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長阿含經 2. 遊行經
2-2. 遊行經
遊行經-2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법을 말씀하셔서 부처님과 불법이 미증유(未曾有)함을 밝히셨다. 또 향탑(香塔)에서는 4염처(念處)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정도(正道)의 37도품(道品)과 4선(禪)을 말씀하시고 이런 법문들을 모아 12부경(部經)을 만들라 말씀하셨다.
佛告阿難。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世有八眾。何謂八。一曰刹利眾。二曰婆羅門眾。三曰居士眾。四曰沙門眾。五曰四天王眾。六曰忉利天眾。七曰魔眾。八曰梵天眾。我自憶念。昔者。往來與刹利眾坐起言語。不可稱數。以精進定力。在所能現。彼有好色。我色勝彼。彼有妙聲。我聲勝彼。彼辭我退。我不辭彼。彼所能說。我亦能說。彼所不能。我亦能說。阿難。我廣爲說法。示敎利喜已。即於彼沒。彼不知我是天.是人。如是至梵天眾。往返無數。廣爲說法。而莫知我誰。
“세상에는 여덟 가지 무리[衆]가 있다. 무엇을 여덟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찰리중(刹利衆)이요,
둘째는 바라문중(婆羅門衆)이며,
셋째는 거사중(居士衆)이요,
넷째는 사문중(沙門衆)이며,
다섯째는 사천왕중(四天王衆)이요,
여섯째는 도리천중(도利天衆)이며,
일곱 번째는 악마중[魔衆]이요,
여덟째는 범천중(梵天衆)이다.
나는 기억하고 있다.
옛날에 내가 찰리중과 왕래하며 함께 앉아 있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눈 일들은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나는 정진한 선정[定]의 힘으로 모든 것을 마음대로 잘 나타내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좋은 빛깔이 있으면 내 빛깔은 그들보다 더 훌륭하게 나타냈고, 그들에게 묘한 소리가 있으면 내 소리는 그들보다 더 나았다. 그들은 나를 피해 물러갔지만 나는 그들을 피하지 않았다. 그들이 말할 수 있는 것이면 나도 말할 수 있음은 물론, 그들이 말할 수 없는 것까지도 나는 다 말할 수 있었다.
아난아,
나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거기서 사라지면 그들은 내가 하늘인지 사람인지를 알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범천 무리들에게 수없이 오고 가면서 그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였지만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였다.”
阿難白佛言。甚奇。世尊。未曾有也。乃能成就如是。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을 능히 이처럼 성취 하셨군요.”
佛言。如是微妙希有之法。阿難。甚奇。甚特。未曾有也。唯有如來能成此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미묘하고 희한한 법이야말로 아난아, 매우 기이하고 특별하고 일찍이 없었던 일들이다. 오직 여래만이 능히 이 법을 성취하였느니라.”
又告阿難。如來能知受起.住.滅。想起.住.滅。觀起.住.滅。此乃如來甚
奇甚特未曾有法。汝當受持。
그 때 세존께서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능히 수(受)가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과, 상(想)이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과, 관(觀)이 일어나고 머물고 멸하는 것을 안다. 이것은 곧 여래의 매우 기이하고 특별하고 일찍이 없었던 법이다. 너는 마땅히 받아 가져야 한다.”
爾時。世尊告阿難。俱詣香塔。在一樹下。敷座而坐。
그 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향탑(香塔)으로 가자.”
거기에 이르러서 곧 어느 나무 밑에 자리를 깔고 앉으셨다.
佛告阿難。香塔左右現諸比丘。普勅令集講堂。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재 향탑 부근에 있는 비구들에게 두루 알려 강당으로 모이게 하라.”
阿難受敎。宣令普集。阿難白佛。大眾已集。唯聖知時。
아난은 분부를 받고 모두 모이게 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중들이 이미 모였습니다.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십시오.”
爾時。世尊即詣講堂。就座而坐。告諸比丘。汝等當知我以此法自身作證。成最正覺。謂四念處.四意斷.四神足.四禪.五根.五力.七覺意.賢聖八道。汝等宜當於此法中和同敬順。勿生諍訟。同一師受。同一水乳。於我法中宜勤受學。共相熾然。共相娛樂。比丘當知我於此法自身作證。布現於彼。謂貫經.祇夜經.受記經.偈經.法句經.相應經.本緣經.天本經.廣經.未曾有經.證喩經.大敎經。汝等當善受持。稱量分別。隨事修行。所以者何。如來不久。是後三月當般泥洹。
그 때 세존께서 곧 강당에 나아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러한 법을 몸소 체험하여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었다. 이른바 4념처(念處)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4선(禪)ㆍ5근(根)ㆍ5력(力)ㆍ7각의(覺意)ㆍ성현팔도(聖賢八道)가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 가운데서 서로 화합하고 존경하고 순종하며 다투거나 송사를 일으키지 말라. 내 법 가운데서 힘써 공부하면서 함께 맹렬히 정진하고 함께 즐기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라. 나는 이런 법들을 몸소 체험하여 그대들에게 널리 드러내었다. 이른바 관경(貫經)ㆍ기야경(祇夜經)ㆍ수기경(受記經)ㆍ게경(偈經)ㆍ법구경(法句經)ㆍ상응경(相應經) ㆍ본연경(本緣經)ㆍ천본경(天本經)ㆍ광경(廣經)ㆍ미증유경(未曾有經)ㆍ증유경(證喩經)ㆍ대교경(大敎經)이 그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잘 받아 지니고 헤아리고 분별하여 일을 따라 수행해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여래는 머지않아, 지금부터 석 달 뒤에는 반열반에 들것이기 때문이다.”
諸比丘聞此語已。皆悉愕然。殞絶迷荒。自投於地。擧聲大呼曰。一何駛哉。佛取滅度。一何痛哉。世間眼滅。我等於此。已爲長衰。或有比丘悲泣 躃踊。宛轉역(口*睪)咷。不能自勝。猶如斬蛇。宛轉迴遑。莫知所奉。
벽 : 躃(앉은뱅이 벽). 도 : 咷 (울 도). 역 : [口*睪]
모든 비구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깜짝 놀라 숨이 막히고 정신이 아득하여 제 몸을 땅에 던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왜 이다지도 빨리, 부처님께서 멸도 하신단 말인가?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세간의 안목이 사라지다니. 우리들은 이제 망해 버렸구나.”
또 어떤 비구는 슬피 울면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몸부림치며 울부짖으면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그것은 마치 두 동강 난 뱀이 꿈틀거리고 헤매며 갈 곳을 알지 못해 하는 것과 같았다.
佛告諸比丘曰。汝等且止。勿懷憂悲。天地人物。無生不終。欲使有爲不變易者。無有是處。我亦先說恩愛無常。合會有離。身非己有。命不久存。
이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그만두라. 걱정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하늘이나 땅이나 사람이나 모든 물질은 한 번 나면 끝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有爲]들을 변하여 바뀌지 않게 하려 해도 그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전에도 말했지만 은혜와 사랑은 무상한 것이요, 한 번 모인 것은 흩어지기 마련이다. 이 몸은 내 소유가 아니요, 이 목숨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爾時。世尊以偈頌曰。
我今自在 到安隱處 和合大眾 爲說此義
吾年老矣 餘命無幾 所作已辦 今當捨壽
念無放逸 比丘戒具 自攝定意 守護其心
若於我法 無放逸者 能滅苦本 盡生老死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자재로워서
아늑하고 편안한 곳으로 가리라.
대중들을 화합시키기 위해
이 뜻을 말하노라.
나는 이미 늙은 나이라
남은 목숨이 얼마 안 되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쳤으니
이제 마땅히 목숨 버리련다.
생각에 방일(放逸)함이 없게 하고
비구의 계율을 다 갖추며
스스로 마음을 거두어 잡아
그 마음을 지키고 보호하라.
만일 내가 가르친 법에서
방일하지 않는 사람은
능히 괴로움의 근본을 끊으리니
나고 늙고 죽는 고통 사라지리라.
又告比丘。吾今所以誡汝者何。天魔波旬向來請我。佛意無欲。可般泥洹。今正是時。宜速滅度。我言。止。止。波旬。佛自知時。須我諸比丘集。乃至諸天普見神變。波旬復言。佛昔於鬱鞞羅尼連禪河水邊。阿遊波尼俱律樹下初成佛道。我時白佛。佛意無欲。可般泥洹。今正是時。宜速滅度。爾時。如來即報我言。止。止。波旬。我自知時。如來今者未取滅度。須我諸弟子集。乃至天人見神變化。乃取滅度。今者如來弟子已集。乃至天人見神變化。今正是時。宜可滅度。我言。止。止。波旬。佛自知時。不久住也。是後三月當般涅槃。時。魔即念。佛不虛言。今必滅度。歡喜踊躍。忽然不現。魔去未久。即於遮波羅塔。定意三昧。捨命住壽。當此之時。地大震動。天人驚怖。衣毛爲竪。佛放大光。徹照無窮。幽冥之處。莫不蒙明。各得相見。
병 : 鞞 (칼집 병)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희들을 훈계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늘의 악마 파순은 아까 내게 와서 이렇게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시옵소서.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하십시오.’
나는 대답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반드시 나의 모든 비구들이 모이고 또 나아가서는 모든 하늘들까지도 두루 신통을 보아야만 하리라.’
파순은 다시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옛날 울비라 니련선 강가에 있는 아유파니구율나무 밑에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을 때 저는 부처님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에 아무런 욕심이 없으시니 곧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하십시오.)
그 때 여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나는 스스로 그 때를 안다. 여래는 아직 멸도하지 않으리라. 반드시 나에게 많은 제자들이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 다 신통 변화를 보게 하고 나서야 멸도하리라.)
이제 여래의 제자들은 이미 다 모였고 나아가 하늘신과 사람들까지도 신통과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멸도하십시오.’
나는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느니라. 나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석 달 뒤에 나는 분명히 반열반에 들 것이다.’
그 때 악마 파순이 생각했다.
‘부처님께서는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이번에는 반드시 멸도하실 것이다.’
악마는 기뻐 뛰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악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나는 차바라탑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삼매(三昧)에 들어 목숨을 유지해 주던 온갖 인연이 되는 요소[壽行]를 버렸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니,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 털이 곤두섰다. 부처가 큰 광명을 놓자 두루 비치어 그 빛은 끝이 없었고, 어두운 지옥까지도 그 광명을 받아 서로 볼 수 있었다.
我時頌曰。
有無二行中 吾今捨有爲 內專三昧定 如鳥出於卵
나는 그 때 게송으로 말했느니라.
유위와 무위 두 가지 행위 중에
나는 이제 유위(有爲)를 버리고
안으로 삼매(三昧)를 오로지하여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 같이 했네.”
爾時。賢者阿難即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長跪叉手白佛言。唯願世尊留住一劫。勿取滅度。慈愍眾生。饒益天人。
그 때 현자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여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멸도에 들지 마시고 1겁(劫) 동안만 더 머물러 계시옵소서.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사람들과 하늘을 이익되게 하소서.”
爾時。世尊默然不對。如是三請。佛告阿難。汝信如來正覺道不。
그 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아무 대답이 없으셨다. 아난이 이렇게 세 번을 간청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의 정각도(正覺道)를 믿느냐?”
對曰。唯然。實信。
아난이 대답했다.
