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증도가(證道歌) : 영가현각(永嘉玄覺) 大師 (665~713 당나라)
불도를 깨달은 노래
현각(玄覺: 665~713) 또는 영가현각(永嘉玄覺)은 중국 선종의 승려이다. 본성은 대(戴), 자는 명도이며, 호는 일숙각, 시호는 무상 대사, 진각 대사이다.
원저우(溫州) 융자(永嘉) 현 사람으로 8세에 승려가 되어 경론을 널리 연구하였다. 특히 천태지관에 정통하였고, 처음 용주의 용흥사에 있다가 스스로 선암을 짓고 선관을 닦았으며, 후에 조계의 혜능을 뵙고 의심을 결단하였다. 그 뒤 용흥사 별원에서 사망하였다.
저서로는 《증도가》(證道歌)와 그의 사후에 그의 글을 모은 《선종영가집》(禪宗永嘉集)이 있다.
증도가(證道歌) : 불도를 깨달은 노래
저자 - 당나라 때 영가현각(永嘉玄覺) 스님
원문 번역 - 성철스님
1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2
絶學無爲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眞
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불구진
배움이 끊어진 하릴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도 없애지 않고 참됨도 구하지 않으니
3
無明實性 卽佛性 幻化空身 卽法身
무명실성 즉불성 환화공신 즉법신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빈 몸이 곧 법신이로다.
4
法身 覺了無一物 本源自性 天眞佛
법신 각요무일물 본원자성 천진불
법신을 깨달음에 한 물건도 없으니, 근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
5
五陰浮雲 空去來 三毒水泡虛出沒
오음부운 공거래 삼독수포허출몰
오음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하도다.
6
證實相無人法 刹那 滅却阿鼻業
증실상무인법 찰나 멸각아비업
실상을 증득하여 人 法이 없으니, 찰나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버림이라
7
若將妄語誑衆生 自招拔舌塵沙劫
약장망어광중생 자초발설진사겁
거짓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진사겁토록 발설지옥 보를 스스로 부르리로다.
8
頓覺了如來禪 六度萬行 體中圓
돈각료여래선 육도만행 체중원
여래선을 단박에 깨치니, 육도만행이 본체 속에 원만함이라
9
夢裏 明明有六趣 覺後 空空無大千
몽리 명명유육취 각후 공공무대천
꿈속에선 밝고 밝게 육취가 있더니, 깨친 후엔 비고 비어 대천세계가 없도다.
10
無罪福無損益 寂滅性中 莫問覓
무죄복무손익 적멸성중 막문멱
죄와 복이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나니,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묻고 찾지 말라.
11
比來 塵鏡 未曾磨 今日 分明須剖析
비래 진경 미증마 금일 분명수부석
예전엔 때 낀 거울 미처 갈지 못했더니, 오늘에야 분명히 닦아 내었도다.
12
誰無念誰無生 若實無生無不生
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누가 생각이 없으며 누가 남이 없는가. 진실로 남이 없으면 나지 않음도 없나니
13
喚取機關木人問 求佛施功早晩成
환취기관목인문 구불시공조만성
기관목인을 불러 붙들고 물어 보라. 부처 구하고 공 베풂을 조만간 이루리로다.
14
放四大莫把捉 寂滅性中 隨飮啄
방사대막파착 적멸성중 수음탁
사대를 놓아 버려 붙잡지 말고, 적멸한 성품 따라 먹고 마실지어다.
15
諸行 無常一切空 卽是如來大圓覺
제행 무상일체공 즉시여래대원각
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니, 이는 곧 여래의 대원각이로다.
16
決定說表眞乘 有人 不肯任情徵
결정설표진승 유인 불긍임정징
결정된 말씀과 참됨을 나타낸 법을, 어떤 사람은 긍정치 않고 정에 따라 헤아림이라
17
直截根源佛所印 摘葉尋枝 我不能
직절근원불소인 적엽심지 아부능
근원을 바로 끊음은 부처님 인가하신 바요.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 일 아니로다.
