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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여행이 좋아**/사찰 여행

5대 적멸보궁

by 산산바다 2006. 9. 8.

산과바다

사리 가장 먼저 봉안 '불교 종가'  ♣ 영축산 통도사(通度寺) 적멸보궁(경남 양산시 하북면)

 

5대 적멸보궁

 

"비워라 비워 모두" 불상마저 없는 聖殿

새 것을 담으려면 있던 것을 비워야 하는 법. 새 소망을 비는 이치도 같다. ‘비움을 배우는 여행을 떠난다. 산사, 그 중에서도 적멸(寂滅)의 성전인 적멸보궁으로 간다.

적멸이란 열반(涅槃·Nirvana)을 뜻하는 말로 적멸보궁은 열반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7세기에 중국에서 사리와 가사를 가져와 이 땅에 5곳의 적멸보궁을 지었다.

5대 적멸보궁이라 불린다. 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대신 수미단(불단)에 빈 방석만이 놓여있다. 1,000년이 넘게 비어있는 자리. 비운만큼 얻을 것이다.

우리나라 불교에는 3보 사찰이 있다. 부처의 말씀인 팔만대장경이 있는 합천 해인사는 법보(法寶), 수많은 대승을 배출한 순천 송광사는 승보(僧寶),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양산 통도사는 불보(佛寶)사찰이다.

3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부처를 모신 불보, 통도사이다. 자장율사가 사리를 가장 먼저 봉안한 곳이 바로 통도사이다. 일주문 기둥에 불교의 종가(佛之宗家)라고 쓰여진 것도 이런 까닭이다. 5대 적멸보궁 중 참배객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진입로가 운치가 있다. 냇물이 흐르는 길 옆으로 사지를 비튼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절 바로 옆에까지 이르는 주차장이 있지만 가능한 한 절에서 먼 곳에 차를 세우고 걷는 것이 좋다.

일주문과 금강문, 불이문을 차례로 지나면 좌우로 고풍스러운 건물과 탑이 도열한다. 적멸보궁은 정면에 서 있다. 사방으로 적멸보궁, 대웅전, 대방광전, 금강계단이라는 현판을 걸었는데 금강계단 글씨와 일주문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작품이다. 불상이 없는 빈 불단 뒤로 창이 넓게 나 있고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金剛戒壇)이 보인다.

적멸보궁 옆에는 구룡신지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통도사의 터는 원래 큰 호수였고 옛날에는 아홉마리의 용이 살았다고 한다. 절을 짓느라 호수를 메우면서 여덟 마리의 용이 쫓겨가고 한 마리만이 절을 지키며 남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는다는 신비의 연못이다.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이다. 종무소 (055)382-7182

 

수마노탑에 진신사리 모셔

태백산 정암사(淨巖寺) 적멸보궁 (강원 정선군 고한읍)

자장율사가 적멸보궁을 세웠을 당시에는 정말 심산유곡이었을 것이다. 속세의 숨결조차 미치지 않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서 정암사가 있는 정선 사북과 고한의 숨결은 언제나 거칠었다.

석탄 산지로 한국의 근대화를 이끌었다. 여전히 남아있는 탄광촌의 찌그러진 판자촌, 계곡의 바위마저 녹슬게 한 폐광의 폐수, 탄좌의 요란한 기계소리. 탄광의 경기가 사라진 지금은 돈 놓고 돈 먹기카지노가 분주함을 잇고 있다.

정암사는 그 정()하지 않은 기운 한 가운데에 연꽃처럼 정()하게 피어 있는 절이다. 대찰은 아니지만 위엄이 추상같다. 탄허스님이 현판을 쓴 일주문을 들어서면 왼편으로 육화정사, 정면에 범종각이 서 있고 범종각 너머 적멸궁이 눈에 들어온다. 적멸궁으로 가기 위해서는 극락교를 건너야 한다. 다리 밑으로 지금은 얼어 있지만 맑은 물길이 있다.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산다.

5곳의 적멸보궁 중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다. 절 앞에 대로(414번 지방국도)가 나 있다. 정선과 태백을 연결하는 38번 국도를 이용하거나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태백선 열차로 고한까지 간 뒤, 만항행 버스를 타면 된다. 종무소 (033)591-2469

 

풍수지리학상 최고 명당 사찰

오대산 적멸보궁(강원 평창군 진부면)

우리나라의 사찰 중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좋은 곳에 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보궁이다.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 아래에 있다. 이 곳의 모양은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형상이라고 한다. 연봉이 주위를 호위하고 앞은 시원하게 툭 터졌다. 이 터에 부처님을 모신 덕에 우리나라 스님들은 먹을 것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오르는 길은 70%가 계단이다. 언덕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짧은 길이지만 제법 땀이 난다. 봉분처럼 생긴 언덕 위에 자리한 적멸보궁은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다. 댓돌에는 언제나 서너 켤레의 신발이 놓여있고 염불 소리가 들린다.

