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자각이수2(自覺二首-나는 알았네) / 백거이
1.
四十未爲老(사십미위노) : 인생 사십 아직 늙은이도 아닌데
憂傷早衰惡(우상조쇠악) : 걱정과 근심에 늙고 추해졌구나.
前歲二毛生(전세이모생) : 작년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今年一齒落(금년일치낙) : 금년엔 이빨이 하나 빠졌구나.
形骸日損耗(형해일손모) : 몸은 날마다 허약해지고
心事同蕭索(심사동소색) : 마음은 같이 쓸쓸해지는구나.
夜寢與朝餐(야침여조찬) : 밤에 자는 밥과 아침에 먹는 밥도
其間味亦薄(기간미역박) : 그 사이 맛도 없어진다.
同歲崔舍人(동세최사인) : 같은 나이인 최사인은
容光方灼灼(용광방작작) : 용모가 한참 건장하구나.
始知年與貌(시지년여모) : 이제야 알겠노라, 나이와 용모도
衰盛隨憂樂(쇠성수우낙) : 근심과 즐거움 따라 성하고 쇠함을.
畏老老轉逼(외노노전핍) : 늙음이 두려우나 늙음은 갈수록 닥쳐오고
憂病病彌縛(우병병미박) : 병나는 것 두려우나 병은 더욱 속박해온다.
不畏復不憂(부외복부우) : 두려워말고, 또 근심하지도 말자
是除老病藥(시제노병약) : 이것이 늙음과 병을 없애는 약이니라
2.
朝哭心所愛(조곡심소애) : 아침에는 사랑하는 딸을 통곡하고
暮哭心所親(모곡심소친) : 저녁에는 친애하는 어머님 곡하다니.
親愛零落盡(친애령낙진) : 자식과 부모 다 돌아가니
安用身獨存(안용신독존) : 어찌 이 몸만 혼자 살아갈 필요 있나
幾許平生歡(기허평생환) : 평생의 기쁜 일이 얼마인가
無限骨肉恩(무한골육은) : 끝없는 부모님의 은혜이로다.
結爲腸間痛(결위장간통) : 근심을 맺어 속병이 되고
聚作鼻頭辛(취작비두신) : 슬픔을 취하여 코끝이 얼얼하다.
悲來四肢緩(비내사지완) : 슬픔에 사지가 늘어지고
泣盡雙眸昏(읍진쌍모혼) : 눈물이 다함에 두 눈동자 흐려진다.
所以年四十(소이년사십) : 그래서 나이 사십에
心如七十人(심여칠십인) : 마음은 칠십 노인이로다.
我聞浮圖敎(아문부도교) : 내가 들은 불교의 가르침
中有解脫門(중유해탈문) : 그 중에는 해탈의 문이 있었도다.
置心爲止水(치심위지수) : 마음 가지기를 고요한 물처럼 하고
視身如浮雲(시신여부운) : 내 몸 보기를 뜬 구름처럼 해야 한다.
抖擻垢穢衣(두수구예의) : 때 묻은 더러운 옷을 떨어내고
度脫生死輪(도탈생사륜) :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야 한다.
胡爲戀此苦(호위련차고) : 어찌해야 이 고통을 바꿀까
不去猶逡巡(부거유준순) : 떠나지 않으면 꾸물거린다.
回念發弘願(회념발홍원) : 생각을 돌려 큰 소원을 빌어
願此見在身(원차견재신) : 이러한 것이 내 몸에 나타났으면
但受過去報(단수과거보) : 다만 과거의 업보를 받아
不結將來因(부결장내인) : 장래의 인과를 맺지 말았으면
誓以智慧水(서이지혜수) : 맹서하건데, 지혜의 물로
永洗煩惱塵(영세번뇌진) : 번뇌의 흙먼지를 영원히 씻어 내리라.
