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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는 꽃이 피네
*** 詩 ***/詩佛 王維 詩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莊作) -왕유(王維)-

by 산산바다 202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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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우망천장작(積雨輞川莊作) -왕유(王維)-

          장마철 망천 별장에서

 

積雨空林煙火遲 (적우공림연화지) 장마 때의 텅 빈 산중이라 밥 짓기 더뎌

蒸藜炊黍餉東(증려취서향동치) 명아주국 기장밥을 동쪽 밭으로 내가네.

漠漠水田飛白鷺 (막막수전비백로) 넓디넓은 논에는 하얀 백로가 날고

陰陰夏木(음음하목전황리) 여름나무 그늘에선 꾀꼬리가 지저귄다.

 

山中習靜觀朝槿 (산중습정관조근) 조용한 산속에서 아침 무궁화 바라보고

松下淸齋折露葵 (송하청재절로규) 소나무 밑에서 맑음을 밝혀 이슬 머금은 아욱을 뜯네.

野老與人爭席罷 (야로여인쟁석파) 늙은 이 몸 자리다툼 그만 두었건만

海鷗何事更相疑 (해구하사경상의) 갈매기는 어찌 나를 아직도 의심하나.

 

 

이 시는 왕유가 은둔지 였던 망천(오늘날의 섬서성 남전의 종남산에 있음) 주변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자신의 청아하고 담백한 생활과 대비하여 조화를 이루게 묘사한 작품으로 정경교융(情景交融)의 묘사가 빼어나다.

두련에서는 농가의 평범한 생활을 묘사하였다.

함련에서도 두련과 마찬가지로 여름날의 자연경관을 묘사했는데, '漠漠'은 무논이 넓어 시야가 확 트임을 형용한 것이고, '陰陰'은 여름 나무가 무성하여 아늑한 경지를 느끼게 함을 묘사하였다.

 

'山中習靜觀朝槿 松下淸齋折露葵'라는 구절에서 일반 세속의 사람은 고독감을 떨쳐 버리기 어렵겠지만, 시인은 일찍이 세속적인 세상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에 오히려 즐거운 경지가 풍긴다.

 

'野老與人爭席罷 海鷗何事更相疑'에서는 왕유 자신이 '이미 벼슬을 버리고 속세를 떠나와 사람들과 자리[벼슬] 다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또 누가 나를 의심하는가?'라는 뜻으로서, 산림 속에서 깨끗하고 고요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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