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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阿含經 2-1 遊行經

by 산산바다 2015. 2. 8.

산과바다

 

 

 

長阿含經 遊行經

 

2-1. 遊行經 유행경

 

부처님께서 여러 곳을 유행(遊行)하실 때 일어난 온갖 사건을 인연으로 하여 아난을 비롯한 모든 비구들과 청신사(淸信士)청신녀(淸信女) 나아가 바라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중들에게 여러 가지로 교설을 설하신 것이다. 또 본경에서는 부수적이지만 부처님 열반 후 사리를 여덟 몫으로 나누고 탑을 세워 공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남기신 훈계와 가르침의 내용에 대해선 여러 동본이역(同本異譯)이 있다.

 

 

 

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一時佛在羅閱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眾千二百五十人俱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성(羅悅城:王舍城) 기사굴산(??:靈鷲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是時摩竭王阿闍世欲伐跋祇王自念言彼雖勇健人眾豪强以我取彼未足爲有阿闍世王命婆羅門大臣禹舍而告之曰

汝詣耆闍崛山至世尊所持我名字禮世尊足問訊世尊起居輕利遊步强耶又白世尊跋祇國人自恃勇健民眾豪强不順伏我我欲伐之不審世尊何所誡勅若有敎誡汝善憶念勿有遺漏如所聞說如來所言終不虛妄 

그 때에 마갈국(摩竭國)의 왕 아사세(?)가 발지국(跋祇國)을 치려고 했다. 왕은 혼자 마음 속으로 "비록 저 나라 사람이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사람이 많고 강하다 하더라도 내가 저 나라를 취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때 아사세왕은 바라문 대신인 우사(禹舍)에게 명령했다.

너는 기사굴산에 계시는 세존께 나아가 내 이름으로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기거(起居)는 가볍고 편안하시며 다니 시기에도 힘이 넘치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리고 다시 세존께 여쭈어 보아라.

"발지국 사람들은 스스로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백성들이 많고 부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제게 순종하지 않으므로 제가 그들을 정벌하려고 합니다. 혹시 세존께서는 무슨 경계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그리하여 만일 훈계하는 말씀이 있으시거든 너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들은 그대로 빠짐없이 나에게 말하라. 여래의 말씀은 결코 허망하지 않느니라.”

 

 

大臣禹舍受王敎已即乘寶車詣耆闍崛山到所止處下車步進至世尊所問訊畢一面坐白世尊曰摩竭王阿闍世稽首佛足敬問慇懃起居輕利遊步强耶又白世尊跋祇國人自恃勇健民眾豪强不順伏我我欲伐之不審世尊何所誡勅 

대신 우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보배 수레를 타고 기사굴산으로 갔다.

수레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르러서는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세존의 처소에 도착해 문안을 드린 뒤 한쪽에 앉아 세존께 여쭈었다.

마갈국의 왕 아사세는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다시 정중히 여쭈었습니다.

"기거가 가볍고 편하시며 다니시기에도 힘이 넘치십니까?"

또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발지국 사람들은 용맹스럽고 씩씩하며, 백성들이 많고 부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믿고 저에게 순종하지 않으므로 제가 그들을 정벌하려고 합니다. 혹시 세존께서는 무슨 경계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爾時阿難在世尊後執扇扇佛佛告阿難

汝聞跋祇國人數相集會講議正事不 

그 때 아난(阿難)은 세존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께 부채를 부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발지국 사람들이 자주 모여 서로 바른 일에 대하여 의논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아난이 대답하였다.

들었습니다.”

 

 

佛告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盛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君臣和順上下相敬不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和順]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의 임금과 신하가 서로 화목하고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공경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盛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奉法曉忌不違禮度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이 법을 받들고 금기(禁忌)할 바를 알며 제도(制度)를 어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盛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孝事父母敬順師長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여 순종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上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恭於宗廟致敬鬼神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종묘(宗廟)를 공경하고 조상에게 정성을 다해 섬기고 귀신에게 공경을 다한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上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閨門眞正潔淨無穢至於戲笑言不及邪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의 가정집 여자들의 행실이 바르고 참되며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어 비록 웃고 농담하더라도 그 말이 음란한 데 미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盛其國久安無能侵損阿難汝聞跋祇國人宗事沙門敬持戒者瞻視護養未甞懈惓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아난아, 너는 발지국 사람들은 사문을 높이 섬기고 계()를 지키는 사람을 존경하여 보호하고 공양하기를 게을리 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느냐?”

 

 

答曰聞之

들었습니다.”

 

 

阿難若能爾者長幼和順轉更增盛其國久安無能侵損 

아난아,

만일 그렇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여 갈수록 더 강성해질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는 언제나 안온하며 누구의 침략도 받지 않을 것이다.”

 

 

大臣禹舍白佛言彼國人民若行一法猶不可圖況復具七國事多故今請辭還歸 

그 때 대신 우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나라 백성들이 비록 그 중에 어느 한 가지 법만 행하더라도 오히려 도모할 수 없을 터인데 더구나 일곱 가지를 다 갖춤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저는 나라 일이 많아 이제 하직하고 돌아가기를 청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佛言宜知是時禹舍即從座起遶佛揖讓而退其去未久佛告阿難汝勅羅閱祇左右諸比丘盡集講堂。      (돌 잡) 

그렇게 하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아시오.”

그 때 우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공손히 읍()하고 물러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라열기성 부근에 있는 모든 비구들을 강당으로 모이게 하라.”

 

 

對曰唯然即詣羅閱祇城集諸比丘盡會講堂白世尊曰諸比丘已集聖知時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아난은 곧 라열기성으로 가서 비구들을 모두 강당에 모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구들이 모두 강당에 모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爾時世尊即從座起詣法講堂就座而坐告諸比丘

我當爲汝說七不退法諦聽諦聽善思念之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셨다. 자리에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일곱 가지 불퇴법(不退法)을 연설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諸比丘白佛言唯然世尊願樂欲聞 

그 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佛告諸比丘七不退法者一曰數相集會講論正義則長幼和順法不可壞二曰上下和同敬順無違則長幼和順法不可壞三曰奉法曉忌不違制度則長幼和順法不可壞四曰若有比丘力能護眾多諸知識宜敬事之則長幼和順法不可壞五曰念護心意孝敬爲首則長幼和順法不可壞六曰淨修梵行不隨欲態則長幼和順法不可壞七曰先人後己不貪名利則長幼和順法不可壞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불퇴법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자주 서로 모여 정의(正義)를 강론(講論)하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화합하여 서로 공경하고 순종해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법을 받들고 금기할 바를 알며 그 제도(制度)를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대중을 보호할 능력이 있고 많은 지식을 가진 비구가 있을 경우, 마땅히 그를 공경하고 받든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바른 생각을 잘 지켜 간직하고 효도와 공경을 으뜸으로 삼는다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음욕을 여의고 깨끗한 행()만 닦으며 욕망을 따르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남을 앞세우고 자신은 뒤로 돌리며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는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될 것이다.”

 

 

佛告比丘復有七法令法增長無有損耗一者樂於少事不好多爲則法增長無有損耗二者樂於靜默不好多言三者少於睡眠無有昏昧四者不爲群黨言無益事五者不以無德而自稱譽六者不與惡人而爲伴黨七者樂於山林閑靜獨處如是比丘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일이 적은 것을 좋아하고 일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곧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요,

두 번째는 침묵하기를 좋아하고 많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잠을 적게 자고 혼매(昏昧)한 데에 빠지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패거리를 만들어 쓸데없는 일로 언쟁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아무 덕()도 없으면서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악한 사람과 짝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산이나 숲 속의 한적한 곳에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하면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佛告比丘復有七法令法增長無有損耗何謂爲七一者有信信於如來至眞正覺十號具足二者知慚恥於己闕三者知愧羞爲惡行四者多聞其所受持上中下善義味深奧淸淨無穢梵行具足五者精勤苦行滅惡修善勤習不捨六者昔所學習憶念不忘七者修習智慧知生滅法趣賢聖要盡諸苦本如是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니, 지진(至眞)정각(正覺) 10()를 두루 갖춘 여래를 믿는 것이요,

두 번째는 제 자신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니 자기의 과오를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남에 대하여 부끄러워[]할 줄을 아는 것이니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남에게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신이 받아 지녀야 하는 의미가 심오하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범행을 구족한 상선(上善)중선(中善)하선(下善)에 대해 많이 듣는 것이다.