18
摩尼珠 人不識 如來藏裏 親收得
마니주 인불식 여래장리 친수득
마니주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여래장 속에 몸소 거두어들임이라
19
六般神用空不空 一顆圓光色非色
육반신용공불공 일과원광색비색
여섯 가지 신통묘용은 공하면서 공하지 않음이요. 한 덩이 뚜렷한 빛은 색이면서 색이 아니로다.
20
淨五眼得五力 唯證乃知難可測
정오안득오력 유증내지난가측
오안을 깨끗이 하여 오력을 얻음은, 증득해야만 알 뿐 헤아리긴 어렵도다.
21
鏡裏 看形見不難 水中捉月爭拈得
경리 간형견불난 수중착월쟁념득
거울속의 형상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물속의 달을 붙들려 하나 어떻게 잡을 수 있으랴.
22
常獨行常獨步 達者同遊涅槃路
상독행상독보 달자동유열반로
항상 홀로 다니고 항상 홀로 걷나니, 통달한 이는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닐도다.
23
調古神淸風自高 貌悴骨剛人不顧
조고신청풍자고 모췌골강인부고
예스러운 곡조 신기 맑으며 풍채 스스로 드높음이여, 초췌한 모습 앙상한 뼈 사람들 돌아보지 않도다.
24
窮釋子口稱貧 實是身貧道不貧
궁석자구칭빈 실시신빈도불빈
궁색한 부처님 제자 입으로는 가난타 말하나, 실로 몸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치 않음이라.
25
貧則身常披縷褐 道則心藏無價珍
빈즉신상피루갈 도즉심장무가진
가난한즉 몸에 항상 누더기를 걸치고, 도를 얻은즉 마음에 무가보(無價寶)를 감추었도다.
26
無價珍用無盡 利物應時終不悋
무가진용무진 이물응시종부인
무가보는 써도 다함이 없나니, 중생 이익하며 때를 따라 끝내 아낌이 없음이라
27
三身四智 體中圓 八解六通 心地印
삼신사지 체중원 팔해육통 심지인
삼신, 사지는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팔해탈 육신통은 마음 땅의 인(印)이로다.
28
上士 一決一切了 中下 多聞多不信
상사 일결일절료 중하 다문다불신
상 근기는 한번 결단하여 일체를 깨치고, 중 하 근기는 많이 들을수록 더욱 믿지 않도다.
29
但自懷中解垢衣 誰能向外誇精進
단자회중해구의 수능향외과정진
스스로 마음의 때 묻은 옷을 벗을 뿐, 뉘라서 밖으로 정진을 자랑할건가.
30
從他謗任他非 把火燒天徒自疲
종타방임타비 파화소천도자피
남의 비방에 따르고 남의 비난에 맡겨두라. 불로 하늘을 태우려 하나 공연히 자신만 피로하리로다.
31
我聞恰似飮甘露 銷融頓入不思議
아문흡사음감로 소융돈입부사의
내 듣기엔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아서, 녹아서 단박에 부사의 해탈경에 들어가도다.
32
觀惡言 是功德 此則成吾善知識
관악언 시공덕 차즉성오선지식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 이것이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33
不因 訕謗起怨親 何表無生慈忍力
불인 산방기원친 하표무생자인력
비방 따라 원망과 친한 마음 일지 않으면, 하필이면 남이 없는 자비인욕의 힘 나타내 무엇 할 것인가.
34
宗亦通說亦通 定慧圓明不滯空
종역통설역통 정혜원명불체공
종취도 통하고 설법도 통함이여, 선정과 지혜가 뚜렷이 밝아 공에 응체하지 않는도다.
35
非但我今獨達了 河沙諸佛體皆同
비단아금독달료 하사제불체개동
나만 이제 통달하였을 뿐 아니라, 수많은 모든 부처님 본체는 모두 같도다.
36
獅子吼無畏說 百獸聞之皆腦裂
사자후무외설 백수문지개뇌열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뭇 짐승들 들으면 모두 뇌가 찢어짐이라
37
香象 奔波失却威 天龍 寂聽生欣悅
향상 분파실각위 천룡 적청생흔열
향상은 분주하게 달아나 위엄을 잃고, 천룡은 조용히 듣고서 희열을 내도다.