“예, 저는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佛言。汝若信者。何故三來觸嬈我爲。汝親從佛聞。親從佛受。諸有能修四神足。多修習行。常念不忘。在意所欲。可得不死一劫有餘。佛四神足已多習行。專念不忘。在意所欲。可止不死一劫有餘。爲世除冥。多所饒益。天人獲安。爾時。何不重請。使不滅度。再聞尚可。乃至三聞。猶不勸請留住一劫。一劫有餘。爲世除冥。多所饒益。天人獲安。今汝方言。豈不愚耶。吾三現相。汝三默然。汝於爾時。何不報我。如來可止一劫。一劫有餘。爲世除冥。多所饒益。且止。阿難。吾已捨性命。已棄已吐。欲使如來自違言者。無有是處。譬如豪貴長者。吐食於地。寧當復有肯還取食不。
“네가 만일 믿는다면, 너는 왜 세 번이나 나를 귀찮게 하느냐? 너는 직접 부처에게서 듣고, 직접 부처에게서 받기를 ‘능히 4신족(神足)을 닦아 익히되 항상 생각하여 잊지 않는 자들은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죽지 않고 1겁을 더 넘게 살 수 있다. 부처는 4신족을 이미 많이 닦아 익혔고 생각을 오로지해 잊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원하기만 한다면 나는 죽지 않고 1겁이 넘게 여기 머무르며 세상을 위해 어둠을 없애고 이익을 주며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고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 때는 왜 멸도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되풀이해 청하지 않았느냐? 내 말을 두 번만 들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세 번이나 듣고도 너는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이 세상에 머물러 계시면서 세상을 위하여 어둠을 없애주고 많은 이익을 주며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소서’ 라고 왜 내게 권해 청하지 않았느냐?
이제야 그런 말을 하니 어찌 어리석다 하지 않으랴? 내가 세 번이나 기미[相]를 나타내 보였는데 너는 세 번이나 잠자코 있었다. 너는 그 때 왜 내게 ‘여래께서는 1겁이나 혹은 1겁 이상을 더 머물러 계시면서 세상을 위해 어둠을 없애주고 많은 이익을 얻게 해 주십시오’ 라고 청하지 않았느냐?
그만두라, 아난아. 나는 이미 목숨을 버렸다. 이미 버렸고, 이미 뱉은 이상 여래가 스스로 한 말을 어기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유하건대 부귀한 장자(長者)가 음식을 땅에 뱉었다면 그것을 기꺼이 도로 집어먹으려 하겠느냐?”
對曰。不也。
“아닙니다.”
如來亦然。已捨已吐。豈當復自還食言乎。
“여래도 또한 그렇다. 이미 버리고 이미 뱉었는데 어떻게 다시 거짓말을 하란 말이냐?”
佛告阿難俱詣菴婆羅村。即嚴衣鉢。與諸大眾侍從世尊。路由跋祇到菴婆羅村。在一山林。爾時。世尊爲諸大眾說戒.定.慧。修戒獲定。得大果報。修定獲智。得大果報。修智心淨。得等解脫。盡於三漏。欲漏.有漏.無明漏。已得解脫。生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암바라(菴婆羅) 마을로 가자.”
아난이 곧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암바라 마을에 이르러, 어느 숲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을 위해 계ㆍ정ㆍ혜(戒.定.慧)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으며,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3루(漏)인 욕루(欲漏)ㆍ유루(有漏)ㆍ무명루(無明漏)를 다하게 된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지(解脫智)가 생겨남과 죽음을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이 이미 확고해지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쳐서 다시는 뒷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
爾時。世尊於菴婆羅村。隨宜住已。佛告阿難。汝等皆嚴。當詣瞻婆村.揵茶村.婆梨婆村及詣負彌城
그 때 세존께서는 암바라 마을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威儀)를 차려라. 내가 장차 첨바(瞻婆) 마을ㆍ건다(건茶) 마을ㆍ바리바(婆梨婆) 마을을 거쳐 부미(負彌)성으로 가리라.”
對曰。唯然。即嚴衣鉢。與諸大眾侍從世尊。路由跋祇漸至他城。於負彌城北。
止尸舍婆林。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가는 길은 발지국을 경유하여 다른 성에 들렸다가, 부미성 북쪽에 있는 시사파(尸舍婆)숲에 도착했다.
佛告諸比丘。當與汝等說四大敎法。諦聽。諦聽。善思念之。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희들에게 네 가지 큰 교법(敎法)을 설명하리라. 자세히 듣고 들어라. 잘 생각하고, 기억하라.”
諸比丘言。唯然。世尊。願樂欲聞。
모든 비구들이 말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何謂爲四。若有比丘作如是言。諸賢。我於彼村.彼城.彼國。躬從佛聞。躬受是敎。從其聞者。不應不信。亦不應毁。當於諸經推其虛實。依律.依法究其本末。若其所言非經.非律.非法。當語彼言。佛不說此。汝謬受耶。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違。賢士。汝莫受持。莫爲人說。當捐捨之。若其所言依經.依律.依法者。當語彼言。汝所言是眞佛所說。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應。賢士。汝當受持。廣爲人說。愼勿捐捨。此爲第一大敎法也。
“무엇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만일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여러분,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직접 부처님께 들었고 직접 이런 가르침을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헐뜯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虛實)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本末)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면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賢士)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첫 번째 큰 교법이다.
復次。比丘作如是言。我於彼村.彼城.彼國。和合眾僧.多聞耆舊。親從其聞。親受是法.是律.是敎。從其聞者。不應不信。亦不應毁。當於諸經推其虛實。依法.依律究其本末。若其所言非經.非律.非法者。當語彼言。佛不說此。汝於彼眾謬聽受耶。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違。賢士。汝莫持此。莫爲人說。當捐捨之。若其所言依經.依律.依法者。當語彼言。汝所言是眞佛所說。所以者何。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應。賢士。汝當受持。廣爲人說。愼勿捐捨。此爲第二大敎法也。
또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현자들이여,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화합한 승단에서 견문이 많은 장로(長老)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고,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장로들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두 번째 큰 교법이다.
復次。比丘作如是言。我於彼村.彼城.彼國。眾多比丘持法.持律.持律儀者。親從其聞。親受是法.是律.是敎。從其聞者。不應不信。亦不應毁。當於諸經推其虛實。依法.依律究其本末。若其所言非經.非律.非法者。當語彼言。佛不說此。汝於眾多比丘謬聽受耶。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違。賢士。汝莫受持。莫爲人說。當捐捨之。若其所言依經.依律.依法者。當語彼言。汝所言是眞佛所說。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應。賢士。汝當受持。廣爲人說。愼勿捐捨。是爲第三大敎法也。
또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수지(受持)하고 계율을 수지하고 율의(律儀)를 수지한 많은 비구들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 분들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 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 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내용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많은 비구들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하여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더니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그대는 마땅히 그것을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세 번째 교법이다.
復次。比丘作如是言。我於彼村.彼城.彼國。一比丘持法.持律.持律儀者。親從其聞。親受是法.是律.是敎。從其聞者。不應不信。亦不應毁。當於諸經推其虛實。依法.依律究其本末。若所言非經.非律.非法者。當語彼言。佛不說此。汝於一比丘所謬聽受耶。所以然者。我依諸經.依法.依律。汝先所言。與法相違。賢士。汝莫受持。莫爲人說。當捐捨之。若其所言依經.依律.依法者。當語彼言。汝所言是眞佛所說。所以然者。我依諸經.依律.依法。汝先所言。與法相應。賢士。當勤受持。廣爲人說。愼勿捐捨。是爲第四大敎法也。
또 어떤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나는 어떤 마을, 어떤 성, 어떤 나라에서 법을 수지하고 계율을 수지하고 율의를 수지한 어떤 비구에게서 이러한 법과 이러한 계율과 이러한 가르침을 직접 들었고 직접 받았다.’
이와 같이 말하면 그분에게서 직접들은 것이라고 하는 만큼 믿지 않으면안 되고, 또 헐뜯어서도 안 된다.
마땅히 모든 경전에서 그 허실을 따져보고 법과 계율에 의거하여 그 본말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에 있는 것도 아니요, 계율도 아니며, 법도 아니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대가 그 어떤 비구에게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닌가? 왜냐 하면 내가 모든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는데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어긋난다. 현사여, 그대는 그것을 받아 지니지 말고, 또 남에게 말하지도 말라. 마땅히 그것을 버려라.’
만일 그가 한 말이 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한 것이거든 마땅히 그에게 말하라.
‘그대가 한 말은 진실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왜냐 하면 내가 모든경전과 계율과 법에 의거해 살펴보았더니 그대가 아까 한 말은 법과 서로 맞기 때문이다. 현사여, 마땅히 힘써 받아 지니고, 또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라. 부디 버리지 말라.’
이것이 네 번째 큰 교법이니라.”
爾時。世尊於負彌城隨宜住已。告賢者阿難俱詣波婆城。對曰。唯然。即嚴衣鉢。與諸大眾侍從世尊。路由末羅至波婆城闍頭園中。時。有工師子。名曰周那。聞佛從彼末羅來至此城。即自嚴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時。佛漸爲周那說法正化。示敎利喜。周那聞佛說法。信心歡喜。即請世尊明日舍食。時。佛默然受請。周那知佛許可。即從座起。禮佛而歸。尋於其夜供設飯食。明日時到。唯聖知時。
그 때 부처님께서는 부미성에서 적절하게 계실 만큼 계시다가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파바(波婆)성으로 가자.”
“예.”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모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간 길은 말라(末羅)를 경유하여 파바성의 사두원(사頭園)에 이르렀다.
당시 공사자(工師子) 주나(周那)는 부처님께서 말라를 거쳐 그 성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옷을 장식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주나를 위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셨으며, 가르침을 베풀어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해 주셨다. 주나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믿는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곧 부처님께 청했다.
* 波婆 Pv이며, 말라족(末羅族)의 도성(都城)이었다.
* 末羅 Malla이며, 본래 종족의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국명으로 바뀌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의 16종족 중 하나이다. 이 종족의 탄생지가 곧 구시갈성(拘尸竭城)이다.
* 工師子 kammra-putta이며, "건축가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혹은 "대장장이의 아들"이라고 번역한 곳도 있다.
* 周那 Cunda이며, 순다(純陀) 또는 순다(淳陀)로도 쓴다.
“내일은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셨다. 주나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가서는 그날 밤으로 공양을 준비했다. 이튿날 시간이 되자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십시오." 하고 알려왔다.
爾時。世尊法服持鉢。大眾圍遶。往詣其舍。就座而坐。是時。周那尋設飮食。供佛及僧。別煮栴檀樹耳。世所奇珍。獨奉世尊。
그 때 세존께서는 법복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주나는 곧 음식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바치고, 따로 전단나무버섯[栴檀樹耳]을 지졌다. 그 버섯은 아주 진귀한 것이므로 오직 세존 한 분께만 드렸다.
* 栴檀樹耳: 기생하는 버섯을 말한다. 북전장경(北傳藏經)에는 모두 부처님께서 전단수이(전檀樹耳)를 잡수시고 돌아가신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팔리본에는 skara maddava를 잡수시고 돌아가신 것으로 되어 있다. 불음(佛音)의 주(注)에 의하면 여러 학설이 있는데 첫째 늙지 않은 야생 양(羊)의 맛있는 고기, 둘째 부드러운 밥에 우유를 섞어 만든 음식, 셋째 말린 야생 돼지고기라는 세 가지 설이 있다.
佛告周那。勿以此耳與諸比丘。周那受敎。不敢輒與。時。彼眾中有一長老比丘。晩暮出家。於其座上以餘器取。
부처님께서 주나에게 말씀하셨다.
“이 버섯을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말라.”
주나는 그 분부를 받고 감히 다른 비구들에게는 주지 못하였다. 당시 그 대중 가운데에 늘그막에 출가한 한 장로 비구가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다른 그릇에다 그 음식을 조금 얻어먹었다.
爾時。周那見眾食訖。幷除鉢器。行澡水畢。
即於佛前以偈問曰。
敢問大聖智 正覺二足尊 善御上調伏 世有幾沙門
그 때 주나는 대중의 공양이 끝난 것을 보고는 발우와 식기를 모두 거두었다. 손 씻을 물을 돌리고 나서는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감히 여쭈옵니다.
크고 거룩한 지혜를 가지신 분이시고
바르게 깨달은 분,
두 가지를 구족하신 분이시며
마음을 잘 다루어 항복받은 분이시여,
이 세상에는 몇 종류의 사문이 있습니까?
