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長阿含經
3. 典尊經(전존경)
典尊經 : 전존(典尊)은 대신의 이름으로 부처의 전신(前身)이었던 전존의 이야기를 반차익자(般遮翼子)가 제석천왕에게 듣고 이 사실을 부처님께 그대로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처님께서 대전존(大典尊)이 실은 전생의 석가모니 세존 자신이었다는 반차익자의 말을 긍정하시고 그 대전존의 위덕도 제자들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구경도(究竟道)ㆍ구경범행(究竟梵行)ㆍ구경안온(究竟安穩)을 얻어 열반에 들게 하기 위한 것임을 말씀하셨다.
*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 시대 시호(施護) 등이 한역한 불설대견고바라문연기경(佛說大堅固婆羅門緣起經)이 있다.
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一時。佛在羅閱祇耆闍崛山。與大比丘眾千二百五十人俱。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기(羅閱祇:왕사성) 기사굴산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爾時。執樂天般遮翼子。於夜靜寂無人之時。放大光明。照耆闍崛山來至佛所。頭面禮佛足已。在一面立。時。般遮翼白世尊言。昨梵天王至忉利天。與帝釋共議。我親從彼聞。今者寧可向世尊說不。
* 般遮翼子: 본문에는 이 부분이 "집악천반차익자(執樂天般遮翼子)"로 되어 있으나 팔리본에는 Pacasikho Gandhabba-putto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악신(樂神)인 건달바의 아들 반차익"이란 뜻이다.
그 때 풍악을 담당한 천신[執樂天] 반차익자(般遮翼子)가 사람들이 없는 고요한 밤에 큰 광명을 놓아 기사굴산을 비추면서 부처님께 와서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 때 반차익이 세존께 여쭈었다.
“어제 범천왕이 도리천에 와서 제석(帝釋)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서 직접 들은 것을 이제 여기에서 세존께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佛言。汝欲說者。便可說之。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고 싶으면 어서 말하라.”
般遮翼言。一時。忉利諸天集法講堂。有所講論。時。四天王隨其方面。各當位坐。提帝賴咤天王在東方坐。其面西向。帝釋在前。毘樓勒天王在南方坐。其面北向。帝釋在前。毘樓博叉天王在西方坐。其面東向。帝釋在前。毘沙門天王在北方坐。其面南向。帝釋在前。時。四天王皆先坐已。然後我坐。復有餘大神天。皆先於佛所。淨修梵行。於此命終。生忉利天。使彼諸天。增益五福。一者天壽。二者天色。三者天名稱。四者天樂。五者天威德。時。諸忉利天皆踊躍歡喜言。增益諸天眾。減損阿須倫眾。
반차익이 말했다.
“한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이 법강당(法講堂)에 모여서 강론(講論)하고 있었는데, 그 때 사천왕은 각기 자신이 맡고 있는 방면을 따라 제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제뢰타(提帝賴타)천왕은 동방에 앉아 서쪽을 향했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으며, 비루륵(毘樓勒)천왕은 남방에 앉아 북쪽을 향했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으며, 비루박차(毘樓博叉)천왕은 서방에 앉아 동쪽을 향했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으며, 비사문(毘沙門)천왕은 북방에 앉아 남쪽을 향했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그 때 사천왕이 모두 앉은 다음에 저도 앉았습니다. 또 다른 대신천(大神天)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이전에 부처님 밑에서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다가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리천에 태어난 자들로서 저 모든 하늘들에게 다섯 가지 복(福)을 더하게 해 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하늘의 수명[壽]이요, 두 번째는 하늘의 몸[色]이며, 세 번째는 하늘의 이름이요, 네 번째는 하늘의 즐거움이며, 다섯 번째는 하늘의 위엄과 덕이었습니다.
그 때 모든 도리천은 기뻐 뛰면서 말하기를 "모든 하늘 무리는 더욱 불어나고 아수륜(阿須倫)의 무리는 줄어드는구나."라고 말했습니다.“
* 阿須倫: asura)은 아수라(阿修羅)라고도 하며 비천(非天)이라 한역한다.
爾時。釋提桓因知諸天人有歡喜心。即爲忉利諸天而作頌曰。
忉利諸天人 帝釋相娛樂 禮敬於如來 最上法之王
諸天受影福 壽色名樂威 於佛修梵行 故來生此間
復有諸天人 光色甚巍巍 佛智慧弟子 生此復殊勝
忉利及因提 思惟此自樂 禮敬於如來 最上法之王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모든 하늘 사람들이 기뻐하는 마음을 알고 곧 도리천의 모든 하늘을 위하여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 신들은
제석과 서로 즐거워하며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
여래께 예경(禮敬)올리네
모든 하늘이 누리는 복
수(壽)ㆍ색(色)ㆍ명(名)ㆍ낙(樂)ㆍ위(威)라네.
부처님 앞에서 범행을 닦아
그래서 이곳에 태어났다네.
또 모든 하늘 신들
그 광명과 빛깔 매우 높아라.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
또 여기 태어나 수승하구나.
도리천과 인제(因提)는
자신들의 즐거움 깊이 생각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
여래께 예경한다네.
爾時。忉利諸天聞此偈已。倍復歡喜。不能自勝。增益諸天眾。減損阿須倫眾。釋提桓因見忉利天歡喜悅豫。即告之曰。諸賢。汝等頗欲聞如來八無等法不。時。忉利諸天言。願樂欲聞。
그 때 도리천의 모든 천신들은 이 게송을 듣고 더욱 기뻐해 어쩔 줄을 몰라 하였고 모든 하늘 무리는 더욱 불어나게 되었으며 아수륜 무리들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석제환인은 도리천 천신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곧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그대들은 여래의 8무등법(無等法)을 듣고자 하는가?"
그 때 모든 도리천이 말했습니다.
"기꺼이 듣고자 원하나이다."
帝釋報言。諦聽。諦聽。善思念之。諸賢。如來.至眞.等正覺。十號具足。不見過去.未來.現在有如來.至眞。十號具足。如佛者也。佛法微妙。善可講說。智者所行。不見過去。未來.現在有微妙法。如佛者也。佛由此法。而自覺悟。通達無礙。以自娛樂。不見過去.未來.現在能於此法而自覺悟。通達無礙。以自娛樂。如佛者也。諸賢。佛以此法自覺悟已。亦能開示涅槃徑路。親近漸至。入於寂滅。譬如恒河水.炎摩水。二水竝流。入於大海。佛亦如是。善能開示涅槃徑路。親近漸至。入于寂滅。不見過去.未來.現在有能開示涅槃徑路。如佛者也。諸賢。如來眷屬成就。刹利.婆羅門.居士.沙門.有智慧者。皆是如來成就眷屬。不見過去.未來.現在眷屬成就。如佛者也。諸賢。如來大眾成就。所謂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不見過去.未來.現在大眾成就。如佛者也。諸賢。如來言行相應。所言如行。所行如言。如是則爲法法成就。不見過去.未來.現在言行相應。法法成就。如佛者也。諸賢。如來多所饒益。多所安樂。以慈愍心利益天人。不見過去.未來.現在多所饒益。多所安樂。如佛者也。諸賢。是爲如來八無等法。
제석이 말했습니다.
