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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佛 心***/長阿含經

長阿含經 1. 大本經

by 산산바다 2015. 2. 7.

산과바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長阿含經

 

1. 大本經 대본경

 

大本經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과거 7불의 탄생출가수도(修道)항마(降魔)성도(成道)전법륜(轉法輪)열반 등에 관한 내용으로 불타관(佛陀觀)을 말한 것이다.

대본경(大本經):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나라 때 법천(法天)이 한역한 불설칠불경(佛說七佛經)과 비바시불경(毗婆尸佛經), 그리고 실역(失譯)인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이 있고,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45권 십불선품(十不善品)의 제4경과 내용이 비슷하다.

 

 

 

 

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花林窟與大比丘眾千二百五十人俱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比丘)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諸比丘於乞食後集花林堂各共議言諸賢比丘唯無上尊爲最奇特神通遠達威力弘大乃知過去無數諸佛入於涅槃斷諸結使消滅戱論又知彼佛劫數多少名號姓字所生種族其所飮食壽命脩短所更苦樂又知彼佛有如是有如是法有如是慧有如是解有如是住云何諸賢如來爲善別法性如是事爲諸天來語乃知此事

그 때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無上尊)만이 가장 기이하고 빼어나시다. 신통(神通)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께서 열반(涅槃)에 드시어, 모든 결사(結使)를 끊고 희론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명호(名號)와 성자(姓字)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신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겪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그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를 가졌고 어떠한 법을 가졌으며 어떠한 지혜를 가졌고 어떠한 앎을 가졌으며 어떻게 하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이들이여, 여래(如來)께서는 법성(法性)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을 아시는가? 혹은 모든 천인(天人)들이 와서 일러주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爾時世尊在閑靜處天耳淸淨聞諸比丘作如是議即從座起詣花林堂座而坐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 계시면서 청정한 천이통(天耳通)으로 모든 비구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셨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화림(花林) 강당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셨다.

 

爾時世尊知而故問諸比丘汝等集此何所語議諸比丘具以事答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셨다.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은 여기 모여 무슨 논의들을 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은 있었던 일들을 낱낱이 말씀드렸다.

 

爾時世尊告諸比丘善哉善哉汝等以平等信出家修道諸所應行凡有二業一曰賢聖講法二曰賢聖默然汝等所論正應如是如來神通威力弘大盡知過去無數劫事以能善解法性故知亦以諸天來語故知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修道)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모든 성현(聖賢)들이 법을 강()하신 일이요, 둘째는 그 분들이 침묵하신 일이다. 너희들이 논의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 커서 전생의 무수한 겁() 동안의 일들을 아느니라. 그것은 법성을 잘이해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고, 또 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해주기 때문에 아는 것이기도 하다.”

 

佛時頌曰

 比丘集法堂  講說賢聖論  如來處靜室  天耳盡聞知 

 佛日光普照  分別法界義  亦知過去事  三佛般泥洹 

 名號姓種族  受生分亦知  隨彼之處所  淨眼皆記之 

 諸天大威力  容貌甚端嚴  亦來告我  三佛般泥洹  의 대치(열 계)

 記生名號姓  哀鸞音盡知  無上天人尊  記於過去佛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偈頌)으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모두 법당에 모여

모든 성현들의 일을 이야기할 때

나는 고요한 방에 있으면서

천이통으로써 다 들어 알았네.

 


부처님의 지혜 광명 두루 비치어

법계(法界)의 이치를 분별하고

과거의 일을 잘 아나니

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던 일이며

 


이름과 성과 그 종족과 수명 또한 알며

그 분들이 머물렀던 곳을 따라

청정한 법안(法眼)으로 모두 기억한다네.

 


모든 천인은 큰 위력 있고

그 용모는 매우 단정하고 엄숙한데

그들 또한 내게 와 말해 주기에

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던 일과

 


이름과 성과 그 종족을 기억하고

간절한 그 음성 두루 아나니

천상과 인간에서 가장 존귀한 부처는

과거의 모든 부처님 기억한다네.

 

又告諸比丘汝等欲聞如來識宿命智知於過去諸佛因緣不我當說之

부처님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가 숙명(宿命)을 아는 지혜로써 알고 있는 과거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에 대해 듣고 싶은가? 만일 그렇다면 내가 말해 주리라.”

 

諸比丘白言世尊今正是時願樂欲聞善哉世尊以時講說當奉行之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겁게 듣고자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때를 맞추어 강설해 주시면 마땅히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佛告諸比丘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諸比丘受敎而聽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 기억하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그 때에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듣고 있었다.

 

佛告諸比丘過去九十一劫時世有佛名毘婆尸如來至眞出現于世復次比丘過去三十一劫有佛名尸棄如來至眞出現於世復次比丘即彼三十一劫中有佛名毘舍婆如來至眞出現於世復次比丘此賢劫中有佛名拘樓孫又名拘那含又名迦葉我今亦於賢劫中成最正覺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91() 전에 비바시(毘婆尸) 여래(如來)지진(至眞)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느니라. 비구들아, 그 다음에는 과거 31() 전에 시기(尸棄) 여래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느니라.

비구들아, 또 그 다음에는 과거 31겁 중에 비사바(毘舍婆) 여래지진이라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느니라. 비구들이여, 또 그 다음으로 현겁(賢劫) 중에는 구루손(拘樓孫)부처님과 구나함(拘那含)부처님과 가섭(迦葉)부처님께서 계셨고, 나도 지금 이 현겁 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느니라.”

 

佛時頌曰

 過九十一劫  有毘婆尸佛  次三十一劫  有佛名尸棄 

 即於彼劫中  毘舍如來出  今此賢劫中  無數那維歲 

 有四大仙人  愍眾生故出  拘樓孫那含  迦葉釋迦文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 91겁 전에는

비바시부처님께서 계셨고

다음으로 31겁 전엔

시기부처님께서 계셨다.

 


또 그 겁 중에

비사바여래께서 출현하셨네.

지금 이 현겁 중

헤아릴 수 없는 나유타 해()

 


대선인(大仙人) 네 분께서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구루손부처님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석가모니부처님이라네.

 

汝等當知毘婆尸佛時人壽八萬歲尸棄佛時人壽七萬歲毘舍婆佛時人壽六萬歲拘樓孫佛時人壽四萬歲拘那含佛時人壽三萬歲迦葉佛時人壽二萬我今出世人壽百歲少出多減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비바시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었고, 시기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7만 살이었다. 비사바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6만 살이었고, 구루손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4만 살이었다. 구나함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3만 살이었고, 가섭부처님 때에는 사람의 수명이 2만 살이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세상에 출현하였는데, 지금은 사람의 수명이 백 살을 넘는 이는 적고 넘지 못하는 이는 많다.”

 

佛時頌曰

毘婆尸時人  壽八萬四千  尸棄佛時人  壽命七萬歲 

毘舍婆時人  壽命六萬歲  拘樓孫時人  壽命四萬歲 

拘那含時人  壽命三萬歲  迦葉佛時人  壽命二萬歲 

如我今時人  壽命不過百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84천 살이고

시기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7만 살이었네.

 

비사바 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6만 살이며

구루손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4만 살이었네.

 

구나함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3만 살이었고

가섭부처님 때의 사람들

그 수명은 2만 살이었네.

 

그리고 지금 내 시대의 사람들은

그 수명이 백 살을 넘지 못하네.

 

毘婆尸佛出刹利種姓拘利若尸棄佛毘舍婆佛姓亦爾拘樓孫佛出婆羅門種姓迦葉拘那含佛迦葉佛姓亦爾我今如來至眞出刹利種姓名曰瞿曇

비바시부처님은 찰리(刹利)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구리야(拘利若)이고, 시기부처님과 비사바부처님의 종족과 성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구루손부처님은 바라문 종족 출신으로서 그 성은 가섭(迦葉)이고, 구나함부처님과 가섭부처님의 종족과 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제 나 여래지진은 찰리 종족 출신으로서 성은 구담(瞿曇)이니라.”

 

佛時頌曰

毘婆尸如來  尸棄毘舍婆  此三等正覺  出拘利若姓

自餘三如來  出于迦葉姓  我今無上尊  導御諸眾生

天人中第一  勇猛姓瞿曇  前三等正覺  出於刹利種

其後三如來  出婆羅門種  我今無上尊  勇猛出刹利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와

시기부처님과 비사바부처님

이 세 분의 등정각(等正覺)

그 성이 구리야시다.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성은 모두 가섭이시고

나는 이제 위없는 높은 이로서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나니

 

천상인간에서 제일 용맹스러운 

나의 성은 구담이고

앞의 세 분 등정각

그 종족은 찰리이시다.

 

그 다음의 세 분 여래

그 종족은 바라문이시며

지금 위없이 높은 나는

용맹스런 찰리 종족 출신이니라.

 

毘婆尸佛坐波波羅樹下成最正覺尸棄佛坐分陀利樹下成最正覺毘舍婆佛坐娑羅樹下成最正覺拘樓孫佛坐尸利沙樹下成最正覺拘那含佛坐烏暫婆羅門樹下成最正覺迦葉佛坐尼拘律樹下成最正覺我今如來至眞坐鉢多樹下成最正覺

비바시부처님은 파파라(波波羅:파타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고, 시기부처님은 분다리(分陀利)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비사바부처님은 바라(婆羅)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고, 구루손부처님은 시리사(尸利沙)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구나함부처님은 오잠바라(烏暫婆羅:우담바라)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이루셨고, 가섭부처님은 니구율(尼拘律)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셨다. 이제 여래지진인 나는 발다(鉢多)나무 밑에 앉아서 최정각을 이루었느니라.”

 

佛時頌曰

毘婆尸如來  往詣波羅樹  即於彼處所  得成最正覺  尸棄分陀樹  成道滅有原

毘舍婆如來  坐娑羅樹下  獲解脫知見  神足無所礙

拘樓孫如來  坐尸利沙樹  一切智淸淨  無染無所著

拘那含無尼  坐烏暫樹下  即於彼處所  滅諸貪憂惱

迦葉如來坐  尼拘樓樹下  即於彼處所  除滅諸有本

我今釋迦文  坐於鉢多樹  如來十力尊  斷滅諸結使  摧伏眾魔怨  在眾演大明

七佛精進力  放光滅闇冥  各各坐諸樹  於中成正覺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는

파파라나무로 나아가

바로 그곳에서

최정각을 이루셨다네.

시기부처님은 분다리나무 밑에서

도를 이루어 유()의 근본 없애셨네.

 

비사바여래는

바라나무 밑에 앉아

해탈지견(解脫知見)

걸림 없는 신족통(神足通)을 얻으셨네.

 

구루손여래는

시리사나무 밑에 앉아

일체의 지혜가 맑고 깨끗해져

물듦도 없고 집착도 없으셨네.

 

구나함무니는

오잠바라나무 밑에 앉아

바로 그곳에서

모든 탐욕의 번뇌를 없애셨네.

 

가섭부처님은

니구루(尼拘樓)나무 밑에 앉아

바로 그곳에서

모든 유()의 근본을 없애셨네.

 

지금 나 석가문(釋迦文:석가모니)

발다나무 밑에 앉았나니

여래의 10()을 갖추고

모든 번뇌 끊어 없애

모든 악마의 원한을 항복받고

대중에게 큰 광명을 널리 편다네.

 

일곱 부처님께서는 정진(精進)의 힘으로

광명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제각기 나무 밑에 앉으시어

거기서 정각을 이루셨다네.

 

毘婆尸如來三會說法初會弟子有十六萬八千人二會弟子有十萬人三會弟子有八萬人尸棄如來亦三會說法初會弟子有十萬人二會弟子有八萬人三會弟子有七萬人毘舍婆如來二會說法初會弟子有七萬人次會弟子有六萬人拘樓孫如來一會說法弟子四萬人拘那含如來一會說法弟子三萬人迦葉如來一會說法弟子二萬人我今一會說法弟子千二百五十人

비바시여래께서는 3()의 설법을 하셨느니라. 1회 때에는 제자의수가 168천 명이었고, 2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10만 명이었으며, 3회 때에는 제자의 수가 8만 명이었다.

시기여래께서도 3회의 설법을 하셨느니라. 1회 때 제자들의 수는 10만 명이었고, 2회 때 제자의 수는 8만 명이었으며, 3회 때 제자의 수는 7만 명이었다.

비사바여래께서는 2회의 설법을 하셨느니라. 처음에는 제자의 수가 7만 명이었고, 다음 번에는 제자의 수가 6만 명이었다.

