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제 7조 바수밀다(婆須蜜多 Vasumitra)
<조당집>에 전한다.
바수밀은 항상 손에 술병을 들고 이리저리 마을을 다니면서 중얼거리거나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이상하게 여겼다.
그러다가 미차가 존자를 만나 출가하였고 도를 이루어 널리 교화를 행하였다.
가마라국에 이르러 불사를 펴는데, 큰 학자로 알려진 불타난제가 나서서 물었다.
“진리를 토론할 줄 아십니까?” 바수밀 존자가 대답했다,
“토론한다면 진리가 아니오, 진리라면 토론할 수 없다.
만일 토론한다면 끝내 진리를 토론하는 것이 아니니라.”
불타난제가 조사의 이 말을 듣고 마음 깊이 공경하여 승복하여 출가하기를 원하니, 조사가 허락하여 계를 주어 제도하였다.
<전등록>에는 바수밀 존자가 다음과 같은 게송과 함께 불타난제에게 법을 전하였다고 한다.
心同虛空界 示等虛空法 證得虛空時 無是無非法
마음은 허공 같고
허공 법 보이도다.
허공을 증득할 때
옳고 그른 법 없느니
그 뒤에 곧 자심삼매(慈心三昧)에 들었는데, 천신들이 모여 와서 절을 하고 불법을 청하므로,
“내가 얻은 법은 유(有)가 아닌 까닭에 만약 부처의 경지를 안다면, 그것은 유(有)와 무(無)를 여의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설법하고, 다시 삼매에 들어 입적하였다.
불타난제가 그 자리에 칠보탑을 세우고 전신(全身)을 봉안하였다.
진월이 찬탄한다.
술 그릇 의지하여 덧없이 지내다가,
도인 스승 만나서는 맑은 계를 받아 지녀,
세상의 밝은 빛으로 큰 모범이 되었네.
바수밀이 전생의 선근이 있었으나 합당한 인연을 만나지 못해 헤매어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미차가 도인 스승을 만나서 구제되고 도를 이루어 법을 이으니, 그 사연이 아름답다.
아울러 큰 학자 불타난제를 만나서는 진리에 대한 토론을 제안 받고, 진리는 언어로 토론할 수 없는 것임을 깨우쳐 제도하고 법을 전함이 향기롭다.
도인이라야 법기法器를 알아보고, 남들이 알 수 없는 지혜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도와 진리는 언어문자로 논의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 알음알이 이전의 경지에 도달하여야 체득할 수 있음에 유념하고 수행에 정진하여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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