"잘 듣고 잘 들어,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여러분, 여래께서는 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 등 10호를 구족하고 계신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여래(如來)ㆍ지진(至眞) 등의 10호를 구족하신 부처님과 같은 이를 보지 못했다.
불법은 미묘하여 강설하기에 좋고 지혜로운 자가 행하는 것이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미묘한 법이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부처님께서는 이 법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깨닫고 통달하여 걸림이 없으셨으므로 스스로 즐거워하셨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능히 이 법에 대하여 스스로 깨닫고 통달하여 걸림이 없어 스스로 즐거워함이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달으시고는 또 능히 열반에 이르는 지름길을 열어 보이시고 친근하게 하여 점점 나아가 적멸(寂滅)로 들어가게 하셨다. 마치 항하(恒河)와 염마(炎摩) 두 강물이 모두 큰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처럼 부처님께서도 또한 그러하시어 능히 열반의 지름길을 잘 열어 보이시어 친근히 하고 점점 나아가 적멸로 들어가게 하셨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능히 열반의 지름길을 열어 보이심에 있어서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여래께서는 권속(眷屬)을 성취하셨다. 찰리ㆍ바라문ㆍ거사(居士)ㆍ사문ㆍ지혜 있는 자들은 다 이 여래께서 성취하신 권속들이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권속을 성취하심에 있어서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여래께서는 대중(大衆)을 성취하셨으니 이른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이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대중을 성취하심에 있어서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여래께서는 말과 행동이 서로 일치하셨다.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고 행하시는 것은 말씀과 일치하셨다. 그리하여 법마다 다 성취하셨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 법마다 성취하심에 있어서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여래께서는 많은 이익을 주고 많은 안락을 주셨으며, 자비심으로써 하늘과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셨다. 과거ㆍ미래ㆍ현재에 있어서 많은 이익을 주고 안락을 줌에 있어서 부처님만한 이를 보지 못했다. 여러분, 이것이 여래의 8무등법이다."
時。忉利天作是說言。若使世間有八佛出者。當大增益諸天眾。減損阿須倫眾。時。忉利天言。且置八佛。正使七佛.六佛。乃至二佛出世者。亦大增益諸天眾。減損阿須倫眾。何況八佛。時。釋提桓因告忉利天言。我從佛聞。親從佛受。欲使一時二佛出世。無有是處。但使如來久存於世。多所慈愍。多所饒益。天人獲安。則大增益諸天。減損阿須倫眾。
그 때 도리천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일 세간에 8불(佛)이 나오시게만 한다면 반드시 모든 하늘 무리를 크게 불어나게 하고 아수륜의 무리들은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그 때 도리천이 말했습니다.
"8불은 고사하고 바로 7불이나 6불 내지 2불만 세상에 출현하시더라도 또한 크게 모든 하늘 무리를 불어나게 하고 아수륜 무리를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하물며 8불이겠습니까?"
그 때 석제환인은 도리천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부처님께 직접 듣고 부처님께 직접 받았는데 (같은 때에 두 부처님께서 출세하시게 하려 해도 그렇게 될 수는 없다. 다만 여래로 하여금 세상에 오래 머무르시게 하여 불쌍하게 여기시어 많은 이익을 주게 하고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게 한다면 곧 모든 하늘 무리는 크게 불어나고 아수륜의 무리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다."”
時。般遮翼白佛言。世尊。忉利諸天所以集法講堂上者。共議思惟。稱量觀察。有所敎令。然後爲四天王。四天王受敎已。各當位而坐。其坐未久。有大異光照于四方。時。忉利天見此光已。皆大驚愕。今此異光。將有何怪。諸大神天有威德者。亦皆驚怖。今此異光。將有何怪。時。大梵王即化爲童子。頭五角髻。在大眾上虛空中立。顔貌端正。與眾超絶。身紫金色。蔽諸天光。時。忉利天亦不起迎。亦不恭敬。又不請坐。時。梵童子隨所詣坐。坐生欣悅。譬如刹利水澆頭種。登王位時。踊躍歡喜。來坐未久。復自變身。作童子像。頭五角髻。在大眾上虛空中坐。譬如力士坐於安座。嶷然不動。
* 頭五角髻: 팔리어로 Pacasikha이다. 앞에서는 반차익(般遮翼)이라고 썼다.
* 刹利水澆頭種: 계급으로서 왕위 계승을 위해 관정의식을 치른 왕족을 말한다.
그 때 반차익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법강당에 모여 같이 의논하고 생각하며 헤아리고 관찰하였으며 교령(敎令)함이 있었습니다. 그런 후에 사천왕을 위해 설법하자 사천왕은 가르침을 받고 각각 제자리에 앉았고, 앉은 지 오래지 않아 크고 이상한 광명이 사방을 비추었습니다. 그 때 도리천은 이 광명을 보고 모두 크게 놀랐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변괴가 있으려는 것인가?"
다른 대신천(大神天)의 위덕(威德)있는 자들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했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변괴가 있으려는가?"
그 때 대범천왕은 곧 동자(童子)로 변화하였는데 머리에는 5각(角)의 상투를 틀고[頭五角髻] 대중들이 있는 바로 위의 허공에 서 있었습니다. 얼굴 모양은 단정하여 대중에서 뛰어났고 몸은 자금색으로서 모든 하늘의 광명을 덮었습니다. 그 때 도리천은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았고 또 공경하지도 않았으며 또 앉기를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때 범천동자[梵童子]는 마음에 드는 자리로 가서 앉았고 앉아서는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찰리수요두종(刹利水澆頭種)이 왕위에 올랐을 때 기뻐 날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와서 앉은 지 오래지 않아 다시 스스로 몸을 변화시켜 동자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머리에는 5각 상투를 하고 대중들이 있는 바로 위의 허공에 앉았습니다. 마치 역사(力士)가 편안한 자리에 앉아 있듯이 굳건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而作頌曰。
忉利諸天人 帝釋相娛樂 禮敬於如來 最上法之王
諸天受影福 壽色名樂威 於佛修梵行 故來生此間
復有諸天人 光色甚巍巍 佛智慧弟子 生此復殊勝
忉利及因提 思惟此自樂 禮敬於如來 最上法之王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 신들은
제석과 서로 즐거워하며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
여래께 예경하였네.