구루손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4만 명이었으며, 구나함여래께서도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3만 명이었다.

가섭여래께서는 1회의 설법을 하셨는데 그 제자의 수는 2만 명이었고, 지금 나도 1회의 설법에 제자의 수는 1,250명이니라.”

 

佛時頌曰

毘婆尸名觀  智慧不可量  遍見無所畏  三會弟子眾 

尸棄光無動  能滅諸結使  無量大威德  無能測量者  彼佛亦三會  弟子普共集 

毘舍婆斷結  大仙人要集  名聞於諸方  妙法大名稱  二會弟子眾  普演深奧義 

拘樓孫一會  哀愍療諸苦  導師化眾生  一會弟子眾 

拘那含如來  無上亦如是  紫磨金色身  容貌悉具足  一會弟子眾  普演微妙法 

迦葉一一毛  一心無亂想  一語不煩重  一會弟子眾 

能仁意寂滅  釋種沙門上  天中天最尊  我一會弟子 

彼會我現義  演布淸淨敎  心常懷歡喜  漏盡盡後有 

毘婆尸棄三  毘舍婆佛二  四佛各各一  仙人會演說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라는 이름의 비바시부처님은

그 지혜 헤아릴 수 없으며

두루 널리 보아 두려움 없어

3회의 설법에 제자는 많았네.

 

시기여래의 광명은 흔들림 없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한량없는 큰 위덕(威德)

아무도 능히 헤아리지 못하네.

그 부처님도 3회의 설법에 

제자들이 널리 모여들었네.

 

비사바여래 번뇌를 끊고 

대선인(大仙人)이 되어 요집(要集)하니

그 이름 사방에 퍼져

묘한 법의 큰 이름 높이 떨쳤고

2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아

널리 깊은 뜻 연설하셨네.

 

구루손여래 1회의 설법에

가엾은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주시어

도사(導師)로서 그들을 교화하시니

1회의 설법에 제자들 많았네.

 

구나함여래

위없이 높기 또한 그러하니

자마금(紫磨金)빛 몸에

그 얼굴 원만하셨고

1회의 설법에 그 제자들 많아

미묘한 법을 널리 연설하셨네.

 

가섭부처님, 모공 하나에 털도 하나씩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지러운 생각 없고

한결같은 말씀 번거롭지 않아

1회의 설법에 그 제자 많았네.

 

능인(能仁:석가모니)은 마음이 적멸(寂滅)하고

석종(釋種)으로 사문(沙門)의 우두머리요

하늘 중의 하늘로서 가장 높은 이

나의 1회 설법회상에 제자 모였네.

 

그 모임에서 내가 이치를 드러내고

청정(淸淨)한 가르침 널리 펼치자

마음은 항상 기쁨에 차고

번뇌가 없어져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되었네.

 

비바시부처님과 시기부처님은 3회 설법하시고

비사바부처님은 2회 설법하셨네.

그 다음 네 부처님은 각각 1회씩

선인(仙人)들을 모아놓고 연설하셨네.

 

毘婆尸佛有二弟子一名騫茶二名提舍諸弟子中最爲第一

尸棄佛有二弟子一名阿毘浮二名三婆婆諸弟子中最爲第一

毘舍婆佛有二弟子一名扶遊二名鬱多摩諸弟子中最爲第一

拘樓孫佛有二弟子一名薩尼二名毘樓諸弟子中最爲第一

拘那含佛有二弟子一名舒槃那二名鬱多樓諸弟子中最爲第一

迦葉佛有二弟子一名提舍二名婆羅婆諸弟子中最爲第一

今我二弟子一名舍利弗二名目揵連諸弟子中最爲第一

당시 비바시부처님께는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건다(騫茶)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제사(提舍)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시기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아비부(阿毘浮)이고, 다른 한 사람은 삼바바(三婆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비사바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부유(扶遊)이고, 다른 한사람은 울다마(鬱多摩)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루손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살니(薩尼)이고, 다른 한 사람은 비루(毘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구나함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서반나(舒槃那)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울다루(鬱多樓)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가섭부처님께도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제사(提舍), 다른 한 사람은 바라바(婆羅婆)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었다.

지금 내게도 두 제자가 있다. 한 사람은 사리불(舍利弗)이고, 다른 한 사람은 목건련()인데 모든 제자들 중에 제일이니라.”

 

佛時頌曰

騫茶提舍等  毗婆尸弟子  阿毗浮三婆  尸棄佛弟子 

扶遊鬱多摩  弟子中第一  二俱降魔怨  毗舍婆弟子 

薩尸毗樓等  拘樓孫弟子  舒槃鬱多樓  拘那含弟子 

提舍婆羅婆  迦葉佛弟子  舍利弗目連  是我第一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건다와 제사 등은

비바시부처님 제자이고

아비부와 삼바바는

시기부처님 제자라네.

 

부유와 울다마는

제자 중의 제일이니

악마의 원한 항복받은 두 사람

비사바부처님 제자라네.

 

살시(薩尸)와 비루 등은

구루손부처님 제자이고

서반나와 울다루는

구나함부처님 제자라네.

 

제사와 바라바는

가섭부처님 제자이고

사리불과 목건련은

내 제일의 제자라네.

 

毗婆尸佛有執事弟子名曰無憂尸棄佛執事弟子名曰忍行

毗舍婆佛有執事弟子名曰寂滅拘樓孫佛有執事弟子名曰善覺

拘那含佛有執事弟子名曰安和迦葉佛有執事弟子名曰善友

我執事弟子名曰阿難

비바시부처님의 집사(執事)제자 이름은 무우(無憂)이고, 시기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인행(忍行)이다.

비사바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적멸(寂滅)이고, 구루손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각(善覺)이다.

구나함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안화(安和)이고, 가섭부처님의 집사제자 이름은 선우(善友)이다.

그리고 나의 집사제자 이름은 아난(阿難)이니라.”

 

佛時頌曰

無憂與忍行  寂滅及善覺  安和善友等  阿難爲第七 

此爲佛侍者  具足諸義趣  晝夜無放逸  自利亦利他 

此七賢弟子  侍七佛左右  歡喜而供養  寂然歸滅度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우와 인행

적멸과 선각

안화와 선우

일곱 번째 아난

 

이들은 부처님의 시자(侍者)가 되어

모든 이치를 두루 아나니

밤이나 낮이나 방일(放逸)하지 않고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였네.

 

이들 일곱의 어진 제자는

일곱 부처님을 항상 모시고

즐거이 공양(供養)해 섬기다가

고요히 멸도(滅度)로 돌아갔다네.

 

毗婆尸佛有子名曰方膺尸棄佛有子名曰無量

毗舍婆佛有子名曰妙覺拘樓孫佛有子名曰上勝

拘那含佛有子名曰導師迦葉佛有子名曰集軍

今我有子名曰羅( 애꾸눈 후)

비바시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방응(方膺)이고, 시기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무량(無量)이니라.

비사바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묘각(妙覺)이고, 구루손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상승(上勝)이니라.

구나함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도사(導師)이고, 가섭부처님께 아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집군(集軍)이니라.

그리고 이제 내게 아들이 있으니 그 이름은 라후라()이니라.”

 

佛時頌曰

方膺無量子  妙覺及上勝  導師集軍等  羅睺羅第七

此諸豪貴子  紹繼諸佛種  愛法好施惠  於聖法無畏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방응과 무량

묘각과 상승

도사와 집군

일곱 번째 라후라

 

이들은 모두 다 걸출하고 귀한 아들

그들은 부처님의 종성(種姓)을 이었네.

법을 사랑하고 보시(布施)를 좋아했고

거룩한 법에 두려움 없었네.

 

毗婆尸佛父名槃頭刹利王種母名槃頭婆提王所治城名曰槃頭婆提

비바시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반두(槃頭)이고 찰리의 왕종(王種)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반두바제(槃頭婆提)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 이름도 반두바제였느니라.”

 

佛時頌曰

遍眼父槃頭  母槃頭婆提  槃頭婆提城  佛於中說法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변안(遍眼:비바시)의 아버지는 반두

그 어머니는 반두바제라네.

반두바제라는 성()도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성에서 설법하셨네.

 

尸棄佛父名曰明相刹利王種母名光曜王所治城名曰光相

시기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명상(明相)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광요(光耀)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의 이름은 광상(光相)이었느니라.”

 

佛時頌曰

尸棄父明相  母名曰光曜  於明相城中  威德降外敵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시기불의 아버지는 명상

그 어머니는 광요라네.

명상성(明相城)에 계시면서

위덕으로 외적을 항복받았네.

 

毗舍婆佛父名善燈刹利王種母名稱戒王所治城名曰無喩

비사바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선등(善燈)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칭계(稱戒)였다. 그리고 그 왕이 다스렸던 성의 이름은 무유(無喩)였느니라.”

 

佛時頌曰

毗舍婆佛父  善燈刹利種  母名曰稱戒  城名曰無喩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사바불의 아버지

이름은 선등이고 찰리의 왕종이었네.

그 어머니는 칭계이고

성의 이름은 무유였다네.

 

拘樓孫佛父名祀得婆羅門種母名善枝王名安和隨王名故城名安和

구루손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사득(祀得)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선지(善枝)였다. 당시 왕의 이름은 안화(安和)였고, 왕의

이름을 따라 성의 이름도 안화라고 하였느니라.” 

 

佛時頌曰

祀得婆羅門  母名曰善枝  王名曰安和  居在安和城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 사득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선지라네.

왕의 이름은 안화인데

안화성에 살았었네.

 

拘那含佛父名大德婆羅門種母名善勝是時王名淸淨隨王名故城名淸淨

구나함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대덕(大德)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그어머니의 이름은 선승(善勝)이었다. 그 당시 왕의 이름은 청정(淸淨)이었고, 왕의 이름을 따라 성의 이름도 청정이라 하였느니라.”

 

佛時頌曰

大德婆羅門  母名曰善勝  王名曰淸淨  居在淸淨城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 대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선승이라네.

왕의 이름은 청정인데

청정성에 살았었네.

 

迦葉佛父名曰梵德婆羅門種母名曰財主時王名汲毗王所治城名波羅奈

가섭부처님의 아버지 이름은 범덕(梵德)이고 바라문의 종족이며, 그 어머니의 이름은 재주(財主)였다. 당시 왕의 이름은 급비(汲毘)였고, 그가 다스린 성의 이름은 바라내(波羅)였느니라.”

 

佛時頌曰

梵德婆羅門  母名曰財主  時王名汲毗  在波羅奈城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 범덕은 바라문의 종족

그 어머니는 재주라네.

왕의 이름은 급비였는데

바라내성에 살았었네.

 

我父名淨飯刹利王種母名大淸淨妙王所治城名迦毗羅衛

나의 아버지 이름은 정반(淨飯)이고 찰리의 왕종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대청정묘(大淸淨妙)였다. 왕이 다스리는 성의 이름은 가비라위(迦毘羅衛)였느니라.”

 

佛時頌曰

父刹利淨飯  母名大淸淨  土廣民豊饒  我從彼而生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찰리족 이름은 정반

어머니는 대청정묘이라네.

땅은 넓고 백성은 풍족했나니

나는 거기서 태어났노라.

 

此是諸佛因緣名號種族所出生處何有智者聞此因緣而不歡喜起愛樂心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인연으로서 그 분들의 이름과 종족과 출생한 곳들이니라. 어떻게 지혜 있는 자로서 이런 인연을 듣고도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爾時世尊告諸比丘吾今欲以宿命智說過去佛事汝欲聞不

그 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숙명지(宿命智)로써 과거 부처님의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노라. 너희들은 듣고 싶지 않은가?”

 

諸比丘對曰今正是時願樂欲聞

모든 비구들이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때입니다. 저희들은 즐거이 듣기를 원합니다.”

 

佛告諸比丘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比丘當知諸佛常法

毗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從右脇入正念不亂當於爾時地爲震動放大光明普照世界日月所不及處皆蒙大明幽冥眾生各相覩見知其所趣此光明復照魔宮諸天沙門婆羅門及餘眾生普蒙大明諸天光明自然不現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내 너희들을 위해 분별 해설하리라.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 때, 오른편 옆구리로 들어갔으며 바른 생각[正念]이 어지럽지 않았느니라. 그 때에 땅이 진동하며 큰 광명을 놓아 온 세계를 두루 비추니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도 모두 큰 환하게 밝아졌고, 유명계(幽冥界)에 있던 중생들도 저마다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게 되었다.