不將恩愛子(부장은애자) : 은애로운 것을 거느리지 않고
更種悲憂根(경종비우근) : 다시는 슬픔과 근심의 뿌리를 심지 않으리라
한규원(寒閨怨-차가운 규원의 원망)
寒月沈沈洞房靜(한월침침동방정) : 차가운 달빛 침침하고 안방이 고요한데
眞珠簾外梧桐影(진주렴외오동영) : 진주 구슬주렴 밖으로 오동나무 그림자 진다.
秋霜欲下手先知(추상욕하수선지) : 가을 서리 내리려하니 손끝이 먼저 알아
燈底裁縫剪刀冷(등저재봉전도냉) : 등잔 아래 재봉하는데 칼끝이 차기만 하여라.
흉댁(凶宅)
長安多大宅(장안다대댁) : 장안에는 저택이 많아
列在街西東(렬재가서동) : 큰 길 동서로 벌려있다.
往往朱門內(왕왕주문내) : 가끔씩 붉은 대문 안
房廊相對空(방낭상대공) : 방과 복도가 비어 있다.
梟鳴松桂枝(효명송계지) : 솔과 계피나무에 올빼미 울고
狐藏蘭菊叢(호장난국총) : 난과 국화 떨기에 여우가 산다.
蒼苔黃葉地(창태황섭지) : 땅에는 푸른 이끼와 누런 단풍잎
日暮多旋風(일모다선풍) : 날 저물자 회오리바람 불어댄다.
前主爲將相(전주위장상) : 옛 주인은 모두 장군과 재상이나
得罪竄巴庸(득죄찬파용) : 죄를 얻어 사천과 호남으로 귀양갔다.
後主爲公卿(후주위공경) : 그 뒤의 주인은 공경과 같은 귀족이나
寢疾歿其中(침질몰기중) : 병들어 누웠다 그 안에서 죽었단다.
連延四五主(련연사오주) : 계속하여 네댓 명의 주인이 있었으나
殃禍繼相鍾(앙화계상종) : 앙화가 계속 이어졌단다.
自從十年來(자종십년내) : 십 년 전부터 죽이어서
不利主人翁(부리주인옹) : 주인 늙은이에게 이롭지 못하였단다.
風雨壞簷隙(풍우괴첨극) : 비바람에 무너져 처마에 금이 가고
蛇鼠穿牆墉(사서천장용) : 뱀이나 쥐가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었다.
人疑不敢買(인의부감매) : 사람들이 의아하여 감히 사지 않으니
日毁土木功(일훼토목공) : 날마다 흙과 나무 건축물이 무너졌단다.
嗟嗟俗人心(차차속인심) : 답답하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여!
甚矣其愚蒙(심의기우몽) : 심하다, 그들의 어리석고 몽매함이여!
但恐災將至(단공재장지) : 재앙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할 뿐
不思禍所從(부사화소종) : 재앙의 원인을 생각해보지 않는구나.
我今題此詩(아금제차시) : 나는 지금 이 시를 지어서
欲悟迷者胸(욕오미자흉) : 미혹한 사람들 마음을 깨우치려 하노라.
凡爲大官人(범위대관인) : 무릇 높은 관리가 된 사람이란
年祿多高崇(년녹다고숭) : 나이와 녹봉이 많고도 높도다.
權重持難久(권중지난구) : 권세가 중하면 지키기 어렵고
位高勢易窮(위고세역궁) : 지위가 높으면 형세는 다하기 쉽도다.
驕者物之盈(교자물지영) : 교만한 자리는 물질이 가득함이요
老者數之終(노자삭지종) : 장로의 자리는 목숨이 끝나간다는 것.
四者如寇盜(사자여구도) : 권세와 지위, 녹봉과 권위, 이 넷은 도둑과 같아
日夜來相攻(일야내상공) : 밤낮으로 서로 공격해온다.
假使居吉土(가사거길토) : 설사 좋은 집터에 산다고 하여도
孰能保其躬(숙능보기궁) : 누가 능히 자신의 몸을 보전할 수 있겠는가.