다섯 번째 부지런히 고행(苦行)에 힘써 악을 없애고 선을 닦으며, 부지런히 익혀 중지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옛날에 공부한 것을 잘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지혜를 닦아 익혀 나고 멸하는 법[生滅法]을 알고 성현(聖賢)의 도()에 나아가 모든 괴로움의 근본을 끊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佛告比丘復有七法令法增長無有損耗何謂爲七一者敬佛二者敬法三者敬僧四者敬戒五者敬定六者敬順父母七者敬不放逸如是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을 존경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존경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을 존경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부모를 존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방일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佛告比丘復有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何謂爲七法一者觀身不淨二者觀食不淨三者不樂世間四者常念死想五者起無常想六者無常苦想七者苦無我想如是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뚱이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음식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괴로움에는 나[]라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서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佛告比丘復有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何謂爲七一者修念覺意閑靜無欲出要無爲二者修法覺意三者修精進覺意四者修喜覺意五者修猗覺意六者修定覺意七者修護覺意如是七法則法增長無有損耗

* 念覺意: 각지(覺支)각분(覺分)보리분(菩提分)이라고도 한다. 광의(廣意)로는 37도품(道品)을 말하고, 협의(狹意)로는 7각지(覺支)를 말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염각의(念覺意)를 닦는 것이니,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욕심 없이 해탈하는 법을 닦아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각의(法覺意)를 닦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정진각의(精進覺意)를 닦는 것이요,

네 번째는 희각의(喜覺意)를 닦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의각의(?覺意)를 닦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정각의(定覺意)를 닦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호각의(護覺意)를 닦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佛告比丘有六不退法令法增長無有損耗何謂爲六一者身常行慈不害眾生二者口宣仁慈不演惡言三者意念慈心不懷壞損四者得淨利養與眾共之平等無二五者持賢聖戒無有闕漏亦無垢穢必定不動六者見賢聖道以盡苦際如是六法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불퇴법(不退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으로 항상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입으로 인자한 말만 하고 악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뜻으로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파괴하거나 손해 입히려는 생각을 품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깨끗한 재물을 얻으면 여럿이 함께 나누어 평등하고 차별이 없게 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성현의 계를 받아 빠뜨리거나 더럽히는 일이 없고 굳게 믿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성현의 도()를 알아 괴로움을 아주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佛告比丘復有六不退法令法增長無有損耗一者念佛二者念法三者念僧四者念戒五者念施六者念天修此六念則法增長無有損耗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가지 불퇴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

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을 생각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들을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보시(布施)를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 생각하는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爾時世尊於羅閱祇隨宜住已告阿難言汝等皆嚴吾欲詣竹園

* 竹園 죽림정사(竹林精舍)를 말한다. 또한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이라고도 한다 

 

그 때 세존께서는 라열기성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죽원(竹園)으로 가려고 한다.”

 

 

對曰唯然即嚴衣鉢與諸大眾侍從世尊路由摩竭次到竹園往堂上坐與諸比丘說戒修戒獲定得大果報修定獲智得大果報修智心淨得等解脫盡於三漏欲漏有漏無明漏已得解脫生解脫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 

.”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마갈국을 경유하여 죽원에 도착하자 세존께서는 당상(堂上)에 올라 자리에 앉으셔서 모든 비구들에게 계()()()에 대해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는다.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3()인 욕루(欲漏)유루(有漏)무명루(無明漏)가 없어지게 된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의 지혜[慧脫智]가 생겨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梵行]은 이미 확고하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다시는 다음의 생()을 받지 않느니라.”

 

 

爾時世尊於竹園隨宜住已告阿難曰汝等皆嚴當詣巴陵弗城 

그 때 세존께서는 죽원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파릉불성(巴陵弗城)으로 가려고한다.”

 

 

對曰唯然即嚴衣鉢與諸大眾侍從世尊路由摩竭次到巴陵弗城巴陵樹下坐

.”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마갈국을 경유하여 파릉불성에 도착하자 세존께서 파릉(巴陵)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諸淸信士聞佛與諸大眾遠來至此巴陵樹下即共出城遙見世尊在巴陵樹下容貌端正諸根寂定善調第一譬猶大龍以水淸澄無有塵垢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見已歡喜漸到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 

그 때 많은 청신사(淸信士)들은 부처님께서 대중과 함께 먼 곳에 와서 파릉나무 아래에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는 모두 성을 나섰다.

파릉나무 아래에 앉아 계시는 부처님을 멀리서 바라보았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고 6()은 고요하였으며 잘 조화를 이루어 제일이었다. 마치 큰 용()이 맑고 깨끗한 물에 살기 때문에 먼지나 때가 없는 것처럼 32()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게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에 기쁨이 넘쳐 천천히 걸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爾時世尊漸爲說法示敎利喜諸淸信士聞佛說法即白佛言我欲歸依佛聖眾唯願世尊哀愍聽許爲優婆塞自今已後不殺不盜不欺不飮酒奉戒不忘明欲設供唯願世尊與諸大眾垂愍屈顧。      의대치(음란할 음) 

그 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들을 유익하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모든 청신사들은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과 법과 스님께 귀의(歸依)하고자 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가엾게 여겨 허락하시고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지금부터는 생물을 죽이지 않고[不殺],

도둑질하지 않으며[不盜],

음탕하지 않고[不淫],

속이지 않으며[不欺],

술을 마시지 않고[不飮酒],

()를 받들어 잊지 않겠습니다.

내일은 저희가 공양을 올리고자 하오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들과 함께 자비를 베풀어 돌보아 주소서.”

 

 

爾時世尊默然許可諸淸信士見佛默然即從座起遶佛三作禮而歸尋爲如來起大堂舍平治處所掃灑燒香嚴敷寶座供設旣辦往白世尊所設已具唯聖知時。       (돌 잡) 

그 때 세존께서는 침묵으로써 허락하셨다. 청신사들은 부처님께서 침묵하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들은 곧 여래를 위하여 큰 강당을 지어 계실 곳을 마련하고 물 뿌려 소제하고 향을 사르며 보배로 장식한 자리를 깔았다. 모든 공양의 준비가 끝나자 곧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성자(聖者)께서는 때를 아소서.”

 

於是世尊即從座起著衣持鉢與大眾俱詣彼講堂澡手洗足處中而坐諸比丘在左面坐諸淸信士在右面坐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그 강당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손발을 씻으시고 그 복판에 앉으셨다. 그 때 비구들은 왼쪽에 앉고 청신사들은 오른쪽에 앉았다

 

 

爾時世尊告諸淸信士曰凡人犯戒有五衰耗何謂爲五一者求財所願不遂二者設有所得日當衰耗三者在所至處眾所不敬四者醜名惡聲流聞天下五者身壞命終當入地獄 

세존께서는 청신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계를 범하면 다섯 가지 손해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번째는 재물을 구하여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비록 얻은 것이 있더라도 날로 점점 줄어드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추한 이름과 나쁜 소문이 천하에 퍼지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又告諸淸信士凡人持戒有五功德何謂爲五一者諸有所求得如願二者所有財産增益無損三者所往之處眾人敬愛四者好名善譽周聞天下五者身壞命終必生天上。      : 의대치(문득 첩) 

부처님께서 또 청신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계를 지키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바라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다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자기가 가진 재산은 더욱 불어나 손해가 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요,

네 번째는 좋은 이름과 착한 칭송이 천하에 두루 퍼지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목숨을 마쳐 죽은 뒤에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夜已半告諸信士宜各還歸諸淸信士即承佛敎遶佛三匝禮足而歸爾時世尊於後夜明相出時至閑靜處天眼淸徹見諸大天神各封宅地中神下神亦封宅地是時世尊即還講堂就座而坐世尊知故問阿難誰造此巴陵弗城

* 세존지시고문아난(世尊知時故問阿難)"으로 되어 있으나, 3본에는 모두 "()""()"자로 되어 있다. "()"자로 바꾸어 해석할 경우 "세존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아난에게 물으셨다"된다 

 

밤이 깊어 자정을 넘기자 부처님께서는 여러 청신사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그만 돌아가라.”