그 때에 그 광명은 또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帝釋)과 범천(梵天)을 비롯한 모든 하늘과 사문과 바라문,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중생들도 모두 큰 광명을 받았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느니라.”

 

佛時頌曰

密雲聚虛空  電光照天下  毗婆尸降胎  光明照亦然

日月所不及  莫不蒙大明  處胎淨無穢  諸佛法皆然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빽빽한 구름이 허공에 모였을 때

번갯불이 천하를 비추듯이

비바시가 내려와 태에 드실 때

빛나는 그 광명 또한 그랬네.

 

해와 달이 미치지 못하던 곳도

큰 밝음 두루 입지 않은 데 없었고

태 안은 깨끗해 더러움 없었나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 이런 것이니라.

 

諸比丘當知諸佛常法毗婆尸菩薩在母胎時專念不亂四天子執戈矛侍護其人人與非人不得侵嬈此是常法

여러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상법(常法)을 알아야 한다. 비바시보살께서 어머니 태 안에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 해서 어지럽지 않았다. 4천자(天子)가 각각 창을 잡고 그를 호위해, 사람이나 혹은 사람 아닌 것들이 그를 침노하거나 해치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 四天子: 4천왕(天王)이라 한다. 즉 지국천(持國天)증장천(增長天)광목천(廣目天)다문천(多聞天)을 말한다.

 

佛時頌曰

四方四天子  有名稱威德  天帝釋所遣  善守護菩薩 

手常執戈矛  衛護不去離  人非人不嬈  此諸佛常法 

天神所擁護  如天女衛天  眷屬懷歡喜  此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방에 있는 4천자에게는

큰 이름과 위엄과 덕이 있네.

하늘 나라 제석이 보낸 그들은

보살을 잘 지키고 보호했네.

 

손에는 언제나 창을 잡고

보살을 호위해 떠나지 않아

사람도 귀신도 침노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니라.

 

천신들이 그를 옹호하는 것

천녀들이 천신을 보호하듯 하고

권속들도 모두 기쁨에 넘쳤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니라.

 

又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母身安隱無眾惱患智慧增益母自觀胎見菩薩身諸根具足如紫磨金無有瑕穢猶如有目之士觀淨琉璃內外淸徹無眾障翳諸比丘此是諸佛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서도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고 지혜는 더욱 늘어났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하다가 보살의 모든 신체 기관이 온전하고 온몸은 자마금(紫磨金)처럼 흠도 티도 없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유리를 들여다 볼 때 안팎이 맑게 트여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비구들아,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如淨琉璃珠  其明如日月  仁尊處母胎  其母無惱患 

智慧爲增益  觀胎如金像  母懷妊安樂  此諸佛常法

 

이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맑은 유리구슬과도 같고

그 밝기는 해와 달 같아라.

보살이 모태에 들어 계셨어도

그 어머니 괴로움도 걱정도 없었네.

 

지혜는 그 때문에 더욱 늘어나고

태를 관찰해보니 황금상[金像] 같아라.

어머니는 아기 배어도 안락했으니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니라.

 

佛告比丘毗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母心淸淨無眾欲想不爲火之所燒然此是諸佛常法의 대치(방탕할 음)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맑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菩薩住母胎  天終天福成  其母心淸淨  無有眾欲想 

捨離諸淫欲  不染不親近  不爲欲火燃  諸佛母常淨

天終天: "천종천(天終天)"으로 되어 있으나 명본(明本)에는 "천중천(天中天)"으로 되어 있다. 의미상 후자가 합당하므로 명본에 의거하여 번역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며

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였네.

그 어머니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

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

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其母奉持五戒梵行淸淨篤信仁愛諸善成就安樂無畏身壞命終生忉利天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어머니는 다섯 가지 계()를 받들어 지켜 그 범행(梵行)이 맑고 깨끗했으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持人中尊身  精進戒具足  後必受天身  此緣名佛母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장 존귀한 이의 몸을 태에 지니고

정진하고 또 계를 지키면

다음 생엔 반드시 하늘 몸을 받으리니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어머니라 부른다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脇出地爲震動光明普照始入胎時闇冥之處無不蒙明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오셨다. 그 때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쳤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도 처음 태에 들어갈 때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太子生地動  大光靡不照  此界及餘界  上下與諸方

放光施淨  具足於天身  以歡喜淨音  轉稱菩薩名 : 3본에는 인()으로 되어 있다.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가 날 때 온 땅은 진동하고

큰 광명 비치지 않는 곳 없었네.

이 세계나 다른 세계나

상하 사방의 시방 세계에

 

광명을 놓아 깨끗한 안목[] 베풀고

하늘 세계의 몸 두루 갖추어

기쁨과 즐거움의 깨끗한 소리로

보살 이름 불러 찬양하였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脇出專念不亂菩薩母手攀樹枝不坐不臥四天子手奉香水於母前立言唯然天母今生聖子勿懷憂戚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당시 보살의 어머니는 손으로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앉지도 눕지도 않은 자세였다. 그 때 4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그렇습니다. 하늘의 어머니여, 지금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소서"라고 말했느니라.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佛母不坐臥  住戒修梵行  生尊不懈怠  天人所奉侍

 

그 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어머니는 앉지도 눕지도 않고

()를 지키고 범행을 닦았네.

부처를 낳고 게으르지 않아

하늘 사람들이 받들어 모셨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脇出專念不亂其身淸淨不爲穢惡之所汙染猶如有目之士以淨明珠投白繒上兩不相汙二俱淨故菩薩出胎亦復如是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마음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몸은 맑고 깨끗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 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져도 두 가지 다 더러워지지 않고 둘 다 깨끗한 것처럼 보살께서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또한 그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猶如淨明珠  投繒不染汙  菩薩出胎時  淸淨無染汙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비단 위에 던져도 때묻지 않는 것처럼

보살이 태에서 태어날 때에도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었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脇出專念不亂從右脇出墮地行七步無人扶侍遍觀四方擧手而言天上天下唯我爲尊要度眾生生老病死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고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오른쪽 옆구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부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천상과 천하에서 오직 나만이 가장 존귀하다.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에서 건져주려 하노라" 하고 외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猶如師子步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師子亦然 

又如大龍行  遍觀於四方  墮地行七步  人龍亦復然 

兩足尊生時  安行於七步  觀四方擧聲  當盡生死苦 

當其初生時  無等等與等  自觀生死本  此身最後邊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사자가 걸으면서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사자도 그러하였네.

 

또 마치 큰 용()이 가면

두루 사방을 살펴보듯이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 걸은

사람의 용도 그러하였네.

 

양족존(兩足尊)은 태어나실 때

고요하고 편안하게 일곱 걸음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고 큰 소리로 외쳤나니

나고 죽는 고통을 마땅히 끊으리라.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날 때

짝할 이 없는 부처로서

스스로 나고 죽는 근본을 보아

이 몸이 마지막 몸임을 아셨네.

 

佛告比丘諸佛常法毗婆尸菩薩當其生時從右脇出專念不亂二泉湧出一溫一冷以供澡浴此是常法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니라. 비바시보살께서 태어나실 때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생각을 오로지해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 두 샘물이 솟아났으니, 하나는 따뜻했고 하나는 차가웠다.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쳤으니, 이것이 바로 상법이니라.”

 

爾時世尊而說偈言

兩足尊生時  二泉自涌出  以供菩薩用  遍眼浴淸淨 

二泉自涌出  其水甚淸淨  一溫二淸冷  以浴一切智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양족존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두 샘물이 저절로 솟아 나왔고

그 물을 보살에게 바치자

변안(遍眼:비바시)이 목욕하고 깨끗해졌네.

 

절로 솟은 두 샘물

그 물 참으로 맑고 깨끗하여라.

하나는 더운 물 하나는 찬 물

그것으로 일체지(一切智)를 목욕시켰네.

 

太子初生父王槃頭召集相師及諸道術令觀太子知其吉凶諸相師受命而觀即前披衣見有具相占曰有此相者當趣二處必然無疑

若在家者當爲轉輪聖王王四天下四兵具足以正法治無有偏枉恩及天下

七寶自至千子勇健能伏外敵兵杖不用天下太平若出家學道當成正覺十號具足

태자가 태어나자 부왕(父王) 반두는 관상가와 여러 점술사를 불러 태자의 상을 보아 그 길흉(吉凶)을 점치게 했다. 관상가들은 명령을 받아 태자의 상을 보았다. 먼저 옷섶을 헤치고 그 원만한 상을 보고는 점쳐 말했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만일 속가 집에 있게 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4천하의 왕 노릇을 할 것입니다. 네 가지 군대[]를 구족하고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릴 때에 치우치거나 억울함이 없게 하여 그 은혜가 천하에 두루 미칠 것입니다.

7()가 저절로 이를 것이며 천 명의 아들을 두는데 모두 건장하고 용맹스러워 외적을 항복받지만 무기를 쓰지 않고도 천하가 태평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어 10()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諸相師即白王言王所生子有三十二相當趣二處必然無疑在家當爲轉輪聖王若其出家當成正覺十號具足

그 때 여러 관상가들이 곧 왕에게 아뢰었느니라.

"이 왕자님은 32()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드시 두 길로 나아가리니, 이는 필연이어서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세간에서 살아간다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만일 출가한다면 정각을 이루어 10호를 다 갖추게 될 것입니다.”

 

佛時頌曰

百福太子生  相師之所記  如典記所載  趣二處無疑 

若其樂家者  當爲轉輪王  七寶難可獲  爲王寶自至

眞金千輻具  金輞持  轉能飛遍行  故名爲天輪 (두루 잡)

善調七牙住  高廣白如雪  能善飛虛空  名第二象寶

馬行周天下  朝去暮還食  朱髦孔雀咽  名爲第三寶

淸淨琉璃珠  光照一由旬  照夜明如晝  名爲第四寶

色聲香味觸  無有與等者  諸女中第一  名爲第五寶

獻王琉璃寶  珠玉及眾珍  歡喜而貢奉  名爲第六寶

如轉輪王念  軍眾速來去  健疾如王意  名爲第七寶

此名爲七寶  輪象馬純白  居士珠女寶  典兵寶爲七

觀此無有厭  五欲自娛樂  如象斷羈  出家成正覺       (끌 반)

王有如是子  二足人中尊  處世轉法輪  道成無懈怠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백복을 갖춘 태자 태어나니

관상가들이 점쳐 예언하는 말

책에 실려 있는 그대로라서

두 곳으로 갈 것 분명하다네.

 

만일 집에 있어 세상 일 즐기면

반드시 그 전륜성왕이 되리라.

7보는 얻기 어려운 것이지만

왕을 위해 7보가 저절로 이를 것이다.

 

진금(眞金)으로 된 천 개의 바큇살

둘레에는 황금의 덧바퀴 있고

굴리면 하늘에 날아 두루 다니니

그러므로 이름하여 천륜보(天輪寶)라 하네.

 

일곱 개 어금니 가진 잘 조련된 코끼리

앉을 자리 높고 넓으며 희기는 눈과 같네.

능히 허공을 날기도 하나니

그러므로 두 번째 상보(象寶)라 하네.

 

말이 내달리면 천하를 주유하는데

아침에 떠났다간 저녁이면 돌아와 먹네.

붉은 갈기에 공작의 목

그러므로 세 번째 마보(馬寶)라 하네.

 

맑고 깨끗한 유리(琉璃) 구슬

그 광명은 1유순(由旬)을 비추네.

밤에 비추면 낮처럼 밝나니

그러므로 네 번째 주보(珠寶)라 하네.

 

빛깔소리냄새맛과 촉감이

세상 어디에도 비길 데 없으니

모든 여자 중에서 제일이라

그러므로 다섯 번째 여보(女寶)라 하네.

 

왕에게 유리 보물을 바치네.

구슬과 옥과 갖가지 보배

기뻐하면서 받들어 올리나니

그러므로 여섯 번째 거사보(居士寶)라 하네.

 

전륜성왕이 생각하는 그대로

군사들은 날쌔게 오고 또 가며

건장하고 날랜 것 왕의 뜻과 같나니

그러므로 일곱 번째 주병보(主兵寶)라 하네.

 

이를 이름하여 7보라 하니

윤보상보새하얀 마보

거사보주보여보와

전병보(典兵寶) 일곱이라네.

