 업을 넓힌다는 것이다.
* 典禮(전례)
‘나라의 길흉에 관한 의식’ 등으로 사전에서 설명되고 있는 ‘典禮’는 法典(법전)과 禮義(예의)의 준말이다. 주역 계사 상전 제 8장에서 爻(효)의 의미를 설명하는 내용 가운데 ‘성인이 천하의 동(움직임)함을 봄에 있어서, 그 모이고 통함(會通)을 보아서 그 典禮(전례)를 행하며 말을 매서 그 길흉을 판단함이라 그러므로 爻(효)라 이른다고 한데서 나오는데, 서전이나 춘추에도 여러 곳에 쓰였다.
* 樞機(추기)
일의 가장 긴요한 것의 내용으로 설명한 이 말에서, 樞(추)는 문지도리에서 온 글자니 암수 돌쩌귀와 같이 문을 여닫도록 만든 장치로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며, 機(기) 역시 같은 뜻으로 사물의 기틀 기미로 쓰이니 모든 일의 중심이며 기초가 되는 의미가 있어, 樞星(추성), 樞機卿(추기경) 등의 말들이 있게 되는데, 역시 주역 계사전에 ‘군자가 자기 집에 있으면서 하는 말이 착하면 천리 밖에서 응하는데 하물며 가까운데 서랴! 그 말이 착하지 못하면 천리 밖에서도 거역하나니 하물며 그 가까운데 서랴! 말이 몸에서 나와 백성에게 더하며, 행실이 가까운데서 발해 먼 곳에서 나타나는지라, 언행은 군자의 추기니 추기의 발함이 영욕의 주가 되며, 언행은 군자가 이로써 천지를 움직이는 바니 가히 삼가지 아니하랴(君子居其室, 出其言善 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乎 居其室出其言不善 則千里之外違之 況其邇乎 言出乎身加乎民, 行發乎邇見(현)乎遠 言行君子之樞機 樞機之發榮辱之主也 言行君子之動天下也 可不愼乎)고 한데서 보인다. 말 잘못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지도자들 깊이 새겨 볼 경구라 하겠다.
* 金蘭之交(금란지교)
친구의 두터운 정의를 말하는 이 말은 줄여서 金蘭이라고도 하는데, 역시 주역 ‘계사전’ 제 8장에 나온다. 불이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인 天火同人(천화동인)괘 다섯 번째 효인 ‘먼저는 부르짖어 울고 뒤에는 웃는다(先號咷而後笑)’를 공자가 풀이하기를 “군자의 도가 혹 나가기도 하고 혹 처하기도 하며, 혹 침묵하고 혹 말하기도 하나, 두 사람의 마음이 같으니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도다. 같은 마음의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도다(君子之道 或出或處 或黙或語나 二人同心하니 其利斷金이로다. 同心之言이 其臭如蘭이로다)고 한데서, 斷金(단금)의 ‘金’과 如蘭(여란)의 ‘蘭’에서 ‘金蘭’ 혹은 ‘金蘭之交’라는 말이 생겨났음을 알고 써야 할 것이다.
* 德盛禮恭(덕성예공)
글자대로 풀이하면 ‘덕은 성한 것이요, 예는 공손한 것이다, 가 된다. 산이 땅 아래에 자리한 형세인 地山謙괘의 세 번째(九三爻)에 勞謙(노겸-공로에 겸손하다)을 풀이 한 말 가운데 “수고로워도 자랑하지 아니하며, 공이 있어도 덕으로 하지 아니함이 후함의 지극한 것이니, 그 공으로써 남의 아래 함을 말함이라. 덕은 성함을 말하는 것이고 예는 공손함을 말함이니, 겸손이란 공손함을 이루어서 그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다(勞而不伐 有功而不德 厚之至也 語以其功下人者也 德言盛 禮言恭 謙也者致恭 以存其位者也)”고 했는데, 德자를 큰 덕이라고 알고 쓰는데 막상 덕이 무어냐고 설명을 하려고 하면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서 보건데 ‘덕’은 겸손함이 마음에 자리하여 밖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므로, 안으로 쌓여 결국은 성하게 드러나는 것이며 ‘예’는 겸손함을 밖으로 드러내 표현하는 것이니 그 언행이 공손하게 된다는 말이다.
* 酬酌(수작)
말을 서로 주고받는다는 뜻으로 쓰이는 이 말은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말인데,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하는 것을 酬(수)라 하고 손님이 주인에게 술을 답하는 것을 酌(작)이라고 하는데, 주역 계사전 제 9장에서 이 ‘수작’이란 단어가 보인다. 신명에게 물어보기 위해 蓍草(시초)를 뽑는 것이 酬(수)요, 卦(괘)로써 답을 하여 따르게 하는 것이 酌(작)이니, 즉 주역에서 괘와 효를 통하여 신과 인간 사이에 말과 뜻이 오고간다는 뜻이다.
