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영용(咏慵) – 백거이(白居易)
게으름을 노래하다
有官慵不選(유관용부선) : 관직에 있어도 게을러 뽑히지 않고
有田慵不農(유전용부농) : 전답이 있어도 게을러 농사짓지 않으며
屋穿慵不葺(옥천용부즙) : 지붕이 새도 게을러 이지 않고
衣裂慵不縫(의렬용부봉) : 옷이 찢어져도 게을러 꿰매지 않네.
有酒慵不酌(유주용부작) : 술이 있어도 게을러 마시지 않아
無異樽長空(무리준장공) : 술잔은 늘 비어 있는 편이다.
有琴慵不彈(유금용부탄) : 거문고가 있어도 게을러서 타지 않아
亦與無絃同(역여무현동) : 또한 악기가 함께 없는 것과 같구나.
家人告飯盡(가인고반진) : 식구가 먹을 것이 떨어졌다 알려도
欲炊慵不舂(욕취용부용) : 밥을 짓고 싶어도 게을러 벼 찧기가 싫다.
親朋寄書至(친붕기서지) : 친척과 친구들이 보낸 편지 와서
欲讀慵開封(욕독용개봉) : 꺼내어 읽고 싶어도 뜯기가 귀찮구나.
嘗聞嵇叔夜(상문혜숙야) : 일찍이 듣기로는, 혜강(嵇康)이
一生在慵中(일생재용중) : 평생 게으름 속에 살았다고 하던데
彈琴復鍛鐵(탄금복단철) : 거문고도 타고 담금질도 했으니
比我未爲慵(비아미위용) : 나보다 더 게을렀다고는 할 수 없겠네.
* 嵇叔夜(혜숙야) :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혜강(嵇康)을 가리킨다.
* 鍛鐵(단철) : 쇠를 두들기다(단련하다). ‘단류(鍛柳)’라고도 한다. 《진서晉書ㆍ혜강전嵇康傳》에서 ‘嵇康字叔夜, 譙國銍人也. 常修養性服食之事, 彈琴咏詩, 自足於懷. 性絶巧而好鍛, 宅中有一柳樹甚茂, 乃激水圜之, 每夏月, 居其下以鍛(혜강은 자를 숙야라 하고 초군 사람이다. 언제나 단약을 먹고 마음을 닦으며 시를 읊고 거문고를 타며 자족하는 삶을 살았다. 능란함을 싫어하고 마음을 단련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의 집에는 무성한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물이 그 주위를 힘차게 흘러서 해마다 여름에는 나무 밑에서 기거하며 마음을 단련하였다).’이라고 했다. 이후 ‘鍛柳’가 조정에 나아가지 않고 은거하며 제 힘으로 살아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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