38
遊江海涉山川 尋師訪道爲參禪
유강해섭산천 심사방도위참선
강과 바다에 노닐고 산과 개울을 건너서, 스승 찾아 도를 물음은 참선 때문이라
39
自從認得曹溪路 了知生死不相干
자종인득조계로 요지생사불상간
조계의 길을 인식하고 부터는, 생사와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도다.
40
行亦禪坐亦禪 語默動靜體安然
행역선좌역선 어묵동정체안연
다녀도 참선이요 앉아도 참선이니, 어묵동정(語默動靜)에 본체가 편안함이라
41
縱遇鋒刀常坦坦 假饒毒藥也閑閑
종우봉도상탄탄 가요독약야한한
창, 칼을 만나도 언제나 태연하고, 독약을 마셔도 한가롭고 한가롭도다.
42
我師得見燃燈佛 多劫 曾爲忍辱僊
아사득견연등불 다겁 증위인욕선
우리 스승 부처님께서 연등불을 뵈옵고, 다겁토록 인욕선인이 되셨도다.
43
幾廻生幾廻死 生死悠悠無定止
기회생기회사 생사유유무정지
몇 번을 태어나고 몇 번이나 죽었던가, 생사가 아득하여 그침이 없었도다.
44
自從頓悟了無生 於諸榮辱何憂喜
자종돈오료무생 어제영욕하우희
단박에 깨쳐 남이 없음을 요달하고 부터는, 모든 영욕에 어찌 근심하고 기뻐하랴.
45
入深山住蘭若 岑崟幽邃長松下
입심산주란야 잠음유수장송하
깊은 산에 들어가 고요한 곳에 머무니, 높은 산 그윽하여 낙락장송 아래로다.
46
優遊靜坐野僧家 闃寂安居實蕭灑
우유정좌야승가 격적안거실소쇄
한가히 노닐며 절 집에서 조용히 앉았으니, 고요한 안거 참으로 소쇄(蕭灑)하도다.
47
覺卽了不施功 一切有爲法不同
각즉료불시공 일체유위법부동
깨친즉 그만이요 공 베풀지 않나니, 모든 유위법과 같지 않도다.
48
住相布施 生天福 猶如仰箭射虛空
주상보시 생천복 유여앙전사허공
모양과 머무는 보시는 하늘에 나는 복이나, 마치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도다.
49
勢力盡箭還墜 招得來生不如意
세력진전환추 초득래생부여의
세력이 다하면 화살은 다시 떨어지나니, 내생에 뜻과 같지 않는 과보를 부르리로다.
50
爭似無爲實相門 一超直入如來地
쟁사무위실상문 일초직입여래지
어찌 함이 없는 실상 문에, 한번 뛰어 여래지에 바로 들어감과 같으리오.
51
但得本草愁末 如淨瑠璃含寶月
단득본초수말 여정류리함보월
근본만 얻을 뿐 끝은 근심치 말지니, 마치 깨끗한 유리가 보배 달을 머금음과 같도다.
52
旣能解此如意珠 自利利他終不竭
기능해차여의주 자리이타종불갈
이미 이 여의주를 알았으니, 나와 남을 이롭게 하여 다함이 없도다.
53
江月照松風吹 永夜淸霄何所爲
강월조송풍취 영야청소하소위
강엔 달 비치고 소나무엔 바람 부니, 긴긴 밤 맑은 하늘 무슨 할 일 있을 건가.
54
佛性戒珠 心地印 霧露雲霞 體上衣
불성계주 심지인 무로운하 체상의
불성계의 구슬은 마음의 인(印)이요. 안개, 이슬, 구름, 노을은 몸 위의 옷이로다.
55
降龍鉢解虎錫 兩鈷金環鳴歷歷
항룡발해호석 양고금환명역력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범 싸움 말린 석장이여, 양쪽 쇠고리는 역력히 울리는도다.
56
不是標形虛事持 如來寶杖 親蹤跡
불시표형허사지 여래보장 친종적
이는 모양을 내려 허투루 지님이 아니요. 부처님 보배 지팡이를 몸소 본받음이로다.