爾時。世尊以偈答曰。
如汝所問者 沙門凡有四 志趣各不同 汝當識別之
一行道殊勝 二善說道義 三依道生活 四爲道作穢
何謂道殊勝 善說於道義 依道而生活 有爲道作穢
能度恩愛刺 入涅槃無疑 超越天人路 說此道殊勝
善解第一義 說道無垢穢 慈仁決眾疑 是爲善說道
善敷演法句 依道以自生 遙望無垢場 名依道生活
內懷於姧邪 外像如淸白 虛誑無成實 此爲道作穢
云何善惡俱 淨與不淨雜 相似現外好 如銅爲金塗
俗人遂見此 謂聖智弟子 餘者不盡爾 勿捨淸淨信
一人持大眾 內濁而外淸 現閉姧邪迹 而實懷放蕩
勿視外容貌 卒見便親敬 現閉姧邪迹 而實懷放蕩
간 : 姧 (간사할 간) 1.간사하다. 간악하다 2.간음하다. 간통하다 3.훔치다. 도둑질하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그대가 질문한 사문은
보통 네 종류가 있다.
그들의 뜻과 취미 각각 다르니
너는 그것을 분별해 알라.
첫 번째는 도를 행함이 특별히 뛰어난 이
두 번째는 도의 뜻을 잘 설명하는 이
세 번째는 도를 의지해 생활하는 이
네 번째는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 이이다.
어떤 것을
도가 특별히 뛰어나다고 하고
도의 뜻을 잘 설명한다고 하며
도를 의지해 생활한다고 하고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다 하는가.
능히 은혜와 사랑의 가시밭 건너
열반에 들되 의심이 없고
하늘과 사람의 길 훌쩍 벗어나면
이것을 도가 특별히 뛰어나다고 한다.
제일의 진리 그 뜻을 잘 알아
도에는 더러움과 때 없음을 설명하고
어질고 자비스럽게 사람의 의심 풀어주면
이것을 도를 잘 설명한다고 한다.
법의 글귀를 훌륭히 연설하고
도를 의지해 스스로 살아가며
더러움 없는 곳을 멀리 바라보면
이것을 도를 의지해 생활한다고 한다.
속으로는 간사하고 삿된 마음 품고서
겉으로만 청백한 듯 모양 꾸미며
거짓과 속임으로 성실하지 못하면
이것을 도를 행하는 척 더러움만 짓는다고 한다.
어떤 이를 선과 악이 함께 있으며
깨끗함과 더러움이 뒤섞인 자라 하는가.
겉으로 아름다움 드러난 듯하지만
마치 구리쇠에 금칠한 것 같은 자라네.
속인들은 마침내 그 모습 보고
성지(聖智)의 제자라 부르는구나.
그러나 다른 이도 다 그런 것은 아니니
맑고 깨끗한 믿음 버리지 말라.
어떤 사람은 대중을 거느리되
속은 흐리면서 겉은 깨끗해
간사한 흔적 당장은 가리지만
실제로는 방탕한 생각 품었느니라.
그러므로 얼핏 겉모양 보고
한눈에 곧 존경하고 친하지 말라.
간사한 자취 당장은 가리지만
실제로는 방탕한 생각 품었느니라.
爾時。周那取一小座於佛前坐。漸爲說法。示敎利喜已。大眾圍遶。侍從而還。中路止一樹下。告阿難言。吾患背痛。汝可敷座。
그 때 주나는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차근차근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대중들은 부처님을 에워싸 모시고 돌아갔다.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등병을 앓고 있다. 너는 자리를 깔아라.”
對曰。唯然。尋即敷座。世尊止息。時。阿難又敷一小座於佛前坐。
“예.”
아난이 곧 자리를 깔자 부처님께서는 거기서 쉬셨다. 그 때 아난은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佛告阿難。向者周那無悔恨意耶。設有此意。爲由何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까 주나가 후회하고 한탄하지는 않더냐? 만일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겠느냐?”
阿難白佛言。周那設供。無有福利。所以者何。如來最後於其舍食便取涅槃。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주나가 비록 공양을 바쳤지만 그것은 아무 복도 이익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 그 집에서 마지막으로 공양을 받으시고 곧 반열반을 취하시기 때문입니다.”
佛告阿難。勿作是言。勿作是言。今者周那爲獲大利。爲得壽命。得色。得力。得善名譽。生多財寶。死得生天。所欲自然。所以者何。佛初成道能施食者。佛臨滅度能施食者。此二功德正等無異。汝今可往語彼周那。我親從佛聞。親受佛敎。周那設食。今獲大利。得大果報。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 말라. 그런 말 말라. 이제 주나는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수명을 얻고, 좋은 몸을 얻으며, 힘을 얻고, 좋은 명예를 얻으며, 살아서는 많은 재보(財寶)를 얻고, 죽으면 하늘에 태어나 하고자 하는 것이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가 처음 도를 이루었을 때 공양을 베푼 자와 부처가 멸도 할 때에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같아서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너는 지금 가서 주나에게
‘주나여,
나는 친히 부처님에게서 듣고 나는 친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주나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거두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해 주어라.”
時。阿難承佛敎旨。即詣彼所。告周那曰。我親從佛聞。親從佛受敎。周那設食。今獲大利。得大果報。所以然者。佛初得道能飯食者。及臨滅度能飯食者。此二功德正等無異。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그의 집으로 찾아가 주나에게 말하였다.
“나는 직접 부처님에게서 들었고, 직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주나여, 너는 공양을 베풀었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얻고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서 처음 도를 얻으셨을 때에 공양을 베푼 자와 멸도하실 때에 공양을 베푼 자, 이 둘의 공덕은 똑같아서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周那舍食已 始聞如此言 如來患甚篤 壽行今將訖
雖食栴檀耳 而患猶更增 抱病而涉路 漸向拘夷城
주나는 집에서 공양을 올리고서
비로소 이런 말씀 처음 들었네.
여래의 병환이 더욱 심하여
목숨이 이제 끝나려 한다고.
비록 전단 버섯을 먹고서
그 병세 더욱 심해졌지만
병을 안으신 채 길을 걸어서
천천히 구이성(拘夷城)으로 향해 가셨네.
爾時。世尊即從座起。小復前行。詣一樹下。又告阿難。吾背痛甚。汝可敷座。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조금 걸어가시다가 어떤 나무 밑에서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 등병의 통증이 너무 심하구나. 자리를 깔아 다오.”
對曰。唯然。尋即敷座。如來止息。阿難禮佛足已。在一面坐。
“예.”
아난이 곧 자리를 깔자 여래께서는 거기서 쉬셨다. 아난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時。有阿羅漢弟子。名曰福貴。於拘夷那竭城向波婆城。中路見佛在一樹下。容貌端正。諸根寂定。得上調意第一寂滅。譬如大龍。亦如澄水。淸淨無穢。見已歡喜。善心生焉。即到佛所。頭面禮足。在一面坐。而白佛言。世尊。出家之人在淸淨處。慕樂閑居。甚奇特也。有五百乘車經過其邊。而不聞見。我師一時在拘夷那竭城.波婆城。二城中間道側樹下。靜默而坐。時有五百乘車經過其邊。車聲轟轟覺而不聞。是時。有人來問我師。向群車過。寧見不耶。對曰。不見。又問。聞耶。對曰。不聞。又問。汝在此耶。在餘處耶。答曰。在此。又問。汝醒悟耶。答曰。醒悟。又問。汝爲覺寐。答曰。不寐。彼人默念。是希有也。出家之人專精乃爾。車聲轟轟覺而不聞。即語我師曰。向有五百乘車從此道過。車聲振動。尙自不聞。豈他聞哉。即爲作禮。歡喜而去。
그 때 아라한 제자 복귀(福貴)가 구이나갈성(拘夷那竭城)에서 파바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 도중에서 나무 밑에 계시는 부처님을 뵈었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하며 마음[意]을 잘 다스려 최상이요 제일가는 적멸(寂滅)을 얻은 모습이었다. 마치 큰 용(龍)과 같고 맑고 깨끗해 더러움이 없는 물과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는 곧 즐겁고 기쁘고 착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 福貴: 복귀(Pukkus)가 “lrassa klmassa svako” 즉 아라라가라마(阿羅邏迦羅摩)의 제자(弟子)로 되어 있다.
* 拘夷那竭城: kusinra이며, 앞에서는 구이성(拘夷城)이라 하고 뒤의 문장에서는 구시성(拘尸城)이라 하였다.
“세존이시여, 집을 떠나 수행하는 사람이 맑고 깨끗한 곳에서 한가히 지냄을 즐기는 것은 매우 기특한 일입니다. 500대의 수레가 그 곁을 지나가도 그것을 듣거나 쳐다보지 않습니다. 언젠가 저의 스승께서는 구이나갈성과 파바성 중간쯤 되는 곳의 길 가 나무 밑에서 고요히 앉아 계셨습니다. 그 때 500대의 수레가 그 곁을 지나갔습니다.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지만 그는 깨어 있으면서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제 스승에게 와서 물었습니다.
‘조금 전 수레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보지 못했소.’
‘소리는 들었습니까?’
‘듣지 못했소.’
‘당신은 분명 여기에 있었습니까? 아니면 다른 곳에 있었습니까?’
‘여기 있었소.’
‘당신 정신이 멀쩡합니까?’
‘제정신이오.’
‘당신은 깨어 있었습니까, 자고 있었습니까?’
‘자지 않았소.’
그 때 그 사람은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이 일은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집을 나와 수행하는 사람이 마음을 한곳에 모아 정진하는 것이 이와 같구나. 저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다니.’
그리고는 곧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조금전 500대의 수레가 이 길을 따라 지나갔습니다. 그 수레 소리가 우르르하고 울렸는데도 오히려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다른 소리를 듣겠습니까?’
곧 스승에게 예배하고는 기뻐하면서 떠나갔습니다.”
佛告福貴。我今問汝。隨意所答。群車振動覺而不聞。雷動天地覺而不聞。何者爲難。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네 마음대로 대답해보라. 많은 수레가 진동하며 지나갔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과, 우레가 천지를 진동하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그것을 듣지 못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되느냐?”
福貴白佛言。千萬車聲。豈等雷電。不聞車聲未足爲難。雷動天地覺而不聞。斯乃爲難。
복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만 대의 수레 소리라 한들 어찌 우레소리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수레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그래도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레가 천지를 진동하는데, 깨어 있으면서도 듣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佛告福貴。我於一時遊阿越村。在一草廬。時有異雲暴起。雷電霹靂。殺四特牛.耕者兄弟二人。人眾大聚。時。我出草廬。彷徉經行。彼大眾中有一人來至我所。頭面禮足。隨我經行。我知而故問。彼大眾聚何所爲耶。其人即問。佛向在何所。爲覺寐耶。答曰。在此。時不寐也。其人亦歎希聞得定如佛者也。雷電霹靂。聲聒天地。而獨寂定覺而不聞。乃白佛言。向有異雲暴起。雷電霹靂。殺四特牛.耕者兄弟二人。彼大眾聚。其正爲此。其人心悅即得法喜。禮佛而去。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언젠가 아월(阿越)촌을 유람하면서 어떤 초막에 있었다. 그 때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뇌성과 함께 벼락이 쳐, 황소 네 마리와 농부 형제가 죽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때 나는 초막에서 나와 거닐며 경행(經行)하고 있었다. 그 군중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내게 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한 뒤 나를 따라 경행하였다. 나는 알면서도 일부러 그에게 물었다.
‘저 대중들이 저렇게 모여 무엇을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깨어 계셨습니까, 주무시고 계셨습니까?’
‘나는 이곳에 있었고 자지도 않았다.’
그 때에 그 사람은 ‘부처님처럼 선정[定]을 얻은 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뇌성벽력 소리가 온 천지에 요란한데 혼자 고요히 선정에 들어 깨어 계시면서도 듣지 못하시다니’ 하고 감탄하고는 곧 나에게 말했다.
