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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행(琵琶行) - 백거이(白居易)

by 산산바다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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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파행(琵琶行) - 백거이(白居易)

             비파행

 

 

琵琶行 〈并序〉

元和十年予左遷九江郡司馬明年秋送客湓浦口聞船中夜彈琵琶者聼其音錚錚然有京都聲問其人本長安倡女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年長色衰委身為賈人婦遂命酒使快彈數曲曲罷憫黙自叙少小時歡樂事今漂淪顦顇轉徙於江湖間予出官二年恬然自安感斯人言是夕始覺有遷謫意因為長句歌以贈之凡六百一十六言命曰琵琶行》。

 

元和十年 予左遷九江郡司馬(원화십년 여좌천구강군사마) : 원화 10(815)에 나는 구강군(九江郡) 사마로 좌천되었다.

明年秋 送客湓浦口(명년추 송객분포구) : 다음해 가을, 손님을 분포구에서 배웅하는데

聞舟中夜彈琵琶者(문단중야탄비파자) : 어느 배에선지 밤에 비파를 타고 있었다.

聽其音 錚錚然有京都聲 (청기자 쟁쟁연유경도성) : 그 소리를 들어보니 그 소리가 맑디맑아 서울(京都) 가락이었다.

 

問其人 本長安倡女(문기인 본장안창녀) : 그 사람에 대해 물었더니, 본래 장안(長安) 기생으로

嘗學琵琶于穆 曹二善才(상학비파우목 조이선재) : 일찍이 목(() 두 선재에게서 비파를 배웠으며

年長色衰 身爲賈人婦(년장색쇄 위신위고인부) : 나이 들어 미색이 쇠하자 몸을 의탁하여 상인의 아내로 되었다는 것이었다.

 

遂命酒 使快彈數曲(수명주, 사쾌탄수곡) : 이리하여 술을 내고 속히 두어 곡을 타도록 했다.

曲罷憫然(곡파민연) : 곡이 끝나자 가련하게도 고개를 떨구고

自叙少小時歡樂事 今漂淪憔悴(자서소소시환락사, 금표륜초췌) : 젊었을 적 즐거웠던 추억들과 지금 실의에 빠진 초췌한 모습으로

轉徙于江湖間(전종우강호간) : 강호에서 옮겨 다니고 있는 신세타령을 하는 것이었다.

 

予出官二年 恬然自安(여출궁이년, 염연자안) : 나는 지방 관원으로 쫓겨 나온 2년을 조용하고 편안하게 지내왔었는데

感斯人言 是夕始覺有遷謫意(감사인언, 시석시각유천적의) : 이 여인의 말에 마음이 흔들려, 이날 저녁 비로소 귀양살이 맛을 느끼었다.

因爲長句 歌以贈之(인위장구, 가이증지) : 그래서 장구가(長句歌, 七言詩)를 지어 여인에게 선사했다.

凡六百一十二言 命曰 琵琶行(범육백일십이언, 명왈 비파행”) : 모두 612, 이름 하여 琵琶行(비파행)”.

 

 

琵琶行(비파행)

潯陽江頭夜送客(심양강두야송객) : 심양강 어구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려니

楓葉荻花秋瑟瑟(풍엽적화추슬슬) : 단풍잎 갈대꽃 흔들리는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주인하마객재선) :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은 배에 오르며

擧酒欲飮無管絃(거주욕음무관현) : 술잔 마시려니 음악이 없다.

酒不成歡慘將別(주불성환참장별) : 취기가 오르지도 않았는데 슬픈 이별하려니

別時茫茫江浸月(별시망망강침월) : 이별의 시간 망망한 강에 달빛이 젖어든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 : 문득 강 위로 들리는 비파소리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불발) : 주인은 돌아갈 생각 잊고 손은 떠나지 못한다.

尋聲暗問彈者誰(심성암문탄자수) : 소리를 찾아 비파 타는 사람 누구인지 물어도

琵琶聲停欲語遲(비파성정욕어지) : 비파소리는 그쳤는데 말을 하려니 말소리 더디다.

移船相近邀相見(이선상근요상견) : 배를 옮겨 가까이 다가가 서로 마주 보고

添酒回燈重開宴(첨주회등중개연) : 술을 더하고 등불을 밝혀 다시 술자리를 열었다.

千呼萬喚始出來(천호만환시출래) : 천만 번을 불러서야 비로소 나왔는데

猶抱琵琶半遮面(유포비파반차면) : 여전히 얼굴 반쯤 가린 채로 비파를 끼고 있었다.

轉軸撥絃三兩聲(전축발현삼량성) : 축을 조이고 현을 퉁겨 두세 번 소리 내고는

未成曲調先有情(미성곡조선유정) : 곡조도 타기 전에 정이 먼저 이는구나.

絃絃掩抑聲聲思(현현엄억성성사) : 줄을 누르고 퉁길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소리

似訴平生不得志(사소평생부득지) : 평생 이루지 못한 정을 하소연하는 듯.