 

이것들을 보면 싫증이 없어져

5()을 스스로 즐기게 될 것이나

만일 코끼리가 굴레를 끊듯

집을 떠나면 정각을 이루리.

 

왕에게 이러한 아들 있으니

두 가지를 구족한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세상에 살면 법바퀴를 굴리고

도를 이루면 게으름 없으리.

 

是時父王慇懃再三重問相師汝等更觀太子三十二相斯名何等時諸相師即披太子衣說三十二相一者足安平足下平滿蹈地安隱二者足下相輪千輻成就光光相照三者手足網縵猶如鵝王四者手足柔軟猶如天衣五者手足指纖長無能及者六者足跟充滿觀視無厭七者鹿膊腸上下傭直八者鎖骨骨節相猶如鎖連九者陰馬藏十者平立垂手過膝十一一一孔一毛生其毛右旋紺琉璃色十二毛生右旋紺色仰靡十三身黃金色十四皮膚細軟不受塵穢十五兩肩齊亭充滿圓好十六胸有萬字十七身長倍人十八七處平滿十九身長廣等如尼拘盧樹二十頰車如師子二十一胸膺方整如師子二十二口四十齒二十三方整齊平二十四齒密無間二十五齒白鮮明二十六咽喉淸淨所食眾味無不稱適二十七廣長舌左右舐耳二十梵音淸徹二十九眼紺靑色三十眼如牛王眼上下俱眴三十一眉間白毫柔軟細澤引長一尋放則右旋螺如眞珠三十二頂有肉髻是爲三十二相。       의 대치(갈고리 구)

 

그 때에 부왕(父王)은 은근히 관상가에게 되풀이해 물었다.

"너희들은 다시 태자의 32상을 다시 한 번 살펴보라. 32상이란 어떤 것인가?"

관상가들은 태자의 옷을 헤치면서 32상을 설명하였다.

"첫 번째는 발바닥이 평평한 것입니다. 발바닥이 평평하므로 땅을 딛을 때 안온합니다.

두 번째는 발바닥에 수레바퀴살의 무늬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천 개 바큇살로 되어 광명과 광명이 서로 비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거위왕처럼 생긴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손발이 천상의 옷처럼 매우 부드러운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가늘면서도 길어 아무도 따를 자가 없는것입니다.

여섯 번째는 발꿈치가 원만해 보기에 싫지 않은 것입니다.

일곱 번째는 장딴지가 사슴 다리 같아 아래위가 쪽 곧은 것입니다.

여덟 번째는 뼈마디가 서로 물리어 마치 쇠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는 남근(男根)이 말처럼 오므라들어 감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열 번째는 바로 서서 팔을 드리우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것입니다.

열한 번째는 낱낱의 털구멍마다 하나씩 털이 나 있고 그것이 오른쪽으로 감겼으며 빛은 감청색 유리와 같은 것입니다.

열두 번째는 검푸른 털이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 위로 쓸려 있는 것입니다.

열세 번째는 몸이 황금빛인 것입니다.

열네 번째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먼지가 묻지 않는 것입니다.

열다섯 번째는 두 어깨가 가지런하고 둥글며 풍만한 것입니다.

열여섯 번째는 가슴에 만()자의 형상이 있는 것입니다.

열일곱 번째는 키가 보통 사람의 곱이나 되는 것입니다.

열여덟 번째는 일곱 부위가 모두 판판하고 두터우며 둥근 것입니다.

열아홉 번째는 몸뚱이의 길이와 너비가 니구로(尼拘盧)나무와 같은 것입니다.

스무 번째는 뺨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한 번째는 가슴이 방정(方整)한 것이 사자와 같은 것입니다.

스물두 번째는 이가 마흔 개나 되는 것입니다.

스물세 번째는 이가 방정하고 고른 것입니다.

스물네 번째는 이가 조밀하여 틈이 나 있지 않은 것입니다.

스물다섯 번째는 이가 희고 깨끗하고 고운 것입니다.

스물여섯 번째는 목구멍이 깨끗하여 갖가지 음식의 맛이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스물일곱 번째는 혀가 길고 넓어 좌우로 귀를 핥을 수 있는 것입니다.

스물여덟 번째는 범음(梵音)이 맑고 깨끗한 것입니다.

스물아홉 번째는 눈이 검푸른 것입니다.

서른 번째는 눈이 우왕(牛王)과 같고 아래위로 한꺼번에 깜박여지는 것입니다.

서른한 번째는 두 눈썹 사이에 보드랍고 가늘고 광택이 나는 흰 털이 있어, 펴면 한 길이나 되고 놓으면 오른쪽으로 소라처럼 감겨 진주(眞珠)와 같은 것입니다.

서른두 번째는 정수리에 육계(?:살상투)가 있는 것이니, 이것이 32상입

니다.”

* 일곱 부위: 두 발바닥두 손바닥두 어깨정수리 혹은 목덜미를 말한다.

* 梵音: 이 다섯 가지 속성을 고루 갖춘 브라흐마의 음성(brahmassara)을 말한다. 팔리본에는 깔라비까(karavika:가릉빈가)의 소리로 되어 있다.

 

即說頌曰

善住柔軟足  不蹈地跡現  千輻相莊嚴  光色靡不具

如尼俱類樹  縱廣正平等  如來未曾有  祕密馬陰藏

金寶莊嚴身  眾相互相暎  雖順俗流行  塵土亦不汙

天色極柔軟  天蓋自然覆  梵音身紫金  如華始出池

王以問相師  相師敬報王  稱讚菩薩相

擧身光明具  手足諸支節  中外靡不現

食味盡具足  身正不傾斜  足下輪相現  其音如哀鸞

形相具  宿業之所成  臂肘圓滿好  眉目甚端嚴

人中師子尊  威力最第一  其頰車方整  臥脇如師子

齒方整四十  齊密中無間  梵音未曾有  遠近隨緣到

平立不傾身  二手摩捫膝  毛齊整柔軟  人尊美相具

一孔一毛生  手足網縵相  肉髻目紺靑  眼上下俱眴

兩肩圓充滿  三十二相具  足跟無高下  鹿膊腸纖傭

天中天來此  如象絶羈  解脫眾生苦  處生老病死

以慈悲心故  爲說四眞諦  開演法句義  令眾奉至尊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잘 머무를 수 있는 부드러운 발

땅을 밟아도 자국이 나지 않네.

천 개 바퀴살 모양 장엄하게 꾸며져

광명과 빛깔을 두루 갖추었네.

 

그 몸은 니구류(尼俱類)나무처럼

길이와 너비가 평등하며

여래와 같은 이 일찍이 없나니

말의 성기처럼 남근(男根)이 감춰져 있네.

 

황금 보배로 장엄한 몸은

모든 모양이 서로 비치고

속세를 따라 섞여 놀아도

티끌이나 먼지가 더럽히지 못하네.

 

하늘 빛깔은 지극히 부드럽고

하늘 일산은 저절로 덮어 주네.

범천의 음성에 자금(紫金)빛 몸

연꽃이 연못에서 갓 나온 것 같네.

 

왕이 관상가에게 물으니

관상가들은 삼가 왕에게 대답했네.

보살의 상을 칭찬하되

온몸은 광명을 갖추고

 

손과 발의 마디마다

안팎으로 환히 드러나 보이네.

음식의 모든 맛을 제대로 맛보고

몸은 반듯하여 기울어지지 않네.

 

발바닥엔 수레바퀴 무늬 있고

그 목소리는 구슬픈 난새 같아라.

넓적다리 통통하여 두루 갖추었으니

그것은 전생 업이 그렇게 만든 것이네.

 

팔꿈치 발꿈치는 원만한 모양

눈썹과 눈매 단정하고 엄숙하네.

사람 중의 사자로서 존귀하신 분

그 위대한 힘은 제일이라네.

 

그 뺨의 모양은 바르고 고르며

모로 누우면 사자와 같네.

고르고 바른 치아 모두 40

가지런해 틈이 없어라.

 

들어 보지 못한 범천의 음성

멀리나 가까이나 인연 따라 들리네.

몸을 펴 굽히지 않아도

두 손으로 무릎을 만질 수 있네.

 

손은 가지런하고 또 부드러워

대인(大人)의 아름다운 모양 갖추었고

털구멍 하나마다 하나의 털이 나고

손가락 발가락 사이 얇은 막() 있네.

 

정수리의 육계와 검푸른 눈동자

눈은 아래위로 깜빡이고

두 어깨는 둥글고 두둑하여

32상을 갖추고 있네.

 

발꿈치는 높낮이 없고

사슴과 같은 종아리 가늘고 곧아라.

 

하늘 중의 하늘께서 이 땅에 오시어

마치 코끼리가 굴레를 벗어나듯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중생의 고통을 벗겨 주었네.

 

자비하신 마음으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시고

법구(法句)의 뜻을 열어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받들게 하였네.

 

佛告比丘毗婆尸菩薩生時諸天在上於虛空中手執白蓋寶扇以障寒暑風雨塵土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께서 세상에 태어나실 때에 모든 천신은 허공에서 손에 일산과 보배 부채를 들고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 티끌과 흙을 막아 주었느니라.”

 

佛時頌曰

人中未曾有  生於二足尊  諸天懷敬養  奉寶蓋寶扇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 중에서 일찍이 없었던

두 가지 구족하신 높은 이[二足尊] 태어나셨네.

모든 하늘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배 일산과 보배 부채 바치네.

 

爾時父王給四乳母一者乳哺二者澡浴三者塗香四者娛樂歡喜養育無有懈倦

그 때 부왕은 네 유모를 두었는데, 한 사람은 젖을 먹이고 한 사람은 목욕시키고 한 사람은 향을 바르고 다른 한 사람은 같이 놀아주었느니라. 기쁨과 즐거움으로 받들어 기르며 게으름을 피우거나 싫어함이 없었느니라.”

 

於是頌曰

乳母有慈愛  子生即付養  一乳哺一浴 

二塗香娛樂  世間最妙香  以塗人中尊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유모들은 자애(慈愛)로운 마음 있기에

아기 태어나자 곧 맡겨 기르라 했네.

한 사람은 젖먹이고 한 사람은 멱감기고

한 사람은 향 바르고 다른 한 사람은 놀아주었네.

세상에서 가장 묘한 향을

사람 중의 높은 이께 발라 드렸네.

 

爲童子時擧國士女視無厭足

 

태자가 동자(童子)였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아무리 그를 바라보아도 싫증이 없었느니라.”

 

於是頌曰

多人所敬愛  如金像始成  男女共諦觀  視之無厭足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고 사랑하기

마치 갓 부어낸 황금상 바라보듯

남녀들이 다투어 자세히 살피며

보고 보아도 싫증이 없었다네.

 

爲童子時擧國士女眾共傅抱如觀寶華

태자가 동자였을 때 온 나라 남녀들은 돌려가며 안아보고 마치 보배 꽃

을 들여다보듯 하였느니라.”

 

於是頌曰

二足尊生時  多人所敬愛  展轉共傅抱  如觀寶花香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두 가지를 구족한 존귀한 이 태어나자

많은 사람들 공경하고 사랑해

서로 다투어 돌려가며 안아보면서

마치 보배꽃 향기를 맡는 것 같이 했네.

 

菩薩生時其目不眴如忉利天以不眴故毗婆尸

* 毗婆尸: vipa?yin의 음역이고, 승관(勝觀)정관(淨觀)승견(勝見)종종견(種種見) 등으로 한역한다. 앞에서는 변안(遍眼)이라고 하였다.

보살께서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눈을 깜박이지 않은 것이 마치 도리천(利天)의 천신과 같았다. 눈을 깜박이지 않기 때문에 비바시(毗婆尸)라고 이름 했느니라.”

 

於是頌曰

天中天不眴  猶如忉利天  見色而正觀  故號毗婆尸

 

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신 분 눈을 깜박이지 않으심이

마치 도리천의 천신과 같았네.

빛깔을 보고 바르게 관찰하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였네

 

菩薩生時其聲淸徹柔軟和雅如迦羅頻伽鳥聲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음성은 맑게 트이고 부드럽고 온화하여 마치 가라빈가(迦羅頻伽:가릉빈가)새의 소리와 같았느니라.”

 

於是頌曰

猶如雪山鳥  飮華汁而鳴  其彼二足尊  聲淸徹亦然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설산(雪山)에 사는 새가

꽃즙을 마시며 우는 것처럼

저 두 가지를 구족한 높으신 분

그 음성 맑게 트임 또한 그러하네.