모든 하늘이 누리는 복
수(壽)ㆍ색(色)ㆍ명(名)ㆍ낙(樂)ㆍ위(威)라네.
부처님 앞에서 범행을 닦아
그래서 이곳에 태어났다네.
또 모든 하늘신들
그 광명과 빛깔은 매우 높아라.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
또 여기 태어나 수승하구나.
도리천과 인제(因提)는
자신들의 즐거움 깊이 생각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
여래께 예배한다네.
時。諸忉利天語童子曰。吾等聞天帝釋稱說如來八無等法。歡喜踊躍。不能自勝。時。梵童子語忉利天言。何等如來八無等法。吾亦樂聞。時。天帝釋即爲童子說如來八無等法。忉利諸天.童子聞說已。倍復歡喜。不能自勝。增益諸天眾。減損阿須倫眾。是時。童子見天歡喜。復增欣躍。即告忉利天曰。汝等欲聞一無等法不。天曰。善哉。願樂欲聞。
그 때 모든 도리천 신들이 동자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제석천이 여래의 8무등법에 대하여 말하신 것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러자 범천의 동자가 도리천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어떤 것이 여래의 8무등법입니까? 저도 듣기를 원합니다."
그 때 제석은 곧 동자를 위해 여래의 8무등법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도리천의 모든 신들과 동자는 그 말을 듣고 더욱 더 기뻐해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하늘 무리는 더욱 불어나고 아수륜의 무리는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 때 동자는 하늘 신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더욱 기뻐 뛰면서 곧 도리천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비할 데 없는 한 가지 법에 대하여 듣고 싶지 않습니까?"
하늘들은 말했습니다.
"즐거이 듣고자 원합니다."
童子告曰。汝樂聞者。諦聽。諦受。當爲汝說。告諸天曰。如來往昔爲菩薩時。在所生處聰明多智。諸賢。當知過去久遠時。世有王名曰地主。第一太子名曰慈悲。王有大臣名曰典尊。大臣有子名曰焰鬘。太子慈悲有朋友。其朋亦與六刹利大臣而爲朋友。地主大王欲入深宮遊戲娛樂時。即以國事委付典尊大臣。然後入宮作倡伎樂。五欲自娛。時。典尊大臣欲理國事。先問其子。然後決斷。有所處分。亦問其子。
* 慈悲: 여노(黎努)로 되어 있다. * 典尊: 견고(堅固)로 되어 있다. * 焰鬘: 호명(護明)으로 되어 있다.
동자가 말했습니다.
"그대들이 듣기를 원한다면 잘 듣고 잘 간직하십시오. 마땅히 그대들을 위하여 설명하겠습니다."
곧 모든 하늘 신에게 말했습니다.
"여래께서 옛날 보살이었을 적에 그 분이 태어난 그 고장에서 제일 총명하고 지혜로웠습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아십시오. 아득히 먼 옛날에 세상에 지주(地主)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 태자의 이름은 자비(慈悲)였습니다. 왕에게는 전존(典尊)이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 대신의 아들 이름은 염만(焰鬘)이라고 하였습니다. 태자 자비에게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또 여섯 찰리 대신들과도 친구간이었다.
지주 대왕은 깊은 궁중에 들어가 유희하고 오락하려 할 때에는 나라 일을 전존 대신에게 맡기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궁중에 들어가 여자와 음악 따위의 5욕(欲)의 즐거움을 맘껏 누리곤 하였습니다. 그 때 전존 대신은 나라 일을 처리하려 할 때에는 먼저 그 아들에게 물은 뒤에 일을 결정하고 어떤 처분할 일이 있어도 역시 그 아들에게 묻곤 하였습니다.
其後典尊忽然命終。時地主王聞其命終。愍念哀傷。撫膺而曰。咄哉。何辜失國良幹。太子慈悲默自念宮。王失典尊以爲憂苦。今我宜往諫於大王。無以彼喪而生憂苦。所以然者。典尊有子名曰焰鬘。聰明多智乃過其父。今可徵召以理國事。時。慈悲太子即詣王所。具以上事白其父王。聞太子語已。即召焰鬘而告之曰。吾今以汝補卿父處。授汝相印。彼時焰鬘受相印已。王欲入宮。復付後事。
그러다가 전존이 갑자기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 때 지주왕은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여 가슴을 치면서 말했습니다.
"아아, 무슨 죄가 있어 이 나라의 훌륭한 기둥을 잃었는가?"
태자 자비는 혼자서 묵묵히 생각했습니다.
"왕은 전존을 잃고 매우 걱정하고 괴로워하신다. 이제 나는 대왕에게 가서 (그가 죽었다고 해서 걱정하고 괴로워할 것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전존에게는 염만이라는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도 또한 총명하고 지혜가 많아 그 아버지보다 뛰어납니다. 그러니 이제 그를 불러 나라 일을 다스리게 하십시오)라고 여쭈리라."
그 때 자비 태자는 곧 왕에게 나아가 위의 사실로써 자세히 그 부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왕은 태자의 말을 듣고 곧 염만을 불러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너에게 너의 아버지의 자리를 맡겨 재상의 인(印)을 주노라."
그 때 염만이 정승의 인을 받자, 왕은 궁중으로 들어가려고 다시 뒷일을 부탁했습니다.
時。相焰鬘明於治理。父先所爲焰鬘亦知。父所不及焰鬘亦知。其後名稱流聞海內。天下咸稱爲大典尊。時。大典尊後作是念。今王地主年已朽邁。餘壽未幾。若以太子紹王位者。未爲難也。我今寧可先往語彼六刹利大臣。今王地主年已朽邁。餘壽未幾。若以太子紹王位者。未爲難也。君等亦當別封王土。居位之日。勿相忘也。
그런데 재상 염만은 다스리는 이치에 밝아 전에 아버지가 하던 일을 다 알았고 아버지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일까지도 염만은 다 알았습니다. 그 뒤 그의 이름은 나라 안에 널리 퍼져 천하가 모두 그를 대전존(大典尊)이라 불렀습니다.
그 뒤에 대전존은 생각했습니다.
"지금 지주왕은 나이가 이미 늙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므로 비록 태자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한다 하여도 문제될 것이 없다. 나는 이제 저 여섯 찰리 대신들에게 먼저 가서 말하리라.
(지금 지주왕은 나이가 이미 늙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태자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한다 하여도 문제될 것이 없다. 그대들에게도 마땅히 따로 왕토(王土)를 봉(封)하게 될 것이니 그 자리에 오르는 날까지 서로 잊지 말자.)"