 

영동고속도로 하진부IC에서 빠져 주문진으로 가는 6번 국도를 타면 월정사 입구에 닿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비포장 약 8. 상원사까지 승용차가 들어갈 수 있다. 진부버스터미널에서 1시간 내외의 간격으로 상원사행 버스가 출발한다. 종무소 (033)332-6666

 

최근 중수화려한 단청 자랑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적멸보궁(강원 영월군 수주면)

흔히 상원사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상원사는 적멸보궁을 보필하는 절로 세워졌다. 청량선원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공붓방도 있다. 다른 적멸보궁이 절 안에 들어있는 것과는 달리 상원사 적멸보궁은 산 위로 약 2지점에 있다.

최근에 중수된 적멸보궁이어서인지 5대 적멸보궁 중 가장 화려한 단청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운치는 떨어진다. 현판을 좌우에서 호위하고 있는 용머리 장식이나 뜰에 서있는 한 쌍의 석등도 아직 세월의 맛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적멸보궁 뒤로는 자장율사가 기도하던 토굴이 있고 그 옆에 사리를 넣어왔다는 석함이 남아있다.

법흥사에서 또 볼만한 것은 보물 제612호인 징효대사탑비. 탑과 나란히 극락전이 세워져 있다. 사자산 자락으로 저녁해가 넘어갈 때, 겨울숲을 배경으로 고즈넉하게 서 있는 극락전은 정갈한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종무소 (033)374-9177

 

 

법흥사는 불교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이 문을 열고 위세를 떨쳤던 사찰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그 위세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절의 규모가 작았다. 1912년 산불로 소실됐고, 17년의 중건불사를 마치자마자 1931년에는 산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939년 적멸보궁만을 중수한 채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최근에 비약적으로 대찰의 모습을 회복해가고 있다. 요즘도 불사가 한창이다.

 

소청봉 밑 1,244동산에 위치

설악산 봉정암(강원 인제군 북면)

최근에 중수된 적멸보궁이어서인지 5대 적멸보궁 중 가장 화려한 단청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운치는 떨어진다. 현판을 좌우에서 호위하고 있는 용머리 장식이나 뜰에 서있는 한 쌍의 석등도 아직 세월의 맛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적멸보궁 뒤로는 자장율사가 기도하던 토굴이 있고 그 옆에 사리를 넣어왔다는 석함이 남아있다.

법흥사에서 또 볼만한 것은 보물 제612호인 징효대사탑비. 탑과 나란히 극락전이 세워져 있다. 사자산 자락으로 저녁해가 넘어갈 때, 겨울숲을 배경으로 고즈넉하게 서 있는 극락전은 정갈한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종무소 (033)374-9177

봉정암은 찻길이 끝나는 백담사에서 6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처음에는 평탄하고 발걸음마다 절경과 만나는 기쁨이 있지만 마지막 1시간은 등산 전문가들도 힘들어하는 코스, 일명 깔딱고개이다. 절을 찾는 이들 중 건장한 젊은이는 드물다. 중년 이후의 여성이 대부분이다.

도시에서라면 1층 계단도 못 오르겠다고 엄살을 떨 사람들이 아찔한 돌 언덕을 기다시피 오른다. 새삼 종교의 힘이 경외스럽 느껴지는 모습이다.

봉정암은 아름다운 사찰이기도 하다. 절 마당에 서면 그림 같은 설악의 연봉들이 산수화처럼 앞으로 펼쳐진다. 적멸보궁 뒤로 계단이 있고 그 위 언덕에 풍우에 깎인 돌탑이 서 있다.

    

설악산의 제3봉인 소청봉 바로 아래에는 기이하게 생긴 바위 능선이 있다. 용의 이빨이라는 뜻의 용아장성이다. 봉정암은 그 용아장성의 바위 사이에 들어있다. 해발 1,244의 돌산에 있기 때문에 참배객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거에는 그랬다. 불자보다는 대청봉에 오르는 산꾼들이 들러 목을 축이곤 했던 곳이다.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영험스런 기도터로 알려지면 서기도하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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