57
不求眞不斷妄 了知二法 空無相
불구진부단망 요지이법 공무상
참됨도 구하지 않고 망령됨도 끊지 않나니, 두 법이 공하여 모양 없음을 분명히 알았도다.
58
無相無空無不空 卽是如來眞實相
무상무공무불공 즉시여래진실상
모양도 없고 공도 없고 공아님도 없음이여, 이것이 곧 여래의 진실한 모습이로다.
59
心鏡明鑑無碍 廓然瑩徹周沙界
심경명감무애 곽연영철주사계
마음의 거울 밝아서 비침이 걸림 없으니, 확연히 비치어 항사세계에 두루 사무치도다.
60
萬象森羅影現中 一顆圓明非內外
만상삼라영현중 일과원명비내외
삼라만상의 그림자 그 가운데 나타나고, 한 덩이 뚜렷이 밝음은 안과 밖이 아니로다.
61
豁達空撥因果 茫茫蕩蕩招殃禍
활달공발인과 망망탕탕초앙화
활달히 공하다고 인과를 없다하면, 아득하고 끝없이 앙화를 부르리로다.
62
棄有著空病亦然 還如避溺而投火
기유착공병역연 환여피익이투화
있음을 버리고 공에 집착하면 병이기는 같으니, 마치 물을 피하다가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도다.
63
捨妄心取眞理 取捨之心成巧僞
사망심취진리 취사지심성교위
망심을 버리고 진리를 취함이여, 취사하는 마음이 교묘한 거짓을 이루도다.
64
學人 不了用修行 眞成認賊將爲子
학인 부요용수행 진성인적장위자
배우는 사람이 잘 알지 못하고 수행 하나니, 참으로 도적을 아들로 삼는 짓이로다.
65
損法財滅功德 莫不由斯心意識
손법재멸공덕 막불유사심의식
법의 재물을 덜고 공덕을 없앰은, 心. 意. 識으로 말미암지 않음이 없음이라
66
是以 禪門 了却心 頓入無生知見力
시이 선문 료각심 돈입무생지견력
그러므로 선문에선 마음을 물리치고, 남이 없는 지견의 힘에 단박에 들어가도다.
67
大丈夫秉慧劒 般若鋒兮金剛燄
대장부병혜검 반약봉혜김강염
대장부가 지혜의 칼을 잡으니, 반야의 칼날이요 금강의 불꽃이로다.
68
非但能摧外道心 早曾落却天魔膽
비단능최외도심 조증락각천마담
외도의 마음만 꺾을 뿐 아니요, 일찍이 천마의 간담을 떨어뜨렸도다.
69
震法雷擊法鼓 布慈雲兮灑甘露
진법뢰격법고 포자운혜쇄감로
법의 우레 진동하고 법고를 두드림이여, 자비의 구름을 펴고 감로수를 뿌리는도다.
70
龍象 蹴踏潤無邊 三乘五性 皆惺悟
용상 축답윤무변 삼승오성 개성오
용상이 차고 밟음에 윤택이 그지없으니, 삼승(三乘)과 오성(五性)이 모두 깨치는도다.
71
雪山肥膩更無雜 純出醍醐我常納
설산비니갱무잡 순출제호아상납
설산의 비니초는 다시 잡됨이 없어, 순수한 제호를 내니 나(我) 항상 받는도다.
72
一性 圓通一切性 一法 徧含一切法
일성 원통일체성 일법 변함일체법
한 성품이 뚜렷하게 모든 성품에 통하고, 한 법이 두루 하여 모든 법을 포함하나니
73
一月 普現一切水 一切水月 一月攝
일月 보현일체수 일체수월 일월섭
한 달이 모든 물에 두루 나타나고, 모든 물의 달을 한 달이 포섭하도다.
74
諸佛法身 入我性 我性 還共如來合
제불법신 입아성 아성 환공여래합
모든 부처님의 법신이 나의 성품에 들어오고, 나의 성품이 다시 함께 여래와 합치하도다.
75
一地 具足一切地 非色非心非行業
일지 구족일체지 비색비심비행업
한 지위에 모든 지위 구족하니, 색도 아니요 마음도 아니요 행업도 아니로다.