 

菩薩生時眼能徹視見一由旬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눈은 멀리 1유순(由旬)까지 뚜렷이 볼 수 있었느니라.”

 

於是頌曰

淸淨業行報  受天妙光明  菩薩目所見  周遍一由旬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맑고 깨끗한 업() 닦은 과보로 

하늘의 미묘한 광명을 받았으니

보살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곳

1유순을 두루 볼 수 있으시네.

 

菩薩生時年漸長大在天正堂以道開化恩及庶民名德遠聞

 

보살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 차츰 자라났을 때, 천정당(天正堂)에 있으면서 도()로써 사람들을 교화시켰다. 그 은혜는 뭇 백성들에게 미치어 이름과 덕망을 멀리 떨쳤느니라.”

* 天正堂: 3본에는 대정당(大正堂)으로 되어 있고, 팔리본에는 attha kara?e(재판소)로 되어 있다.

 

於是頌曰

童幼處正堂  以道化天下  決斷眾事務  故號毗婆尸 

淸淨智廣博  甚深猶大海  悅可於群生  使智慧增廣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린 나이에 천정당에 계시면서

도로써 천하를 교화하시고

모든 사무를 처리했나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했느니라.

 

맑고 깨끗한 지혜 넓고 넓으며

그 깊이는 큰 바다와 같네.

모든 중생 기쁘게 하고

그들의 지혜 늘리고 넓혀 주었네.

 

於時菩薩欲出遊觀告勅御者嚴駕寶車詣彼園林巡行遊觀御者即便嚴駕訖已還白今正是時太子即乘寶車詣彼園觀於其中路見一老人頭白齒落面皺身僂拄杖羸步喘息而行太子顧問侍者此爲何人答曰此是老人又問何如爲老答曰夫老者生壽向盡餘命無幾故謂之老太子又問吾亦當爾不免此患耶答曰生必有老無有豪賤於是太子悵然不悅即告侍者迴駕還宮靜默思惟念此老苦吾亦當有

그 때 보살이 밖으로 나가 유람하면서 구경하고 싶어서 마부에게 명령했느니라.

마부야, 보배 수레를 장엄하게 장식하여라. 저 동산으로 나가 돌아다니며 구경하리라."

마부는 곧 수레를 꾸민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태자는 곧 보배 수레를 타고 동산으로 향했다. 그 때 도중에서 한 노인을 보았다. 머리는 희고 이는 빠지고 얼굴은 주름지고 허리는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힘없는 걸음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시자(侍者)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분은 늙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늙었다는 것은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앞으로 살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늙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나도 앞으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한번 나면 반드시 늙는 법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매우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가자고 명령하였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을 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늙음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佛於是頌曰

見老命將盡  拄杖而羸步  菩薩自思惟  吾未免此難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노인을 보니,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지팡이 기대어 비틀거리며 걸어가네.

보살은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爾時父王問彼侍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老人是以不樂爾時父王默自思念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者不悅得無爾乎當設方便使處深宮五欲娛樂以悅其心令不出家即便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采女:중국 한나라 때, 여관의 이름에서 유래한 말로, ‘궁녀를 이르는 말

 

그 때에 부왕(父王)이 그 시자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부왕이 그 까닭을 묻자 시자는 대답했다.

"길에서 노인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했습니다."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스스로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마땅히 방편을 써서 깊은 궁중에 있게 한 뒤 5()의 향락으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느니라.”

 

佛於是頌曰

父王聞此言  方便嚴宮館  增益以五欲  欲使不出家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왕은 이 말을 듣고

방편으로써 별궁을 장엄한 뒤

욕의 향락을 더욱 늘여서

태자가 출가하지 않게 하였네.

 

又於後時太子復命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病人身羸腹大面目獨臥糞除無人瞻視病甚苦毒口不能言顧問御者此爲何人答曰此是病人問曰何如爲病答曰病者眾痛迫切存亡無期故曰病也又曰吾亦當爾未免此患耶答曰生則有病無有貴賤於是太子悵然不悅即告御者迴車還宮靜默思惟念此病苦吾亦當爾(검을 리)

그 뒤 태자는 다시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구경하러 나갔다가 도중에 한 병자를 만났다. 그는 몹시 쇠약한 몸에 배가 부었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었는데 혼자 더러운 오물더미 위에 누워 있었으나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으며, 심한 고통으로 못내 고통스러워하며 말도 하지 못했다.

태자는 마부를 돌아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병든 사람입니다."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병이란 온갖 고통에 못 견디게 시달려 살지 죽을지 기약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태어나면 반드시 병이 있게 마련입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우울해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병의 괴로움은 내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佛於是頌曰

見彼久病人  顔色爲衰損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오랫동안 병 앓는 저 사람 보니

얼굴은 쇠퇴하고 말라빠졌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저런 재앙 면하지 못하리.

 

爾時父王復問御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病人是以不樂於是父王默然思惟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日不悅得無爾乎吾當更設方便增諸伎樂以悅其心使不出家即復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

그 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더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병자를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 하셨습니다."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하였다.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지금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땅히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다시 별궁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예쁜 채녀들을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느니라.”

 

佛於是頌曰

色聲香味觸  微妙可悅樂  菩薩福所致  故娛樂其中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빛깔소리냄새촉감

모두 미묘하여 기뻐할 만했네.

이것은 보살의 복으로 이룩된 것

그러므로 그 속에서 즐기는 것이다.

 

又於異時太子復勅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死人雜色繒幡前後導引宗族親里悲號哭泣送之出城太子復問此爲何人答曰此是死人問曰何如爲死答曰死者盡也風先火次諸根壞敗存亡異趣室家離別故謂之死太子又問御者吾亦當爾不免此患耶答曰生必有死無有貴賤於是太子悵然不悅即告御者迴車還宮靜默思惟念此死苦吾亦當然

 

또 그 뒤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가는 도중에 한 죽은 사람을 보았다. 울긋불긋한 비단 깃발이 앞뒤에서 인도하고 일가친척들은 슬피 울부짖으며 상여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태자가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을 죽음이라 하는가?"

"죽음이란 다한 것입니다. 숨길이 끊기고 열이 식어 모든 감각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죽고 사는 것이 길을 달리하여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죽음이라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그럼 나도 반드시 저렇게 될 것이며 저런 재앙을 면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태어난 자에겐 반드시 죽음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귀천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자 태자는 마음이 서글퍼져 곧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갔다. 태자는 잠자코 깊은 사색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죽음의 고통은 나에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佛時頌曰

始見有人死  知其復更生  靜默自思惟  吾未免此患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처음으로 사람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 사람 다시 살아날 줄 알았네.

잠자코 스스로 생각했나니

나도 저 재앙 면하지 못하리.

 

爾時父王復問御者太子出遊歡樂不耶答曰不樂又問其故答曰道逢死人是故不樂於是父王默自思念昔日相師占相太子言當出家今日不悅得無爾乎吾當更設方便增諸伎樂以悅其心使不出家即復嚴飾宮館簡擇婇女以娛樂之

그 때 부왕은 또 마부에게 물었다.

"태자가 바깥 구경을 하고 즐거워하던가?"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을 묻자 마부는 대답했다.

"길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는데 그것을 보고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부왕은 잠자코 생각했느니라.

"예전에 관상가들이 태자의 상을 보고 반드시 출가할 것이라고 말하더니 오늘처럼 즐거워하지 않다가 그렇게 되지나 않을까? 내 다시 방편을 써서 온갖 풍류로 그 마음을 즐겁게 하여 출가하지 못하게 하리라."

곧 별궁을 아름답게 꾸미고 예쁜 채녀 가려 뽑아 태자를 즐겁게 하도록 하였느니라.”

 

佛於是頌曰

童子有名稱  婇女眾圍遶  五欲以自娛  如彼天帝釋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동자(童子)는 큰 명예가 있어

아름다운 여인들 주위를 에워쌌네.

5욕의 향락을 누리는 것

저 천상의 제석(帝釋)과 같아라.

 

又於異時復勅御者嚴駕出遊於其中路逢一沙門法服持鉢視地而行即問御者此爲何人御者答曰此是沙門又問何謂沙門答曰沙門者捨離恩愛出家修道攝御諸根不染外欲慈心一切無所傷害逢苦不戚遇樂不欣能忍如地故號沙門太子曰善哉此道眞正永絶塵累微妙淸虛惟是爲快即勅御者迴車就之

또 어느 날 태자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장식해서 타고 유람하러 나갔다가 도중에서 한 사문(沙門)을 만났다. 그 사문은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오직 땅만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태자가 곧 마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 사람은 사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사문이라 하는가?"

"사문이란 모든 은혜와 사랑을 끊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그는 모든 감각 기관을 잘 제어하여 바깥 욕망에 물들지 않고 자비스런 마음으로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습니다. 괴로움을 당해도 슬퍼하지 않고 즐거움을 만나도 기뻐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잘 참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사문이라 합니다."

그 때 태자는 말했느니라.

"훌륭하구나, 이 도()야말로 바르고 참되어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 미묘하고 맑고 비었으니 오직 이것만이 참으로 기뻐할 만한 것이로다."

그리고는 마부에게 명령하여 수레를 돌려 다가갔다.

 

爾時太子問沙門曰剃除鬚髮法服持鉢何所志求沙門答曰夫出家者欲調伏心意永離塵垢慈育群生無所侵嬈虛心靜寞唯道是務太子曰善哉此道最眞尋勅御者齎吾寶衣幷及乘轝還白大王我即於此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所以然者欲調伏心意捨離塵垢淸淨自居以求道術於是御者即以太子所乘寶車及與衣服還歸父王太子於後即剃除鬚髮服三法衣出家修道

 

그 때 태자는 그 사문에게 물었다.

"그대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었구나. 마음에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사문은 대답했다.

"출가자란 마음을 길들여 항복받아서 영원히 번뇌를 여의고자 하며, 자비심으로 모든 생물을 사랑하여 침노하거나 해치지 않고, 마음을 비워 고요하게 하며 편안한 속에서 오로지 도 닦기만을 힘쓰는 사람입니다."

태자가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이 도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이로다."

곧 마부에게 명령했다.

"너는 이 보배 옷과 수레를 가지고 돌아가 대왕께 아뢰어라. 나는 여기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려 한다. 그 까닭은 마음을 다루어 항복받아 번뇌를 벗어버리고 맑고 깨끗하게 혼자 살면서 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그 때 마부는 태자가 타고 갔던 수레와 입었던 옷을 가지고 부왕에게로 돌아갔다. 태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수도 생활로 들어갔느니라.”

 

佛告比丘太子見老病人知世苦惱又見死人戀世情滅及見沙門廓然大悟下寶車時步步中間轉遠縛著是眞出家是眞遠離彼國人聞太子剃除鬚髮法服持鉢出家修道咸相謂言

此道必眞乃令太子捨國榮位捐棄所重于時國中八萬四千人往就太子求爲弟子出家修道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태자는 늙고 병든 사람을 보고 이 세상의 고뇌(苦惱)를 알았으며, 또 죽은 사람을 보고 세상에 대한 집착이 없어졌다. 그리고 사문을 보자 확연히 크게 깨달았다. 수레에서 내려와 한 걸음 두 걸음 걷는 동안에는 이 세상의 모든 집착과 속박으로부터 더욱 멀어졌으니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출가한 것이요,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번뇌를 멀리 여읜 것이었다.

당시 그 나라 사람들은 태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말하였다.

"그 도는 틀림없이 진실할 것이다. 그래서 태자가 나라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렸고 소중한 것도 버렸을 것이다."

그 때 그 나라의 84천 사람들은 태자를 찾아가 제자가 되어 집을 떠나 도 닦기를 청하였느니라.”

 

佛時頌曰

撰擇深妙法  彼聞隨出家  離於恩愛獄  無有眾結縛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깊고 미묘한 법을 선택하자

저들도 그 말 듣고 모두 따라 집을 떠났네.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니

온갖 결박 모두 다 없어졌다네.

 

于時太子即便納受與之遊行在在敎化從村至村從國至國所至之處無不恭敬四事供養菩薩念言吾與大眾遊行諸國人間憒此非我宜何時當得離此群眾閑靜之處以求道眞尋獲志願於閑靜處專精修道復作是念眾生可愍常處闇冥受身危脆有生有老有病有死眾苦所集死此生彼從彼生此緣此苦陰流轉無窮我當何時曉了苦陰滅生(시끄러울 뇨)

태자는 그들의 소원을 받아들여 제자로 삼고 그들과 함께 유행하면서 곳곳에서 교화를 펼쳤느니라.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여 네 가지 일[]로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보살은 생각했다

"나는 대중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 이 군중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참 도를 구할 수 있을까?"