因小以明大(인소이명대) : 작은 일을 가지고 큰 도리를 밝히나니
借家可諭邦(차가가유방) : 집의 이야기를 빌어 나라의 일을 깨우칠 수 있다.
周秦宅崤函(주진댁효함) : 주나라와 진나라는 효관과 함곡관을 택지로 삼아
其宅非不同(기댁비부동) : 그 택지는 같지 아니함이 아니나
一興八百年(일흥팔백년) : 한 쪽은 팔백년간을 흥성하고
一死望夷宮(일사망이궁) : 다른 한 쪽은 죽어서 이궁만 바라보고 죽었다.
寄語家與國(기어가여국) : 집안이나 국가에 대하여 말을 부치니
人凶非宅凶(인흉비댁흉) : 사람이 나빠서이지 집터가 나빠서가 아니로다.
채시관(采詩官-시 모으는 관리)
采詩官(채시관) : 시를 채집하는 관리가
采詩聽歌導人言(채시청가도인언) : 시를 모의고 노래를 들음은 백성의 말을 끌어들이기 해서다.
言者無罪聞者誡(언자무죄문자계) : 시로 말하는 자 죄 없고, 듣는 자 경계하게 되니
下流上通上下泰(하류상통상하태) : 아래로 흐르고 위로 통하여, 상하가 태평하게 된다.
周滅秦興至隋氏(주멸진흥지수씨) : 주나라 망하고 진나라가 흥하여 수나라가 되도록
十代采詩官不置(십대채시관부치) : 십대까지 채시관을 두지 않았었다.
郊廟登歌讚君美(교묘등가찬군미) : 교제나 종묘제사에 부르는 노래는 임금의 장점을 찬미하고
樂府豔詞悅君意(낙부염사열군의) : 악부의 요염한 노랫말은 임금의 뜻만을 즐겁게 하였다.
若求興諭規刺言(야구흥유규자언) : 풍자하여 깨우치고 규제하여 비판하는 말을 구하여도
萬句千章無一字(만구천장무일자) : 만 구절, 천 문장에서 단 한 글자도 없었다.
不是章句無規刺(부시장구무규자) : 바로잡고 풍자하려는 글자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漸及朝廷絶諷議(점급조정절풍의) : 점차로 조정에서 풍간을 논하는 일이 사라졌다.
諍臣杜口爲冗員(쟁신두구위용원) : 간쟁하는 신하 입 다물고 쓸모없는 관원이 되고
諫鼓高懸作虛器(간고고현작허기) : 간쟁을 위한 북은 높이 걸려 소용없는 도구만 되었다.
一人負扆常端黙(일인부의상단묵) : 존엄한 한 분은 병풍을 업고 늘 단정하고 침묵하시고
百辟入門兩自媚(백벽입문량자미) : 모든 고관들은 입궐하여 저마다 아첨하고 아부만 한다.
夕郎所賀皆德音(석낭소하개덕음) : 저녁 관리들 경하의 말 모두 듣기 좋은 말들이다.
春官每奏唯祥瑞(춘관매주유상서) : 예악을 맡은 춘관도 연주할 때마다 상서롭다고만 한다.
君之堂兮千里遠(군지당혜천리원) : 임금의 궁궐은 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君之門兮九重閟(군지문혜구중비) : 임금의 출입문은 아홉 겹으로 굳게 닫혀있다.
君耳唯聞堂上言(군이유문당상언) : 임금의 귀는 오직 당상관의 말만 들을 뿐이고
君眼不見門前事(군안부견문전사) : 이금의 눈은 대궐 문 앞의 일도 보지 못한다.
貪吏害民無所忌(탐리해민무소기) : 탐관오리들은 백성을 해침에 꺼리는 바가 전혀 없고
奸臣蔽君無所畏(간신폐군무소외) : 간악한 신하들은 임금을 가리고도 두려움이 전혀 없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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