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백향산(白香山)의 시
백향산(白香山) 향산(香山)은 백거이(白居易)의 별호
한영(閒詠)
步月憐淸景(보월련청경) : 맑은 빛에 끌려 달 아래 거닐고
眠松愛綠陰(면송애녹음) : 푸른 그늘 좋아서 소나무 아래서 잔다.
早年詩思苦(조년시사고) : 어려서는 시 짓는 생각에 고민하고
晩歲道情深(만세도정심) : 늙어서는 도 닦는 마음에 몰두했었다.
夜學禪多坐(야학선다좌) : 밤에는 참선 학습에 자주 앉아 보내고
秋牽興暫吟(추견흥잠음) : 가을에는 흥에 끌려 잠시 시를 읊었다.
悠然兩事外(유연량사외) : 여유롭고 편안한 두 가지 일 외에는
無處更留心(무처경류심) : 다시 내 마음 둘 곳이 전혀 없어구나.
영회2(詠懷-마음을 읊다)
1.
自從委順任浮沈(자종위순임부침) : 맡기고 순종하여 인간성쇠를 맡기니
漸覺年多功用深(점각년다공용심) : 깨닫는 해가 많아져 수양의 효험 깊어진다.
面上滅除憂喜色(면상멸제우희색) : 얼굴에는 근심과 기쁨의 표정 없어지고
胸中消盡是非心(흉중소진시비심) : 가슴 속에는 시비를 가리는 마음 사라졌다.
妻兒不問唯耽酒(처아부문유탐주) : 처자도 묻지 않고 오직 술만 탐하고
冠帶皆慵只抱琴(관대개용지포금) : 벼슬도 다 귀찮아하고 거문고만 타게 된다.
長笑靈均不知命(장소령균부지명) : 영원히 우습구나, 굴원이 천명도 모르고
江蘺叢畔苦悲唫(강리총반고비금) : 물가 천궁 풀 두둑에서 괴롭게 슬퍼하던 일.
2.
盡日松下坐(진일송하좌) : 종일토록 소나무 아래 앉아
有時池畔行(유시지반항) : 때로는 못 둑을 거닐기도 한다.
行立與坐臥(항립여좌와) : 가다가 서고 앉았다가 눕는데
中懷淡無營(중회담무영) : 마음속이 담담하니 할 일이 없다.
不覺流年過(부각류년과) : 자신도 모른 채, 흐르는 세월 지나고
亦任白髮生(역임백발생) : 백발 또한 생기는 대로 맡겨둔다.
不爲世所薄(부위세소박) : 세상사람 싫어하는 일, 하지 않으니
安得遂閒情(안득수한정) : 어찌 능히 한가한 마음 얻지 못하리오.
對酒대주5(對酒-술잔을 앞에 놓고)
1.
昨日低眉問疾來(작일저미문질내) : 어제 고개 숙여 병문안하고 왔는데
今朝收淚弔人回(금조수누조인회) : 오늘 아침 눈물을 거두며 조상하고 돌아왔다.
眼前流例君看取(안전류례군간취) : 눈앞에 흐르던 눈물 사이로 그대 보았더니
且遣琵琶送一杯(차견비파송일배) : 게다가 비파 곡조에 실어 한 잔술 보내왔어라.
丹砂見火去無迹(단사견화거무적) : 단사에서 불빛 보듯 가서는 자취 없고
白髮泥人來不休(백발니인내부휴) : 백발이 사람을 썩히려 와서는 쉬지 않네.
賴有酒仙相暖熱(뢰유주선상난열) : 주선의 힘을 입어 서로들 따뜻해져
松喬醉卽到前頭(송교취즉도전두) : 큰 솔에 취하여 누우니 앞머리만 닿았네.
2.
巧拙賢愚相是非(교졸현우상시비) : 재주가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나고 서로 따지지만
何如一醉盡忘機(하여일취진망기) : 한번 취해 모든 간계를 다 잊어봄이 어떠한가.
君知天地中寬搾(군지천지중관착) : 하늘과 땅 사이의 넓고 좁음을 그대는 아는가?
鵰鶚鸞皇各自飛(조악난황각자비) : 독수리와 물수리, 난새와 봉황새 저마다 날 수 있는 것을.
3.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을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 부싯돌 속 불빛처럼 빠른 세월에 맡긴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 입을 열고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4.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 봄철인들 몇 날이나 맑고 밝을까.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 서로 만났으니 사양 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 양관의 이별가를 듣고 들어보자꾸나.
감구시권(感舊詩卷)
夜深吟罷一長吁(야심음파일장우) : 밤 깊도록 읽고 길게 한 번 탄식하니
老淚燈前濕白鬚(노누등전습백수) : 등불 아래 늙은이, 눈물이 흰 수염 적신다.
二十年前舊詩卷(이십년전구시권) : 이십 년 전 펴낸 옛 시집
十人酬和九人無(십인수화구인무) : 함께 한, 열사람 중에 아홉 사람이 없구나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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