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황갈편(黃葛篇) - 이백(李白)
누런 칡 삶아
黃葛生洛溪(황갈생낙계) : 누른 칡이 낙계에 자라니
黃花自綿冪(황화자면멱) : 황색 꽃은 절로 무성하구나.
靑煙蔓長條(청연만장조) : 푸른 안개처럼 넝쿨은 가지 뻗고
繚繞幾百尺(료요기백척) : 얼기설기 한 것이 몇 백 척이로다.
閨人費素手(규인비소수) : 여자들은 맨손 놀려
釆緝作絺綌(변집작치격) : 실은 뽑아 가늘고 거친 갈옷 만든다.
縫爲絶國衣(봉위절국의) : 꿰매어 다른 나라 옷 만들어
遠寄日南客(원기일남객) : 멀리 일남 땅 나그네에게 부친다.
蒼梧大火落(창오대화낙) : 창오 산에 여름 별 대화가 떨어지니
暑服莫輕擲(서복막경척) : 여름옷 마다하여 가벼이 던지지 말아요.
此物雖過時(차물수과시) : 이 물건 비록 철 지났지만
是妾手中迹(시첩수중적) : 저의 손길이 남은 것이라오.
* 이백이 당시 여염집의 생활을 보고 감흥이 일어 새로 만든 자작 가요이다.
* 시골 아낙의 소박한 생활과 남편에 대한 깊은 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시 안에서 칡덩굴이 등장하게 된 근원은, 갈옷 지어 입고 근친가려는 새색시의 설렘을 읊은 《시경(詩經)》의 〈갈담(葛覃)〉 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작품에서 신혼의 행복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던 칡덩굴은, 《시경》〈갈생(葛生)〉 편에 이르러 포옹하는 연인을 연상시키며 임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을 한껏 돋우는 우울한 물건으로 변한다. 정녕 사물은 보는 이의 처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인가 보다. 이백은 이와 같은 〈갈생〉편의 우울한 분위기를 수용하면서도, 먼 임지에 가 있는 낭군에게 정성스럽게 옷을 지어 부치는 아낙의 모습을 덧붙여 그려냄으로써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 길쌈과 재봉하는 아낙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묘사해 나가다가 마지막에 그녀의 혼잣말을 덧붙이는 방법은, 영물(詠物)에 서정(抒情)을 결합시키면서 방관자와 당사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이백 특유의 기법이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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