‘아까 검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뇌성과 벼락이 쳐, 황소 네 마리와 농부 형제가 죽었습니다. 그래서 저 대중들이 모인 것입니다.’
그 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곧 법의 기쁨을 얻어 내게 예배하고 떠나갔느니라.”
爾時。福貴被二黃疊。價直百千。即從座起。長跪叉手而白佛言。今以此疊奉上世尊。願垂納受。
그 때 복귀는 백천 냥의 가치가 있는 황금빛 나는 두 벌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 옷을 세존께 바칩니다. 원컨대 받아 주소서.”
佛告福貴。汝以一疊施我。一施阿難。爾時。福貴承佛敎旨。一奉如來。一施阿難。佛愍彼故。即爲納受。時。福貴禮佛足已。於一面坐。佛漸爲說法。示敎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大患.不淨.穢汚。上漏爲礙。出要爲上。
부처님께서 복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옷 한 벌은 내게 주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어라.”
그 때 복귀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한 벌은 여래에게 바치고 한 벌은 아난에게 주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주셨다.
그 때 복귀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를 이롭게 해 주시고 기쁘게 해주셨다.
즉 ‘시론(施論)ㆍ계론(戒論)ㆍ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애욕은 큰 재앙이요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가장 큰 번뇌로서 장애가 될 뿐이니 이를 벗어나는 요긴한 길을 찾는 것이 제일이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時。佛知福貴意。歡喜柔軟。無諸蓋.纏。易可開化。如諸佛常法。即爲福貴說苦聖諦。苦集.苦滅.苦出要諦。時。福貴信心淸淨。譬如淨潔白疊。易爲受色。即於座上遠塵離垢。諸法法眼生。見法得法。決定正住。不墮惡道。成就無畏。而白佛言。我今歸依佛.歸依法.歸依僧。唯願如來聽我於正法中爲優婆塞。自今已後。盡壽不殺.不盜.不淫.不欺.不飮酒。唯願世尊聽我於正法中爲優婆塞。
淫 : 婬 의 대치(음란할 음)
그 때 부처님께서는 복귀의 마음이 기쁨에 차고 부드러워져 모든 개(蓋)와 전(纏)이 없어지고 쉽게 교화될 줄을 아셨다.
* 纏 : 10전(纏)이 있다. 개(蓋)와 전(纏) 모두 煩惱를 지칭한다.
그래서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대로 곧 복귀를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를 연설해 주셨다.
그러자 복귀는 신심(信心)이 맑고 깨끗해졌는데 마치 흰 천이 쉽게 염색되는 것처럼, 곧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겼다. 그래서 법을 깨닫고 법을 얻어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나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되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스님들에게 귀의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又白佛言。世尊。遊化若詣波婆城。唯願屈意過貧聚中。所以然者。欲盡有家飮食.牀臥.衣服.湯藥。奉獻世尊。世尊受已。家內獲安。
그는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돌아다니시며 교화하시다가 파바성에 오시게 되거든, 원하옵건대 뜻을 굽히시어 저희 촌락에 들러주소서. 왜냐하면 저희 집에 있는 모든 음식과 의복과 침구류와 탕약을 세존께 바치고 싶어서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받아만 주신다면 우리 집안은 안락하게 될 것입니다.”
佛言。汝所言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말은 참 훌륭하다.”
爾時。世尊爲福貴說法。示敎利喜已。即從座起。頭面禮足。歡喜而去。其去未
久。阿難尋以黃疊奉上如來。如來哀愍。即爲受之。被於身上。爾時。世尊顔貌縱容
。威光熾盛。諸根淸淨。面色和悅。阿難見已。默自思念。自我得侍二十五年。未曾
見佛面色光澤。發明如金。即從座起。右膝著地。叉手合掌。前白佛言。自我得侍二
十五年。未曾見佛光色如金。不審何緣。願聞其意。
그 때 세존께서는 복귀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그러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기뻐하면서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난이 곧 황금빛 옷을 여래에게 올렸다. 여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곧 그것을 받아 입으셨다.
그 때 세존의 용모는 조용하였고 위엄의 광명이 불꽃처럼 빛났으며 모든 감관[根]은 청정하였고 얼굴빛도 화열(和悅)하셨다. 아난은 그 모습을 보고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부처님을 모신 지 25년이나 되었지만 지금껏 부처님 얼굴이 저토록 광택이 있고 황금빛을 내는 것은 뵌 적이 없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신 지 25년이나 되었으나 아직까지 부처님 얼굴의 광명이 황금처럼 빛나는 것은 뵌 적이 없습니다.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
원하옵건대 그 까닭을 들려주소서.”
佛告阿難。有二因緣。如來光色有殊於常。一者佛初得道。成無上正眞覺時。二者臨欲滅度。捨於性命般涅槃時。阿難。以此二緣。光色殊常。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인연이 있을 때 여래의 얼굴빛은 보통 때와 다르다.
첫 번째는 부처가 처음으로 도를 얻어 위없는 정진(正眞)의 깨달음을 이룬 때요,
두 번째는 멸도하기 위해 생명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는 때이다.
아난아,
이 두 가지 인연이 있을 때 여래의 얼굴빛은 보통 때와 다르니라.”
爾時。世尊即說頌曰。
金色衣光悅 細軟極鮮淨 福貴奉世尊 如雪白毫光
그 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황금빛 옷은 찬란하게 빛나고
부드럽고 곱고 깨끗하구나.
복귀가 그 옷을 나에게 바쳤나니
백호(白毫)의 광명 눈처럼 희네.
佛命阿難。吾渴欲飮。汝取水來。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내가 목이 마르구나. 물을 먹고 싶으니 너는 물을 가져오너라.”
阿難白言。向有五百乘車於上流渡。水濁未淸。可以洗足。不中飮也。
아난이 아뢰었다.
“조금 전에 상류(上流)에서 500대의 수레가 물을 건너갔습니다. 그 흐려진 물이 아직 맑아지지 않아 발은 씻을 수 있어도 마실 수는 없습니다.”
如是三勅。阿難。汝取水來。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분부하셨다.
“아난아, 물을 가져오너라.”
阿難白言。今拘孫河去此不遠。淸冷可飮。亦可澡浴。
아난이 아뢰었다.
“구손(拘孫)강이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그 물은 맑고 시원해 마실 수도 있고 목욕할 수도 있습니다.”
時。有鬼神居在雪山。篤信佛道。即以鉢盛八種淨水。奉上世尊。佛愍彼故。尋爲受之。
그 때에 설산(雪山)에 살면서 불도를 독실히 믿는 귀신이 있었다. 그는 곧 발우에다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맑은 물을 떠다 세존께 바쳤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而說頌曰。
佛以八種音 勅阿難取水 吾渴今欲飮 飮已詣拘尸
柔軟和雅音 所言悅眾心 給侍佛左右 尋白於世尊
向有五百車 截流渡彼岸 渾濁於此水 飮恐不便身
拘留河不遠 水美甚淸冷 往彼可取飮 亦可澡浴身
雪山有鬼神 奉上如來水 飮已威勢强 眾中師子步
其水神龍居 淸澄無濁穢 聖顔如雪山 安詳度拘孫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는 여덟 가지 음성으로
아난에게 물을 가져오라 하였네.
나는 목이 말라 물이 먹고 싶다.
물을 마시고 구시성(拘尸城)으로 가자.
부드럽고 온화하고 맑은 그 음성
말을 하면 사람 마음 즐겁게 한다네.
곁에서 나를 시봉하는 아난은
이내 부처에게 이렇게 말하네.
조금 전에 500대의 수레가
강을 건너 저 언덕으로 갔습니다.
그것이 이 물을 흐려 놓아
마시면 몸에 이롭지 않나이다.
구손강은 여기서 멀지 않고
그 물은 참으로 맑고 시원하니
거기 가시면 그 물을 마시기도 하고
또 몸소 목욕도 할 수 있나이다.
설산에 사는 어떤 귀신이
여래에게 물을 가져다 바치니
그 물을 마신 뒤에 힘이 솟아나
여러 대중 앞에서 사자 걸음 걸었네.
그 강은 신룡(神龍)이 사는 곳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네.
성인은 설산(雪山)같은 얼굴빛으로
조용하고 편안하게 구손강 건너리.
* 八種音: 또는 팔종범음성(八種梵音聲)이라고도 한다. 이는 여래의 청아한 음성이 여덟 가지 수승한 공덕을 갖추고 있음을 말한다. 여덟 가지 공덕은 극호음(極好音)ㆍ유연음(柔軟音)ㆍ화적음(和適音)ㆍ존혜음(尊慧音)ㆍ불녀음(不女音)ㆍ불오음(不誤音)ㆍ심원음(深遠音)ㆍ불갈음(不竭音)이다.
爾時。世尊即詣拘孫河。飮已澡浴。與眾而去。中路止息在一樹下。告周那曰。汝取僧伽梨四牒而敷。吾患背痛。欲暫止息。周那受敎。敷置已訖。佛坐其上。周那禮已。於一面坐。而白佛言。我欲般涅槃。我欲般涅槃。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구손강으로 가시어 물을 마시고 또 목욕도 하신 뒤에 대중들과 함께 거기서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어떤 나무 밑에서 쉬다가 주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승가리(僧伽梨)를 네 겹으로 접어 여기에 깔아라. 나는 등이 아파 잠깐 쉬고 싶구나.”
주나가 분부를 받고 자리를 깔자 부처님께서는 거기 앉으셨다. 주나는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저는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佛告之曰。宜知是時。於是。周那即於佛前便般涅槃。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적절한 때인 줄을 알라.”
이에 주나는 곧 부처님 앞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佛時頌曰。
佛趣拘孫河 淸涼無濁穢 人中尊入水 澡浴度彼岸
大眾之原首 敎勅於周那 吾今身疲極 汝速敷臥具
周那尋受敎 四牒衣而敷 如來旣止息 周那於前坐
即白於世尊 我欲取滅度 無愛無憎處 今當到彼方
無量功德海 最勝告彼曰 汝所作已辦 今宜知是時
見佛已聽許 周那倍精勤 滅行無有餘 如燈盡火滅
그 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구손강에 이르러보니
맑고 시원하며 더러움 없었네.
사람 중에 높은 이 물에 들어가
목욕을 마친 뒤 저 언덕으로 건너갔네.
대중 가운데 우두머리 되는
주나에게 명령하였네.
나는 지금 몹시 피곤하니,
너는 속히 자리를 깔아라.
주나가 이내 분부를 받고
네 겹으로 옷을 접어 자리를 깔자,
여래는 이내 거기서 쉬었고
주나는 앞에 나와 앉아서
곧 세존께 말하였네.
저는 멸도에 들고자 합니다.
사랑도 없고 또 미움도 없는 곳
저는 이제 그곳으로 가렵니다.
바다처럼 한량없는 공덕을 지닌
가장 훌륭한 이 그에게 말하였네.
너는 너의 할 일을 이미 마쳤으니
지금이 바로 적절한 때인 줄 알라.
부처가 이미 허락한 것 보고
주나는 몇 곱으로 정진을 더해
모든 행(行)을 남김없이 멸했으니
기름이 다한 등불 꺼지듯 하였네.
時。阿難即從座起。前白佛言。佛滅度後。葬法云何。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장례(葬禮)의 법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佛告阿難。汝且默然。思汝所業。諸淸信士自樂爲之。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우선 잠자코 너의 할 일이나 생각하라. 모든 청신사들이 스스로 원해 처리할 것이다.”
時。阿難復重三啓。佛滅度後。葬法云何。
啓 : 啟의 대치(열 계)
그 때 아난은 다시 세 차례나 거듭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뒤 장례의 법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佛言。欲知葬法者。當如轉輪聖王。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례의 법을 알고자 하거든 마땅히 전륜성왕(轉輪聖王)과 같이 하라.”