얼마 되지 않아 보살은 소원이 이루어져 한적한 곳에서 오로지 수도에 정진하게 되었느니라. 그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중생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항상 어둠 속에 있으면서 몸은 언제나 위태롭고 약하며 남[]이 있고, 늙음[]이 있고, 병듦[]이 있고, 죽음[]이 있어 모든 고통이 모여 쌓인다.

여기서 죽어 저기에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기에 난다. 이런 괴로움의 무더기로 인하여 바퀴처럼 돌고 돌며 끝이 없구나. 나는 언제나 이 괴로움의 원인을 밝게 깨달아 남늙음죽음을 없앨 수 있을까?"

 

復作是念生死何從何緣而有即以智慧觀察所由從生有老死生是老死緣生從有起有是生緣有從取起取是有緣取從愛起愛是取緣愛從受起受是愛緣受從觸起觸是受緣觸從六入起六入是觸緣六入從名色起名色是六入緣名色從識起識是名色緣識從行起行是識緣行從癡起癡是行緣是爲緣癡有行緣行有識緣識有名色緣名色有六入緣六入有觸緣觸有受緣受有愛緣愛有取緣取有有緣有有生緣生有老苦惱此苦盛陰緣生而有是爲苦集菩薩思惟苦集陰時生智生眼生覺生明生通生慧生證

보살은 또 이렇게 생각했느니라

"나고 죽음은 어디로부터 무엇을 인연하여 생기는 것일까?"

그는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다. 그러므로 생은 늙음과 죽음의 인연이 된다.

생은 유()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유는 생의 인연이다.

유는 취()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취는 유의 인연이 된다.

취는 애()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애는 취의 인연이 된다.

애는 수()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수는 애의 인연이 된다.

수는 촉()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촉은 수의 인연이 된다.

촉은 6()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6입은 촉의 인연이 된다.

6입은 명색(名色)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명색은 6입의 인연이 된다.

명색은 식()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식은 명색의 인연이 된다.

식은 행()을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행은 식의 인연이 된다.

행은 치()를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치는 행의 인연이 된다.

따라서

치를 인연해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해 식이 있고,

식을 인연해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해 6입이 있고,

6입을 인연해 촉이 있고,

촉을 인연해 수가 있고,

수를 인연해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해 취가 있고,

취를 인연해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해 생이 있고,

생을 인연해 늙음병듦죽음걱정슬픔괴로움번민이 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의 무더기[苦盛陰]는 생()을 인연해 있으니 이것이 괴로움

의 발생[苦集] 과정이다."

보살이 괴로움의 발생 과정을 깊이 생각했을 때, ()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이 생기고 혜()가 생기고 증()이 생겼느니라.

 

於時菩薩復自思惟何等無故老死無何等滅故老死滅即以智慧觀察所由生無故老死無生滅故老死滅有無故生無有滅故生滅取無故有無取滅故有滅愛無故取無愛滅故取滅受無故愛無受滅故愛滅觸無故受無觸滅故受滅六入無故觸無六入滅故觸滅名色無故六入無名色滅故六入滅識無故名色無

識滅故名色滅行無故識無行滅故識滅癡無故行無癡滅故行滅是爲癡滅故行滅行滅故識滅識滅故名色滅名色滅故六入滅六入滅故觸滅觸滅故受滅受滅故愛滅愛滅故取滅取滅故有滅有滅故生滅生滅故老苦惱滅菩薩思惟苦陰滅時生智生眼生覺生明生通生慧生證爾時菩薩逆順觀十二因緣如實知如實見已即於座上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에 보살은 또 깊이 생각했다.

"무엇이 없어야 늙음도 죽음도 없어지고, 무엇이 멸해야 늙음도 죽음도 멸할까?"

보살은 곧 지혜로써 그것의 유래를 관찰했다.

"()이 없으면 늙음과 죽음이 없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

()가 없으면 생이 없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

()가 없으면 유도 없고, 취가 멸하면 유도 멸한다.

()가 없으면 취가 없고, 애가 멸하면 취도 멸한다.

()가 없으면 애도 없고, 수가 멸하면 애도 멸한다.

()이 없으면 수도 없고, 촉이 멸하면 수도 멸한다.

6()이 없으면 촉도 없고, 6입이 멸하면 촉도 멸한다.

명색(名色)이 없으면 6입도 없고, 명색이 멸하면 6입도 멸한다.

()이 없으면 명색도 없고, 식이 멸하면 명색도 멸한다.

()이 없으면 식도 없고, 행이 멸하면 식도 멸한다.

()가 없으면 행도 없고, 치가 멸하면 행도 멸한다.

따라서 치가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기 때문에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기 때문에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기 때문에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기 때문에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기 때문에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기 때문에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기 때문에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기 때문에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기 때문에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과 걱정과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이 멸한다."

 

보살이 이렇게 괴로움의 음()이 멸()하는 과정을 깊이 생각했을 때, ()가 생기고 안목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고 밝음이 생기고 통()이 생기고 혜()가 생기고 증()이 생겼느니라.

그 때 보살은 이렇게 역순(逆順)으로 12인연을 관찰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래서 곧 그 자리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多羅三?三菩提)를 이루었느니라.”

 

佛時頌曰

此言眾中說  汝等當善聽  過去菩薩觀  本所未聞法

老死從何緣  因何等而有  如是正觀已  知其本由生

生本由何緣  因何事而有  如是思惟已  知生從有起

取彼取彼已  展轉更增有  是故如來說  取是有因緣

如眾穢惡聚  風吹惡流演  如是取相因  因愛而廣普

愛由於受生  起苦羅網本  以染著因緣  苦樂共相應

受本由何緣  因何而有受  以是思惟已  知受由觸生

觸本由何緣  因何而有觸  如是思惟已  觸由六入生

六入本何緣  因何有六入  如是思惟已  六入名色生

名色本何緣  因何有名色  如是思惟已  名色從識生

識本由何緣  因何而有識  如是思惟已  知識從行生

行本由何緣  因何而有行  如是思惟已  知行從癡生

如是因緣者  名爲實義因  智慧方便觀  能見因緣根

苦非賢聖造  亦非無緣有  是故變易苦  智者所斷除

若無明滅盡  是時則無行  若無有行者  則亦無有識

若識永滅者  亦無有名色  名色旣已滅  即無有諸入

若諸入永滅  則亦無有觸  若觸永滅者  則亦無有受

若受永滅者  則亦無有愛  若愛永滅者  則亦無有取

若取永滅者  則亦無有有  若有永滅者  則亦無有生

若生永滅者  無老病苦陰  一切都永盡  智者之所說

十二緣甚深  難見難識知  唯佛能善覺  因是有是無

若能自觀察  則無有諸入  深見因緣者  更不外求師

能於陰界入  離欲無染者  堪受一切施  淨報施者恩

若得四辯才  獲得決定證  能解眾結縛  斷除無放逸

色受想行識  猶如朽故車  能諦觀此法  則成等正覺

如鳥遊虛空  東西隨風逝  菩薩斷眾結  如風靡輕衣

毗婆尸閑靜  觀察於諸法  老死何緣有  從何而得滅

彼作是觀已  生淸淨智慧  知老死由生  生滅老死滅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법을

먼 옛날 보살은 관찰했다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보고 나서

()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네.

 

()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일까?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은 유()에서 일어남을 알았네.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

엎치락뒤치락 유()만 더욱 늘어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나니

취는 곧 유의 인연이 된다.

 

갖가지 더러운 오물의 무더기에

바람 불면 악한 냄새 퍼지듯이

()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네.

 

애는 수()로 말미암아 생기나니

괴로움을 일으키는 그물의 근본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서

괴로움과 즐거움에 서로 호응한다네.

 

()는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수가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수는 촉()에서 생김을 알았네.

 

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촉은 6()에서 생김을 알았네.

 

6입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6입은 명색(名色)에서 생김을 알았네.

 

명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명색은 식()에서 생김을 알았네.

 

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식은 행()에서 생김을 알았네.

 

행은 본래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이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보고 나서

행은 치()에서 생김을 알았네.

 

이와 같은 인연을 

실의인(實義因)이라 이름하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 볼 수 있으리.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아무런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생멸 변화하는 이 괴로움을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애느니라.

 

만일 무명(無明)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행()이 없어질 것이요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식()도 없어질 것이다.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名色)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6()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6입이 아주 멸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요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도 또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도 없어져서

일체의 괴로움이 다할 것이니

지혜로운 사람의 설명이니라.

 

12연기(緣起)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어지는 인연에 대해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

모든 입()이 없는 것이니

깊이 인연을 살펴보는 사람은 

따로 스승을 찾을 것 없으리.

 

능히 음()()()에 대하여

탐욕을 떠나 물들지 않는 자

온갖 보시(布施)를 받을 만하고

시주(施主)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만일 네 가지 변재[四辯才] 얻고

흔들림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

 

()()()()()

마치 썩고 낡은 수레 같으니

이 법을 자세히 새겨보면

곧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마치 새가 허공을 날며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처럼

보살이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가벼운 옷 바람에 나부끼듯 한다네.

 

비바시부처님은 한적한 곳에서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그 분 이렇게 관찰해 보고 나서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겨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도 멸함을 깨달았네.

 

毗婆尸佛初成道時多修二觀一曰安隱觀二曰出離觀

비바시부처님께서는 처음으로 도를 이루셨을 때 두 가지 관법[]을 많이 닦으셨으니, 하나는 안은관(安隱觀)이요, 다른 하나는 출리관(出離觀)이었느니라.”

 

佛於是頌曰

如來無等等  多修於二觀  安隱及出離  仙人度彼岸 

其心得自在  斷除眾結使  登山觀四方  故號毘婆尸 

大智光除冥  如以鏡自照  爲世除憂惱  盡生老死苦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짝할 이 없는 여래께서는

두 가지 관법을 닦으셨으니

안은관과 출리관을 닦으시어

선인(仙人)께서 저 언덕에 건너가셨네.

 

그 마음은 자유를 얻어

모든 번뇌를 끊어 없애고

산 위에 올라가 사방을 살피니

그러므로 비바시라 이름하였네.

 

큰 지혜의 광명이 어둠을 없애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보는 것 같네.

세상을 위해 걱정 번민 없애주고

늙음죽음의 괴로움도 가셔 주었네.

 

毗婆尸佛於閑靜處復作是念我今已得此無上法甚深微妙難解難見息滅淸淨智者所知非是凡愚所能及也斯由眾生異忍異見異受異學依彼異見各樂所求各務所習是故於此甚深因緣不能解了然愛盡涅槃倍復難知我若爲說彼必不解更生觸擾作是念已即便默然不復說法

비바시부처님께서는 한적한 곳에서 또 이렇게 생각하셨느니라.

"나는 이제 이 위없는 법을 이미 얻었다. 이것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알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은 번뇌가 없고 맑고 깨끗해, 오직 지혜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 범부(凡夫)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모든 중생들이 다른 주장과 다른 소견과 다른 감정과 다른 학문을 의지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제각기 다른 소견에 의지해 나름대로 구하는 바를 즐기고 제각기 배운 바에 힘쓴다. 그러므로 이 매우 깊은 인연의 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애욕이 끊어진 열반은 더더욱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저들을 위해 법을 설명해도 저들은 반드시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 하셨느니라.

 

梵天王知毗婆尸如來所念即自思惟念此世間便爲敗壞甚可哀愍毗婆尸佛乃得知此深妙之法而不欲說譬如力士屈伸臂頃從梵天宮忽然來下立於佛前頭面禮足却住一面梵天王右膝著地叉手合掌白佛言唯願世尊以時說法今此眾生塵垢微薄諸根猛利有恭敬心易可開化畏怖後世無救之罪能滅惡法出生善道

그 때에 범천왕이 비바시부처님의 이런 생각을 알고 곧 이렇게 생각했느니라

"이 세상은 곧 망하겠구나.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비바시부처님께서 그 깊고 미묘한 법을 알면서도 설법하시려 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정도의 짧은 시간에 범천궁(梵天宮)에서 순식간에 내려와 부처님 앞에 서서, 그 발 앞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 때 범천왕은 오른 무릎을 꿇고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원컨대 세존이시여, 때를 보아 법을 베푸소서. 지금 이 중생들은 업장이 엷고 모든 감각 기관이 영리하며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 교화하기 쉽습니다.