時。大典尊即往詣六刹利大臣。而告之曰。諸君。當知今王地主年已朽邁。餘壽未幾。若以太子紹王位者。未爲難也。汝等可往白太子此意。我等與尊生小知舊。尊苦我苦。尊樂我樂。今王衰老。年已朽邁。餘壽未幾。今者太子紹王位者。未爲難也。尊設登位。當與我封。時。六刹利大臣聞其語已。即詣太子。說如上事。太子報言。設吾登位。列土封國。當更與誰。
그 때 전존은 곧 여섯 찰리 대신들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여러분, 마땅히 아시오. 지금 지주왕은 나이가 이미 늙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태자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한다 하여도 문제될 것이 없소. 그대들은 태자를 찾아가서 이 뜻을 아뢰시오. (저희 태자[尊]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온 오래된 벗입니다. 태자께서 괴로우면 저희도 괴롭고 태자께서 즐거우면 저희도 즐겁습니다. 지금의 왕은 이미 늙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지금 태자께서 왕위를 이어 받아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태자께서 만일 왕위에 오르신다면 마땅히 저희에게도 땅을 봉해 주소서.)"
그 때 여섯 찰리 대신은 그 말을 듣고 곧 태자에게 나아가 위와 같은 일을 말했습니다. 태자가 대답했습니다.
"만일 내가 왕위에 오른다면 누구에게 국토를 나누어 주고 나라를 봉해 주겠는가?"
時。王未久忽然而崩。國中大臣尋拜太子補王正位。王居位已。默自思念。今立宰相。宜准先王。復自思念。誰堪此擧。正當即任大典尊位。時。王慈悲即告大典尊。我今使汝即於相位。授以印信。汝當勤憂。綜理國事。時。大典尊聞王敎已。即受印信。王每入宮。輒以後事付大典尊。
그런 일이 있은 후 왕은 오래지 않아 갑자기 죽었습니다. 나라 안의 대신들은 곧 절하고 태자를 왕위에 오르게 하였습니다. 왕위에 오른 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재상을 세워 마땅히 선왕(先王)을 따르리라."
다시 생각했습니다.
"누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바로 저 대전존만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자비왕은 곧 대전존을 불러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제 너를 재상의 자리에 앉히고 그 인신(印信)을 줄 것이다. 그대는 마땅히 부지런히 나라 일을 걱정하고 잘 다스리도록 하라."
그 때 전존은 왕의 명령을 따라 곧 인신을 받았습니다. 왕은 늘 궁중에 들어가 놀면서 뒷일은 대전존에게 맡겼습니다.
大典尊復自念言。吾今宜往六剎利所。問其寧憶昔所言不。即尋往詣語刹利曰。汝今寧憶昔所言不。今者太子以登王位。隱處深宮。五欲自娛。汝等今者可往問王。王居天位。五欲自娛。寧復能憶昔所言不。時。六刹利聞是語已。即詣王所。白大王言。王居天位。五欲自娛。寧復能憶昔所言不。列土封邑。誰應居之。王曰。不忘昔言。列土封邑。非卿而誰。王復自念。此閻浮提地。內廣外狹。誰能分此以爲七分。復自念言。唯有大典尊乃能分爾。即告之曰。汝可分此閻浮提地。使作七分。
대전존은 또 혼자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제 여섯 찰리에게 가서 그 옛날에 한 말을 기억하는가 물어 보리라."
그는 곧 찰리들을 찾아가서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옛날에 한 말을 기억하는가? 이제 태자는 왕위에 올라 궁중 깊숙한 곳에서 5욕으로써 스스로 향락을 누리고 있다. 그대들은 지금 왕에게 찾아가 물어보라. (왕께서는 천자의 자리에 올라 5욕을 스스로 즐기고 계십니다. 옛날에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여섯 찰리는 이 말을 듣고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습니다.
"왕께서는 천자의 자리에 올라 5욕으로써 스스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에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십니까? (국토를 나눈 봉읍(封邑)에 누가 거처하게 하겠는가)라고 하신 말씀 말입니다."
왕이 말했습니다.
"옛날에 한 말을 잊지 않았다. 국토를 나눈 봉읍을 그대들이 아니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왕은 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이 염부제(閻浮提) 땅은, 안은 넓고 밖은 좁은데 누가 능히 이것을 일곱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까?"
다시 생각했습니다.
"오직 대전존만이 능히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곧 대전존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이 염부제의 땅을 일곱 부분으로 나누어라."
時。大典尊即尋分之。王所治城。村邑郡國。皆悉部分。六刹利國亦與分部。王自慶言。我願已果。時。六刹利復自慶幸。我願已果。得成此業。大典尊力也。六刹利王復自思念。吾國初建。當須宰輔。誰能堪任。如大典尊。即當使之。通領國事。爾時。六刹利王即命典尊。而告之曰。吾國須相。卿當爲吾通領國事。於是。六國各授相印。
그 때 대전존은 그것을 일곱 부분으로 나누었습니다. 왕이 다스릴 성ㆍ촌ㆍ읍ㆍ군ㆍ나라들을 다 몫을 정하고 여섯 찰리에게도 몫을 갈라 주었습니다.
왕은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내 소원은 이제 이루어졌다."
그 때 여섯 찰리들도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우리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이 사업을 이룬 것은 대전존의 힘이다."
여섯 찰리왕은 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세워진 나라라서 반드시 재상될 사람이 필요하다.
누가 이 책임을 맡을 수 있을까? 저 대전존 같은 이라야 마땅히 이 나라 일을 겸해 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여섯 찰리왕은 곧 전존을 불러 명령해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재상이 필요하니 그대가 마땅히 우리를 위해 나라 일을 겸해 맡아 다스리라."
그래서 6국은 각각 재상의 인을 내주었습니다.
時。大典尊受相印已。六王入宮遊觀娛樂。時皆以國事付大典尊。大典尊理七國事。無不成辦。時。國內有七大居士。典尊亦爲處分家事。又能敎授七百梵志諷誦經典。七王敬視大典尊相。猶如神明。國七居士視如大王。七百梵志視如梵天。時。七國王.七大居士.七百梵志皆自念言。大典尊相。常與梵天相見。言語坐起親善。
그 때 대전존은 재상의 인을 받자 여섯 왕들은 궁중으로 들어가 즐기고 놀면서 모두들 나라 일은 다 대전존에게 맡겼습니다. 대전존은 7국의 일을 다스리며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당시 그 나라에는 일곱 명의 큰 거사(居士)가 있었는데 대전존은 또 그들 의 집안 일까지 처리해 주었습니다. 또 700명의 범지들을 가르쳐 경전(經典)을 읽어 외우게 했습니다. 그래서 일곱 왕은 전존을 공경해 신명(神明)과 같이 여기고, 그 나라의 일곱 거사는 대전존 보기를 대왕과 같이 하였으며, 700범지는 범천과 같이 여겼습니다.