* 理財(이재)
흔히들 돈을 잘 버는 사람을 일러 ‘理財에 밝다’고 하듯이 재물을 다스린다는 뜻인 이 말이 주역 계사 전에 나온다. 천지의 큰 덕을 일러 生이라 하고, 성인의 큰 보배를 가로되 位라 하는데, 어떻게 位를 지킬꼬? 가로되 仁이요, 어떻게 사람을 모을꼬? 가로되 財니, 재물을 다스리며, 말을 바로하며, 백성의 잘못함을 금하는 것을 무엇으로 하리오? 가로되 義라(天地之大德曰生, 聖人之大寶曰位, 何以守位曰仁, 何爲聚人曰財, 理財正辭 禁民爲非曰義)라 하였으니 즉 천지의 큰 조화는 만물을 낳아서 기르는 것이고, 성인의 공덕은 만백성을 잘 다스림에 있으나 직위가 없으면 뜻을 펼 수 없으므로 지위가 큰 보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직위를 지키는 데는 어짊이 선행 되어야 하고, 반드시 삶을 누릴 수 있는 재물이 보장 되어야 백성들이 모여들게 되니, 재물을 다스리고, 말(政令)을 바르게 하고, 백성들이 옳지 못한 일을 못하도록 함을 의로움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공자가 주역에서 仁과 義를 말하고 理財라는 말을 여기서 처음으로 쓴 것이니, 백성에게 인을 베푸는 데는 位와 財가 필요하나 재물은 욕심을 부르고 따라서 죄를 짓기 쉬우니 義로써 기준을 삼아 의롭지 않으면 취하지 않음을 말한다.
* 鼓舞(고무)
부추겨 용기가 생기게 함이라 풀이하는 이 단어는 흥이 일어 춤을 추게 하는 것이 원래 글자의 뜻인데, 역시 주역 계사 상전 제12장에 나온다. “글로는 말을 다하지 못하며,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하니, 그렇다면 성인의 뜻을 가히 보지 못하는 것인가? 성인이 象을 세움으로 써 뜻을 다하며, 卦를 베풂으로 써 참과 거짓을 다하며, 말을 맴으로써 그 말을 다하며, 변하고 통함으로써 이로움을 다하며, 두드리고 춤으로써 신을 다 하느니라(書不盡言 言不盡意 然則聖人之意를 其不可見乎아 聖人立象以盡意하며 設卦以盡情僞하며 繫辭焉以盡其言하며 變而通之以盡利하며 敲之舞之以盡神하니라) 고하였다.
* 屈信(屈伸-굴신)
굽히고 펴는 것을 굴신이라 하는데, 信과 伸 혹은 申자와도 같이 쓰는데 원래 주역 계사하전에는 ‘屈信’ 으로 나온다. 주역 64괘 가운데 상경 30괘는 형이상학인 천지자연의 이치를, 하경 34괘는 형이하학으로 인사를 다루고 있는데, 하경의 첫 괘로 남녀가 만나 사귀는 이치를 담고 있는 咸(함)괘의 네 번째 효사 중에 “憧憧(동동)往來(왕래)면 朋從爾思(붕종이사) ‘즉 자주 자주 가고 오면 벗이 네 생각을 좇는다.’를 공자가 풀이하기를 ”천하에 어찌 생각하고 어찌 생각하리오! 천하가 돌아가는 곳은 같아도 길이 다르며, 이르는 것은 하나지만 생각은 백가지니 천하에 어찌 생각하고 어찌 생각 하리오?(天下何思何慮, 天下同歸而殊途, 一致而百慮 天下何思何慮)“ 라 하면서 이어 말하기를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와서, 해와 달이 서로 밀어서 밝음이 나오며, 찬 것이 가면 더운 것이 오고 더운 것이 가면 찬 것이 와서, 서로 밀어서 해(歲)를 이루니, 가는 것은 굽힘(屈)이요 오는 것은 펴는 것(信)이니, 굽히고 펴는 것이 서로 느껴서 이로운 것이 생겨나느니라.(日往則月來 月往則日來 日月相推而明生焉 寒往則暑來 暑往則寒來 寒暑相推而歲成焉 往者屈也 來者信也 屈信相感而利生焉)라고 했다. 여기서 ‘굴신’이 단순히 굽히고 펴는 뜻만이 아닌 음양조화의 깊은 이치를 품고 있음을 알겠고, ‘생각 한다’로만 새긴 ‘思 ’와 ‘慮’에서 思는 慮의 體(본바탕)가 되고 慮는 思의의 용(쓰임)으로 ‘염려’ ‘우려’ ‘생각하는 모습’임도 살펴야 한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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