阿難又白。轉輪聖王葬法云何。
아난이 또 아뢰었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佛告阿難。聖王葬法。先以香湯洗浴其體。以新劫貝周遍纏身。以五百張疊次如纏之。內身金棺灌以麻油畢。擧金棺置於第二大鐵槨中。栴檀香槨次重於外。積眾名香。厚衣其上而闍維之。訖收舍利。於四衢道起立塔廟。表刹懸繒。使國行人皆見法王塔。思慕正化。多所饒益。阿難。汝欲葬我。先以香湯洗浴。用新劫貝周遍纏身。以五百張疊次如纏之。內身金棺灌以麻油畢。擧金棺置於第二大鐵槨中。旃檀香槨次重於外。積眾名香。厚衣其上而闍維之。訖收舍利。於四衢道起立塔廟。表剎懸繒。使諸行人皆見佛塔。思慕如來法王道化。生獲福利。死得上天。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전륜성왕의 장례법은 먼저 향탕(香湯)으로 몸을 씻고 새 무명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 기름을 거기에 붓는다.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큰 쇠곽[鐵槨]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그 겉을 거듭싼다.
그 다음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사유(闍維)한다.
화장을 마친 뒤에는 사리(舍利)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表刹)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법왕(法王)의 탑을 보게 하여, 바른 교화를 사모해 많은 이익을 얻게 해야 한다.
아난아,
네가 나를 장사지내려 하거든 먼저 향탕으로 목욕시키고, 새 무명천으로 몸을 두루 감되 500겹으로 차곡차곡 묶듯이 감싸고, 몸을 황금관에 넣은 뒤에는 깨 기름을 거기에 부어라.
다음에는 황금관을 들어 두 번째 큰 쇠곽에 넣고, 전단향나무로 짠 덧관으로 겉을 거듭싼다.
그 다음 온갖 향을 쌓아 그 위를 두텁게 덮고, 그리고 그것을 사유하여라. 사유를 마친 뒤에는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표찰에는 비단을 걸어 온 나라 길가는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의 탑을 보게 하고, 여래 법왕의 도의 교화를 사모하여 살아서는 행복을 얻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 사유闍維: jhpeti의 음역으로 사비야유(?毘耶維)ㆍ야순(耶旬)ㆍ다비(茶毘)라고도 쓴다. 소연(燒燃)ㆍ소신(燒身)ㆍ분소(焚燒)라고 한역하며 화장(火葬)한다는 뜻이다.
* 舍利: sarira이며, 설리라(設利羅) 또는 실리라(室利羅)라고도 쓰고, 신골(身骨) 혹은 유골(遺骨)로 한역한다.
* 表刹: 탑(塔) 꼭대기에 세우는 당간(幢竿)을 말한다. 찰(刹)은 찰다라(刹多羅, k?etra)의 준말이다.
於時。世尊重觀此義。而說頌曰。
阿難從坐起 長跪白世尊 如來滅度後 當以何法葬
阿難汝且默 思惟汝所行 國內諸淸信 自當樂爲之
阿難三請已 佛說轉輪葬 欲葬如來身 疊裹內棺槨
四衢起塔廟 爲利益眾生 諸有禮敬者 皆獲無量福
그 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꿇어앉아 세존에게 말했네.
여래께서 이제 멸도하시고 나면
마땅히 어떤 법으로 장사지내야 합니까.
아난아, 너는 우선 잠자코
네가 행할 일이나 잘 생각하라.
이 나라의 모든 청신사들이
스스로 즐거이 처리하리라.
아난이 이렇게 세 번 청하자
부처는 전륜왕의 장례법을 말했네.
여래의 몸을 장사지내려 하거든
천으로 싸서 관곽(棺槨)에 넣고
네거리에는 탑묘(塔廟)를 세워
중생을 이익되게 하라.
그것을 예배하는 모든 사람은
무량한 복을 모두 얻으리.
佛告阿難。天下有四種人。應得起塔。香花繒蓋。伎樂供養。何等爲四。一者如來應得起塔。二者辟支佛。三者聲聞人。四者轉輪王。阿難。此四種人應得起塔。香華繒蓋。伎樂供養。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에는 마땅히 탑을 세워 향과 꽃과 비단 일산과 음악으로 공양할 만한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여래(如來)로써 마땅히 그를 위하여 탑을 세울 만하다.
두 번째는 벽지불(辟支佛)이요,
세 번째는 성문(聲聞)들이요,
네 번째는 전륜왕(轉輪王)이다.
아난아,
이 네 종류의 사람은 마땅히 탑을 세워향과 꽃과 비단 일산과 음악을 공양할 만하리라.”
爾時。世尊以偈頌曰。
佛應第一塔 辟支佛聲聞 及轉輪聖王 典領四域主
斯四應供養 如來之所記 佛辟支聲聞 及轉輪王塔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을 세울 만한 자로는 첫 번째는 부처님
다음은 벽지불과 성문(聲聞)
그리고 전륜성왕
그는 사역(四域)을 다스리는 임금이다.
이 넷은 마땅히 공양받을 만하기에
여래께서 말씀하셨네.
부처님과 벽지불 그리고 성문
그 다음은 전륜왕의 탑이라고.
爾時。世尊告阿難。俱詣拘尸城。末羅雙樹間。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구시성 말라의 쌍수(雙樹) 사이로 가자.”
對曰。唯然。即與大眾圍遶世尊。在道而行。
“예.”
아난은 곧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에워싸고 길을 걸어갔다.
有一梵志從拘尸城趣波婆城。中路遙見世尊顔貌端正。諸根寂定。見已歡喜。善心自生。前至佛所。問訊訖。一面住。而白佛言。我所居村去此不遠。唯願瞿曇於彼止宿。淸旦食已。然後趣城。
그 때 구시성에서 파바성으로 가던 한 범지(梵志)가 있었다. 도중에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부처님의 용모는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하였다. 이 모습을 본 그는 곧 기쁨이 넘치고 착한 마음이 일어났다. 부처님께 나아가 문안을 드린 뒤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구담(瞿曇)이시여, 그 마을에서 쉬시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드신 뒤 성으로 가소서.”
佛告梵志。且止。且止。汝今便爲供養我已。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너는 이제 나에게 이미 공양하였다.”
時。梵志慇懃三請。佛答如初。又告梵志。阿難在後。汝可語意。
그 때 범지는 세 번이나 간청했지만 부처님의 대답은 처음과 같았다. 다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 내 뒤에 있다. 너는 그에게 네 뜻을 말하라.”
時。梵志聞佛敎已。即詣阿難。問訊已。於一面立。白阿難言。我所居村去此不
遠。欲屈瞿曇於彼止宿。淸旦食已。然後趣城。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곧 아난에게 나아가 인사를 한 뒤 한쪽에 서서 아난에게 말했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원하옵건대 구담께서는 그곳에서 쉬시고 이른 아침에 공양을 드신 뒤 성으로 가십시오.”
阿難報曰。止。止。梵志。汝今已爲得供養已。
아난이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범지여, 그대는 이미 우리에게 공양하였소.”
梵志復請。慇懃至三。阿難答曰。時旣暑熱。彼村遠逈。世尊疲極。不足勞嬈。
범지가 세 번이나 간청하자 아난이 다시 대답하였다.
“지금은 날이 너무 덥고 또 그 마을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세존께서 몹시 피곤해 하시니 수고롭게 할 수가 없습니다.”
爾時。世尊觀此義已。即說頌曰。
淨眼前進路 疲極向雙樹 梵志遙見佛 速詣而稽首
我村今在近 哀愍留一宿 淸旦設微供 然後向彼城
梵志我身倦 道遠不能過 監藏者在後 汝可住語意
承佛敎旨已 即詣阿難所 唯願至我村 淸旦食已去
阿難曰止止 時熱不相赴 三請不遂願 憂惱不悅樂
咄此有爲法 流遷不常住 今於雙樹間 滅我無漏身
佛辟支聲聞 一切皆歸滅 無常無撰擇 如火焚山林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 사정을 판단하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깨끗한 눈[淨眼]인 부처가 길을 걷다
몹시 지쳐 쌍수로 향하는데
범지가 멀리서 부처를 보고는
곧 다가와 머리를 조아렸네.
제가 사는 마을은 여기서 가까우니
가엾이 여기시어 하룻밤만 머무소서.
이른 아침에 공양을 올리리니
그것 받으시고 저 성으로 향하소서.
범지여 내 몸이 몹시 피곤한데
길마저 멀어서 들릴 수 없구나.
저 시봉하는 자 내 뒤에 있으니
그에게 너의 뜻을 말하라.
범지는 부처의 가르침을 받고
곧 아난의 처소로 갔다네.
오직 원컨대 저희 마을로 가시어
이른 아침에 공양 받고 떠나소서.
아난은 말했네. 그만두오 그만두오.
지금은 날이 더워 갈 수 없소.
세 번을 청하고도 원을 풀지 못하자
범지의 마음은 안타깝고 답답했네.
아아, 이 세계의 모든 유위법(有爲法)
흘러 변하고 항상 머물지 않나니
이제 나는 저 두 나무 사이에서
번뇌가 없어진 몸 아주 없애리.
부처와 벽지불 그리고 성문들
일체는 모두 반열반에 들어가나니
무상은 가리는 것 없어서
마치 불이 산 숲을 태우듯 하네.
爾時。世尊入拘尸城。向本生處末羅雙樹間。告阿難曰。汝爲如來於雙樹間敷置牀座。使頭北首。面向西方。所以然者。吾法流布。當久住北方。
그 때 세존께서는 구시성으로 들어가 말라족의 본생처(本生處)인 쌍수 사이를 향해 가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위하여 쌍수 사이에 누울 자리를 마련하되 머리는 북쪽으로 얼굴은 서쪽으로 향하게 하라. 왜냐 하면 내 법이 널리 퍼져 장차 북방에서 오래 머물 것이기 때문이다.”
對曰。唯然。即敷座。令北首。
아난은 “예” 하고 대답한 뒤 북쪽으로 머리를 향하도록 자리를 깔았다.
爾時。世尊自四牒僧伽梨。偃右脇如師子王。累足而臥。
그 때 세존께서 몸소 승가리를 네 겹으로 접어 오른쪽 옆구리를 붙이고 사자처럼 발을 포개고 누우셨다.
時。雙樹間所有鬼神篤信佛者。以非時花布散于地。爾時。世尊告阿難曰。此雙樹神以非時華供養於我。此非供養如來。
그 때 쌍수 사이에 살면서 부처님을 독실히 믿던 귀신은 때 아닌 꽃을 땅에 흩뿌렸다.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쌍수의 신들은 때 아닌 꽃을 나에게 공양했다. 그러나 이것은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 아니다.”
阿難白言。云何名爲供養如來。
아난이 아뢰었다.
“그러면 어떤 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하나이까?”
語阿難。人能受法。能行法者。斯乃名曰供養如來。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법을 받아 그 법을 잘 행하면 그것을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라 한다.”
佛觀此義。而說頌曰。
佛在雙樹間 偃臥心不亂 樹神心淸淨 以花散佛上
阿難白佛言 齋何名供養 受法而能行 覺華而爲供
紫金華如輪 散佛未爲供 陰界入無我 乃名第一供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가 쌍수 사이에서
옆으로 누우니 마음이 어지럽지 않네.
마음 깨끗한 나무 신(神)이
부처 위에 꽃을 뿌렸네.
아난이 부처님에게 묻기를
어떤 것을 공양이라 합니까.
법을 받음과 법을 행함과
깨달음의 꽃을 공양이라 하느니라.
수레바퀴만한 자금(紫金)의 꽃을
부처님께 뿌려도 공양 아니요
음(陰)ㆍ계(界)ㆍ입(入)에 나[我]라는 것 없다 함이
에 나[我]라는 것 없다 함이
바로 첫째가는 공양이 되느니라.
爾時。梵摩那在於佛前執扇扇佛。佛言。汝却。勿在吾前。
* 梵摩那: Upavna이며, 비구의 이름이다. 부처님을 가까이에서 시봉했던 사람 중 하나이다.