이 때 7국의 왕과 일곱 큰 거사와 700범지들은 모두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대전존 재상은 항상 범천과 서로 만나 서로 이야기도 하고 같이 행동하면서 친하게 지낸다."
時。大典尊默識七王.居士.梵志意。謂我常與梵天相見。言語坐起。然我實不見梵天。不與言語。不可餐默。虛受此稱。我亦曾聞諸先宿言。於夏四月閑居靜處。修四無量者。梵天則下。與共相見。今我寧可修四無量。使梵天下。共相見不。於是。典尊至七王所而白王言。唯願大王顧臨國事。我欲於夏四月修四無量。七王告曰。宜知是時。大典尊相又告七居士。汝等各勤己務。吾欲夏四月修四無量。居士曰。諾。宜知是時。又告七百梵志。卿等當勤諷誦。轉相教授。我欲於夏四月修四無量。梵志曰。諾。今者大師宜知是時。
그 때 대전존은 잠자코 일곱 왕ㆍ거사ㆍ범지들의 속마음을 알고 생각했습니다.
"저들은 내가 항상 범천과 만나 서로 이야기하고 같이 행동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나는 사실 범천을 만나지도 못하였고 함께 이야기해본 적도 없다. 그저 침묵만 지키며 그런 허황된 칭찬을 받을 수는 없다. 나는 또 일찍이 여러 선배 노인들에게 이렇게 들었다. (여름 넉 달 동안 고요한 곳에 한가히 있으면서 4무량심(無量心)을 닦으면 범천이 곧 내려와 서로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중생을 위하는 4무량심을 닦아 범천신을 내려오게 하여 만나보는 것이 낫겠다."
그리하여 대전존은 일곱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대왕이여, 나라 일을 돌보소서. 저는 여름 넉 달 동안 4무량심을 닦고자 합니다."
일곱 왕은 그에게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하시오."
대전존 재상은 또 7명의 거사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각각 자기의 할 일을 힘써 하시오. 나는 여름 넉 달 동안 4무량심을 닦고자 하오."
거사들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는 또 700범지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읽고 외우기를 힘쓰고 또 서로 가르치시오. 나는 여름 넉달 동안 4무량심을 닦고자 하오."
범지들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대사(大師)여, 이제 마음대로 하십시오."
時。大典尊於彼城東造閑靜室。於夏四月。即於彼止。修四無量。然彼梵天猶不來下。典尊自念。我聞先宿舊言。於夏四月。修四無量。梵天下現。今者寂然。聊無髣髴。時。大典尊以十五日月滿時。出其靜室。於露地坐。坐未久頃。有大光現。典尊默念。今此異光。將無是梵欲下瑞耶。
그 때 대전존은 성 동쪽에 한가하고 고요한 집을 짓고 여름 넉 달 동안을 거기서 살면서 4무량심을 닦았습니다. 그러나 저 범천은 그래도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전존은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선배 노인들에게 이렇게 들었다.
(여름 넉 달 동안 4무량심을 닦으면 범천이 내려와 나타난다.)
그러나 지금은 감감하여 조금도 그럴 듯한 기미가 없다."
그 때 대전존은 보름날 달 밝은 밤에 고요한 방안에서 나와 맨 땅에 앉아 있었는데 그렇게 앉아 있은지 오래지 않아 큰 광명이 나타났습니다. 전존은 잠자코 생각했습니다.
"이제 이 이상한 광명은 장차 범천이 내려오고자 하는 징조가 아닐까?"
時。梵天王即化爲童子。頭五角髻。在典尊上虛空中坐。
그 때 범천왕은 곧 5각 상투를 한 동자로 변화하여 전존의 위 허공에 앉았습니다.
典尊見已。即說頌曰。
此是何天像 在於虛空中 光照於四方 如大火[卄/積]燃
전존은 그것을 보고 곧 게송으로써 말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하늘의 모양이기에
허공에 앉아 있으면서
그 광명 사방에 비추니
마치 큰 불더미 타오르듯 하네.
時。梵童子以偈報曰。
唯梵世諸天 知我梵童子 其餘人謂我 祀祠於大神
* 大神: 송ㆍ원ㆍ명 3본에는 화신(火神)으로 되어 있어 화신(火神)으로 해석함.
그 때 범천 동자[梵童子]는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오직 범천 세계의 모든 신들만이
내가 범천 동자인 줄 알 뿐이네.
그 밖의 모든 사람은
나를 화신(火神)이라 사당에 제사하네.
時。大典尊以偈報曰。
今我當諮承 奉誨致恭敬 設種種上味 願天知我心
대전존이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내 오늘 자문을 받았으니
가르침 받들어 공경을 다하리다.
온갖 맛있는 음식 차리오리니
원컨대 하늘께선 제 마음 알아주소서.
時。梵童子以偈報曰。
典尊汝所修 爲欲何志求 今設此供養 當爲汝受之
범천 동자가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전존이여, 네가 닦는 것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 것인가.
오늘 베푼 이 공양을
마땅히 너를 위해 받아 주리라.
又告大典尊。汝若有所問。自恣問之。當爲汝說。時。大典尊即自念言。我今當問現在事耶。問未然事耶。復自念言。今世現事。用復問爲。當問未然幽冥之事。
그리고 또 대전존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네가 물을 것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물으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해 주리라."
그 때 대전존은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제 현재의 일을 물을 것인가, 혹은 미래의 일을 물어야 하는가?"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승의 현재 일은 또 묻기로 하고, 우선은 마땅히 미래 세상의 심원한 일을 물어 보리라."
即向梵童子以偈問曰。
今我問梵童 能決疑無疑 學何住何法 得生於梵天
곧 범천 동자에게 게송으로 물었습니다.
저는 이제 범천 동자께 묻노니
나의 의심 남김없이 풀어 주소서.
무엇을 배우고 무슨 법에 머물면
범천(梵天)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時。梵童子以偈報曰。
當捨我人想 獨處修慈心 除欲無臭穢 乃得生梵天
범천 동자가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마땅히 나[我]라거니 남[人]이라거니 하는 생각 버리고
홀로 거처하면서 사랑하는 마음 닦아
욕심 없애고 냄새나고 더러운 것 없게 하면
범천에 태어날 수 있으리.
時。大典尊聞是偈已。即自念言。梵童子說偈。宜除臭穢。我不解此。今宜更問。
그 때 대전존은 이 게송을 듣고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범천 동자는 내게 게송으로써 (마땅히 더러움을 없애라)고 했는데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제 다시 물어 보리라."
時。大典尊即以偈問曰。
梵偈言臭穢 願今爲我說 誰開世間門 墮惡不生天
대전존은 곧 게송으로 물었습니다.
