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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김삿갓 詩

마대산에 오르며

by 산산바다 2006. 8. 1.

산과바다

 

 

방랑시인 김삿갓을 찾아서

06.2.21 동행자 한병국과 동행하여

영월와석계곡의 묘와 주거지를 찾아감

김삿갓의 어머니가 나와 같은 동성동본임에 더욱 김삿갓이 아껴지는 시인으로 더욱 정감이 가는군요. 

 

김삿갓은 자연시인으로, 인생시인으로, 걸인시인으로, 풍자시인으로, 역사시인으로 시의 다양성을 보여주어 내가 좋아하고 즐겨읽는가보다.

 

 

 

김삿갓의 시 1. 죽장에 삿갓쓰고(방랑편)

             2. 그가만난사람들(인물편)

             3. 다양한 소재(영물과 동물편)

             4. 금수강산에 남긴 자취(山川樓臺편)

             5. 풍자와 해학(逸話편) 으로 나누어 올려보았음

 

 

 詩仙蘭皐金炳淵之墓(영월 와석계곡)

 

06년 2월 21일 나는 동행자(한병국)와 평시 김삿갓의 시를 즐겨 읽기에 영월 와석계곡을 찾아 한잔 부어 올렸다.

입구에 난고김삿갓문학관이 있어 난고에대한 모든것을 볼수있었다.

 

김삿갓계곡을 따라 김삿갓 주거지를 들려보고 마대산(1052m)을 등산하고 하산하였다.

 

김삿갓은 자연시인으로, 인생시인으로, 걸인시인으로, 풍자시인으로, 역사시인으로 시의 다양성을 보여주어 내가 좋아하고 즐겨읽는가보다.



김삿갓의 시              1. 죽장에 삿갓쓰고(방랑편)

             2. 그가만난사람들(인물편)

             3. 다양한 소재(영물과 동물편)

             4. 금수강산에 남긴 자취(山川樓臺편)

             5. 풍자와 해학(逸話편) 으로 나누어 올려보았음

즐겁게 읽어보세요   

 

 

●죽장에 삿갓 쓰고...방랑(放浪)편

 

       내 삿갓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詠笠 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자신의 조부를 탄핵하고 시작한 방랑 생활. 언제나 벗이 되어 주

      며 비바람에도 몸을 보호해 주는 삿갓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리해서 '병연'은 그 이름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때부터

      이 시인은 '병연'이란 이름을 스스로 숨기고 잊어 버렸다.

   그리고 삿갓을 쓴 이름 없는 시인이 되었다....그가 읊은 자신의

   '삿갓'시는 표연자적하는 자연과 풍류 속의 자기 운명을 그린 자화상

    이었다.

 

 

 

      스스로 탄식하다

 

  슬프다 천지간 남자들이여

  내 평생을 알아줄 자가 누가 있으랴.

  부평초 물결 따라 삼천리 자취가 어지럽고

  거문고와 책으로 보낸 사십 년도 모두가 헛것일세.

  청운은 힘으로 이루기 어려워 바라지 않았거니와

  백발도 정한 이치이니 슬퍼하지 않으리라.

  고향길 가던 꿈꾸다 놀라서 깨어 앉으니

  삼경에 남쪽 지방 새 울음만 남쪽 가지에서 들리네.

 

     自嘆 자탄

  嗟乎天地間男兒 知我平生者有誰 차호천지간남아 지아평생자유수

  萍水三千里浪跡 琴書四十年虛詞 평수삼천리랑적 금서사십년허사

  靑雲難力致非願 白髮惟公道不悲 청운난력치비원 백발유공도불비

  驚罷還鄕夢起坐 三更越鳥聲南枝 경파환향몽기좌 삼경월조성남지

     *월조(越鳥)는 남쪽 지방의 새인데 다른 지방에 가서도 고향을

      그리며 남쪽 가지에 앉는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말로 쓰였다.