그 때 범마나(梵摩那)는 부처님 앞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에게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물러가라. 내 앞에 있지 말라.”
時。阿難默自思念。此梵摩那常在佛左右。供給所須。當尊敬如來。視無厭足。今者末後須其瞻視。乃命使却。意將何因。於是。阿難即整衣服。前白佛言。此梵摩那常在佛左右。供給所須。當尊敬如來。視無厭足。今者末後須其瞻視。而命使却。將有何因。
그러자 아난은 잠자코 있으면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 범마나는 항상 부처님의 측근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왔다. 그는 반드시 여래를 존경하여 보고 또 보아도 싫증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에 다다르셨다. 마땅히 그가 지켜보도록 해야 할 텐데 물러가라 하시니 무슨 까닭일까?"
그래서 아난은 곧 옷을 가지런히 하고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범마나는 언제나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시중을 들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부처님을 공경하고 부처님을 뵈옵기 싫증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께서는 최후이십니다. 마땅히 그가 부처님을 지켜보도록 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물러가라 명령하시니 무슨 까닭이십니까?”
佛告阿難。此拘尸城外有十二由旬。皆是諸大神天之所居宅。無空缺處。此諸大神皆嫌此比丘當佛前立。今佛末後垂當滅度。吾等諸神。冀一奉覲。而此比丘有大威德。光明暎蔽。使我曹等不得親近禮拜供養。阿難。我以是緣。故命使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구시성 밖 12유순은 모두 대신천(大神天)들이 사는 집으로서 빈틈이 전혀 없다. 이 모든 대신(大神)들이 이 비구가 내 앞에 서 있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왜냐 하면 ‘지금은 부처님께서 최후를 맞이하여 곧 멸도에 드시려 하고 있으니 우리들 모든 신은 부처님을 한 번 뵈옵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비구는 큰 위엄과 덕이 있어 그 광명이 눈부셔 우리들이 부처님을 친근하고 예배하고 공양할 수 없게 하는 구나’ 라고 말하고들 있기 때문이다.
아난아,
이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명령하여 물러가라고 한 것이다.”
阿難白佛。此尊比丘本積何德。修何行業。今者威德乃如是乎。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거룩한 비구는 원래 어떤 덕을 쌓았고 어떤 행을 닦았기에, 지금 그런 위엄과 덕이 있나이까?”
佛告阿難。乃往過去久遠九十一劫。時世有佛。名毗婆尸。時此比丘以歡喜心。手執草炬。以照彼塔。由此因緣。使今威光上徹二十八天。諸天神光所不能及。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오랜 과거 91겁 전에 이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비바시였다. 그 때 이 비구는 환희심으로 손수 풀로 횃불을 만들어서 그 탑을 비추었다. 이 인연으로 지금 그의 위엄 있는 광명이 위로 28천(天)에 사무치고, 모든 하늘 신의 광명이 미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爾時。阿難即從座起。偏袒右肩。長跪叉手而白佛言。莫於此鄙陋小城荒毀之土取滅度也。所以者何。更有大國瞻婆大國.毗舍離國.王舍城.婆祇國.舍衛國.迦維羅衛國.波羅奈國。其土人民眾多。信樂佛法。佛滅度已。必能恭敬供養舍利。
* 迦維羅衛國: 탄생하신 곳으로 가비라위(迦毘羅衛)ㆍ가비라바소도(迦毘羅婆蘇都)ㆍ가비라(迦毘羅)라고도 하고, 황두거처(黃頭居處)ㆍ묘덕(妙德)ㆍ창색(蒼色)이라고 한역한다.
그 때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보잘것없이 작은 성, 거칠고 허물어진 땅에서 멸도하지 마소서. 왜냐하면 보다 큰 나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첨파(瞻婆)대국ㆍ비사리국ㆍ왕사성(王舍城)ㆍ바기(婆祇:跋祇)국ㆍ사(舍衛)국ㆍ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ㆍ바라나국 등이 있습니다. 그 땅에는 백성들도 많고 불법을 즐겨 믿습니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는 반드시 그 사리를 잘 공경하고 공양할 것입니다.”
佛言。止。止。勿造斯觀。無謂此土以爲鄙陋。所以者何。昔者。此國有王名大善見。此城時名拘舍婆提。大王之都城。長四百八十里。廣二百八十里。是時。穀米豊賤。人民熾盛。其城七重。遶城欄楯亦復七重。彫文刻鏤。間懸寶鈴。其城下基深三仞。高十二仞。城上樓觀高十二仞。柱圍三仞。金城銀門。銀城金門。琉璃城水精門。水精城琉璃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그런 생각을 가지지 말라. 이 땅을 보잘것없는 곳이라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옛날 이 나라에 대선견(大善見)이라는 왕이 있었다. 이 성은 당시 이름이 구사바제(拘舍婆提)였고 대왕의 도성(都城)으로서 길이는 480리 너비는 280리였다.
그 당시 천하게 여길 정도로 쌀과 곡식이 풍성했고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하였다. 그 성은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고 성을 둘러싼 난간도 또한 일곱 겹이며, 무늬를 아로새기고 조각[刻]하고 사이사이마다 보배 방울을 달았다.
그 성은 기초의 깊이가 세 길에 높이는 열두 길이었다. 성 위의 누각은 높이 열두 길에 기둥 둘레는 세 길이었다. 금성(金城)에는 은문(銀門), 은성에는 금문, 유리성에는 수정문, 수정성에는 유리문을 달았다.
其城周圓四寶莊嚴。間錯欄楯亦以四寶。金樓銀鈴。銀樓金鈴。寶壍七重。中生蓮花。優鉢羅花.鉢頭摩花.俱物頭花.分陀利花。下有金沙布現其底。俠道兩邊生多隣娑樹。其金樹者。銀葉花實。其銀樹者。金葉花實。水精樹者。琉璃花實。琉璃樹者。水精花實。多隣樹間有眾浴池。淸流深潭。潔淨無穢。以四寶塼間砌其邊。金梯銀蹬。銀梯金蹬。琉璃梯金蹬。琉璃梯陛水精爲蹬。水精梯陛琉璃爲蹬。周匝欄楯。遼遶相承。其城處處生多隣樹。其金樹者。銀葉花實。其銀樹者。金葉花實。水精樹者。琉璃花實。琉璃樹者。水精花實。樹間亦有四種寶池。生四種花。街巷齊整。行伍相當。風吹眾花。紛紛路側。微風四起。吹諸寶樹。出柔軟音。猶如天樂。其國人民。男女大小。共遊樹間。以自娛樂。其國常有十種聲。貝聲.鼓聲.波羅聲.歌聲.舞聲.吹聲.象聲.馬聲.車聲.飮食戲笑聲。
참 : 壍 1,도시의 주위에 해자 2,운하. 등 : 蹬(오를 등). 잡 : 匝(돌 잡)
그 성 주위는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고 사이사이마다 난간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금다락에는 은방울을 은다락에는 금방울을 달았다.
보배 참호[寶호]도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우발라화ㆍ발두마화ㆍ구물두화ㆍ분다리화 등의 연꽃이 피어 있었고, 밑바닥에는 금모래가 깔려 있었으며, 사잇길 양쪽에는 다린(多隣)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 多隣: tla이며, 고송수(高?樹)라고 한역하는데 즉 패엽(貝葉:貝多羅葉)을 말한다.
금나무에는 은잎과 은꽃과 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과 금꽃과 금열매며, 수정나무에는 유리꽃과 유리 열매요, 유리나무에는 수정꽃과 수정열매가 열렸다. 다린나무 사이에는 여러 욕지(浴池)가 있었는데 그 물은 맑고 깊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었고, 네 가지 보배 벽돌로써 그 가장자리를 둘러 놓았다.
금사다리에는 은발판, 은사다리에는 금발판, 유리 사다리의 층계는 수정으로 발판을 만들고, 수정 사다리의 층계는 유리로 발판을 만들었다. 에워싼 난간은 빙 둘러 서로 이어져 있었고, 그 성의 곳곳에는 다린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그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요,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며, 수정 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 열매요, 유리 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열매가 열렸다.
나무 사이에는 또 네 가지 보배 못이 있는데 네 가지 꽃이 피어 있었다.
거리와 골목은 잘 정돈되어 줄이 서로 맞았고, 바람이 불면 온갖 꽃들이 길가에 어지럽게 흩날렸다. 실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보배 나무에 불어오면 부드러운 소리가 흘러 나왔는데 마치 하늘 음악 같았다. 그 나라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서로 더불어 그 나무 사이에서 놀면서 스스로 즐겼다.
그 나라에는 언제나 열 가지 소리가 있었으니 고동소리ㆍ북소리ㆍ소고소리ㆍ노래소리ㆍ춤소리ㆍ악기소리ㆍ코끼리소리ㆍ말소리ㆍ수레소리, 음식을 먹으면서 장난하고 웃는 소리가 그것이었다.
爾時。大善見王七寶具足。王有四德。主四天下。何謂七寶。一.金輪寶。二.白象寶。三.紺馬寶。四.神珠寶。五.玉女寶。六.居士寶。七.主兵寶。云何善見大王成就金輪寶。王常以十五日月滿時。沐浴香湯。昇高殿上。婇女圍遶。自然輪寶忽現在前。輪有千輻。光色具足。天匠所造。非世所有。眞金所成。輪徑丈四。大善見王默自念言。我曾從先宿諸舊聞如是語。刹利王水澆頭種。以十五日月滿時。沐浴香湯。昇寶殿上。婇女圍遶。自然金輪忽現在前。輪有千輻。光色具足。天匠所造。非世所有。眞金所成。輪徑丈四。是則名爲轉輪聖王。今此輪現。將無是耶。今
我寧可試此輪寶。
그 때에 대선견왕에게는 7보(寶)가 갖추어져 있었고, 또 왕은 4덕(德)이 있어 4천하(天下)의 주인이었다. 어떤 것을 7보라 하는가?
첫 번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두 번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세 번째는 감마보(紺馬寶)이고, 네 번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 번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 번째는 거사보(居士寶)이며, 일곱 번째는 주병보(主兵寶)이다.
선견대왕은 금륜보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왕은 언제나 보름날 달이 밝을 때면 향탕(香湯)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아름다운 여자들에게 에워싸여 있는데 저절로 윤보(輪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고 광택이 구족했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었다. 순금으로 되어 있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었다. 대선견왕은 가만히 생각했다.
‘나는 일찍이 덕이 높은 노장에게서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머리에 물을 부어 새로이 왕이 된 찰리족(刹利族)의 왕이 보름날 달이 밝을 때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이 둘러싸고 금륜(金輪)이 스스로 갑자기 앞에 나타난다. 바퀴에는 천 개의 바퀴살이 있으며 광택이 난다. 그것은 하늘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서 이 세상 물건이 아니며, 순금으로 되어 있고,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이와 같으면 곧 그를 전륜성왕이라 한다.)
이제 이 바퀴가 나타난 것도 그런 일이 아닐까? 이제 나는 이 윤보(輪寶)를 시험해 보리라.’
時。大善見王即召四兵。向金輪寶偏露右臂。右膝著地。以右手摩抆金輪。語言。汝向東方。如法而轉。勿違常則。輪即東轉。時。善見王即將四兵隨其後行。金輪寶前有四神引導。輪所住處。王即止駕。爾時。東方諸小國王見大王至。以金鉢盛銀粟。銀鉢盛金粟。來趣王所。拜首白言。善來。大王。今此東方土地豊樂。人民熾盛。志性仁和。慈孝中順。唯願聖王於此治政。我等當給使左右。承受所宜。當時。善見大王語小王言。止。止。諸賢。汝等則爲供養我已。但當以正法治。勿使偏枉。無令國內有非法行。此即名曰我之所治。
그 때 대선견왕은 곧 4병(兵)을 모으고, 금륜보(金輪寶)를 향해 오른 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오른손으로 금륜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 四兵: 거느리는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을 말한다.
