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바다

장공 구만리에 : 안민영(安玟英 1816~1885)
장공(長空) 구만리(九萬里)에 구름을 쓰러 열고
두려시 굴너올나 중앙(中央)에 밝앗스니
알괘라 성세상원(盛世上元)이니 밤인가 허노라.
【현대어 풀이】
드높고도 머나먼 하늘에 덮여진 구름을 쓸어 밀고 열어 젖기며
뚜렷이 떠올라 하늘 한가운데서 밝게 밝히고 있으니
좋은 세상의 정월 대보름날이 바로 이 밤이 됨을 알겠구나!
【어구 풀이】
<장공구만리(長空九萬里)> : 드높고도 먼 하늘. 아득한 하늘.
<두려시> : 뚜렷이, 둥글게.
<알괘라> : 알겠노라. 알겠도다. ‘∼애라’는 감탄종지형.
<성세(盛世)> : 흥하는 시대, 좋은 세상
<상원(上元)> : 대보름날, 음력 정월
<성세상원(盛世上元)> : 성대의 정월보름
【작가】
안민영(安玟英 1816~?) : 자는 성무(聖武)·형보(荊寶), 호는 주옹(周翁). 서얼출신으로 성품이 고결하고 멋이 있으며 산수(山水)를 좋아하고 명예나 이익을 찾지 않았다. 박효관에게서 창법(唱法)을 배웠고 떠돌아다니며, 노래를 짓고 음률(音律)에 정통했다. 주로 즉흥적인 풍경을 노래했고 제재를 넓게 썼는데, 그중에서도 매화를 주제로 한 것이 가장 많다. '매화사' 8수는 그의 뛰어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영정시대를 지나면서부터 시조는 가사에 압도되었고, 다시 가사는 산문학에 눌려서 대체로 시가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다만 안민영의 시조는 마지막 향기를 풍기며 새로운 꽃을 피운 바 있었다. 저술로서 《주옹만록》이 있고 또 그의 시조집으로는 《금옥총부》가 있다. 1876년 스승인 박효관(朴孝寬)과 함께, 시가집인 《가곡원류》를 편찬하여, 시조문학을 정리했다. 《가곡원류》에 시조 '영매가'를 비롯한 26수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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