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회선가(懷仙歌) - 이백(李白)
신선을 그리는 노래
一鶴東飛過滄海(일하동비과창해) : 학 한 마리 동으로 날아 창해(滄海)로 건너가서
放心散漫知何在(방심산만지하재) : 제멋대로 너울너울, 어디에 있는고.
仙人浩歌望我來(선인호가망아래) : 선인들이 호탕한 노래로 나 오길 기다리니
應攀玉樹長相待(응반옥수장상대) : 응당 옥수(玉樹)에 올라가 오래 함께 하리라.
堯舜之事不足驚(요순지사부족경) : 요순(堯舜)의 일인들 놀랄 게 못되는데
自餘囂囂直可輕(자여효효직가경) : 나머지 왁자한 소리 일랑 부질없도다.
巨鼇莫戴三山去(거별막대삼산거) : 큰 자라야 삼산(三山)을 떠메고 가지 마라
我欲蓬萊頂上行(아욕봉래정산행) : 나 봉래산 꼭대기에 올라 보련다.
* 초당사걸(初唐四傑) 중 왕발(王勃)에게는 〈회선(懷仙)〉, 노조린(盧照隣)에겐 〈회선인(懷仙引)〉이 있었다. 일인(日人) 大野實之助는 곽박(郭璞; 227~324) 등에게서 시작된 유선시(遊仙詩)가 초당대에 들어 특히 왕발(王勃)에 의해 계승되었다고 보았다. 이백의 이 작품은 이들 선행 작품들을 의식하거나 적극 모방한 형태로서 전체적으로 선유(仙遊)를 노래한 것이지만, 중간에 요순(堯舜)의 일에 대해 언급한 부분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다.
*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요순의 일이란, 요임금이 말년에 반강제로 순에게 양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가리킨 듯하다. 이와 유사한 일로는 이백의 말년에 숙종(肅宗)이 영무(靈武)에서 즉위하고 현종이 억지로 왕위를 내어 놓은 사건이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제 5, 6구가 이 일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의견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 이백이 궁궐에 가는 일을 신선되는 것에 비긴 경우가 왕왕 있어, 소사윤(蕭士贇)이나 안기(安旗)는 이 작품을 벼슬에 기용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제목이나 전체 비중으로 볼 때 이러한 추정은 다소 지나쳐 보인다. 실제로 대야실지조(大野實之助)는 이 작품을, 이백 시가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선시(遊仙詩) 중 하나로 보았다. 세속적 욕심이 없는 신선의 눈에는 임금 자리를 양보한 역사적인 사건조차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표현으로 봄이 좋겠다.
산과바다 이계도
'*** 詩 *** > 詩仙 李白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古風 其一 - 이백(李白) (0) | 2020.11.13 |
---|---|
회해대설증부애(淮海對雪贈傅靄) - 이백(李白) (0) | 2020.11.12 |
황갈편(黃葛篇) - 이백(李白) (0) | 2020.11.12 |
호무인(胡無人) - 이백(李白) (0) | 2020.11.12 |
형주가(荊州歌) - 이백(李白) (0) | 2020.1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