  

 

 

     대나무 시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竹詩 죽시

  此竹彼竹化去竹 風打之竹浪打竹 차죽피죽화거죽 풍타지죽랑타죽

  飯飯粥粥生此竹 是是非非付彼竹 반반죽죽생차죽 시시비비부피죽

  賓客接待家勢竹 市井賣買歲月竹 빈객접대가세죽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然然然世過然竹 만사불여오심죽 연연연세과연죽

     *한자의 훈(訓)을 빌어 절묘한 표현을 하였다.

   此 이 차, 竹 대나무 죽 : 이대로

   彼 저 피, 竹 : 저대로

   化 화할 화(되다), 去 갈 거, 竹 : 되어 가는 대로

   風 바람 풍, 打 칠 타, 竹 : 바람치는 대로

   浪 물결 랑, 打 竹 : 물결치는 대로

  

 

 

      스무나무 아래

  스무나무 아래 서른 나그네가

  마흔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일흔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 밥을 먹으리라.

 

        二十樹下 이십수하

  二十樹下三十客 四十家中五十食 이십수하삼십객 사십가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 不如歸家三十食 인간개유칠십사 불여귀가삼십식

  *二十樹 : 스무나무는 느릅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이름

   三十客 : 三十은 '서른'이니 '서러운'의 뜻. 서러운 나그네.

   四十家 : 四十은 '마흔'이니 '망할'의 뜻. 망할 놈의 집.

   五十食 : 五十은 '쉰'이니 '쉰(상한)'의 뜻. 쉰 밥.

   七十事 : 七十은 '일흔'이니 '이런'의 뜻. 이런 일.

   三十食 : 三十은 '서른'이니 '선(未熟)'의 뜻. 설익은 밥.

     *함경도 지방의 어느 부잣집에서 냉대를 받고 나그네의 설움을 한

      문 수자 새김을 이용하여 표현한 시이다.

  

  스무나무 아래 서러운 나그네가

  망할 놈의 집안에서 쉰 밥을 먹네.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으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선 밥을 먹으리라.

  

 

 

  죽 한 그릇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無題 무제

  四脚松盤粥一器 天光雲影共排徊 사각송반죽일기 천광운영공배회

  主人莫道無顔色 吾愛靑山倒水來 주인막도무안색 오애청산도수래

   *산골의 가난한 농부 집에 하룻밤을 묵었다. 가진 것 없는 주인의

    저녁 끼니는 멀건죽. 죽 밖에 대접할 것이 없어 미안해하는 주인에

    게 시 한 수를 지어 주지만 글 모르는 그에게 무슨 소용이있으랴.

     

 

 

     야박한 풍속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있는데

  집 주인이 세 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돌아가는 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風俗薄 풍속박

  斜陽鼓立兩柴扉 三被主人手却揮 사양고립양시비 삼피주인수각휘

  杜宇亦知風俗薄 隔林啼送不如歸 두우역지풍속박 격림제송불여귀

  

 

 

     가난이 죄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가난뱅이도 부자되고 부자도 가난해진다오.

  

      難貧 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 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막도빈부별유종 빈자환부부환빈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사당동 안에서 사당을 물으니

  보국대광 강씨 집안이라네.

  선조의 유풍은 북쪽 부처에게 귀의했건만

  자손들은 어리석어 서쪽 오랑캐 글을 배우네.

  주인은 처마 아래서 갓을 숙이며 엿보고

  나그네는 문 앞에 서서 지는 해를 보며 탄식하네.

  좌수 별감이 네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니

  기병 보졸 따위나 마땅하리라.

  

  姜座首逐客詩 강좌수축객시

  祠堂洞裡問祠堂 輔國大匡姓氏姜 사당동리문사당 보국대광성씨강

  先祖遺風依北佛 子孫愚流學西羌 선조유풍의북불 자손우류학서강

  主窺첨下低冠角 客立門前嘆夕陽 주규첨하저관각 객립문전탄석양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開城人逐客詩 개성인축객시

  邑號開城何閉門 山名松嶽豈無薪 읍호개성하폐문 산명송악개무신

  黃昏逐客非人事 禮義東方子獨秦 황혼축객비인사 예의동방자독진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曲木爲椽첨着塵 其間如斗僅容身 곡목위연첨착진 기간여두근용신