모든 신도들은 부처님의 분부에 따라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그 발에 예배하고 돌아갔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밤이 지나고 동이 틀 무렵에 고요하고 한가한 곳으로 나아가셨다. 거기서 맑고 트인 천안(天眼)으로 모든 큰 하늘신[天神]들이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중간 계층의 신[中神]들과 아래 계층의 신[下神]들도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곧 강당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으셨다. 세존께서는 때를 아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누가 이 파릉불성을 지었는가?”

 

 

阿難白佛此是禹舍大臣所造以防禦跋祇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성은 우사(禹舍) 대신이 쌓은 성입니다. 이것으로써 발지국을 막고 있습니다.”

 

 

佛告阿難造此城者正得天意吾於後夜明相出時至閑靜處以天眼見諸大神天各封宅地下諸神亦封宅地阿難當知諸大神天所封宅地有人居者安樂熾盛中神所封中人所居下神所封下人所居功德多少各隨所止阿難此處賢人所居商賈所集國法眞實無有欺罔此城最勝諸方所推不可破壞此城久後若欲壞時必以三事一者大水二者大火三者中人與外人謀乃壞此城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을 쌓은 사람은 바로 하늘 뜻을 얻었다. 내가 밤이 지나 동이 틀 무렵에 한가하고 고요한 곳으로 나가 천안으로 보니 모든 큰 하늘신이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중간 계층의 신과 아래 계층의 신도 각각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난아,

마땅히 알라. 모든 큰 하늘신이 차지한 영토에 사는 사람은 크게 안락하고 불꽃처럼 성하리라. 중간 계층의 신이 차지한 곳은 중간 사람[中人]이 살 곳이요, 아래 계층의 신이 차지한 곳은 아래 사람[下人]이 살 곳이다.

공덕이 많고 적음을 따라 각각 그 사는 곳이 다를 것이다. 아난아, 여기는 현인(賢人)이 사는 곳이니, 상인(商人)이 모여들 것이요 나라의 법이 진실하여 서로 속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성은 가장 훌륭하여 모든 곳에서 추앙하므로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랜 뒤에 이 성이 파괴되려 할 때에는 반드시 세 가지 일[]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홍수요, 두 번째는 큰 불이며, 세 번째는 나라 안의 사람이 나라 밖의 사람과 서로 음모하여 이 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巴陵弗諸淸信士通夜供辦時到白佛食具已辦唯聖知時淸信士即便施設手自斟酌食訖行水別取小敷在佛前坐爾時世尊即示之曰今汝此處賢智所居多持戒者淨修梵行善神歡喜即爲呪願可敬知敬可事知事博施兼愛有慈愍心諸天所稱常與善俱不與惡會 

그 때에 파릉불성의 모든 청신사는 밤을 새워 공양을 준비했다가 때가 되자 부처님께 아뢰었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청신사들은 곧 공양을 차리고 손수 시중을 들었다. 공양이 끝나자 물을 돌리고 따로 작은 방석을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너희들이 있는 이곳은 현인과 지자(智者)들이 거처하는 곳으로서 계를 지키는 자들이 많고 범행(梵行)을 청정히 닦으므로 모든 착한 신()들이 기뻐하며 곧 복을 빌어주고[呪願] 있다.

"존경할 만 한 자를 존경할 줄 알고, 섬길 만한 사람을 섬길 줄 알며, 널리 베풀고 서로들 사랑하며 자비로운 마음이 있어 모든 하늘들이 칭찬하는 바라 항상 선()과 함께하고, ()과 함께하지 않게 하소서."

 

 

爾時世尊爲說法已即從座起大眾圍遶侍送而還大臣禹舍從佛後行時作是念今沙門瞿曇出此城門即名此門爲瞿曇門又觀如來所渡河處即名此處爲瞿曇河爾時世尊出巴陵弗城至于水邊時水岸上人民眾多中有乘船渡者或有乘筏或有乘桴而渡河者爾時世尊與諸大眾譬如力士屈伸臂頃忽至彼岸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해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시자 대중들이 둘러싸 모시고 돌아갔다.

대신 우사는 부처님의 뒤를 따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사문 구담께서 이 성문으로 나가셨으니 이 문을 구담문(瞿曇門)이라 이름하자."

또 여래께서 강을 건너시는 것을 보고는 그곳을 구담하(瞿曇河)라고 이름지었다.

그 때 세존께서 파릉불성을 나와서 강가에 이르렀다. 그 때 언덕 위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고, 그 중에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는 사람도 있고, 혹은 뗏목을 타고 건너는 사람도 있었으며, 또는 작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대중들과 함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셨다.

 

 

世尊觀此義已即說頌曰

佛爲海船師  法橋渡河津  大乘道之輿  一切渡天人 

亦爲自解結  渡岸得昇仙  都使諸弟子  縛解得涅槃

 

세존께서는 이런 이치를 관찰해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는 바다의 사공이요

법의 다리 놓아 강을 건너는 나루 되시며

대승도(大乘道)의 큰 수레로

일체의 천상과 인간을 건네주시네.

 

또한 스스로 번뇌를 끊고

저 언덕으로 건너 신선이 되며

또 그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결박을 풀어 열반을 얻게 하시네.

 

 

爾時世尊從跋祇遊行至拘利村在一林下告諸比丘有四深法一曰聖戒二曰聖定三曰聖慧四曰聖解脫此法微妙難可解知我及汝等不曉了故久在生死流轉無窮 

그 때 세존께서는 발지국을 돌아다니시다가 구리(拘利)촌에 이르러 어느 나무 밑에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네 가지 깊은 법이 있다.

첫 번째는 거룩한 계()이고,

두 번째는 거룩한 선정()이며,

세 번째는 거룩한 지혜()이고,

네 번째는 거룩한 해탈(解脫)이다. 이 법은 미묘하여 알기 어렵다. 나와 너희들은 이것을 밝게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나고 죽는 가운데 끝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爾時世尊觀此義已即說頌曰

戒定慧解上  唯佛能分別  離苦而化彼  令斷生死習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관찰해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해탈은

오직 부처만이 분별하시어

괴로움을 여의시고 중생을 교화해서

나고 죽음의 습기 끊게 한다네.

 

 

爾時世尊於拘利村隨宜住已告阿難俱詣那陀村阿難受敎即著衣持鉢與大眾俱侍從世尊路由跋祇到那陀村揵椎處

* 那陀村: 나려가취락(那黎迦聚落)이라고 하기도 한다. 불반니원경에는 희예국(喜豫國)으로 되어 있다.

* 椎處: 긴기가정사(緊耆迦精舍, Gijakvasatha)로 되어 있는데, 이는 전와당(?瓦堂), 즉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쓰기 위해 벽돌로 조성해 놓은 건축물을 의미한다.

 

그 때 세존께서 구리촌에서 머무실 만큼 머무시고 나서 아난에게 나다(那陀)촌으로 함께 가자고 하셨다.

아난은 분부를 받들어 곧 옷과 발우를 챙겨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고, 발지국을 경유하여 나다촌에 이르러 건추처(椎處)에서 쉬셨다.

 

 

爾時阿難在閑靜處默自思惟此那陀村十二居士一名伽伽羅二名伽陵伽三名毘伽陀四名伽利輸五名遮樓六名婆耶樓七名婆頭樓八名藪婆頭樓九名陀梨舍十名藪達利舍十一名耶輸十二名耶輸多樓此諸人等今者命終爲生何處復有五十人命終又復有五百人命終斯生何處作是念已從靜處起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白佛言世尊我向靜處默自思惟此那陀村十二居士伽伽羅等命終復有五十人命終又有五百人命終斯生何處唯願解說 

그 때 아난은 혼자 한적한 곳에서 묵묵히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나다촌에는 열두 명의 거사(居士)가 있었다.

첫 번째는 가가라(伽伽羅), 두 번째는 가릉가(伽陵伽), 세 번째는 비가타(毘伽陀), 네 번째는 가리수(伽利輸), 다섯 번째는 차루(遮樓), 여섯 번째는 바야루(婆耶樓), 일곱 번째는 바두루(婆頭樓), 여덟 번째는 수바두루(藪婆頭樓), 아홉 번째는 다리사루(陀梨舍),열 번째는 수달리사루(藪達利舍), 열한 번째는 야수(耶輸), 열두 번째는 야수다루(耶輸多樓)이다.