76
彈指圓成八萬門 刹那 滅却三祗劫
탄지원성팔만문 찰나 멸각삼지겁
손가락 퉁기는 사이에 팔만법문 원만히 이루고, 찰나에 삼아승지겁을 없애 버리도다.
77
一切數句非數句 與吾靈覺何交涉
일체수구비수구 여오영각하교섭
일체의 수구와 수구 아님이여, 나의 신령한 깨침과 무슨 상관있을 건가.
78
不可毁不可讚 體若虛空勿涯岸
불가훼불가찬 체약허공물애안
훼방도 할 수 없고 칭찬도 할 수 없음이여, 본체는 허공과 같아서 한계가 없도다.
79
不離當處常湛然 覓則知君不可見
불리당처상담연 멱즉지군불가견
당처를 떠나지 않고 항상 담연하니, 찾은 즉 그대를 알아 볼 수는 없도다.
80
取不得捨不得 不可得中 只麽得
취부득사부득 불가득중 지마득
가질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나니, 얻을 수 없는 가운데 이렇게 얻을 뿐이로다.
81
默時說說時默 大施門開無壅塞
묵시설설시묵 대시문개무옹색
말 없을 때 말하고 말할 때 말 없음이여, 크게 베푸는 문을 여니 옹색함이 없도다.
82
有人 問我解何宗 報道摩訶般若力
유인 문아해하종 보도마하반약력
누가 나에게 무슨 종취를 아느냐고 물으면, 마하반야의 힘이라고 대답하리라.
83
或是或非人不識 逆行順行天莫測
혹시혹비인부식 역행순행천막측
혹은 옳고 혹은 그릇됨을 사람이 알지 못하고, 역행과 순행은 하늘도 헤아리지 못하도다.
84
吾早曾經多劫修 不是等閑相誑惑
오조증경다겁수 부시등한상광혹
나는 일찍이 많은 劫 지나며 수행하였으니, 부질없이 서로 속여 미혹케 함이 아니로다.
85
建法幢立宗旨 明明佛勅曹溪是
건법당입종지 명명불칙조계시
법의 깃발을 세우고 종지를 일으킴이여, 밝고 밝은 부처님 법을 조계에서 이었도다.
86
第一迦葉 首傳燈 二十八代 西天記
제일가섭 수전등 이십팔대 서천기
첫 번째로 가섭이 맨 먼저 등불을 전하니, 이십팔대는 서천의 기록이로다.
87
法東流入此土 菩提達磨爲初祖
법동류입차토 보리달마위초조
법이 동쪽으로 흘러 이 땅에 들어와서는, 보리달마가 첫 조사 되었도다.
88
六代傳衣 天下聞 後人得道何窮數
육대전의 천하문 후인득도하궁수
육대(六代)로 옷 전한 일 천하에 소문났고, 뒷사람이 도 얻음을 어찌 다 헤아리랴.
89
眞不立妄本空 有無俱遣不空空
진불립망본공 유무구견불공공
참됨도 서지 못하고 망도 본래 공함이여, 있음과 없음을 다 버리니 공하지 않고 공하도다.
90
二十空門 元不著 一性如來體自同
이십공문 원불착 일성여래체자동
이십공문(二十空門)에 원래 집착하지 않으니, 한 성품 여래의 본체와 저절로 같도다.
91
心是根法是塵 兩種 猶如鏡上痕
심시근법시진 양종 유여경상흔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둘은 거울 위의 흔적과 같음이라.
92
痕垢盡除光始現 心法雙亡性卽眞
흔구진제광시현 심법쌍망성즉진
흔적인 때(垢) 다하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곧 참되도다.
93
嗟末法惡時世 衆生 薄福難調制
차말법오시세 중생 박복난조제
말법을 슬퍼하고 시세를 미워하노니, 중생의 복 엷어 조복받기 어렵도다.
94
去聖遠兮邪見深 魔强法弱多怨害
거성원혜사견심 마강법약다원해
성인 가신 지 오래고 사견이 깊어짐이여, 마구니는 강하고 법은 약하여 원해(怨害)가 많도다.