뒷세상에서는 구제할 수 없는 죄를 지을까 두려우니 온갖 악한 법을 멸하고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게 하소서."

 

佛告梵王如是如是如汝所言但我於閑靜處默自思念所得正法甚深微妙若爲彼說彼必不解更生觸擾故我默然不欲說法我從無數阿僧祇劫勤苦不懈修無上行今始獲此難得之法若爲淫癡眾生說者必不承用徒自勞疲此法微妙與世相反眾生染欲愚冥所覆不能信解梵王我觀如此是以默然不欲說法

부처님께서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느니라.

"그렇다, 그렇다. 네 말과 같다. 다만 나는 한적한 곳에서 혼자서 묵묵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얻은 바른 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다. 내가 비록 저들을 위하여 설명하더라도 저들은 분명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잠자코 있으며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나는 무수한 아승기겁(阿僧祇劫) 이전부터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위없는 행()을 닦아 오늘에야 비로소 이 얻기 어려운 법을 얻었다.

비록 내가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저 중생들을 위해 설법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반드시 내 말을 실행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세상의 일들과 서로 반대되는 만큼 탐욕에 물들고 어리석음에 덮인 중생들이 믿고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범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차라리 입을 다물고 설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梵天王復重勸請慇懃懇惻至于再三世尊若不說法今此世間便爲壞敗甚可哀愍唯願世尊以時敷演勿使眾生墜落餘趣爾時世尊三聞梵王慇懃勸請即以佛眼觀視世界眾生垢有厚薄根有利鈍敎有難易易受敎者畏後世罪能滅惡法出生善道譬如優鉢羅花鉢頭摩華鳩勿頭華分陀利華或有始出汙泥未至水者或有已出與水平者或有出水未敷開者然皆不爲水所染著易可開敷世界眾生亦復如是

그 때 범천왕은 세 차례에 걸쳐 더욱 간절히 설법하실 것을 청했느니라.

"세존이시여, 만일 세존께서 설법하시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곧 망할 것입니다. 그것은 참으로 가엾은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지금 곧 널리 법을 펴시어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 세 차례에 걸친 범왕의 간절한 청을 듣고 곧 부처의 눈[佛眼]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찰해 보았느니라.

중생들 가운데는 더러움이 많은 자도 있고 적은 자도 있으며, 근성이 영리한 자도 있고 미련한 자도 있으며, 가르치기에 어려운 자도 있고 쉬운 자도 있음을 보았다.

쉽게 가르침을 받는 자는 후세에 받게 될 죄의 과보를 두려워하여 능히 악한 법을 끊어 좋은 세계에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우발라(優鉢羅)발두마(鉢頭摩)구물두(鳩勿頭)분타리(分陀利)이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물속에 있는 것, 혹은 이미 나와 물과 수평을 이룬 것, 혹은 물 위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만 아직 피지 못한 것 등의 차이가 있긴 하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았느니라.

이 진흙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물속에 있는 것, 혹은 이미 나와 물과 수평을 이룬 것, 혹은 물 위까지 올라오기는 하였지만 아직 피지 못한 것 등의 차이가 있긴 하나 그것들은 다 물에 더럽혀지지 않고 쉽게 피어날 수 있는 것과 같았다. 세계의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았느니라.

* 우발라화(優鉢羅) 청련(靑蓮), 발두마화(鉢頭摩華)는 홍련(紅蓮), 구물두화(鳩勿頭華)는 황련(黃蓮), 분타리화(分陀利華)는 백련(白蓮)이다.

 

爾時世尊告梵王曰吾愍汝等今當開演甘露法門是法深妙難可解知今爲信受樂聽者說不爲觸擾無益者說

그 때 세존께서는 범왕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내 너희들을 가엾이 여겨 이제 마땅히 감로(甘露)법문을 열어 설명하겠노라. 이 법은 깊고 미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는 이제 내 말을 믿고 받아들여 즐거이 듣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겠지만, 혼란스러워하고 아무 이익이 없는 자를 위해서는 설법하지 않으리라."

 

爾時梵王知佛受請歡喜踊躍遶佛三頭面禮足忽然不現其去未久是時如來靜默自思我今先當爲誰說法即自念言當入槃頭城內先爲王子提舍大臣子騫茶開甘露法門於是世尊如力士屈伸臂頃於道樹忽然不現至槃頭城槃頭王鹿野苑中敷座而坐 (돌 잡)돌다

그 때 범왕은 부처님께서 그의 청을 들어주심을 알고 기뻐 뛰면서 부처님 주위를 세 바퀴 돌고,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사라진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조용히 혼자서 생각했느니라.

"내가 누구에게 먼저 설법해야 할까?"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 마땅히 반두성(槃頭城)으로 들어가 먼저 왕자 제사(提舍)와 대신의 아들 건다(騫茶)를 위해 감로의 법문을 열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도()를 이룬 나무 밑에서 사라져 반두성에 있는 녹야원(鹿野苑)에 이르러 자리를 펴고 앉으셨느니라.”

 

佛於是頌曰

如師子在林  自恣而遊行  彼佛亦如是  遊行無罣礙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자가 숲 속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것처럼

저 부처님 또한 그렇게

자유로이 노닐며 걸림이 없었네.

 

毘婆尸佛告守苑人曰汝可入城語王子提舍大臣子騫茶寧欲知不毘婆尸佛今在鹿野苑中欲見卿等宜知是時

彼守苑人受敎而行至彼二人所具宣佛敎二人聞已即至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

佛漸爲說法示敎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惡不淨上漏爲患讚歎出離爲最微妙淸淨第一

爾時世尊見此二人心意柔歡喜信樂堪受正法於是即爲說苦聖諦敷演開解分布宣釋苦集聖諦苦滅聖諦苦出要諦의 대치(연할 연)

비바시부처님께서 동산지기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너는 성으로 들어가서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에게 가서 (정녕 궁금하십니까? 비바시부처님께서 지금 녹야원에 계시면서 그대들을 보고자 합니다. 지금이 바로 적기임을 아셔야 합니다)라고 전하여라."

그 때 그 동산지기는 분부를 받고 두 사람의 처소로 찾아가 부처님의 말씀을 빠짐없이 전하였느니라. 두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차근차근 설법하시어 가르침을 펼쳐 보여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 주었다.

즉 보시론(布施論)계율론(戒律論)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하시고, 애욕[]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 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고, 세속을 떠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기뻐하며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두루 펴 해설하셨다

 

爾時王子提舍大臣子騫茶即於座上遠離塵垢得法眼淨猶若素質易爲受染是時地神即唱斯言毗婆尸如來於槃頭城鹿野苑中轉無上法輪沙門婆羅門諸天梵及餘世人所不能轉如是展轉聲徹四天王乃至他化自在天須臾之頃聲至梵天

그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앉은 자리에서 먼지와 때를 멀리 여의고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 때 지신(地神)이 곧 이렇게 외쳤느니라.

"비바시여래께서 반두성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 그것은 어떤 사문 바라문, 모든 하늘이나 악마, 그리고 다른 세상 사람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소리가 널리 퍼져 4천왕(天王)을 비롯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까지 들렸고 잠깐 동안에 범천까지 들렸느니라.”

 

佛時頌曰

歡喜心踊躍  稱讚於如來  毘婆尸成佛  轉無上法輪

初從樹王起  往詣槃頭城  爲騫茶提舍  轉四諦法輪

時騫茶提舍  受佛敎化已  於淨法輪中  梵行無有上

彼忉利天眾  及以天帝釋  歡喜轉相告  諸天無不聞

佛出於世間  轉無上法輪  增益諸天眾  減損阿須倫

昇仙名普聞  善智離世邊  於諸法自在  智慧轉法輪

觀察平等法  息心無垢穢  以離生死扼  智慧轉法輪

滅苦離諸惡  出欲得自在  離於恩愛獄  智慧轉法輪

正覺人中尊  二足尊調御  一切縛得解  智慧轉法輪

敎化善導師  能降伏魔怨  彼離於諸惡  智慧轉法輪

無漏力降魔  諸根定不懈  盡漏離魔縛  智慧轉法輪

若學決定法  知諸法無我  此爲法中上  智慧轉法輪

不以利養故  亦不求名譽  愍彼眾生故  智慧轉法輪

見眾生苦厄  老病死逼迫  爲此三惡趣  智慧轉法輪

斷貪瞋恚癡  拔愛之根原  不動而解脫  智慧轉法輪

難勝我已勝  勝已自降伏  已勝難勝魔  智慧轉法輪

此無上法輪  唯佛乃能轉  諸天魔釋梵  無有能轉者

親近轉法輪  饒益天人眾  此等天人師  得度于彼岸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기뻐하는 마음으로 뛰며 좋아해 

저 여래를 기리어 칭찬했네.

비바시는 비로소 부처님 되어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셨다네.

 

처음으로 수왕(樹王) 아래에서 일어나

반두성으로 나아가시어

건다와 제사를 위해

4()의 법륜을 굴리셨다.

 

그 때 저 건다와 제사는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들인 후

깨끗한 법륜 안에서

청정한 행[梵行]을 닦아 따를 이 없었네.

 

저 도리천의 무리와

천제석(天帝釋) 무리들 이 말을 듣고

기쁨에 넘쳐 서로 알리니

온 하늘나라 들리지 않는 곳 없었네.

 

저 부처님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위없는 법륜을 굴리시니

모든 하늘 무리들은 늘어나고

아수륜(阿須倫)은 줄어들었네.

아수륜(阿須倫): asura 라고도 하며 비천(非天)불단정(不端正)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2본에는 아수륜(阿須輪)으로 되어 있다.

 

신선이 된 그 분의 이름 널리 퍼졌으니

훌륭하신 지혜로 세상을 벗어나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평등한 모든 법을 두루 관찰해

마음을 쉬어 더러움 없애고

나고 죽는 재앙을 멀리 여의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고통 없애어 모든 악 여의고

욕심을 벗어나 자유 얻으며

은혜와 사랑의 감옥을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바르게 깨달으신 이[正覺]사람 중 높은 이[人中尊]

양족존(兩足尊)조어장부(調御丈夫)로서

모든 속박을 풀어 헤치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중생을 교화하고 이끄는 스승

악마의 원수를 항복받으사

모든 악을 멀리 여의고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번뇌를 떠난 힘 악마를 꺾고

모든 기관 안정되어 게으르지 않으며

번뇌를 다하고 악마의 결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만일 결정법(決定法)을 배워 마치면

모든 법에 나[] 없음을 깨달으리라.

이것은 법 중에서 최고의 법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내 몸을 이롭게 하기 바라지 않고

또한 명예도 구하지 않네.

오직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중생이 받는 고통과 재앙

늙음병듦죽음의 핍박을 보고

3악취(惡趣)의 중생을 위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고

깊은 애욕의 근원을 뿌리 뽑으며

흔들림 없이 모든 속박 벗어나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이기기 어려운 것 나는 이겼으니

나 자신 스스로 항복받고

이기기 어려운 저 악마 이겨내어

지혜로 법륜을 굴리셨네.

 

이 위없는 법륜은

오직 부처님만이 굴리시나니

하늘악마제석범천 중엔

굴릴 수 있는 자 아무도 없네.

 

중생에게 친근하게 법륜을 굴려

천상과 인간의 무리 이익되게 하나니

천인사(天人師)께서는 이들을

저쪽 언덕으로 건네주셨네.

 

是時王子提舍大臣子騫茶見法得果眞實無欺成就無畏即白毘婆尸佛言我等欲於如來法中淨修梵行佛言善來比丘吾法淸淨自在修行以盡苦際爾時二人即得具戒具戒未久如來又以三事示現一曰神足二曰觀他心三曰敎誡即得無漏心解脫生死無疑智

그 때에 왕자 제사와 대신의 아들 건다는 법을 깨달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느니라. 그들은 곧 비바시부 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이를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그 때 두 사람은 곧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오래지 않아 여래께서는 또 3()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神足)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觀他心)이며, 세 번째는 교계(敎誡)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느니라.