低眉信手續續彈(저미신수속속탄) : 고개 숙이고 손끝을 따라 이어지는 연주

說盡心中無限事(설진심중무한사) : 가슴 속에 서린 끝없는 사연을 털어놓은 듯.

輕攏慢撚撥復挑(경롱만연발부도) : 가볍게 누르고 살짝 비틀었다 다시 퉁긴다.

初爲霓裳後六絃(초위예상후육현) : 먼저 예상곡을 연주하고 뒤에 육요를 연주한다.

大絃嘈嘈如急雨(대현조조여급우) : 큰 줄에서는 소나기처럼 세찬 소리 나고

小絃切切如私語(소현절절여사어) : 작은 줄에서는 절절한 속삭임 같다.

嘈嘈切切錯雜彈(조조절절착잡탄) : 세차기도 하고 절절하기도 한 온갖 소리

大珠小珠落玉盤(대주소주락옥반) : 크고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는 듯.

閑關鶯語花底滑(한관앵어화저활) : 한가한 대문 안 꾀꼬리 소리 꽃가지 아래 매끄럽고
幽咽泉流水下灘(유열천류수하탄) : 흐느끼듯 흐르는 샘물이 여울로 떨어진다.

水泉冷澁絃凝絶(수성냉삽현응절) : 물줄기 얼어붙듯이 현이 얼어붙으며 소리는 끊어지고

凝絶不通聲暫歇(응절불통성잠헐) : 얼어붙은 듯 끊어진 소리, 점점 사라진다.

別有幽愁暗恨生(별유유수암한생) : 따로 그윽한 슬픔, 남모르는 한이 되살아나는 듯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 : 이러한 때는 비파소리 울릴 때보다 더 좋았다.

銀甁乍破水漿迸(은병사파수장병) : 은병이 깨어져 물줄기가 치솟듯

鐵騎突出刀鎗鳴(철기돌출도쟁명) : 철마가 뛰어오르고 칼과 창이 부딪치듯.

曲終收撥當心畫(곡종수발당심화) : 곡이 끝나자 채를 뽑아 비파 중심을 획 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사현일성여열백) : 비단이 찢어지듯 네 현에서 한꺼번에 소리를 낸다.

東船西舫悄無言(동선서방초무언) : 동쪽 배 서쪽 배 사람들 모두 할 말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유견강심추월백) : 강 가운데서 밝은 가을 달만 바라 볼 뿐이다.

沈吟收撥揷絃中(침음수발삽현중) : 침울하게 채를 거두어 줄에 꽂고

整頓衣裳起劍容(정돈의상기검용) : 옷 차람을 정돈하고 일어나 얼굴을 가다듬었다.

自言本是京城女(자언본시경성녀) :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장안 여자로

家在蝦蟇陵下住(가재하마릉하주) : 하마릉 아래에 살았었는데

十三學得琵琶成(십삼학득비파성) : 열세 살에 비파를 익혔고

名屬敎坊第一部(명속교방제일부) : 저의 이름은 교방의 제1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曲罷常敎善才服(곡파상교선재복) : 한 곡조 타면 스승들도 탄복하고

粧成每被秋娘妬(장성매피추낭투) : 몸치장하면 기녀들의 질투도 받았습니다.

五陵年少爭纏頭(오릉년소쟁전두) : 오릉의 청년들이 다투어 찾아왔고

一曲紅綃不知數(일곡홍초부지수) :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붉은 비단 셀 수 없이 받았습니다.

鈿頭銀蓖擊節粹(전두은비격절수) : 자개 박은 은비녀 장단 맞추다 다 부러지고

血色羅裙飜酒汚(혈색나군번주오) : 붉은 색 비단 치마 술에 얼룩졌습니다.

今年觀笑復明年(금년관소부명년) : 올해도 기뻐서 웃고 이듬해도 기뻐 웃으며

秋月春風等閒度(추월춘풍등한도) : 가을 달 봄바람 한가롭게 보냈습니다.

弟走從軍阿姨死(제주종군아이사) : 남동생 싸움터로 가고 양모도 죽고 나니

暮去朝來顔色故(모거조래안색고) : 저녁 가고 아침 오면 얼굴빛도 시들어 갔소.

門前冷落鞍馬稀(문전냉락안마희) : 대문 앞은 말 타고 찾아오는 이 없어 쓸쓸해지고

老大嫁作商人婦(노대가작상인부) : 늙은 이 몸 장사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商人重利輕別離(상인중리경별리) : 장사치는 잇속에만 밝고 이별은 가볍게 여기는지라

前月浮梁買茶去(전월부량매다거) : 지난달 부량으로 차()를 사러 떠났습니다.