이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마치고 어디에 태어났을까? 5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고, 50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조용한 곳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갔다.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고요한 곳에서 묵묵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나다촌에 살던 가가라 등 열두 거사는 목숨을 마쳤고, 5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마쳤으며, 500명이 있었는데 그들도 지금은 목숨을 마쳤다. 이들은 어디에 태어났을까?" 

원컨대 설명해 주십시오.”

 

 

佛告阿難伽伽羅等十二人斷五下分結命終生天於彼即般涅槃不復還此五十人命終者斷除三結癡薄得斯陀含還來此世盡於苦本五百人命終者斷除三結得須陀洹不墮惡趣必定成道往來七生盡於苦際阿難夫生有死自世之常此何足恠若一一人死來問我者非擾亂耶

* 3(): 5하분결(下分結) 중 세 가지인 신견결(身見結)의결(疑結)계금취결(戒禁取結)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가가라 등 열두 명은 5하분결(下分結)을 끊고 목숨을 마친 뒤에 하늘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완전한 반열반(般涅槃)을 얻어 다시는 이 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50명은 목숨을 마친 다음 3()을 끊고, 음욕과 번성냄과 어리석음이 적어져 사다함(斯陀含)을 얻었다. 그래서 이 세상에 다시 한 번 돌아와 괴로움의 근본을 끊을 것이다.

500명은 목숨을 마친 다음 3결을 끊고 수다원(須陀洹)을 얻었다. 그래서 그들은 결정코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고 도()를 이루어 7() 동안 이 세상에 오가며 태어나고서야 괴로움의 근본을 다할 것이다.

아난아, 태어나면 죽음이 있는 법이니, 이는 세상의 법칙이다. 이것이 뭐가 이상하다는 것이냐? 만일 일일이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내게 와서 묻는다면 그것은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이 아니겠느냐?”

 

 

阿難答曰信爾世尊實是擾亂

아난이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실로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입니다.”

 

佛告阿難今當爲汝說於法鏡使聖弟子知所生處三惡道盡得須陀洹不過七生必盡苦際亦能爲他說如是事

阿難法鏡者謂聖弟子得不壞信歡喜信佛如來無所著等正覺十號具足歡喜信法眞正微妙自恣所說無有時節示涅槃道智者所行歡喜信僧善共和同所行質直無有諛諂道果成就上下和順法身具足向須陀洹得須陀洹向斯陀含得斯陀含向阿那含得阿那含向阿羅漢得阿羅漢四雙八輩是謂如來賢聖之眾甚可恭敬世之福田信賢聖戒淸淨無穢無有缺漏明哲所行獲三昧定

阿難是爲法鏡使聖弟子知所生處三惡道盡得須陀洹不過七生必盡苦際亦能爲他說如是事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 너를 위해 법의 거울(法鏡)을 설명하리라. 이것은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惡道]를 끊어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을 지나지 않고 반드시 모든 괴로움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니라.

 

아난아,

법의 거울이란 곧 성인의 제자들이 무너지지 않는 믿음[不壞信]을 얻는 것을 말한다. 즉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여래(如來)무소착(無所著)등정각(等正覺) 등의 10()를 구족(具足)하신 부처님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바르고 참되고 미묘한 것이며, 자유자재로 설명하신 것이며, 특정한 시절이 따로 없는 것이며, 열반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며, 지혜로운 자들이 행하는 것인 법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훌륭히 서로 화합하고, 그 행동이 정직하며 아첨하는 일이 없고 도()의 결과를 성취하였으며, 위아래가 화목하고 법신(法身)을 구족한 스님들을 믿는 것이다. 수다원을 향하는 자와 수다원을 얻은 자, 사다함을 향하는 자와 사다함을 얻은 자,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 자와 아나함을 얻은 자, 아라한을 향하는 자와 아라한을 얻은 자, 이상 사쌍팔배(四雙八輩)를 여래의 성스럽고 현명한 대중이라 하는데, 이들은 진실로 존경할 만한 세상의 복밭[福田]이다.

그리고 또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이지러지거나 빠짐이 없으며, 명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행할 바이며, 삼매정(三昧定)을 얻게 하는 성현의 계()를 믿는 것이다.

 

아난아,

이것이 바로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를 끊고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도 다 지내지 않아 반드시 괴로움의 근본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의 거울이니라.”

 

 

爾時世尊隨宜住已告阿難俱詣毘舍離國即受敎行著衣持鉢與大眾俱侍從世尊路由跋祇到毘舍離坐一樹下有一淫女菴婆婆梨聞佛將諸弟子來至毘舍離坐一樹下即嚴駕寶車欲往詣佛所禮拜供養未至之間遙見世尊顔貌端正諸根特異相好備足如星中月見已歡喜下車步進漸至佛所頭面禮足却坐一面 

* 毘舍利國: Vesli이며, 폐사리(吠舍釐)라고도 하며 광엄(廣嚴)이라 한역한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16대국(大國) 중의 하나로 발지(跋祇, Vajji)국의 수도였다.

* 菴婆婆梨: Ambapli이며, 내녀(奈女) 또는 내녀()라고도 한다. 불설내녀기바경(佛說奈女耆婆經)에 의거하면 이 여인과 빈바사라(頻婆娑羅)왕 사이에 기바(耆婆, jiva)라는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 

 

그 때 세존께서는 머무실 만큼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와 함께 비사리국(毘舍利國)으로 가자.”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비사리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어느 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당시 암바바리(菴婆婆梨)15)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음녀(淫女)가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을 데리고 비사리로 와 어떤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다는 말을 듣고는 보배 수레를 장식하여 타고 가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고자 했다.

미처 가까이 가기 전에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았는데, 그 얼굴이 단정하고 모든 감관[]은 특이하며 상호(相好)를 원만히 갖춘 것이 마치 뭇 별 가운데 빛나는 달과 같았다. 이 모습을 본 그녀는 기뻐하면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차츰 부처님 가까이에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爾時世尊漸爲說法示敎利喜聞佛所說發歡喜心即白佛言從今日始歸依三尊唯願聽許於正法中爲優婆夷盡此形壽不殺不盜不邪淫不妄語不飮酒又白佛言唯願世尊及諸弟子明受我請即於今暮止宿我園爾時世尊默然受之女見佛默然許可即從座起頭面禮足遶佛而歸

* 三尊: 3()와 같은 뜻으로 곧 양족존(兩足尊)이욕존(離欲尊)중중존(衆中尊)인 불()()()을 말한다 

 

그 때 세존께서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그녀를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그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늘부터 3()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바른 법 가운데 우바이(優婆夷)가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또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그리고 오늘 밤에는 저의 동산에서 쉬도록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 주셨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부처님의 주위를 돌고 집으로 돌아갔다.

 

 

其去未久佛告阿難當與汝等詣彼園觀

그녀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리라.”

 

 

對曰唯然佛即從座起攝持衣鉢與眾弟子千二百五十人俱詣彼園

.”

부처님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발우를 챙기신 뒤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셨다.

 

 

毘舍離諸隷車輩聞佛在菴婆婆梨園中止住即便嚴駕五色寶車或乘靑車靑馬幢幡官屬皆靑五色車馬皆亦如是五百隷車服色盡同欲往詣佛菴婆婆梨辭佛還家中路逢諸隷車車行與彼寶車共相損折幢蓋而不避道隷車責曰汝恃何勢行不避道衝撥我車損折麾蓋。      의 대치(갈고리 구)

 

그 때 비사리에 있던 여러 예차(隸車)족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암바바리 동산에 머물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곧 5()으로 보배 수레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어떤 사람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하인들도 다 푸른빛이었다. 다른 수레와 말도 다섯 빛깔로서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모두 같은 빛깔의 옷을 입고 부처님을 뵙고자 나아가고 있었다.

 

암바바리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에서 예차족 사람들을 만났다. 수레를 빨리 몰아가는 바람에 저들의 보배 수레와 충돌하여 깃발과 일산을 부러뜨렸다. 그러고도 그녀는 길을 비키지 않았다. 예차족 사람들은 꾸짖어 말했다.

너는 무슨 세력을 믿고 길을 비키지 않고 우리 수레를 들이받아 깃발과 일산을 다 부러뜨리는가?”