범천 동자께서는 게송에서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라 하셨는데
원컨대 지금 저를 위해 설명 해주소서.
무엇이 이 세간의 문을 열기에
악에 떨어져 하늘에 나지 못하게 합니까?
時。梵童子以偈報曰。
欺妄懷嫉妬 習慢增上慢 貪欲瞋恚癡 自恣藏於心
此世間臭穢 今說令汝知 此開世間門 墮惡不生天
범천 동자가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속이고 질투하는 마음 품고
거만과 증상만(增上慢)을 익히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제멋대로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것
그것이 세간의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니
이제 너에게 설명해 알게 했으니
이것이 이 세간의 문을 열어 놓아서
악에 떨어져 하늘에 나지 못하게 한다.
時。大典尊聞此偈已。復自念言。梵童子所說臭穢之義我今已解。但在家者無由
得除。今我寧可捨世出家。剃除鬚髮。法服修道耶。
그 때 대전존은 이 게송을 듣고 다시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범천 동자가 말한 더러움의 뜻을 나는 이제 이미 알았다. 그런데 단지 세속 생활을 통해선 그것을 없앨 길이 없다. 이제 나는 차라리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고 도를 닦는 게 낫겠구나."
時。梵童子知其志念。以偈告曰。
汝能有勇猛 此志爲勝妙 智者之所爲 死必生梵天
범천 동자는 그의 마음을 알고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네가 만일 용맹이 있다면
그 뜻은 훌륭하고 묘한 것이다.
그것은 지혜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죽으면 반드시 범천에 태어나리.
於是。梵童子忽然不現。
여기서 범천 동자는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時。大典尊還詣七王白言。大王。唯願垂神善理國事。今我意欲出家離世。法服修道。所以者何。我親於梵童子聞說臭穢。心甚惡之。若在家者。無由得除。彼時。七王即自念言。凡婆羅門多貪財寶。我今寧可大開庫藏。恣其所須。使不出家。時。七國王即命典尊。而告之曰。設有所須。吾盡相與。不足出家。時。大典尊尋白王曰。我今以爲蒙王賜已。我亦大有財寶。今者盡留以上大王。願聽出家。遂我志願。
그러자 대전존은 돌아와 일곱 나라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습니다.
"대왕이여, 오직 원컨대 마음을 써서 나라를 잘 다스리소서. 이제 저는 집을 나오고 세상을 떠나 법복을 입고 도를 닦고자 합니다. 왜냐 하면 저는 직접 범천 동자에게서 냄새나고 더러운 것에 대한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그것을 매우 싫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그것을 없앨 길이 없습니다."
일곱 나라 왕은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대개 바라문은 재보(財寶)를 많이 탐한다. 우리는 이제 창고를 열고 많은 재보를 마음대로 가지게 하여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리라."
일곱 나라의 왕은 곧 전존에게 명령해 말했습니다.
"만일 재물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모두 내어 주리라. 집을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때 대전존은 이내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저는 이제 왕이 주시는 것을 이미 받은 것으로 여기겠습니다. 저도 많은 재보를 가졌으니 지금은 그것을 모아 다 왕에게 바치겠습니다. 원컨대 출가를 허락하시어 제 소원을 이루게 하소서."
時。七國王復作是念。凡婆羅門多貪美色。今我寧可出宮婇女。以滿其意。使不出家。王即命典尊而告之曰。若須婇女。吾盡與汝。不足出家。典尊報曰。我今已爲蒙王賜已。家內自有婇女眾多。今盡放遣。求離恩愛。出家修道。所以然者。我親從梵童子聞說臭穢。心甚惡之。若在家者。無由得除。
그 때 일곱 나라 왕은 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대개 바라문은 아름다운 여자를 많이 탐한다. 이제 우리는 궁중의 예쁜 여자를 보내 그 마음을 만족시켜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리라."
왕은 곧 전존에게 명령해 말했습니다.
"만일 아름다운 여자가 필요하면 우리가 모두 너에게 주리라. 집을 떠날 필요가 없다."
전존은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제 왕이 주시는 것을 이미 받은 것으로 여기겠습니다. 저희 집에 아름다운 여자가 많은데 이제는 그들도 다 놓아 보내어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합니다. 왜냐 하면 저는 직접 범천 동자에게서 냄새나고 더러운 것에 대한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그것을 매우 싫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그것을 없앨 길이 없습니다."
時。大典尊向慈悲王。以偈頌曰。
王當聽我言 王爲人中尊 賜財寶婇女 此寶非所樂
대전존은 자비왕에게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제 말을 들어보소서.
왕께선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재물과 예쁜 여자 내려주시나
그것은 진실로 좋아할 것 아닙니다.
時。慈悲王以偈報曰。
檀特伽陵城 阿婆布和城 阿槃大天城 鴦伽瞻婆城
數彌薩羅城 西陀路樓城 婆羅伽尸城 盡汝典尊造
五欲有所少 吾盡當相與 宜共理國事 不足出家去
자비왕은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단특(檀特)의 가릉성(伽陵城)
아바(阿婆)의 포화성(布和城)
아반(阿槃)의 대천성(大天城)
앙가(鴦伽)의 첨파성(瞻婆城)
수미(數彌)의 살라성(薩羅城)
서타(西陀)의 노루성(路樓城)
바라(婆羅)의 가시성(伽尸城)
이 모두 그대 전존이 지었다.
그대에게 5욕 중 모자람이 있다면
내 마땅히 그대에게 모두 주리라.
마땅히 우리 함께 나라 일 다스리자.
집을 떠나갈 필요가 없느니라.
時。大典尊以偈報曰。
我五欲不少 自不樂世間 已聞天所語 無心復在家
대전존이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저는 5욕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내 자신이 세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미 하늘 신의 말씀을 듣고 나니
다시는 집에 있을 마음이 없습니다.
時。慈悲王以偈報曰。
大典尊所言 爲從何天聞 捨離於五欲 今問當答我
자비왕이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대전존이여, 그대가 한 말
어느 하늘 신에게서 들었기에
5욕 버리고 떠나려 하는가.
이제 묻노니 내게 대답하라.
時。大典尊以偈答曰。
昔我於靜處 獨坐自思惟
時梵天王來 普放大光明
我從彼聞已 不樂於世間
대전존이 게송으로 대답했습니다.
이전에 저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앉아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때 범천이 내려와
널리 큰 광명 놓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그 말을 듣고는
세간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時。慈悲王以偈告曰。
小住大典尊 共弘善法化 然後俱出家 汝即爲我師
譬如虛空中 淸淨琉璃滿 今我淸淨信 充徧佛法中
자비왕이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오. 대전존이여
함께 착한 법으로 널리 교화하고
그 뒤에 함께 출가하여
그대가 나의 스승 되어다오.
