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희증장오제인삼수(戲贈張五弟諲三首) -왕유(王維)-
동생 장인에게 장난삼아 주다
其一
吾弟東山時(오제동산시) : 내 동생 산동에 있을 때
心尙一何遠(심상일하원) : 마음은 항상 어찌 그리도 심원한가.
日高猶自臥(일고유자와) : 해가 높이 솟아도 자리에 누워
鍾動始能飯(종동시능반) : 종소리 울려서야 식사를 한다.
領上髮未梳(령상발미소) : 목 위의 머리털은 빗질도 않고
床頭書不卷(상두서부권) : 침상 머리에는 책을 걷지도 않았도다.
淸川興悠悠(청천흥유유) : 맑은 내에 이는 흥취 여유롭고
空林對偃蹇(공림대언건) : 빈 숲 마주보며 마음이 편하다.
靑苔石上淨(청태석상정) : 돌 위의 푸른 이끼 산듯하고
細草松下軟(세초송하연) : 소나무 아래 가는 풀은 부드럽구나.
窓外鳥聲閒(창외조성한) : 창밖으로 새우는 소리 들리고
階前虎心善(계전호심선) : 섬돌 앞의 호랑이도 마음이 순하다.
徒然萬像多(도연만상다) : 부질없이 삼라만이 많기도 한데
澹爾太虛緬(담이태허면) : 담담하다, 푸른 하늘 아득하여라.
一知與物平(일지여물평) : 사람도 만물과 평등한 것을 알면
自顧爲人淺(자고위인천) : 사람 된 것도 천한 것임을 절로 돌아보리라.
對君忽自得(대군홀자득) : 그대를 보고 문득 절로 깨닫게 되노니
浮念不煩遣(부념부번견) : 헛된 생각 떨쳐버리는 일 번거로워 하지 않는다.
其二
張弟五車書(장제오거서) : 동생 장인은 책이 많아
讀書仍隱居(독서잉은거) : 책을 읽으며 은거해서 산다.
染翰過草聖(염한과초성) : 붓을 들면 초성을 능가하고
賦詩輕子虛(부시경자허) : 시를 지으면 자허를 압도한다.
閉門二室下(폐문이실하) : 숭산 아래서 문 걸어 잠그고
隱居十餘年(은거십여년) : 은거한지 십년이 넘었구나.
宛是野人也(완시야인야) : 완연한 시골 사람 다 되어서
時從漁父魚(시종어부어) : 때로는 어부 따라 고기 잡는다.
秋風日蕭索(추풍일소색) : 가을바람 불어 날로 쓸쓸해지고
五柳高且疎(오류고차소) : 다섯 그루 버드나무 높고도 앙상하다.
望此去人世(망차거인세) : 이를 바라보며 속세를 떨쳐버리고
渡水向吾廬(도수향오려) : 물 건너 나의 오두막으로 오시게나.
歲晏同攜手(세안동휴수) : 해 저물어 같이 잡은 손
只應君與予(지응군여여) : 다만 분명히도 그대와 나 뿐이리라.
其三
設罝守毚ꟙ(설저수참토) : 그물 치고 약은 토끼 지키고
垂釣伺游鱗(수조사유린) : 낚싯대 드리우고 헤엄치는 물고기 살핀다.
此是安日腹(차시안일복) : 이는 편안히 날마다 배 채우는 것이니
非關慕隱倫(비관모은륜) : 은일한 정취를 찾는 무리의 일은 아니어라.
吾生好淸靜(오생호청정) : 내 삶은 맑고 고요함을 좋아하여
蔬食去情塵(소식거정진) : 채식 하면서 정욕의 티끌 털어버리노라.
今子方豪蕩(금자방호탕) : 이제 그대는 막 호탕하게 되어서
思爲鼎食人(사위정식인) : 호화롭게 사는 사람 되기를 생각하는구나.
我家南山下(아가남산하) : 내 집은 남산 아래에 있나니
動息自遺身(동식자유신) : 활동하고 쉬는 일상에 스스로 몸을 잊는다.
入鳥不相亂(입조부상난) : 새들 사이에 끼어 흩어지지 않고
見獸皆相親(견수개상친) : 짐승이 보아도 모두 서로 친숙해졌다.
雲霞成伴侶(운하성반려) : 하늘과 구름이 나의 반려가 되고
虛白侍衣巾(허백시의건) : 맑고 밝은 햇빛은 내 옷과 수건을 비친다.
何事須夫子(하사수부자) : 무슨 일로 반드시 선생이 필요한가!
邀予谷口眞(요여곡구진) : 곡구의 정자진 같은 나를 맞아 보아라.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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