95
聞說如來頓敎門 恨不滅除令瓦碎
문설여래돈교문 한불멸제령와쇄
여래의 돈교문 설교를 듣고서는, 부숴 없애버리지 못함을 한탄하는도다.
96
作在心殃在身 不須怨訴更尤人
작재심앙재신 부수원소갱우인
지음은 마음에 있으나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모름지기 사람을 원망하고 허물치 말지어다.
97
欲得不招無間業 莫謗如來正法輪
욕득불초무간업 막방여래정법륜
무간지옥의 업보를 부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하지 말거라.
98
旃檀林無雜樹 鬱密深沈師子住
전단림무잡수 울밀심침사자주
전단나무 숲에는 잡나무가 없으니,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머무는도다.
99
境靜林閒獨自遊 走獸飛禽 皆遠去
경정림한독자유 주수비금 개원거
경계 고요하고 숲 한적하여 홀로 노니니, 길 짐승과 나는 새가 모두 멀리 달아나
100
師子兒衆隨後 三歲 卽能大哮吼
사자아중수후 삼세 즉능대효후
사자 새끼를 사자 무리가 뒤따름이여, 세 살에 곧 크게 소리치는도다.
101
若是野干 逐法王 百年妖怪虛開口
약시야간 축법왕 백년요괴허개구
여우가 법왕을 쫓으려 한다면,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엶이로다.
102
圓頓敎勿人情 有疑不決直須爭
원돈교물인정 유의불결직수쟁
원돈교는 인정이 없나니, 의심 있어 결정치 못하거든 바로 다툴지어다.
103
不是山僧 逞人我 修行 恐落斷常坑
불시산승 정인아 수행 공락단상갱
산승이 인아상을 들어냄이 아니요, 수행타가 단(斷). 상(常)의 구덩이에 떨어질까 염려함이로다.
104
非不非是不是 差之毫釐失千里
비불비시불시 차지호리실천리
그름과 그르지 않음과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털끝만큼 어긋나도 천리 길로 잃으리로다.
105
是卽龍女頓成佛 非卽善星 生陷墜
시즉용여돈성불 비즉선성 생함추
옳은 즉 용녀가 단박에 성불함이요, 그른 즉 선성(善星)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짐이로다.
106
吾早年來積學問 亦曾討疏尋經論
오조년래적학문 역증토소심경론
나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서, 일찍 주소를 더듬고 경론을 살폈도다.
107
分別名相 不知休 入海算沙徒自困
분별명상 부지휴 입해산사도자곤
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바다 속 모래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하였도다.
108
却被如來苦呵責 數他珍寶有何益
각피여래고가책 수타진보유하익
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을 들었으니, 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 있을 것인가.
109
從來 蹭蹬覺虛行 多年 枉作風塵客
종래 층등각허행 다년 왕작풍진객
예전엔 비틀거리며 헛된 수행하였음을 깨달으니, 여러 해를 잘못 풍진객(風塵客) 노릇 하였도다.
110
種性邪錯知解 不達如來圓頓制
종성사착지해 부달여래원돈제
성품에 삿됨을 심고 알음알이 그릇됨이여, 여래의 원돈제(圓頓制)를 통달치 못함이로다.
111
二乘 精進勿道心 外道 聰明無智慧
이승 정진물도심 외도 총명무지혜
이승은 정진하나 도의 마음이 없고, 외도는 총명해도 지혜가 없도다.
112
亦愚癡亦小駭 空拳指上 生實解
역우치역소해 공권지상 생실해
우치하고도 겁이 많으니, 빈주먹 손가락 위에 실다운 견해를 내는도다.
113
執指爲月枉施功 根境塵中 虛捏怪
집지위월왕시공 근경진중 허날괴
손가락을 달로 집착하여 잘못 공부하니, 육근 육경 육진 가운데서 헛되이 괴이한 짓 하는도다.
114
不見一法 卽如來 方得名爲觀自在
불견일법 즉여래 방득명위관자재
한 법도 볼 수 없음이 곧 여래니, 바야흐로 이름하여 관자재라 하는도다.
115
了卽業障 本來空 未了還須償宿債
요즉업장 본래공 미료환수상숙채
마치면 업장이 곧 공함이요, 마치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빚 갚으리로다.