  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 평생불욕장요굴 차야난모일각신

  鼠穴煙通渾似漆 봉窓茅隔亦無晨 서혈연통혼사칠 봉창모격역무신

  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 수연면득의관습 임별은근사주인

  

 

 

      주막에서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艱飮野店 간음야점

  千里行裝付一柯 餘錢七葉尙云多 천리행장부일가 여전칠엽상운다

  囊中戒爾深深在 野店斜陽見酒何 낭중계이심심재 야점사양견주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길, 어쩌다 생긴 옆

    전 일곱닢이 전부지만 저녁놀이 붉게 타는 어스름에 술 한 잔으로

    허기를 채우며 피곤한몸을 쉬어가는 나그네의 모습.

   

 

 

      제목을 잃어 버린 시

  수많은 운자 가운데 하필이면 '멱'자를 부르나.

  그 '멱'자도 어려웠는데 또 '멱'자를 부르다니.

  하룻밤 잠자리가 '멱'자에 달려 있는데

  산골 훈장은 오직 '멱'자만 아네.

  

      失題 실제

  許多韻字何呼覓 彼覓有難況此覓 허다운자하호멱 피멱유난황차멱

  一夜宿寢懸於覓 山村訓長但知覓 일야숙침현어멱 산촌훈장단지멱

     *김삿갓이 어느 산골 서당에 가서 하룻밤 재워 달라고 하니 훈장이

      시를 지으면 재워 주겠다고 하면서 시를 짓기 어려운 '멱'(覓)자

      운을 네 번이나 불렀다. 이에 훈장을 풍자하며 재치있게 네 구절

      다 읊었다.

   

 

 

      농가에서 자다

 

  골짜기 따라 종일 가도 사람을 못 보다가

  다행히도 오두막집을 강가에서 찾았네.

  문을 바른 종이는 여와 시절 그대로고

  방을 쓸었더니 천황씨 갑자년 먼지일세.

  거무튀튀한 그릇들은 순임금이 구워냈고

  불그레한 보리밥은 한나라 창고에서 묵은 것일세.

  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길을 나섰지만

  지난밤 겪은 일을 생각하면 입맛이 쓰구나.

  

      宿農家 숙농가

  終日緣溪不見人 幸尋斗屋半江濱 종일연계불견인 행심두옥반강빈

  門塗女와元年紙 房掃天皇甲子塵 문도여와원년지 방소천황갑자진

  光黑器皿虞陶出 色紅麥飯漢倉陳 광흑기명우도출 색홍맥반한창진

  平明謝主登前途 若思經宵口味幸 평명사주등전도 약사경소구미행

     *여와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천지를 만들었다는 인물, 천황씨는

      전설에 나오는 고대 중국 임금.

  

 

 

      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안락성 안에 날이 저무는데

  관서지방 못난 것들이 시 짓는다고 우쭐대네.

  마을 인심이 나그네를 싫어해 밥 짓기는 미루면서

  주막 풍속도 야박해 돈부터 달라네.

  빈 배에선 자주 천둥 소리가 들리는데

  뚫릴 대로 뚫린 창문으로 냉기만 스며드네.

  아침이 되어서야 강산의 정기를 한번 마셨으니

  인간 세상에서 벽곡의 신선이 되려 시험하는가.

 

  過安樂見오 과안락견오

  安樂城中欲暮天 關西孺子聳詩肩 안락성중욕모천 관서유자용시견

  村風厭客遲炊飯 店俗慣人但索錢 촌풍염객지취반 점속관인단색전

  虛腹曳雷頻有響 破窓透冷更無穿 허복예뢰빈유향 파창투냉갱무천

  朝來一吸江山氣 試向人間벽穀仙 조래일흡강산기 시향인간벽곡선

    *벽곡은 신선이 되기 위해 곡식을 먹지 않고 수련하는 방법.

    *안락성에서 안락하지 않게 밤을 지냈음을 풍자했다.

  

 

 

      스스로 읊다

  겨울 소나무 외로운 주막에

  한가롭게 누웠으니 별세상 사람일세.

  산골짝 가까이 구름과 같이 노닐고

  개울가에서 산새와 이웃하네.