 

 

報曰諸貴我已請佛明日設食歸家供辦是以行速無容相避

그녀는 말했다.

여러분, 저는 내일 부처님을 초대하였으므로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빨리 가야 하겠기에 길을 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諸隷車即語女曰且置汝請當先與我我當與汝百千兩金

예차족 사람들은 곧 그녀에게 말했다.

너의 초대는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우리에게 초대를 양보하라. 그러면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의 금을 주겠다.”

 

 

女尋答曰先請已定不得相與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제가 먼저 초대하여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보할 수 없습니다.”

 

 

諸隷車又語女曰我更與汝十六倍百千兩金必使我先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 금의 16배를 주겠다. 부디 우리가 먼저 초대할 수 있게 해다오.”

 

 

女猶不肯我請已定不可爾也

그러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제 초대는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諸隷車又語女曰我今與爾中分國財可先與我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우리나라 재산의 반을 주겠다. 우리에게 양보하라.”

 

 

女又報曰設使擧國財寶我猶不取所以然者佛住我園先受我請此事已了終不相與 

그녀는 다시 대답했다.

비록 나라 재산의 전부를 준다 해도 저는 받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저의 동산에 머무시면서 저의 초대를 먼저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이미 결정된 것이니 끝내 양보할 수 없습니다.”

 

 

諸隷車等各振手歎咤今由斯女闕我初福即便前進徑詣彼園 

모든 예차족 사람들은 손을 휘두르면서 탄식했다.

이제 저 여자 때문에 우리의 첫 복을 빼앗겼구나.”

 

 

爾時世尊遙見五百隷車車馬數萬塡道而來告諸比丘汝等欲知忉利諸天遊戲園觀威儀容飾與此無異汝等比丘當自攝心具諸威儀云何比丘自攝其心於是比丘內身身觀精勤不懈憶念不忘捨世貪憂外身身觀精勤不懈憶念不忘捨世貪憂內外身觀精勤不懈捨世貪憂法觀亦復如是云何比丘具諸威儀於是比丘可行知行可止知止左右顧視屈伸俯仰攝持衣鉢食飮湯藥不失宜則善設方便除去蔭蓋行住坐臥覺寤語默攝心不亂是謂比丘具諸威儀 

 

그리고 곧 길을 재촉하여 그 동산을 향해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이 수만의 수레와 말로 길을 메운 채 찾아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리(利天)이 동산에서 유희할 때의 위의(威儀)와 장식을 알고자 하느냐? 저들과 전혀 다르지 않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잡아 모든 위의를 갖추어야 한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스스로 그 마음을 다잡는다"고 하는가?

비구여,

안의 몸[內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또 밖의 몸[外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도 또한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행해야 할 것은 행할 줄 알고 그쳐야 할 것은 그칠 줄 알며, 좌우를 돌아보기와 몸을 펴고 굽히기와 굽어보고 쳐다보기와 옷을 입고 발우를 챙기기와 음식을 먹고 약을 쓰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법칙을 어기지 않고, 좋은 방편을 써서 번뇌를 덜어 버리며,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깨었거나 잠자거나, 말하거나 묵묵히 있거나 항상 마음을 다잡아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느니라.”

 

 

爾時五百隷車往至菴婆婆梨園欲到佛所下車步進頭面禮足却坐一面如來在座光相獨顯蔽諸大眾譬如秋月又如天地淸明淨無塵翳日在虛空光明獨照爾時五百隷車圍遶侍坐佛於眾中光相獨明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암바바리 동산에 이르러 부처님의 처소로 가려고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여래께서는 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그 빛나는 모습이 유달리 뛰어나 모든 대중을 무색케 하는 것이 마치 가을 달과 같았다. 또 천지가 청명하고 깨끗해 가리움이 없을 때, 해가 허공에 있어 그 광명이 홀로 비추는 것과 같았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부처님을 에워싸고 앉았고, 부처님의 빛나는 모습은 대중 속에서 유달리 밝았다.

 

 

是時坐中有一梵志名曰幷即從座起偏袒右臂右膝著地叉手向佛以偈讚曰

 摩竭鴦伽王  爲快得善利  身被寶珠鎧  世尊出其土 

 威德動三千  名顯如雪山  如蓮花開敷  香氣甚微妙 

 今覩佛光明  如日之初出  如月遊虛空  無有諸雲翳 

 世尊亦如是  光照於世間  觀如來智慧  猶闇覩錠鐐 

 施眾以明眼  決了諸疑惑

  () :   1.물리다 너무 많이 먹어서 그 음식에 싫증을 느끼다 2.실컷먹다. 포식하다 3.흐뭇하다

 

그 때 좌중에 있던 병염()이라는 범지(梵志:바라문)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마갈(摩竭)의 앙가(鴦伽)왕이

유쾌하게 좋은 이익 얻기 위하여

몸에 보주(寶珠)의 갑옷을 걸치자

세존께서 그 땅에 나타나셨네.

 

그 위덕(威德)3천 세계 뒤흔들고

그 이름은 설산(雪山)처럼 드러났으니

마치 연꽃이 피어난 것과 같아

그 향기 매우 미묘하여라.

 

이제 부처님의 광명을 보면

마치 처음 떠오르는 아침 해 같고

마치 밝은 달이 허공에 노닐 때

가리우는 구름 한 점 없는 것처럼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아서

그 광명 세간을 비추시네.

 

이제 여래의 지혜를 보면

어둠 속에 등불을 보는 것 같으니

밝은 눈을 중생에게 베풀어 주어

모든 의혹을 풀게 하셨네.

 

 

五百隷車聞此偈已復告幷汝可重說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 다시 병염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 게송을 다시 읊어 보시오.”

 

 

爾時即於佛前再三重說五百隷車聞重說偈已各脫寶衣以施幷即以寶衣奉上如來佛愍彼故即爲納受 

그 때 병염은 부처님 앞에서 두 세 차례 되풀이해 읊었다.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이 게송을 듣고는 각기 보배 옷을 벗어 병염에게 선물했다. 병염은 곧 그 옷을 여래께 바치니, 부처님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어 곧 그 옷을 받으셨다.

 

 

爾時世尊告毘舍離諸隷車曰世有五寶甚爲難得何等爲五一者如來至眞出現於世甚爲難得二者如來正法能演說者此人難得三者如來演法能信解者此人難得四者如來演法能成就者此人難得五者嶮危救厄知反復者此人難得是謂五寶爲難得也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의 모든 예차족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매우 얻기 어려운 다섯 가지 보배가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여래지진(至眞)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니, 이것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요,

두 번째는 여래의 바른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세 번째는 여래가 연설한 법을 믿어 아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요,

네 번째는 여래가 연설한 법을 능히 성취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다섯 번째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재앙에서 구원하기를 되풀이할 줄 아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매우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 보배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얻기 어려운 것들이다.”

 

 

五百隷車聞佛示敎利喜已即白佛言唯願世尊及諸弟子明受我請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며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서는 내일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佛告隷車卿已請我我今便爲得供養已菴婆婆梨女先已請訖 

부처님께서 예차족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미 나를 초청하였으니 나는 이제 그것으로 공양을 받은 것으로 여기겠다. 암바바리가 이미 나를 먼저 초청하였다.”

 

五百隷車聞菴婆婆梨女已先請佛各振手而言吾欲供養如來而今此女已奪我先即從座起頭面禮佛遶佛三各自還歸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암바바리가 이미 먼저 부처님을 초청했다는 말을 듣고 각기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저희들이 여래께 공양하려 하였는데, 이제 이 여자가 이미 선수를 빼앗아 버렸군요.” 그리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한 뒤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각각 돌아갔다.

 

 

菴婆婆梨女即於其夜種種供辦明日時到世尊即與千二百五十比丘整衣持鉢前後圍遶詣彼請所就座而坐菴婆婆梨女即設上饌供佛及僧食訖去鉢幷除机案女手執金甁行澡水畢前白佛言毘耶離城所有園觀我園最勝今以此園貢上如來哀愍我故願垂納受。     * 毘耶離: 비야리(毗耶離)로 되어 있으나 송3본에는 모두 비사리(毗舍離)로 되어 있다 

 

그 때 암바바리는 그 날 밤으로 여러 가지 공양을 준비하였다.