116
飢逢王膳不能飡 病遇醫王爭得差
기봉왕선부능손 병우의왕쟁득차
굶다가 임금 수라 만나도 먹을 수 없으니, 병들어 의왕 만난들 어찌 나을 수 있으랴.
117
在欲行禪知見力 火中生蓮終不壞
재욕행선지견력 화중생연종부괴
욕망 속에서 참선하는 지견의 힘이여, 불 속에서 연꽃 피니 끝내 시들지 않는다.
118
勇施犯重悟無生 早是成佛于今在
용시범중오무생 조시성불우금재
용시비구는 중죄 짓고도 남이 없는 법을 깨달으니, 벌써 성불하여 지금에 있음이로다.
119
師子吼無畏說 深嗟懵懂 頑皮靼
사자후무외설 심차몽동 완피달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어리석은 완피달(둔한가죽 ; 가공하지 않아서 거친 가죽-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을 몹시 슬퍼하는도다.
120
只知犯重障菩提 不見如來開秘訣
지지범중장보리 부견여래개비결
중죄 범하면 보리를 막는 줄만 알 뿐, 여래께서 비결 열어 두심은 보지 못하도다.
121
有二比丘犯淫殺 波離螢光 增罪結
유이비구범음살 바리형광 증죄결
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 저지르니, 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122
維摩大士頓除疑 還同赫日消霜雪
유마대사돈제의 환동혁일소상설
유마대사 단박에 의심을 없애줌이여, 빛나는 해가 서리 눈 녹임과 같도다.
123
不思議解脫力 妙用恒沙也無極
부사의해탈력 묘용항사야무극
부사의(不思議)한 해탈의 힘이여, 묘한 작용 항하사 같아 다함없도다.
124
四事供養 敢辭勞 萬兩黃金 亦銷得
사사공양 감사로 만량황금 역소득
네 가지 공양을 감히 수고롭다 사양하랴. 만양(萬兩) 황금이라도 녹일 수 있도다.
125
粉骨碎身未足酬 一句了然超百億
분골쇄신미족수 일구요연초백억
뼈가 가루되고 몸이 부서져도 다 갚을 수 없나니, 한 마디에 요연히 백억 법문을 뛰어넘도다.
126
法中王最高勝 河沙如來同共證
법중왕최고승 하사여래동공증
법 가운데 왕 가장 높고 수승함이여, 강에 모래 같이 많은 여래가 함께 증득하였도다.
127
我今解此如意珠 信受之者皆相應
아금해차여의주 신수지자개상응
내 이제 이 여의주를 해설하오니, 믿고 받는 이 모두 상응 하리도다.
128
了了見無一物 亦無人兮亦無佛
요요견무일물 역무인혜역무불
밝고 밝게 보면 한 물건도 없음이여,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도다.
129
大千世界 海中漚 一切聖賢 如電拂
대천세계 해중구 일체성현 여전불
대천세계는 바다 가운데 거품이요, 모든 성현은 번갯불 스쳐감과 같도다.
130
假使鐵輪 頂上旋 定慧圓明終不失
가사철륜 정상선 정혜원명종불실
무쇠바퀴를 머리 위에서 돌릴지라도, 선정과 지혜가 두렷이 밝아 끝내 잃지 않는도다.
131
日可冷月可熱 衆魔不能壞眞說
일가냉월가열 중마부능괴진설
해는 차게 하고 달은 뜨겁게 할지언정, 뭇 마구니가 참된 말씀 부술 수 없도다.
132
象駕崢嶸漫進途 誰見螳螂 能拒轍
상가쟁영만진도 수견당랑 능거철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이 길을 가거니, 버마재비 수레 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133
大象 不遊於兎徑 大悟 不拘於小節
대상 불유어토경 대오 불구어소절
큰 코끼리는 토끼 길에 노닐지 않고, 큰 깨달음은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나니
134
莫將管見謗蒼蒼 未了吾今爲君決
막장관견방창창 미료오금위군결
대통 같은 소견으로 창창히 비방하지 말라. 알지 못하기에 내 이제 그대 위해 결단해 주도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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