‘너는 동방을 향해 법답게 굴러 항상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
수레바퀴는 곧 동으로 굴렀다. 그 때 선견왕은 곧 4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랐고, 금륜보 앞에서는 네 신(神)이 인도하였다. 수레바퀴가 멈출 때에는 왕도 곧 수레를 멈추었다. 그 때에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발우에는 은곡식을 담고 은발우에는 금곡식을 담아 왕에게 찾아 와서 머리 숙여 절하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방의 토지는 기름지고 풍성하며 백성들도 불꽃같이 왕성합니다. 백성들은 성질이 어질고 온화하며 자애롭고 효성스러우며 충성스럽고 유순합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여기서 나라를 다스려 주십시오. 저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모시며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그러자 선견대왕은 그들 작은 나라 왕들에게 말했다.
‘그만두시오, 그만두시오. 제현(諸賢)들이여, 그대들은 이미 나를 공양해 마쳤소. 다만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되,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며, 온 나라 안에 법답지 못한 일이 없게 하시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내가 다스리는 법이라오.’
時。諸小王聞此敎已。即從大王巡行諸國。至東海表。次行南方.西方.北方。隨輪所至。其諸國王各獻國土。如東方諸小王此。時。善見王旣隨金輪。周行四海。以道開化。安慰民庶已。還本國拘舍婆城。時。金輪寶在宮門上虛空中住。大善見王踊躍而言。此金輪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金輪寶成就。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대왕을 따라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동쪽 바닷가에 이르렀다.
이렇게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수레바퀴가 가는 곳마다 모든 국왕들이 각각 그 국토를 바치는 것이 동방의 여러 작은 왕들과 같았다.
이때에 선견왕은 금륜을 따라 4해(海)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도(道)로써 교화하고 백성들을 안위시킨 뒤 다시 본국 구사파성으로 돌아왔다.
그 때 금륜보는 궁문 위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대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祥瑞)이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금륜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成就白象寶。時。善見大王淸旦在正殿上坐。自然象寶忽現在前。其毛純白。七處平住。力能飛行。其首雜色。六牙纖傭。眞金間塡。時王見已。念言。此象賢良。若善調者。可中御乘。即試調習。諸能悉備。時。善見大王欲自試象。即乘其上。淸旦出城。周行四海。食時已還。時。善見王踊躍而言。此白象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象寶成就。
선견대왕은 백상보(白象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正殿)에 올라가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상보(象寶)가 갑자기 앞에 나타났다.
그 털은 새하얗고, 일곱 군데[두 손바닥ㆍ두 발바닥ㆍ양 어깨ㆍ정수리]가 편편하며, 힘은 능히 날아다닐 만했다. 그 머리는 잡색이고 여섯 어금니는 가늘고 곧았으며 순금으로 사이가 메워져 있었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코끼리는 순하고 영리하다. 만일 잘 길들일 수 있는 자만 있다면 타고 다니기에 좋을 것이다.’
곧 시험해 훈련시켜 보니 모든 능력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 때 선견대왕은 자신이 코끼리를 시험하고자 했다. 그것을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4해(海)를 두루 돌았는데 식사시간 쯤에는 벌써 돌아와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흰 코끼리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백상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成就馬寶。時。善見大王淸旦在正殿上坐。自然馬寶忽現在前。紺靑色。朱髦尾。頭頸如象。力能飛行。時王見已。念言。此馬賢良。若善調者。可中御乘。即試調習。諸能悉備。時。善見王欲自試馬寶。即乘其上。淸旦出城。周行四海。食時已還。時。善見王踊躍而言。此紺馬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紺馬寶成就。
선견대왕은 마보(馬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맑은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마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몸은 검푸른 빛이었고 갈기와 꼬리는 붉었으며, 머리와 목은 코끼리와 같았고, 힘은 능히 날아다닐 만하였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힘은 능히 날아다닐 만하였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말은 온순하고 영리하다. 만일 잘 길들일 수 있는 자만 있다면 타고 다니기에 적당할 것이다’
곧 시험해 훈련시켜 보니 모든 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자신이 마보를 시험하고자 곧 그 위에 타고 이른 아침에 성을 나가 4해를 두루 돌았는데 식사시간 쯤에는 벌써 돌아와 있었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검푸른 말은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감마보(紺馬寶)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神珠寶成就。時。善見大王於淸旦在正殿上坐。自然神珠忽現在前。質色淸徹。無有瑕穢。時王見已。言。此珠妙好。若有光明。可照宮內。時。善見王欲試此珠。即召四兵。以此寶珠置高幢上。於夜冥中齎幢出城。其珠光明。照諸軍眾。猶如晝日。於軍眾外周匝。復能照一由旬。現城中人皆起作務。謂爲是晝。時。王善見踊躍而言。今此神珠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神珠寶成就。
선견대왕은 신주보(神珠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선견대왕이 이른 아침에 정전 위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신주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있었다. 바탕과 빛은 맑고 투명하며 흠도 티도 없었다. 그 때 왕은 그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구슬은 묘하고 좋다. 만일 광명을 내뿜으면 이 궁전 안을 비출 것이다.’
그 때 선견왕은 이 구슬을 시험하고자 곧 4병을 불러 이 보배 구슬을 높은 깃대 위에 두었다. 어두운 밤에 깃대를 들고 성을 나서자 그 구슬 광명은 모든 군사들을 마치 대낮처럼 비추었다. 또 군사들 바깥으로도 두루 뻗치어 1유순(由旬)까지 비추었다. 그 때 성중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대낮인 줄 착각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 때 선견왕은 이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제 이 신비한 구슬은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신주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成就玉女寶。時。玉女寶忽然出現。顔色從容。面貌端正。不長不短。不麤不細。不白不黑。不剛不柔。冬則身溫。夏則身涼。擧身毛孔出栴檀香。口出優鉢羅華香。言語柔軟。擧動安詳。先起後坐。不失宜則。時。王善見淸淨無著。心不暫念。況復親近。時。王善見踊躍而言。此玉女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玉女寶成就。
선견대왕은 옥녀보(玉女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옥녀보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안색은 조용하고 얼굴은 단정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으며, 검지도 희지도 않고, 억세지도 여리지도 않았다.
겨울에는 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몸이 차가웠으며, 온몸의 털구멍에서는 전단의 향기가 나고, 입에서는 우발라(優鉢羅)꽃 향기가 났다.
말씨는 부드럽고 연하며, 거동은 편안하고 상냥하였으며, 먼저 일어나고 뒤에 앉는 등 그 예의범절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선견왕은 맑고 깨끗해 집착이 없어 마음속에 잠시라도 생각하지 않았거늘 하물며 다시 친근하려 했겠는가?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옥녀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居士寶成就。時。居士丈夫忽然自出。寶藏自然。財富無量。居士宿福眼。能徹視地中伏藏。有主無主。皆悉見知。其有主者。能爲擁護。其無主者。取給王用。時。居士寶往白王言。大王。有所給與。不足爲憂。我自能辦。時。善見王欲試居士寶。即勅嚴船於水遊戲。告居士曰。我須金寶。汝速與我。居士報曰。大王小待。須至岸上。王尋逼言。我停須用。正今得來。時。居士寶被王嚴勅。即於船上長跪。以右手內著水中。水中寶甁隨手而出。如蟲緣樹。彼居士寶。亦復如是。內手水中。寶緣手出。充滿船上。而白王言。向須寶用。爲須幾許。時。王善見語居士言。止。止。吾無所須。向相試耳。汝今便爲供養我已。時。彼居士聞王語已。尋以寶物還投水中。時。善見王踊躍而言。此居士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是爲居士寶成就。
선견대왕은 거사보(居士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거사 장부가 갑자기 스스로 나타났는데, 그들의 보물 창고에는 저절로 쌓인 재보(財寶)가한량없이 많았다.
거사가 과거에 지은 복으로 얻은 눈은 능히 땅 속에 묻혀 있는 보물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었고, 주인이 있는 것인지 주인이 없는 것인지 다 보아 알았다. 주인이 있는 것은 잘 보호해 주고 주인이 없는 것은 가져다가 왕에게 주어 쓰게 했다. 그 때 거사보가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재물이 필요하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마련하겠습니다.’
그 때 선견왕은 거사보를 시험하고자 곧 명령해 배를 준비하게 하여 배를 타고 나가 놀다가 왕이 거사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황금이 필요하다. 너는 빨리 내게 황금을 가져오라.’
거사가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잠깐만 기다리소서. 곧 언덕으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왕은 또 재촉했다.
‘나는 여기서 쓸 데가 있다. 지금 당장 가지고 오라.’
그 때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 꿇어앉아 오른손으로 물속을 더듬었다. 물속에서 보물이 든 병이 손을 따라 나왔다. 마치 벌레가 나무를 기어오르는 것같이 그 거사보도 역시 그러하여 손을 물속에 넣으면 보물은 손을 따라 올라왔고 어느새 배에 가득했다. 그래서 왕에게 아뢰었다.
‘조금전 쓸 재물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필요합니까?’
선견왕이 거사에게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나는 필요 없다. 아까는 그저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마쳤다.’
그 때 그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모든 보물을 물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 때 선견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거사보(居士寶)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云何善見大王主兵寶成就。時。主兵寶忽然出現。智謀雄猛。英略獨決。即詣王所白言。大王。有所討罰。王不足憂。我自能辦。時。善見大王欲試主兵寶。即集四兵而告之曰。汝今用兵。未集者集。已集者放。未嚴者嚴。已嚴者解。未去者去。已去者住。時。主兵寶聞王語已。即令四兵。未集者集。已集者放。未嚴者嚴。已嚴者解。未去者去。已去者住。時。善見王踊躍而言。此主兵寶眞爲我瑞。我今眞爲轉輪聖王。阿難。是爲善見轉輪聖王成就七寶。
선견대왕은 주병보(主兵寶)를 어떻게 성취했는가? 언젠가 주병보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지혜와 꾀가 있고 씩씩하고 용맹스럽고 영특한 지략으로 혼자 서 일을 결단하였다. 그는 곧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토벌(討罰)할 일이 있으시다면 걱정하지 마소서. 제가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선견왕은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곧 4병을 모아 놓고 그에게 명령했다.
‘너는 지금 이 군사를 부려 보아라.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주라. 아직 경계를 엄하게 하지 못한 자는 엄숙하게 하고 이미 경계를 엄하게 한 자는 풀어 주라.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하고 이미 간 자는 멈추게 하라.’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4병을 부려 아직 모이지 않은 자는 모으고 이미 모인 자는 놓아주었다. 아직 경계를 엄하게 하지 않은 자는 경계를 엄하게 하고 이미 경계를 엄하게 한 자는 풀어 주었다. 아직 가지 않은 자는 가게하고 이미 간 자는 멈추게 하였다. 그 때 선견왕은 그것을 보고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주병보(主兵寶)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何謂四神德。一者長壽不夭。無能及者。二者身强無患。無能及者。三者顔貌端正。無能及者。四者寶藏盈溢。無能及者。是爲轉輪聖王成就七寶及四功德。
아난아, 이것이 선견전륜성왕이 7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아난아, 어떤 것을 네 가지 신덕(神德)이라 하는가?
첫 번째는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음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요,
두 번째는 몸이 건강하고 병이 없음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요,
세 번째는 얼굴 모양이 단정함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고,
네 번째는 보물 창고가 가득 참에 있어 따를 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을 전륜왕이 성취한 7보와 4공덕이라 한다.
阿難。時。善見王久乃命駕。出遊後園。尋告御者。汝當善御。安詳而行。所以然者。吾欲諦觀國土人民安樂無患。時。國人民路次觀者。復語侍人。汝且徐行。吾欲諦觀聖王威顔。阿難。時。善見王慈育民物。如父愛子。國民慕王。如子仰父。所有珍奇盡以貢王。願垂納受。在意所與。時王報曰。且止。諸人。吾自有寶。汝可自用。復於異時。王作是念。我今寧可造作宮觀。適生是意。時國人民詣王善見。各白王言。我今爲王造作宮殿。王報之曰。我今以爲得汝供養。我有寶物。自足成辦。時。國人民復重啓王。我欲與王造立宮殿。王告人民。隨汝等意。時。諸人民承王敎已。即以八萬四千兩車。載金而來。詣拘舍婆城。造立法殿。時。第二忉利妙匠天子默自思念。唯我能堪與善見王起正法殿。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오랫만에 수레를 타고 뒷동산으로 놀러 나가 곧 마부에게 말했다.