비유하면 저 허공 가운데
맑고 깨끗한 유리가 가득 차 있듯이
지금 나의 깨끗한 믿음도
불법 가운데 두루 차 있네.
時。大典尊復作頌曰。
諸天及世人 皆應捨五欲 蠲除諸穢汚 淨修於梵行
대전존이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
모두 다 마땅히 5욕 버리고
온갖 더러움 덜어 없애서
청정한 행[梵行]을 깨끗이 닦아야 하리.
爾時。七國王語大典尊曰。汝可留住七歲之中。極世五欲。共相娛樂。然後捨國。各付子弟。俱共出家。不亦善耶。如汝所獲。我亦當同。時。大典尊報七王曰。世間無常。人命逝速。喘息之間。猶亦難保。乃至七歲。不亦遠耶。七王又言。七歲遠者。六歲.五歲。乃至一歲。留住靜宮。極世五欲。共相娛樂。然後捨國。各付子弟。俱共出家。不亦善耶。如汝所得。我亦宜同。時。大典尊復報王曰。此世間無常。人命逝速。喘息之間。猶亦難保。乃至一歲尚亦久爾。如是七月。至于一月。猶復不可。王又語言。可至七日。留住深宮。極世五欲。共相娛樂。然後捨國。各付子弟。俱共出家。不亦善耶。大典尊答曰。七日不遠。自可留爾。唯願大王勿違信誓。過七日已。王若不去。我自出家。
그 때에 일곱 나라 국왕이 대전존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7년 동안만 속가에 더 머물라. 세상의 5욕을 우리 마음껏 즐긴 후 나라를 버려 제각기 자제들에게 부탁하고 함께 출가하는 것이 또한 좋지 않겠는가? 그대가 얻은 것과 같이 우리도 또한 똑같이 얻으리라."
대전존이 일곱 나라 왕에게 대답했습니다.
"세간은 무상(無常)하고 사람의 목숨은 빨리도 흘러가니 순간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7년까지는 너무 멀지 않습니까?"
일곱 나라 왕은 또 말했습니다.
"7년이 멀다면 6년, 5년 내지 1년만이라도 고요한 궁중에서 세상의 5욕을 마음껏 함께 즐기자. 그 뒤에 나라를 버려 제각기 자제들에게 부탁하고 함께 집을 떠나는 것도 또한 좋지 않겠는가? 그대가 얻은 것과 같이 우리도 또한 똑같이 얻으리라."
그 때 대전존은 다시 왕에게 대답했습니다.
"이 세간은 무상하고 사람의 목숨은 빨리도 흘러가니 순간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1년도 오히려 너무 멀 뿐입니다. 이처럼 줄여서 7개월 내지 1개월이라 해도 오히려 또한 불가합니다."
왕이 또 말했습니다.
"7일 동안만 깊은 궁중에 있으면서 세상의 5욕을 마음껏 함께 즐기자. 그 뒤에 나라를 버려 각각 자제들에게 부탁하고 함께 집을 떠나는 것도 또한 좋지 않겠는가?"
대전존이 대답했습니다.
"7일은 멀지 않으니 물를 수 있습니다. 다만 원컨대 대왕이여, 이 약속을 어기지 마십시오. 7일이 지난 뒤에도 왕께서 떠나지 않으신다면 저는 혼자 출가하겠습니다."
時。大典尊又至七居士所語言。汝等各理己務。吾欲出家。修無爲道。所以然者。我親從梵天聞說臭穢。心甚惡之。若在家者。無由得除。時。七居士報典尊曰。善哉。斯志。宜知是時。我等亦欲俱共出家。如汝所得。我亦宜同。
그 때 대전존은 또 일곱 거사에게 찾아가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각각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하라. 나는 집을 떠나 무위(無爲)의 도를 닦고자 한다. 왜냐 하면 나는 직접 범천에게서 냄새나고 더러운 것에 대한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그것을 매우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나 만일 집에 있으면 그것을 없앨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일곱 거사가 전존에게 대답했습니다.
"그 뜻이 훌륭하십니다. 마땅히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우리들도 함께 집을 떠나고자 합니다. 당신이 얻은 것과 같이 우리도 또한 똑같이 얻을 것입니다."
時。大典尊復詣七百梵志所。而告之曰。卿等當勤諷誦。廣探道義。轉相敎授。吾欲出家修無爲道。所以然者。我親從梵天聞說臭穢。心甚惡之。若在家者。無由得除。時。七百梵志白典尊曰。大師。勿出家也。夫在家安樂。五欲自娛。多人侍從。心無憂苦。出家之人獨在空野。所欲悉無。無可貪取。典尊報曰。吾若以在家爲樂。出家爲苦。終不出家。吾以在家爲苦。出家爲樂。故出家爾。梵志答曰。大師出家。我亦出家。大師所行。我亦盡當行。
그 때 대전존은 또 700 범지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그대들이여, 마땅히 힘써 읽고 외워 도의 뜻을 널리 탐구하고 또 서로 가르쳐주도록 하라. 나는 집을 떠나 무위의 도를 닦고자 한다. 왜냐 하면 나는 직접 범천에게 냄새나고 더러운 것에 대한 설법을 듣고 마음으로 그것을 매우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나 만일 집에 있으면 그것을 없앨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700 범지들이 전존에게 말했습니다.
"큰 스승이시여, 집을 떠나지 마소서. 집에 있으면 안락하고 5욕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시중을 들어 마음에 걱정과 괴로움이 없습니다. 그러나 집을 떠난 사람은 혼자 빈 들에 있으면서 기대할 바가 하나도 없어 아무것도 탐하여 취할 것이 없게 됩니다."
전존이 대답했습니다.
"내 만일 집에 있는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집 떠나는 것을 괴로움으로 생각한다면 끝내 집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집에 있는 것을 괴로움으로 알고 집을 떠나는 것을 즐거움으로 알기 때문에 집을 떠나는 것이다."
범지들이 대답하였습니다.
"대사께서 출가하신다면 저희 또한 출가하겠습니다. 대사께서 행하는 일이라면 저희도 또한 마땅히 다 행하겠습니다."
時。大典尊至諸妻所。而告之曰。卿等隨宜欲住者住。欲歸者歸。吾欲出家。求無爲道。具論上事。明出家意。時。諸婦答曰。大典尊在。一如我夫。一如我父。設今出家。亦當隨從。典尊所行。我亦宜行。
대전존은 또 모든 아내들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그대들은 뜻에 따라 집에 남고 싶은 자는 남고, 돌아가고 싶은 자는 돌아가라. 나는 집을 떠나 무위의 도를 닦고자 한다."