이튿날 공양 때가 되자 세존께서는 1,250명의 비구들에게 각각 옷과 발우를 챙기게 한 뒤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그녀의 집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암바바리는 곧 맛있는 공양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바쳤다. 공양을 마치자 발우를 거두고 상을 치웠다. 그 때 그녀는 몸소 손에 황금 병을 들고 손과 발우를 씻는 물을 돌리고 나서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비야리성에 있는 동산중에는 저의 동산이 가장 훌륭합니다. 저는 이 동산을 여래께 바치겠습니다. 저를 가엾이 여기시어 받아 주소서.”

 

 

佛告女曰汝可以此園施佛爲首及招提僧所以然者如來所有園林房舍衣鉢六物正使諸魔大神力天無有能堪受此供者女受敎即以此園施佛爲首及招提僧佛愍彼故即爲受之 

부처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동산을 나와 이 승단(僧團)에 보시하라. 왜냐 하면 여래가 가지는 동산발우 등 여섯 가지 물건은 진실로 모든 악마하늘범천(梵天)대신력천(大神力天)들은 이런 공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그 때 그녀는 분부를 받고 곧 그 동산을 부처님과 승단에 보시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가엾이 여겨 그것을 받으셨다.

 

 

而說偈言

起塔立精舍  園果施淸涼  橋船以渡人  曠野施水草 

及以堂閣施  其福日夜增  戒具淸淨者  彼必到善方

 

그리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동산의 과일로 시원함을 보시하며

다리와 배로써 사람을 건네주고

광야에서 물과 풀을 보시하네.

 

또 집을 지어 보시하면

그 복은 밤낮으로 불어나고

계를 갖추어 맑고 또 깨끗한 자 

그는 죽어 반드시 좋은 곳에 나리라.

 

 

菴婆婆梨女取一小牀於佛前坐佛漸爲說法示敎利喜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大患穢汙不淨上漏爲礙出要爲上爾時世尊知彼女意柔軟和悅蔭蓋微薄易可開化如諸佛法即爲彼女說苦聖諦苦集苦滅苦出要諦 

그 때 암바바리는 낮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즉 시론(施論)계론(戒論)생천론(生天論)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애욕은 큰 재앙이요,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가장 큰 번뇌[上漏]로서 장애가 될 뿐이니, 이를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 제일이라 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녀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좋아하여 5()의 장애가 엷어져서 교화하기 쉽다는 것을 아시고는 모든 부처님의 법대로 그녀를 위하여 괴로움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聖諦]를 말씀하시고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集聖諦]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滅聖諦]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성스러운 진리[苦出要聖諦]에 대해 설명하셨다.

 

 

菴婆婆梨女信心淸淨譬如淨潔白氈易爲受色即於座上遠塵離垢諸法法眼生見法得法決定正住不墮惡道成就無畏而白佛言我今歸依佛歸依法歸依僧如是再三唯願如來聽我於正法中爲優婆夷自今已後盡壽不殺不盜不邪淫不欺不飮酒彼女從佛受五戒已捨本所習穢垢消除即從座起禮佛而去 

 

그 때 암바바리는 믿는 마음이 맑고 깨끗해졌으니 마치 깨끗한 흰 천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에 대한 법안(法眼)이 생겨 법을 보고는 법을 얻었으며 결정코 바르게 머물러 나쁜 세계[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되었으며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에게 귀의합니다.”

이렇게 세 번 되풀이했다.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제가 바른 법 가운데에서 우바이가 되도록 허락해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 때 그녀는 부처님에게 다섯 가지 계()를 받고 나서 본래의 습관을 버리고 더러운 때가 없어졌다. 그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돌아갔다.

 

 

爾時世尊於毘舍離隨宜住已告阿難言汝等皆嚴吾欲詣竹林叢 

그 때 세존께서는 비사리국에서 머무실 만큼 마음대로 머무시고 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나는 이제 죽림총(竹林叢)으로 가리라.”

 

 

對曰唯然即嚴衣鉢與大眾侍從世尊路由跋祇

.”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기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至彼竹林有婆羅門名毘沙陀耶聞佛與諸大眾詣此竹林默自思念此沙門瞿曇名德流布聞於四方十號具足於諸天梵若若魔沙門婆羅門中自身作證爲他說法上中下言皆悉眞正義味深奧梵行具足如此眞人宜往瞻覩

* 眞人: 지극히 진실하신 분[至眞], 즉 공양을 받아 마땅한 분[應供]이라는 뜻인 아라한(阿羅漢)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칭호로 쓰였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저 죽림정사에 이르렀을 때 비사타야(毘沙陀耶)라는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대중들과 함께 죽림정사로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문 구담은 그 명성과 덕망이 사방에 널리 퍼지고 10()를 구족하셨다. 그래서 모든 하늘과 제석범천(梵天)()와 마천(魔天)사문 바라문 가운데에서 스스로 지혜를 체험하고 남을 위해 설법하신다.

그 상하의 모든 말씀은 다 바르고 참되며 그 뜻이 깊고, 또 깨끗한 행()을 구족하셨다. 이런 참 사람[眞人]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하리라."

 

 

婆羅門出於竹叢往詣世尊問訊訖一面坐世尊漸爲說法示敎利喜婆羅門聞已歡喜即請世尊及諸大眾明日舍食佛默然受請婆羅門知已許可即從座起遶佛而歸即於其夜供設飮食明日時到唯聖知之 

그는 죽림정사로 부처님을 찾아가서 문안을 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그를 위해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이롭게 해 주시고 기쁘게 해 주셨다. 바라문은 설법을 듣고 못내 기뻐하면서 곧 세존과 모든 대중들을 초청했다.

내일은 저희 집에서 공양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그 청을 들어 주셨다. 바라문은 이미 허락하신 것임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그 날 밤으로 음식을 준비했고, 이튿날 때가 되자 "성자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라고 알려 왔다.

 

 

爾時世尊著衣持鉢大眾圍遶往詣彼舍就座而坐婆羅門設種種甘饌供佛及僧食訖去鉢行澡水畢取一小牀於佛前坐 

세존께서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그의 집으로 가 자리에 앉으셨다. 바라문은 온갖 맛난 음식을 차려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과 발우를 씻을 물을 돌리고 나서는 낮은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爾時世尊爲婆羅門而作頌曰

若以飮食  衣服臥具  施持戒人  則獲大果

此爲眞伴  終始相隨  所至到處  如影隨形

是故種善  爲後世粮  福爲根基  眾生以安

福爲天護  行不危嶮  生不遭難  死則上天

 

그 때 세존께서는 그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음식과

의복과 침구로써

계를 지키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는 곧 큰 과보를 얻으리라.

 

그것은 참된 동반자 되어

한평생[始終] 함께하리니

그가 이르는 곳마다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 같으리.

 

그러므로 착한 종자 심으면

뒷세상의 양식이 되며

복은 그 뿌리와 기초가 되어

그 중생 그것으로 안락해지리.

 

복의 과보로 하늘의 보호 받아

어디로 가나 위험이 없고

한평생 어려움 만나지 않으며

죽으면 곧 천상에 오르리라.

 

 

爾時世尊爲婆羅門說微妙法示敎利喜已從座而去于時彼土穀貴飢饉乞求難得佛告阿難勅此國內現諸比丘盡集講堂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바라문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시고 그를 가르쳐 이롭고 기쁘게 하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당시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곡식이 귀해져서 구걸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재 이 나라 안에 있는 모든 비구들에게 명령하여 모두 강당에 모이게 하라.”

 

 

對曰唯然即承敎旨宣令遠近普集講堂

.”

아난은 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사방 모든 대중들에게 모두 강당으로 모이라고 전하였다.

 

 

是時國內大眾皆集阿難白佛言大眾已集唯聖知時 

나라 안의 대중들이 모두 모이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중이 모두 모였습니다. 성자는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爾時世尊即從座起詣於講堂就座而坐告諸比丘此土飢饉乞求難得汝等宜各分部隨所知識詣毘舍離及越祇國於彼安居可以無乏吾獨與阿難於此安居所以然者恐有短乏是時諸比丘受敎即行佛與阿難獨留

* 越祇國: 근교의 발지국(跋祇國, Vajji)을 말한다. 