 

爾時槃頭城內眾多人民聞二人出家學道法服持鉢淨修梵行皆相謂曰其道必眞乃使此等捨世榮位捐棄所重城內八萬四千人往詣鹿野苑中毘婆尸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佛漸爲說法示敎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惡不淨上漏爲患讚歎出離爲最微妙淸淨第一爾時世尊見此大眾心意柔軟歡喜信樂堪受正法於是即爲說苦聖諦敷演開解分布宣釋苦集聖諦苦滅聖諦苦出要聖諦

 

그 때에 반두성에 살던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면서 법의(法衣)를 입고 발우를 들고 깨끗한 행을 닦는다는 소문을 듣고는 서로들 말하였다.

"이들로 하여금 세상의 영화로운 지위를 버리고 소중한 것을 버리게 한 것을 보니 그 도는 반드시 진실한 것일 것이다."

그 때 성 안에 살 던 84천 사람들은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차근차근 설법하시어 보여주고 가르쳐주어 이롭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셨다.

즉 보시론계율론생천론을 말씀하시고, 애욕은 나쁘고 더러운 것이며우환이 되는 심각한 번뇌임을 가르치시고, 세속을 벗어나는 공덕은 가장 미묘하고 맑고 깨끗하기 제일이라고 찬탄하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져 기뻐하고 즐거이 믿어 바른 법을 능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다. 그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出要聖諦]를 널리 펴 해설하셨다.

 

八萬四千人即於座上遠塵離垢得法眼淨猶如素質易爲受色見法得果眞實無欺成就無畏即白佛言我等欲於如來法中淨修梵行

佛言善來比丘吾法淸淨自在修行以盡苦際八萬四千人即得具戒具戒未久世尊以三事敎化一曰神足二曰觀他心三曰敎誡即得無漏心解脫生死無疑智現前八萬四千人聞佛於鹿野苑中轉無上法輪沙門婆羅門諸天梵及餘世人所不能轉即詣槃頭城毘婆尸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

그러자 84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괴로움을 떠나 곧 법안(法眼)이 청정해졌으니 마치 흰 바탕은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들은 법을 알아 과를 얻고 진실하여 속임이 없으며 아무 두려움도 없게 되었다. 그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여래의 법 안에서 깨끗한 행[梵行]을 닦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내 법은 청정하고 자유로우니, 수행하면 모든 괴로움을 없앨 수 있느니라."

그 때 84천 사람들은 모두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은 지 얼마 안되어 세존께서는 다시 3()를 가르치셨다.

첫 번째는 신족이고, 두 번째는 관타심이며, 세 번째는 교계였다. 그들은 곧 번뇌를 여읜 마음의 해탈과 나고 죽음에 걸림이 없는 지혜를 얻었느니라.

그 때에 84천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사문도 바라문도 모든 하늘도 악마도 범천도 능히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을 굴리신다는 말을 듣고, 곧 반두성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느니라.”

 

佛時頌曰

如人救頭燃  速疾求滅處  彼人亦如是  速詣於如來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머리에 불붙은 사람 불을 끄려고

허둥지둥 꺼줄 곳을 찾아가듯이

그 사람들도 그와 같이

부리나케 여래에게 나아갔다네.

 

佛爲說法亦復如是爾時槃頭城有十六萬八千大比丘眾提舍比丘騫茶比丘於大眾中上昇虛空身出水火現諸神變而爲大眾說微妙法爾時如來默自念言今此城內乃有十六萬八千大比丘眾宜遣遊行各二人俱在在處處至於六年還來城內說具足戒

"각이인구(各二人俱)"로 되어 있으나 여기에서 "()"자는 물(")"자의 오자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본문의 아래에서 "저들을 각각 흩어[宜各分布]"라 하였고, 잡아함경(雜阿含經)39권에서는 "너희들은 인간세계로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면서 많은 이익을 주고 사람과 하늘을 모두 안락케 하라. 절대로 짝을 이루지 말고 한 사람씩 떠나라[汝等當 行人間 多所過度 多所饒益 安樂人天 不須伴行 一一而去]"라고 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함께 다니지 못하게 하고[勿二人俱]"가 의미상 옳을 듯하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신 것도 이와 같았느니라. 그 때 반두성에는 168천 명의 큰 비구들이 있었다. 제사비구와 건다비구는 대중들 앞에서 허공에 올라가 몸에서 물과 불을 내뿜는 등 모든 신변(神變)을 나타냈다. 그리고 다시 대중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했다. 그 때 여래는 잠자코 속으로 생각했느니라

"지금 이 성 안에는 168천의 큰 비구들이 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유행(遊行)하게 하리라. 저들을 각각 두 사람씩 짝을 지어 6년 동안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게 한 뒤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하리라

 

首陀會天知如來心譬如力士屈伸臂頃從彼天沒忽然至此於世尊前頭面禮足却住一面須臾白佛言如是世尊此槃頭城內比丘眾多宜各分布處處遊行至於六年乃還此城說具足戒我當擁護令無伺求得其便者爾時如來聞此天語默然可之

그 때 수타회천(首陀會天)20)은 여래의 마음을 알고는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저 하늘에서 사라져 갑자기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는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조금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20) 5정거천(淨居天)5나함천(那含天)5불환천(不還天)이라고도 한다. 불환과(不還果)를 증득한 성자가 태어나는 곳이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마땅히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유행하게 하였다가 6년이 지난 뒤에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 때 여래께서는 이 천신의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인가(印可)의 뜻을 보이셨느니라.

 

首陀會天見佛默然許可即禮佛足忽然不現還至天上其去未久佛告諸比丘今此城內比丘眾多宜各分布遊行敎化至六年已還集說戒諸比丘受佛敎已執持衣鉢禮佛而去

수타회천은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허락하셨음을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홀연히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6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를 설하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각각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느니라.”

 

佛時頌曰

佛悉無亂眾  無欲無戀著  威如金翅鳥  如鶴捨空池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보내신 질서 바른 대중

아무 욕심 없고 집착도 없어라.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처럼 떠나갔네.

 

首陀會天於一年後告諸比丘汝等遊行已過一年餘有五年汝等當知訖六年已還城說戒如是至于六年天復告言六年已滿當還說戒諸比丘聞天語已攝持衣鉢還槃頭城至鹿野苑毘婆尸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

“1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느니라

"그대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1년이 지났고 앞으로 5년이 남았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6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합니다."

이렇게 6년이 지나자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6년이 이미 지났으니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십시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이 천신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느니라.”

 

佛時頌曰

如象善調 隨意所之 大眾如是 隨敎而還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듯이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왔네.

 

爾時如來於大眾前上昇虛空結加趺坐講說戒經忍辱爲第一佛說涅槃最不以除鬚髮害他爲沙門

그 때에 여래께서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결가부좌(結加趺坐)하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셨다.

"인욕(忍辱)이 제일이요, 열반이 으뜸이라. 수염과 머리를 깎은 자로서 남을 해치지 않는 자가 사문이니라."

 

首陀會天去佛不遠以偈頌曰

如來大智  微妙獨尊  止觀具足  成最正覺

愍群生故  在世成道  以四眞諦  爲聲聞說

苦與苦因  滅苦之諦  賢聖八道  到安隱處

毘婆尸佛  出現于世  在大眾中  如日光曜

 

수타회천은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느니라.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네.

 

중생을 가엾게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셨네.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하는 진리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써

안락한 곳으로 중생을 인도했네.

 

비바시부처님은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으시니

마치 빛나는 태양과 같아라.

 

說此偈已忽然不現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我自思念昔一時於羅閱城耆闍崛山時生是念我所生處無所不遍唯除首陀會天設生彼天則不還此我時比丘復生是念我欲至無造天我如壯士屈伸臂頃於此間沒現於彼天彼諸天見我至彼頭面作禮於一面立而白我言我等皆是毘婆尸如來弟子從彼佛化故來生此具說彼佛因緣本末又尸棄佛毘沙婆佛拘樓孫佛拘那含佛迦葉佛釋迦牟尼佛皆是我師我從受化故來生此亦說諸佛因緣本末至生阿迦尼咤諸天亦復如是

無造天: 18천의 하나로 무번천(無煩天)이라고도 한다. 의 대치(꾸짖을 타) 阿迦膩吒天 : 세계(世界) 십팔천(十八天)의 가장 위에 있는 하늘.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지난 날 어느 땐가 나는 라열성(羅悅城: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느니라.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에 가고 싶다."

그 때에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그 하늘에 나타났느니라. 그 때 그 하늘 신들은 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섰고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저희들은 모두 비바시부처님의 제자로서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 본말(本末)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또 시기부처님비사바부처님구루손부처님구나함부처님가섭부처님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 본말에 대하여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阿迦尼:色究竟天)에 갔을 때에도 또한 그러했느니라.”

 

佛時頌曰

譬如力士 屈伸臂頃 我以神足 至無造天

第七大仙 降伏二魔 無熱無見 叉手敬禮

晝度樹 釋師遠聞 相好具足 到善見天

猶如蓮華 水所不著 世尊無染 至大善見

如日初出 淨無塵翳 明若秋月 詣一究竟

此五居處 眾生所淨 心淨故來 詣無煩惱

淨心而來 爲佛弟子 捨離染取 樂於無取

見法決定 毘婆尸子 淨心善來 詣大仙人

尸棄佛子 無垢無爲 以淨心來 詣離有尊

毘沙婆子 諸根具足 淨心詣我 如日照空

拘樓孫子 捨離諸欲 淨心詣我 妙光焰盛

拘那含子 無垢無爲 淨心詣我 光如月滿

迦葉弟子 諸根具足 淨心詣我 (如北天念)

不亂大仙 神足第一 以堅固心 爲佛弟子

淨心而來 爲佛弟子 禮敬如來 具啓人尊

所生成道 名姓種族 知見深法 成無上道

比丘靜處 離于塵垢 精勤不懈 斷諸有結 

此是諸佛 本末因緣 釋迦如來 之所演說

無熱無見으로 되어 있으나 송3본에는 모두 무극천견(無極天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내용으로 보아 무열천견[無熱天見]"이 옳을 듯하다. 번역은 고려대장경을 따랐다.

晝度: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향변수(香遍樹)라고도 한다. 도리천(忉利天)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나무이다.

如北天念: 3본과 성본(聖本)에는 이 구절 다음에 "여북천념(如北天念)"이란 구절이 있으나 고려대장경에는 없다. 아마도 한 구절이 결락된 듯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나는 신족(神足)으로써

저 무조천(無造天)에 이르렀네.

 


일곱 번째 대선(大仙)께서

두 악마를 항복받으니

삿된 견해 없는 무열천(無熱天)23)

손을 모아서 예배하였네.

 


주도(晝度)나무 향기처럼

석사(釋師:석가모니) 이름 멀리 들렸고

상호(相好)를 갖추어

선견천(善見天)에 이르렀네.

 


마치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세존은 물듦 없이

대선견천(大善見天)에 이르렀네.

 


해가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깨끗하여 티끌의 가리움 없고

또 밝은 가을달처럼

일구경천(一究竟天)으로 나아갔네.

 


이 다섯 거처는

중생들이 깨끗하게 사는 곳

마음이 깨끗하여 이 곳에 태어났고

번뇌 없는 곳으로 나아가네.

 


깨끗한 마음으로 와

부처님 제자가 되었고

더러움과 집착을 버리고 떠나

집착없는 데에서 즐거워하네.

 


법을 알아 흔들림이 없는

비바시의 제자들

깨끗한 마음으로 조용히 찾아와

큰 선인(仙人)에게 나아갔네.

 


시기불의 제자들

번뇌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와

이유존(離有尊)께 나아갔네.

 


비사바불의 제자들

모든 감관 다 갖추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마치 해가 하늘을 비추는 듯.

 


구루손불의 제자들

모든 욕심을 버려 여의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묘한 광명의 불꽃 왕성하여라.

구나함불의 제자들

번뇌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그 광명 마치 보름달 같네.

 


가섭불의 제자들 

모든 감관 다 갖추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25)

 


혼란 없는 대선인(大仙人)

신족(神足)이 제일이라.

굳건한 마음으로 

부처님 제자가 되었네.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여래께 공경히 예배드리고 

존귀하신 분께 자세히 아뢰었네.

 


태어난 곳과 도를 이룬 곳 

이름과 성과 또 그 종족이며

심오한 진리를 깨달아

위없는 도를 이룬 사실을.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열심히 노력하고 게으르지 않아

가지가지 번뇌를 끊어 없앴네.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처음과 끝의 인연들이니

이는 석가 여래가

연설한 것이니라.

 

 

佛說此大因緣經已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부처님께서 이 큰 인연경(因緣經)을 연설해 마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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