위의 사실을 모두 설명하고 출가할 뜻을 밝혔습니다.
모든 부인들이 대답했습니다.
"대전존께서는 한편으로는 우리의 남편이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아버지와 같습니다. 가령 지금 집을 떠나신다면 저희도 마땅히 따르겠습니다. 전존께서 행하시는 일이라면 저희도 또한 마땅히 행할 것입니다."
過七日已。時大典尊即剃除鬚髮。服三法衣。捨家而去。時。七國王.七大居士.七百梵志及四十夫人。如是展轉。有八萬四千人同時出家。從大典尊。時。大典尊與諸大眾遊行諸國。廣弘道化。多所饒益。
7일이 지난 뒤에 대전존은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 때 7국왕, 7대거사, 700 범지와 40부인들을 비롯하여 이와 같이 늘어나 8만 4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출가하여 대전존을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대전존은 모든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유행하면서 널리 교화를 펴서 많은 이익을 주었습니다.
* 法衣: 가지 법의(法衣)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수행자들이 입는 옷으로서 승가리(僧伽梨)ㆍ울다라승(鬱多羅僧)ㆍ안타회(安陀會)를 말한다.
爾時。梵王告諸天眾曰。時。典尊大臣豈異人乎。莫造斯觀。今釋迦文佛即其身也。世尊爾時過七日已。出家修道。將諸大眾。遊行諸國。廣弘道化。多所饒益。汝等若於我言有餘疑者。世尊今在耆闍崛山。可往問也。如佛所言。當受持之。
그 때 범왕은 모든 하늘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때의 전존 대신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지금의 석가문(釋迦文:석가모니)부처님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세존께서는 그 때 7일을 지낸 뒤에 집을 떠나 도를 닦고 모든 대중을 거느리고 여러 나라를 유행하시면서 널리 도화(道化)를 펴서 많은 이익을 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만일 제 말에 의심이 있다면 지금 기사굴산에 계시는 세존께 가서 여쭈어 보십시오. 그리고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대로 마땅히 받아 가져야 할 것입니다."”
般遮翼言。我以是緣。故來詣此。唯然。世尊。彼大典尊即世尊是耶。世尊爾時過七日已。出家修道。與七國王乃至八萬四千人同時出家。遊行諸國。廣弘道化。多所饒益耶。
반차익은 다시 말했다.
“저는 이런 까닭으로 여기에 찾아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대전존이 곧 세존이란 말은 옳습니까? 세존께서는 7일이 지난 뒤에 집을 나와 도를 닦고 7국왕과 나아가 8만 4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출가하여 여러 나라에 유행하시면서 널리 도화(道化)를 펴서 많은 이익을 주셨습니까?”
佛告般遮翼曰。爾時大典尊豈異人乎。莫造斯觀。即我身是也。爾時。擧國男女行來擧動。有所破損。皆尋擧聲曰。南無大典尊七王大相。南無大典尊七王大相。如是至三。般遮翼。時。大典尊有大德力。然不能爲弟子說究竟道。不能使得究竟梵行。不能使至安隱之處。其所說法。弟子受行。身壞命終。得生梵天。其次。行淺者生他化自在天。次生化自在天.兜率陀天.焰天.忉利天.四天王.刹利.婆羅門.居士大家。所欲自在。
부처님께서 반차익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대전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바로 내 몸이었느니라. 그 때 온 나라 남녀들이 모두 몰려오는 바람에 파손(破損)된 것도 있었다. 이내 모두 소리를 높여 세 번을 외쳤다.
"일곱 국왕의 대재상이신 대전존께 귀의합니다. 일곱 국왕의 대재상이신 대전존께 귀의합니다."
반차익이여,
당시 대전존은 큰 덕의 힘이 있었으나 그 제자를 위해 가장 지극한 도를 설명할 수 없었기에 가장 지극한 범행을 얻게 하지는 못했고, 또 안은(安隱)한 곳에 이르게 하지도 못했었다.
그가 설명한 법을 제자들이 받아 행한 제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태어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수행이 얕은 사람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나고, 다음에는 차례로 화자재천(化自在天)ㆍ도솔타천(兜率陀天)ㆍ염천(焰天)ㆍ도리천ㆍ사천왕ㆍ찰리ㆍ바라문ㆍ거사대가(居士大家) 등으로 태어나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하게 지낼 수 있었다.
般遮翼。彼大典尊弟子。皆無疑出家。有果報。有敎誡。然非究竟道。不能使得究竟梵行。不能使至安隱之處。其道勝者。極至梵天爾。今我爲弟子說法。則能使其得究竟道.究竟梵行.究竟安隱。終歸涅槃。我所說法弟子受行者。捨有漏成無漏心解脫.慧解脫。於現法中。自身作證。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受有。其次。行淺者斷五下結。即於天上而般涅槃。不復還此。其次。三結盡。薄淫.怒.癡。一來世間而般涅槃。其次。斷三結。得須陀洹。不墮惡道。極七往返。必得涅槃。般遮翼。我諸弟子不疑出家。有果報。有敎誡。究竟道法。究竟梵行。究竟安隱。終歸滅度。
반차익이여,
저 대전존의 제자들은 모두 의심 없이 출가하여 과보(果報)가 있었고 교계(敎誡)도 있었으나 그것은 가장 지극한 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장 지극한 범행을 얻지는 못했고 안온한 경지에 이르지도 못했다. 그 도가 뛰어난 자는 다만 범천에 태어날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제자를 위해 법을 설명하여 곧 가장 지극한 도, 가장 지극한 범행, 가장 지극한 안온을 얻어 결국에는 열반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내가 설명한 법을 받아 행하는 제자는 유루(有漏)를 없애고 무루(無漏)를 이루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몸소 진리를 체험해 얻을 것이다.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확고해졌으며 할 일을 다해 마쳤으니 다시는 후생의 목숨을 받지 않으리라.
그 다음으로 수행이 얕은 사람은 5하결(下結)을 끊고 곧 천상에서 반열반에 들어 다시는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다.
다음에는 3결(結)을 끊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적어져 이 세상에 한 번 돌아와 반열반에 들어갈 것이다.
그 다음에는 3결을 다 끊어버리고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악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이 세상에 일곱 번 왕래하고는 반드시 열반을 얻을 것이다.
반차익이여,
나의 모든 제자들은 의심 없이 출가하여 과보가 있고 교계(敎誡)도 있다. 그래서 구경 도법(究竟道法)과 구경 범행(究竟梵行)과 구경안은(究竟安隱)하여 마침내 멸도에 돌아가리라.”
爾時。般遮翼聞佛所說。歡喜奉行。
그 때 반차익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산과바다 이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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