 

그 때 세존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라에 흉년이 들어 구걸하기가 매우 어렵다. 너희들은 각각 무리를 나누어 아는 곳을 따라 비사리나 월지국(越祇國)으로 가 그곳에서 안거(安居)하도록 하라. 그러면 궁색한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아난과 함께 여기서 안거하리라. 왜냐 하면 그렇게 해야 궁색함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분부를 받아 곧 떠나고, 부처님과 아난만 그곳에 머물렀다.

 

 

於後夏安居中佛身疾生擧體皆痛佛自念言我今疾生擧身痛甚而諸弟子悉皆不在若取涅槃則非我宜今當精勤自力以留壽命 

그 뒤 여름 안거 동안에 부처님께서 병이 들어 온몸이 몹시 아프셨다.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병이 나서 온몸이 몹시 아프다. 그러나 제자들이 모두 흩어져 없는데 내가 만일 열반에 든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 나는 정근(精勤)하고 스스로 노력하여 내 목숨을 이어야 한다."

 

 

爾時世尊於靜室出坐淸涼處阿難見已速疾往詣而白佛言今觀尊顔疾如有損 

그 때 세존께서 고요한 방에서 나와 시원한 곳에 앉으셨다. 아난은 이를 보고는 곧 부처님께 황급히 나아가 아뢰었다.

이제 존안(尊顔)을 뵈오니 병이 좀 차도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阿難又言世尊有疾我心惶懼憂結荒迷不識方面氣息未絶猶少醒悟默思如來未即滅度世眼未滅大法未損何故今者不有敎令於眾弟子乎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

세존께서 병이 나시니 제 마음은 황송하고 두려우며 걱정스럽고 근심되어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가만히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여래께서는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으셨고, 세간의 눈은 아직 멸하지 않았으며, 큰 법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왜 지금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내리지 않으실까?"”

 

 

佛告阿難眾僧於我有所須耶若有自言我持眾僧我攝眾僧斯人於眾應有敎命如來不言我持於眾我攝於眾豈當於眾有敎令乎阿難我所說法內外已訖終不自稱所見通達吾已老矣年粗八十譬如故車方便修治得有所至吾身亦然以方便力得少留壽自力精進忍此苦痛不念一切想入無想定時我身安隱無有惱患是故阿難當自熾燃熾燃於法勿他熾燃當自歸依歸依於法勿他歸依云何自熾燃熾燃於法勿他熾燃當自歸依歸依於法勿他歸依阿難比丘觀內身精勤無懈憶念不忘除世貪憂觀外身觀內外身精勤不懈憶念不忘除世貪憂法觀亦復如是是謂阿難自熾燃熾燃於法勿他熾燃當自歸依歸依於法勿他歸依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라도 있는가?

만일 스스로 "나는 여러 스님들을 거느리고 있다. 나는 여러 스님들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대중에게 내릴 가르침이 있을 것이나, 여래는 "나는 대중을 거느리고 있다. 나는 대중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슨 대중에게 내릴 가르침이 있겠는가?

 

아난아,

나는 설해야 할 법을 안팎으로 이미 설하였지만 "보아야 할 것을 모두 통달하였다"고 스스로 자랑한 적은 한 번도 없느니라. 나는 이미 늙었고, 나이 또한 80이나 된다. 마치 낡은 수레를 방편으로 수리하면 좀 더 갈 수 있는 것처럼 내 몸도 또한 그렇다. 방편의 힘으로써 잠시 목숨을 연장할 수 있기에 나는 스스로 힘써 정진하면서 이 고통을 참느니라.

일체의 사물을 생각하지 않고 생각이 없는 선정[無想定]에 들어갈 때, 내 몸은 안온하여 아무런 번민도 고통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

어떤 것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라고 하는가?

 

아난아,

비구는 안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고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애야 한다.

또 밖의 몸을 관찰하고, 안팎의 몸을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하고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잘 기억하여 잊지 않음으로써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애야 한다.

()와 의()와 법()도 또한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이것을 아난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귀의하되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佛告阿難吾滅度後能有修行此法者則爲眞我弟子第一學者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에 능히 이 법대로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곧 나의 참 제자요, 또 제일가는 수행자일 것이다.”

 

 

佛告阿難俱至遮婆羅塔。     * 遮婆羅塔: Cpla-cetiya이며, 비사리성(毗舍離城) 인근에 있던 탑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함께 차바라탑(遮婆羅塔)으로 가자.”

 

 

對曰唯然

아난은 하고 대답했다.

 

 

如來即起著衣持鉢詣一樹下告阿難敷座吾患背痛欲於此止

여래께서는 곧 일어나 옷과 발우를 들고 어떤 나무 밑으로 가셨다.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리를 깔아라. 나는 등병[背痛]을 앓고 있다. 여기서 좀 쉬고 싶다.”

 

 

對曰唯然尋即敷座

아난은 하고 대답하고는 곧 자리를 깔았다.

 

 

如來坐已阿難敷一小座於佛前坐佛告阿難諸有修四神足多修習行常念不忘在意所欲可得不死一劫有餘阿難佛四神足已多修行專念不忘在意所欲如來可止一劫有餘爲世除冥多所饒益天人獲安

* 四神足: 즉 욕정단행구신족(欲定斷行具神足)심정단행구신족(心定斷行具神足)정진단행구신족(精進斷行具神足)관정단행구신족(觀定斷行具神足)을 말한다 

 

여래께서는 앉으시자 아난도 작은 자리를 깔고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4신족(神足)을 닦아 그것을 많이 익혀 행하고 또 항상 그것을 생각해 잊지 않는 자들은 모두 원하기만 한다면 죽지 않고 1()을 넘게 살 수 있느니라.

 

아난아,

부처님은 4신족을 이미 많이 닦았고 생각을 오로지해 잊지 않으니, 원하기만 한다면 여래는 1겁이 넘도록 살며 세상을 위하여 어둠을 없애고 이롭게 하는 일이 많아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爾時阿難默然不對如是再三又亦默然是時阿難爲魔所蔽曚曚不悟佛三現相而不知請 

그 때 아난은 묵묵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되풀이해 말씀하셨다. 아난은 그래도 잠자코 있었다.

그 때 아난은 악마에게 붙잡혀 정신이 아득하여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세 번이나 기미[]를 나타내셨으나 아무것도 청할 줄을 몰랐었다.

 

 

佛告阿難宜知是時阿難承佛意旨即從座起禮佛而去去佛不遠在一樹下靜意思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때가 되었음을 마땅히 알라.”

아난은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고요히 생각에 잠겼다.

 

 

其間未久時魔波旬來白佛佛意無欲可般涅槃今正是時宜速滅度

* 波旬: ppimant이며, 파비면(波卑面) 또는 파비야(波卑夜)라고도 하고 살자(殺者) 혹은 악자(惡者)로 한역한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악마 파순(波旬)은 부처님께 와서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에 아무 욕심이 없으시니 반열반에 드십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滅度)하십시오.”

 

 

佛告波旬且止且止我自知時如來今者未取涅槃須我諸比丘集又能自調勇捍無怯到安隱處逮得己利爲人導師演布經敎顯於句義若有異論能以正法而降伏之又以神變自身作證如是弟子皆悉未集又諸比丘尼優婆塞優婆夷普皆如是亦復未集今者要當廣於梵行演布覺意使諸天人普見神變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내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여래는 아직 반열반에 들 수 없다. 반드시 나에게 많은 비구들이 모여야만 그렇게 할 수 있느니라.

또 그들이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고, 용맹하고 겁이 없어 안온한 경지에 이르러야 하리라. 자신의 이익을 얻고 다른 사람의 길잡이가 되어서 경()의 가르침을 널리 펴고, 글귀의 뜻을 밝힐 수 있어야 하리라.

또 만일 다른 주장이 있으면 바른 법으로써 그들을 항복받을 수 있어야 하리라.

또 신변(神變)을 몸소 증험할 수 있어야 하리라. 제자들이 모두 그러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자들이 모이지 않았다.

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도 모두 그러해야 하는데 그러한 이들 또한 모이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은 마땅히 깨끗한 행을 넓히고 각의(覺意)를 연설하여 모든 하늘신과 사람들로 하여금 두루 신변을 보게 할 때이니라.”