‘너는 수레를 잘 몰아 편안하고 조용하게 가라. 왜냐 하면, 나는 국토와 인민이 안락하여 근심이 없는가를 자세히 살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길에 늘어서 왕의 행차를 보던 백성들도 시자에게 말했다.
‘그대는 좀 더 천천히 가시오. 우리는 거룩한 왕의 위엄스런 모습을 자세히 뵙고 싶소.’
아난아,
그 때에 선견왕은 백성들을 사랑해 기르기를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듯이 하였고, 국민들이 왕을 사모하기는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우러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이 가진 보물을 모두 왕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원컨대 받아 주시어 마음대로 써 주소서.’
그 때에 왕은 대답했다.
‘그만두어라, 백성들이여. 내게는 보물이 있다. 그대들이나 써라.’
또 어느 때 왕이 ‘내가 지금 궁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백성들은 왕에게 와서 각각 아뢰었다.
‘저희들이 이제 왕을 위하여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이 대답했다.
‘나는 이제 너희들의 공양을 받은 것으로 하겠다. 내게는 집을 지을 수 있는 충분한 재물이 있다.’
그 때 백성들은 되풀이해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들도 왕과 함께 궁전을 짓겠습니다.’
왕이 백성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뜻에 따르리라.’
그 때 백성들은 왕의 허락을 얻자 곧 8만 4천 대의 수레에 금을 싣고 와서 구사파성에 법전(法殿)을 지었다. 그러자 도리천의 묘장천자(妙匠天子)는 생각했다.
‘오직 나만이 능히 선견왕과 같은 정법전(正法殿)을 세울 수 있다.’
阿難。時。妙匠天造法殿。長六十里。廣三十里。四寶莊嚴。下基平整。七重寶塼以砌其階。其法殿柱有八萬四千。金柱銀櫨。銀柱金櫨。琉璃.水精櫨柱亦然。繞殿周匝。有四欄楯。皆四寶成。又四階陛亦四寶成。其法殿上有八萬四千寶樓。其金樓者銀爲戶牖。其銀樓者金爲戶牖。水精.琉璃樓戶亦然。金樓銀牀。銀樓金牀。綩綖細軟。金縷織成。布其座上。水精.琉璃樓牀亦然。其殿光明。眩曜人目。猶日盛明。無能視者。時。善見王自生念言。我今可於是殿左右起多隣園池。即造園池。縱廣一由旬。
로 : 櫨(거양옻나무 로). 軟 : 輭의 대치(부드러울 연)
아난아,
그래서 묘장천은 정법전을 지었는데 길이는 60리, 너비는 30리 이며, 네 가지 보배로 장엄했다.
밑바닥 기초는 평평하고 반듯하였으며 일곱 겹의 보배 벽돌로 그 계단을 쌓았다. 그 법전의 기둥은 8만 4천 개였는데 금기둥에는 은주두(銀株頭), 은기둥에는 금주두, 유리와 수정으로 된 기둥의 주두도 또한 그러했다.
법전의 둘레를 에워싼 사방의 난간은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고, 네 개의 섬돌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만들었다. 그 법전 위에는 8만 4천개의 보배 누각이 있는데, 금누각에는 은으로 창을 만들고, 은누각에는 금으로 창을 만들었으며, 수정과 유리 누각의 창도 또한 그러했다.
금누각에는 은평상을 두고 은누각에는 금평상이 두어 곱고 부드러운 금실로 짠 자리를 그 위에 깔았다. 수정과 유리 누각의 평상도 또한 그러했다.
그 법전의 광명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했는데 마치 태양이 너무 밝아 똑바로 바라보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았다.
선견왕은 혼자서 생각하였다.
‘내 이제 이 법전의 좌우에 다린동산의 연못[多隣園池]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못을 만드는데 길이와 너비는 각각 1유순이나 되었다.
又復自念。於法殿前造一法池。尋即施造。縱廣一由旬。其水淸澄。潔淨無穢。以四寶塼廁砌其下。繞池四邊。欄楯周匝。皆以黃金.白銀.水精.琉璃四寶合成。其池中水生眾雜華。優鉢羅華.波頭摩華.俱物頭華.分陀利華。出微妙香。馚馥四散。其池四面陸地生華。阿醯物多華.瞻蔔華.波羅羅華.須曼陀華.婆師迦華.檀俱摩梨華。使人典池。諸行過者將入洗浴。遊戲淸涼。隨意所欲。須漿與漿。須食與食。衣服.車馬.香華.財寶。不逆人意。
또 생각했다.
‘이 법전 앞에는 법못[法池]을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그것을 만드는데 길이와 너비는 각각 1유순이었다.
그 물은 맑고 깨끗하고 조촐하여 더러움이 없었다.
네 가지 보배 벽돌로 그 바닥과 벽을 쌓았고, 연못 사방에는 난간을 둘렀는데 모두 황금ㆍ백은ㆍ수정ㆍ유리의 네 가지 보배를 합해 만들었다.
그 못물 가운데에는 우발라꽃ㆍ파두마꽃ㆍ구물두꽃ㆍ분다리꽃 등 갖가지 꽃이 피어 미묘한 향기를 내어 사방에 풍겼다.
그 못 4면의 육지에도 꽃이 피어났으니. 아혜물다(阿醯物多)꽃ㆍ첨복(瞻蔔)꽃ㆍ파라라(波羅羅)꽃ㆍ수만타(須曼陀)꽃ㆍ파사가(婆師迦)꽃ㆍ단구마리(檀俱摩梨)꽃들이었다.
사람을 시켜 못을 맡아보게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목욕하며 시원함을 즐기고자 하면 그들의 뜻에 따라주었다.
마실 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마실 것을 주고,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었으며, 의복(衣服)이나 거마(車馬)나 향화(香華)나 재보(財寶)도 사람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았다.
阿難。時。善見王有八萬四千象。金銀校飾。絡用寶珠。齊象王爲第一。八萬四千馬。金銀校飾。絡用寶珠。力馬王爲第一。八萬四千車。師子革絡。四寶莊嚴。金輪寶爲第一。八萬四千珠。神珠寶爲第一。八萬四千玉女。玉女寶爲第一。八萬四千居士。居士寶爲第一。八萬四千刹利。主兵寶爲第一。八萬四千城。拘尸婆提城爲第一。八萬四千殿。正法殿爲第一。八萬四千樓。大正樓爲第一。八萬四千牀。皆以黃金.白銀.眾寶所成。구ㅅㅁㄷ。綩綖細軟。以布其上。八萬四千億衣。初摩衣.迦尸衣.劫波衣爲第一。八萬四千種食。日日供設。味味各異。
구 : 氍 (담요 구). ㅁ : 毾 (요확인). ㅅ : [毯-炎+數]. ㄷ : [毯-炎+登]
연 : 綖 1.면류관 싸개 2.실. 선
아난아,
그 때 선견왕에게는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가 있었다.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보주(寶珠)로 고삐를 만들었는데 제상왕(齊象王)이 제일이었다.
또 8만 4천 마리의 말이 있었다.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보주로 고삐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 역마왕(力馬王)이 제일이었다.
또 8만 4천 대의 수레가 있었다. 사자 가죽 고삐에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금륜보(金輪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명의 구슬이 있었는데 신주보(神珠寶)가 제일이었으며, 8만 4천명의 옥녀(玉女)가 있었는데 옥녀보(玉女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는데 거사보(居士寶)가 제일이었으며,
8만 4천 명의 찰리가 있었는데 주병보(主兵寶)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개의 성(城)이 있었는데 구시파제(拘尸婆提)성이 제일이었고,
8만 4천 개의 궁전이 있었는데 정법전(正法殿)이 제일이었다.
8만 4천 개의 다락이 있었는데 대정루(大正樓)가 제일이었고,
8만 4천 개의 평상이 있었는데 모두 황금과 백은 등 온갖 보배로 만들어진 것들이었고, 그 위에는 곱고 부드러운 담요와 털자리를 깔았다.
8만 4천 억 벌의 옷이 있었는데 초마의(初摩衣)ㆍ가시의(迦尸衣)ㆍ겁파의(劫波衣)가 제일이었고, 8만 4천 가지 음식이 날마다 차려졌는데 그 맛은 각각 달랐다.
阿難。時。善見王八萬四千象。乘齊象上。淸旦出拘尸城。案行天下。周遍四海。須臾之間。還入城食。八萬四千馬。乘力馬寶。淸旦出遊。案行天下。周遍四海。須臾之間。還入城食。八萬四千車。乘金輪車。駕力馬寶。淸旦出遊。案行天下。周遍四海。須臾之間。還入城食。八萬四千神珠。以神珠寶。照於宮內。晝夜常明。八萬四千玉女。玉女寶善賢給侍左右。八萬四千居士。有所給與。任居士寶。八萬四千剎利。有所討罰。任主兵寶。八萬四千城。常所治都。在拘尸城。八萬四千殿。王所常止。在正法殿。八萬四千樓。王所常止。在大正樓。八萬四千座。王所常止。在頗
梨座。以安禪故。八萬四千億衣。上妙寶飾。隨意所服。以慚愧故。八萬四千種食。王所常食。食自然飯。以知足故。
아난아,
그 당시 선견왕은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 중에서 제일가는 제상(齊象)을 타고 이른 아침에 구시(拘尸)성을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었다.
8만 4천 마리 말 중에서 제일가는 역마보(力馬寶)를 타고 이른 아침에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 밥을 먹었다.
8만 4천 대의 수레 중에 제일가는 금륜거(金輪車)에 역마보를 메어 타고 이른 아침에 나서서 천하를 살펴보고 4해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성으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었으며,
8만 4천 가지 신주(神珠) 중에 제일가는 신주보로써 궁전 안을 비추어 밤낮으로 언제나 환하게 밝았다.
8만 4천 명의 옥녀(玉女) 중에 제일가는 착하고 현명한 옥녀보가 그 좌우에서 시중들었고,
8만 4천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으니 재물을 쓸 일이 있으면 거사보에게 맡겼다.
8만 4천 명의 찰제리가 있었으니 토벌할 일이 있으면 주병보에게 맡겼고,
8만 4천 개의 성을 다스리는 도읍은 항상 구시성(拘尸城)으로 하였다.
8만 4천 개의 궁전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정법전(正法殿)이었고,
8만 4천 개의 누각 중에서 왕이 항상 거처하는 곳은 대정루(大正樓)였다.
8만 4천 개의 자리 중에서 왕이 항상 앉는 자리는 파리좌(頗梨座)였으니 선정에 들기에 편안했기 때문이었으며,
8만 4천억 벌의 옷은 제일 묘한 보배로 장식했는데 아무렇게나 입는 것은 부끄럽기 때문이다.
8만 4천 가지 음식 중에서 왕이 항상 먹는 것은 자연반(自然飯)이었으니 만족할 줄 알기 때문이다.
時。八萬四千象來現王時。답蹈衝突。傷害眾生。不可稱數。時王念言。此象數
來。多所損傷。自今而後。百年聽現一象。如是轉次百年現一。周而復始。
언젠가 8만 4천 마리의 코끼리가 왕의 앞에 나타나 때로는 뛰고 밟아 서로 충돌해 중생을 다치게 한 것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때 왕은 생각했다.
‘이 코끼리들이 자주 찾아오면 손상되는 것이 많겠구나. 지금부터는 100년에 한 마리씩 나타나는 것만 허락하리라.’
그리하여 차례로 100년에 한 마리씩만 나타났고 차례가 다 돌아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곤 하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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