  하찮은 세상 일로 어찌 내 뜻을 거칠게 하랴.

  시와 술로써 내 몸을 즐겁게 하리라.

  달이 뜨면 옛생각도 하며

  유유히 단꿈을 자주 꾸리라.

  

      自詠 자영

  寒松孤店裡 高臥別區人 한송고점리 고와별구인

  近峽雲同樂 臨溪鳥與隣 근협운동락 임계조여린

  치銖寧荒志 詩酒自娛身 치수영황지 시주자오신

  得月卽帶憶 悠悠甘夢頻 득월즉대억 유유감몽빈

     *세속에 물들지 않고 시와 술로 근심을 잊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

      는 풍류객의 모습을 그렸다.

 

 

 

     고향 생각

 

  서쪽으로 이미 열세 고을을 지나왔건만

  이곳에서는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리네.

  아득한 고향을 한밤중에 생각하니

  천지 산하가 천추의 나그네길일세.

  지난 역사를 이야기하며 비분강개하지 마세.

  영웅 호걸들도 다 백발이 되었네.

  여관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며

  꿈 속에서나 고향 동산에 노닐어 보네.

 

  

 

      思鄕 사향

 

  西行己過十三州 此地猶然惜去留 서행기과십삼주 차지유연석거유

  雨雪家鄕人五夜 山河逆旅世千秋 우운가향인오야 산하역려세천추

  莫將悲慨談靑史 須向英豪問白頭 막장비개담청사 수향영호문백두

  玉館孤燈應送歲 夢中能作故園遊 옥관고등응송세 몽중능작고원유

 

     *오야(五夜)는 오경(五更)으로 오전 3시부터 5시 까지이다.

 

  

 

 

 

      즉흥적으로 읊다

 

  내 앉은 모습이 선승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

  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

  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 리인데

  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

  종이도 귀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

  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네.

  요즘은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

  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卽吟 즉음

 

  坐似枯禪反愧髥 風流今夜不多兼 좌사고선반괴염 풍류금야부다겸

  燈魂寂寞家千里 月事肅條客一첨 등혼적막가천리 월사숙조객일첨

  紙貴淸詩歸板粉 肴貧濁酒用盤鹽 지귀청시귀판분 효빈탁주용반염

  瓊거亦是黃金販 莫作於陵意太廉 경거역시황금판 막작어릉의태염

 

     *진중자(陳仲子)는 제나라 오릉(於陵)에 살았던 청렴한 선비.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짓다

 

  푸른 하늘 웃으며 쳐다보니 마음이 편안하건만

  세상길 돌이켜 생각하면 다시금 아득해지네.

  가난하게 산다고 집사람에게 핀잔 받고

  제멋대로 술 마신다고 시중 여인들에게 놀림 받네.

  세상만사를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겠네

 

  

      自顧偶吟 자고우음

 

  笑仰蒼穹坐可超 回思世路更초초 소앙창궁좌가초 회사세로경초초

  居貧每受家人謫 亂飮多逢市女嘲 거빈매수가인적 난음다봉시녀조

  萬事付看花散日 一生占得月明宵 만사부간화산일 일생점득월

  也應身業斯而已 漸覺靑雲分外遙 야응신업사이이 점각청운분외요

 

    *세속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며 지내는

     자신의 생활을 감회에 젖어 읊은 시이다.

 

 

 

 

      시시비비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해가 가고 날이 와서 왔다가는 또 가니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是是非非詩 시시비비시

  年年年去無窮去 日日日來不盡來 년년년거무궁거 일일일래부진래

  年去月來來又去 天時人事此中催년거월래래우거 천시인사차중최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是是非非非是是 是非非是非非是 시시비비비시시 시비비시비비시

  是非非是是非非 是是非非是是非 시비비시시비비 시시비비시시비

 

  

 

      난고평생시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 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 인심 박해지고

  부모 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 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蘭皐平生詩 난고평생시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髮毛稍長命漸奇 灰劫殘門飜海桑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幾霜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搖頭行勢豈本習 口圖生惟所長 요두행세기본습 구도생유소장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빈髮蒼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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