 

 

魔波旬復白佛言佛昔於鬱鞞羅尼連禪水邊阿遊波尼俱律樹下初成正覺我時至世尊所勸請如來可般涅槃今正是時宜速滅度爾時如來即報我言波旬我自知時如來今者未取涅槃須我諸弟子集乃至天人見神變化乃取滅度佛今弟子已集乃至天人見神變化今正是時何不滅度。     * : Uruvel이며, 고행림(苦行林)으로 번역한다. 마가다국에 위치한다. 

 

그 때 악마 파순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옛날 울비라()의 니련선(尼連禪) 강가에 있는 아유파니구율(阿遊波尼俱律)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정각(正覺)을 이루셨을 때 저는 세존께 나아가 반열반에 드실 것을 권해 청했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마땅히 빨리 멸도(滅度)하십시오."

그 때 여래께서는 곧 저에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이여, 내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여래는 아직 반열반에 들 수 없다. 반드시 나에게 많은 제자들이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 모두 신통과 변화를 보게 하고 나서야 멸도하리라."

부처님이시여, 이제 제자들은 이미 모이고, 나아가서는 하늘신과 사람들까지도 모두 신통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왜 멸도하지 않으십니까?”

 

 

佛言波旬佛自知時不久住也是後三月本生處拘尸那竭娑羅園雙樹間當取滅度魔即念佛不虛言今必滅度歡喜踊躍忽然不現。     * 本生處: "upavattana Mallna(末羅族出生地)"로 되어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파순아, 부처는 스스로 그 때를 알고 있다.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석 달 뒤에 나는 본생처(本生處)인 구시나갈(拘尸那竭)의 사라원(娑羅園) 쌍수(雙樹) 사이에서 멸도 할 것이다.”

그 때 악마는 곧 생각했다

"부처님은 거짓말을 하시지 않는다. 이번에는 반드시 멸도하실 것이다."

악마는 기뻐 날뛰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魔去未久佛即於遮婆羅塔定意三昧捨命住壽當此之時地大震動擧國人民莫不驚怖衣毛爲竪佛放大光徹照無窮幽冥之處莫不蒙明各得相見 

악마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곧 차바라탑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삼매에 들어 목숨을 유지해 주던 온갖 인연이 되는 요소[壽行]들을 버리셨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니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 털이 곤두서지 않은 이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자 두루 비치어 끝이 없었고, 어두운 지옥까지도 모두 그 광명을 받아 서로 볼 수 있었다.

 

 

爾時世尊以偈頌曰

有無二行中  吾今捨有爲  內專三昧定  如鳥出於卵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두 가지 행위 중에

나는 이제 유위(有爲)를 버리고

안으로 삼매(三昧)를 오로지하여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같이 했네.

 

 

爾時賢者阿難心驚毛竪疾行詣佛頭面禮足却住一面白佛言恠哉世尊地動乃爾是何因緣 

그 때 현자(賢者) 아난은 놀라서 털이 거꾸로 섰다. 그는 황급히 부처님께 돌아와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괴상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땅이 크게 진동하였는데 이것은 무슨 인연이옵니까?”

 

 

佛告阿難凡世地動有八因緣何等八夫地在水上水止於風風止於空空中大風有時自起則大水擾大水擾則普地動是爲一也復次阿難有時得道比丘比丘尼及大神尊天觀水性多觀地性少欲知試力則普地動是爲二也復次阿難若始菩薩從兜率天降神母胎專念不亂地爲大動是爲三也復次阿難菩薩始出母胎從右脇生專念不亂則普地動是爲四也復次阿難菩薩初成無上正覺當於此時地大震動是爲五也復次阿難佛初成道轉無上法輪若魔沙門婆羅門諸天世人所不能轉則普地動是爲六也復次阿難佛敎將畢專念不亂欲捨性命則普地動是爲七也復次阿難如來於無餘涅槃界般涅槃時地大振動是爲八也以是八因緣令地大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땅이 진동하는 것에는 여덟 가지 인연이 있느니라. 어떤 것을 여덟 가지라 하는가?

[]은 물 위에 있고 물[]은 바람에 의지하며, 바람[]은 공중에 머문다.

허공[]에 큰 바람이 있어 때로 스스로 일어나면 곧 큰물이 요동치고, 큰물이 요동치면 곧 대지가 온통 진동한다. 이것이 그 첫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가끔 도를 얻은 비구나 비구니 혹은 큰 위신력이 있는 천신이 물의 성질이 많다고 관찰하거나 땅의 성질이 적다고 관찰하고는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두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만일 처음에 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태에 들어갈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세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보살이 처음으로 어머니 태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생각을 오로지해 산란하지 않으면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네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보살이 처음으로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면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다섯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이루어 악마[]와 악마의 하늘[魔天]사문 바라문모든 하늘에게 세상 사람으로서는 그 누구도 굴릴 수 없는 위없는 법륜 굴리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그 여섯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부처님의 교화가 장차 끝나려 할 때 생각을 오로지해서 산란하지 않고 생명을 버리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이것이 일곱 번째 인연이다.

 

아난아, 여래가 무여열반계(無餘涅槃界)에 반열반(般涅槃)할 때 땅이 크게 진동한다. 이것이 여덟 번째 인연이다.

이 여덟 가지 인연 때문에 땅이 크게 진동하느니라.”

 

 

爾時世尊即說偈言

無上二足尊  照世大沙門  阿難請天師  地動何因緣

如來演慈音  聲如迦毘陵  我說汝等聽  地動之所由

地因水而止  水因風而住  若虛空風起  則地爲大動

比丘比丘尼  欲試神足力  山海百草木  大地皆震動

釋梵諸尊天  意欲動於地  山海諸鬼神  大地爲震動

菩薩二足尊  百福相已具  始入母胎時  地則爲大動

十月處母胎  如龍臥茵蓐  初從右脇生  時地則大動

佛爲童子時  消滅使緣縛  成道勝無量  地則爲大動

昇仙轉法輪  於鹿野苑中  道力降伏魔  則地大爲動

天魔頻來請  勸佛般泥洹  佛爲捨性命  地則爲大動

人尊大導師  神仙盡後有  難動而取滅  時地則大動

淨眼說諸緣  地動八事動  有此亦有餘  時地皆震動

* 가비릉새: karavika이며, 곧 가릉빈가조(迦陵頻伽鳥)이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위없이 두 가지를 구족하신 분[足尊]

세상을 비춰주는 큰 사문이라

아난은 천인사께 청하여

땅이 움직이는 인연을 여쭈었네.

 

여래께서 자비로운 말로 연설하실 때

그 소리 마치 가비릉새 같았네.

내가 그대들에게 말해 주리니

땅이 진동하는 까닭을 들어 보라.

 

땅은 물을 의지해서 있고

물은 바람을 의지하고 있으니

만일 허공에서 바람이 일어나면

곧 땅은 크게 진동한다네.

 

만일 도를 얻은 비구와 비구니들이

신족(神足)의 힘을 시험하고자 하면

산과 바다와 온갖 초목과

큰 땅덩이가 모두 진동한다네.

 

제석이나 범천 등 모든 높은 하늘이

땅을 움직이고자 마음먹으면

산과 바다의 모든 귀신과

큰 땅은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두 가지 구족하신 높으신 보살이

백복(百福)의 상()을 이미 갖추고

처음으로 모태에 들어갈 때에

땅은 곧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마치 용()이 요 위에 누운 듯

열 달 동안 모태에 들어 있다가

비로소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땅은 곧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부처님께서 동자로 지내시던 때

번뇌와 인연과 속박 없애고

한량없이 훌륭한 도 이룩하면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승선(昇仙)이 되어 녹야원에서

법륜을 굴리시면서

도의 힘으로 악마 항복받으면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악마가 자주 와서 못 견디게 간청하며

부처님께 반열반을 권하여

부처님께서 생명을 버리게 되면

땅은 그 때문에 진동한다네.

 

사람 중에 높은 이요, 큰 도사(導師)이신

신선이 후세 생명 다시 받지 않고서

움직이기 어렵게 열반을 취할 때

땅은 그 때문에 크게 진동한다네.

 

땅이 움직이는 데 여덟 가지 일

깨끗한 눈으로 모든 인연 알아 말했으나

이런 일 있든지 또 다른 인연으로

땅은 크게 진동한다네.

 

 

 

산과바다 이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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