去來江口守空船(거래강구수공선) : 강나루 오가며 빈 배만 지키는데

遶船明月江水寒(요선명월강수한) :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가워

夜深忽夢少年事(야심홀몽소년사) : 깊은 밤에 홀연히 어린 시절을 꿈에서 보니

夢啼粧淚紅闌干(몽제장루홍난간) : 꿈속에서도 서러워 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我聞琵琶已歎息(아문비파이탄식) : 이미 비파소리에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우문차어중즐즐) : 다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거듭거듭 탄식이 나온다.

同是天涯淪落人(동시천애륜락인) : 그대와 나 같은 하늘 아래 떠도는 몸으로

相逢何必曾相識(상봉하필증상식) : 이렇게 서로 만나는데 어찌 본디 아는 사이어야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아종거년사제경) : 이 몸은 지난해 장안을 떠나

謫居臥病瀋陽城(적거와병심양성) : 심양으로 귀양와 병들어 누웠다네.

瀋陽地僻無音樂(심양지벽무음악) : 심양은 외진 땅이라

終歲不聞絲竹聲(종세불문사죽성) : 일 년이 다 가도록 음악소리 한 번 듣지 못했다오.

住近湓江地低濕(주근분강지저습) : 사는 곳이 가까운 분강 땅이라, 땅이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황로고죽요택생) : 누런 갈대와 마른 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우거져다오.

其間旦暮聞何物(기간단모문하물) : 여기서 아침저녁 무엇을 듣겠는가.

杜鵑啼血猿哀鳴(두견제혈원애명) : 피 토하는 두견새와 애절한 원숭이 울음소리뿐.

春江花朝秋月夜(춘강화조추월야) : 강가의 꽃이 피는 봄날 아침, 달뜨는 가을밤

往往取酒還獨傾(왕왕취주환독경) : 때때로 술 가져와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豈無山歌與村笛(기무산가여촌적) : 어찌 산촌에 노랫소리 피리소리 없으련만

嘔啞嘲哳難爲聽(구아조찰난위청) : 벙어리 말 배우고 새 웃음 짓듯 알아듣기 어려워라.

今夜聞君琵琶語(금야문군비파어) : 오늘 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여청선악이잠명) : 신선의 음악 듣는 듯 귀가 밝아진다.

莫辭更坐彈一曲(막사갱좌탄일곡) :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타주시면

爲君飜作琵琶行(위군번작비파행) : 난 그대 위해 비파행을 지으리다.

感我此言良久立(감아차언양구립) : 내 말에 감격하여 한참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각좌촉현현전급) : 다시 앉아 현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탄다.

凄凄不似向前聲(처처불사향전성) : 전보다 더 처연해진 소리에

滿座聞之皆掩泣(만좌문지개엄읍) : 좌중 사람들이 듣고서 모두가 눈을 가리고 운다.

座中泣下誰最多(좌중읍하수최다) : 그중에 누가 자장 많이 눈물 흘렸던가!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 : 푸른 적삼 눈물에 다 젖은 강주 사마였더라.

 

 

비파행(琵琶行)은 중국 중당(中唐)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다. 816년 작. ‘비파인(琵琶引)’이라고도 한다.

당시 백거이는 신악부(新樂府)를 비롯한 일련의 사회비판의 시 때문에 중앙에서 쫓겨나, 천애(天涯 : 하늘 끝)라고 하던 주장 []에 좌천되어 있었다. 그 때는 그의 인생과 문학의 위기이기도 했는데, 어느 가을 날 저녁 우연히 들려오는 비파 소리에 느낀 바 있어 자신의 내면을 대상으로 단숨에 이 시를 지어냈다.

 

1장에서는 비파의 음색에 매혹되어 끊임없이 떠오르는 환상을 間關鶯語花底滑, 幽咽泉流氷下難과 같이, 때로는 화사하게 때로는 울적하게 펼쳐 나간다. 그것은 바로 음악을 언어로 옮기는 독창적인 형상이 되기도 한다.

2장에서는 한때 화려한 서울(장안)에서 미모와 슬기로 뭇사람의 이목을 끌었던 몸이 지금은 상인의 아내가 되어, 강상(江上)의 배에서 외로이 남편을 기다린다는, 비파를 탄주하는 여인의 술회에 문화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변경의 땅에서 잿빛의 나날을 보내는 자신의 처지가 생각되어 누를 길 없는 한탄을 슬픈 억양으로 노래하였다.

 

이 시는 칠언(七言)의 유려한 울림을 거침없이 88행에 실었으며, 문자로 음악을 시각화(視覺化)하면서, 변전하는 운명에의 통곡을 표상하고 인간의 비애를 빼어나게 결정시켰다. 그 후에 이 시는 음악을 문자로 정착시키는 수법의 지침이 되었고, 또 음악 연주자와 시인의 인간관계적 구성을 거쳐 소설과 희곡에 오래도록 제재(題材)를 제공하였다. 서유럽에서는 장한가(長恨歌) Everlasting Remorse)에 대응하는 류트송(Lute Song)’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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